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라고?갈성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선생님, 뭐가 잘못되었어요?”전교 1등은 확정된 사실인데, 어떻게 틀릴 수 있지?육화도 다가가서 묻는다.“선생님, 왜 그러세요?”담임선생님도 의아헤 했다.“갈성이 전교 1등이 아닌 것 같아. 전교 1등은 따로 있어.”그럴 리가요?모두들 수근대기 시작한다.“선생님, 잘못 보신 거 아니예요?”“선생님, 그럼 전교 1등이 누구예요?”담임 선생님은 고개를 저으셨다.“나도 몰라…어디 보자…….”담임 선생님이 다시 한번 확인한 순간, 전교 순위가 눈앞에 나타났다.갈성은 확실히 전교 1등이 아니였다. 전교 2등. 육화는 전교 3등이다. 그들 위에 또 한 사람의 이름이 있다. 바로 진정한 전교 1등.그 사람은 바로…임묵!이 이름을 본 순간, 육화는 머리가 하얘졌다. 임묵, 정말 임묵이였다!‘임묵’이라는 두 글자를 보고 또 보았지만 틀림없었다.육화의 불안한 마음이 내려앉았다. 이런 결과는 예상치 못했지만 또 은근히 기대했던 결과이기도 하다. 그녀는 마지막 순간까지 갈성이 이렇게 쉽게 이겼다는 것을 믿지 않았고, 임묵이 큰 기쁨을 안겨줄 거라 믿고 있었다.흠?모두가 수군대며 ‘임묵’이라는 이름을 보고 믿을 수 없다는 충격적인 표정을 짓고 있다. 임묵이? 어떻게?갈성은 두 눈을 부릅뜨고 있다. 임묵, 전교 1등이 어떻게 그일 수 있겠는가?임묵은 열등생이야. 게다가… 수학 시험도 못봤잖아.“선생님, 이거 잘못 된 거 아니죠? 어떻게 임묵일 수가 있어요. 왜?”갈성의 감정이 격해졌다.임묵의 여러 과목 성적을 보고 담임선생님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한다.“맞아, 임묵이야. 성적을 봐. 국어 150, 수학 0, 영어 150, 이과종합 300, 총점 600, 수학을 제외하고 기타 과목은 전부 다… 만점. 내가 이렇게 여러 해 동안 가르치면서도 지금까지 이런 상황은 본 적이 없어.”육화와 갈성도 다가가서 성적을 봤다. 정말로 수학을 제외하고는 모두 만점이었다.다시 말하자면, 그는 수학시험에 결석했는데
육화는 몸을 돌려 군중에서 멀어져 교실을 향해 걸어갔다.그러니 곧 뒤에서 발소리가 들리고 큰 손이 뻗어 그녀의 가느다란 손목을 잡았다.육화는 어쩔 수 없이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더니 임묵이었다."임묵, 내놔!" 육화는 힘써서 자신의 손목을 뺐었다.임묵은 입술이 올라가면서, “육화, 왜 그래, 내가 경기 이겼는데 기쁘지 않아?”"당연히 기쁘지, 축하해, 천재 소년 임묵, 전에 내가 눈깔이 삐어서 태산을 몰라보았다.” “ 육화야, 화난거야? 왜? 내가 널 속아서 그런 거야?"육화는 눈살을 찌푸리고 앞에 있는 소년을 엄숙하게 바라보며,"내가 화내지 말아야 하나? 임묵아, 나는 다른 사람이 나를 속이는 것이 제일 싫어!”임묵은 그녀처럼 깨끗하고 순진한 여자가 기만을 가장 싫어한다는 것을 알고 그녀를 속였다.‘육화야, 만약 언젠가 네가 더 큰 거짓말을 발견하거나 쭉 속이고 살았다면, 너와 내가 만난 날부터 거짓말을 해왔으면 너는 어떻게 할 건가, 나를 미워하고 싫어하고 떨어지고 할 건가?’"육화야, 네가 이러는건 좀 무리야. 내가 제1고등 학교에 들어간다고 천재라고 말할 수 없잖아. 일부러 숨긴 건 아니야.” 임묵이 변명했다.이건 육화는 이해할 수도 있고 원래 겸손한 사람이며 얼굴에 “천재”라는 단어를 붙이지 않지만 거짓말을 한거 사실이었다."임묵아, 중요한 것을 피하지 말구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잖아, 너 날 속였다!"