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370화

작가: 시해나
상대가 병원 주임이라는 것을 확인한 고이서가 말했다.

“조대훈 선생님을 고소할 생각입니다.

조대훈은 이서에게 치매가 있다는 진단을 내린 의사였는데, 주임은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한다는 듯 아주 침착하게 물었다.

[무슨 일로 조대훈 선생님을 고소하신다는 거죠?]

“조대훈 선생님의 진단에 아주 심각한 오류가 있더군요.”

주임은 이 말을 듣자마자 표정이 엄숙해졌다.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겠어요?]

고이서는 상대의 목소리가 무거워지는 것을 듣더니 상대가 겁을 먹었다고 생각하고 다소 건방진 미소를 띠었다.

“네, 제 친구는 20대라서 절대 치매일 리가 없어요. 그리고 집에 돌아온 후에는 전혀 증상이 없었다고요. 저는 조대훈 선생님의 실력이 부족한 탓에 오진이 발생했다고 생각합니다.”

주임은 낮게 말했다.

[20대라면 치매가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긴 하지만, 최근엔 젊은 나이에도 기억력 감퇴나 치매와 같은 증상이 발생한 환자가 적지 않아요.]

[학계는 이런 현상을 ‘치매의 조기 발병’이라고 부르죠.]

[조대훈 선생님은 우리 과의 젊고 유능한 의사입니다. 오진 같은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죠. 그럼에도 마음이 놓이지 않으신다면, 친구분을 모시고 다른 병원에 가서 재검사받는 걸 추천하겠습니다.]

고이서는 이것이 절대 불가능할 것이라 여겼다.

‘내가 의심하고 있다는 듯 행동하면, 오히려 윤이서에게 경고하는 꼴이 될 거야.’

‘그리고 윤이서가 정말 노인성 치매인 데다가, 윤이서를 다른 병원에 데려가서 검사받는 와중에 심소희나 임하나라도 만나면, 그때는 어떻게 설명해야 하냐고!’

이리저리 생각하던 고이서는 차라리 직접적으로 묻는 것을 택했다.

“그럼 조대훈 선생님이 오진한 게 아니라, 일부러 그런 결과를 냈을 가능성은 없을까요?”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제 말은.”

고이서는 이를 악물었다.

“가짜 진단서를 위조한 건 아니냐는 거죠!”

주임은 이 말을 듣자마자 벌컥 화를 냈다.

[허,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 조대훈 선생님뿐만 아니라 우리 병원 전체를 모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71화

    이서는 윤재하 부부와 고이서를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었다.‘내가 윤씨 가문에 머무는 시간이 가장 좋은 기회가 될 거야.’ ‘그 사람들의 체면을 구기려면 지금처럼 좋은 기회는 없을 거라고!’ 이서는 과거 윤재하 부부와 고이서에 때문에 겪었던 고통을 두 배로 그들에게 돌려주고 싶었다.이서가 눈을 감으려던 찰나, 핸드폰이 울렸다.“네, 선생님.” 고이서가 병원의 주임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소식을 듣고도 이서의 얼굴에는 아무런 감정이 드러나지 않았다. 잠시 후에야 이서가 냉소하며 말했다.“알겠습니다. 고이서는 이것저것 떠보게 내버려두시고, 선생님들은 고이서가 사건의 진상만 알지 못하게 해주세요.” [예, 알겠습니다.]이서는 전화를 끊은 후, 곧 눈을 감고 깊이 잠이 들었다. 다음 날.고이서가 이서의 방문을 두드렸는데, 모자를 쓰고 자외선 차단복을 입은 것으로 보아 고이서는 외출하려는 듯했다. “이서야, 우리는 이제 나가봐야 해.” 고이서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과일 따러 가야 하거든.” 이서가 침대에서 일어나며 물었다.“지금 출발하게?” “응, 근데 너는 안 가고 계속 자도 돼. 우리는 아마 오후쯤에야 돌아올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많은 과일을 그렇게 짧은 시간에 다 딸 수 있다고?”이서는 일부러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는데, 이서가 고른 과일들은 모두 특정 계절에만 나오는 과일이기 때문이었다. ‘그 과일들을 모두 구하려면 여기저기 돌아다녀야 할 거야.’ ‘그런데 오후에 돌아오겠다니... 대충 넘어가려는 거 아니야?”고이서가 말했다.“응, 내가 과수원을 하나 찾았는데, 그 과수원이 다양한 과일의 생육 습성을 연구해서 과수원 안에 동일한 생태 환경을 조성하는 곳이라 하더라고. 거기에서는 사계절 내내 모든 과일을 볼 수 있대!” “정말 신기하다. 나도 같이 가면 안 될까?”그 순간, 고이서의 얼굴색이 단번에 변했다. 고이서가 오후에 돌아올 수 있다고 한 것은 다른 사람에게 대신 일을 시킨 후, 전국 각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72화

