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군묵의 조롱에 가까운 말투는 분위기를 순식간에 저기압으로 떨어뜨렸다. 하서관은 침묵하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상군묵은 눈을 감았다."엽엽이를 위한다면서 절 비난하고 있는데, 그럼 왜 엽엽이를 위해서 따님한테 따지지 않아요? 따님한테 물어보세요. 요 몇 년 동안 엽엽이에게 털끝만 한 모성애를 준 적이 있냐고.""당신들은 엽엽이를 보셨잖아요. 엽엽이가 자기의 엄마를 얼마나 그리워하는지, 자기의 엄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당신들은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계시잖아요. 엽엽이에 대한 육 씨네의 사랑은, 제가 보기엔 우리 부자에 대한 가장 큰 조롱이에요.""그리고 저도 더 이상 반복하고 싶지 않아요. 그녀의 마음속에 이 아들이 없는 이상, 육 씨네는 아이를 만날 권리가 없어요. 그 생각을 접으세요."상군묵은 전화를 직접 끊어버렸다.상군묵은 핸드폰을 침대에 버리고 두 손으로 허리를 짚으며 큰 숨을 들이쉬었다. 그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정말 가소롭기 짝이 없다.아이의 엄마로서 아이를 한 번도 보러 오지 않았다. 그런데 육 씨네가 엽엽이를 보겠다고? 그게 무슨 뜻이야?그의 마음의 상처가 다 치료되였다고 생각해서 흉터를 벗겨 다시 찢어지도록 아프게 하고 싶은가?꿈도 꾸지 마!이번에 그는 그 누구에게도 그와 엽엽이를 다치게 할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다!그때 "삐걱" 하고 방문이 갑자기 열렸다. 누구야?상군묵이 갑자기 몸을 돌리자 문가에 서 있는 작은 그림자를 보았다. 상군엽이 왔다.엽엽이는 방금 침대에서 내려왔다. 몸에 만화 잠옷을 입고 있었으며 신발을 신지 않아 맨발로 바닥을 밟고 있었다. 지금 그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빠를 보고 있다.설마 엽엽이가 방금의 통화 내용을 들었을까?상군묵은 좀 불쾌했다. 그는 눈빛으로 상군엽의 작은 발가락을 가리켰다."상군엽, 누가 너더러 한밤중에 일어나라고 했어? 신발도 신을 줄 몰라?"맨발로 이렇게 걸어 다니면 감기에 걸릴 수 있다.엽엽이의 관심은 자기의 작은 발에 있지 않다. 그는 아빠와 외
뭐?자기의 외할머니에게 엄마를 한 번 만나달라고 부탁했다고?상군묵의 그 준수한 얼굴이 어두워졌다.그러나 상군엽은 아빠의 안색을 알아차리지 못했다."전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요. 외할머니께서는 엄마가 어디에 있는지 분명 알고 계실 거예요. 지난번에 외할머니께서 저랑 약속했어요, 다시 만났을 땐 엄마를 볼 수 있다고. 지금 아빠가 외할머니를 화나게 하면 외할머니께서 저더러 엄마를 못 만나게 하면 어떻게요?"상군묵은 마음이 아팠다. 매우 아팠다.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그의 아들이 엄마를 보려고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면서 조심스럽게 다른 사람의 눈치까지 봐야 한다.상군묵이 앞으로 다가가 엽엽이를 잡아당기면서 자기의 핸드폰을 빼앗았다."상군엽, 너는 도대체 오기가 있는 거니 없는 거니? 누가 너더러 남에게 부탁하라고 했어?"상군엽은 오기가 무엇인지 몰랐다. 그는 자기의 엄마만 만나고 싶다."