유은수가 씩씩거렸다.아무 말도 하지 않던 임완유가 입을 열었다. "전화해서 물어볼게."그녀가 이 일을 처리 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자신 엄마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서라도 물어봐야 했다. '그 사람이 어떻게 해결하겠어?'유은수는 임완유의 말에 기가 막혔다. 하지만 임완유를 뜯어말리지 않았다. 자기 무덤을 기어코 파겠다는 데 그녀가 말릴 이유가 없었다.이번 기회에 예천우의 진짜 모습을 알아차리고 그에게 속지 않고 현실을 직시할 수 있을 것이다.임선호의 얼굴에 흥분이 가득해졌다. 드디어 그토록 고대하던 기회가 온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제발 힘 좀 써줘. 안 그러면 더는 도울 방법이 없다고.'임완유는 휴대폰을 꺼내 바로 예천우에게 전화를 걸었다.예천우는 수련 중 갑자기 걸려 온 전화 때문에 훈련을 멈추고 미소를 지으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 무슨 일이야?"임완유의 얼굴이 붉어졌다. 갈수록 선을 넘는 예천우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옆에서 듣고 있는 사람이 많았기에 어쩔 수 없이 무시하며 말했다. "부탁할 일이 있어.""무슨 일이야? 말만 해, 반드시 해결해줄게."예천우가 즉시 대답했다."왜 이렇게 자신감이 넘쳐?""자신감이 아니라 당신 일이니까 최선을 다하는 거야.""점점 막 나가는구나." 임완유는 말을 마친 뒤에야 가족들의 시선을 느끼고 얼굴을 붉히며 본론을 꺼냈다. "장진관을 알아?"예천우가 의아한 얼굴로 생각했다. '설마 양대복의 수하 중 한 명?'서로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 "아니!""모르는구나."임완유의 말에 둘째 할아버지는 실망했다.임선호의 얼굴도 잔뜩 풀이 죽었다.유은수는 예상했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 예천우가 얼마나 허세를 부리는 녀석인지 제대로 알리게 되어 오히려 속이 후련했다. "응, 확실히 모르는 사이야. 그 사람이 가족들을 괴롭힌 거야?" 예천우가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장진관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설치고 다니는 건가?'"괴롭히는 것까지는 아닌데, 둘째 할아버지
임완유가 전화를 끊자, 가족들은 임완유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그녀의 입에서 희망찬 소식이 나오길 간절히 바랐다.예천우가 모른다고는 말했기에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장진관의 연락처를 알아갔다.임완유가 쓴웃음을 지으며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알아보겠다고 하는데, 장담할 수 없어." 그녀는 아직 보장할 수 없었다."알아보겠다고 했다고?""걔 허풍을 아직도 믿어?""5분 뒤에 다시 전화 와서 알아봤는데 안 될 것 같다고 할걸?"유은수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그러니까, 걔가 정말 해결할 수 있었다면 애초에 연락처를 알고 있어 우리한테 묻지 않았을 거다." 둘째 할아버지의 아들이 얼굴을 구기며 말했다."어떡해요, 얼른 돈부터 마련해요." 그의 며느리가 애가 탄 듯 말했다.둘째 할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체해야겠구나."바로 이때, 임완유의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고개를 숙여 휴대폰을 확인하자 방금 둘째 할아버지가 건네준 그 번호였다."누구야?"사람들의 이목이 임완유의 휴대폰으로 향했다."장진관 같은데."임완유가 두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뭐?'사람들은 그녀의 말에 깜짝 놀랐고 둘째 할아버지는 임완유의 휴대폰에 나온 발신자를 확인하고 흥분에 겨워 소리쳤다. "정말이잖아!"임완유가 고개를 끄덕이며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스피커로 할 테니 말실수하는 게 있으면 알려주세요.""그래!"둘째 할아버지가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임완유가 전화를 받았다. 그녀가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상대가 깍듯하게 말했다."대표님, 안녕하세요! 장진관입니다!" 임완유가 멍해서 휴대폰을 부여잡았다.다른 사람들도 장진관의 예의 바른 모습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유은수가 당황한 얼굴로 생각에 잠겼다. '사칭한 사람 아니야?'"여보세요? 대표님?" 장진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들립니다, 죄송합니다, 저희가..." 임완유가 서둘러 사과를 했다."아, 아닙니다. 사과해야 할 건 저입니다. 그들이 임씨 가문 사람인 줄 모르고
