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도시 / 용왕 귀환 / 제1231화

Share

제1231화

Author: 종이워치
12시 30분쯤에 예천우와 임완유는 동성으로 돌아왔다.

시간이 아직 이른 터라 두 사람은 점심을 함께 먹고 예천우는 임완유를 회사까지 데려다주었다.

그 후, 예천우는 곧바로 자리를 떠나려 했지만 막 차에 오르려던 순간 뒤에서 매혹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예천우 씨, 어딜 그렇게 급하게 가시려는 건가요?”

예천우는 살짝 놀라며 고개를 돌려보니 눈앞에는 늘씬한 몸매를 가진 매력적인 여성이 서 있었다.

나이는 스무 살 정도로 보였으며 얼굴은 선우서림보다는 살짝 못 미쳤지만 그녀가 풍기는 농염한 분위기와 은근히 드러나는 새하얀 피부는 충분히 치명적이었다.

특히 길게 뻗은 다리와 눈부시게 하얀 피부는 그녀가 남자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존재인지 단번에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예천우는 이미 수많은 절세미인을 보아왔고 특히 임완유처럼 완벽한 미녀가 곁에 있는 만큼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담담한 목소리로 물었다.

“저한테 볼일이라도 있는 건가요?”

“그럼요. 찾느라 얼마나 힘들었는데요.”

여성은 한 걸음 한 걸음 예천우에게 다가왔다.

그녀의 눈빛은 마치 말을 하는 것처럼 유혹적이었고 그 매혹적인 분위기는 남자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듯했다.

그러나 예천우는 여전히 무덤덤했다.

“무슨 일이죠?”

약속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기에 그는 더 이상 지체할 생각이 없었다.

예천우의 태도에 여성은 순간적으로 놀란 듯했다. 자신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섰는데도 상대가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니.

심지어 그녀가 화간종의 매혹 심법까지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천우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담담했다.

그녀는 더 이상 애써 유혹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에 곧장 밝은 웃음을 지으며 본론을 꺼냈다.

“사실 별거 아니에요. 예천우 씨한테서 빌리고 싶은 게 하나 있어서요.”

“그게 뭔데요?”

“칠색연꽃이에요.”

이 꽃은 그녀가 종사의 경지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물건이었다.

원래라면 그녀의 두 스승이 성종대회를 준비하느라 문을 닫고 수행하지 않았다면

칠색연꽃을 빼앗길 일이 없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용왕 귀환   제1232화

    원소미는 전혀 저항할 수조차 없었다. 그녀는 어느새 남자의 품에 단단히 붙잡혀 있었고 양손마저 제압당한 채였다. 예천우의 강한 남성의 기운이 온몸을 감싸자 그녀의 얼굴은 순식간에 붉어졌다.평소 매혹 심법을 능숙하게 사용하던 그녀였지만 이렇게 직접 남자의 품에 가까이 닿은 적은 한 번도 없었기에 더욱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예천우는 그녀를 내려다보며 장난스럽게 웃더니 말했다.“방금 그쪽 말투만 들으면 엄청나게 대담한 줄 알았는데 의외로 쉽게 부끄러워하네요?”“너... 당장 날 놔줘요!”원소미는 당황해서 소리쳤다. 그녀는 이 남자가 단순히 무공이 강한 정도가 아니라 성격까지 이렇게 뻔뻔하고 장난스러운 줄은 몰랐다.이럴 줄 알았으면 혼자 오는 게 아니었는데...게다가 이제 곧 영종 사람들과 합류할 시간도 가까워지고 있었다.원소미가 다급한 표정을 짓는 걸 보며 예천우는 오히려 그녀를 더 놀려볼 생각이 들었다.그는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놓아줄 순 있죠. 하지만 그쪽이 먼저 부탁해야죠.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매력적인 아가씨를 그냥 보내기 아쉽잖아요.”그는 일부러 몸을 조금 더 앞으로 기울였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약간의 신체 접촉이 일어났고 원소미는 순간적으로 온몸이 굳어버렸다.그녀는 얼굴이 새빨개지더니 부끄러움과 분노가 뒤섞인 목소리로 소리쳤다.“너, 너 정말 비열한 자식!”예천우는 어깨를 으쓱하며 능청스럽게 말했다. “제가 비열하다고? 갑자기 나타나서 제 걸 빼앗으려 한 건 그쪽이잖아요. 그럼 누가 더 비열한 거죠?”원소미는 당황하며 소리쳤다.“그래도 난 그냥 물건을 빼앗으려 했을 뿐이지 당신 몸을 차지하려던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그쪽은 지금 저를 이렇게 몰아붙이고 있잖아요.”예천우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니까 저도 당신 걸 빼앗는 중이죠. 단지 난... 물건이 아니라 사람을 빼앗는 거죠.”그는 장난스럽게 더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었다.원소미는 그가 점점 다가오는 걸 보며 당황했고 심장이 미친 듯이

