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양박군이 예천우의 부하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 실력이 이렇게 강력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양박군의 실력을 보니 아마도 정씨 형제들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강력한 것 같았다.이런 상황에서 대사자의 마음속 기대가 급격히 커졌다.원현주는 더욱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양박군이 이렇게 엄청난 위세를 발휘하는 모습을 보며 그녀는 마음속으로 큰 희망을 품었다. 이는 그들이 완전히 희망이 없는 상황이 아니라는 뜻이었다.정우찬은 얼굴이 심각해졌다. 양박군의 실력이 예상보다 훨씬 더 강력했고 그와 비교하면 자신도 그다지 강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양박군은 전투의 신처럼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의 몸에서 나오는 압도적인 기세는 마치 폭풍처럼 세차게 치솟아 올랐고 그때 그는 차갑게 말했다.“오늘 내 주인에게 손대는 자는 내 손으로 죽여버릴 거야.”정우찬과 다른 이들은 모두 얼굴이 어두워졌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양 종주님, 이렇게 강력한 실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왜 이런 허무한 존재에게 주인을 맡기는 겁니까? 저 자식이 종주님을 어떻게 위협했는지 말해 주세요. 제가 문제를 해결해 주겠습니다.”“무지한 녀석.”양박군은 경멸의 표정을 지으며 말을 내뱉었고 정우찬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는 양박군처럼 무서운 상대와 싸우고 싶지 않았지만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기에 분노를 표하며 말했다.“양 종주, 끝까지 잘못된 길을 간다면 너도 끝장날 거야.”“우환아, 이 자식을 죽여버려!”“알겠어.”말이 끝나자마자 정우찬의 형제인 정우환이 빠르게 등장하며 한순간에 전장을 가득 채웠다. 그가 내뿜은 엄청난 압력은 주위를 즉시 압도했다. 공간이 흔들리며 그 기운은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었다.“너무 강하잖아.”양박군은 온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이제야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했다. 그와 싸울 순간이 드디어 온 것이다.“잠깐만!”하지만 그때 예천우가 전투를 멈추게 했다.“왜? 이제 후회하는 거야? 좋아. 지금 바로 사과하고 내게 복종하면 한 번만 봐주지.”정우찬이
이 말이 떨어지자 절정종의 많은 고수들이 각자 마음속으로 충격을 받았다.‘이 여 전주가 정말로 싸움에 나선다고?‘정말로 우리의 판단이 잘못된 건가?’원현주와 화간종의 사람들은 모두 눈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이 순간, 그들은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다. 남궁은서의 숨겨진 카드는 사실 용문의 예천우가 아니라 실력을 알 수 없는 여 전주라는 것을 말이다.그의 실력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가 양박군 같은 무서운 부하를 두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게다가 응전한다고? 절정종의 종주 정우찬의 도전을 받아들였다고?’이 순간 그녀는 여 전주의 실력은 과연 어떤지 정말로 기대가 되었다.남궁은서와 선우서림도 눈에 빛나는 빛을 띠며 예천우의 모습을 매우 기대하고 있었다.유일하게 양박군은 얼굴에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원래는 자신이 싸울 기회였는데 이젠 그 기회를 잃고 또 한 번 자신을 발전시킬 기회를 잃었다.임우빈은 얼굴이 창백했지만 예천우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고 말할 수가 없었고 그저 속으로 기도할 뿐이었다. 오늘의 일은 전혀 그의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뒤에서 따라오는 두 천왕도 멍한 표정이었다.이렇게 단호한 모습에 정우찬은 불안감을 느꼈다. 주로 예천우의 자신감이 너무 두려웠고 양박군의 무서운 실력도 한몫했다.하지만 정우찬은 곧 확신을 가졌다. 다행히도 자신은 이 상황에 대비했다. 그는 예상외로 중요한 순간에 준비가 도움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사실 이들이 사람들을 소집하기 전에 그들은 특별히 비시대를 준비해 두었다. 비시대 주변에는 마도 대진이 깔려 있었다.이 대진법은 아무도 공격하거나 방어하는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평소에는 전혀 눈치챌 수 없다.하지만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그 대진법을 통해 상상할 수 없이 강력한 힘을 얻을 수 있으며 현재의 자신보다 두 배 더 강력해질 수 있다.그들의 실력이 두 배 강해지면 이 세상에는 아무리 강한 적도 없을 것이다. 여 전주가 아무리 강해도 결국 죽음의 길만 남게 될 것이다.‘나의 수련법