    고이서는 자외선 차단복이 단 한 벌뿐이었기에 성지영에게 여분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성지영의 관심사는 자외선 차단복이 아니었다.“윤이서가 우리랑 같이 간다고? 그럼 우리가 직접 과일을 따야 하는 거 아니니?” 화가 난 고이서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아직도 그게 불만이에요? 엄마, 윤이서의 손아귀에 있는 윤씨 그룹을 되찾고 싶긴 하신 거죠?” 성지영은 고생하고 싶지 않아 불평을 늘어놓았다.“그냥 윤이서가 우리 윤씨 가문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폭로하면 안 되는 거니?” “사람들한테 윤이서가 우리 윤씨 가문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기만 하면, 윤씨 그룹 직원들은 윤이서가 대표 자리에 있는 걸 두고만 보지 않을 거라고!” 성지영은 확신이 있었으나, 고이서는 열을 올리며 입을 열었다. “엄마, 생각을 그렇게밖에 못 하세요? 윤씨 그룹을 넘보는 사람이 우리뿐일 것 같냐고요.” “잊지 마세요. 지금은 윤씨 그룹에 속한 윤씨 가문 사람이 몇 명 안 되지만, 그 사람들이 윤이서가 윤씨 가문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는 순간, 그 사람들은 아주 큰 이점을 가지게 되는 거라고요.” “그 사람들이 지금까지 윤씨 그룹에 남았다는 건, 그 사람들이 실력이 있다는 증거예요.”“한마디로 실력도 있는 데다가 윤씨 가문 사람이라는 거죠.”“하지만 우리 아빠는요? 처음에 윤씨 그룹을 운영할 때, 아빠는 그렇게 작은 회사에서도 매일 같이 적자를 만드셨잖아요.” “자, 이제 다시 생각해 보세요. 우리 아빠랑 그 사람 중에 누가 더 우세할까요?”‘윤이서는 윤씨 가문 사람이 아니라고 해도 쓸모가 있어.’‘그리고 윤이서가 윤씨 가문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폭로하는 건 부득이한 상황에서나 고려할 법한 방법인데, 왜 지금처럼 쉬운 방법이 있는 상황에서 가장 모험적인 방법을 쓰자는 거야?’ 성지영은 윤재하에게 확실히 이점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참지 못하고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네 아빠가 손해를 본 건 너 때문이잖니.” “널 치료하기 위한 게 아니었다면, 여러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73화

    이서는 서늘한 곳에 앉아 세 사람의 모습을 보며 입꼬리를 치켜세웠다.‘그 당시의 나는 직원의 도움도, 이런 드넓은 과수원도 없었어.’ 당시의 이서는 하은철에게 가장 신선한 과일을 선물하기 위해 교외의 과수원으로 달려갔으며, 때로는 하은철을 놀라게 하기 위해 또 다른 도시로 달려가 그 도시의 가장 신선한 과일을 사거나 직접 공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서의 숱한 노력의 결과는 처참히 쓰레기통에 버려지고 말았다. 드넓은 과수원을 바라보던 이서의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쳤다.‘그 과일을 하지환 씨에게 주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까?’시간이 서서히 흘러 오후가 되자, 해는 점점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고이서와 성지영, 윤재하 세 사람은 오전 내내 쪼그리고 있던 터라, 이서의 눈밖에서 몰래 게으름을 피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몸을 일으킬 때마다 초롱초롱한 눈빛과 환한 미소를 짓는 이서의 얼굴을 마주했는데, 이서의 눈빛은 많은 말을 대변하는 듯했다.“우리, 가까운 사이인 거 맞죠”“설마 이 정도 일로 피곤한 거예요?” 결국 세 사람은 게으름을 피울 때도 고개를 숙이고 일하는 척하며 게으름을 피울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더 피곤해지기만 했다. ‘이대론 안 되겠어. 일을 빨리 끝내야만 쉴 수 있을 거라고.’이렇게 생각한 세 사람은 마침내 잽싸게 일하기 시작했고, 네 바구니에 과일을 가득 담고서야 이서에게 다가가 물었다.“이서야, 배고프지 않아? 우리 밥부터 먹으러 갈까?”주스를 마시고 있던 이서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저는 괜찮은데, 배고프세요?” 고이서는 말문이 막혔다.‘배고프긴 하지만, 윤이서가 배고프지 않다는데 밥 먹으러 가자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야.’ 고이서는 한참이 지나서야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응, 조금 출출한 것 같아.” “그래?”몸을 일으킨 이서가 바구니에 담긴 과일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말했다.“하지만 나는 밥 먹으면서 블루베리도 먹고 싶었거든...”바구니에는 자두, 복숭아, 사과, 딸기만 있을 뿐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74화

