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는 항상 나를 죽을 듯이 미워했다.“최서연, 넌 정말 아무 감정도 없는 나쁜 사람이야!”“하나가 널 그렇게 예뻐했는데, 너는 하나를 문밖에서 들어오지도 못하게 하고, 너 대신해서 칼도 맞게 했잖아!”“넌 무슨 얼굴로 사는 거야?”5년 전, 오빠의 예비 아내가 나 때문에 죽었다.5년 후, 나는 온몸이 탄 채로 시체가 되어 오빠의 해부대 위에 조용히 누워 있었다.오빠가 드디어 소원을 이루었다.그러나 죽은 사람이 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오빠는 미쳐버렸다.해부대 위에 놓인 내 시체는 까맣게 타서 잘 알아볼 수 없었다.“죄송합니다, 선생님. 어쩌다가 일찍 퇴근하시게 돼서 서연이랑 밥...!”주 팀장은 미안한 듯 말했다.“마지막으로 걔 이름 듣는 거이길 바랄게요.”오빠는 팀장을 차가운 눈으로 뚫어지게 바라보며 미움을 토로했다.나는 안 좋은 표정으로 공중에 떠 있었다.하나 언니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한 후부터 나는 오빠 눈에 한없이 차가운 짐승이 돼버렸다.오빠는 내 설명을 들으려 하지 않았고 다시는 날 보지 않으려고 했다.나와 오빠, 동생 관계를 끊어버린 뒤, 오빠는 집에서 나가서 새로운 동생을 보살피기 시작했다.하나 언니의 동생 말이다.그 동생이 나보다 더 오빠 동생 같았다.그 동생은 실력이 출중한 의학을 배우는 학생이었고 책을 읽는 것,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해 오빠랑 항상 대화할 주제가 있었다. 나와는 달랐다.23살의 나이에 이미 10년 동안 채소를 팔았고 오빠가 하는 많은 말을 나는 알아들을 수 없었다. 나는 그저 오빠 돈 부족하지 않냐고, 하나 언니에게 사줄 선물은 골랐는지 등등만 물어봤었다.오빠는 그저 가볍게 시체를 다쳤는데, 왼쪽 팔이 통째로 분리됐다.주 팀장이 깜짝 놀랐다.“이거...!”“불에 타기 전에 팔이 이미 절단이 된 상황이어서 피부로만 이어져 있었기에 쉽게 떨어진 겁니다. 이렇게 많이 타면 DNA를 채취할 수 없어 신분을 알아낼 수 없습니다. 인체학에 대해 잘 아는 살인범이네요.”역시 형사팀에
“이가 부분적으로 파손이 된 걸 보니 이빨이 좋은 분은 아니네요.”오빠는 몸을 돌려 냉정한 모습을 회복하고 주 팀장을 바라보았다.“실종 신고가 안 들어왔으면 치과의 진료 기록으로부터 시작해서 조사하면 신분을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나는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났다.그러나 주 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주 팀장은 발로 문을 차면서 말했다.“당장 집합해, 살인범 못 찾으면 집 갈 생각하지 마!”죽은 사람을 존중하는 것이 습관이 돼 오빠는 조심스럽게 머리를 제자리에 놓았다. 그리고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편히 가시게 도와드릴게요.”나는 가슴이 갑자기 아팠다.‘오빠, 이 시체가 나라는 걸 알면 이렇게 할 거야?’핸드폰이 울려서 오빠는 ‘수산시장 형님’에게서 온 전화인 것을 보고 눈썹을 찌푸렸지만 그래도 받았다.“아, 의사 선생님이신가요? 귀찮게 해서 죄송합니다만 요즘 서연이랑 만나신 적 있으세요? 서연이가 일주일이 넘게 안 나오고 전화도 안 받고, 집 문을 두드려 봐도 열어주지 않아서, 혹시 그쪽에 있나요?”그 오빠는 내가 채소를 파는 자리 옆에 있던 오빠였다.나랑 2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집에서 하는 수산물 장사가 규모가 아주 컸지만, 항상 겸손하고 열정적인 사람이라서 힘든 사람이 있으면 도왔다.하나 언니가 돌아가기 전에 내가 오빠를 데리고 자주 물고기를 사러 갔었다.내 눈에 눈물이 고였다.하나 언니와 오빠가 내가 만들어준 물고기를 제일 좋아했었다.그러나 그날 이후 오빠는 내가 한 물고기를 다시는 먹지 않았다.“그런 애는 나랑 같이 살 자격이 없어요.”내 이름을 들으면 오빠는 진심으로 미워했고 내 이름이 들려온 핸드폰도 버리고 싶어했다. 그러고 나서 오빠는 반복적으로 손을 소독했다.그러나 전화를 친 수산시장 오빠는 깜짝 놀라 한숨을 쉬었다.“선생님, 제가 끼어들 일은 아니지만 서연이가 그렇게 악한 얘가 아니잖아요. 형사님들도 확정 지었다시피 그때 상황적으로 서연이가 악의를 갖고 못 구한 게 아니잖
