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불염이 도망갔어!”어르신은 수염 난 얼굴을 잔뜩 찡그린 채로 장한에게 욕설을 퍼부었다.“임불염, 임불염! 아직도 잊을 수 없어. 그 여자 때문에 4년 전에 네가 임 씨 집안 녀석에게 칼을 맞아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고, 네 손으로 아버지에게 총을 쏘았어. 네 손으로 직접 너의 아버지를 죽였다고. 너 도대체 그 여자를 찾아서 어떻게 할거야?”장한은 말없이 그저 소나무처럼 곧게 서있었다. 그에게는 반항적인 피가 흐르고 있었지만, 고귀한 출신인 데다 명문세가의 귀족 도련님이었으며, 행동 하나하나에 오만한 귀티가 배어 있었다. 할아버지의 말에 장한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아직도 눈치채지 못했니? 모든 게 다 임불염이 계획한 거야. 그 여자가 미인계를 이용하여 너희 부자를 서로 등돌리게 했어. 그리고 그 기회를 틈타 도망친 거고. 너한테는 조금의 진심도 없었던 거야!”장한은 입술을 꾹 다물었고,“갈게요.”라고 하며 바로 일어났다. 그의 이런 오만한 태도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었다. 어르신은 직접 가죽 채찍을 뽑아 ‘촥’하고 장한의 등에 휘둘렀고, 곧 흰 셔츠가 순식간에 갈라졌다. 장한의 피부가 찢어지고 살이 터짐과 동시에 흰 셔츠는 이내 붉게 물들었다.“도련님!”부하들이 바로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뭐하는 짓이야? 지금 너희들 눈에는 도련님밖에 안 보이고 나 같은 늙은이는 안중에도 없단 말이야?”어르신이 장한의 부하들을 노려보았다. 예전부터 장한 곁에 있던 부하들은 몸을 잘 쓰고 충성스러웠다. 이번에도 장한을 따라 서부 지역으로 가기로 선택된 것이라 장한의 명령만 듣는 자들이지만, 어르신의 압박에 상황이 난처해졌다.“어르신, 저희가 감히 어르신께 이렇게 빕니다. 서부 전쟁 상황도 위기인데, 어르신께서 이렇게 채찍으로 집안을 다스리시면 도련님 몸이 다치십니다…….”할아버지는 콧방귀를 뀌었다.“얘는 내 손자야. 오늘 똑똑히 기억해 둬. 얘가 가진 것 모두 내가 준 거야. 이 집의 주인은 바로 나야!”말을 마치자 마자 어르신
임불염이 그에게 남긴 물건이 있다.장한이 손을 뻗어 받은 봉투를 여니 사진 한 장이 떨어졌다. 사진에는 호텔 침대에 누워 있는 임불염과 장한의 아버지가 있었다. 그리고 장한의 아버지 품에 안겨 있는 임불염. 사진의 아래쪽에 임불염이 아담한 글씨로 적은 문장이 있었다.‘너무 나를 그리워하지 마!’장한은 사진과 이 문장을 여러번 왔다갔다하며 보더니 눈시울이 충혈되고 가슴에서 무언가가 용솟음치는것을 느껴 연거푸 ‘푸–’ 소리를 내며 선혈을 뿜어냈다.“도련님!”부하들이 크게 놀라 다가왔다. 장한은 무표정한 얼굴로 ‘쓱쓱’ 두 번 사진을 찢었다.‘임불염, 설령 네가 하늘 끝까지 도망간다 하더라도 나는 너를 잡아올 거야!’장 씨 집안의 일은 신속히 해결되었다. 장한 아버지의 장례가 치러졌고 장한은 화서 서부로 떠났으며 모든 유언비어는 점차 잊혀질 것이다.육화는 모든 일이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렸지만, 임묵은 다시 학교에 돌아오지 않았다. 임불염 언니가 사라진 이후로, 그날 밤 이후로 두 사람은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디지털 프로그래밍 대회는 시작된다. 유린이 육화에게 다가와서 말했다.“육화야, 혹시 언니가 사라진 것 때문에 임묵이 충격받아서 퇴학한 거 아니야? 걔도 학교 안 다니고 싶겠지. 근데 디지털 프로그래밍 대회는 어떡해. 걔가 우리 제1고등학교를 대표해서 출전해야 되는데.”육화는 눈썹을 가볍게 찡그렸다. 디지털 프로그래밍 대회가 급하긴 하지만, 그의 성격을 봤을 때 분명 참가하지 않으려고 했을 것이다.‘걔는 요즘 도대체 뭘 하고 있는거야? 괜찮은걸까?’육화는 걱정으로 마음이 혼란스러웠지만, 차마 먼저 연락할 수 없었다.학교가 끝나고 육화가 나오자 정면에서 한 사람이 걸어왔다. 임묵의 소꿉친구 오택우였다.“육화야.”오택우가 그녀를 불러세웠다. 육화는 발걸음을 멈추고 인사했다.“안녕.”“임묵이 벌써 몇일동안 학교에 안왔는데, 걱정 안되니?”“걔도 이제 곧 성인이야. 자기가 뭘 하고 있는지 정도는 알아야지. 내가 걱정해도 소용없어.”