아빠, 왜 외할머니를 만나지 못하게 하세요? 전 외할머니를 만나야 해요!""안 돼! 이번에도 안 되고 앞으로도 안 돼. 육 씨네와 다시는 연락하지 마!"아빠의 그 어두운 얼굴을 보고 상군엽은 입을 삐죽 내밀더니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였다."싫어. 난 외할머니를 만날 거야. 난 엄마를 만날 거야. 아빠가 못 만나게 하면 몰래몰래 만날 거야. 아빠는 날 막을 수 없어요!"상군묵은 화도 나고 마음도 아팠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갑자기 되물었다."상군엽, 넌 아직도 눈치채지 못했어? 너의 엄마는 너를 전혀 사랑하지 않아. 그녀는 널 버렸어!"이 말을 하자 두 사람은 모두 말을 하지 않았다.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처음에 상군엽은 울지 않고 참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말을 듣자 그의 눈에서는 구슬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상군묵은 아들의 여린 마음에 상처를 줬다는 것을 알았다. 3년 동안 아들은 자기의 엄마의 얼굴도 보지 못했었다. 원래부터 엄마사랑이 부족했었는데 상군묵은 엄마가 그를 사랑하지 않고 그를 버리기까지 했다고 말했다.빌어먹을, 왜 참지 못
상군묵은 침대 옆에 앉아 손을 내밀어 엽엽이 얼굴의 눈물 자국을 닦았다. 이 아들이 그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아무도 모른다. 이 3년 동안 두 사람은 서로 의지하며 살아왔다.이때 잠든 엽엽이가 갑자기 움츠러들면서 두 번 흐느끼더니 중얼거렸다."엄마...... 엄마, 어디에 있어...... ."엽엽이는 꿈속에서도 엄마를 부르고 있다."엄마, 나 아빠 너무 싫어...... 아빠가 싫어...... 아빠가 날 때려...... 엄마, 보고 싶어요...... ."훌쩍거리는 엽엽이가 너무 불쌍해 보였다.상군묵은 잠결에도 고자질하는 엽엽이를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 그는 속으로 한숨을 쉬고는 몸을 낮춰 엽엽이의 이마에 뽀뽀를 했다.아들은 아직 너무 어려서 아무것도 모른다. 그가 틀린 말을 한 것은 아니다. 엄마는 엽엽이를 버렸다. 엽엽이를 사랑하지 않는다. 그게 아니라면 왜 여태까지 나타나지 않는가?그녀는...... 그를 만나고 싶지 않은 건가?이때 “똑똑똑” 하는 노크 소리가 들렸다. 밖에서 십일의 소리가 들려왔다."대통령님."상군묵은 아들에게 이불을 덮어준 후 방 문을 나섰다. 그는 깊은 밤에 찾아온 십일을 바라보았다."육화의 소식을 알아낸 건가?"십일은 고개를 가로저었다."대통령님, 2년 동안 육화에 대해 알아봤지만 아무런 발견도 없었어요. 육 씨네는 우리가 보낸 사람을 전부 돌려보냈어요. 육 씨네는 일을 빈틈이 해서 그들의 눈앞에서 정보를 알아보기는 매우 어려워요.”이것은 예상한 일이다. 육 씨네가 어떤 가문인데. 전 세계 제일 부자인 육한정과 의학계의 전설인 하서관은 말할 것도 없고, 그들의 세 자녀는 어느 하나 빠짐없이 훌륭하다. 육 씨네에서 육화의 정보를 알아내려면 하늘에 별을 따기다.선천적인 조건에서 상군묵도 육화는 자기에겐 과분한다는 것을 인정한다.십일은 망설이다가 자기의 의심을 말했다."대통령님, 육화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요? 그녀는 이미 3년 동안 대중의 시야에 나타나지 않았어요. 혹시...... 시집을 갔을까요? 현재 행복
