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당우는 스포츠카를 허진희의 학교 앞까지 몰고 간 후,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허진희의 차갑고 우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우는 핸드폰을 움켜쥐며 "진희, 수업 끝났어? 너의 학교 문앞에 있는데 오늘 밤 시간 있어? 밥 사줄게." 라고 말했다. 하지만 허진희는 2초 동안 묵묵히 있다가 "당우, 나한테 시간을 낭비하지 마. 우리 엄마가 널 좋아해도, 우리 둘은 불가능해." 라고 말했다.그말을 듣고 굳어진 당우. 사실 금수저인 당우은 여자들에게 매우 인기가 있으며, 그를 좋아하는 여자들도 많았지만 허진희는 예외였다. 그녀는 당우에게 조금의 희망과 기회도 주지 않고 그를 무자비하게 거절했다.“진희야..." 뭐라고 계속 말하려는 당우.하지만 전화기에서 "뚜뚜뚜"하는 통화 중 신호소리가 들려왔고, 허진희가 전화를 끊었다.당우는 그녀의 차가운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만약 당씨 가문과 양씨 가문 두 집안의 친분이 아니라면, 그녀는 아마 당우를 거들떠 보지도 않았을 것이다.3년간 그녀에게 구애하려는 남자들이 많았지만 모두 거절당했다고 한다.......우울해진 당우는 차를 몰고 홀로 술집으로 들어가 술을 마셨다.한잔 마신 후 당우는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은은한 휴대폰 벨소리가 울리고 누군가 전화를 받더니, 한 남자의 섹시하고 매력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우야."그 목소리의 주인은 소성이었다.당우는 이 고모부를 미친듯이 숭배했다. 그래서 좋아하는 여자에게 거절당한 후, 당장 소성에게 위로를 구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고모부, 지금 시간 있으세요? 같이 술 마셔요. 제가 쏠께요." 소성은 전화 너머의 시끄러운 소리를 듣고 이마를 찌푸리며 "당우야,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어?" 라고 물었다.“네.”"진희가 너 술 마시고 있는 거 알아? 그럴 시간이 있으면 왜 그녀를 만나러 안 갔어?”순간 멍해진 당우. 고모부가 허진희를 언급할 줄은 몰랐으니까. 하지만 고모부와 허진희는 서로 친하지 않을
진희는 처녀가 아니라고. 그말을 들은 당우는 붕괴직전이었다. 이때 옆에 있던 금수저들도 그 말을 듣고 떠들석 해졌다. "진짜야? 거짓말은 아니지?" 조걸은 그냥 그녀를 갖고 싶을 뿐이었다. 홍구시에 미인이 왔는데 누구도 그녀를 얻지 못했다고 하니까. 그리고 친구들의 꼬드김에 조걸은 그 녀를 꼬시기 시작했다. 반년이 라는 시간을 낭비했지만 진희는 조걸을 거들떠 보지도 않았으며, 이는 조걸에게 큰 수치를 안겨주었다. 조걸은 여자친구가 많았지만 진희를 가지기 위해 반년동안 다른 여자를 보지도 았았고, 진심으로 그녀를 추구했다. 실패한 조걸은 큰 충격을 받았고, 또한 진희 이후 다른 여자들도 안 중에 없을 정도로 그녀에게 빠졌다.조걸은 여자를 품에 안고 있으며, 진희의 아름다운 얼굴과 섹시한 몸매가 떠오르자 분노가 치밀었다. "내가 여자들을 많이 만나봤다는 건 너희들도 알잖아? 그건 내 천부적인 재능 중 하나야. 그냥 여자를 보면 처녀인지 아닌지 알 수 있어. 그 여자는 분명히 화냥년이야!"금수저들은 조걸의 에 혀를 찼고, 놀란 말투로"젠장, 잘난 척 하고 천진난만한 줄 알았는데 처녀 아니였네?" 라고 말했다."진희가 21살밖에 안됐잖아? 처음 때는 몇살이지?"“그 남자는 누구지? 진희 옆에 다른 남자가 없는걸 로 아는데.”"몰라. 아무튼 걔는 더러운 년이야."