육화는 힘껏 그의 손을 뿌리쳤다.“건드리지 마!”임묵은 정말 더럽게도 많은 여자들과 썸을 탔다. 조여안과는 러브샷을 하고, 그 예쁜 모범생이랑은 뽀뽀까지 했는데 심지어 다 거절하지도 않았다니.임묵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사실 방금 그녀가 문 앞에 나타났을 때부터 그의 눈빛은 그녀에게서 떠난 적이 없다. 방금 목욕을 한 그녀의 청순한 긴 머리가 아직 약간 촉촉하다. 그 아래는 화장기 없는 손바닥만 한 작은 얼굴. 그리고 하얗고 투명한 피부에 감춰진 부드러운 붉은 속살. 더욱 죽을 지경인 것은 그녀의 초롱초롱한 큰 눈이 지금은 화가 나서 그를 노려보고 있다는 것. 어떻게 봐도 사람을 홀리는 이 외모는 하늘에서 내려준 가장 완벽하고 진귀한 수공예품이 분명하다. 그녀는 급하게 오느라 안에는 연노랑색 잠옷을 입고 있고, 겉에 흰색 외투를 덮고 있었다. 신발도 갈아 신지 않은 채 분홍색 슬리퍼를 신고 달려온 모습이 어떻게 이렇게 청순할 수 있을까.임묵은 전에 없던 확신이 들었다. 그녀는 정말 그를 좋아하고 있다.그 생각이 드는 동시에 입꼬리를 올리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왜, 질투나?”“누가 질투했어? 난 아니야!”사실을 부인하는 육화. 임묵은 손을 뻗어 그녀의 부드러운 작은 손을 잡아 자신의 잘생긴 얼굴 위에 놓았다.“네가 질투하는 거 다 알아. 나를 때려. 너 내 얼굴 때리는 거 좋아하잖아. 때리게 해 줄게.”‘이 사이코패스, 누가 사람을 때리려고 안달이 난 줄 아는거야?’이건 남자의 존엄성에 관계된 문제이기 때문에 보통 남자는, 특히 신분이 좋은 남자는 더욱 여자가 얼굴을 만지는 걸 싫어한다. 그러나 육화는 농담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정말 자기 얼굴을 때리는 걸 좋아한다고? 확실히 여자에게 이상한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여자친구를 뽀뽀하는 용도로 만난다는 사람은, 어느 정도 변태 끼가 있다.육화는 손을 뺐다."나는 못 때리겠어. 너 그냥 네 얼굴 다른 사람한테 뽀뽀하게 줘버려!”말을 마치자마자 허, 하고 임묵이 웃었다.‘왜 웃어?