  • 용왕 귀환   제1233화

    예천우는 살짝 놀라며 상대를 바라보았다. 분명 처음 보는 얼굴이었는데도 자신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어깨를 으쓱하며 무심하게 말했다.“한 번도 싸워본 적이 없으니 저도 잘 모르겠는데요?”그러자 여인은 가볍게 미소 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하지만 전 알아요. 용문의 용왕, 영종의 작은 종주님... 아니면 그냥 예 도련님이라고 불러야 할까요?”예천우는 그 말을 듣고 곧바로 깨달았다.‘역시 내 예상이 맞았군. 저 여자는 화간종 사람이네. 그렇지 않고서야 내 정체를 이렇게 정확히 알 리가 없지.’그는 조금 더 신중하게 상대를 바라보며 말했다.“당신은 화간종의 선배쯤 되시는 분인가 보군요?”그러자 여인은 가볍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선배라니, 그렇게 나이 들어 보이나요? 난 원성희예요. 그냥 누나라고 불러요.”그녀가 웃는 순간 그녀의 매력은 더욱 배가되었고 미소 하나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그 모습을 본 원소미는 순간 멍해졌다.‘둘째 사부님, 왜 저러시는 거지? 그리고 저 남자는 대체 뭐야?’예천우는 잠시 망설였지만 상대가 그렇게 부르길 원한다면 굳이 거부할 필요도 없었“그럼... 성희 누나라고 부를게요.”“그래. 예 도련님, 마음에 드는 대답이네요.”원성희는 유쾌하게 웃었지만 예천우는 속으로 미묘한 불편함을 느꼈다.‘부디 날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저 여자가 아무리 젊어 보인다 해도 실제 나이는 꽤 될 텐데 말이야.’한편 원소미는 잔뜩 불만스러운 표정이었다.‘아니, 난 분명히 당하고 있었는데 둘째 사부님은 저 사람한테 추파나 던지고 있고... 이게 뭐야!’그녀의 불만스러운 표정을 본 원성희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그만 삐쳐. 네 실력으로는 예 도련님한테 한 수도 못 버텼을 거야. 솔직히 말하면 네가 방금까지 버틴 것도 도련님이 일부러 널 봐준 거지.”“그럴 리가 없어요! 아무리 종사라도 기껏해야 초급일 텐데 저는 저보다 강한 사람들과도 싸워 이길 수 있는 천재라고요.”원소미는 억울한 표정으로 소

  • 용왕 귀환   제1234화

    이건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대한 존재였다.솔직히 말해 원성희는 마음속으로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것이 요즘에 그녀들이 최근 미친 듯이 폐관 수련에 몰두한 이유이기도 했다.하지만 그녀가 이해할 수 없는 건 남궁은서는 이상하리만치 자신만만했다는 점이었다. 특히 그녀의 아들에 대해선 더욱 확고한 믿음을 보이고 있었다. 물론 예천우가 강하다는 건 인정하지만 정우찬 형제와 비교하면 여전히 엄청난 차이가 있을 것이다.그러나 이제 와서 고민해 봤자 별다른 해결책이 나오는 것도 아니었고 이젠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없었다. 최악의 경우 모든 걸 걸고 싸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시간은 그렇게 흘러갔다.황무산.황무산은 동성에서 300km 떨어진 외딴곳으로 거대한 산맥이 끝없이 펼쳐진 무인지대였다. 그리고 성종은 바로 이 깊숙한 산중에 자리 잡고 있었다.출입구는 단 두 곳뿐이었다.물론 다른 비밀 출입구가 있을 수도 있지만 일반인들이 이를 찾아내기란 불가능했다. 성종의 입구에는 강력한 대형 진법이 깔려 있어 내부를 모르는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한때 성종은 막강한 세력을 자랑했으나 과거 종주 남궁청휘가 전투에서 전사한 이후 수년 동안 쇠락의 길을 걸었다.현재 입구에는 절정종의 장로들이 직접 나와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약속된 시간이 가까워지자 마도의 5대 문파가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가장 먼저 도착한 건 귀왕종의 양박군이었다. 그러나 그가 데려온 사람은 단 두 명뿐이었다.이에 대해 절정종 측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니라 실권을 쥔 인물들이 직접 나타났다는 사실이었고 인원이 적을수록 자신들에게 더 유리했다.게다가 그 두 명도 결코 만만한 존재들이 아니었다.양박군과 함께 온 인물은 방금 막 종사 절정의 경지에 도달한 당만수였다.그다음 도착한 건 수라전이었다. 수라전에서는 총 네 명이 왔으며, 그중 한 명은 부전주 임우빈이었다. 또한 수라전의 4대 천왕 중 두 명도 동행했다.다만 이들은 화경 절정의

  • 용왕 귀환   제1235화

    “그야 당연하지. 한때 우리 넷이 손을 잡으면 이 세상에 우리를 막을 자가 없었지!”그 순간, 깡마르고 날카로운 인상을 가진 음산한 노인이 앞으로 나섰다. 그의 눈빛에는 차가운 기운이 서려 있었다.“독박쥐?”영종의 대사자는 그의 모습을 보자마자 얼굴이 굳어졌다.“그리고 나도 있지. 황천노조.”그와 함께 또 한 명의 인물이 모습을 드러냈고 대사자의 표정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그들은 과거 성종에서 4대 사자라 불리던 자들이었다.그들의 실력은 당시 종주 바로 아래에 있었고 웬만한 문파의 종주조차도 능가할 정도였다.그런데 이제 그중 세 명이 한자리에 모였고 그들의 기세는 예전보다 더 강해 보였고 한눈에 봐도 이들은 모두 종사 절정의 경지에 도달해 있었다. 이 정도면 사실상 절정종의 종주가 성종의 실질적인 주인이 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원현주와 원성희 자매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다.‘끝났어... 이제 완전히 끝났어!’비록 남궁은서, 대사자, 그리고 예천우까지 종사 절정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이쪽에는 최대 세 명뿐인데 상대는 이미 네 명이니 말이다.게다가 지금 예천우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였고 행여나 기적적으로 그들을 이긴다고 해도 아직 그 뒤에 절대적인 힘을 가진 정씨 형제가 남아 있었다.그에 반해 남궁은서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예천우가 육지신선의 경지에 도달했다는 것은 극비 사항이었고 그녀는 그 사실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고 심지어 선우서림조차 모르고 있었다.선우서림은 속으로 긴장을 감추지 못했다.‘만약 상황이 정말 안 좋다면... 내가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도련님에게 탈출할 기회를 만들어야 해.’그녀는 이를 악물며 결심했다.‘도련님만 살아남을 수 있다면 내 목숨쯤은 얼마든지 내놓을 수 있어.’수라전의 전주가 바로 도련님이라는 사실을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다.한편, 양박군은 여전히 태연한 표정이었다.‘뭐, 저 녀석들이 강한 건 맞지만... 내가 상대하면 확실히 이길 자신이 있지.’ 설령 그