당우는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고, 매 한마디 말은 마치 바늘처럼 그의 마음을 찔렀고, 충격을 받은 당우는 질투심과 분노에 이성을 잃을 것 같았다.진희를 이나 로 비방하다니? 당우는 분노와 함께 가슴속에 불이 타오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를 사랑하니까, 누구도 비방해서는 안돼!당우는 갑자기 일어나, 성큼 성큼 옆방으로 이동했다. 눈이 빨개진 당우는 조걸을 쳐다보며 말했다. "조걸, 누가 그런 말을 허락했느냐? 내가 경고하는데, 어서 그 더러운 입 닥쳐!"당우가 나타나자 금수저들은 고개를 숙였다. 당씨 가문은 세력이 크고, 그들 누구도 당씨
소성은 당우와 조걸이 싸우는 것을 못마땅해했다. 소성같은 나이와 경력이 있는 남자들 눈에 이런 행위는 매우 유치해 보였다.그리고 싸웠는데, 싸움에서 졌다니, 소성은 그런 당우를 보며 어이없어 했다.하지만 당우가 말하기를 조걸이 진희가 화냥년이라고?소성의 얼굴은 갑자기 어두워졌고, 그는 눈을 찌푸리며 매서운 눈빛으로 조걸을 바라보았다.소성이 등장한 후 그는 모든 사람의 시선을 끌었다. 조걸은 소성을 무시할 수 없었다. 비록 소성의 매서운 눈길을 보고 조걸은 긴장했지만 오기때문에 계속 한마디 했다. "당우, 내가 틀린 말 했나? 그냥 사실을 받아들여. 진희 그년은 그냥 화냥년이야!"“너 진짜!”당우는 앞으로 나아가려고 했지만, 한 사람이 그보다 더 빠르고 번개처럼 몸을 날려, 조걸을 쓰러뜨렸다.불시에 공격을 받은 조걸은 등뼈가 부러진 것 같았고, “푹”하는 소리와 함께 피를 토했다.당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방금 소성이 발로 조걸을 차버렸기 때문이다.바닥에 넘어뜨리는 조걸은 피를 토하며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세상에, 고모부 정말 대단하시네.조걸은 고개를 들고 굴욕적인 자세로 키가 190cm인 소성을 바라보았다. 소성이 음침한 얼굴을 하고 있지 않았다면, 조걸은 누가 발로 자신을 공격했는지 모를정도였다.조걸은 부들 부들 떨며 말했다. “누...누구야 넌?”소성은 바지를 들어올리고, 몸을 숙여 조걸의 얼굴을 치다가, 입꼬리에 음침한 미소를 띄우며 작은 소리로 경고했다. "다시 진희가 화냥년이라는 소리 해봐. 그 때는 네 제사날이야. 알았어?"조걸은 굴욕감을 느끼며, 비록 당우와 막상막하긴 하지만, 이 남자 앞에서는 완전히 무력해 보였다.갑자기, 조걸은 이 남자가 누군지 생각났다. 그는 떨리는 소리로 물었다. "소...소성?"그 말을 듣고 당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래, 맞아. 내 고모부 소성이야!"조걸은 소성의 이름을 들은지 오래됐다. 하지만 그는 앞에 있는 남자가 소성인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소성 도련님, 손 닦으
우식은 손가락에 힘을 주고 허진희의 어깨를 꽉 잡았다."무슨... 뜻?""우식, 나도 그날 밤은 내가 원해서 한 일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 그러나 우리 모두가 나의 성격을 잘 알고 있어. 내가 좋아하는 남자가 아니면 절대 나의 몸에 손을 댈 수 없어. 나는 백가지 천 가지 방법으로 그를 망치게 할 수 있고 그와 함께 죽을 수도 있어!"우식은 머리를 누구한테 세게 맞은 듯 정신이 들었다. 그렇다, 허진희의 성격은 그도 잘 알고 있다. 그녀는 한없이 차갑고 강경하다. 기꺼이 정복당하지 않았다면 어떤 남자도 그녀의 몸에 손을 댈 수 없을 것이다."진희야, 너... 너 그 남자 좋아해?"좋아한다?