육화를 에워싸고 있던 남자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임묵을 쳐다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옆으로 흩어졌다. 아직 주위에서 발생한 미묘한 분위기를 눈치채지 못한 육화는 그저 자신의 가는 허리가 그의 품에 당겨져 붙잡혀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놔! 아프다고!”임묵도 그녀가 어릴 때부터 금지옥엽 귀하게 보호받으며 자란 가녀린 몸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임묵이 입술을 꽉 깨물며 말했다.“아픈 줄 알면서도 버스에서 이렇게 사람들 사이에 끼어서 가겠다고? 너의 신분을 모르는 거야?”그녀는 확실히 이런 장소와 맞지 않다. 저번에 그녀를 데리고 작은 여관에 갔을 때도 후회했던 적이 있다.“만약에 네가 안 따라왔으면 나도 이렇게 사람 많은 버스 타러 안 왔겠지, 안 그래?”육화의 반박에 임묵의 눈동자가 어두워졌다. 그래, 모두 나 때문이지. 만약 내가 없었다면 육화는 영원히 그저 근심 걱정 없는 사람이었을 거야.“그럼 움직이지 마, 아프게 하지 않을게.”임묵이 손의 힘을 조금 풀었지만 여전히 두 사람의 몸은 붙어 있었기에 육화가 계속 몸을 비틀었다.“아 그냥 놓으라고!”맑고 달콤한 목소리 속에 약간의 짜증과 응석이 섞여 나왔다.그때 임묵은 고개를 숙였다.그녀가 몸을 비틀 때마다 엉덩이가 그의 허리와 배에 바짝 붙었고, 연노랑색 잠옷 치마자락이 그의 검은 바지에 감겨 있었다. 보기만 해도 강렬한 시각적 충격에 임묵은 목젖을 움직여 침을 삼키며 그녀의 허리에 감긴 손을 풀었다.“앞으로 좀 더 가, 나 건드리지 말고!”“…….”‘얘가 무슨 말을 하는거야? 방금 억지로 품에 안아놓고, 지금은 멀리 떨어져서 건드리지 말라고 하다니. 혹시 정신분열 환자 아니야? 어휴 됐어, 따지지 말자.’육화는 최대한 앞으로 가서 임묵과 닿지 않으려고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버스가 다음 역에 도착하고 문이 열렸다. 어느 정류장인지 보려고 했지만 임묵이 손을 끌어당기는 바람에 얼떨결에 같이 내렸다.전에 한 번 와본 적이 있기 때문에 이 골목이 그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는 걸
“임불염이 도망갔어!”어르신은 수염 난 얼굴을 잔뜩 찡그린 채로 장한에게 욕설을 퍼부었다.“임불염, 임불염! 아직도 잊을 수 없어. 그 여자 때문에 4년 전에 네가 임 씨 집안 녀석에게 칼을 맞아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고, 네 손으로 아버지에게 총을 쏘았어. 네 손으로 직접 너의 아버지를 죽였다고. 너 도대체 그 여자를 찾아서 어떻게 할거야?”장한은 말없이 그저 소나무처럼 곧게 서있었다. 그에게는 반항적인 피가 흐르고 있었지만, 고귀한 출신인 데다 명문세가의 귀족 도련님이었으며, 행동 하나하나에 오만한 귀티가 배어 있었다. 할아버지의 말에 장한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아직도 눈치채지 못했니? 모든 게 다 임불염이 계획한 거야. 그 여자가 미인계를 이용하여 너희 부자를 서로 등돌리게 했어. 그리고 그 기회를 틈타 도망친 거고. 너한테는 조금의 진심도 없었던 거야!”장한은 입술을 꾹 다물었고,“갈게요.”라고 하며 바로 일어났다. 그의 이런 오만한 태도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었다. 어르신은 직접 가죽 채찍을 뽑아 ‘촥’하고 장한의 등에 휘둘렀고, 곧 흰 셔츠가 순식간에 갈라졌다. 장한의 피부가 찢어지고 살이 터짐과 동시에 흰 셔츠는 이내 붉게 물들었다.“도련님!”