더군다나 어떤 간 큰 놈이 감히 장진관을 사칭할 수 있다는 말인가? 장진관을 사칭을 한 게 들키면 남는 것은 죽음뿐이다.유은수는 멍하게 굳었다.'정말 예천우가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라고?''전화 한 통에 장진관이 두려워할 정도로?'그녀는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분명 자기가 모르는 속사정이 있을 거라고 여겼다.한편, 임선호는 고대하던 상황이 실제로 벌어지자 가슴이 웅장해졌다.역시 그의 예상대로 예천우가 나서자 모든 일이 일사천리 하게 해결되었다.일이 잘 해결되었을 뿐만 아니라 험상궂기로 소문난 장진관이 예의를 깍듯하게 차리는 장면은 상상 이상으로 놀라웠다.그는 예천우에 대한 동경이 더욱 커졌다.임완유가 정신을 차리고 황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저희 가족이 실례를 범했습니다, 뵙기 어려운 분이라 사칭하는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괜찮습니다, 대표님만 절 기분 나쁘게 여기지 않으면 다른 것은 상관없습니다."장진관이 예의를 차리며 말했다."실례지만 질문 하나 드려도 될까요?" 임완유는 장진관이 임선호를 붙잡아뒀던 그날이 떠올랐다."궁금한 게 있으면 뭐든지 물으세요." 장진관이 답했다."그날 제 동생이 선생님 기분을 상하게 했잖아요, 그런데 왜 물러서신 겁니까? 예천우 때문이에요?" 임완유가 물었다.장진관은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당황했다. 오늘 예천우가 그에게 전화를 걸어 임씨 가문 사람을 건드는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의 아내가 기분 나빠한다는 말에 장진관은 겁에 질렸다.임완유가 예천우의 정체를 알고 있는 줄 알았다. 그래서 사람들을 풀어주자마자 곧장 임완유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한 것이다.그러나 임완유는 예천우의 정체를 모르는 것 같았다.임선호는 매우 기대했다. 예천우가 처리한 것 같았지만, 확증이 없었다.유걸이 그를 구해줬을 가능성보다 예천우가 구해줬을 가능성이 훨씬 높았다.임완유는 말이 없는 장진관에게 물었다. "대답하기 곤란하세요?""대표님도 어느 정도 알고 계실 거라고 여깁니다." 장진관은 감히 자기 입으로 진실을
유은수의 두 눈이 커졌다.장진관이 물러선 이유가 유걸이 아닌 예천우였다.그녀는 자신의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정말 믿을 수 없었다.'정말 예천우가 이 정도로 강하다고? 장진관이 두려워할 수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임선호는 자기 예측이 맞았다는 생각에 격동했다. 그날 자기를 구한 게 예천우였던 것이다.그날 예천우가 그를 어떻게 대했든 예천우가 그를 구한 사실은 변함없었다.예천우는 그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장진관이 알아서 물러난 것이다.장진관은 사람들이 조용하게 있자, 마음이 조급해졌다. "대표님, 제가 말실수를 했습니다." 자기가 방금 얼마나 경솔한 말을 했는지 깨달은 장진관이 황급히 변명했다.그러나 정말 유걸 같은 자식을 안중에 두지 않았다. "괜찮아요. 상관없는 일이에요." 임완유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유은수는 이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래서 재차 물었다. "예천우와 무슨 관계이죠? 왜 그 녀석의 말에 따르는 거예요?"장진관이 잠시 망설이더니 입을 열었다. "양 회장님 때문입니다."'양 회장?'유은수가 얼빠진 얼굴로 장진관과 통화를 하는 휴대폰을 쳐다보았다.임완유는 장진관이 집안사람들에게 예의를 갖추는 이유가 양 회장 때문이었다고 여겼다.양 회장이 예천우를 자신의 사위처럼 대하고 있기에 장진관은 양 회장의 체면을 생각해 임씨 가문을 봐준 것이라고 여겼다. "민폐를 끼쳤습니다.""대표님, 아닙니다, 앞으로 제가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하세요." 장진관이 말했다."예, 감사합니다.""천만에요!"장진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다행히 일을 그르치지 않고 사과도 제때에 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부하가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든 것 때문에 그는 하마터면 경솔한 짓을 할 뻔했다. 앞으로 이런 자질구레한 짓을 해서는 안 된다.예천우의 요구이기도 했고 양 회장의 당부이기도 했다. 오늘 실수를 먼저 한 것은 상대지만, 협박은 그들이 했다.임완유가 휴대폰을 내려놓은 뒤 멍하게 있는 가