허진희는 좋아한다고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도 더 이상 자신을 속일 방법이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작은 소리로 말했다."응, 나는 그를 좋아해.""그럼 왜 함께 하지 않았어?"허진희의 그 차갑고 맑은 눈동자에는 즉시 어두운 빛이 덮였다."그가 나를 버렸기 때문이야."우식은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오늘 밤 그에게 준 충격들이 너무 커서 그는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하지만 지금 사회는 이미 매우 개방적이고 그도 사상이 보수적인 사람이 아니다. 허진희를 좋아하기에 그녀의 모든 과거를 다 받아들일 수 있었다.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허진희의 몸을 개의치 않을 수 있어도 허진의 마음을 모르는 척할 수가 없다.알고 보니, 그녀는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그녀는 좋아하는 남자가 있다!"그 남자 누구야? 진희야, 말해봐, 그 남자는 도대체 누구야? 너의 마음을 사로잡고 너를 좋아하게 하고 또 너를 버린 그 남자가, 도대체 뭐가 좋은지, 내가 그 사람보다 뭐가 못한지 나는 알고 싶어!" 우식은 눈시울을 붉히며 허진희의 어깨를 흔들었다.허진희은 그에게 흔들려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녀는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우식, 나는 오늘 명확하게 말했어. 그러니 나를 좋아하지 마. 앞으로 너는 더 좋은 여자를 만날 거야."허진희은
3년 만에 허진희는 소주희를 다시 만났다. 소주희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그녀는 슬림한 꽃무늬 긴 치마를 입었고 볼륨감 넘치는 몸매로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 얼굴이 아주 좋아 보였고 분명 남자에게 사랑을 듬뿍 받은 행복의 얼굴이었다.물론 소주희의 가장 큰 변화는 바로 그의 손을 잡고 있는 한 남자아이다. 그는 그녀와 소성의 아들 소우이다."아빠" 소우가 달려와 소성의 허벅지를 안았다.소성은 이미 허진희를 놓았고 소우를 보며 손을 뻗어 작은 머리를 만졌다."소우가 왜 왔어?""엄마가 데려왔어요, 저와 엄마는 아빠가 보고 싶었어요."소우는 말하다가 허진희를 보더니 눈썹을 찌푸리며 불쾌해했다.“아빠, 이 여자 누구야, 또 아빠 꼬시는 여우년이지!”소우는 말하면서 달려가 허진희를 발로 차고 욕설을 퍼부었다."퉤, 여우년, 염치없어! 빨리 꺼져, 다시 감히 우리 아빠를 꼬신다면, 나는 우리 엄마와 할아버지에게 말해서 너를 산산조각 내어 강에 던져 물고기 먹이로 만들게 할 거야. 나는 말한 대로 할 거야!"소우는 허리를 짚고 있는데, 그 악독한 모습은 전혀 세 살짜리 아이 같지 않았다.허진희는 그의 발에 차여 매우 아팠다. 이때 소성이 다가와 큰 손으로 소우의 옷깃을 들고 그를 한쪽으로 들어 올려 엄숙한 말투로 꾸짖었다."소우,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누가 이렇게 버릇없게 마음대로 하라고 했어?"소우는 소성을 매우 두려워했다. 소성에게 욕을 먹자 그는 바로 입을 삐죽 내밀며 소주희를 바라보았다.이때 소주희가 다가와 소우에게 뽀뽀를 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위로했다."소우, 네가 오해했어. 이 언니는 여우년이 아니야. 네 아빠를 꼬시는 나쁜 여자 아니야."소주희는 또 허진희를 바라보았다. "허아가씨, 화내지 마세요. 소우는 그의 아빠를 너무 사랑해서 이렇게 과격한 거예요. 지금 우리 세 식구는 매우 행복해요. 허아가씨는 다른 사람의 가정을 파괴하는 상간녀가 되지 않을 거잖아요. 그렇죠?”허진희는 차가운 눈빛으로 소주희와 소우를 보았다. 소
