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소리야, 임불염을 찾았어? 그녀는 지금 어디에 있어? 지금 어디에 있어?" 장한은 수하의 앞으로 달려가 수하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도련님, 임불염은 지금 병원에 있어요.” 병원? 장한은 자신의 코트를 가지고 바로 나갔다. “도련님, 아직 링거도 못다 맞았는데요." 부하들이 재빨리 쫓아갔다. ...... 병원에서. 임불염은 병상에 누워있었다. 그는 손에 그 설계책을 들고 있었지만 열어보지 않았다. 오택우는 아주 이상하다고 느꼈다. 누나가 이 설계책을 아주 좋아하는 것 같았다. 육화가 이 책을 보내온 후 그는 늘 들고서는 손에서 떼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아직 열어본 적은 없다. “누나, 일찍 쉬세요. 수술 날짜가 곧 다가와요. 충분히 휴식해야 해요.” 임불염은 머리를 끄덕였다."택우야, 그만 돌아가. 지금 잘게, 옆에 안 있어줘도 괜찮아.“ “네." 오택우는 불빛을 어둡게 하고 떠났다. 병실은 조용하고 아무런 소리도 없었다. 임불염은 이미 이런 적막에 습관 되였다. 그는 설계책을 베개 밑에 깔고 눈을 감고 잠을 잤다. 오늘 밤 그녀는 매우 부실하게 잤다. 끊임없이 악몽을 꾸었다. 그녀는 또 자신이 1949에 팔려가는 꿈을 꾸었다. 도망가려고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매번 잡혀올 때마다 그 사람들은 그녀를 한바탕 심하게 때렸다. 가장 심각한 것은 그녀의 오른쪽 다리를 부러뜨린 것이다. 임불염은 꿈속에서 또 그 흉악한 얼굴을 보았고 그들은 여전히 야비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사장님, 이 계집애는 고집이 너무 세요. 때릴수록 도망가요. 차라리 우리가 그녀를 데리고 자는게 낫겠어요. 그러면 도망가는 생각도 포기할 거예요.” “이 얼굴과 이 몸매, 볼 때마다 정말 탐이 나요.” 그 야비하고 흉악한 사람들은 그녀한테 달려들어 몇 덩어리로 나누고만 싶었다. 그러나 1949의 사장은 신속하게 그들을 꾸짖었다."저리 가, 이 계집애는 지금 우리의 보물이다. 며칠 후에 그녀의 첫날밤을 경매하면 횡재를
그녀와 그랑 같이 있을 때는 아직 어렸었다. 금방 대학에 다녔을 때다. 벌써 3, 4년이 지났는데, 방금 그는 침대 옆에 앉아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많이 컸다. 말길도 알아들어야 한다. 임불염은 굳은 몸 채로 그의 품속에게 안겼다. 얼굴색도 한 치 한 치 창백해졌다. 이때 장한은 손의 방향을 바꾸면서 직접 그녀를 가로 안았다. 그는 그녀를 안고 밖으로 나갔다. “어디로 데려가?" 임불염은 놀랐다. 그녀는 나가고 싶지 않았다. 이 3년 동안 그녀는 자신을 봉쇄하고 세상과 단절했다. 그녀는 나가고 싶지 않았다. 장한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같이 갈 곳이 있어.” 어디? “싫어! 가기 싫어! 아무 데도 가기 싫어! 빨리 내려줘!" 임불염은 발버둥치기 시작했다. 장한은 결코 그녀의 의견을 구할 의사가 없었다. 원래 강하고 포악한 사람이었다. 이 3년 동안 그녀는 많이 말랐다. 그의 품에서 그는 아무런 무게감도 없었다. 그는 그녀를 안고 성큼성큼 병원을 나섰다. 임불염은 거리로 나왔다. 3년 동안 나오지 않았다. 이 세상은 그녀에게 낯설고 두려웠다. 임불염이 계속 넘을 수 없었던 이 발걸음이 장한 때문에 쉽게 끌어 나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임불염은 망연하게 이 세계를 보았다. 저녁 바람이 상쾌해지고 도시의 네온사인이 온 세상에 현란하고 부드러움을 입혔다. 그녀는 멍해졌다. 이 세계는 여전히 이렇게 아름다웠다. 그냥 그녀가 더 이상 아름답지 않다. 장한은 임불염을 스포츠카에 쑤셔 넣고 "우르르" 하며 누볐다. 임불염은 말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자기와 장한의 이 게임에서 자기는 말할 권리가 전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다만 창밖으로 날아가는 풍경을 흐리멍덩하게 바라보았을 뿐 마치 아무나 좌우지할 수 있는 부서진 인형 같았다. ...... 스포츠카가 한 골목에 멈추었다. 장한은 차창을 내렸다. "불염아, 봐봐.” 임불염이 고개를 들어 보니 음침하고 습기가 찬 골목에 거지 몇
