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식구는 서둘러 차에 올라탔다. 장한이 앞에 앉아 차를 몰고 있었고, 임불염은 월이를 데리고 뒷좌석에 앉았다. 두 모녀는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다.아이스크림은 어찌나 큰지 아무리 먹고 또 먹어도 다 먹을 수 없었다. 임불염은 배가 좀 아파졌다. 그날이 오려고 그러는지 몸도 으슬으슬 추워졌다.“엄마, 왜 안 먹어요?”월이가 물었다.“못 먹겠어.”임불염이 말했다.“그럼 어떡해요? 아니면 남은 아이스크림을 아버지께 드려요.”월이가 말했다.‘뭐? 먹다 남은 걸 그이에게 주라고?’“그건 안 돼.”“그럼 아이스크림을 버릴 거예요? 엄마, 낭비하면 안 돼요.”임불염은 고개를 들고 장한을 바라보았다. 장한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백미러를 통해 그녀를 쳐다봤다.조금 전 서로 음식을 먹여주긴 했지만 먹다 남은 아이스크림은 설마 먹지 않겠지?“저기, 아이스크림 좀 먹을래?”임불염이 예의상 물었다.그녀는 장한이 거절하기를 기다렸다.“먹여줘.”장한은 입술을 찡그리며 말했다.그의 말에 임불염은 깜짝 놀라 그를 멍하니 보고 있었다.“난 지금 운전하니까 당신이 먹여줘.”장한은 운전대를 가리키며 말했다.‘진짜 먹다 남은 아이스크림을 먹을 생각이야?’“엄마, 아빠가 먹겠다고 하잖아요. 어서 아빠한테 먹여주세요. 안 그러면 아이스크림이 다 녹을 거예요.”월이가 재촉했다.“••••••.”임불염은 자신이 구덩이를 파고 스스로 안으로 뛰어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몸을 움직여 운전석에 접근한 다음 손을 앞으로 내밀어 아이스크림을 먹여주었다.장한은 입을 크게 벌리고 아이스크림을 한 입 베어 물었다. 달콤한 맛이 그의 입안에 퍼졌다.임불염은 그가 계속 먹기를 기다렸지만, 그는 갑자기 미간을 찌푸렸다.“아이스크림이 내 입에 묻었어. 더러워 죽겠어. 빨리 닦아줘.”“네.”임불염은 재빨리 휴지를 꺼내 그의 입술을 닦아 주었다.“자, 이제 깨끗해요.”임불염이 고개를 들자, 장한과 두 눈이 마주쳤다.그러고 보니 어느새 두 사
일을 마친 장한은 새벽이 되어서야 서재를 떠나 안방으로 들어갔다.방 안에는 등불이 켜져 있었고, 임불염과 월이는 이미 깊이 잠들어 있었다.불빛 때문인지 임불염의 모습이 워낙 아름답게 보였다. 그는 두 모녀를 한동안 지켜보더니 욕실로 들어갔다.몇 분 후, 밖으로 나온 그는 바로 침대로 올라갔다. 하지만 그는 바로 눕지 않고 손을 뻗어 임불염을 안았다.그는 월이를 침대 가장 바깥쪽으로 옮기고, 임불염을 자기 옆에 눕힌 채 팔베개를 해주었다. ‘그렇지, 이래야 올바른 잠자리 위치지.’장한은 자신과 임불염 중간에 월이를 눕히고 싶지 않았다.장한은 품에 안긴 임불염을 지켜보다가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볼에 얇은 입술을 대고 뽀뽀를 했다.그녀가 깨어나지 않자, 그는 그녀의 붉은 입술에 키스를 퍼부었다.이렇게 부드럽고 향긋한 느낌은 오랜만이었다. 잠시지만 아주 중독적인 맛에 장한은 그녀를 품에 끌어안고 진한 키스를 했다.“윽.”임불염은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마치 큰 바위가 자기 명치를 짓누르는 것 같은 느낌에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었다.그녀는 몸을 이리저리 움직였다.그러자 몸을 짓누르던 큰 바위는 순식간에 사라졌고, 그녀는 다시 얼굴을 활짝 펴고 달콤한 꿈나라로 돌아갔다.하지만 얼마 못 가서 또 그 큰 바위가 또 그녀를 눌려왔다. 이렇게 계속 몇 번이고 반복하는 바람에 임불염은 정말 짜증이 났다.그녀는 몸을 뒤척이며 바위에서 멀어지려고 했다.그때, 이번엔 큰 바위가 아닌 누군가의 뜨거운 기운이 감돌았다. 