솔직히 말해서 정말로 훌륭한 전투 장소였다.“좋아!”예천우는 양박군을 한 번 보고 미소 지으며 말했다.“어때 한번 느껴보고 싶어?”“물론이죠 주인님, 이 기회를 저에게 주시면 안 될까요?”양박군은 눈이 반짝이며 제안했다.“안 돼!”정우찬이 듣자마자 망설임 없이 거절했다.양박군을 이겨도 아무 의미가 없었다. 주로 그의 실력으로는 정상적으로 양박군을 이길 자신이 없었고 오직 대진법을 활용해야만 승산이 있었다.그렇지만 대진법은 강력하지만 짧은 시간에 한 번만 사용할 수 있었고 그건 여 전주를 상대하고 성종의 종주 자리를 차지하는 데 써야 했다.“들었어? 사람은 승낙하지 않는데.”예천우는 말없이 이 상황을 지켜보며 양박군이 이렇게 전투를 좋아하는구나 싶었다.당만수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원래 자신이 매우 강하다고 생각했었지만 이곳에 와서 마주한 대가들의 실력은 정말로 두려워할 만했다.게다가 정씨 형제는 그 실력이 청룡과 비견될 정도로 무시무시한 존재였다.마도 5대 파문은 정말 이렇게 무서운 존재였던 것인가.옛날 그들이 왜 멸망했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그렇지만 너의 몸을 풀어주긴 할 수 있겠네.”예천우가 웃으며 말하면서 그 후 정우찬에게 말했다.“정우찬, 성종 종주 자리를 앉으려면 자신의 실력뿐만 아니라 부하들의 실력도 매우 중요하지. 이렇게 하자. 나는 너를 괴롭히지 않겠으니 한 명만 보내라. 너는 3명을 뽑아서 대결에 나서도록 해. 1명이 3번의 경기 중 2번을 이기면 이기는 거로 하자. 먼저 몸을 좀 풀어보는 게 어때?”“필요 없어. 너무 복잡하게 굴지 말고. 직접 나가서 빨리 끝내자.”정우찬이 바로 거절했다.양박군이 벌써 올라가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고 정우찬은 분명히 그를 출전시킬 것이라 예상했다. 세 번의 경기 중 두 번을 이기면 된다면 정우환만 이길 수 있을 것 같았고 다른 사람은 불가능할 거라 생각했다.하지만 예상외로 정우찬은 바로 포기했다.그 말에 양박군은 화가 났다.“정우찬, 너 진짜 겁쟁이야? 안 되
이 말이 나오자 모두가 깜짝 놀랐다.‘미쳤어.’‘너무 미쳤네.’이건 말도 안 되게 미친 행동이었다.원현주와 화간종의 사람들은 완전히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거의 환각을 보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할 정도였다. 비록 양박군이 강하다는 건 알지만 이건 너무 지나치지 않나?자기 혼자서 이렇게 많은 고수와 싸운다고?게다가 정우환만 해도 너 혼자서는 이길 수 없을 텐데. 결국 그는 청룡에 비견되는 절세 고수니까.그들뿐만 아니라 심지어 남궁은서도 잠깐 멈칫했다. 그의 눈에는 놀라움이 비쳤다.천우가 이리도 강한 부하를 두고 있다니 정말로 절정종을 쓰게 보지 않겠다는 건가? 한 사람으로 모두 상대한다고?’대사자는 눈을 크게 뜨고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선우서림은 그야말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역시 도련님의 부하답게 이렇게 대단하구나.”그들만 그런 게 아니었고 예천우조차 잠시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헐! 양박군 이자식... 싸우는 게 이리도 좋은 거야?”이 말은 명백히 절정종의 수많은 고수들을 자극했다.정우환은 참을 수 없어서 바로 발끈하며 뛰어 올라가서 상대를 처리할 준비를 하려 했다.하지만 그때 누군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는지 한 발짝 뛰어들며 나타나서 말했다.“너무하네. 내가 직접 나가서 네가 어떤 실력을 갖추고 있는지 봐야겠어. 감히 이렇게 도발한다고?”“좋아. 내가 갈게!”양박군은 혈마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바로 나오는 걸 보고 망설임 없이 그를 향해 돌진했다.그는 단 1초라도 지체되면 자신이 싸울 기회를 잃을까 봐 두려웠다.“뭐야. 이거?”정우찬은 이 장면을 보자마자 급하게 외쳤다.“안 돼!”그래도 양박군은 여전히 혈마를 향해 치닫고 있었다. 혈마 따위는 절대로 양박군의 상대가 될 수 없으니 꼭 정우환만이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이미 혈마는 싸움터에 들어갔고 정우환은 단호하게 표정을 바꾸며 살기를 내비쳤다.“너무 과대평가하는군. 이놈은 내가 직접 상대해야겠어.”혈마가 빠르게 달려들었기 때문에 그는 이미 자신