"뭐? 용등상회에 가입한 게 예천우 덕분이라고?""김혜정을 때리고 송강을 도망가게 한 장본인이 예천우라고?""장진관도?""예천우는 막 산골에서 내려온 가진 것 하나 없는 가난뱅이야. 그런 사람이 무슨 재주로 저렇게 대단한 일을 해내? 너 설마 예천우한테 가스라이팅 당한 거야? 세뇌당한 거야?""그런 거 아니야, 내가 알아낸 거야. 오늘 밤 있었던 일만 해도 봐." 임완유가 반문했다."예천우 정말 수상한 놈이구나."유은수는 예천우가 대단한 능력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굳이 새로운 사윗감을 물색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누나 말이 맞아, 내가 전부터 그랬잖아. 매형 범상치 않은 사람이라고, 상상 이상의 인물이야." 임선호가 끼어들었다."선호야, 너 설마 무언가를 알고 있는 거야?"유은수는 그동안 자기 아들이 정신이 나갔다고 여겼다. 그러나 그가 말하고 있는 예천우의 정보가 전부 사실이었다.전처럼 더는 술주정도 부리지 않았고 상태도 많이 좋아져 일상생활에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아들의 말이 전부 진실일 수도 있을 거라는 기분이 들었다."그러니까..."임선호가 잠시 머뭇거렸다. "매형이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하지만 매형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무술만 잘하는 사람이 아니야.""그래, 네 말 믿을게."유은수는 자기가 그동안 사위를 어떻게 대했는지도 까먹었는지 활기찬 목소리로 말했다. "완유야, 내일 천우보고 집에 들러서 밥 먹고 가라고 해.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잖아, 한 번 모여야지.""오늘 오전에도 만났잖아." 오전에 예천우와 함께 집에 와 공손진과 만났었다."밥도 안 먹었는데, 그게 만난 거니? 얼른 전화나 해.""그래."임완유는 어쩔 수 없이 알겠다고 했다. 유은수가 예천우에 관한 호감이 상승한 것 같아 임완유는 마음이 한결 편안했다. 유은수는 이전에 예천우를 너무 천대했다."얼른 전화하라니까." 유은수가 재촉했다."잠깐 기다려 봐."임완유는 생각 정리를 좀 하려고 했다."뭘 기다려, 더 기다렸다가 버스 놓친다."임
딸이 예천우를 초대하는 것을 직접 보고 난 뒤에야 유은수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임완유를 돌려보냈다.늦게 귀가한 임강은 일련의 사건들을 듣고 넋이 나갔다. 그 역시 예천우가 이렇게 대단한 사람인 줄 몰랐다. 그제야 예천우가 그간 했던 행동이 왜 그리 대담했는지 이해가 되었다.내일 어떻게든 예천우와의 갈등을 잘 해소시켜야 했다.다음날 오전 11시가 되었지만 예천우는 나타나지 않았다.마음이 조급해진 유은수가 임완유에게 황급히 말했다. "완유야, 예천우가 왜 아직도 오지 않는 거니? 얼른 전화해서 어디까지 왔는지 물어봐."임완유는 자신의 엄마가 정말 속물처럼 느껴졌다.전에는 예천우를 어떻게든 쫓아내지 못해서 안달이 났던 엄마가 그의 정체를 안 뒤에는 어떻게든 잘 보이려 애썼기 때문이다.하지만 바로 이때, 입구를 지켜보던 가정부가 들어와 보고했다. "사모님, 예천우 씨께서 오셨습니다.""왔어? 잘됐구나!""그리고 예천우라니? 사위라고 해!"유은수가 가정부에게 핀잔을 줬다."예, 제가 잘못했습니다."가정부가 황급히 답했다.전에는 예천우의 모습만 보이면 당장 쫓아내라고 하던 그녀가 완전히 다른 태도로 예천우를 대하고 있었다.유은수가 입구로 걸어가며 소리쳤다. "완유야, 거기 서서 뭐하니? 당장 네 남편 맞이 안 하고?"임완유는 당황한 듯 자기 엄마를 쳐다보았다.유은수가 빠르게 입구로 가 예천우를 바라보았다.식사 초대를 받은 사람이 빈손으로 왔지만 유은수는 상관이 없었다.예천우가 와준 것으로 충분했다. 그녀가 열정적으로 예천우를 반겼다. "천우 왔구나, 밖에 더웠지? 얼른 들어와서 물 한 잔 마셔."예천우는 갑자기 자기를 반기는 유은수의 태도에 많이 당황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해가 되었다.십중팔구 어젯밤 일 때문에 그가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태도가 변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어젯밤 있었던 일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던 예천우는 얼떨떨해서 어쩔 줄 몰랐다."멍 그만 때리고 얼른 들어와." 유은수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임완유는 멍하게 있다가 갑자기 농담이라며 말을 바꾸는 자기 엄마를 바라보며 말리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했다. 사실 그녀도 이 약속이 취소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왜 멍하게 있어? 뭐라고 말이라도 해야지?" 유은수가 다급하게 말했다."난, 난 아빠랑 엄마 말에 따를게."마음을 들킨 것 같아 창피했던 임완유는 고개를 약간 숙였다. 하지만 그녀의 목은 눈에 띄게 붉어졌다. 이혼하기 싫었던 그녀는 우연하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그래, 천우야, 완유도 이렇게 이혼하기를 싫어하잖아.""엄마, 헛소리하지 좀 마.""헛소리라니? 네 마음을 내가 모를 것 같니?" "예천우랑 당장 헤어지라고 할 땐 내 말 듣는 척도 하지 않더니, 천우와 결혼 생활 유지하라고 하니 누구보다 빨리 동의하는 네 모습을 좀 봐."유은수가 간만에 눈치 빠르게 굴었다."엄마!""됐어! 그만해!"