그가 십일한테 호통을 쳤지만, 십일의 추측도 합리적이다. 그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다. 그녀에게 다른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그녀가 재혼하여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다.그녀는 다른 남자에게 아이를 낳아 주었기 때문에 그와 엽엽이를 전혀 만나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지금 그녀의 결혼생활은 매우 행복하겠지? 그와 엽엽이가 그녀의 생활을 방해할까 봐 그녀는 숨었을 것이다.오직 이런 가능성밖에 없다. 그렇지 않다면 그녀가 왜 갑자기 사라졌을까?미워.그는 정말 그녀를 미워한다!상군묵이 잠이 들었는데, 꿈속에서 어떤 사람이 그의 이름을 불렀다."임묵!"그는 갑자기 눈을 떴고, 시간은 다시 몇 년 전으로 돌아갔다. 그때 그는 아직 임묵 소년이었다. 주변의 학생들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흥분했다."임묵, 빨리 봐, 그것은 우리 학교의 퀸카야. 그녀는 정말 예뻐."그가 고개를 들었다. 수만은 사람들 중 소녀 육화가 한눈에 보였다.그때의 육화는 학생복을 입었는데 위에는 흰 셔츠를 입었고 아래는 주름치마를 입었다. 무릎까지 온 흰 양말에 구두를 신었다. 그녀는 머리카락을 높이 묶고 청순하고 절색의 작은 얼굴을 드러냈다.화면이 돌리자 그녀는 갑자기 그의 침대에 나타났다. 그들은 한 침대에 누웠다. 그는 몸을 돌려 그녀의 부드러운 허리를 큰 손으로 잡았다. 그녀의 작은 얼굴이 새빨갛게 되였다. 육화는 그를 안고 그의 귓가에서 그를 불렀다."자기야! 자기야!"상군묵은 갑자기 눈을 떴다. 벌써 이튿날 아침이다.그는 또 꿈을 꾸었다. 꿈에서 또 그녀가 보였다.지난 3년 동안 그녀를 몇 번이나 꿈꿨는지 헤아릴 수가 없다. 그녀는 항상 꿈속에서 그를 유혹하고 그와 부끄러운 짓을 했다.상군묵은 손을 들어 빨간 눈시울을 가렸다. 몸은 퇴폐적이고 마음에는 짜증이 났다. 그는 일어나 욕실도 들어가 찬물로 샤워를 했다.그는 이미 당시의 풋풋한 소년이 아니다. 이미 혈기가 왕성한 나이다. 때로는 혼자서 오래 있게 되면 그녀의 꿈을 꾸기 시작한다.그는 이런 자신을 매우
상군묵은 육 씨네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하서관이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상군 대통령님."상군묵은 입을 오므리다가 말했다."엽엽이가 가출했어요."뭐?하서관은 소리를 질렀다."상군 대통령, 뭐라고요, 엽엽이가 가출했다고요? 찾아봤어요? 겨우 세 살밖에 안 된 아이인데, 잃어버릴 수도 있어요.""오늘 아침에 제가 일어났을 때 엽엽이는 이미 사라졌어요. 그냥 외할머니를 찾으러 간다는 쪽지만 남겼어요.""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내가 지금 너희 구역에 있는 것도 아닌데. 엽엽이가 비행기를 타야 저한테로 올 수 있어요.""그래서 당신들에게 알려 주는 것입니다. 만약 엽엽이의 소식이 있으면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저에게 알려 주세요. 그리고...... 엽엽이가 자기의 엄마를 매우 그리워 해요. 상군엽이 엄마를 만나러 갔어요. 만약 엽엽이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당신들을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말을 마치자 상군묵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이때 십일이 급히 달려왔다."