임묵이 갑자기 한 발짝 앞으로 나서자 잘빠진 몸으로 그녀에게 다가왔다.“너......너 뭐 하는 거야?” 육화는 가슴이 두근거렸다."육화, 너 후회한 거 아니야?""뭐가?""말하자면 너는 여전히 내가 약속한 것 지키지 않아서 신경 쓰이잖아. 우리 약속했잖아 만약 내가 경기를 이긴다면 너가 내꺼 된거. 후회한거 아니지?."임묵은 그녀의 눈을 보고 깊고 날카롭게 그녀를 핍박하며 도망칠 기회를 주지 않았다.육화는 이게 진정한 임묵이라고 은근히 느껴졌다. 그는 무관심한 외모 아래 헤아릴 수 없는 깊이를 가진 타
임묵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술잔을 들고 안에 있는 술을 다 마셔버렸다."저기 좀 봐봐, 저기 고 씨 집안 따님 옆에 육화 같은데?" 이때 어느 공붓벌레가 육화를 알아보았다.임묵은 고개를 들자, 빛이 어두컴컴한 작은 룸에서 육화의 모습을 포착하게 되었다.하학하자마자 고여림과 이곳으로 향한 그녀는 입고 있던 교복도 갈아입지 못했다. 교복과는 다소 거리가 먼 장소에서 육화는 가느다란 다리를 오므린 채 얌전하게 앉아 있었다. 육화는 태생적으로 눈부신 존재였고 앉아있는 그 모습 또한 청순하기 그지 없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육화가 그냥 꽃병인 줄 알았는데, 꽃병이 저렇게 예쁘면 반칙이지 저 정도면 태여난거야.""임묵, 육화 엄청 단순한 거 같은데, 한번 가서 꼬셔봐, 너한테는 식은 죽 먹기 아니야?""임묵, 꼬셔서 안 넘어오면 네 기술에 문제가 있다는 걸 설명해. 어디 내가 한 수 가르쳐줘? 장담하는데 3일이면 넘어오게 돼 있어. ""설마 너도 육화한테 반한 거야? 꼬시고 싶어?"공붓벌레들도 남자인지라 육화와 같은 보기 드문 미인을 눈앞에 두고 떠들어 대기 시작했다. 그들도 역시나 육화의 미모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이때 "탁-"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임묵은 손에 들고 있던 술잔을 바텐더에 던져버렸고 둔탁하고 위압적인 소리는 조금 전의 소란스러운 소리를 삽시간에 덮어버렸다.공붓벌레들은 서로 눈치를 살피더니 육화에 대한 앙큼한 생각을 멈추었다. 육화에 대한 임묵의 소유욕은 더없이 강했고 방금 그의 몸에서 솟아 나온 냉혹한 분위기는 사람들로 하여금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임묵, 화 그만 내고 술이나 마셔, 내가 한 잔 줄게." 예쁜 여자 공붓벌레는 임묵의 허벅지에 앉아 한 손으로는 임묵의 목을 껴안고 한 손으로는 술잔을 들어 임묵의 입가로 다아갔다 .썸이라도 타는듯한 장면을 목격한 고여림은 놀라서 눈이 휘둥글레졌다. "화화언니, 저기 한번 봐봐요, 언니 라이벌 생겼어요! 저 여자가 형부 빼앗아 가는 거 아니에요!"육화 또한 그 장면
육화는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제 갈 길을 갔다.이때 현란한 파란색 스포츠카 한 대가 질주해 육화의 곁에 멈춰 섰고 선글라스를 쓴 재벌 2세가 차창을 내리더니 육화를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이쁜이, 어디 가? 오빠가 데려다줄게."육화는 눈썹을 찡그렸다. 이때 커다란 손이 그녀의 어깨에 살며시 걸치더니 가볍게 그녀를 껴안았다.육화는 고개를 들었고 임묵이가 눈에 들어왔다.임묵은 한 손을 바지 주머니속에 넣고 다른 한 손으로는 육화를 꼭 껴안았다. 그는 차가운 시선으로 스포츠카의 재벌 2세를 은은하게 흘겨본 후 얇은 입술을 들썩였다."내 여자친구다. 하고 싶은 말 있으면 직접 나랑 말해라."