가끔 소주희는 이 남자에게 정복되기 위해 태어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소주희는 가느다란 허리를 흔들며 커피를 소성의 책상에 내려놓으며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소성 씨, 너무 늦었으니 일은 그만하고 우리 일찍 자자."소성은 담배 한 모금을 빨아들이며 소주희를 쳐다보지도 않았다."먼저 자.""소성 씨, 나랑 같이 안 잘거야?"소주희는 바로 소성의 단단한 팔에 온몸을 맡기고 매달리듯이 껴안았다."우리 떨어져 지낸지도 꽤 되는데, 나 안 보고싶었어?"소성은 그제서야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고 커다란 손으로 소주희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주면서 낮게 깔린 다정한 목소리인 듯하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아무 감정없는 목소리로 그녀를 얼리듯 말했다."착하지. 저녁에 할 일이 있으니까 먼저 가서 자.""소성 씨, 무슨 일인데 우리 밤보다 더 중요해? 설마 그동안 나 없는 사이에 다른 여자를 침대로 끌어들인 건 아니겠지?"소주희는 애교와 원망이 반반 섞인 눈으로 소성을 쳐다보았다.소성은 그녀의 집착에도 아무 말 없이 손끝의 담배를 깊이 빨아들였다. 그리고 눈을 내리깔고 소주희의 얼굴을 보며 담배 연기를 그녀의 얼굴에 뿜었다. 그 모습은 영락없이 나쁜 남자의 모습이었다."왜? 며칠 동안 괴롭혀주지 않았더니 벌써 그리워진 거야?"소성은 그 단단한 가슴으로부터 울려퍼지는 듯한 낮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저속한 말, 구속받지 않은 야수의 눈빛, 뼛속까지 나쁜남자의 사악한 기운을 남김없이 연출하고 있었다.소주희는 그런 남자의 매력에 정신을 잃을 정도로 몸이 나른해져 고개를 들어 소성의 입술에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소성은 고개를 돌려 피하더니 담배가 끼여 있던 커다란 손바닥으로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밀어버렸다."무슨 말인지 몰라? 먼저 자."소주희의 마음에 한이 맺히기 시작했다."소성 씨, 오늘 밤 내 곁에 있어주지 않는다면 아빠한테 다 얘기할 거야. 그렇게 되면 아빠는 큰형님을 데리고 소성 씨를 만나지 않겠지."그 형님의 말이 나
소성은 침대를 손으로 짚고 그녀를 내려다 보고 있었는데 표정에는 웃음기가 보이지 않았다."라이터 가져와."간단한 한 마디 말이었지만 그 카리스마에 감히 말대꾸따위는 허용하지 않는다는 무언의 뜻이 담겨 있었다.소주희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녀는 소성의 잘생긴 모습, 포악함, 우울한 모습, 사악하고 매력적인 모습 등 여려가지 모습을 보았었지만 지금의 그는 가면을 벗어던진 듯한 남자다운 모습은 경외지심마저 들게 한다.소주희는 감히 나쁜짓을 하지 못하고 손에 든 라이터를 소성에게 넘겨 주자 소성은 라이터를 바지 주머니에 넣고 손을 들어 셔치의 단추를 풀었다. 소주희는 두 손으로 소성의 목을 그러안았다."소성 씨"소성은 그녀를 내려다 보며 천천히 고개를 숙이자 두 사람의 얼굴은 점점 가까워지기 시작했다.소주희는 눈을 감고 한껏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그가 자신의 얼굴과 몸에 키스를 해주길 기다리고 있었다..."딸칵"이때 방 안의 불이 꺼졌다. 