대통령님, 모든 출구를 이미 긴급히 봉쇄했고 매 골목마다 검사를 실시했어요. 현재 전 도시의 cctv를 확인 중입니다. 급하지 마세요. 곧 도련님의 소식이 있을 것입니다."지금 도시를 전반적으로 수색을 실시하고 있다. 틀림없이 상군엽을 찾을 것이다.그러나 상군묵은 여전히 침착할 수 없었다. 수색하는 도중에 예측할 수 없는 일들과 위험이 많다. 엽엽이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그의 곁을 떠나 본 적이 없다. 그는 정말 걱정한다.만약 엽엽이에게 무슨 일이라고 생기면 그는 육 씨네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특히 육화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그녀가 이 세상 끝에 있다 하더라도 그는 그녀를 잡아올 것이다.상군묵은 한 쌍의 눈동자가 뿌려진 먹물처럼 새까맣다. 매우 위험하다. 모두 그녀의 탓이다. 이 3년 동안 그는 엽엽이를 키웠다. 고생이 많았지만 엽엽이도 잘 자랐다. 그런데 지금 그녀 때문에 그들의 생활이 엉망이 되였다.엽엽이는 자기의 엄마를 너무 사랑한다. 어렸을 때 그는 엽엽이를
육한정은 하서관의 입을 막고 그녀가 함부로 말하지 못하게 했다."괜찮을 거야. 내가 너에게 장담하는데, 우리는 반드시 엽엽을 찾을 것이고, 육화도 찾을 것이야."3년 전에 육화는 구사일생으로 아이를 낳았다. 하서관은 육화를 비밀 산장으로 데리고 가서 반년 남짓 동안 치료를 진행했다. 치료는 비교적 순조로웠다. 육화는 혼수상태에서 아주 강한 의지력으로 지탱하고 있었기에 치료는 성공적으로 되였다.그런데 그날 하서관이 일이 있어서 나갔다가 다시 돌아왔을 때 육화가 보이지 않았다.그 비밀 산장 주변에는 카메라가 없었다. 육화는 깜깜무소식이다. 더욱 치명적인 것은 당시 안전을 위해 육화의 외모를 바꿔 주었다.육화가 현재의 그 얼굴이 자기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했는지 하서관도 모른다. 아마 아직 모를 것이라고 예상된다. 왜냐하면 육화의 진짜 얼굴이 폭로되면 그녀의 육화 공주의 신분도 따라서 드러날 것이다. 이 세상에서 육화 공주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인터넷에서 검색하기만 하면 알 수 있다.이 3년 동안 육화는 엽엽이를 한 번도 보러 가지 않았다. 상군묵에게는 이미 원한이 생겼다. 하서관은 상군묵이 계속 사람을 보내서 육화를 조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엽엽이가 얼마나 불쌍해. 그는 태어날 때부터 자기의 엄마를 본 적이 없어. 그때 화화는 자기의 목숨을 버리고 이 아들을 남겼어. 그들한테 아무런 변고가 없어야 돼. 그렇지 않으면 나도 살 수 없어."하서관은 딸과 외손자를 너무 사랑한다. 지금은 급하고 안타까움뿐이다.육한정은 아내의 어깨를 껴안았다."괜찮을 거야. 엽엽이와 화화를 믿어야 해. 그 큰 고초도 다 겪어왔었잖아. 아직 그들을 찾지 못했지만 나한테 예감이 있어. 육화와 엽엽이가 오히려 우리보다 먼저 만날 것 같아."......상군엽은 자기의 작은 책가방을 메고 가출했다. 그는 외갓집에 가서 엄마를 찾으려 한다. 그는 아빠에게 엄마가 그를 사랑한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한다.그러나, 그가 혼자서 이 도시를 한 바퀴 돌더니 길을 잃었다.