나는 그때 왜 하나 언니가 나를 화장실에 들여보내고 문을 닫아버렸는지 몰랐다. 아무리 열어봐도 문은 열리지 않았고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핸드폰이 밖에 떨어졌다.하나 언니의 비명이 지금까지도 내 귓가에 들려오는 것 같았다.내가 마지막에 울면서 살려달라고 너무 소리를 질러 목에서 피가 났고 너무 소리를 질러 탈진해서 기절해 버렸다.정신을 차렸을 때, 형사가 화장실 문이 안에서 잠근 거라고 해서 그 말을 들은 오빠가 내 목을 졸려 죽일 뻔했다.지금 나는 확실히 불에 타 있었다. 비록 이미 재가 되어버렸지만.‘누워 있는 게 나라는 걸 알면 오빠가 조금 더 기뻐하겠지?’그러나 지금은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주 팀장이 한숨을 쉬었다.“죄송합니다. 제가 말이 너무 많았네요. 요즘 바쁘실 텐데 얼른 집에 가서 쉬세요.”그러나 오빠는 주 팀장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려고 했다.그러나 이때 핸드폰이 다시 울리기 시작했고 모르는 번호였다.오빠는 모르는 번호로 온 전화는 항상 받지 않았기에 이번에도 끊어버렸지만, 상대방이 계속 전화를 걸었다.계속 걸다가 결국 메시지를 보내왔다.[안녕하세요. 저는 은행 직원입니다. 최서연 님께서 하신 집 대출이 기한이 만료돼서 여러 번 연락을 해보고 집으로 찾아가 봤지만, 만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최서연 님의 오빠이셔서 이렇게 연락을 드립니다. 계속 대출을 갚지 않으시면 신용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대신 전달해 주시기를 바랍니다.]오빠는 이 문자를 보고 얼굴이 심하게 구겨졌다.그래서 오빠는 화를 내며 그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잘 들어요. 이 사람은 나랑 전혀 상관이 없는 얘예요! 얘가 돈을 어떻게 쓰던 저랑은 관계가 전혀 없으니까 날 더 이상 찾지 마세요! 다시 이렇게 전화 오면 고소할 겁니다!”그러나 주 팀장이 사무실에 들어오려다가 다시 나가면서 찌푸린 눈썹을 어루만졌다.“서연이가 무슨 돈을 빚진 겁니까?”“저랑은 상관없는 일이에요.”오빠가 차가운 눈으로 주 팀장을
영상 통화였다.그러나 프사가 아까 보여준 여자의 사진이랑 똑같았다.오빠는 깜짝 놀라, 손이 너무 떨려 버튼을 제대로 누르지 못해 주 대장이 도와줬다.“오빠!”상대 쪽에서 여자가 급하게 말했다.“걱정시켜서 미안해요. 저랑 친구가 쇼핑몰에서 돌다가 핸드폰을 도둑 맞혔어요. 경찰 아저씨가 도와줘서 찾았어요. 조금 있다가 집 갈게요!”갑자기 온 기쁨에 남자는 기절해 버렸다.옆에 있던 경찰이 펜과 노트를 버리고 급히 인중을 눌렀다.여자애는 너무 놀라 표정이 변했다.“오빠! 왜 그래요! 오빠, 어디 있어요?”“죄송합니다. 어떻게 된 일이냐면.”주 대장이 핸드폰을 들고 간략하게 설명했다.“아, 그렇군요. 형사님들 수고 많으시네요.”여자애는 미안한 듯 인사를 했고 남자도 곧 깨어났다. 그리고 급히 집으로 달려갔다.“아이고, 깜짝 놀랐네.”남자가 가는 뒷모습을 보고 주 대장의 마음은 복잡했다.형사로서 주 팀장은 사건이 마무리됐으면 좋겠지만, 사망자 가족이 저렇게 땅을 치며 우는 것을 보기는 싫었다.내 마음도 좋지 않았다.부모님이 일찍 세상을 떠, 나는 3살 때부터 오빠와 의지하며 살았다. 오빠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신경 쓰는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날 죽을 듯이 미워하고, 날 믿으려 하지 않았다.“선생님!”오빠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나려고 하자, 주 팀장이 오빠를 불러세웠다.한참을 머뭇거리더니 힘겹게 입을 열었다.“집에 가셔서 서연이 좀 찾아보세요. 일주일이나 연락이 안 된다는데. 아무리 그래도 선생님이 서연이 법률상 유일한 가족인데요. 서연이 받은 대출도 계속 안 갚으면 결국 선생님 일에 영향을 주게 될 겁니다.”맞다. 주 팀장이 이번에는 태도를 바꿔서 얘기해 주었다. 그러나 오빠는 바보가 아니다.오빠는 독기 어린 눈으로 주 팀장을 바라봤다.“경고하는데, 이렇게 방법을 바꿔가며 저보고 걔를 좀 찾아보라고 하지 마세요! 제 일에 영향을 주든 말든 전 상관없어요. 국장님 보고 저 자르라고 하면 되죠!”주 팀장은 이미 이상해진
“이거 놔요!”“이런 걸로 제 주의력을 끌려고 하는 연기겠죠. 형사라는 사람이 이런 것도 믿어요?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 무슨 일이 났다고 해도 그건 걔 탓이겠죠!”오빠는 계속 반항했지만, 주 팀장은 몸이 좋아서 힘이 대단했다. 오빠는 주 팀장의 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부탁할게요. 수사한다고 생각하고 좀 가줘요. 서연 핸드폰으로 전화가 온 거라 팀에 오래 있어서 아시겠지만, 법률적으로 꼭 협조해 주셔야 해요!”나는 뒤에서 따라갔지만, 가슴이 더 아팠다.‘그거 나 아니야, 오빠.’감금을 당했을 때, 핸드폰이 뺏기고 박살이 났기도 했고 나는 이미 죽었으니, 전화를 쳤을 리가 없었다.두 사람이 사무실에 들어갔을 때, 그 울음소리가 더 크게 났다.목소리는 떨리고 있었고 소리가 조금 이상했다.옆에 있던 형사가 목을 움츠리며 말했다.“왜 들을수록 마음이 이상하죠?”“서연아, 무슨 일이야? 말을 해!”주 팀장이 소리쳤다. 그러나 그쪽에서 내 대답이 들려오지 않고 여전히 울음소리만 났다.주 팀장이 오빠를 잡고 말했다.“잠시만, 지금 사람 시켜 핸드폰 위치 추적하고 있어요.”“그만 해요!”오빠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주먹으로 주 팀장의 얼굴을 때렸다.