  • 용왕 귀환   제1236화

    작은 종주님이라고 부를 수는 없었지만 아가씨라고 부르는 것은 허용된 듯했다.다른 두 사람도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간단히 예를 갖추는 선에서 끝냈다.“아가씨께 인사 올립니다.”그러나 남궁은서는 냉소를 지으며 차갑게 말했다.“흥, 너희 눈에는 아직도 내가 아가씨로 보이기는 하냐?”그 말에 몇몇 표정이 어두워졌고 특히 독박쥐는 음침한 기운을 뿜어내며 날카롭게 말했다.“남궁은서, 우리가 아가씨라고 불러준 건 옛 성종 종주님에 대한 예우야. 감히 기어오르려고 하지 마라.”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남궁은서는 크게 개의치 않는 듯 보였지만 예천우의 눈빛이 순간적으로 차가워졌다.끔찍할 정도로 날카로운 살기가 터져 나오려는 찰나 남궁은서는 즉시 눈빛을 보내 그를 제지했다.‘아직은 때가 아니야.’예천우는 어머니의 경고를 받아들이고 즉시 살기를 거두었다.그의 반응이 워낙 빨랐던 탓에 대부분의 사람은 이를 알아채지 못했다.다만, 가까운 거리에서 이를 느낀 임우빈만이 순간적으로 멍해졌다.‘방금 그건... 뭐였지? 조금 전까지는 아주 평온했는데...’임우빈은 자신도 모르게 예천우를 흘깃 바라보았고 그의 직감이 경고하고 있었다.‘... 이건 내가 알던 전주님의 기운이 아니야.’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절대적인 강자인 절정종의 정우찬과 정우환을 상대할 정도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그들은 심지어 청룡조차도 정면으로 막아낼 수 있는 괴물들이었다.그때 독박쥐도 역시 무언가를 감지하고는 찜찜한 듯 예천우를 흘끗 바라보았다.아까 그 순간 그는 설명할 수 없는 공포감을 느꼈다.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강자와 싸우며 생사를 넘나들었던 그조차 본능적으로 움츠러들 정도였다.그러나 다시 바라보니 가면을 쓴 수라전 전주는 그저 평범한 종사 후급의 무인일 뿐이었다.‘... 착각인가?’그는 예천우의 기운을 다시 한번 살펴보았지만 확실히 종사 후급이 맞았다.‘아무리 생각해도 저 녀석이 그렇게 무서울 리가 없지.’‘순간적인 착각이었겠군.’독박쥐는 고개를 끄덕이며 피식 웃었다.

  • 용왕 귀환   제1237화

    “하하. 죄송합니다. 여러분, 조금 바쁜 일이 있어서 늦었네요.”두 사람은 정성스럽게 차려입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특히 정우찬은 보랏빛 도포를 걸친 채 호랑이처럼 위엄을 떨치며 걸었다. 그의 몸에서 강력한 위압감이 느껴졌고 위풍당당했다.그의 차림은 예전에 남궁청휘가 입었던 복장을 떠올리게 했고 이 모습을 본 남궁은서의 표정이 굳어졌다.두 사람이 등장하자 양박군은 본능적으로 그들을 쳐다보았다. 그의 눈빛은 곧 전투를 준비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그 당시 정우찬이 귀왕종을 방문했을 때 남긴 흔적이 양박군에게 큰 충격을 주었었고 그때 양박군은 정우찬을 상대로 싸울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예천우가 성사리로 자신을 도와 내공을 증강하고 그 덕분에 그는 종사 절정에 이르러 지금은 그 누구보다 강해졌다.그의 힘은 이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력했기에 그는 강력한 상대를 만나기를 갈망했다.그에게 있어 몇몇 성사는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그의 시선이 정씨 형제를 끌었고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양박군을 쳐다봤다.두 사람은 양박군의 강한 기운을 느끼고 동시에 그가 종사 절정에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이 젊은이가 귀왕종에서 이런 강력한 존재로 떠오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비록 그가 귀왕종의 심법을 따르지 않았지만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이 젊은이를 끌어들이면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텐데.’하지만 정씨 형제는 양박군이 자신들을 적처럼 매섭게 노려보고 있다는 걸 느꼈다.하지만 양박군이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갖췄다고 해도 자신들에게는 적수가 되지 않는다는 확신이 들었다.정우찬, 정우환 형제가 등장하면서 오늘의 행사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정우찬은 사람들을 둘러보며 미소를 지었다.“비록 우리는 모두 성종의 5대 문파에 속하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여러분, 자기소개를 해 주세요.”간단한 인사와 자기소개 후 정우찬은 예천우를 쳐다보았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 수련이 끝난 후에도