부하들이 바로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뭐하는 짓이야? 지금 너희들 눈에는 도련님밖에 안 보이고 나 같은 늙은이는 안중에도 없단 말이야?”어르신이 장한의 부하들을 노려보았다. 예전부터 장한 곁에 있던 부하들은 몸을 잘 쓰고 충성스러웠다. 이번에도 장한을 따라 서부 지역으로 가기로 선택된 것이라 장한의 명령만 듣는 자들이지만, 어르신의 압박에 상황이 난처해졌다.“어르신, 저희가 감히 어르신께 이렇게 빕니다. 서부 전쟁 상황도 위기인데, 어르신께서 이렇게 채찍으로 집안을 다스리시면 도련님 몸이 다치십니다…….”할아버지는 콧방귀를 뀌었다.“얘는 내 손자야. 오늘 똑똑히 기억해 둬. 얘가 가진 것 모두 내가 준 거야. 이 집의 주인은 바로 나야!”말을 마치자 마자 어르신
육화는 잠을 얌전하게 자지 않는다. 그녀는 팔로 그의 딴딴한 허리를 껴안고 다리는 그의 몸에 눌러 있었다.작은 머리는 그의 품속의 편안한 곳에 기대면서 계속 자고 있었다.임묵은 입가를 살짝 올렸다. 그녀가 잘 때에는 항상 고양이처럼 그의 품에서 편안한 자리를 찾는다.임묵은 고개를 숙여 꽃보다 더 아름다운 그녀의 작은 얼굴을 보았다. 그는 손가락으로 그녀의 작은 얼굴을 어루만졌다.꿈속의 육화는 몸을 움찔하더니 잠꼬대를 하였다."임묵...... ."임묵.그녀는 꿈속에서 그의 이름을 불렀다."임묵, 우리 약속했잖아. 날 건드리지 마...... ."라고 그녀가 중얼거렸다.임묵의 손끝이 그녀의 얼굴에서 멈췄다. 그는 약간 후회했다. 그날 밤 골목에서 강제적으로 그녀한테 키스를 한것이 그녀를 놀라게 한것 같다."응, 안 건드려." 그는 낮은 목소리로 부드럽게 대답했다.육화는 그의 허리를 더욱 꽉 껴안았으며 조금도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이때 임묵의 핸드폰이 켜졌다. 전화가 들어왔다.교인국에서 온 전화였다.임묵은 잠시 침묵한 후 버튼을 눌러 전화를 연결했다. 전화끝에서 늙은 목소리가 신속하게 들려왔다."임묵, 오늘 밤 육화 공주가 너한테서 묵는다고 들었는데...... 어때? 뭔가 발생했니?"임묵은 품속에서 편히 자고 있는 육화를 보고 칼날 같은 눈썹을 찌푸렸다."저를 감시하세요?""내가 어찌 감히! 임묵, 나는 단지 귀띔 해주고 싶은거야, 너는 임묵이 아니라 상군묵이야."임묵을 낳아주신 어머니는 교인국 공주 중의 하나이다. 이 공주는 일찍이 입궁하여 상군요의 총애를 받는 왕비 중의 하나가 되면서 임신했었고 그 뱃속의 아이가 바로 임묵이다. 이것은 교인국의 가장 깊이 있는 한 수로서 아무도 이 공주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했다.다시 말하면 임묵은 교인국의 도련님일 뿐만 아니라 황사이며 몸에는 상군 황실의 귀족 혈통이 흐르고 있는 왕자이다.만약 그때 육선우가 없었다면 지금의 화서 주군은 육혁비가 아니라 상군묵이였을 지도 모른다.임
임묵은 오랫동안 찬물로 샤워했다. 갑자기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그는 귀를 기울였는데 다름이 아니라 육화의 달콤한 목소리였다. 그녀가 그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임묵...... 임묵...... .”‘왜 벌써 깨났지?’임묵은 재빨리 손을 뻗어 샤워기를 끄고 수건으로 몸에 묻은 물방울을 대충 닦고 부랴부랴 잠옷을 입고 나가려 했는데 급한 마음에 그의 무릎은 문판에 부딪히고 말았다.‘아프네.’그러나 임묵은 아플 겨를도 없이 바삐 밖으로 나갔다. 육화는 잠결에 어렴풋이 앉아 서 작은 주먹 두 개를 쥐고 자신의 게슴츠레한 눈을 비비면서 눈에 안 보이는 그의 이름을 부르면서 찾고 있었다.“임묵...... .”임묵은 마음이 한없이 약해졌다.“육화, 나 여기 있어. 왜 그래?”“임묵, 어디 갔었어? 방금 네가 없어져서 잠에서 깨버렸어.”