“정말 걱정이 된다면, 가서 찾던가. 나랑은 상관이 없는 일이라니까? 그러니까 날 찾지 마! 탄 시신 해부해서 사건 해결하고 싶으면 더더욱!”오빠는 화가 나 소리쳤다. 그러나 주 팀장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얼굴을 감싸고 형용할 수 없는 눈빛으로 오빠를 바라봤다.이때 핸드폰에서 들려오던 소리가 멈췄고 누군가 소리쳤다.“위치 찾았어요! 저기요!”다른 것을 신경 쓸 새도 없이 주 팀장은 급히 컴퓨터 화면을 봤다.“저...!”형사가 화면 속 빨간 점을 가리키며 말했다.“아래층에 있는데요?”주 팀장의 표정이 어두워지면서 말했다.“내가 가볼게.”오빠가 차갑게 웃으며 따라갔다.지금, 이 순간 오빠는 인내심을 가지고 내가 얼마나 악독한 사람인가를 보여주길 기다리는 것 같았다.‘
주 팀장은 핸드폰과 기기를 들고 오빠에게 보여주었다.그러나 오빠는 그것을 바닥에 팽개쳐 버렸다.“넌 사람 말을 알아 못 들어? 내가 말했잖아, 걔 일은 나랑 상관없는 일이라고! 나는 내 동생이랑 영화를 보러 가야 하니까 이렇게 또 가로막으면...!”“최수혁!”주 팀장은 차에서 내려 오빠의 이름을 불렀다.“하연의 죽음이 널 고통스럽게 하는 거 알아. 근데 서연이 지금 위험할 수도 있다고! 안전한지 확인하는 게 우리 형사가 해야 할 책임인 거 몰라? 이건 전자랑 완전히 다른 일이라고!”주 팀장은 화가 나 눈이 빨개졌고 주먹을 꽉 쥐고 말했다.“네 꼴을 봐, 너 지금 어디 냉정한 법의관의 모습이 있는지!”오빠는 차갑게 웃기 시작했다.“그럼, 넌 누가 냉정해 보이면 누구보고 사건 해결해 달라고 해. 난 안 해.”오빠는 의사 카드를 꺼내 주 팀장의 발에 던져 버렸다.“너!”주 팀장은 화가 나 손가락으로 멀어져 가는 오빠의 뒷모습을 가리켰다. 주 팀장의 눈에는 실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그러나 주 팀장은 이제는 무슨 말을 해도 오빠의 생각을 변화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미안해요, 주 팀장님, 다 제 탓이에요. 팀장님을 힘들게 했네요.”나는 미안함에 어쩔 줄 몰랐다. 그러나 주 팀장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오빠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하윤에게 전화를 걸었다.“우리 고양이, 기다리느라 힘들지? 오빠 곧 도착해.”나는 마음이 너무 아파 눈물이 날 것 같았다.전에 오빠가 날 ‘동생’이라고 불러봤지, 이렇게 다정하게 불러본 적이 없었다.“오빠!”이때, 옆에서 꽃무늬 치마를 입은 여자애가 뛰어나왔다.“뛰지 마, 넘어진다?”오빠는 하윤에게 손을 흔들며 달려갔다.“영화관에서 기다리라고 했잖아, 왜 여기까지 달려왔어? 밤길 어두워서 위험한데!”하윤은 애교를 부렸다.“오빠, 데리러 왔죠!”“내가 보기에는 네가 딸기 케이크 빨리 먹고 싶어서 그러는 거 같은데?”오빠는 꿀 떨어지는 눈으로 하윤을 보며 웃었고 하윤도 웃으
“짜잔! 오빠, 이거 봐요!”하윤이 주방으로 달려가 그릇을 들고 나왔다.오빠는 그게 무엇인지 알고 있었지만, 웃으며 물어봤다.“뭐야? 향이 좋은데?”“오빠 주려고 만든 삼계탕이에요.”하윤이 덮개를 열면서 걱정스럽게 말했다.“오빠가 요즘 계속 야근해서 힘들까 봐 몸보신하라고 만들었어요.”“하윤아, 미안해. 오빠가 요즘 바빠서 너랑 잘 못 놀아줬지?”오빠는 하윤이 만든 삼계탕을 받아 들고 감동을 한 것 같았다.그러나 하윤은 턱을 괴고 말했다.“괜찮아요, 오빠. 얼른 드세요.”오빠는 고개를 끄덕였다.이때, 초인종이 울렸고 하윤이 미간을 찌푸렸다.오빠는 그릇을 놓고 말했다.“쇼핑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앉아서 좀 쉬어. 내가 가서 문 열게.”“선생님, 귀찮게 죄송합니다만, 서연을 종일 찾았는데, 못 찾아서 혹시 어디 자주 가던데 있을까요?”문밖에 서 있던 사람은 손에 물고기 두 마리를 들고 웃으며 인사했다.수산시장 오빠였다.차단을 당한 후, 여기로 찾아온 것이다.“미친 거 아니야?”오빠는 정색하며 문을 닫아버렸다.그러나 수산시장 오빠는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계속 문을 두드렸다.“제발 부탁하게요, 선생님. 저 사실 서연이 좋아해요. 오랜 시간 고민하고 고백하려고 마음먹었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연락이 안 돼서 너무 걱정된다고요!”이 말을 들은 나는 깜짝 놀라 숨이 턱 막혔다.오랜 시간 사라져서 가장 걱정한 사람은 피가 섞이지 않은 사람이었다.“이런 일 있으면 경찰서 가서 신고하세요. 걔 좋아하든 말든 나랑 상관없으니까.”오빠는 문을 열지 않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안 가면 신고할 겁니다.”“근데 선생님도 형사 아니십니까?”수산시장 오빠는 풀이 죽어 물고기를 들고 점점 멀어졌다.나는 쫓아가서 이렇게 문화도 없고 가족도 없는 날 좋아하지 말라고, 더 좋은 여자 만나라고 얘기해 주고 싶었지만, 나는 그 자리에만 떠 있었다.‘미안해요, 신경 쓰게 해서.’“서연한테 무슨 일이 생겼어요?”하윤이 걱정 어린 눈길로 물었다.