유은수는 고개를 돌려 예천우에게 말했다. "전에 내 태도가 안 좋았던 거 인정해, 내가 오해를 해서 실수를 했나 봐.""허송세월 보내는 쓸모없는 백수인 줄 알았어. 우리 완유를 행복하게 못 해줄 것 같아서 듣기 싫은 소리를 했어.""우리 완유를 생각해서라도 내 실수를 용서해 줘. 예전에 내가 실수했어." "이제부터 무슨 일이 생겨도 난 영원히 네 편이야."감동적인 말이긴 했으나 이 말이 유은수의 입에서 나오자 예천우는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유은수에게 말대답을 한 게 마음이 걸렸다. 임강이 다급히 말했다. "나도 잘못했다, 줄곧 널 믿지 못해서 너한테 민폐만 끼치고 골치를 섞였다.""천우야, 오늘 이 자리에서 너한테 사과할게. 모든 게 내 잘못이다. 이제부터는 네가 말하는 뭐든 들을 거야. 그러니 우리 완유에게 꼭 잘해야 줘, 완유는 우리 보물이야.""그래, 완유는 우리의 보물이야, 완유를 위해서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한 거야. 우리를 탓하는 거 아니지?"임완유는 낯선 부모님의 모습에 아연실색했다. '나를 위해서라고?'그녀는 질린다는 듯 고래를 저었다.두 사람이 진
임완유가 눈치를 채고 중간에 말을 끊었다. "엄마, 점심 다 됐어. 나도 배고파, 얼른 밥 먹는 게 어때?"유은수가 대꾸했다. "그래, 그러자. 먹으면서 얘기하자.""그래, 오늘 남자들끼리 술 한 잔 기울이자." 임강이 미소를 지으며 예천우를 끌어당겼다.예천우를 주인공 자리에 앉혔다.예천우는 몸 둘 바를 몰라하며 임강에게 다시 자리를 내줬다.임강은 예천우가 예의 바르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른 가문의 도련님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어릴 적부터 몸에 밴 습관 같았다.예천우는 가족들의 달라진 태도가 좋았지만 낯설었다. 특히 너무 과한 친절에 몸 둘 바를 몰랐다."우리 완유는 이제 너한테 맡긴다. 우리 완유를 잘 대해줘야 해.""아저씨, 걱정하지 마세요. 꼭 그럴게요.""아저씨는 무슨, 아버님이라고 하라니까.""오늘 밤 완유의 방에서 자고 가는 게 어때? 하루라도 빨리 손자를 안아보고 싶구나." 임강이 말했다.술기운이 오른 예천우가 거리낌 없이 말했다. "전 그러고 싶은데, 완유가 동의를 할지 모르겠네요."임완유는 곁에서 예천우의 말을 듣고 얼굴을 붉혔다.지난번부터 은근히 선을 넘는 예천우였다.그녀는 자신의 첫 경험을 했던 호텔이 떠올라 얼굴을 붉혔다. 유은수는 예천우의 말을 듣더니 즉시 말했다. "걱정하지 마, 내 딸은 내가 제일 잘 알아. 마음에 안 드는 거면 바로 욕지거리 하면서 거부했을 거야." "그리고 저 꼴을 좀 봐, 얼굴이 붉어져서는, 얼마나 마음에 들었으면 저렇게 됐겠니.""엄마, 아빠, 헛소리하지 마." 임완유가 황급히 저지했다."진실인지 아닌지, 네가 제일 잘 알겠지?"유은수가 말했다. "천우가 이렇게 미래가 창창한데 뭘 망설이는 거야?"부모가 합세해서 나서자, 그녀는 덜컥 겁이 났다. 예천우가 사실은 아무런 힘도 없는 허풍쟁이인 것을 들키게 되면 후과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다.임강은 술기운을 빌려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솔직하게 털어놓아 봐, 자네 집안은 도대체 뭐하는 집안이야?"예천우가 넋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다고?”도성욱은 잠시 멈칫했다. 이신향이 매일 유사라와 함께 다니는 걸 봤을 때 혹시나 여자끼리 사귀는 건가 싶었지만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자신을 속이는 거겠지 하며 냉소적으로 말했다.“나를 바보로 보냐?”“정말 아니에요.” 이신향이 급히 부인했다.도성욱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그러면 이렇게 말할게. 내 위치가 곧 올라가. 네가 나와 함께 하기로만 하면 매니저 자리 바로 네 거야. 그때 가면 돈과 지위 다 가질 수 있어.”“하지만 저는 진짜 남자를 좋아하지 않아요.”“정말 확실하냐? 넌 내가 데려온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마라. 내가 언제든지 네가 바로 나가게 할 방법은 있지.”그러자 도성욱이 성을 내며 위협했다.이신향의 얼굴이 변했다. 집에서 자신에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급하게 일자리를 찾는 거였지만 그녀는 유사라와 달리 일자리가 꼭 필요했다.하지만 이런 제안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신향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죄송하지만 확실히 말할 수 있어요.”도성욱은 화를 내며 다른 생각을 했다.‘채 총괄이 말한 것처럼 내가 이 일을 잘 처리하면 새로운 총괄의 자리는 내 것이라고 말이야.’도성욱은 곧바로 말했다.“그래. 네가 나랑 함께 있고 싶지 않다면 억지로 시키진 않을게. 하지만 한 가지 일은 반드시 처리해야 해.”“무슨 일이죠?”이신향이 물었다.“채 총괄을 만나본 적 있냐?”“네!”판매 부서의 큰 상사인 채 총괄은 이신향이 당연히 만난 사람이었고 다만 조금 음흉한 인상이라 불쾌하게 느껴졌다.“그런데 채 총괄이 유사라를 좋아하더라.”“그게...”이신향은 도성욱의 말을 듣고 바로 그 뜻을 깨달았고 급히 말했다.“유사라는 이미 남자 친구가 있어요.”“남자 친구? 나는 몰랐네.”도성욱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정말이에요. 유사라 남자 친구가 오늘 천해시에서 왔어요. 사실 그 사람을 만난 덕분에 시간이 좀 지체된 거예요.”이신향은 매우 빠르게 반응했다.“그래. 나는 그런