그녀는 잠결에 누군가가 자신의 옷고름을 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하지 마.’임불염은 옷깃을 꽉 잡아당겼다.하지만 그 사람의 손길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녀의 얼굴은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고 작은 귓볼까지 불타올랐다.‘하지 마.’임불염은 두 눈을 번쩍 떴다. 잠에서 깨어난 그녀는 잠시 멍해있었다. 창밖의 아침 햇살이 안으로 쏟아졌다. 그녀는 그제야 아침이 밝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옆자리는 텅 비어있었다. 장한
”월이야, 좋은 아침이야.”임불염은 월이의 볼에 가볍게 뽀뽀했다.“엄마, 아빠는 엄청 일찍 일어났어요. 아빠가 엄마는 더 자야 한다고 해서 일부러 깨우지 않았어요.”월이가 말했다.‘정말 그렇게 말했다고? 웬일이래?’그때, 장한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가자. 가서 아침 먹자.”임불염은 장한이 오늘따라 기분이 좋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마치 오랫동안 맛보고 싶었던 맛있는 음식을 먹은 것처럼 말이다.‘내가 너무 예민하게 생각했나?’세 사람이 식탁에서 밥을 먹고 있을 때, 고용인이 다급히 다가왔다.“어르신께서 전화가 오셨습니다.”“안 받아.”장한이 무표정으로 말했다.“하지만••••••, 둘째 사모님께서 배가 아프다고 해서 지금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하십니다. 어르신께서 도련님과 사모님을 모시고 병원으로 오라고 하셨습니다.”고용인이 전전긍긍하며 말했다.“그럼 시간이 없다고 해.”역시 막무가내인 장한의 성격다웠다.“아침 안 먹을래?”장한은 임불염이 멍하니 앉아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을 보고 의아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임불염은 잠시 망설이더니 입을 열었다.“할아버지께서 사모님 배 속에 있는 아이를 얼마나 귀하게 여기는지 알잖아. 지난번에 그렇게 큰 난리를 피웠으니 반드시 할아버지께 일러바쳤을 거야. 정말 가보지 않아도 괜찮아?”장한은 그녀에게 따뜻한 우유 한 잔을 건넸다.“넌 그 여자를 싫어하지 않아?”“하지만••••••.”“너는 월이만 잘 돌보면 돼. 심심하면 설계도나 그리고. 집에는 고용인들이 있기 때문에 다른 그 어떤 일도 신경 쓰지 마.”임불염은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봤다.“아, 맞다.”장한이 말했다.“그리고 당신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바로 나를 잘 돌봐주는 거야.”“••••••.”원래 임불염은 그의 말에 감동을 받았는데 마지막 말을 하는 순간, 순식간에 감동 받았던 감정이 전부 사라지고 말았다.“어서 밥이나 먹어.”......아침을 다 먹은 후, 두 사람은 이번에도 같이 월이를 유치원에
임불염은 깜짝 놀란 눈으로 장한을 바라보았다.‘지금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장씨 어르신은 그런 장한을 빤히 쳐다봤다.“남자아이를 낳아주겠다는 말이야?”장한은 임불염의 아랫배에 손을 얹었다.“서두르지 마세요. 얼마 안 있으면 곧 좋은 소식을 들려줄게요.”“알았어. 그럼 좋은 소식을 기다릴게.”장씨 어르신은 이 말만 남긴 후 자리를 떠났다.임불염은 장한이 왜 이런 말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지금 아이를 낳을 능력이 없다. 그런데 대체 이게 무슨 말이란 말인가?임불염은 머리가 어지러웠다.그때, 장한은 손을 뻗어 그녀의 작은 얼굴을 어루만졌다.“왜? 갑자기 부담돼?”“무슨 부담?”“아들을 못 낳을까 봐 걱정돼?”