    고이서는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이미 전화로 확인해 봤는데, 그 병원 주임이 오진일 확률은 없다고 했어요.” “물론 저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긴 해요. 치매라는 사람이, 과일을 따러 가야 한다는 건 똑똑히 기억하고 있잖아요.” “하지만 치매가 아니라면, 과거의 일들은 왜 잊은 걸까요?” 윤재하는 이미 지쳐서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고이서의 말을 듣고서야 눈을 번뜩이며 입을 열었다.“네 정체를 알고 일부러 치매인 척 연기한 거라면?” 이 말이 나오자, 세 사람은 말을 잇지 못하고 그늘에 앉은 이서를 바라보았다.이서는 손에 주스를 든 채 세 사람을 보며 즐거워했는데, 그야말로 희비가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고이서는 한참을 생각한 후에야 말했다.“말도 안 돼요. 꽃차를 마실 때마다 저한테 사진을 찍어서 보냈고요.” “그때부터 널 속인 거야. 사진만 보내고 꽃차를 마시진 않은 거라고!” 그 순간, 고이서는 심장이 내려앉는 듯했다. ‘정말 그럴지도 몰라.’ “치매가 아니라면 우리한테 복수하려고 이러는 거야. 가자, 윤이서한테 똑똑히 따져 물어야겠어!” 성지영이 몸을 일으키며 말했지만, 두 걸음 걷자마자 고이서에게 제지당하고 말았다. “잡긴 왜 잡아?!” 고이서가 일침을 가했다.“엄마, 윤이서가 엄살을 부리는 거라고 100% 장담할 수 있어요?” “그, 그거야...” ‘하긴, 100% 확신할 순 없어. 난 의사도 아니잖아?’ 고이서가 말을 이었다. “일단 오늘은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윤이서가 정말 치매가 아니라면, 윤씨 그룹을 되찾은 후에 두 배로 돌려주면 될 일이니까요.” “그럼 이대로 윤이서한테 놀아나자는 거니?”그 순간, 고이서의 눈동자에 한 가닥의 독기가 스쳤다.“돌아가면 어떻게든 윤이서랑 병원에 가서 재검사받을 방법을 생각해 볼게요. 정말 치매가 아닌데 우리를 가지고 논 거라면 그 자리에서 죽여버릴 테지만, 정말 치매가 맞다면 더는 머뭇거리지 않고 지분 양도서에 서명하게 할 거예요.” 성지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75화

    이서가 말했다.“응, 블루베리 따는 걸 보는데 배가 좀 고프지 뭐야? 그래서 직원분들한테 음식을 좀 가져와 달라고 부탁했어.” 성지영은 이 말을 듣자마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밥 먹으면서 블루베리도 먹고 싶다며?! 그래서 우리가 블루베리를 따러 간 거고!” 고이서는 서둘러 성지영에게 여러 눈빛을 보냈고, 성지영은 고이서의 눈빛을 보고서야 겨우 분노를 억눌렀다. 하지만 고이서는 고개를 돌리자마자 두려운 표정으로 성지영을 바라보는 이서를 마주했다. 인상을 찌푸린 고이서가 막 앞으로 나아가려던 찰나, 이서가 두려운 새처럼 깜짝 뛰어올랐다.“이... 이서야.”이서가 몸을 뒤로 움츠리며 말했다.“아주머니 표정이... 너무 무서워!” “날... 잡아먹으려는 것 같다고!!” 고이서는 뱃가죽이 등가죽에 달라붙을 지경이었지만, 어쩔 수 없이 눈앞의 문제를 처리해야만 했다.“그럴 리가. 너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고, 우리 엄마는 항상 너를 친딸처럼 대해주셨어. 네가 너무 깊이 생각하는 거야.” “하지만 방금 그 표정은 정말 무서웠어.” 이서는 여전히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바로 그때, 고이서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울렸고, 성지영과 윤재하의 상태도 그리 좋지 않았다.세 사람은 아주 힘들 때도 굶주림을 겪은 적이 없었는데, 지금은 눈에서 초록빛이 번쩍일 정도였다. 곰곰이 생각하던 윤재하가 성지영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어서 가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래 줘. 그렇게 하면 금방 해결될 일이야.”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래주라뇨? 난 못해요!” “그럼 계속 여기서 이러고 있자는 거야?! 당신은 괜찮을지 몰라도, 나는 배고파 죽을 지경이라고!” 윤재하는 인내심이 극에 달한 듯했다. 결국 성지영은 어쩔 수 없이 앞으로 나아가 억지 미소를 지었는데, 우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워 보이는 웃음이었다.물론 이서의 눈에는 구경거리일 뿐이었지만 말이다. “이서야, 조금 전엔 내가 잘못했어. 아줌마가 화를 내면 안 되는 거였는데... 한번만 용서해 줄래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76화

    윤재하는 이서에게 함부로 할 수 없었기에, 이서에게 풀지 못한 화를 그 직원에게 풀기 시작했다. “무슨 그 따위 규정이 있습니까?! 보아하니 게으름을 피우려는 모양인데, 사장을 불러오세요. 정말 그런 규정이 있는지 똑똑히 확인해야겠으니까요!”직원들은 윤재하 일가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닫고는 사장을 부르려 했다.‘당연히 우리 과수원에는 그런 규정이 없지만, 일개 직원인 우리는 사장님이 시키신 대로 해야 해.’‘우리 선에서 해결할 수 없을 때는 연락해도 된다고 하셨으니, 사장님께 연락을 드리는 게 좋겠어.’ 직원은 이내 박용만에게 연락했고, 박용만은 전화를 받자마자 과수원으로 달려와 윤재하의 뒤에 앉은 이서와 눈짓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이서는 이내 못 본 척 고개를 돌려 다른 곳을 바라보았고, 박용만도 더는 이서를 바라보지 않고 윤재하를 향해 공손하게 말했다.“손님, 무슨 일이시죠?” “무슨 과수원이 이따위입니까?”윤재하는 노발대발했다. “따뜻한 밥도 없다니, 손님을 굶겨 죽일 작정이에요?! 잊지 마세요! 우리는 돈을 지불했습니다. 돈을 지불한 이상 우리는 손님이고, 손님은 왕이나 다름없다고요! 여긴 왕을 이런 식으로 대우하는 겁니까?!”박용만이 호기롭게 말했다.“죄송하지만, 저희가 따뜻한 요리를 제공하지 않은 게 아니라, 손님들께서 이 시간에 방문하신 겁니다. 주방장이 퇴근한 탓에 따뜻한 요리를 제공해 드리지 못하는 점은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박용만은 사과만 하고 해결책은 말하지 않았는데, 이 말을 들은 윤재하와 성지영은 화가 치밀어 올라 얼굴이 새빨갛게 변했다.“지금 그게 무슨 태도입니까? 도대체 장사하겠다는 거예요, 말겠다는 거예요?!”윤재하는 박용만이 자기 말에 겁을 먹을 줄 알았지만, 박용만은 아랑곳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좋습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사실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우리 주방장을 다시 부를 순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돈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죠.” “사람의 문제라니, 그게 무슨 뜻입니까?!”박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77화