육화의 예쁜 작은 얼굴은 발그레했고 비몽사몽인 듯한 모습이 사람의 마음을 간지럽혔다.임묵은 이불을 젖히고 침대에 올라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껴안고 나란히 침대에 누웠다. “아무데도 가지 않았어. 그냥 샤워하러 간 거였어.”그는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근데, 너 샤워했잖아?”“...... 더워서 또 했어.”더위를 느끼지 못한 그녀는 말을 더하고 싶었지만, 임묵은 그녀의 말을 끊었다.“나 여기 있을게 어디도 가지 않을게. 너 얼른 자.”너무 졸린 그녀는 눈을 감았다.“임묵, 잘 자.”“잘 자.”그렇게 그녀는 다시 달콤한 꿈나라로 들어갔다. 그녀가 깨나서 그를 찾을까 봐 임묵은 그녀의 곁을 떠나지 못했다.임묵은 그녀와 함께 잘 때마다 괴로운 건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느꼈다.......이튿날 아침.육화는 깨났지만, 옆은 텅 비었고 임묵은 또 보이지 않았다.‘어디 갔지?’육화는 침대에서 일어나 방을 나서 그의 흔적을 찾기 시작했다. 곧 그녀는 주방에서 그의 준수한 모습을 보게 되고 임묵은 주방에서 아침밥을 준비하고 있었다.그녀는 그가 요리하는 것을 처음 봤다.육화는 그에게로 다가갔다. 임묵은
“화화언니, 너무 앞서 나간 거 아니야? 형부가 화낼 이유가 없잖아? 수학 성적이 낮으면 과외를 해서라도 올려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야! 그래야 언니도 더욱 우수해질 수 있잖아! 더욱 훌륭해지려고 하는 연애 아니야? "고여림은 진지하게 물었다.천진무구한 고여림의 모습을 보고 육화는 차마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그리고 어쩌면 고여림의 말이 맞다는 생각도 들게 되었다. “화화언니, 난 형부가 그런 옹졸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 형부는 지나치게 우수할뿐더러 숫자 천재잖아. 근데 여자친구인 언니가 수학성적이 좋지 않다는 게 말이 돼? 남들이 보기엔 어울리지 않잖아. 수학 성적 올리고 더욱 우수한 모습으로 형부 앞에나타나면 좋아하지 않을까? 그러면 언니를 더욱 좋아하고 존중할 거 같다는 나의 자그마한 소견이야.”그녀의 말에 육화는 마음이 움직였다. 임묵이가 숫자 천재인 건 명백한 사실이고 그는 몇 번이나 육화더러 바보라고 했었는데 마음속으로 틀림없이 그녀를 얕보았을 것이다. 하여 육화는 몰래 수학 과외를 통해 성적을 올려 그의 앞에 나타나겠다고 결심했다. ‘두고봐! 바보의 “바” 자도 꺼내지 못하게 할 거야!’줄곧 수학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 육화였지만 지금은 수학에 의욕과 투지가 흘러넘치는 육화다. 무미건조한 수학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임묵이라는것을 깨달은 그녀는 자신마저도 믿기지 않은 듯했다. “그래! 고여림, 역시 네가 최고야.”육화는 그녀에게 감사를 표했다.그렇게 양청티는 육화의 수학 과외 선생님으로 되였다. "선배, 이번 디지털 프로그래밍대회 심사위원에 선배도 포함되어 있다고 들었는데 이번 대회 어려운가요?”육화는 의문을 품은 채 그에게 물었다.젊은 나이에 대회 심사위원이 되었다는 건 그의 영예인지라 이러한 언급에 양청티는 무척이나 으쓱거렸다. “이번 대회는 난이도가 있다고 봐야 해. 선수들도 모두 천재여서 1위는 쉽지 않을 거야.”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육화는 자기도 모르게 임묵을 위해 손에 땀을 쥐었다. 그날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