그는 그녀를 위협하고 있다. 그녀의 동생과 오택우로 그녀를 위협한다! “장한, 너 뭘 하려고?” “불염아,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는 네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달려 있어. 더 이상 발버둥 치지 말고 순순히 내 곁에 있어줘. 나는 네가 부귀영화에 끌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 근데 너희 가족의 안전을 보장해야 지? 봐봐, 3년 전에 네 동생 임묵이 나를 한 번 찔렀어. 우리 아버지와 우리 할아버지의 뜻은 소년원에서 조용히 네 동생을 죽이겠다고 했어. 하지만 나는 승낙하지 않았어. 왜냐하면 네 동생이 죽는다면 네가 타격받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야. 불염아, 난 너를 이렇게 아끼는데 아직도 내가 어떻게 더 해야 하니?” 임불염은 손가락을 꽉 잡아당겼다. 때때로 장한이 정말 마귀라고 느껴졌다. 그는 인심을 갖고 놀기 좋아한다. 그는 동생이 그녀의 약점이라는 것을 안다. “내 동생을 만났었어?” 장한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동생이 먼저 나를 찾았어. 3년 전에 네 동생이 너를 위해 칼을 들었지. 지금도 여전히 너를 위해 목숨을 걸더라. 불염아, 너는 임묵이 너 때문에 목숨을 잃는 것을 원하지 않지. 그렇지?” 임불염은 갑자기 얼마 전에 동생의 팔이 다친 것 같다는 생각이 났다. 당시 동생은 말을 돌렸다. 자기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니 임묵이 자기를 위해 또 장한을 찾으러 간 게 분명하다. 이곳은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 장씨 집안의 세상이다. 동생은 목숨을 걸고 그와 싸울 수밖에 없다. 그럴 가치가 없다. 장한 이런 변태 때문에 동생이 목숨을 잃을 가치가 없다. ‘다 나 때문이야.’ ‘모두 다 나 때문이야.’ ‘내가 임묵을 힘들게 만들었어.’ ‘만약 내가 없었다면, 이 부서진 원가족이 없었다면 임묵은 벌써 밖으로 나갔을 것이다.’ “내 동생도 건드리지 마, 택우도 건드리지 마!" 임불염은 눈시울을 붉히며 고함을 질렀다. 장한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넓은 환자복 속의 그녀는 매우 수
임묵은 얇은 입술을 오므리고 몸을 돌려 나갔다. “임묵, 너 도대체 소풍 갈 거야 말 거야? 대답 좀 해!"오택우는 자신의 머리를 긁었다. 임묵의 마음을 점점 더 이해하지 못한다. “택우야, 묵이 꼭 갈 거야. 너도 따라가서 하루 놀아.” “불염누나, 저는 남아서 누나랑 같이 있어줄게요...... .” 임불염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소풍은 하루밖에 안 놀잖아. 저녁이며 다 돌아올 텐데. 나는 괜찮아. 택우야, 네가 묵이를 따라가야 내가 안심할 수 있어. 네가 없으면 그가 육화 때문에 다른 사람이랑 싸움 날까 봐 걱정이야. 묵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목숨까지 걸 잖니?” 오택우가 생각해도 맞는 말이였다."불염누나, 그럼 우리 먼저 갈게요.” “택우야." 임불염은 갑자기 오택우를 불렀다. 오택우는 발걸음을 멈추고 임불염을 뒤돌아보았다. 임불염은 조용히 침대 옆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부드럽게 입꼬리를 치켜세웠다. 시간은 마치 4여 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그녀는 여전히 깨끗하고 아름다운 여대생이었다. 세계와 미래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 차 있었다. 마음속의 신념을 갖고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택우야, 묵이에게 전해줘. 잘 있어야 한다고.” 사실 그녀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결국 그냥 임묵이 잘 있어야 한다는 말 밖에 못했다. 임불염과 임묵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없었다. 큰 누나가 어머니와 같다는 말이 있지만 그녀는 자기가 동생의 짐일 뿐라고 생각한다. 오택우는 즐겁게 웃었다."불염누나, 알겠어요, 임묵한테 전할게요. 우리는 모두 잘 될 것입니다.” “응, 그래, 어서 가.” “불염누나, 안녕.” 임불염은 작은 손을 들어 흔들었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안녕이라고 말했다. ...... 밤은 빨리 다가왔다. "우르르"하는 페라리 스포츠카가 떠들썩하게 병원 입구에 세웠다. 장한은 차에서 내렸다. 그의 손에는 장미꽃 한 다발을 들고 있었다. 이 장미꽃은 임불염에게 선물하려