이신향은 살짝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시간을 확인한 뒤 말했다.“사라 씨, 이제 곧 출근 시간이네요. 빨리 갑시다. 늦으면 안 돼요.”“아, 맞네요.”유사라는 정신을 차리고 나서 사실 떠나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말했다.“천우 씨, 그럼 먼저 가볼게요. 다음에... 우리 연락해도 될까요?”“당연하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전화 주세요!”예천우는 백성 그룹이 백강호의 그룹이라 분명히 복잡한 회사일 거라고 생각하며 친분을 쌓았으니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전화로 도움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마워요. 천우 씨!”“그럼 저도 고마워요. 천우 씨.”이신향도 웃으며 대담하게 말했다. 같은 회사도 아니니 유사라가 예천우를 다정하게 부르는 걸 보니 너무 부럽다고 생각했다.자기도 예천우를 천우 씨라고 부르고 싶었다.예천우는 잠시 놀랐지만 하나의 호칭일 뿐이라 별로 신경 쓰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두 여자는 그곳을 떠났고 얼굴에 웃음이 가득한 걸 보니 기분이 확실히 좋아졌다. 다만 시간이 늦어져서 결국 조금 늦었다.“너희들 뭐 하는 거야!”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매니저인 도성욱이 다가와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회사에 온 지 며칠 안 됐는데 벌써 지각하다니.”“죄송해요. 선배님. 오늘 정말 예상치 못한 일이 있었어요. 오래된 지인을 만나서 잠시 시간이 걸렸어요.”이신향이 서둘러 설명했다.도성욱은 바로 이신향에게 회사를 소개해 준 선배였고 판매 총괄인 채 사장과 일을 함께하는 사람이었고 권한도 매우 컸다.그리고 이신향은 그곳에서 판매 팀장으로 일하며 20명 정도의 팀을 관리하고 있었고 게다가 유사라와 함께 일했기에 수입도 나쁘지 않았다.“무슨 오래된 지인이길래 일도 안 하는 거야.”도성욱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그게...”“됐어. 이번에는 내 후배니까 봐주겠어. 하지만 다음엔 절대 그런 일 없도록 해.”“알겠습니다. 선배님!”“감사합니다. 매니저님!”유사라도 바쁘게 말했다.두 사람은 대화 후 자리를 떠나려고 했고 이때
“정말 그렇죠. 이건 완전히 엉망이에요. 이렇게 가면 회사가 망하는 건 시간문제예요.”이신향이 크게 불평했다.“맞아요. 천우 씨. 임 대표님께 말해서 설득 좀 해주세요. 이렇게 가면 회사가 정말 망할 거예요.”유사라도 바쁘게 덧붙였다.“설득? 설득은 무슨. 차라리 회사가 망하는 게 나아요. 그 늙은 여자는 자기가 얼마나 틀렸는지 전혀 모르고 있어요.”“그렇지만 이 회사는 임 대표님의 피와 땀의 결과물인데요.”유사라가 말했고 이 말을 들은 이신향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예천우의 능력이라면 회사 구하는 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았다.하지만 사실 그녀는 회사가 빨리 망하길 바랐다. 그리고 그 늙은 마녀가 어떻게 후회할지 보고 싶었다.하지만 그때 예천우가 웃으며 말했다.“완유는 이미 회사에서 떠났고 주식도 남기지 않았어요. 더 이상 회사에 아무런 영향력도 없어요.”“아...”두 여자는 잠시 멈칫했다. 많은 소문이 있었지만 그녀들은 그것을 잘 믿지 않았었다.‘그럼 소문들이 다 사실이었다는 말이야?’“천우 씨, 임 대표님은 정말로 쫓겨난 거예요? 그리고 유 대표가 임 대표님을 음해했다는 것도 사실이에요?” 유사라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그럴 리 없을 거야. 천우 씨가 있으니까 그럴 리 없을 텐데.’이신향도 예천우의 능력을 알기에 이 말을 쉽게 믿지 않았다.“쫓겨난 건 아니고 그냥 완유가 스스로 물러난 거죠. 그러니까 임연 그룹의 일은 이제 완유에게 말하지 마세요.”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유은수가 원하는 대로 하게 둬야 한다는 뜻이었다.어차피 임연 그룹이 없어져도 상관없었다. 그리고 만약 임완유가 정말 신경 쓴다면 언제든지 임연 그룹을 부활시킬 수 있었다.“그래도 천우 씨의 능력이라면 유 대표를 정리하는 건 금방일 거예요.”이신향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지만 예천우는 미소를 지으며 더 이상 그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대화를 조금 더 나눈 후 바로 물었다.“지금 어디서 일하고 있어요?”“백성 그룹이요!”이신향이 대답