두 힘이 격렬하게 충돌하자 거대한 에너지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마치 폭풍과 비처럼 무서운 위력을 발산하며 공포를 불러일으켰다.“으악!”혈마는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며 입에서 피를 토했고 몸이 제어되지 않아 계속해서 뒤로 물러섰다.단 한 방에 그의 오장육부는 엄청난 타격을 입었고 내부가 혼란스러워졌다. 분명히 심각한 내상을 입었다.자신도 종사 절정에 도달한 강자라고 자부했지만 사실 그런 타격을 입을 정도로 자신의 실력은 양박군에 비해 한참 부족했다. 양박군은 진정한 종사 절정에 도달했으며 그 특이한 체질에 더해 불시에 공격을 해왔다.그렇기 때문에 그가 이 한 방을 버틴 것만 해도 정말 대단한 일이었다.“정말 놀라운 속도야!”“너무 무서운 힘이네.”이 광경을 지켜본 사람들은 모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너무 충격적이었다.반면 양박군은 전혀 상처를 입지 않았다. 그의 체질이 강력하니 상대의 마기나 공격은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마치 가벼운 가려움증을 느낀 것처럼 여유를 부렸다.비록 혈마를 한 방에 밀어냈지만 양박군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돌진했다.그는 방금 예천우가 혈마를 매우 싫어한다는 것을 눈여겨보았고 예천우의 눈에는 살기가 가득 차 있었다. 다만 그가 직접 나서지 못할 뿐이었다.지금이야말로 예천우를 대신해 그를 처치할 적기였다.가장 중요한 점은 아무리 죽여도 상대가 화를 내지 않게 만들지 않으면 앞으로 싸울 수 없다는 것이었다.“죽었어? 그럼 이들 이제 우리 앞에서 꼼짝도 못 할 텐데.”양박군은 하늘의 신력만큼이나 거칠고 강력하며 그 속에서 섬세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두 사람 사이를 단 한걸음에 뛰어넘어 다시 한번 그 엄청난 주먹을 들어 올렸다.그의 패왕 신권은 예천우가 전수해 준 무공으로 완벽히 그의 체질과 성격에 맞는 최고의 무술이었다.이제 다시 그 주먹이 휘둘러졌고 그 강한 압박이 다시 혈마에게 다가갔다.혈마는 얼굴이 창백하게 변하며 크게 당황했다.방금 그 한 방으로 거의 생명이 끝날 뻔했다. 만약 자신이
이 장면을 목격한 모든 사람은 순간적으로 완전히 얼어붙었다.모든 일이 너무 빠르게 일어났기에 그들은 전혀 반응할 시간이 없었다.고작 몇 번의 숨 쉬는 시간 만에 상황은 급격히 변했고 혈마는 그대로 죽음을 맞이했다.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양박군이 이렇게 빠르고 강력하고 맹렬하게 출격할 줄은 몰랐다.혈마는 아마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이 이렇게 끝날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을 것이다.독박쥐와 황천 노조는 그 순간 몸이 떨렸다. 그들과 혈마는 분명 실력 차이가 있었고 그들이 혈마보다 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그들 역시 나서면 오직 죽음만 기다릴 뿐이었다.그 순간 그들은 진심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특히 독박쥐는 방금 자신도 충동적으로 출격하려 했었다.만약 그때 나갔다면 지금 땅에 누워 있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었을 것이다.‘진정한 절세 종사가 이렇게 무섭단 말인가?’그들은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종사 절정의 경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이게 맞아?’원현주, 원성희 등 화간종의 사람들도 충격을 금치 못했다. 양박군의 속도와 이 전투의 전개가 너무 빠르고 믿기 어려웠다.그토록 강력하고 무서운 종사 절정의 혈마가 단 한두 방에 이렇게 처리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혈마는 그들에게 몇 배는 강한 절세의 고수였다.그들이 만약 양박군의 주먹을 맞았다면 아마 한 방도 제대로 막지 못했을 것이다.남궁은서와 대사자 등도 놀라움에 빠졌다.양박군의 실력은 그들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강했다. 이 정도 실력이면 정우환과 싸워도 전혀 밀리지 않을 것이다.‘좋아. 너무 좋아.’그런데 그런 엄청난 일을 해낸 양박군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이렇게 약한 거야? 전혀 힘이 없잖아.”양박군의 말에 모두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예천우는 웃기기도 하고 짜증 나기도 했다.‘이 녀석은 나보다도 더 과격한데. 뭐지?’정우환은 즉시 화가 치밀어 오르며 눈에 불꽃이 일렁였다.“양박군, 감히 혈마를 죽이다니. 너 우리 절정종을 무시하는 거냐?"“처