장한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1분, 2분, 3분...... 이 지나갔는데 임불염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처음에는 안에서 와르르 물소리가 들렸으나 나중에는 서서히 소리가 사라졌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싱숭생숭할 정도로 고요하다. 장한은 예민하게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자세히 생각해 보면 사실 오늘 밤의 그녀는 계속 비정상적이었다. 그는 그녀가 어디가 이상한지 말할 수 없었다. 생각대로라면 그는 이미 그녀의 마음속에서 줄곧 지켜 온 신념과 힘을 무너뜨렸다. 그녀는 운명에 고개를 숙였을 것이다. 장한은 재빨리 일어나 욕실 입구로 갔다. 길고 힘찬 골관절이 문짝을 두드리며 매서운"쿵쿵"소리를 냈다."불염아, 다 씻었니?” 안에는 아무 소리도 없었고 아무도 그에게 대답하지 않았다. 장한의 마음이 서서히 무거워졌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었다."불염아, 문을 열어봐. 아니면 내가 직접 들어 간다.” 안에는 아직 소리가 없다. 장한은 문 손잡이를 잡았다. 문은 이미 안에서 잠갔다. “불염아!" 장한은 입술을 오므리고 다음 초에 갑자기 긴 다리를 들어 문짝을 걷어찼다. 쾅- 욕실 문이 열렸다. 장한은 단번에 피비린내를 맡았다. 그는 천성적으로 피비린내에 예민했다. 당시 어머니가 떠날 때도 그는 이렇게 문을 열고 같은 피비린내를 맡았다. 이때 그는 발바닥이 끈적끈적하다고 느꼈다. 그가 고개를 숙이고 보니 한 줄의 선혈이 흐르는 개울처럼 이미 그의 발밑까지 흘러내렸다. 장한의 눈동자는 끊임없이 수축되고 확대되였다. 그가 들어가자 임불염이 욕조에 누워있는 것을 보았다. 가득찬 물은 이미 그의 몸을 침수시켰다. 그는 아직 그 흰 치마를 입고 있었다. 치맛자락이 물속에서 찰랑찰랑 흩어져있었다. 마치 잉크 그림과 같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가녀린 오른손은 이미 힘없이 욕조 밖에 놓여 있었다. 그녀의 손목에는 깊은 상처가 있었다. 그 안의 선혈은 아래로 뚝뚝 떨어졌다. 장한이 알
갈성은 항상 임묵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학생회 회장이다. 가정 형편이 좋고 성적도 좋으며 농구도 잘 치고 해맑고 멋있다. 임묵이 오기 전에 여학생들이 가장 많이 토론한것은 바로 그였다. 그러나 임묵이 나타난 후 모두들 임묵에 대해 토론했다. 갈성도 소심한 사람은 아니다. 만약 그가 자신보다 훌륭한 사람에게 밀린다면 괜찮은데 하필 임묵에게 밀려난다는게 승낙되 지 못한다. “육후배, 그 임묵이 정말 그렇게 잘 생겼어?" 갈성이 육화에게 물었다. 육화도 임묵이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것을 느꼈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모두 주목을 받았다. 조여안이 그를 좋아하고 많은 우수한 여학생들이 임묵을 주목한다. 임묵이 도대체 어떤 매력이 있는지 자기고 말할 수 없다. 이런 매력은 그녀조차도 거절할 수 없다. 그런데 임묵이 잘생겼는지는 물을 필요가 있을까? 육화는 고개를 끄덕이며 솔직하게 말했다."아주 잘 생겼어요.” “........."갈성이 육화의 위로를 구하려 했는데 육화가 그의 마음을 호되게 질을 줄이야. 이때 인솔 선생님이 물 두 박스를 가지고 올라오며 육화에게 말했다."육화학생, 이 물을 한 사람당 한 병씩 나눠 주세요.” 육화는 일어나서 "네.” 하며 대답하였다. 육화는 앞에서부터 뒤로의 순서로 물을 나누어 주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뒷줄까지 나눠주게 되였다. 바로 임묵과 오택우가 앉아 있는 자리다. “육퀸카, 고마워." 오택우는 물을 받았다. 육화는 통로 측에 앉아있는 임묵을 보았다. 헌팅캡을 아주 낮게 눌려 그의 선명하고 유창한 턱 선만 볼수 있었다. 외모는 정말 더 말할 필요가 없이 잘 생겼다. 여학생들이 좋아할 만은 했다. 그는 그녀가 다가오는 것에 관심이 없었는지 여전히 한 자세를 유지하면서 자고 있었다. 그가 정말 잠들었든 말든, 그녀에 대한 태도가 매우 나쁘고 냉담했다. 육화는 여전히 그를 매우 싫어했고 싫어하는 사람과 말을 걸을 생각도 없었다. 육화는 오택우에게 생수를 건네주었다."좀 전해