두 여자는 매우 아름답게 생겼을 뿐만 아니라 몸매도 돋보였고 피부도 하얗고 부드러웠다. 그녀들의 길고 얇은 다리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이신향과 유사라... 이 두 사람이 여기서 왜... 만약 출장을 온 거라면 둘이 이렇게 함께 아침을 먹을 곳은 아닐 텐데.’예천우는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근처에 큰 호텔은 보이지 않았다.혹시 이 작은 가게가 꽤 유명한 곳인가? 사람들이 찾아온 건가?하지만 그런 것 같지도 않았다.어쩌면 자신이 너무 집중해서 봤던 탓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을 때 이신향이 그의 시선을 알아챘다.이신향은 깜짝 놀라며 고개를 들고 기쁜 표정으로 말했다.“예 대표님!”“예 대표님?”유사라는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이신향의 시선이 가는 곳을 따라가며 깜짝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천우 씨!”하지만 기쁨에 찬 목소리와 달리 그녀는 그리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사실 그녀가 이신향과 함께 성시에 온 이유는 예천우 때문이었다.지난번 온라인 소동을 보고 유사라도 그를 응원했었지만 그녀는 목소리가 너무 작아 쉽게 묻혀버렸다.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예천우가 그리워졌고 한 번도 그와 연락할 수 없어서 마음이 답답해지기도 했다.그녀는 그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어떤 일이 있어도 예천우의 여자가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그를 마주하게 되자 그녀는 부끄러움을 느꼈다.예천우는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이 앉아 있던 네 명용 테이블을 보며 말했다.“여기 왜 있는 거죠? 와서 같이 앉아서 먹어요.”이신향은 즉시 일어나서 유사라를 끌어당겼다. 사실 그녀들은 거의 다 먹었지만 곧장 그곳으로 와서 앉았다.유사라는 얼굴이 빨개지고 조금 긴장한 모습이었다.이신향은 기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천우 씨, 이렇게 만날 줄은 몰랐어요.”“그렇네요. 두 분은 여기서 아침 먹으러 오신 거죠? 출장 오신 건가요?”예천우는 의아해하며 묻자 이신향은 즉시 화가 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당연히 아니죠.”유사라도 그 일에 대해 매우 화가
원성희는 그 말을 듣고 지하 주차장에서의 그 장면이 떠올랐다. 얼굴이 빨개졌지만 곧 예천우의 무시무시한 실력을 생각하며 조금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예 도련님의 신공은 정말 대단하시니... 농담은 그만두세요.”“하하...” 예천우는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이제 저를 모르는 척하실 건가요?”“예 도련님, 그건 농담일 뿐이에요.”원성희는 급히 말했고 원현주는 조금 놀랐다.평소 대담하던 동생이 오늘은 얼굴이 빨개져서 이렇게 부끄러워하는 걸 보니 좀 의아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놀란 것은 동생이 예천우보고 자신을 누님이라고 부르게 된 점이었다.예천우는 웃으며 더 이상 말하지 않았고 어머니를 보면서 말했다. “엄마, 여기 할 일은 다 끝났어요. 내일 아침에 먼저 떠날게요.”“내일 아침에 떠난다고? 내일 회의에는 안 오려고?” “내일 회의는 임우빈이 참가할 거예요. 그리고 성종에선 어머니가 계시는데 제가 뭐가 필요하겠어요.”“아니 얘가... 항상 게으름만 피우고. 너야말로 원 종주님의 제자들한테 좀 배워야 해. 조금 전 대전을 끝내고는 바로 방에 가서 열심히 수련을 시작하더라.” 남궁은서는 퉁명스럽게 말했고 그 말에 원현주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제자들은 항상 열심히 수련하고 있는데... 그 결과는...”남궁은서는 자신이 말 실수를 했다는 걸 깨닫고 급히 말했다. “알겠어. 그만해. 일단 내려가서 좀 쉬어. 오늘 정말 고생 많았으니까 푹 쉬어.”“네.”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갔다. 사실 그는 어머니와 자주 같이 있어서 더 이상 여기 있을 필요가 없었다.그가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남궁은서의 얼굴에는 자랑스러움이 가득했다. 비록 아들이 육지 신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알려주었을 때도 그녀는 아들이 이렇게 강력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다. 그 사실에 그녀는 매우 기쁘고 감동했다.“이제는 정말 당신의 복수를 할 기회가 생겼어.”이렇게 많은 세월이 지나 늘 꿈꾸던 그 복수를 이제라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예천우가 떠난 후 한 시간 정도 지나자 정우환이 마침내 눈을 떴다. 