  • 용왕 귀환   제1238화

    “그래서 오늘 여러분을 초대해서 이 성종 대회를 열게 된 이유입니다!”간단한 말로 전체 상황을 설명한 후 정우찬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리고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여러분을 초대한 이유는 여러분들에게 바로 저에게 항복하라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우리 중에서 실력 있는 인물을 뽑아 모두가 함께 나아갈 길을 안내하려는 겁니다. 즉, 아주 공정하게 모든 사람에게 기회가 주어집니다.”이 말을 들은 원현주는 고개를 저었다.‘공정한 경쟁이라고? 모든 사람에게 기회가 주어진다고? 우리한테 무슨 기회가 있단 말이야.’솔직히 말해서 정우찬은 스스로가 그 누구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며 누구도 그가 성종 종주 자리를 차지하는 걸 막을 수 없다는 확신이 있었다. 공정이라는 말은 사실 그저 그들이 전투의 먹잇감이 되어줄 것이라는 뜻에 불과했다.다른 이들도 마찬가지로 그런 생각을 했지만 정우찬의 실력이 워낙 강력해서 그들은 아무런 방법도 없었다.오늘 이 대회에 참석하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고 참석하면 간신히 생명에 끈을 붙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남궁은서가 미세하게 찡그린 얼굴로 물었다.“정 종주님, 아까 말씀하신 대로 모든 사람이 기회가 있다는 건데 그럼 성종 종주는 어떻게 선출되는 건가요?”“남궁 종주, 좋은 질문입니다.”정우찬은 목소리를 낮추며 답했다. “공정하고 정의롭게 모두가 마음을 다할 방법은 딱 하나 바로 공개 선거입니다.”“선거요?”“네, 각 문파에서 한 명씩 후보를 뽑고 모든 사람이 투표를 하게 됩니다.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사람이 첫 번째 후보로 정해지는 거죠.”“그러면 첫 번째로 후보가 되면 바로 종주 자리에 앉게 되는 건가요?”“그렇지 않습니다. 종주 자리에 앉기 위해서는 단지 많은 표를 얻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자리를 차지하려면 여러분의 전폭적인 지원과 협력이 필요하고 무엇보다도 압도적인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정우찬은 웃으며 말했다.“따라서 누구든지 선출되면 다른 4대 문파의 도전을 받아야 합니다

  • 용왕 귀환   제1239화

    이 말이 나오자 사람들은 잠시 얼어붙었다. 그들의 시선은 한 번에 모두 그에게 집중되었다.‘여 전주가 무슨 말을 하는 거지? 종주가 되려고 온 거라고?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 있다고?’임우빈은 완전히 당황해 버렸다. 그는 여 전주가 정우찬과 맞서겠다는 걸 듣자마자 마음속으로 애원했다.‘이젠 끝났어. 정말 끝장이야. 전주님, 제발 더 이상 말하지 마세요.’ 하지만 뜻밖에도 여 전주는 더 말도 안 되는 말을 이어갔다. 종주가 되러 왔다는 말은 정씨 형제를 포함한 모든 사람을 무시하는 발언이었다.임우빈과 함께 온 두 천왕도 몹시 당황했다.‘이런 사람이 우리 전주라고? 그냥 죽고 싶어서 온 거잖아?’많은 강자의 시선이 수라전 사람들에게 쏟아지며 그들은 엄청난 압박을 느꼈고 온몸이 떨릴 수밖에 없었다.오늘 이 자리에선 아마 죽을 운명이었다.화간종의 원현주와 다른 사람들도 잠시 얼어붙었다.‘남궁은서가 늘 입에 담던 천하의 자랑인 예천우는 어디 갔지?’그들은 자신들의 눈에 예천우가 등장하지 않음을 확인했을 때 오히려 더 놀랐다. 그 자리에 나타난 건 자기보다도 실력이 더 낮은 여 전주였다.그들은 수라전 전주의 실력을 감지했지만 그 사람은 결국 종사의 후급에 불과했다. 평범한 상황에서는 정말 놀라운 실력자가 될 수 있지만 여기에선 그저 아무것도 아닌 존재였다.‘이런 말을 하는 건 정말 죽으러 온 거 아닌가?’선우서림 역시 몰래 눈빛을 빛냈다.‘역시 도련님이야. 말하는 게 정말 멋지네.’정우찬은 잠시 얼어붙었다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여 전주, 방금 뭐라고 했어? 정말 종주가 되려 온 거라고? 장난치는 거 아니지?”“내가 장난처럼 보여?”이 말에 예천우는 담담하게 대답했다.임우빈은 더 이상 희망을 버렸다. 그는 전주의 옷자락을 여러 번 잡아끌었지만 전주는 전혀 개의치 않고 여전히 죽음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좋아. 그러면 넌 뭐로 종주가 되겠다는 거야? 그저 종사 후급의 실력으로?”정우찬은 비웃음을 감추지 않으며 말했고 이건