    “당신들, 하씨 가문 소속이지? 분명히 말하는데, 그게 누구의 명령이든 곧 취소하게 될 거야. 난 하씨 가문의 최대 주주인 하도훈 씨와 사돈 관계니까! 다들 눈치껏 행동하는 게 좋을 거야. 지금 당장 주방장을 불러서 식사를 준비하는 게 좋을 거라고!”“그렇지 않으면, 내가 사돈한테 전화해서 너희들의 좋은 날을 당장 박살 내 줄 거야!!” 윤재하는 자기 말이 박용만을 위협할 줄 알았는데, 박용만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죄송하지만, 저희 주방장은 오지 않을 겁니다.”“그래, 마지막 기회를 발로 차버린 건 너희들이야!”윤재하는 곧장 하도훈에게 전화를 걸며 말했다.“내가 전화 못 할 줄 알고?” 전화가 곧 연결되자, 윤재하가 아첨이 극에 달한 목소리로 말했다.“접니다, 저예요. 이제 막 귀국했습니다...”하지만 인사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하도훈 쪽에서 귀찮은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윤재하? 당신이 나한테 전화할 자격이나 있나?!]하도훈은 이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고, 윤재하는 놀란 탓에 몸을 덜덜 떨며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뭐야, 우리가 윤이서를 친딸로 둔갑시킨 일을 이미 알고 있는 건가?’하도훈의 차가운 말투를 생각하자, 윤재하의 심장을 쉴 새 없이 두근거리기 시작했고, 식사할 마음조차 사라졌다.윤재하는 급히 고이서에게 달려갔고, 두 사람은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사태의 전개는 모든 사람의 예상 밖이었고, 심지어 성지영조차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이서만이 멀리서 이 장면을 보고도 움직이지 않았는데, 이서가 오늘 외출한 목적이 바로 윤재하 일가를 제대로 골탕 먹이고, 이전의 수모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해서였다. ‘피곤과 배고픔에 찌든 저 모습을 좀 봐. 통쾌해 죽겠어!’이서는 다른 일에 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는 듯했다.한편, 윤재하의 손에 이끌려 한적한 구석에 다다른 고이서가 당황스럽다는 듯 말했다.“아빠, 왜 그러세요?” “방금 하도훈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것 같았어. 아무래도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78화

    화가 머리끝까지 난 고이서는 더 이상 일을 차분하게 처리할 생각이 없었다. ‘치매가 아니라면, 윤이서는 우리를 골탕 먹이려고 오늘 일을 벌인 거야. 정말 그런 거라면 당장 마땅한 곳을 찾아 윤이서를 죽여버려야겠어!’‘죄는 다른 사람한테 뒤집어씌우고, 나는 자연스럽게 윤씨 그룹을 계승하면 될 테니까!’한편, 고이서의 계획을 알 리 없는 이서는 여유롭게 직원들이 건네준 과일을 먹고 있었다. 과수원은 확실히 하씨 가문 산하의 사업이었지만, 이전에 지환이 이미 하씨 가문의 사업을 인수했기 때문에 지환도 주주 중 하나인 셈이었다. 하지만 이서는 이 사실을 과수원에 온 후에야 깨닫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오기 전에는 이서도 고이서가 어디로 갈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이 과수원이 하씨 가문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서는 곧장 이천에게 전화를 걸어 윤재하 일가를 블랙리스트에 올리라고 지시한 후, 박용만을 불러 윤재하 일가를 위한 ‘풍성한 점심 식사’를 준비했다. 이것이 바로 윤재하 일가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서도 그들을 과수원에 입장시킨 진정한 이유였으니 말이다.‘오늘 일이 윤재하 일가에게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으면 해. 아, 물론 이걸로는 부족하지만 말이야.’이서는 앞으로도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칠 생각이 없었다.바로 이때, 이서는 고이서와 윤재하가 돌아오는 것을 보고 기쁨을 거둔 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이서야, 대체 무슨 일이야?” 서로의 눈을 마주친 고이서와 윤지하가 입을 열었다.“아무것도 아니야. 이만 가볼까?”이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왜? 우리는 아직 과일을 많이 따지도 못했잖아.”“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가족이 이 과수원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대. 우리한테 음식을 제공할 수도 없다고 하니, 여기선 우리가 밥 먹을 수 없을 것 같아.”“일단 여길 나가서 밥 먹을 곳부터 찾아보자.” 이서는 몇 초 생각한 후에야 입을 열었다.“이 과수원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고이서는 이서의 질문