“잘 왔어.”양박군은 얼굴에 흥분을 가득 담고 곧장 공중으로 뛰어올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각자 거대한 힘을 품고 부딪혔다. 짧은 시간 안에 두 사람은 수십 번이나 격돌하며 싸움을 벌였다.매번 충돌할 때마다 그들의 엄청난 힘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며 눈이 부시도록 강렬했다.모두가 장면에 몰입해 눈을 떼지 못했다.주요한 이유는 두 사람의 전투가 너무나 무섭고 강력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아마 평생 이렇게 치열한 전투를 다시 볼 기회는 없을 것이다.게다가 두 사람은 각자 지지자들을 두고 있었다.몇 분 후 두 사람은 또 한 번의 격렬한 충돌 후 떨어져서 간격을 두었다. 양박군은 크게 웃으며 말했다.“시원해. 이게 진짜 싸움이지.”“방금 그 뭐였지. 혈마? 그야말로 쓰레기였어.”“...”모두가 전투에 집중하고 있던 순간 갑자기 이렇게 말을 던지니 그야말로 예의가 없었다.혈마는 쓰레기라니 그럼 우리는 뭐라는 거지?정우환은 얼굴이 새카맣게 변했다. 비록 짧은 시간 동안 그는 거의 모든 절묘한 기술을 다 썼지만 상대는 전혀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더 흥분하며 싸움을 즐기고 있었다.‘이 녀석 진짜 괴물 같아.’다른 사람들은 잘 보지 못했지만 예천우는 그가 양박군이 정우환을 연습용 상대로 쓰고 있다는 걸 알았다.양박군은 명백히 일부러 여유를 둔 채 싸우고 있었다. 아마 정우환을 너무 빨리 끝내지 않으려는 생각에서였을 것이다.정우찬도 그 점을 눈치채고 점점 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두 형제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전해줬다.“우환아, 이 양박군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야. 네가 그를 이길지 확신할 수 없어. 이제 그만하는 게 좋겠어.”정우환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이 더 어두워졌다. 그는 정우찬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갑게 말했다.“다시 한번 더 달려.”그 말이 끝나자 그의 두 손을 들어 올렸다.그의 동작에 맞춰 주위의 무시무시한 기운이 온몸을 감싸며 거대한 검은 기운을 만들어냈다.이어지는 섬뜩한 바람과 함께 그 강력한 힘이 양박군을
양박군이 전혀 상처를 입지 않고 오히려 점점 더 강해지는 모습을 보자 정우환은 거의 무너질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는 자존심이 강한 인물이라 절대로 이렇게 수치스러운 상황을 참을 수 없었다.이 장면을 보며 정우찬의 얼굴이 조금 변했다.‘큰일이야. 이런 상황에서 우환은 절대 자존심을 꺾지 않을 거야. 아마 저걸 쓰려고 할 텐데 어떻게 할지 모르겠네.’그 말이 끝나자 정우환은 눈이 붉어지며 중얼거렸다.“이 자식이, 난 절대 너한테 지지 않을 거야.”그 말과 함께 그는 오른손으로 약을 꺼내 들더니 바로 입에 넣어 삼켰다.그러자 정우찬의 얼굴이 급변했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그는 정우환이 무엇을 하려는지 알았다.그는 이를 막으려 했지만 결국 말하지 않았다. 이 방법 외에는 더 나은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주위 사람들이 잠시 멈칫했다. 지금 이런 시점에서 치유제를 먹어도 별다른 효과는 없을 것 같았다.하지만 그다음 순간 정우환은 마치 마교에서나 쓰는 해체 대법을 쓰기 시작했다. 잠시 후 그의 몸속에서 폭발적인 힘이 치솟는 것을 느꼈고 그와 함께 그의 기세도 미친 듯이 상승했다.방금 먹은 약물은 그의 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고 후유증을 최소화하려는 목적이었다.이것은 마교의 특별한 기법으로 몸을 완전히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순간적으로 두 배의 힘을 얻을 수 있게 해 주는 기술이었다. 그러나 이 기술은 단 15분 동안만 효과가 지속되며 그 후에는 엄청난 후유증을 남긴다.이 방법을 사용한 후 그는 적어도 3개월 동안 기운을 잃고 무엇보다도 기초가 망가져 앞으로는 더 이상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다.정우환은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어 언젠가는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었을지도 몰랐는데 이 기술을 쓰면 그 꿈은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단지 한 번의 승리를 위해 이렇게까지 자신을 내던진 것이다.전해진 바에 의하면 육지신선의 경지에 도달하면 그 실력은 폭발적으로 상승하고 수명도 백 년이나 늘어난다고 한다.그런데 양박군은 정우환이 이 모든 걸