Latest chapter

  • 용왕 귀환   제1404화

    조신우는 여전히 뻔뻔한 얼굴로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만족스럽게 웃고 있었다. 특히 이신향이 당혹감과 분노가 뒤섞인 얼굴로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며 그는 더없는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봐라. 이게 바로 힘이란 거야.’그 순간 이선우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말도 안 돼. 내가 분명히 빌린 돈은 24억이었어요. 갑자기 50억이라니!”그는 눈이 충혈된 채로 씩씩거렸고 뭔가 이상하단 걸 뒤늦게 깨달았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조신우는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돈을 빌려놓고 이자가 없을 줄 알았어? 내가 대신 갚은 돈이 40억이 넘는데 이 정도 이자도 못 붙여? 솔직히 말해서 내가 딴 데다 굴렸으면 지금쯤 2배는 됐을 거다.”예천우는 조용히 한마디를 던졌다.“네가 운영하는 도박장이면 열 배도 가능하겠지.”“그래. 그게 뭐?”조신우는 오히려 당당하게 말했다.“우리 조씨 가문에서 굴리는 도박장이야. 돈 버는 건 시간 문제지.”“합법적이야?”예천우가 다시 묻자 순간 조신우의 얼굴에 미세한 경련이 일었고 그는 곧 다시 웃으며 코웃음을 쳤다.“합법 아니면 어쩔 건데? 우리 집이 장산현에선 곧 법이야. 누가 감히 우리를 건드리겠어?”그러고는 고개를 빳빳이 들며 예천우를 노려봤다.“좋아. 네 말들 들으니 시름 놓고 너희 가문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어.”“됐고. 아까 큰소리쳤지? 날 죽이겠다고? 해 봐. 당장 여기서 네가 할 수 있는 게 뭔데?”조신우의 말투엔 조롱이 가득했고 지금 그는 예천우를 단지 입만 산 놈으로 여기고 있었다.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은 다시 한번 고개를 저었다.‘예천우... 이젠 정말 끝났어.’그들은 신고 같은 건 아무 소용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집안은 다 뒷배가 탄탄하고 누구도 감히 섣불리 손대지 못했다.하지만 그때 예천우가 무심한 표정으로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그리고 이신향을 향해 물었다.“신향 씨, 장산군은 강흥시에 속하죠?”이신향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아요.”이 대화를 들은 조신우

  • 용왕 귀환   제1403화

    예천우의 말이 떨어지자 방 안은 순간 얼어붙었다.사람들은 모두가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고 이재동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 속으로 절망했다.‘얘 지금 미쳤나? 이 상황에서 조신우한테 그런 말을? 아무리 무모해도 그렇지... 저건 그냥 자살 선언이나 다름없잖아! 조신우가 어떤 신분인데 감히 저런 말을 하는 거아. 조씨 가문은 돈도 있고 권력도 엄청난데... 정말 건드릴 수 없을 존재인데... 휴... 나도 할 만큼 했으니 예천우도 날 탓하지 않겠지. 무식한 자식...’조신우는 한순간 멈칫하더니 이내 박장대소를 터뜨렸다.“하하! 야, 너 진짜 웃긴다... 나보고 죽을 준비를 해라고? 너 대체 뭔데 그런 말을 해? 무식하고 건방진 자식. 설마 그 이성진 회장한테 명함 한 장 받았다고 자기가 무슨 대단한 인맥 가진 줄 아는 거냐? 그 사람은 그냥 네 술 맛있어서 인사한 거다. 넌 그냥 술 한 병 준 들러리일 뿐이야. 네가 한 말 똑같게 돌려줄게. 지금 당장 여기서 꺼져. 아니면 줄은 준비나 하든지. 나 조신우가 한 말이야. 누구도 널 구할 수 없어!”물론이죠. 아래는 요청하신 다음 화의 자연스럽고 몰입감 있는 한국어 번역입니다:조금 전 무릎 꿇고 수모를 당했던 기억이 그 순간 싹 씻겨 내려가는 듯했다.‘그래. 봤지? 이성진조차 우리 삼촌 눈치 본 거야. 이제 모든 체면이 돌아왔네.’조신우의 머릿속은 자만과 승리감으로 가득 찼고 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예천우, 이번엔 진짜 끝장이구나...’하지만 정작 이신향의 얼굴은 의외로 차분했다.그녀는 여전히 시선을 예천우에게 두고 있었고 속내를 알 수 없는 미묘한 냉정함이 깃들어 있었다.‘조신우 따위가 어떻게 천우 씨를 이겨...’그 순간 예천우가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입을 열었다.“네가 그렇게 죽고 싶다니... 내가 도와줘야지.”“뭐?”조신우는 코웃음을 치며 맞받았다.“하하! 내가 지금 죽고 싶다고? 이건 또 무슨 개소리야. 야, 네가 나한테 뭘 할 수 있는데?”