최신 챕터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8화

    지환과 이서는 곧 하도훈을 마주했는데, 두 사람을 보는 하도훈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그래, 너희가 이겼어!” 겨우 이 말을 내뱉는 하도훈은 이미 온 힘을 다 쓴 듯했다.“원래는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지환은 자리에 앉아 차분하게 말했지만, 하도훈은 지환의 말에 흥분하기 시작했다.“허.”“이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았다고? 네가 윤이서와 급히 결혼하지만 않았더라면, 은철이가 이 세상을 떠날 일은 없었을 거야!” “모든 비극은 너희들 때문에 일어난 거라고!” 하도훈이 여전히 고집을 부리며 잘못을 깨닫지 않자, 이서는 더 이상 하도훈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잠시 후, 이서의 눈빛을 마주한 지환이 고개를 끄덕인 후 아주 차가운 눈빛으로 하도훈을 바라보았다.“형님이 알아야 할 게 있습니다.” 하도훈은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이런 상황에서 알려줄 게 있다니, 두 사람한테 아이라도 있다는 건가?” “우리의 아이가 아니라, 형님의 아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지환이 먹구름처럼 어두운 눈동자로 하도훈을 응시하자, 불길한 예감을 느낀 하도훈이 곧장 몸을 일으켜 지환의 멱살을 잡았다. 하지만 지환은 그저 묵묵하게 하도훈을 응시할 뿐이었다.“그 아이는 형님의 아이가 아닙니다.” “뭐, 뭐라고?”하도훈이 벼락을 맞은 듯 제자리에 얼어붙자, 지환은 한 번 더 입을 열었다.“그 아이는, 형님의 아이가 아니라고요.”하도훈은 급기야 고개를 저으며 ‘하하’ 웃기 시작했다.“하하하, 하하하, 말도 안 돼! 말도 안 된다고!” “하지환, 내가 그 말에 속을 줄 알고?! 하하, 나는 절대 그 말에 속지 않을 거야!” 지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하도훈의 손을 뿌리쳤고, 광기 어린 하도훈을 차갑게 응시했다.“그 여자는 형님을 만나기 전부터 임신 중이었습니다.” 지환은 이 말을 끝으로 이서의 손을 잡고 자리를 떠났다.“하도훈은 정말 그 여자를 믿었던 걸까요?” 고개를 돌려 이서를 바라보는 지환의 입가에는 웃음기가 서려 있었다.“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7화

    “정말이란다. 내가 왜 이런 일로 널 속이겠니?!” “정말 잘 됐어! 스웨이 여사도 이제야 소원을 하나 이룬 셈이니까!”배미희가 말했다.이서는 병실 입구까지 걸어온 하이먼 스웨이를 바라보았는데, 이 결과에 놀란 하이먼 스웨이는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한 채 이서를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다. 이서는 붉은 입술을 움찔거렸으나, 어떤 말을 꺼내기도 전에 눈물부터 흘렸다.잠시 후, 이제야 서로를 마주하게 된 모녀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는데, 하고 싶은 말이 눈물 속에 있는 듯했다. 다른 사람들은 그저 흐뭇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볼 뿐이었다.배미희가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이서야, 엄마라고 불러보렴.” 이서는 이전에도 하이먼 스웨이를 ‘엄마’라고 부른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하이먼 스웨이가 친엄마라는 것을 알지 못했고, 그저 하이먼 스웨이가 자신을 다정하게 챙겨주는 어른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엄마’라는 호칭은 아주 많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었다.이서는 여러 번 시도한 후에야 온몸을 떨며 말했다.“엄, 엄마...”이서의 눈에서 하염없는 눈물이 터져 나오자, 하이먼 스웨이는 이서의 머리카락을 다정하게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아가... 드디어 널 찾았구나. 그동안 너무 고생 많았어. 앞으론 엄마가 널 지켜줄게.”“엄마... 엉엉...”큰 소리로 울부짖기 시작한 이서는 그동안의 모든 억울함을 다 토해내는 듯했고, 옆에 있던 사람들은 묵묵히 눈물을 흘렸다.잠시 후, 병실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는 지환을 본 하이먼 스웨이가 이서를 놓아주며 지환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어서 오렴.” 지환은 서서히 하이먼 스웨이에게 다가갔고, 하이먼 스웨이는 지환의 손을 이서의 손 위에 올려 두었다.“이서야, 하 서방은 누구보다 널 잘 아는 사람이야. 하 서방이야말로 너한테 가장 잘 어울리는 남자지.” “하 서방한테 널 맡길 수 있다면... 엄마는 얼마든지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것 같아.”“그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6화