“••••••.”임불염은 미간을 찌푸렸다.“당신이 아이를 낳을 수 있을지 없을지나 걱정해. 아들을 낳는 건 좋지만 꿈이 크면 실망도 큰 법이야. 지금 이렇게 허풍을 떨고 다닌다면 나중에 아들을 낳지 못한다면 그땐 어떻게 할 거야?”임불염은 정확히 말하지 않았다. 만약 장한이 자기 몸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는 반드시 화를 내고 말 것이다.그녀의 말에 장한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불쾌하게 말했다.“임불염, 내가 아들을 낳지 못한단 말이야?”“맞아.”“잘 알겠어. 지금 날 일부러 자극하는 거지? 자, 내가 할 수 있는지 없는지 바로 증명해 줄게.”장한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도대체 뭐 하자는 거지?’임불염의 머릿속에 불쑥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이제 그녀는 더 이상 바보같이 당하고만 있지 않는다. 그녀는 불길한 느낌에 바로 도망쳤다.하지만, 그녀는 겨우 두 걸음 만에 장한에게 붙잡혔다. 그는 임불염을 들어 올려 어깨에 걸터안았다.“악.”갑작스러운 장한의 행동에 임불염은 주먹을 꽉 쥐고 힘껏 그를 때렸다.“빨리 내려줘.”지나가던 여자 고용인들은 이런 두 사람을 보고 부끄러워 얼굴을 붉혔다. ‘백주 대낮에 너무 열정적인 거 아니야?’고용인들의 시선에 임불염은 얼굴이 발갛게 달
월이는 자기 엄마 아빠를 다른 사람과 바꾸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자기 부모님을 제일 사랑하기 때문이다. 장한과 임불염은 월이것이어야만 한다."그건 안 돼. 바꾸면 너희 엄마 아빠가 많이 슬퍼할 거야."월이가 말했다.그때, 사람들 속에 있던 장한과 임불염은 월이를 발견하고 월이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월이는 즉시 큰 하트를 만들어 그들에게 보냈다. 입장식이 끝나자, 가을 운동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첫 번째 코스는 100m 달리기로 세 식구 중 누가 가장 빨리 뛰는지 비기는 시합이다. 다들 워밍업하고 있는데 임불염은 월이의 작은 머리를 만지며 물었다.“월이야, 준비됐어?”월이는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 “네. 준비됐어요, 아빠 엄마. 전 절대 엄마 아빠한테 방해가 되지 않을게요.”월이의 투지가 드높은 모습을 보고, 임불염은 고개를 끄덕였다. 100m 달리기는 장한은 분명 문제없을 것이다. 그가 가장 잘하는 것이 달리기였다. 그녀는 자신이 그들의 발목을 잡아 그에게 혼날까 봐 두려웠다. “나도 최선을 다하겠지만 내가 행여 빨리 뛰지 못하면 나를 욕하지 마.”임불염이 말했다.장한은 그런 그녀를 힐끗 쳐다봤다.“아직 싸움은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스스로 물러설 길을 찾다니 정말 가능성이 없군.”“••••••.”“그럼 이제 100m 달리기를 곧 시작하겠으니 모두 준비하세요.”진행자가 말했다.이미 준비 동작을 마친 임불염은 심호흡을 한 뒤 '출발' 신호를 듣자 빠르게 달려 나갔다.하지만 너무 긴장해서인지 그만 발목을 삐고 말았다.“악."그녀는 깜짝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그녀의 비명에 장한과 월이가 우뚝 멈춰 섰다."엄마, 왜 그래요?”“••••••.”임불염은 마치 잘못을 저지른 아이처럼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월이와 장한을 번갈아 바라보았다.“미안해. 발을 삐어서 그만••••••.”그러자 월이는 눈썹을 찡그리며 물었다.“엄마, 그럼 안 아파?”임불염은 주변 사람들이 모두 뛰쳐나오는 것을 보고 다급히 말했다.