그는 바로 자신의 몸에서 일어난 거대한 변화를 느끼며 그 안에 담긴 폭발적인 힘에 놀랐다.“이... 이건 너무 강해!”정우환은 감탄하며 중얼거렸다. 그는 자연스럽게 강력한 기운을 뿜어냈다. 그가 잠재력을 최고로 끌어냈을 때도 이런 느낌은 없었고 지금 이 순간이 그 어떤 때보다도 편안하고 강력했다.정우찬과 절정 노조가 곧 다가와 예천우가 한 말을 설명했다.이 모든 일이 일어난 것을 들은 정우환은 더 이상 예천우를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에게 고마운 마음이 생겼다. 예천우는 사실 은혜를 베풀어준 셈이었다.“너희 둘, 잘 들어. 앞으로는 반드시 주인님을 잘 섬겨야 해. 만약 조금이라도 주인님에게 대항하면 나도 더 이상 너희를 용서하지 않겠어. 정말로 내가 직접 너희를 처리할 거야.”“네, 절대 배신하지 않겠습니다. 주인님께 충성을 다하겠습니다.”정우찬과 정우환은 즉시 고개를 숙여 다짐했다.그들의 확고한 다짐을 들은 절정 노조는 안심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그들이 배신한다면 주인이 손을 쓰기 전에 자신이 먼저 그들을 처리할 것이다.두 사람에게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절정 노조는 곧바로 절정종의 문제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방금 떠났던 그는 다른 문파의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그때 문밖에서 장로가 들어와서 백강호가 지시한 칠색 연꽃이 도둑에게 도난당했다는 소식을 전했다.이 일은 매우 중요한 문제였기에 즉시 보고했다.정우찬은 그 말을 듣고 칠색 연꽃이 중요한 물건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원래는 그것을 손에 넣고 예천우에게 바칠 계획이었다. 그는 바로 물었다.“누가 가져갔는지 알아?”“백강호는 잘 모르겠다고 했지만 상대의 실력이 굉장히 강해 보였다고 해요. 아마 종사급 이상의 강자일 가능성도 있습니다.”절정종의 장로가 답했다.하지만 사실 백강호는 일부러 상대의 신분을 말하지 않았다. 절정종이 예천우가 용문 용왕이라는 신분을 알고 두려워할까 봐 일부러 말을 흐리게 했다.“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널 믿을게.”이 말을 들은 절정 노조는 한숨을 내쉬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절대 주인님께서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그런데 말이야. 정우찬, 기회가 되면 예웅남한테서 고아원 화재 사건에 대해 알아봐 줘.”예천우가 지시했다.“알겠습니다.”정우찬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절대로 티를 내지 마. 예웅남이 예씨 가문의 권력을 어떻게 차지하려는지... 예웅남이 숨기고 있는 비밀들을 반드시 알아내야 해.”예천우가 말하자 정우찬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알겠습니다.”예천우는 여전히 예씨 가문에 대해 불만이 많았지만 어머니가 말한 것처럼 자신이 예씨 가문의 혈통을 잇고 있다는 점과 예 어르신도 완전히 그들을 포기한 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모든 일을 다 말핸 예천우는 정우환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정우환, 생각 잘 해봐. 정말로 내게 충성을 다할 거야?”“네.”정우환은 예의 있게 대답했다.“좋아. 그러면 내가 널 도와줄게.”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누워서 몸 상태를 좀 살펴야겠어. 네 상태가 꽤 심각하니 시간이 좀 걸릴 거야.”정우환은 그 말을 듣고 바로 누웠다.그때 예천우의 손에서 은빛 바늘 9개가 나타났다. 그 바늘은 예씨 가문의 공간 반지에서 나온 것이었고 강력하면서도 부드러운 기운을 내뿜으며 정우환의 몸에 삽입되었다.예천우는 기운을 다시 한번 모아 실질적으로 정우환의 몸을 통해 바늘을 움직였다.기운은 정우환의 여러 혈 자리를 통해 몸 안으로 흘러 들어갔고 그 과정에서 정우환의 상처가 치유되고 몸이 회복됐다.정우환은 몸 안에서 들어오는 온화한 에너지를 느꼈고 점차 몸의 상처들이 치유되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엄청난 통증이 밀려와 마치 몸이 찢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참아. 지금 네 경맥을 강화하고 있어.”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이 말을 들은 정우환은 이를 악물고 참았다. 그는 지금 자신의 실력을 조금이라도 더 키우기 위해 기회를 놓칠 수