택배 아저씨는 작은 상자를 오빠에게 건네주었다.“여기 택배요.”“하윤아, 이거 네가 시킨 거야?”오빠는 사인을 하고 택배를 들고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그러나 하윤은 의아하다는 듯한 눈빛을 잠시 보이더니 곧바로 달콤하게 웃었다.“아니요? 요즘에 장학금 받은 걸로 오빠 선물 사려고 했는데, 아직 못 골랐어요.”“얼마 안 탄 거 갖고 그냥 모았다가 결혼할 때 써. 오빠한테 쓰지 말고.”오빠는 그제야 택배를 보낸 사람의 이름을 확인했다.나였다.그러자 오빠의 얼굴색이 변하더니 문을 열고 택배를 밖으로 던져버렸다.나는 옆에 떠서 그 모습을 보고 가슴이 바늘로 찌르는 것 같았다.‘죽은 게 오히려 나을지도...?’오빠는 다시 탁자 쪽으로 갔고 하윤은 궁금한 듯 물었다.“왜 버려요, 오빠?”“저런 쓰레기 택배는 다 사람 속이는 거야.”오빠의 표정이 순식간에 다시 부드러워졌다.“이 얘긴 그만하자. 너 두 날 뒤에 시험 있지? 준비는 잘했어?”하윤은 부자연스럽게 웃었다.“괜찮게 준비했어요.”‘당연히 잘했겠지. 날 죽이려고 학교에 미리 1개월 휴가를 신청했는데!’“우리 하윤이는 항상 잘해 왔으니까, 이번에도 문제없을 거야.”오빠는 국을 마시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졸업하고 어디 가서 일할지는 생각해 봤어?”기대하는 눈빛에 하윤은 머쓱하게 웃었다.“저는...!”“괜찮아, 졸업하고 다시 생각하면 되지.”오빠는 하윤에게 아무런 조건 없는 사랑을 해 주면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그러나 하윤이 갑자기 오빠의 손목을 잡더니 손을 자기 얼굴에 가져다 댔다. 그녀는 고개를 들고 마음먹은 듯 말했다.“저는 오빠랑 같이 있고 싶어요.”오빠는 조금 놀란 듯싶었다. 그러나 곧이어 흐뭇하게 웃었다.“오빠랑 같은 직업이어도 좋지. 살아있는 사람에게는 진실을, 죽은 사람에게는 정의를. 하윤아, 이런 생각을 하고 있어서 오빠는 너무 기쁜데?”이런 말들은 한없이 내 가슴을 찔렀다.‘오빠, 오빠는 쟤가 말한 같이 있겠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를 거야
“그래도 이빨이 안 좋은 건 보아내서! 왜 그런지 알아?”주 팀장은 말하며 보고서들을 오빠의 몸에 집어 던졌다.“계속 너무 피곤해서 어린 나이에 면역력에 문제가 생겨 백혈병에 걸렸다고!”오빠가 울면서 고개를 확 들었다.“뭐라고?”“근데 치료할 생각이 없었어. 네가 안 믿어주고 차갑게 군 게 서연한테는 병보다 더 걔를 힘들게 했으니까.”주 팀장은 오빠를 바라보며 택배 상자를 오빠한테 던졌다.“안에 뭐가 들었는지 알아? 네 이름으로 된 부동산이랑 서연이 모은 모든 재산이야! 치료를 포기했어도 서연이는 너 같은 쓰레기 오빠를 생각하고 있었어! 근데 이것마저도 네가 가져다 버렸지! 넌 서연이 오빠가 될 자격이 없어!”주 팀장이 소리를 치자, 오빠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기절해 버렸다.오빠는 2개월 동안 정신이 돌아오지 않았고 깨어난 날에 하윤이 마침 사형을 집행 받은 날이었다.사건이 해결이 된 뒤에 내 시체는 경찰 쪽에서 처리하고 묻어주었다.전에 봐왔던 정이 있으니, 주 팀장이 병원에 와서 특별히 신경 써 주었고 오빠가 정직 처분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 주었다.오빠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저 집에 가서 옷 갈아입고 서연이 보러 가도 될까요?”주 팀장은 습관적으로 욕을 하고 싶었지만,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됐어, 내가 너 데리고 갈게.”“고마워요.”무덤은 잘 꾸며져 있었고 오빠는 내 무덤 앞에 무릎을 꿇고 내 사진을 어루만졌다.“형, 저 서연이랑 둘이 얘기하고 싶어요.”주 팀장은 ‘인제야?’라는 눈길을 보내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좀 떨어진 곳으로 갔다.“서연아, 오빠가 정말 미안해.”오빠는 주머니에서 언제 숨겼는지 모를 주사를 꺼내 자신의 오른쪽 심장이 있는 곳에 찔렀다.오빠의 몸이 흔들리기 시작했다.“오빠가 목숨으로 사죄할게, 서연아, 다음 생이 있다면 우리 다시 오빠, 동생으로 지내자. 오빠가 배로 보상할게.”오빠의 얼굴이 순식간에 파래졌고 내 무덤 앞에 쓰러졌다.주 팀장은 이상한 감을 눈치채고 급히 달려왔다