그 결과, 장한은 임불염을 안고 월이와 나란히 단거리 달리기 부문 1위를 차지했다.장한은 임불염을 내려놓았다. 그제야 임불염은 홀가분했지만 월이는 워낙 빨리 달린 탓에 숨이 턱턱 막혔다.“월이 부모님은 정말 서로 사랑하나 봐.”주변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이게 무슨 단거리 달리기 시합이야? 두 사람 애정을 보여주는 쇼 아니야? 정말 부러워 죽겠어.”임불염은 사람들을 볼 면목이 없었다. 하필 제일 관건적일때 발목을 삐어서••••••.그때, 교장 선생님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100m 달리기 우승자는 월이네 가족입니다. 다음 시합은 아빠가 아이와 아내를 찾아오는 것입니다. 이 게임으로 가족이 얼마나 단합되고, 화목한지 알 수 있겠죠? 아빠들이 자기 아내와 아이를 찾지 못하면 정말 망신입니다. 알겠죠?”교장선생님의 말에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었다. 월이는 자신만만하게 장한을 바라보았다. “아빠, 저와 엄마를 한눈에 찾을 수 있겠죠?”장한은 월이를 바라보며 말했다.“넌 아빠가 한 번에 찾을 수 있어.”그는 또다시 임불염에게 시선을 돌렸다. 월이는 한 번에 찾을 수 있지만 임불염은 운에 맡기겠다는 말인가? 임불염도 예상한 반응이었다. 그가 어떻게 많은 사람들 속에서 한눈에 그녀를 알아볼 수 있을까?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다. 장한은 그녀의 발을 바라보며 물었다.“걸을 수 있겠어?”“응. 그냥 삐끗한 거야. 괜찮아. 월이야, 가자. 우린 숨어있어야 해. 그래야 아빠가 찾을 수 있어.”임불염은 월이를 데리고 어딘가에 숨었다.엄마와 아이는 반드시 따로 숨어야 했기 때문에 임불염은 몸을 숨긴 다음 월이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아이들은 큰 주머니 속에 들어가서 저팔계 가면을 쓰고 있었다. 어느새 아빠들은 하나둘씩 아이를 찾기 시작했다.“내 아들은 어디 있지?”"우리 딸인가?”"생각보다 찾기 진짜 어렵잖아.”아빠들은 난처해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이리저리 살펴보아도 제 아이를 찾을 수 없었다.장한은 주변을 한 바퀴를 돌아보
임불염은 일부러 그를 꼬집었다.장한은 피식 웃더니 그녀를 밖으로 잡아당겼다. 정확했다.장한은 다른 아빠들이 아이와 아내를 찾지 못하고 헤맬 때, 임무를 훌륭하게 완성했다.“축하합니다. 이번 게임의 우승은 또 월이의 엄마, 아빠입니다. 현장에 있는 모든 아빠들이 월이의 아빠를 잘 따라 배우시길 바랍니다.”임불염은 장한을 바라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난 당신이 날 못 찾을 줄 알았어.”“그러는 당신은?”“뭘?”장한은 천천히 몸을 숙여 그녀의 앞으로 다가왔다. “임불염, 아까 내가 네 손을 잡았을 때 너도 나를 알아봤지? 임불염, 나한테 관심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어. 말해봐, 네 마음속에 내가 있는 거 맞지?”임불염 마음속에는 정말 그가 있을까?그럴 리가, 분명히 그는 그녀의 인생을 망친 악마다. 그녀는 그를 두려워하고 배척하고 혐오해야만 한다. “때로는 나르시시즘도 병이야.”장한은 조금도 화를 내지 않았다. 그에게는 아직 시간이 있었다. 그는 남은 여생을 다해 속죄하고, 그녀와 월이를 사랑하자고 다짐했다. 