  • 용왕 귀환   제1402화

    “그리고 너... 이신향, 네가 뭐 대단한 여자가되는 줄 알아? 내가 기회를 줬는데도 걷어찼으니... 이제부터는 나도 봐주는 거 없어.”조신우는 눈빛을 서늘하게 바꾸며 이어 말했다.“이선우, 이건 네 누나 탓이니까 괜히 날 원망하진 마. 선택은 둘 중 하나야. 40억을 준비하든가... 아니면 감방 갈 준비나 해.”이쯤 되자 그는 완전히 본색을 드러냈고 말 그대로 막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자기 분노 때문에 정작 예천우가 어떤 사람인지 왜 그런 여유 있는 태도를 보였는지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조신우의 말이 끝나자 방 안 분위기는 싸늘하게 가라앉았고 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 얼굴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졌다.특히 이재동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애원하듯 말했다.“조 도련님... 말씀이 좀 심하십니다. 이건 우리 잘못이 아니잖아요. 저희는 줄곧 도련님 편이었는데요.”“그래?”조신우는 입꼬리를 비틀며 차갑게 대꾸했다.“그럼 간단하지. 당장 저놈 끌어내. 저 예천우란 놈 지금 당장 꺼져주면 내가 조금은 봐주지.”그 말에 이재동은 주춤거리며 예천우를 바라봤지만 그보다 먼저 이신향이 목소리를 높였다.“아빠, 지금 무슨 말씀이세요? 그게 무슨 말이냐고요!”이재동은 딸의 질문에 아무 말도 못 하고 결국 고개를 돌려 예천우를 바라보며 힘없이 말했다.“천우야, 그만 돌아가. 난 널 사위로 생각한 적 없어. 우리 신향이한텐 조 도련님이 훨씬 더 어울리는 짝이야.”그 말에 조신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었다.“이제 좀 상황 파악되냐? 누가 진짜 실력 있는 사람인지... 누가 진짜 남자인지. 어디서 싸구려 가짜 술이나 들고 와선 뭔가 될 줄 알았나 본데... 그런다고 네가 찌질이란 사실이 달라질 것 같아?”그는 속으로 확신하고 있었다.‘저 술을 어디서 주워왔든 아니면 맛이 그럴듯해서 속은 거든... 저 새끼는 결국 그냥 찌질한 놈이야.’그는 원래 몇 천만 원짜리 술이라도 꺼내서 겁줄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조차 없다고 느끼고 있었다.하지만 그때

  • 용왕 귀환   제1401화

    예천우의 말이 끝나자 그제야 방 안 사람들 모두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기 시작했다.결국 술은 이성진 회장의 손에 들어갔지만 문제는 이 술은 조신우가 내놓은 것도 그가 사죄의 의미로 바친 것도 아니라는 점이었다.말하자면 조신우는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았고 단지 무릎만 꿇고 멋쩍은 사과 한마디 했을 뿐이었다.이 장면을 바라보던 조혁진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다.‘이 자식이... 감히 신우한테 이런 식으로 뒤통수를 치냐. 대체 무슨 심보일까.’그는 속으로 이를 갈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따지고 들 상황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조신우가 이번 사고만 무사히 넘기면 그땐 따로 시간을 내서 따끔하게 손을 봐줄 생각이었다.이성진은 잠시 고개를 갸웃하다가 상황을 파악하곤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재밌는 친구구먼. 이름이 뭐지?”예천우는 짧고 간결하게 대답했다.“예천우입니다.”“그래. 이름 기억해 두지. 오늘 자네 덕 좀 봤네.” 이성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실 이 술을 돈 주고 못 마시는 것도 아니지만 워낙 희귀한 술이다 보니 아무리 부자라도 마실 기회가 흔치 않았다.82년산 라피노 같은 와인은 평생 마셔도 마실 수 있는 술이겠지만 이런 국보급 백주는 한 병 마실 때마다 하나가 사라지는 셈이다.“회장님, 별말씀을요.”예천우는 여전히 담담한 어조였다.이성진은 더 말하지 않고 시선을 돌리다 테이블 위에 놓인 마오타이를 보고는 다시 한번 눈썹을 치켜세웠다.“오성 마오타이 58년산이라니... 자네 보통 친구는 아닌데?”“지인이 준 겁니다.”예천우가 가볍게 대답했다.“지인도 대단한 사람이구먼. 자네란 사람... 점점 더 궁금해지는군.”이성진은 감탄한 듯 웃으며 지갑에서 명함 하나를 꺼냈다.“이건 내 명함이네. 기회 되면 같이 한잔하지.”조혁진은 속으로 진저리를 쳤다.‘세상에... 술 한 병 때문에 회장님이 저 녀석한테 이렇게 친절하게 대하시다니. 대체 저놈 주변에 어떤 인맥이 있는 거야?’그는 그 순간 조신우보고 예천우를 조심하라

  • 용왕 귀환   제1400화

    “됐어. 난 사과받을 자격 없어.”이성진 회장이 싸늘하게 말하자 조신우는 완전히 얼어붙었다.그는 그저 백주 협회 회장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도 몰랐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막말을 퍼부은 그 사람이 그렇게까지 대단한 인물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게다가 자기 삼촌인 조혁진조차 식은땀을 흘리며 머리를 조아릴 정도였다.하지만 조신우가 몰랐던 건 애초에 조혁진이 이번 술자리의 자리에 함께하게 된 것도 운이 좋았을 뿐 그조차도 이 자리에 참여할 자격이 애매한 사람이었다.왜냐하면 오늘 자리는 강흥시의 유명 인사인 도 대표님이 이 지역 투자 건으로 방문하면서 직접 시장이 배석해 마련한 자리였기 때문이다.“뭘 멍하니 서 있어. 당장 무릎 꿇어!”조혁진의 얼굴은 이미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고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조신우를 꾸짖었다.조신우는 더는 버틸 수 없었다.그 누구보다 조혁진에게는 함부로 할 수 없다는 걸 잘 알았고 그의 얼굴만 봐도 지금 자신이 얼마나 큰일을 벌였는지 직감할 수 있었다.하지만... 사람들 앞에서 특히 이신향 앞에서 무릎을 꿇는 건 자존심이 도저히 허락하지 않았다.조혁진은 이미 분노의 극에 달해 주먹이라도 날릴 기세였다.그제야 조신우는 이를 악물고 한 걸음 앞으로 나서더니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회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눈이 어두워 뵙지를 못했습니다. 제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그에 맞춰 조혁진도 고개를 깊이 숙이며 말했다.“이 회장님, 신우가 정말 큰 실례를 범했습니다. 제가 따로 시간을 내서 제대로 사과드리겠습니다. 조만간 반드시 직접 찾아뵙겠습니다.”“됐어.”이성진은 냉정하게 잘라 말했다.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사과하러 온다는 건 결국 선물이나 뇌물 같은 걸 들고 오겠다는 뜻이었다.하지만 그는 그런 건 관심도 없었다.“오늘처럼 기분 상하게 하는 일도 드물었지만 그래도 이 술을 만난 덕분에 기분이 조금 풀렸어. 그 공으로 이번만은 눈 감고 넘어갈게.”그러고는 술병을 가볍게 들어 보이며 물었다.“이 술은 네 것이야