조신우는 여전히 뻔뻔한 얼굴로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만족스럽게 웃고 있었다. 특히 이신향이 당혹감과 분노가 뒤섞인 얼굴로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며 그는 더없는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봐라. 이게 바로 힘이란 거야.’그 순간 이선우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말도 안 돼. 내가 분명히 빌린 돈은 24억이었어요. 갑자기 50억이라니!”그는 눈이 충혈된 채로 씩씩거렸고 뭔가 이상하단 걸 뒤늦게 깨달았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조신우는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돈을 빌려놓고 이자가 없을 줄 알았어? 내가 대신 갚은 돈이 40억이 넘는데 이 정도 이자도 못 붙여? 솔직히 말해서 내가 딴 데다 굴렸으면 지금쯤 2배는 됐을 거다.”예천우는 조용히 한마디를 던졌다.“네가 운영하는 도박장이면 열 배도 가능하겠지.”“그래. 그게 뭐?”조신우는 오히려 당당하게 말했다.“우리 조씨 가문에서 굴리는 도박장이야. 돈 버는 건 시간 문제지.”“합법적이야?”예천우가 다시 묻자 순간 조신우의 얼굴에 미세한 경련이 일었고 그는 곧 다시 웃으며 코웃음을 쳤다.“합법 아니면 어쩔 건데? 우리 집이 장산현에선 곧 법이야. 누가 감히 우리를 건드리겠어?”그러고는 고개를 빳빳이 들며 예천우를 노려봤다.“좋아. 네 말들 들으니 시름 놓고 너희 가문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어.”“됐고. 아까 큰소리쳤지? 날 죽이겠다고? 해 봐. 당장 여기서 네가 할 수 있는 게 뭔데?”조신우의 말투엔 조롱이 가득했고 지금 그는 예천우를 단지 입만 산 놈으로 여기고 있었다.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은 다시 한번 고개를 저었다.‘예천우... 이젠 정말 끝났어.’그들은 신고 같은 건 아무 소용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집안은 다 뒷배가 탄탄하고 누구도 감히 섣불리 손대지 못했다.하지만 그때 예천우가 무심한 표정으로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그리고 이신향을 향해 물었다.“신향 씨, 장산군은 강흥시에 속하죠?”이신향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아요.”이 대화를 들은 조신우
예천우의 말이 떨어지자 방 안은 순간 얼어붙었다.사람들은 모두가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고 이재동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 속으로 절망했다.‘얘 지금 미쳤나? 이 상황에서 조신우한테 그런 말을? 아무리 무모해도 그렇지... 저건 그냥 자살 선언이나 다름없잖아! 조신우가 어떤 신분인데 감히 저런 말을 하는 거아. 조씨 가문은 돈도 있고 권력도 엄청난데... 정말 건드릴 수 없을 존재인데... 휴... 나도 할 만큼 했으니 예천우도 날 탓하지 않겠지. 무식한 자식...’조신우는 한순간 멈칫하더니 이내 박장대소를 터뜨렸다.“하하! 야, 너 진짜 웃긴다... 나보고 죽을 준비를 해라고? 너 대체 뭔데 그런 말을 해? 무식하고 건방진 자식. 설마 그 이성진 회장한테 명함 한 장 받았다고 자기가 무슨 대단한 인맥 가진 줄 아는 거냐? 그 사람은 그냥 네 술 맛있어서 인사한 거다. 넌 그냥 술 한 병 준 들러리일 뿐이야. 네가 한 말 똑같게 돌려줄게. 지금 당장 여기서 꺼져. 아니면 줄은 준비나 하든지. 나 조신우가 한 말이야. 누구도 널 구할 수 없어!”물론이죠. 아래는 요청하신 다음 화의 자연스럽고 몰입감 있는 한국어 번역입니다:조금 전 무릎 꿇고 수모를 당했던 기억이 그 순간 싹 씻겨 내려가는 듯했다.‘그래. 봤지? 이성진조차 우리 삼촌 눈치 본 거야. 이제 모든 체면이 돌아왔네.’조신우의 머릿속은 자만과 승리감으로 가득 찼고 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예천우, 이번엔 진짜 끝장이구나...’하지만 정작 이신향의 얼굴은 의외로 차분했다.그녀는 여전히 시선을 예천우에게 두고 있었고 속내를 알 수 없는 미묘한 냉정함이 깃들어 있었다.‘조신우 따위가 어떻게 천우 씨를 이겨...’그 순간 예천우가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입을 열었다.“네가 그렇게 죽고 싶다니... 내가 도와줘야지.”“뭐?”조신우는 코웃음을 치며 맞받았다.“하하! 내가 지금 죽고 싶다고? 이건 또 무슨 개소리야. 야, 네가 나한테 뭘 할 수 있는데?”
“그리고 너... 이신향, 네가 뭐 대단한 여자가되는 줄 알아? 내가 기회를 줬는데도 걷어찼으니... 이제부터는 나도 봐주는 거 없어.”조신우는 눈빛을 서늘하게 바꾸며 이어 말했다.“이선우, 이건 네 누나 탓이니까 괜히 날 원망하진 마. 선택은 둘 중 하나야. 40억을 준비하든가... 아니면 감방 갈 준비나 해.”이쯤 되자 그는 완전히 본색을 드러냈고 말 그대로 막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자기 분노 때문에 정작 예천우가 어떤 사람인지 왜 그런 여유 있는 태도를 보였는지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조신우의 말이 끝나자 방 안 분위기는 싸늘하게 가라앉았고 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 얼굴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졌다.특히 이재동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애원하듯 말했다.“조 도련님... 