‘여자친구?’이 네 글자를 듣자, 재벌 2세는 스포츠카를 몰고 가버렸다.‘ 애인 있는 여자였네.’"여자친구"라는 네 글자에 육화는 움측거렸다. 그녀는 그가 일방적으로 선포한 "여자친구"라는 말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육화는 그의 품에서 벗어나 옆으로 두 걸음 피했다."임묵, 내가 왜 네 여자친구야? 내 명성 나빠지니 함부로 얘기하지마!"임묵은 그녀가 회피하는 모습을 보고 눈동자 속에 한 가닥의 묵구름이 스쳐 지나갔지만 드러내지 않았고 겉으로는 보기에는 잔잔하기 그지없었다."육화, 인제와서 명성 타령이야? 이틀 전에 내기해서 이기면 나와 연애한다고 약속한 사람은?"이 말이 나오자마자 육화는 화가 치밀었다. 그때 그의 연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오스카 에서도 그에게 상을 줬어야 했다. “그건 무효.”"넌 무효라고 하지만 나한테는 유효야. 그러니 지금부터 넌 내 여자 친구고 넌 내꺼." 임묵은 횡포를 부렸다.육화의 작은 얼굴은 어느새 붉게 달아 오르고 무척 부끄럽고 분했다."임묵, 넌 왕 사기꾼이야! 너랑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아!"말을 끝내고 육화는 발을 들어가버렸다.임묵은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서 눈동자가 깊어졌다.육화는 앞의 골목 어귀에서 전화를 받고 있는 고여림을 찾아가려 했다. 걸어갈려고 하는 찰나 커다란 손이 뻗어와 그녀의 손목을
그녀가 우는 것을 보고 임묵은 그대로 굳어버렸다.그는 그녀를 울리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왜 울어?" 임묵은 천천히 그녀를 놓아주었지만, 큰 손은 그녀의 작은 얼굴을 받들고 있었다.육화는 그를 내밀어 치고 싶었다. ‘왜 우냐고? 뻔뻔스럽게 물어보다니! 왜 우는지 정녕 모르는 거니? 첫 키스라고! 지금까지 첫 키스가 이렇게 난폭하고 무지막지하게 말없이 당할 주는 생각지도 못했단 말이야!’육화의 아름다운 눈동자에는 영롱한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눈물은 끊임없이 아래로 내려쳤으며 그녀는 울먹이면서 말했다."임묵, 너 진짜 미워!"임묵은 작은 콧날도 눈시울도 붉어지고 방금 그가 키스한 입술마저도 약간 떨면서 울고 있는 그녀를 보면서 주체할 수 없었다.그의 커다란 손은 그녀의 백옥과 같은 작은 얼굴을 받쳐 들고 감히 함부로 움직이지도 못해 손바닥에는 땀이 송굿 쳤다. 방금 그는 그녀의 입술에 닿기만 했지 함부로 움직이지도 못했다. 그녀는 첫 키스라고 했는데 그 또한 마찬가지다. 서툴고 긴장하긴 그도 마찬가지다. 그는 처음으로 한 여자에게서 이런 애욕을 느꼈다.방금 술집에서 술의 힘을 빌려 담력을 키우고서야 감히 이런 미친 짓을 할 수 있었다.그는 그녀를 내내 쳐다보았다. 소년의 침묵은 사나웠고 눈에는 얇은 붉은색이 덮여 있는 그녀의 입술만 보여 그녀에게 다시 키스하려는 충동이 들었다. 이를 감지한 육화는 신속하게 입을 열었다."임묵, 너 또 나한테 키스하면 나 너 절대 용서 안 해!"임묵은 굵은 손가락으로 가볍게 그녀의 얼굴의 눈물을 닦아 주면서 목구멍을 굴었다."넌 내 여자 친구인데, 내가 내 여자 친구한테 뽀뽀한다는데 왜 그래?"‘누가 그의 여자 친구인가, 그는 왜 잘못하고도 이렇게 당당할까!’"여자친구라고 쳐도 이렇게 막 하면 돼?" 육화는 그의 말에 반문했다.임묵은 갑자기 웃음이 터졌고 그는 얇은 입술을 열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니면? 이런 거 안 하면 여자친구 뭐 하러 사귀는 건데? 커플 사이에 원래 이런거 하는거 아