“육후배, 그를 상대하지 말고 가자!" 갈성은 육화를 끌고 가려고 했다. 그러나 임묵이 앞으로 나아가면서 바지 주머니에 있던 손을 꺼내 갈성을 잡아당겼다. 갈성이 머리를 돌렸다."임...임묵, 너 뭘 하려고? 한 대 치려고?” 임묵의 이름은 모두가 들어본 적이 있다. 소년원에서 나온 살인범은 모두가 두려워했다. 갈성도 마음속으로 겁을 먹었다. 임묵의 얼굴엔 표정이 없었다. 그 길고 가는 두 눈은 두 개의 위험하고 깊은 담연 같았다. 그는 비웃은 듯 얇은 입술가에 호선을 그었다."난 이미 너에게 손을 놓을 기회를 주었지만 너는 소중히 여기지 않았다.” 임묵이 살짝 힘을 주다. 찰칵- 손목에서 송곳으로 살을 에는 듯한 통증이 올라오면서 갈성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비명을 질렀다. 임묵이 그를 골절 시켰다. 육화는 이 기회를 타서 자신의 작은 손을 뽑아 냈다. 그는 재빨리 말했다."임묵, 그를 놓아줘!” 육화는 갈성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임묵을 걱정하는 것이다. 이 갈성의 집에는 아주 권세가 있다. 임묵의 힘도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녀는 임묵이 힘을 더 쓰다간 갈성을 다치게 하거나 병신 되게 할까 봐 매우 두려워했다. 임묵은 아직 학생이다. 그러다간 또 많고 많은 번거로운 일들이 찾아 들것이다. 육화는 임묵이 포악한 모습을 좋아하지 않는다. 임묵은 고개를 돌려 육화를 바라보았다."네가 그를 감싸고 있니?” “나...... .” 허- 임묵은 낮은 소리의 웃음을 지었다. 젠장, 자기가 오지랖이 넓었다. 방금 둘이서 그냥 사랑싸움하는 지도 모른다. 그가 둘이의 분위기를 망쳤을 지도 모른다. 임묵의 눈썹에 먹구름이 끼면서 갈성을 밀었다. 갈성은 똑바로 서지 못하고 뒤로 몇 걸음 비틀거리다가 가까스로 자세를 잡았는데 정말 낭패가 극에 달했다. 이 남자의 대결에서 그는 전혀 임묵의 상대가 아니었고,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끝났다. 임묵은 몸을 돌려 가버렸다. 소년의 헌칠한 뒷모습을 보면서 육화는 자신
오랫동안 맺혔던 임묵의 마음은 갑자기 상쾌해졌고, 뚜렷한 눈매 사이에도 약간의 기쁨과 부드러움이 배어 있었다. 그는 그녀를 업고 계속 산을 내려갔다. “육화, 너는 어떤 남자아이를 좋아해?"라고 임묵이 낮은 소리로 물었다. 그의 목소리가 너무 낮아서 육화는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뭐라고?” 임묵은 그녀가 어떤 남자아이를 좋아하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앞으로 그는 그녀가 좋아하는 모습으로 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그녀는 그를 좋아하기 시작할 수 있을까? 그러나 임묵은 침묵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높은 지위에 있지만 그는 가진 것이 하나도 없었다. 관건은 지금 그와 그녀가 아직 어리고, 그녀는 아직 자라지 않았다. 그가 갑자기 말을 하지 않자 육화는 그가 정말 이상한 사람이라고 느꼈다, 방금 그가 도대체 무슨 말을 했는지도 똑똑히 말해 주지도 않고. 이때 육화가 고개를 들면서 앞에 서있는 사람을 보았다. ......조여안이다. 조여안이 왔다. 그녀는 지금 질투가 가득한 눈빛으로 육화와 임묵을 주시하고 있다. “임묵, 누가 널 찾아왔어!" 육화의 말투에도 약간의 질투가 배어 나왔다. 임묵은 눈을 들어 조여안을 보았지만 한 번만 보고 눈을 뗐다. 그는 조여안을 직접 무시하였다. 그는 육화를 등에 업은 채로 조여안의 곁을 스쳐 지나갔다. 조여안의 두 눈에서 거의 불이 뿜어져 나왔다. 그녀는 소리쳤다."임묵!” 임묵은 발걸음도 멈추지 않고 바로 갔다. 육화는 임묵과 조여안의 만남에서 임묵이 강한 편이고 조여안은 비천한 편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어젯밤 1949에서 이 두 사람은 여전히 다정다감했을 텐데 지금 마주쳤는데 인사도 하지 않을 정도로 냉담하다니 너무 의외였다. “임묵아, 멈춰." 육화가 입을 열었다. “응?" 임묵은 옅은 소리를 냈지만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육화는 임묵의 옷에 주름이 나도록 잡아당겼다."이제 내려줘, 너의 여자 친구가 왔어,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