그가 몸을 숙인 것은 그녀에게 키스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불을 끄려는 것이었다. 소주희가 눈을 뜨자 눈앞은 깜깜했다."소성 씨, 불은 왜 꺼요? 결혼하고 지금까지 항상 불을 껐잖아. 이러면 소성 씨 얼굴을 볼 수 없는데 불을 켜고 당신 얼굴 보고 싶어."결혼한 지 시간이 꽤 흘렀는데 매번 부부생활을 할 때마다 소성은 불을 꺼버리는 것이다. 불을 끄면 그녀는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되어 불을 끄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소성은 차가운 매력이 흠뻑 묻어나는 목소리로 낮게 웃었다."난... 불끄는 게 좋거든."소주희는 소성이 자신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아 그러는 것이라고 여겼다. 남자들은 불을 끄기만 하면 어떤 여자든지 상관없으니 말이다.소주희는 그의 말에 감히 항의할 수도 없었다. 결혼 전에 깨끗하지 못한 사생활 때문에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소희와 결혼하게 된 것이다. 비록 이런 일들을 입밖으로 꺼낸 적은 없지만 남자는 예전과 같지 않았다. 아마 큰형님의 위치가 장차 그의 것이 되고 모든 사람의 목숨줄을
허진희가 휴대폰을 들고 문자를 확인하니 소주희가 보낸 영상이 떴다.아직 영상을 클릭하지 않았기 때문에 영상은 한 화면에 멈춰 있었다. 화면에는 불을 켜지 않아 어두컴컴한 방에 두 사람이 엉켜있는 실루엣을 볼 수 있었다. 아래는 소주희였고 위에 있는 남자의 탄탄한 몸매만 봐도 그 남자는 소성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허진희의 눈초리가 파르르 떨려오기 시작했다. 그녀는 소주희가 한차례 정사를 나누는 영상을 자신에게 보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가느다란 손은 핏기가 사라져 하얗게 될 정도로 휴대폰을 꽈악 쥐고 있었다. 허진희는 그 영상을 손가락으로 그 영상을 클릭하려다가 그대로 멈추고 말았다. 그럴 용기가 나지 않았다.어떤 어려운 일이 닥쳐도 절대 물러서지 않던 그녀였지만 지금 이 영상을 마주하고 있는 그녀는 갑자기 두려워지기 시작했다.감히 그 영상을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머릿속에서 그녀에게 그 영상을 열고 제대로 보면 단념할 수 있다고 얘기해주고 있었다. 아무리 첫사랑이라고 해도 잊을 수 있다고 말이다. 누구나 어린 시절엔 그런 나쁜 남자를 좋아한 적이 있으니까.하지만 허진희는 천천히 자신의 손가락을 거두었다. 그리고 휴대폰을 차가운 세면대에 던져버렸다. 그녀의 기다란 눈초리가 천천히 아래로 향하더니 그녀는 자조적인 웃음을 내뱉었다.이것도 나쁘진 않았다. 어쩌면 소성이란 남자에게 더 이상 미련을 남기지 않을 수 있으니까.한참 뒤에야 허진희가 욕실에서 나오자 주리가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진희야,무슨 샤워를 그렇게 오래 하는 거야... 세상에, 진희야 무슨 일이야? 얼굴이 왜 이렇게 창백해? 어디 아파?"주리가 손을 들어 허진희의 이마를 짚어 봤지만 열은 나지 않았고 오히려 얼음처럼 차가웠다.지금 허진희는 얼굴이 창백했고 온몸이 차가웠다."진희야, 대체 무슨 일이야? 놀라게 하지 마.""난 괜찮아..."허진희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그저... 실연을 했을 뿐이다.이때 은은한 휴대폰 벨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양금희한테서 걸려온 전화였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