백양이 왔다.어제 백양과 엽엽이는 오늘 피아노 수업을 한다는 약속을 했었다. 그러나 백양은 아무리 기다려도 엽엽이의 그림자를 보지 못했다. 그래서 백양도 마음속으로 엽엽이의 생각을 하고 있었다.그녀가 퇴근하여 집으로 가는 골목 어귀에서 익숙한 작은 모습을 보았다. 지금 그녀는 이 동네에서 살고 있다. 이게 아마도 인연인가 봐."엽엽아, 왜 여기 혼자 있어? 너의 가족은?"백양이 궁금해서 물었다.상군엽은 백양의 곁으로 달려갔다. 그는 새까만 큰 눈을 깜박이며 말했다."양이쌤, 제가 외할머니를 만나러 가고 싶은데 길을 잃었어요."백양은 상군엽의 작은 머리를 만지며 말했다."외할머니를 만나고 싶은데 왜 아무도 널 데려다주지 않니? 넌 아직 이렇게 어린데. 이렇게 혼자서 나오면 너무 위험해. 너의 아빠와 엄마는? 내가 지금 그들에게 전화를 할게.""양이쌤, 저한테 엄마가 없어요."뭐?백양이 놀랬다.상군엽은 지금도 좀 억울하다. 그의 하얀 눈시울이 붉어졌다."제가 태어났을 때부터 엄마를 본 적이 없어요. 아빠가 저를 키웠어요."백양은 마음이 꿀벌에 쏘인 것 같았다. 매우 아팠다. 그녀는 눈앞의 이 엽엽이가 자기의 엄마를 만나 보지도 않았을 줄은 몰랐다."엽엽아, 그럼 내가 너의 아빠에게 전화하는 것 어때?"상군엽은 얼른 백양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부탁했다."양이쌤, 아빠한테 전화하지 마세요. 제가 아빠랑 크게 싸웠어요. 저는 몰래 가출했어요.""왜 아빠랑 싸웠어?"상군엽은 화가 나서 입을 삐죽 내밀었다."아빠가 엄마는 절 사랑하지 않고 절 버렸다고 말했어요."상군엽은 고개를 숙여 자기의 발끝을 보았다. 눈에서는 구슬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엽엽이가 슬퍼하며 우는 모습을 보고 백양은 마음이 너무 아팠다. 한 번밖에 보지 않은 엽엽이가 왜 그녀의 마음을 이렇게 아프게 하는지 모른다.그녀는 몸을 웅크리고 위로했다."그래, 엽엽아, 그럼 내가 일단 너의 아빠한테 전화를 하지 않을 게. 양이쌤이 여기 살고 있어. 날이 이미 어두워졌
갑자기 잡히자 상군엽은 백양을 바라보았다."양이쌤, 왜 그러세요?"백양은 경악하며 이 팔찌를 보고 있었다. 그녀는 떨리는 손끝으로 방울을 다시 만졌다. 틀림없다. 이 방울이 달린 빨간색 팔찌는 바로 그녀의 머릿속에 나타난 팔찌다.이 팔찌의 모든 무늬, 만드는 방법, 그리고 작은 방울의 무늬까지 모두 그녀가 직접 만든 것이다. 그녀는 아주 익숙하다.그래서 그녀가 이 방울을 보자 기억이 좀 되살아났다."엽엽아, 이 팔찌는 누가 너에게 주었니?""저의 엄마가 줬어요, 이건 우리 엄마가 직접 만들어서 저에게 준거예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끼고 다녔어요. 양이쌤, 이게 예쁘죠?"엄마가 준 물건이라서 엽엽이는 자랑스러워했다.백양은 갑자기 두 눈을 크게 떴다. 이것은 엽엽이의 엄마가 준 것이다?"너...... 엄마가 누구야?"백양의 심장박동은 단번에 빨라졌다. 이 3년 동안 그녀는 모든 기억을 잃었다. 그녀는 자기의 집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그녀는 줄곧 자기의 집을 찾고 자신이 누구인지를 찾고 있었다."저의 엄마는 육화라고 하는데 난루 공주에요. 우리 외할아버지는 전 세계의 제일 부자 육한정이에요. 외할머니는 의학의 전설 하서관이에요. 저의 두 외삼촌은 더욱 대단해요. 큰 외삼촌은 잠비아의 대통령 육혁비이고 작은 외삼촌은 현우스님이에요. 어때요? 아주 대단하지 않아요?"엽엽이는 싱글벙글하며 말했다.육 뭐?육...... 화?화.이 "화"라는 글자에 백양의 마음이 떨렸다. 그녀가 계속 간직해 온 옥패 하나가 있는데 그 옥패에는 바로 "화"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그녀와 육화는 무슨 관계인가?설마, 그녀가 바로 육화란 말인가?그리고 앞에 있는 이 엽엽이는...... 자기의 아들인가?이 모든 것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백양은 이미 호흡하는 것을 잊었다. 그녀는 지금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몰랐다."양이쌤, 괜찮으세요? 얼굴이 왜 이렇게 창백하세요? 어디가 편찮으세요?"상군엽이 물었다.백양은 정신을 차렸다. 그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