순식간에 정적이 찾아왔고 오빠는 너무 놀라 고개를 돌렸다.“어떻게...!”“저 아니에요, 오빠.”하윤은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저었다.“진짜예요, 믿어주세요.”주 팀장이 화를 내며 소리쳤다.“증거가 다 여기 있는데, 아무리 불쌍한 척해도 다 쓸모없어!”오빠는 하윤의 불쌍한 척하는 모습을 보고 의심하지 않고 바로 몸을 돌려 하윤을 품에 안고 위로했다.“믿지, 무서워하지 마...!”이때 작은 수술용 칼이 오빠의 심장을 찔렀다.“아!”오빠의 뒷모습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 주 팀장이 당황해서 총을 꺼냈다.“송하윤, 움직이지 마!”그러나 오빠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왜, 왜...?”“오빠, 사랑하니까.”하윤은 순식간에 오빠의 심장을 찔렀던 칼을 빼어내 오빠의 목을 찌르면서 이상한 웃음을 지었다.“내가 먼저 오빠를 좋아했는데, 언니가 빼앗아 갔어!”“그리고 오빠한테 더럽고 신경 쓰이게 하는 동생도 있었고! 근데 오빠는 내 것이어야만 해! 우리 둘만의 시간을 위해 그런 것들은 하나씩 죽여야지!”오빠는 얼굴이 창백해졌고 눈에 초점도 사라진 상태였다.눈물이 계속 흘러내렸고 입을 벌렸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심지어 자기가 이미 하윤에게 끌려서 주방으로 가고 있는 것을 알지 못했다.“미친, 너 오늘 도망 못가!”주 팀장이 따라서 들어오자, 하윤이 차갑게 웃으며 가스를 열려고 하는 것을 보았다.“총 쏘려면 쏴봐! 다 여기서 죽자고!”“흥분하지 마!”그 모습을 본 주 팀장이 뒤로 물러섰다.“뭘 하려는 거야!”“난 오빠랑 같이 죽을 거야. 원래 이틀 정도 달콤하게 보내려고 했는데, 조금 빨리 죽어도 상관없어.”하윤은 고개를 숙여 오빠의 볼에 뽀뽀했고 독기 어린 눈으로 말했다.“이래야 언니도 날 못 이긴다는 사실을 빨리 알게 될 거 아니에요!”“하하하!”“네가 그 바보네!”주 팀장은 입을 악물고 총을 겨눴고 하윤의 손에 들었던 칼이 떨어졌다.“아니, 왜 이렇지?”하윤이 다급히 가스를 켰는데, 불이 나오지 않았다
이제는 그 누구도 오빠를 짜증 나게 하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이때 하윤은 긴장한 듯 오빠를 불렀다.“오빠, 서연한테 정말 무슨 일이라도 난 거 아니겠죠?”“흥, 일이 나면 뭐 어때, 그런 별로인 애가 안 좋은 꼴을 당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오빠는 하윤의 손을 불어주며 말했다.“늦었으니까 얼른 들어가서 쉬어, 밥상은 오빠가 치울게.”“아니에요, 오빠 요즘 이렇게 힘들었는데, 이런 일은 제가 할게요.”하윤은 그릇을 빼앗아 들고 주방으로 달아갔다. 표정은 순식간에 차갑게 굳어있었고 머릿속으로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오빠는 깊은 감동 하였다.이때, 노크 소리가 다시 들려왔지만, 빨랐다가 늦어졌다가 엄청 이상했다.하윤은 다급히 주방에서 달아나 와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라봤다.“넌 신경 쓰지 마, 내가 갈게! 이게 정말 끝이 없어? 장난도 정도껏 쳐야지!”오빠는 안방에 가려다가 다시 돌아왔다. 그는 자연스럽게 내가 장난치고 있는 것으로고 생각해 이를 악물었다.“오늘 너 정말 가만 안 둔다...!”그러나 오빠는 깜짝 놀랐다. 문밖에 주 팀장이 서 있었다.오빠가 앞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주 팀장은 한숨을 돌렸다. 그리고 안을 이리저리 살펴봤다.“송하윤은요?”오빠는 기분이 나빴다.“하윤은 왜 찾아요?”그러나 직업병 때문에 오빠는 곧바로 무슨 뜻인지 알고 낮은 목소리로 화를 냈다.“하윤을 의심하는 겁니까?”주 팀장이 설명했다.“저희가 이미...!”오빠는 짜증이 난다는 듯이 문을 닫으려고 했지만, 주 팀장은 발로 문을 차고 안으로 들어갔다.“송하윤 씨, 저희랑 가시죠!”하윤은 무서운 듯 그 자리에 서 있었다.“저기요! 그런 쓸모없는 애 때문에 이렇게까지 연기를 해준다고?”오빠는 너무 화가 나 손을 벌리고 하윤 앞에 막아섰다.“미친 거 아니야?”나는 적응이 돼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오빠는 아무리 해도 날 믿으려 하지 않았다.‘이게 바로 우리 오빠구나.’“최수혁, 너 바보 아니야?”주 팀장이 화를 참지