  • 용왕 귀환   제1399화

    “실례합니다. 혹시 이 술이... 여러분 겁니까?”이성진 회장은 룸에 들어서자마자 묻지 않고는 못 참겠다는 듯 바로 입을 열었다.그는 아직도 이해할 수 없었다.‘어떻게 이런 고급술을 들고 와서는 가짜라고 단정 짓고 그냥 버리려 한단 말인가.’방금 밖에서 스쳐 지나가던 종업원이 술을 들고 가는 모습을 보고 이상한 향이 나서 따라가 봤더니 그게 바로 그 술이었다.이 말을 들은 모두가 순간 멈칫했다.하지만 가장 놀란 사람은 다름 아닌 이제동이었다. 그는 막 돌아와 후회로 가득 찬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그 술병을 든 노인을 보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졌다.‘저, 저 술이... 다시 돌아왔다고?’그는 거의 튀어나올 듯한 목소리로 다급하게 말했다.“네. 저희 겁니다. 그 술은 저희 거 맞아요.”이성진 회장은 단호한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정말 어처구니가 없군요. 이게 진짜 명품 술인데... 어떻게 가짜라고 생각해서 버릴 수가 있습니까? 이건 그냥 낭비도 아니고 범죄 수준이에요!”이제동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 말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고 사실 그도 진짜인지 확신은 없었다. 하지만 저 노인의 말투를 보니 정말 진짜였던 모양이다.그런데 갑자기 조신우가 비죽 웃으며 끼어들었다.“이보세요, 노인네. 연기 참 잘하시네요? 도대체 예천우가 얼마를 쥐여줬길래 이렇게 연극까지 해주는 거죠?”“뭐라고?”이성진 회장의 눈이 번쩍 빛났고 그는 당장이라도 테이블을 뒤엎을 기세였다.“연기 말이에요. 아주 실감 나는데요?”조신우는 비웃으며 예천우 쪽을 힐끔 쳐다봤다.“예천우, 솔직히 말해 봐. 이거 뭐 하자는 거야? 가짜 술 하나로 사람들 속이고 저 노인네까지 고용한 거야?”그 말에 이성진은 완전히 폭발 직전이었다.“헛소리 작작 하게나. 젊은이, 내가 지금까지 했던 말은 하나도 거짓 없고 모두 사실이야. 못 믿겠으면 백주 협회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봐. 내 사진이랑 이력 다 나와 있을 거야.”그 말이 끝나자 조신우는 또 웃음을 터뜨렸다.

  • 용왕 귀환   제1398화

    그때였다.화장실에 간다던 이제동이 다시 돌아왔다.하지만 얼굴엔 미묘한 실망감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사실 그는 화장실에 간 게 아니었다.밖으로 나가 방금 나간 여종업원을 찾아다녔지만 아쉽게도 이미 늦은 뒤였다.그 술을 돌려받지 못한 것이다.‘하... 아까 그냥 진짜라고 말할걸. 괜히 허세 부리다 술까지 날려버렸네...’그는 깊은 후회를 씹어 삼키며 방 안으로 들어섰는데 탁자 위에 놓인 또 다른 술병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이건 뭐야?”“예천우가 또 꺼낸 거죠. 근데 딱 봐도 평범한 마오타이잖아요. 병에 페이톈 마크도 없고 제대로 된 것도 아니네요.” 조신우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고 예천우는 그런 그를 힐끗 보며 마치 바보 보듯 조용히 되받아쳤다.“페이톈 마크가 없으면 무조건 싸구려야?”“당연하지!” 조신우는 자신만만하게 외쳤고 예천우는 피식 웃으며 다시 물었다. “그럼 페이톈이 나오기 전 마오타이가 뭔지 알아?”조신우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는 원래 백주보단 와인을 선호했기에 이런 배경지식엔 무지했다.그때였다.이제동이 눈을 번쩍이며 말했다. “설마... 1958년산 오성 마오타이?”그 한마디에 방 안 분위기가 다시 술렁였다.조신우는 다시금 멈칫했고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아요. 맨날 입에 페이톈만 달고 다니더니... 오성 마오타이는 들어본 적도 없나 보네요? 조씨 가문의 자제라는 분이 참...”“흥. 누가 알아. 그것도 가짜일 수 있잖아?” 조신우는 씩씩대며 말했다.“아저씨, 이번에도 한 번 맛 좀 봐주시겠어요?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별 좀 해주시죠.”예천우도 미소를 띠며 맞받아쳤다.“맞아요. 진짜인지 확인해야죠. 가짜라면 또 쓰레기통 직행이니까요.”그 말에 이제동은 손끝이 살짝 떨렸다.그는 천천히 술병을 들어 포장과 마개를 살펴봤다.예전에 단 한 번 직접 본 적 있었고 아주 조금만 맛본 기억이 뇌리에 남아 있었다.‘설마... 정말 그 술이?’조심스레 병을 열고 한 잔을 따랐다.잔을