모든 이야기를 듣고 난 예천우는 고개를 저었다. 만약 그들이 계획대로라면 절정종의 지원이 있다면 아무리 예씨 가문의 고수들이 합세해 봤자 예관희는 끝장날 상황이었다.하지만 이제 이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예천우는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어머니와 왕 어르신의 말을 들어보면 예관히는 자신한테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예관희도 예씨 가문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가 없었을 뿐이었다.“주인님, 저희는 아직 계획만 세운 상태고 실제로 움직인 건 아닙니다. 지금 바로 이 계획을 취소하라고 하시겠습니까?”“그럴 필요 없어.”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모든 건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두면 돼. 하지만 예웅남이나 예훈이 예씨 가문에 대해 뭔가 행동을 하면 미리 나한테 알려줘.”정우찬은 그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습니다.”“예웅남이나 예훈한테 이 계획이 변화가 생겼다고 눈치채지 않게 해야 해. 도대체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보고 싶어.”예천우가 말하자 정우찬은 그 뜻을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이제 예천우는 예관희를 돕고 싶다는 의도가 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그는 먼저 예웅남과 예훈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지켜보겠다고 다짐했다.과거 예천우가 예씨 가문을 떠난 후에도 예웅남은 여러 일을 벌였고 예천우는 그가 예씨 가문을 차지하려고 했던 의도를 의심하고 있었다.원래 예천우는 고아원에 불 질렀던 일은 누군가가 일부러 예웅남의 짓인 척하면서 예웅남에게 누명을 씌우려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니 어쩌면 정말로 예웅남이 한 짓일 수도 있었다.‘아마 어머니도 잘못 생각하셨을 수 있어.’어차피 예웅남은 줄곧 절정종의 도움을 받아왔고 심지어 예씨 가문의 가족장인 예 할아버지도 제거하려고 했다.“그리고 한 가지가 더 있어.”예천우는 절정종이 옥패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어쩌면 그들이 그 당시 비밀에 대해 알고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정우찬은 그 말을
“왜?”예천우는 미세한 음모의 냄새를 맡았다.‘단전 회복은 여태까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어.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지. 그런데 절정종이 이런 일을 한다면 분명히 무언가 의도가 있을 거야.’사실 이건 절정종의 기밀 사항이었다. 하지만 예천우가 묻자 정우찬은 바로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그러면 예훈의 단전이 회복되었다는 게 가짜라면... 결국 언젠가는 들키게 되겠지?”예천우가 물었다.이 말에 정우찬은 잠깐 심장이 뛰는 걸 느꼈고 예천우가 예훈에 대해 알아챈 걸 깨달았다. 얼굴이 창백해지며 말했다.“네. 그리고 정말 큰 위험이 있을 겁니다.”그는 계속해서 말하며 예천우에게 물었다.“주인님과 예훈은 어떤 관계인가요?”예천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제 그는 절정종이 단지 예씨 가문을 이용하고 있었음을 이해했다. 3년이라는 시간만 있으면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었고 심지어 예씨 가문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을 것이다.3년 후에 어떻게 될지 그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걱정할 필요 없어. 사실 예훈은 원래 나 때문에 폐인이 된 사람이야.”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이 말을 들은 정우찬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곧 의문이 들었다. 아니 예훈이 말한 대로라면 그는 용문 용왕인 예천우 때문에 폐인이 되었다고 말했다.그리고 예웅남이 예천우를 죽이려 했다는 사실도 있었다. 그러나 절정종은 예천우를 죽이는 일이 작지 않다는 걸 알기에 미뤄왔었다.최근 예천우가 예씨 가문 예정환의 아들임을 알게 되면서 예씨 가문과의 관계도 파악하게 되었다.정우찬은 여전히 의심이 들었다.“그런데 예훈은 그가 예천우 때문에 폐인이 되었다고 했습니다.”“그럼 내가 누구인지 다시 한번 봐봐.”예천우는 그들이 이미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차렸음을 알고 본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모습은 훨씬 더 잘생기며 평소보다 더욱 훌륭한 모습이었다.절정 노조는 잠깐 멈칫했다. 그동안 예천우가 누구인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본모습을 보고 나서 멍하니 서 있었다.그는 잠시 생각했다.“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