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19화

작가: 시해나
병실에 들어선 마이클 천은 이서의 앞으로 다가갔다. 그는 우선 이서의 눈을 검사하고,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조용히 입을 열었다.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이서는 여전히 멍하니 천장을 쳐다보며 입을 기계적으로 세 번 움직였다.

“이서요.”

이 대답을 들은 세 사람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직업이 뭔지도 기억나세요?”

“윤씨 그룹의 CEO요.”

모두가 또 한 번 기뻐했다.

마이클 천이 하나를 곁으로 끌어당겼다.

“그럼 이분은요, 이분은 누구인지 아시겠어요?”

“하나요.”

마이클 천은 또 소희를 끌어당겼다.

하지만 이서는 그녀의 이름을 정확하게 대답할 수 없었다.

그저...

기계적으로 천장만을 응시할 뿐이었다.

그 모습은 마치 감정이 없는 로봇과 같았다.

이러한 행동은 미소가 만연해지던 하나와 소희의 얼굴에 걱정을 불러일으켰다.

“마이클 천 선생님...”

하나가 고개를 돌리자, 마이클 천이 손을 흔들며 저지했다.

“나가서 이야기합시다.”

“네.”

세 사람은 곧장 병실을 빠져나왔다.

지환은 그들을 보자마자 즉시 걸어왔으나, 마이클 천에게 저지당하고 말았다.

그는 턱을 들며 멀지 않은 곳을 가리켰다.

“저쪽에 가서 이야기하시죠.”

마이클 천은 복도 끝에 이르러서야 마침내 발걸음을 멈추었다.

“방금 검사해 본 결과, 모든 기억이 완전히 회복된 것 같습니다.”

하나가 말했다.

“하지만...”

“이미 충분합니다. 방금 보여준 반응에서 알 수 있듯이, 과거의 기억뿐만 아니라 그날 밤에 일어난 일도 기억하시니까요.”

“지금 보여주는 반응은 그저 전형적인 스트레스 반응일 뿐입니다.”

“다만 그날 밤의 모든 일과 하씨 가문 어르신의 죽음, 그리고 하 대표님의 신분을 떠올렸는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그럼... 우리는 뭘 하면 될까요?”

하나가 물었다.

마이클 천은 여전히 침묵하는 지환을 바라보았다.

그가 아쉬움 가득한 어투로 말했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이서 아가씨를 일상적인 생활로 복귀시키는 일입니다.”

“여러분이 할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220화

    소희는 하나가 화를 쏟아내는 것을 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하나 언니, 이제 심씨 가문 이야기는 하지 말고, 어서 이서 언니부터 보러 가자.” “그래, 그래, 가까스로 그곳에서 도망쳤는데, 그 집안 이야기는 그만하자.” “가자! 어서 이서한테 뭘 먹고 싶은지 물어봐야지.”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누며 병실로 돌아왔다. 하지만 여전히 침대에 누운 채 천장만 뚫어지게 바라보는 이서를 보자 하니,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았다. “이서야, 이제야 의식을 되찾았는데, 배고프지 않아? 뭐 먹고 싶어? 내가 사 올게.”하나가 침대 옆으로 걸어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이서는 여전히 천장을 응시하고 있었다. 마치 하나가 하는 말을 전혀 듣지 못한 것 같았다.소희와 하나는 눈을 마주치며 초조해했다.두 사람이 어찌할 바를 모르던 찰나, 이서가 입을 열었다.“배 안 고파.” 하나가 기뻐하며 또 입을 열었다.“그럼 어떡해? 벌써 며칠째 밥을 먹지 않았잖아. 내가 나가서 네가 좋아할 만한 음식을 포장해 오는 건 어떨까?” 이서가 천장을 바라보며 말했다.“싫어.”하나가 인상을 찌푸렸다.“내가 혼수상태에 빠진 지 며칠이나 됐지?” 이서가 주동적으로 질문을 하자, 두 사람은 앞다투어 대답했다.“오늘로 삼 일째야!” 이서의 눈동자가 마침내 움직였다.“하은철은?”두 사람은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없었다. ‘의식을 되찾고 가장 먼저 물어본 사람이 하은철이라니, 믿을 수 없어!’ “하은철은... 죽었어.”맑고 영롱한 눈물 한 방울이 이서의 눈에서 흘러내렸다. “나를 위해 돌아가신 할아버지께서 생전에 말씀하셨던 유일한 소원이... 나와 하은철이 결혼하는 거였어.” “이서야...”“하지만 나는...”이서가 눈을 질끈 감았고, 그 눈물 한 방울은 머리카락에 파묻히고 말았다.“내 이기심 때문에 할아버지의 소원을 들어 드리지 않았어.” “만약... 내가 할아버지의 소원을 들어 드렸다면, 지금쯤 하은철도 죽지 않았겠지?”하나는 이서가 하은철의 죽음을 원하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221화