    이서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지환은 몸에 난 상처로 인해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이서가 고개를 숙여 지환과 입을 맞추며 짜릿한 감각을 느끼기도 전에, 하나의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머, 우리가 올 타이밍이 아니었던 것 같네?” 이서는 하마터면 놀라 넘어질 뻔했는데, 눈치 빠른 소희가 이서를 붙잡았다.이서가 다소 원망하는 듯한 표정으로 하나를 바라보자, 하나는 깔깔거리며 가지고 온 건강식품을 책상 위에 올려 두었다.이내 상언과 지환은 그날의 상황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이서는 하나와 소희를 데리고 병실을 나섰다.“두 사람, 화해한 거야?” 병실을 나서자마자, 하나가 호기심과 가십에 대한 욕망이 가득한 눈빛으로 물었다. 이서가 고개를 끄덕이자, 하나가 기뻐하며 이서의 어깨를 두드렸다.“잘 생각했어. 형부가 신분을 속이긴 했지만, 형부가 널 사랑하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잖아. 아마 하은철은 형부의 반도 못 따라올 거야!” “근데 대체 언제까지 형부랑 그 쓰레기를 비교할 생각이야?” “형부는 평범한 사람들이랑 비교해야 한단 말이야. 아니다, 형부는 평범한 사람들보다 훨씬 낫지 않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래서 과거를 내려놓고 지환 씨와 다시 잘 지내야겠다고 생각한 거야.” 이 말을 끝으로 한숨을 내쉬던 이서의 표정이 다소 엄숙해졌다.“그러는 너는? 너는 상언 오빠랑 어떻게 됐어?’그동안 이서는 하나와 상언의 일을 잘 물어볼 기회가 없었다.“우리는...”하나가 눈알을 굴리며 말했다.“꽤 괜찮아.” “뭐가 괜찮은데?” 소희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다가와 묻자, 하나가 다소 투정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이제 결정했어, 그 사람을 내 영원한 남자 친구로 만들 거야.” “그게 무슨 말이야?” “평생 이 선생님과 함께 할 생각이야. 물론 이 선생님이 원하지 않는다면 헤어져야겠지만 말이야.” “아, 이제야 알겠다!” 이서가 말했다.“네 마음속 상언 오빠의 지위가 상승하긴 했지만, 아직 남편이 될 자격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5화

    이서가 이곳에서 죽을 각오를 하던 그 순간, 갑자기 ‘쾅’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며 바람이 크게 일었다. 사람들은 그 위력에 눈을 뜰 수 없을 지경이었다. 이서는 어렴풋이 자기 머리 위에서 헬리콥터가 선회하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그다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이서가 다시금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병상 위에 누운 상태였고, 곁에는 눈물을 글썽이는 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가 있었다. 이서가 깨어나는 것을 본 두 사람이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이서야, 좀 괜찮니?” “... 네.”이서는 간신히 대답한 후 긴장한 표정으로 배미희의 손을 잡았다.“엄마, 지환 씨는요?” “무사해.”배미희가 자기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다른 병실에 있는데, 아직 의식을 찾진 못했단다.” “지환 씨한테 가보고 싶어요.” 이서가 눈물을 머금고 배미희를 바라보자, 배미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상언에게 이서를 옆 병실로 안내해달라고 했다. 잠시 후, 침대에 누운 지환을 본 순간, 이서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괜찮을 거예요. 조금만 있으면 깨어날 수 있을 거고요.”그 순간, 병실 안에 듣기 좋은 여성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서가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시선을 옮기자, 조금 떨어진 창가에 멋지게 걸터앉은 한 여자의 모습이 보였다.그 여자는 아래로 떨어질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듯했다.“당신은...” “그 사람이 누구든 신경 쓰지 마세요.”갑자기 나타난 어둠이 호리병이 이서를 가로막으며 보물을 자랑하듯 말했다.“윤이서 씨, 나한테 고마워해야 할 겁니다!” 이서는 호기심에 어린 눈빛으로 어둠의 호리병을 바라보았는데, 어둠의 호리병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내가 ... 콜록콜록, 두 사람은 여기로 데려오지 않았더라면, 윤이서 씨와 하 대표님은 이미 염라대왕을 만났을 겁니다.” “헬리콥터를 동원한 것도 당신들이었나요?”“맞아요, 우리가 하도훈이 데려온 사람들을 모두 해치웠고, 하지호와 박예솔까지 해결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4화

    지환과 이서는 숨을 돌리기도 전에 더욱 맹렬한 공격을 받아야만 했는데, 다크웹 고수들은 사람이 아닌 괴물이라 할 수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가는 곳마다 파멸로 이끌었으니 말이다.이서는 바깥 상황을 보면서 많은 걱정에 휩싸였다. “어둠의 호리병은 왜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거죠? 설마... 우리를 속인 건 아니겠죠?”지환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럴 리 없어. 그 바닥 사람들은 의리를 아주 중요시하거든.” “다크웹의 1위와 2위를 데려오겠다고 약속한 이상, 어둠의 호리병은 반드시 그 약속을 지킬 거야.” 지환은 이 말을 끝으로 차에 이서를 태웠다. “너는 우선 여길 떠나.”이서는 지환의 말 속에서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고, 지환의 손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그게 무슨 소리예요? 여길 떠나라니요?” 지환이 말했다.“하지호는 이미 모든 수를 동원했어. 그 자식들이 여기로 올지도 모르니까 너는 지금 당장 여길 떠나야 해!” 하지만 이서는 지환의 손을 잡고 놓지 않았다. “우리는 아직 가정법원에 가서 새로운 정보를 등록하지도 않았잖아요!” “일이 끝나는 대로 처리하러 가야 한다고요!” 이서는 여전히 지환의 손을 잡고 놓지 않았는데, 이서의 눈가에는 이미 눈물이 맺혀 있었다. “우리는 아직 제대로 된 결혼식을 올리지도 않았잖아요.” 지환이 거친 손가락으로 이서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일이 끝나는 대로 성대한 결혼식을 올려줄게.” 지환은 이 말을 끝으로 모진 마음을 먹고 이서의 손을 밀어냈고, 이서는 지환의 뒷모습을 보며 차에서 뛰어내려 소리쳤다.“우리한테는 아직 아이도 없다고요!”지환이 걸음을 멈추었다.“지환 씨, 당신의 아이를 갖고 싶어요.” 이서는 지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화약 냄새로 가득한 공기 속에서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했다.“앞으로 남은 당신의 운명이 죽음뿐이라면, 나는 당신과 함께 죽을 거예요.”“하지만 당신이 살아갈 운명이라면, 당신과 함께 살아가고 싶어요.” “그래도 되죠, 지환 씨?” 지환은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3화