택배 아저씨는 작은 상자를 오빠에게 건네주었다.“여기 택배요.”“하윤아, 이거 네가 시킨 거야?”오빠는 사인을 하고 택배를 들고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그러나 하윤은 의아하다는 듯한 눈빛을 잠시 보이더니 곧바로 달콤하게 웃었다.“아니요? 요즘에 장학금 받은 걸로 오빠 선물 사려고 했는데, 아직 못 골랐어요.”“얼마 안 탄 거 갖고 그냥 모았다가 결혼할 때 써. 오빠한테 쓰지 말고.”오빠는 그제야 택배를 보낸 사람의 이름을 확인했다.나였다.그러자 오빠의 얼굴색이 변하더니 문을 열고 택배를 밖으로 던져버렸다.나는 옆에 떠서 그 모습을 보고 가슴이 바늘로 찌르는 것 같았다.‘죽은 게 오히려 나을지도...?’오빠는 다시 탁자 쪽으로 갔고 하윤은 궁금한 듯 물었다.“왜 버려요, 오빠?”“저런 쓰레기 택배는 다 사람 속이는 거야.”오빠의 표정이 순식간에 다시 부드러워졌다.“이 얘긴 그만하자. 너 두 날 뒤에 시험 있지? 준비는 잘했어?”하윤은 부자연스럽게 웃었다.“괜찮게 준비했어요.”‘당연히 잘했겠지. 날 죽이려고 학교에 미리 1개월 휴가를 신청했는데!’“우리 하윤이는 항상 잘해 왔으니까, 이번에도 문제없을 거야.”오빠는 국을 마시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졸업하고 어디 가서 일할지는 생각해 봤어?”기대하는 눈빛에 하윤은 머쓱하게 웃었다.“저는...!”“괜찮아, 졸업하고 다시 생각하면 되지.”오빠는 하윤에게 아무런 조건 없는 사랑을 해 주면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그러나 하윤이 갑자기 오빠의 손목을 잡더니 손을 자기 얼굴에 가져다 댔다. 그녀는 고개를 들고 마음먹은 듯 말했다.“저는 오빠랑 같이 있고 싶어요.”오빠는 조금 놀란 듯싶었다. 그러나 곧이어 흐뭇하게 웃었다.“오빠랑 같은 직업이어도 좋지. 살아있는 사람에게는 진실을, 죽은 사람에게는 정의를. 하윤아, 이런 생각을 하고 있어서 오빠는 너무 기쁜데?”이런 말들은 한없이 내 가슴을 찔렀다.‘오빠, 오빠는 쟤가 말한 같이 있겠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를 거야
“짜잔! 오빠, 이거 봐요!”하윤이 주방으로 달려가 그릇을 들고 나왔다.오빠는 그게 무엇인지 알고 있었지만, 웃으며 물어봤다.“뭐야? 향이 좋은데?”“오빠 주려고 만든 삼계탕이에요.”하윤이 덮개를 열면서 걱정스럽게 말했다.“오빠가 요즘 계속 야근해서 힘들까 봐 몸보신하라고 만들었어요.”“하윤아, 미안해. 오빠가 요즘 바빠서 너랑 잘 못 놀아줬지?”오빠는 하윤이 만든 삼계탕을 받아 들고 감동을 한 것 같았다.그러나 하윤은 턱을 괴고 말했다.“괜찮아요, 오빠. 얼른 드세요.”오빠는 고개를 끄덕였다.이때, 초인종이 울렸고 하윤이 미간을 찌푸렸다.오빠는 그릇을 놓고 말했다.“쇼핑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앉아서 좀 쉬어. 내가 가서 문 열게.”“선생님, 귀찮게 죄송합니다만, 서연을 종일 찾았는데, 못 찾아서 혹시 어디 자주 가던데 있을까요?”문밖에 서 있던 사람은 손에 물고기 두 마리를 들고 웃으며 인사했다.수산시장 오빠였다.차단을 당한 후, 여기로 찾아온 것이다.“미친 거 아니야?”오빠는 정색하며 문을 닫아버렸다.그러나 수산시장 오빠는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계속 문을 두드렸다.“제발 부탁하게요, 선생님. 저 사실 서연이 좋아해요. 오랜 시간 고민하고 고백하려고 마음먹었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연락이 안 돼서 너무 걱정된다고요!”이 말을 들은 나는 깜짝 놀라 숨이 턱 막혔다.오랜 시간 사라져서 가장 걱정한 사람은 피가 섞이지 않은 사람이었다.“이런 일 있으면 경찰서 가서 신고하세요. 걔 좋아하든 말든 나랑 상관없으니까.”오빠는 문을 열지 않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안 가면 신고할 겁니다.”“근데 선생님도 형사 아니십니까?”수산시장 오빠는 풀이 죽어 물고기를 들고 점점 멀어졌다.나는 쫓아가서 이렇게 문화도 없고 가족도 없는 날 좋아하지 말라고, 더 좋은 여자 만나라고 얘기해 주고 싶었지만, 나는 그 자리에만 떠 있었다.‘미안해요, 신경 쓰게 해서.’“서연한테 무슨 일이 생겼어요?”하윤이 걱정 어린 눈길로 물었다.