그는 왜 쓰러졌을가?육화는 급히 몸을 웅크리고 손을 뻗어 그를 두 번 건드려봤다. "임묵, 너 빨리 일어나. 너 또 연기하는거지? 또 날 속이려고?” 술에 취해 잠든 듯 눈을 감은 임묵은 중얼거렸다. "누나..."누나?자신을 무시해오던 임묵의 입에서 누나란 말이 나왔다니.육화는 그가 정말 술에 취했다는 것을 알았다. 술에 잔뜩 취해 육화한테로 달려와 주정을 부린 것이었다. 임묵은 아마도 이튿날 깨나고나면 자신의 행실을 기억하지도 못할 것이다.주정뱅이와 뭔 말을 따지겠는가?화가 제대로 난 육화는 빨간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임묵을 그냥 냅두기로 했다. 알아서 길에서 노숙하게 놔두기로. 이내 육화는 몸을 일으키고는 도망쳤다.바닥에 누워 있던 임묵은 점점 멀어지는 발자국 소리를 듣고는 천천히 눈을 떴다. 사실 그는 전혀 취하지도 않았고 잠들지도 않았다. 그저 연기를 한 것이었다.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그는 어떻게 일을 끝내야 할지 모르겠고, 앞으로 어떻게 육화를 봐야 될지 막막했다.육화는 그야말로 순진한 사람이었다. 이렇게 쉽게 속일 수 있다니!임묵은 술주정을 부린 것도 아니다. 그저 술기운을 빌려 본인이 하고 싶었지만 차마하지 못했던 행동들을 하였다.그는 갑자기 손을 들어 새빨개진 자신의 눈을 가렸다.......어느덧 임묵은 집에 돌아왔고, 곧바로 들어가 찬물로 샤워했다.차가운 냉수가 근육을 아무리 자극해도 그의 정열의 기운은 막을 수 없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온통 골목어귀에서 그녀와 뽀뽀한 그 순간이였다. 비록 몇 초뿐인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손에 땀이 가득한 채 그녀에게 입을 맞추었고, 놀라서 어쩔줄 모르는 그녀의 두 눈을 보고도 계속 입을 맞췄다.그녀의 입술은 정말도 달콤했다.입술에서는 딸기향의 막대사탕 맛도 났고 우유 아이스크림의 맛도 났다.입을 맞추며 그녀의 입에 남아있던 것들을 같이 먹게 되어 처음에는 그것들이 달달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와 생각해보니 그녀의 입술이 가장 달콤했던 것이다.우월한 기럭지의 임묵은 한
그 해, 상어국의 공주는 하 서관이 이끄는 늑대의 철기 군 사단에 가슴을 찔려 그 자리에서 운명하였다. 그러나 모두가 모르는 한 가지 사실이 있었다. 상어국의 공주는 원래 쌍생 자매였고, 또 다른 공주는 임묵을 낳은 후 출혈이 멈추지 않아 결국 운명하였다는 것이다.모든 사람은 상어 족이 멸망했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모르는 상어 족의 마지막 핏줄은 바로 소주 임묵이였다.임묵은 사람을 홀리는 듯한 아름다운 눈을 감았다 다시 뜨더니 말했다."알았어."검은 옷을 입은 사람은 이제야 마음이 놓였다. 100년 전, 난루 선조는 일찍이 예언을 남겼었다. 난루에 태어나는 여식이 천하제일 아름다운 여자가 될 것이다. 사실 100년 전 상어 족의 선조도 예언을 남겼었다. 100년 후에 상어국에서 첫 번째로 태어나는 소주가 바로 난루의 액운이다.이것은 정해진 운명이다. 임묵은 육화가 피하려야 피할 수 없는 정겁이다.이 예언이 있었기에 임묵이 이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상어족 전체의 희망을 짊어지게 되었다. 물론 임묵은 그 누구도 실망하게 한 적이 없다. 그는 매사를 신중히 하며 전략을 세우고 모든 계획을 완벽하게 해냈다. 