    지환의 모습을 본 이서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내 말은, 가정법원에 가서 다시 혼인 신고하자는 뜻이었어요.”“이전에 등록한 건 다 가짜 정보였잖아요. 내일은 진짜 정보를 등록하자고요.” 지환이 기뻐하며 말했다.“좋아, 그렇게 하자.” 이서는 지환의 모습을 보며 입꼬리를 다시 치켜세웠지만, 잠시 후 웃음을 거두었다. “아, 하도훈 쪽을 깜빡했네요. 우리가 가정법원에 가는 틈을 타서 기습하면 어쩌죠?”지환은 이 말에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시간을 미루고 싶진 않아. 하지만...’“그럼 어둠의 호리병이 다크웹의 1위와 2위를 찾을 때까지만 기다려보자...”바로 그때, 지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래층에서 총소리가 들려왔다.안색이 변한 지환은 곧장 창가로 걸어가 아래층에서 총을 발포한 두 무리의 사람들을 보았는데, 그중 한 무리는 하도훈의 사람들임이 분명했다.“무슨 일이에요?”이서가 침대에서 일어나 물었다.“아무래도 하도훈이 이곳을 떠나는 어둠의 호리병을 지켜본 모양이야. 이 기회를 틈타 첫 번째 공격을 하려고 한 거지.”지환은 이서를 데리고 방구석으로 향했고, 서랍에 있던 총을 꺼내며 이서에게 말했다.“여기서 잠시만 기다려줘. 내가 저 사람들을 쫓아내 볼게.” 이서가 지환은 손을 잡고 말했다.“하지만... 혼자는 너무 무섭단 말이에요.” “내가 있으니까 걱정할 거 없어. 내가 널 지켜줄 거야.”지환이 말했다.“이서야,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내일이 밝으면 우리는 가정법원에 가서 진정한 부부가 될 수 있을 테니까.” 이서는 지환의 마지막 말을 듣고 천천히 손을 놓았다.“나는 지환 씨를 믿어요. 당신은... 꼭 돌아올 거예요.” 굳게 마음먹은 지환이 떠나자마자 집 밖에선 몇 차례의 총소리가 울렸고, 머리를 감싼 이서는 구석에 웅크린 채 지환만을 기다렸다.‘이럴 때는 나 자신을 잘 보호해서 지환 씨한테 걱정을 끼치지 않아야 해.’ 이내 아래층의 총소리가 잦아들었고, 이서는 살며시 귀를 기울이고 나서야 별장 전체가 고요한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2화