주 팀장은 핸드폰과 기기를 들고 오빠에게 보여주었다.그러나 오빠는 그것을 바닥에 팽개쳐 버렸다.“넌 사람 말을 알아 못 들어? 내가 말했잖아, 걔 일은 나랑 상관없는 일이라고! 나는 내 동생이랑 영화를 보러 가야 하니까 이렇게 또 가로막으면...!”“최수혁!”주 팀장은 차에서 내려 오빠의 이름을 불렀다.“하연의 죽음이 널 고통스럽게 하는 거 알아. 근데 서연이 지금 위험할 수도 있다고! 안전한지 확인하는 게 우리 형사가 해야 할 책임인 거 몰라? 이건 전자랑 완전히 다른 일이라고!”주 팀장은 화가 나 눈이 빨개졌고 주먹을 꽉 쥐고 말했다.“네 꼴을 봐, 너 지금 어디 냉정한 법의관의 모습이 있는지!”오빠는 차갑게 웃기 시작했다.“그럼, 넌 누가 냉정해 보이면 누구보고 사건 해결해 달라고 해. 난 안 해.”오빠는 의사 카드를 꺼내 주 팀장의 발에 던져 버렸다.“너!”주 팀장은 화가 나 손가락으로 멀어져 가는 오빠의 뒷모습을 가리켰다. 주 팀장의 눈에는 실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그러나 주 팀장은 이제는 무슨 말을 해도 오빠의 생각을 변화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미안해요, 주 팀장님, 다 제 탓이에요. 팀장님을 힘들게 했네요.”나는 미안함에 어쩔 줄 몰랐다. 그러나 주 팀장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오빠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하윤에게 전화를 걸었다.“우리 고양이, 기다리느라 힘들지? 오빠 곧 도착해.”나는 마음이 너무 아파 눈물이 날 것 같았다.전에 오빠가 날 ‘동생’이라고 불러봤지, 이렇게 다정하게 불러본 적이 없었다.“오빠!”이때, 옆에서 꽃무늬 치마를 입은 여자애가 뛰어나왔다.“뛰지 마, 넘어진다?”오빠는 하윤에게 손을 흔들며 달려갔다.“영화관에서 기다리라고 했잖아, 왜 여기까지 달려왔어? 밤길 어두워서 위험한데!”하윤은 애교를 부렸다.“오빠, 데리러 왔죠!”“내가 보기에는 네가 딸기 케이크 빨리 먹고 싶어서 그러는 거 같은데?”오빠는 꿀 떨어지는 눈으로 하윤을 보며 웃었고 하윤도 웃으
“이거 놔요!”“이런 걸로 제 주의력을 끌려고 하는 연기겠죠. 형사라는 사람이 이런 것도 믿어요?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 무슨 일이 났다고 해도 그건 걔 탓이겠죠!”오빠는 계속 반항했지만, 주 팀장은 몸이 좋아서 힘이 대단했다. 오빠는 주 팀장의 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부탁할게요. 수사한다고 생각하고 좀 가줘요. 서연 핸드폰으로 전화가 온 거라 팀에 오래 있어서 아시겠지만, 법률적으로 꼭 협조해 주셔야 해요!”나는 뒤에서 따라갔지만, 가슴이 더 아팠다.‘그거 나 아니야, 오빠.’감금을 당했을 때, 핸드폰이 뺏기고 박살이 났기도 했고 나는 이미 죽었으니, 전화를 쳤을 리가 없었다.두 사람이 사무실에 들어갔을 때, 그 울음소리가 더 크게 났다.목소리는 떨리고 있었고 소리가 조금 이상했다.옆에 있던 형사가 목을 움츠리며 말했다.“왜 들을수록 마음이 이상하죠?”“서연아, 무슨 일이야? 말을 해!”주 팀장이 소리쳤다. 그러나 그쪽에서 내 대답이 들려오지 않고 여전히 울음소리만 났다.주 팀장이 오빠를 잡고 말했다.“잠시만, 지금 사람 시켜 핸드폰 위치 추적하고 있어요.”“그만 해요!”오빠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주먹으로 주 팀장의 얼굴을 때렸다.“정말 걱정이 된다면, 가서 찾던가. 나랑은 상관이 없는 일이라니까? 그러니까 날 찾지 마! 탄 시신 해부해서 사건 해결하고 싶으면 더더욱!”오빠는 화가 나 소리쳤다. 그러나 주 팀장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얼굴을 감싸고 형용할 수 없는 눈빛으로 오빠를 바라봤다.이때 핸드폰에서 들려오던 소리가 멈췄고 누군가 소리쳤다.“위치 찾았어요! 저기요!”다른 것을 신경 쓸 새도 없이 주 팀장은 급히 컴퓨터 화면을 봤다.“저...!”형사가 화면 속 빨간 점을 가리키며 말했다.“아래층에 있는데요?”주 팀장의 표정이 어두워지면서 말했다.“내가 가볼게.”오빠가 차갑게 웃으며 따라갔다.지금, 이 순간 오빠는 인내심을 가지고 내가 얼마나 악독한 사람인가를 보여주길 기다리는 것 같았다.‘