  • 용왕 귀환   제1397화

    이제동은 처음엔 이 술이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둘러댈지 고민했지만 예천우가 정확히 이 술의 가치를 알고 있다는 걸 깨닫자 결국 포기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예전에 용도에서 열린 경매에서 이 술 한 병이 무려 2억 넘게 낙찰됐어.”“뭐라고요? 2억이요?”방 안이 술렁였다.조신우는 그 말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말도 안 돼. 저런 평범한 놈이 어떻게 그런 술을 가질 수 있단 말이야?’ 그는 곧바로 외쳤다. “말도 안 돼요. 이거... 이거 분명 가짜예요. 가짜 술이 틀림없다고요!”그 말에 한지연과 이신향도 순간 흔들렸다.‘그러고 보니... 혹시 진짜 가짜 술이면 어쩌지?’예천우는 고개를 살짝 저으며 조용히 말했다.“진짜인지 가짜인지야... 아저씨가 한 모금 드셔보시면 아실 겁니다.”“그... 그래. 마셔볼게.”이제동은 참을 수 없다는 듯 술잔을 들어 한 잔을 따랐다.입에 가져간 뒤 천천히 음미하자 그 향과 맛이 그대로 온몸에 퍼졌고 마치 영혼 깊은 곳까지 따뜻하게 감싸주는 듯한 느낌이 전해졌다.‘이야... 이건... 진짜야.’말하지 않아도 그의 표정은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특히 한지연은 남편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었다.그가 백주에 얼마나 진심인지 그 눈빛 하나로도 이미 확신할 수 있었다.‘진짜... 진짜인 건가?’하지만 조신우는 그 광경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게 뭐야... 왜 저런 놈이 이런 술을 가지고 있냐고... 왜!’ 그는 억지로 말꼬리를 물었다. “아저씨... 어떠세요? 정말... 정말 이게 진짜 같나요?”그 말엔 은근한 압박이 실려 있었다. 지금 진짜라고 대답하면 조신우의 체면은 그대로 바닥에 떨어지게 될 것이다.그걸 눈치챈 이제동은 살짝 당황한 기색을 보이다가, 곧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어. 맛은 괜찮은데 아주 뛰어나다기보다는 평범한 것 같네. 글쎄... 진짜는 아닌 거 같기도 하고...”그 말에 방 안 분위기가 살짝 멈칫했다.‘진짜...

  • 용왕 귀환   제1396화

    “천우야, 아까 술 가지고 왔다며? 얼른 꺼내 봐. 네 아저씨가 술 하나는 진짜 좋아하셔.” 한지연이 살갑게 말했다.이제동은 뭔가 말하려다 말았지만 아내가 눈을 부릅뜨며 째려보자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조신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여유롭게 앉아 있었다.그는 이제동도 자기 편이고 이 집 분위기도 다 자기 쪽이라 생각하니 완전히 이긴 기분이었다.‘좋아. 어디 보자. 저 자식이 들고 왔다는 술이 대체 얼마나 형편없는 건지 직접 보자고.’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용히 가방에서 술 한 병을 꺼냈다.병에는 분주라고 적혀 있었고 얼핏 봐도 평범한 술은 아닌 듯한 깊이 있는 외관이었다.물론 마오타이 같은 유명 술은 아니었지만 병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이 묘하게 남달랐다.그 모습을 본 이제동은 순간 멈칫했다.평소 백주를 즐겨 마시는 그는 술꾼끼리 떠도는 이야기와 시장 정보를 꽤 알고 있었다.‘이거... 설마... 50년산 한정판 분주야?’그 이름만 들어도 술 애호가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불리는 고급 백주였다.십몇 년 전 용도에서 열린 한 경매에서 단 한 병에 4억 원 넘게 낙찰됐던 그 술이었다.지금 시세로 치면 훨씬 더 높을지도 몰랐다.‘설마 진짜 그런 술일 리가... 아니겠지?’조신우는 병 라벨을 힐끔 보더니 툭 비웃으며 말했다.“봐. 내가 뭐랬어. 역시 마오타이도 아니잖아. 고작 집에서 들고 온 싸구려 술이겠지.”그러다 이제동이 술병을 유심히 바라보며 표정이 묘하게 변하자 슬쩍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그리 화내지 마세요. 어차피 그냥 술 아닙니까. 다음에 제가 제대로 된 마오타이 한 병 챙겨드릴게요. 진짜 좋은 걸로요.”조신우는 그 말에 은근히 힘을 실었다.지금 마오타이는 프리미엄이 붙어서 웬만하면 60만 원은 훌쩍 넘는 고급술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바로 그때 이신향이 뭔가 말을 꺼내려던 찰나 이제동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의 눈은 술병에서 떨어지지 않았고 목소리엔 믿기지 않는 떨림이 담겨 있었다. “이, 이게 설마... 50년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