    “윤이서 씨가 하 대표님과 사이좋게 지낸다면, 그 사람들을 찾아줄 의향이 있습니다.” 어둠의 호리병의 말을 들은 이서와 지환은 모두 멍해질 수밖에 없었는데, 두 사람 모두 어둠의 호리병이 이렇게 말할 줄은 상상도 못 한 듯했다. 특히 이서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작은 어색함이 피어올랐다. “왜 대답이 없어요?”어둠의 호리병이 재촉하며 말했다.“뭐, 대답을 안 해도 상관은 없어요. 나야 그 사람들을 찾지 않으면 그만이니까요.”“만약 하도훈이 최선을 다해 두 사람을 상대할 작정이라면, 나는 언제든 도망가면 돼요. 하지만 두 사람은 어떻게 할 생각이죠?” 이서의 시선이 지환에게 떨어졌다.“하도훈이 최선을 다해 우리를 상대할 거라는 게 사실이에요?” 지환이 이서의 눈을 응시하며 마른침을 삼켰다.“응.” 이서는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들어 어둠의 호리병을 바라보았다.“정말 그 사람들을 찾을 방법이 있는 거예요? 우리가 뭐 도울 건 없고요?”“혼자서도 충분합니다.” “그래요, 그럼...”이서가 고개를 푹 숙이며 대답했다.“우리를 위해 두 사람을 찾아주기만 한다면, 그 조건을 승낙할게요.” 옆에 있던 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가 이서의 말에 흥분하며 말했다.“이서야, 하 서방이랑 이혼하지 않겠다는 거니?” “네.”이서가 짧게 대답했다.어둠의 호리병의 제안은 이서에게 빠져나갈 구멍을 내어준 셈이었고, 이서는 그 구멍을 통해 위기를 모면할 생각이었다. “잘 생각했어! 정말 잘 생각했어!”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가 이서를 안고 말했다.“정말 좋은 일이구나. 이제 DNA 검사 결과만 기다리면 되겠어!” 지환도 이서를 꽉 안아주고 싶었는데, 그 마음을 알아차린 배미희는 하이먼 스웨이와 어둠의 호리병에게 말했다.“우린 이만 나가볼까요? 두 사람만의 시간을 주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이 말을 끝으로 세 사람은 자리를 떠났고, 이서가 반응하기도 전에 문이 닫혔다.적막한 방 안에는 순식간에 두 사람만이 남았고, 이서는 지환을 바라볼 수 없어서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1화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자, 배미희가 서둘러 입을 열었다.“어머, 벌써 잊은 거야?”“애초에 스웨이 여사가 심씨 가문의 아가씨... 아니, 그 가짜랑 DNA 검사를 했을 때 이서 네가 그 여자랑 함께 있었잖아!” “그때 우리는 CCVT 자료를 찾진 못했지만, 가게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불러 DNA 검사를 진행했단다.” 그 일은 아주 명확한 결과를 끌어낼 수 있는 것이었지만, 안타깝게도 마지막까지 그 가게에 있던 사람 중에 누가 하이먼 스웨이의 딸인지 알아내지는 못했다. “우리는 그때 그 가게에 있던 모든 사람을 조사했어. 단 한 사람을 빼고 말이야!” 배미희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이서의 몸에 떨어지자, 하이먼 스웨이도 그제야 배미희의 뜻을 이해한 듯했다.하이먼 스웨이는 흥분한 표정으로 이서를 바라보았지만, 함부로 과욕을 부릴 수는 없었다.“이서야...”이서도 감격에 겨워 하이먼 스웨이를 바라보았다.“설마... 그럴 리가...”배미희가 말했다.“완전 불가능한 일은 아니야. 그때 그렇게 많은 사람이 조사받았는데, 너랑 스웨이 여사만 DNA를 대조하지 않았잖니? 아니다, 이러고만 있을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의사를 불러서 DNA 검사를 하는 건 어떨까, 응?” 배미희의 말에 하이먼 스웨이와 이서는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물론 이서도 하이먼 스웨이가 친부모이길 바란 적이 있었고, 하이먼 스웨이도 이서가 딸이기를 바란 적이 있었다.하지만 지금은...두 사람 모두 반신반의했다.“제 생각에도 검사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두 사람의 DNA가 일치한다면 아주 기쁠 일이지만, 아니라고 해도 손해 볼 건 없잖아요?” 지환이 입을 열자, 이서는 고개를 들어 자신을 격려하는 듯한 지환의 눈빛을 마주했다.이서는 다시금 하이먼 스웨이를 바라보았는데, 하이먼 스웨이의 눈동자에는 조심스러운 기대감이 서려 있었다.“저는 괜찮은데, 작가님 생각은 어떠세요?”하이먼 스웨이가 억제할 수 없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그래, 좋고말고...”잠시 후, 연락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0화

    성지영이 곧장 입을 열려고 하자, 윤재하가 성지영을 제지하며 말했다.“절대 말하지 마. 저 X이 친부모가 누구인지 모르는 고통 속에서 평생을 살게 해주자고!” “당신은 윤이서가 정말 우리한테 가장 좋은 변호사를 고용해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두 사람이 걸려들지 않는 것을 보고도 이서는 조금도 화를 내지 않았으며, 되려 옅은 미소를 지었다. “아직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는 있는 모양이네요.” 성지영은 자신이 정말 속았다는 것에 분개하며 소리쳤다.“이 사기꾼아!” 하지만 성지영의 목소리가 메아리치기도 전에 윤재하와 성지영은 경찰들에게 끌려가고 말았다. 윤재하와 성지영이 경찰차 안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며, 이서는 꼭꼭 숨겨두었던 나약함이 터져 나오는 듯했다. ‘어쩌면 평생 친부모님을 찾을 수 없을지도 몰라.’‘하지만... 나는 절대 오늘의 일을 후회하진 않을 거야.’ 이서는 고개를 돌려 한쪽에 서 있는 지환과 소희를 바라보았다. ‘그래, 난 후회하지 않을 거야.’‘친부모님을 찾을 순 없지만, 저 친구들이 내 곁에 남은 것만으로도 만족하며 살 거니까.’“이만 돌아가자.” 이서의 목소리에는 형용할 수 없는 피곤함이 배어 있었다. 이서는 또 한 차례의 격전을 이겨내기 위해 푹 쉬어야만 했지만, 이서가 윤씨 가문의 혈육이 아니라는 가십이 온 세상을 들썩이기 시작했다.하지만 이서는 일부로 그 가십을 잠재우려 하지 않았고, 되려 상황이 더욱 악화되도록 방치했다.이내 그 소식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게 되었고, 많은 사람은 윤씨 가문이 하씨 가문의 도움을 받기 위해 그토록 파렴치한 짓을 저질렀다는 것에 매우 놀랐다.[어머, 그럼 윤이서 씨는 아무 잘못도 없이 윤씨 가문의 도구가 된 거예요? 너무 불쌍하네요.] [윤씨 가문 사람들, 정말 파렴치해요! 자기 딸은 자기 딸이지만, 다른 사람은 딸은 다른 사람의 딸인 거잖아요.][윤이서 씨가 친부모님을 찾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윤이서 씨의 친부모님이 이 사실을 알면 얼마나 가슴 아파하시겠어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