    “왜 하필 하씨 가문의 사람인 거냐고!”“하나야...” 이서가 마침내 자신의 감정을 쏟아내는 것을 본 하나와 소희는 오히려 마음이 놓였다. 모두 이서를 품에 안은 채, 그녀가 억눌러 두었던 억울함을 털어놓도록 내버려두었다.하나와 소희는 이서가 울다가 지친 후에야 휴지를 들고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자, 자, 이서야, 이제 울지 말자. 다 지나간 일일 뿐이야. 하지환이 하은철의 작은 아빠이고, 하은철이 죽은 일들은 이미 다 지나간 일이지, 너랑은 아무런 관계가 없어. 네가 앞으로 해야 하는 일은 보란 듯이 잘 사는 것뿐이야.” 하나는 말하면서 또 한번 울음을 터뜨리려 했다.“이서야, 그동안 하은철 때문에 너무 고생 많았어. 이제야 좋은 날이 오나 했는데 또 하지환이라는 사람을 만나다니...” “하지만 하은철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하지환은...”“일단 아무 생각하지 말고, 우리부터 잘살아 보자, 응?” 이서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나부터, 우리부터 마음을 추스르자.” 이서의 감정이 점차 안정되고 이전처럼 멍한 표정을 짓지 않자, 하나가 마침내 진심 어린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럼 이제 해야 할 일은 밥부터 잘 먹는 거야. 할 수 있지?”“응.”이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나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는데, 마치 아이를 놀리는 것 같았다.“그럼 됐어.”“소희랑 여기서 기다려. 내가 가서 먹을 것 좀 사 올게.” 하나는 이서가 대답하기도 전에 가방을 들고 병실을 나섰다. 점차 이성을 되찾은 이서는 코를 훌쩍이며 소희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소희가 여기에 있는 것을 보고 이서가 가장 먼저 한 생각은...‘소희 씨가 여기에 있으면 심씨 가문 사람들이 싫어하지 않을까?’‘맞다, 심태윤은...’이서가 핸드폰을 들고 시간을 한 번 보았다.‘심태윤과 약속한 시간이 벌써 이틀이나 지났잖아?!’그녀는 급히 심태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이서가 긴장한 표정을 짓자, 소희가 영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222화

    “나는 하지환이 하은철의 작은 아빠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너와 하지환의 사이가 틀어질 줄 알았는데, 이렇게나 빨리 ‘우리’라고 표현하는 거야?”하나가 이서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이서야, 하지환이 진심으로 미운 게 아니구나?” 하나가 알아차린 이상, 이서도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 사람을 미워할 수 없어. 물론 그 사람이 한 일도 용서할 수가 없지... 나더러 모든 걸 내려놓고 그 사람과 잘 지내라고 한다면, 절대 그럴 수 없을 거야.” “하지만 이런 결정적인 순간에, 나보고 마음의 응어리를 내려놓고 그 사람과 함께 하도훈을 상대하라고 한다면, 그건 할 수 있어.” “하나야, 하도훈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모든 과정을 본 건 아니겠지만, 너도 조금은 짐작할 수 있었을 거야.” 하나는 그날 밤 사방에 쓰러져 있던 사람들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나와 지환 씨의 일로 하도훈을 상대하는 데 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아.” “더 큰 일을 위해서... 나는 지환 씨와 평화롭게 지낼 생각이야.”“그저 찰나의 ‘우리’... 인 거지.” 한숨을 내쉰 하나가 갑자기 웃으며 소희에게 말했다.“소희야, 이서가 이렇게 철이 들어버린 건, 그동안 너무 많은 고생을 했기 때문일까?” 소희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대답을 한 셈이었다.“나도 철없이 소란을 피우고 싶지만, 너와 상언 오빠의 목숨이 걸린 일이잖아.”“내가 어떻게 내 일 때문에 너와 상언 오빠를 해칠 수 있겠어?” 하나는 이서를 보면서 한동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세 사람 사이에 잠시 침묵이 흐르자, 이서가 깊은숨을 들이마셨다. “자, 이제 지환 씨랑 상언 오빠를 좀 불러줘.”“지금은 우리한테 아주 중요한 시간이야.” “1분 1초가 흐를수록, 우리는 더 큰 위험에 빠질지도 몰라.” 하나와 소희가 눈을 마주쳤다.“알았어, 우리가 불러올게.”옆 병실에 있던 지환은 소희가 부르러 갔다. 이서가 자신을 만나려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223화