말씀이 좀 심하십니다. 이건 우리 잘못이 아니잖아요. 저희는 줄곧 도련님 편이었는데요.”“그래?”조신우는 입꼬리를 비틀며 차갑게 대꾸했다.“그럼 간단하지. 당장 저놈 끌어내. 저 예천우란 놈 지금 당장 꺼져주면 내가 조금은 봐주지.”그 말에 이재동은 주춤거리며 예천우를 바라봤지만 그보다 먼저 이신향이 목소리를 높였다.“아빠, 지금 무슨 말씀이세요? 그게 무슨 말이냐고요!”이재동은 딸의 질문에 아무 말도 못 하고 결국 고개를 돌려 예천우를 바라보며 힘없이 말했다.“천우야, 그만 돌아가. 난 널 사위로 생각한 적 없어. 우리 신향이한텐 조 도련님이 훨씬 더 어울리는 짝이야.”그 말에 조신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었다.“이제 좀 상황 파악되냐? 누가 진짜 실력 있는 사람인지... 누가 진짜 남자인지. 어디서 싸구려 가짜 술이나 들고 와선 뭔가 될 줄 알았나 본데... 그런다고 네가 찌질이란 사실이 달라질 것 같아?”그는 속으로 확신하고 있었다.‘저 술을 어디서 주워왔든 아니면 맛이 그럴듯해서 속은 거든... 저 새끼는 결국 그냥 찌질한 놈이야.’그는 원래 몇 천만 원짜리 술이라도 꺼내서 겁줄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조차 없다고 느끼고 있었다.하지만 그때
예천우의 말이 끝나자 그제야 방 안 사람들 모두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기 시작했다.결국 술은 이성진 회장의 손에 들어갔지만 문제는 이 술은 조신우가 내놓은 것도 그가 사죄의 의미로 바친 것도 아니라는 점이었다.말하자면 조신우는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았고 단지 무릎만 꿇고 멋쩍은 사과 한마디 했을 뿐이었다.이 장면을 바라보던 조혁진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다.‘이 자식이... 감히 신우한테 이런 식으로 뒤통수를 치냐. 대체 무슨 심보일까.’그는 속으로 이를 갈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따지고 들 상황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조신우가 이번 사고만 무사히 넘기면 그땐 따로 시간을 내서 따끔하게 손을 봐줄 생각이었다.이성진은 잠시 고개를 갸웃하다가 상황을 파악하곤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재밌는 친구구먼. 이름이 뭐지?”예천우는 짧고 간결하게 대답했다.“예천우입니다.”“그래. 이름 기억해 두지. 오늘 자네 덕 좀 봤네.” 이성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실 이 술을 돈 주고 못 마시는 것도 아니지만 워낙 희귀한 술이다 보니 아무리 부자라도 마실 기회가 흔치 않았다.82년산 라피노 같은 와인은 평생 마셔도 마실 수 있는 술이겠지만 이런 국보급 백주는 한 병 마실 때마다 하나가 사라지는 셈이다.“회장님, 별말씀을요.”예천우는 여전히 담담한 어조였다.이성진은 더 말하지 않고 시선을 돌리다 테이블 위에 놓인 마오타이를 보고는 다시 한번 눈썹을 치켜세웠다.“오성 마오타이 58년산이라니... 자네 보통 친구는 아닌데?”“지인이 준 겁니다.”예천우가 가볍게 대답했다.“지인도 대단한 사람이구먼. 자네란 사람... 점점 더 궁금해지는군.”이성진은 감탄한 듯 웃으며 지갑에서 명함 하나를 꺼냈다.“이건 내 명함이네. 기회 되면 같이 한잔하지.”조혁진은 속으로 진저리를 쳤다.‘세상에... 술 한 병 때문에 회장님이 저 녀석한테 이렇게 친절하게 대하시다니. 대체 저놈 주변에 어떤 인맥이 있는 거야?’그는 그 순간 조신우보고 예천우를 조심하라
“됐어. 난 사과받을 자격 없어.”이성진 회장이 싸늘하게 말하자 조신우는 완전히 얼어붙었다.그는 그저 백주 협회 회장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도 몰랐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막말을 퍼부은 그 사람이 그렇게까지 대단한 인물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게다가 자기 삼촌인 조혁진조차 식은땀을 흘리며 머리를 조아릴 정도였다.하지만 조신우가 몰랐던 건 애초에 조혁진이 이번 술자리의 자리에 함께하게 된 것도 운이 좋았을 뿐 그조차도 이 자리에 참여할 자격이 애매한 사람이었다.왜냐하면 오늘 자리는 강흥시의 유명 인사인 도 대표님이 이 지역 투자 건으로 방문하면서 직접 시장이 배석해 마련한 자리였기 때문이다.“뭘 멍하니 서 있어. 당장 무릎 꿇어!”조혁진의 얼굴은 이미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고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조신우를 꾸짖었다.조신우는 더는 버틸 수 없었다.그 누구보다 조혁진에게는 함부로 할 수 없다는 걸 잘 알았고 그의 얼굴만 봐도 지금 자신이 얼마나 큰일을 벌였는지 직감할 수 있었다.하지만... 사람들 앞에서 특히 이신향 앞에서 무릎을 꿇는 건 자존심이 도저히 허락하지 않았다.조혁진은 이미 분노의 극에 달해 주먹이라도 날릴 기세였다.