그는 가장 강력한 소주였다.똑똑똑…이때,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문밖에서는 오택우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임묵! 임묵, 빨리 문 열어! 큰일 났어. 누나에게 일이 생겼어!"‘계획대로 진행해.’임묵은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을 쓱 보며 지시했다.검은 옷을 입은 사람은 공손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마치 이곳에 존재한 적 없었던 것처럼 사라져 버렸다.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사라지자 임묵이 문을 열었다."무슨 일이야?""임묵!"오택우는 숨을 헐떡이며 임묵을 잡아당겼다."임묵, 놀라지 말고 들어. 누나한테 일이 생겼어. 누나가 사라졌단 말이야!"......임불염이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은 재빨리 퍼졌다. 교실에 있던 육화도 이 소식을 듣게 되었다.유린이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화화, 너 아직 소식 못 들었지? 임 씨네 언니 임불염
“임불염이 도망갔어!”어르신은 수염 난 얼굴을 잔뜩 찡그린 채로 장한에게 욕설을 퍼부었다.“임불염, 임불염! 아직도 잊을 수 없어. 그 여자 때문에 4년 전에 네가 임 씨 집안 녀석에게 칼을 맞아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고, 네 손으로 아버지에게 총을 쏘았어. 네 손으로 직접 너의 아버지를 죽였다고. 너 도대체 그 여자를 찾아서 어떻게 할거야?”장한은 말없이 그저 소나무처럼 곧게 서있었다. 그에게는 반항적인 피가 흐르고 있었지만, 고귀한 출신인 데다 명문세가의 귀족 도련님이었으며, 행동 하나하나에 오만한 귀티가 배어 있었다. 할아버지의 말에 장한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아직도 눈치채지 못했니? 모든 게 다 임불염이 계획한 거야. 그 여자가 미인계를 이용하여 너희 부자를 서로 등돌리게 했어. 그리고 그 기회를 틈타 도망친 거고. 너한테는 조금의 진심도 없었던 거야!”장한은 입술을 꾹 다물었고,“갈게요.”라고 하며 바로 일어났다. 그의 이런 오만한 태도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었다. 어르신은 직접 가죽 채찍을 뽑아 ‘촥’하고 장한의 등에 휘둘렀고, 곧 흰 셔츠가 순식간에 갈라졌다. 장한의 피부가 찢어지고 살이 터짐과 동시에 흰 셔츠는 이내 붉게 물들었다.“도련님!”부하들이 바로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뭐하는 짓이야? 지금 너희들 눈에는 도련님밖에 안 보이고 나 같은 늙은이는 안중에도 없단 말이야?”어르신이 장한의 부하들을 노려보았다. 예전부터 장한 곁에 있던 부하들은 몸을 잘 쓰고 충성스러웠다. 이번에도 장한을 따라 서부 지역으로 가기로 선택된 것이라 장한의 명령만 듣는 자들이지만, 어르신의 압박에 상황이 난처해졌다.“어르신, 저희가 감히 어르신께 이렇게 빕니다. 서부 전쟁 상황도 위기인데, 어르신께서 이렇게 채찍으로 집안을 다스리시면 도련님 몸이 다치십니다…….”할아버지는 콧방귀를 뀌었다.“얘는 내 손자야. 오늘 똑똑히 기억해 둬. 얘가 가진 것 모두 내가 준 거야. 이 집의 주인은 바로 나야!”말을 마치자 마자 어르신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