그때, 한 어린이의 아버지가 다가와 임불염에게 생수 한 병을 건넸다. “월이 어머님, 목마르시죠? 이거 마시세요.”월이 친구 아버지라 거절하기 어려워 그녀는 건네받았다.“고맙습니다.”“천만에요.”그런 다음 그 남자는 다른 몇 명의 아빠에게 다가갔다. 그 몇 명의 아빠들도 모두 임불염을 지켜보고 있었다.“정말 배짱이 크네요? 감히 월이 엄마에게 물을 가져다주다니••••••, 아내가 보면 어떡하려고 그래요?”“오히려 대놓고 행동하는 편이 더 낫죠. 마음은 있으면서 행동에 옮기지 못하는 것보다 나아요. 월이 엄마는 정말 예쁘고 기품 있고 지성적이고 상냥해요."장한은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서 있었다. 그는 다른 남자들이 모두 자기 아내를 노리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임불염의 매력이 이렇게까지 대단할 줄은 몰랐다. “임불염, 남이 준 물을 덥석 받으면 어떡해?”장한이 물었다.임불염은 손에 든 생수병을 들여
‘너무 횡포를 부린 거 아니야?’장한은 물병을 열어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임불염은 어쩔 수 없이 물을 마셨다.다음 게임도 장한에게 있어서는 꽤 수월했다. 게다가 월이도 아주 똑똑하고 총명해서 장한과 호흡을 잘 맞추었다. 임불염은 이번에 자신이 별로 노력하지 않아도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마지막으로 교장 선생님이 한마디 했다.“운동회 최종 우승자는 월이의 엄마 아빠입니다. 두 분, 수상소감 좀 말해주시죠.”교장은 마이크를 장한에게 건넸다.장한은 한 손으로는 월이를 끌어안고, 다른 한 손으로는 임불염의 가녀린 허리를 감싸 안았다. “전 모든 남자가 아이를 사랑하고 아내를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와 아내는 한 남자의 일생에서 가장 큰 재산이기 때문이죠.”“맞아요.”모두 장한에게 열렬한 박수갈채를 보냈다.임불염은 사람들 앞에서 장한에게 안겨 있으니 조금 불편했다. 그녀가 더욱 놀란 것은 장한의 발언이었다.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지?’예전에 그는 비혼주의자였다. 그런데 지금은 어떻게 이렇게 변했을까? 임불염은 그가 혼이 빠졌나 의심까지 들었다.모든 경기가 끝난 후, 모두들 짐을 싸기 시작했다. 어느새 몇몇 엄마들은 임불염 주위를 맴돌며 그녀를 부러워했다."월이 엄마, 남편이랑 왜 이렇게 다정해요? 우리한테 남편을 휘어잡을 비법 좀 알려줄 수 있어요?”‘남편을 휘어잡는 비법?’임불염은 깜짝 놀랐다. 그녀한테 무슨 비법이 있겠는가, 이건 그녀가 아닌 장한에게 물어보는 게 더 나을 듯싶다.임불염은 손사래를 쳤다.“아닙니다. 그냥 오늘 사람이 좀 많아서 월이 아빠가 표현을 조금 더••••••.”“월이 엄마, 남자가 여자를 사랑하는지 아닌지는 그가 여자에게 하는 말과 행동에 담겨있어요. 그런 척 연기할 수 없어요. 우리 모두 월이 아빠가 월이 엄마를 많이 사랑한다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는걸요?”“사랑뿐만이 아니라 아주 조심스럽게 보살피기도 하죠.”이 말에 임불염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장한을 의심스러운 듯 바라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