그제야 조신우는 이를 악물고 한 걸음 앞으로 나서더니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회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눈이 어두워 뵙지를 못했습니다. 제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그에 맞춰 조혁진도 고개를 깊이 숙이며 말했다.“이 회장님, 신우가 정말 큰 실례를 범했습니다. 제가 따로 시간을 내서 제대로 사과드리겠습니다. 조만간 반드시 직접 찾아뵙겠습니다.”“됐어.”이성진은 냉정하게 잘라 말했다.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사과하러 온다는 건 결국 선물이나 뇌물 같은 걸 들고 오겠다는 뜻이었다.하지만 그는 그런 건 관심도 없었다.“오늘처럼 기분 상하게 하는 일도 드물었지만 그래도 이 술을 만난 덕분에 기분이 조금 풀렸어. 그 공으로 이번만은 눈 감고 넘어갈게.”그러고는 술병을 가볍게 들어 보이며 물었다.“이 술은 네 것이야
“실례합니다. 혹시 이 술이... 여러분 겁니까?”이성진 회장은 룸에 들어서자마자 묻지 않고는 못 참겠다는 듯 바로 입을 열었다.그는 아직도 이해할 수 없었다.‘어떻게 이런 고급술을 들고 와서는 가짜라고 단정 짓고 그냥 버리려 한단 말인가.’방금 밖에서 스쳐 지나가던 종업원이 술을 들고 가는 모습을 보고 이상한 향이 나서 따라가 봤더니 그게 바로 그 술이었다.이 말을 들은 모두가 순간 멈칫했다.하지만 가장 놀란 사람은 다름 아닌 이제동이었다. 그는 막 돌아와 후회로 가득 찬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그 술병을 든 노인을 보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졌다.‘저, 저 술이... 다시 돌아왔다고?’그는 거의 튀어나올 듯한 목소리로 다급하게 말했다.“네. 저희 겁니다. 그 술은 저희 거 맞아요.”이성진 회장은 단호한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정말 어처구니가 없군요. 이게 진짜 명품 술인데... 어떻게 가짜라고 생각해서 버릴 수가 있습니까? 이건 그냥 낭비도 아니고 범죄 수준이에요!”이제동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 말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고 사실 그도 진짜인지 확신은 없었다. 하지만 저 노인의 말투를 보니 정말 진짜였던 모양이다.그런데 갑자기 조신우가 비죽 웃으며 끼어들었다.“이보세요, 노인네. 연기 참 잘하시네요? 도대체 예천우가 얼마를 쥐여줬길래 이렇게 연극까지 해주는 거죠?”“뭐라고?”이성진 회장의 눈이 번쩍 빛났고 그는 당장이라도 테이블을 뒤엎을 기세였다.“연기 말이에요. 아주 실감 나는데요?”조신우는 비웃으며 예천우 쪽을 힐끔 쳐다봤다.“예천우, 솔직히 말해 봐. 이거 뭐 하자는 거야? 가짜 술 하나로 사람들 속이고 저 노인네까지 고용한 거야?”그 말에 이성진은 완전히 폭발 직전이었다.“헛소리 작작 하게나. 젊은이, 내가 지금까지 했던 말은 하나도 거짓 없고 모두 사실이야. 못 믿겠으면 백주 협회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봐. 내 사진이랑 이력 다 나와 있을 거야.”그 말이 끝나자 조신우는 또 웃음을 터뜨렸다.
그때였다.화장실에 간다던 이제동이 다시 돌아왔다.하지만 얼굴엔 미묘한 실망감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사실 그는 화장실에 간 게 아니었다.밖으로 나가 방금 나간 여종업원을 찾아다녔지만 아쉽게도 이미 늦은 뒤였다.그 술을 돌려받지 못한 것이다.‘하... 아까 그냥 진짜라고 말할걸. 괜히 허세 부리다 술까지 날려버렸네...’그는 깊은 후회를 씹어 삼키며 방 안으로 들어섰는데 탁자 위에 놓인 또 다른 술병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이건 뭐야?”“예천우가 또 꺼낸 거죠. 근데 딱 봐도 평범한 마오타이잖아요. 병에 페이톈 마크도 없고 제대로 된 것도 아니네요.” 조신우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고 예천우는 그런 그를 힐끗 보며 마치 바보 보듯 조용히 되받아쳤다.“페이톈 마크가 없으면 무조건 싸구려야?”“당연하지!” 조신우는 자신만만하게 외쳤고 예천우는 피식 웃으며 다시 물었다. “그럼 페이톈이 나오기 전 마오타이가 뭔지 알아?”조신우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는 원래 백주보단 와인을 선호했기에 이런 배경지식엔 무지했다.그때였다.이제동이 눈을 번쩍이며 말했다. “설마... 1958년산 오성 마오타이?”그 한마디에 방 안 분위기가 다시 술렁였다.조신우는 다시금 멈칫했고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아요. 맨날 입에 페이톈만 달고 다니더니... 오성 마오타이는 들어본 적도 없나 보네요? 조씨 가문의 자제라는 분이 참...”“흥. 누가 알아. 그것도 가짜일 수 있잖아?” 조신우는 씩씩대며 말했다.“아저씨, 이번에도 한 번 맛 좀 봐주시겠어요?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별 좀 해주시죠.”예천우도 미소를 띠며 맞받아쳤다.“맞아요. 진짜인지 확인해야죠. 가짜라면 또 쓰레기통 직행이니까요.”그 말에 이제동은 손끝이 살짝 떨렸다.그는 천천히 술병을 들어 포장과 마개를 살펴봤다.예전에 단 한 번 직접 본 적 있었고 아주 조금만 맛본 기억이 뇌리에 남아 있었다.‘설마... 정말 그 술이?’조심스레 병을 열고 한 잔을 따랐다.잔을