영상 통화였다.그러나 프사가 아까 보여준 여자의 사진이랑 똑같았다.오빠는 깜짝 놀라, 손이 너무 떨려 버튼을 제대로 누르지 못해 주 대장이 도와줬다.“오빠!”상대 쪽에서 여자가 급하게 말했다.“걱정시켜서 미안해요. 저랑 친구가 쇼핑몰에서 돌다가 핸드폰을 도둑 맞혔어요. 경찰 아저씨가 도와줘서 찾았어요. 조금 있다가 집 갈게요!”갑자기 온 기쁨에 남자는 기절해 버렸다.옆에 있던 경찰이 펜과 노트를 버리고 급히 인중을 눌렀다.여자애는 너무 놀라 표정이 변했다.“오빠! 왜 그래요! 오빠, 어디 있어요?”“죄송합니다. 어떻게 된 일이냐면.”주 대장이 핸드폰을 들고 간략하게 설명했다.“아, 그렇군요. 형사님들 수고 많으시네요.”여자애는 미안한 듯 인사를 했고 남자도 곧 깨어났다. 그리고 급히 집으로 달려갔다.“아이고, 깜짝 놀랐네.”남자가 가는 뒷모습을 보고 주 대장의 마음은 복잡했다.형사로서 주 팀장은 사건이 마무리됐으면 좋겠지만, 사망자 가족이 저렇게 땅을 치며 우는 것을 보기는 싫었다.내 마음도 좋지 않았다.부모님이 일찍 세상을 떠, 나는 3살 때부터 오빠와 의지하며 살았다. 오빠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신경 쓰는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날 죽을 듯이 미워하고, 날 믿으려 하지 않았다.“선생님!”오빠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나려고 하자, 주 팀장이 오빠를 불러세웠다.한참을 머뭇거리더니 힘겹게 입을 열었다.“집에 가셔서 서연이 좀 찾아보세요. 일주일이나 연락이 안 된다는데. 아무리 그래도 선생님이 서연이 법률상 유일한 가족인데요. 서연이 받은 대출도 계속 안 갚으면 결국 선생님 일에 영향을 주게 될 겁니다.”맞다. 주 팀장이 이번에는 태도를 바꿔서 얘기해 주었다. 그러나 오빠는 바보가 아니다.오빠는 독기 어린 눈으로 주 팀장을 바라봤다.“경고하는데, 이렇게 방법을 바꿔가며 저보고 걔를 좀 찾아보라고 하지 마세요! 제 일에 영향을 주든 말든 전 상관없어요. 국장님 보고 저 자르라고 하면 되죠!”주 팀장은 이미 이상해진
나는 그때 왜 하나 언니가 나를 화장실에 들여보내고 문을 닫아버렸는지 몰랐다. 아무리 열어봐도 문은 열리지 않았고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핸드폰이 밖에 떨어졌다.하나 언니의 비명이 지금까지도 내 귓가에 들려오는 것 같았다.내가 마지막에 울면서 살려달라고 너무 소리를 질러 목에서 피가 났고 너무 소리를 질러 탈진해서 기절해 버렸다.정신을 차렸을 때, 형사가 화장실 문이 안에서 잠근 거라고 해서 그 말을 들은 오빠가 내 목을 졸려 죽일 뻔했다.지금 나는 확실히 불에 타 있었다. 비록 이미 재가 되어버렸지만.‘누워 있는 게 나라는 걸 알면 오빠가 조금 더 기뻐하겠지?’그러나 지금은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주 팀장이 한숨을 쉬었다.“죄송합니다. 제가 말이 너무 많았네요. 요즘 바쁘실 텐데 얼른 집에 가서 쉬세요.”그러나 오빠는 주 팀장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려고 했다.그러나 이때 핸드폰이 다시 울리기 시작했고 모르는 번호였다.오빠는 모르는 번호로 온 전화는 항상 받지 않았기에 이번에도 끊어버렸지만, 상대방이 계속 전화를 걸었다.계속 걸다가 결국 메시지를 보내왔다.[안녕하세요. 저는 은행 직원입니다. 최서연 님께서 하신 집 대출이 기한이 만료돼서 여러 번 연락을 해보고 집으로 찾아가 봤지만, 만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최서연 님의 오빠이셔서 이렇게 연락을 드립니다. 계속 대출을 갚지 않으시면 신용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대신 전달해 주시기를 바랍니다.]오빠는 이 문자를 보고 얼굴이 심하게 구겨졌다.그래서 오빠는 화를 내며 그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잘 들어요. 이 사람은 나랑 전혀 상관이 없는 얘예요! 얘가 돈을 어떻게 쓰던 저랑은 관계가 전혀 없으니까 날 더 이상 찾지 마세요! 다시 이렇게 전화 오면 고소할 겁니다!”그러나 주 팀장이 사무실에 들어오려다가 다시 나가면서 찌푸린 눈썹을 어루만졌다.“서연이가 무슨 돈을 빚진 겁니까?”“저랑은 상관없는 일이에요.”오빠가 차가운 눈으로 주 팀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