이제동은 처음엔 이 술이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둘러댈지 고민했지만 예천우가 정확히 이 술의 가치를 알고 있다는 걸 깨닫자 결국 포기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예전에 용도에서 열린 경매에서 이 술 한 병이 무려 2억 넘게 낙찰됐어.”“뭐라고요? 2억이요?”방 안이 술렁였다.조신우는 그 말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말도 안 돼. 저런 평범한 놈이 어떻게 그런 술을 가질 수 있단 말이야?’ 그는 곧바로 외쳤다. “말도 안 돼요. 이거... 이거 분명 가짜예요. 가짜 술이 틀림없다고요!”그 말에 한지연과 이신향도 순간 흔들렸다.‘그러고 보니... 혹시 진짜 가짜 술이면 어쩌지?’예천우는 고개를 살짝 저으며 조용히 말했다.“진짜인지 가짜인지야... 아저씨가 한 모금 드셔보시면 아실 겁니다.”“그... 그래. 마셔볼게.”이제동은 참을 수 없다는 듯 술잔을 들어 한 잔을 따랐다.입에 가져간 뒤 천천히 음미하자 그 향과 맛이 그대로 온몸에 퍼졌고 마치 영혼 깊은 곳까지 따뜻하게 감싸주는 듯한 느낌이 전해졌다.‘이야... 이건... 진짜야.’말하지 않아도 그의 표정은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특히 한지연은 남편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었다.그가 백주에 얼마나 진심인지 그 눈빛 하나로도 이미 확신할 수 있었다.‘진짜... 진짜인 건가?’하지만 조신우는 그 광경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게 뭐야... 왜 저런 놈이 이런 술을 가지고 있냐고... 왜!’ 그는 억지로 말꼬리를 물었다. “아저씨... 어떠세요? 정말... 정말 이게 진짜 같나요?”그 말엔 은근한 압박이 실려 있었다. 지금 진짜라고 대답하면 조신우의 체면은 그대로 바닥에 떨어지게 될 것이다.그걸 눈치챈 이제동은 살짝 당황한 기색을 보이다가, 곧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어. 맛은 괜찮은데 아주 뛰어나다기보다는 평범한 것 같네. 글쎄... 진짜는 아닌 거 같기도 하고...”그 말에 방 안 분위기가 살짝 멈칫했다.‘진짜...
“천우야, 아까 술 가지고 왔다며? 얼른 꺼내 봐. 네 아저씨가 술 하나는 진짜 좋아하셔.” 한지연이 살갑게 말했다.이제동은 뭔가 말하려다 말았지만 아내가 눈을 부릅뜨며 째려보자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조신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여유롭게 앉아 있었다.그는 이제동도 자기 편이고 이 집 분위기도 다 자기 쪽이라 생각하니 완전히 이긴 기분이었다.‘좋아. 어디 보자. 저 자식이 들고 왔다는 술이 대체 얼마나 형편없는 건지 직접 보자고.’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용히 가방에서 술 한 병을 꺼냈다.병에는 분주라고 적혀 있었고 얼핏 봐도 평범한 술은 아닌 듯한 깊이 있는 외관이었다.물론 마오타이 같은 유명 술은 아니었지만 병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이 묘하게 남달랐다.그 모습을 본 이제동은 순간 멈칫했다.평소 백주를 즐겨 마시는 그는 술꾼끼리 떠도는 이야기와 시장 정보를 꽤 알고 있었다.‘이거... 설마... 50년산 한정판 분주야?’그 이름만 들어도 술 애호가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불리는 고급 백주였다.십몇 년 전 용도에서 열린 한 경매에서 단 한 병에 4억 원 넘게 낙찰됐던 그 술이었다.지금 시세로 치면 훨씬 더 높을지도 몰랐다.‘설마 진짜 그런 술일 리가... 아니겠지?’조신우는 병 라벨을 힐끔 보더니 툭 비웃으며 말했다.“봐. 내가 뭐랬어. 역시 마오타이도 아니잖아. 고작 집에서 들고 온 싸구려 술이겠지.”그러다 이제동이 술병을 유심히 바라보며 표정이 묘하게 변하자 슬쩍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그리 화내지 마세요. 어차피 그냥 술 아닙니까. 다음에 제가 제대로 된 마오타이 한 병 챙겨드릴게요. 진짜 좋은 걸로요.”조신우는 그 말에 은근히 힘을 실었다.지금 마오타이는 프리미엄이 붙어서 웬만하면 60만 원은 훌쩍 넘는 고급술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바로 그때 이신향이 뭔가 말을 꺼내려던 찰나 이제동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의 눈은 술병에서 떨어지지 않았고 목소리엔 믿기지 않는 떨림이 담겨 있었다. “이, 이게 설마... 5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