    지환은 가장 앞쪽에 서 있었다.이치대로라면 그가 가장 먼저 들어가는 것이 맞지만, 문을 열지도 못하고 또 망설이기 시작했다.사람들은 그런 지환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 순간, 그는 일단 들어가면 좋은 소식을 접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급기야 병실 문이 지옥의 문처럼 보이기 시작했다.“들어가자.”상언이 또 말했다.“너무 걱정하지는 마.”“마이클 천 선생님이 먼저 상황을 지켜봤다고 했잖아. 이제는 바로 들어가도 된다는데, 왜 갑자기 망설이는 거야?” 상언의 이 말은 지환의 마음에 닿은 듯했다.‘그래, 이서가 들어오라고 한 거잖아. 이 문만 열면 이서를 만날 수 있어.’‘그 소원만 이루어진다면, 다른 건 어떻게 되든 상관없잖아.’이렇게 생각한 지환은 거침없이 문을 열었다.그 순간, 병실에 있던 이서가 고개를 돌렸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치자 익숙한 기류가 두 사람 사이를 맴돌았다. 하지만 이서는 이내 시선을 거두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어서 들어가세요. 문밖에 서 있지 말고요.”하나는 사람들을 밀고 병실로 들어갔다. 그녀는 모든 사람이 병실에 들어선 후에야 문을 닫았다. “자.”하나는 이서의 침대 옆으로 걸어갔다.“이서야, 모두 데려왔으니까 이제 하고 싶은 말을 해 봐.”이서는 가볍게 숨을 들이마시고 나서야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가능한 한 지환을 바라보지 않으려 했다.왜냐하면 그를 보면 감정이 요동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감정이 요동치면, 이성적인 사고가 힘들어질 수도 있어.’“병원에서...”이서의 손가락이 떨렸다.“하지환 씨가 하은철의 작은 아빠라는 걸 알고 기절했어요.”“그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두 분이 가장 잘 알고 계시겠죠.”“그날 밤에 일어난 일을 제게 알려주시겠어요?”“그건 이미 다 지나간 일이야. 이서야, 너는 알 필요가...” 이서가 지환의 말을 끊었다.“하 선생님, 앞으로는 저를 윤이서 씨나 윤 대표님이라고 불러주세요.” “이서야!”“우리의 결혼에 대해서는.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224화

    “맞아.”상언의 목소리가 이서를 그 거대한 고통에서 빠져나오게 했다.“그렇게 큰 가업이 다른 사람의 재산이 되지 않게 하려면, 두 번째 후손을 만들어내야만 할 거야.”“하지만 한 아이가 태어나려면 적어도 1, 2년은 걸리겠지.” “정말 그 동안 하도훈이 잠잠할 거라고 생각하세요?”하나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만약 하도훈이 혼자였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었겠죠.”상언이 턱을 매만지며 말했다.“하지만 하도훈의 곁에 있던 그 사람들... 그 사람들은 정말 대단했어요.” “다행히도 여긴 H국이잖아요. 다른 곳이었다면 그날 밤 우리는 모두 목숨을 잃었을 거예요.” “그 사람들은 도대체 뭐 하는 사람들이에요?”이서가 물었다. 상언이 지환을 한 번 보았다.“지환아, 말해도 돼?” 그 순간, 지환의 시선이 이서에게 향했다. 잠시 후, 그는 눈을 질끈 감으며 말했다. “말해.” “그래.”지환의 허락을 받자, 상언은 곧장 입을 열기 시작했다.“이서야, 단편소설대회에 참가했을 때 만났던 그 사람들, 기억하지?” 이서가 그 사람들을 기억하지 못할 리가 없었다.그것은 그녀가 처음으로 겪은 대규모 총격전이었으니 말이다. “그 사람들의 우두머리가 하지호라는 사람이야, 지환이의 형이지.”“사실 형이라고는 하지만, 친형은 아니고 양자야.” “지환이의 아버지는 홀로 M국에 가셨을 때, 기차에 버려진 하지호를 만났어.”“그리고 그 아이를 불쌍히 여겨 5년 동안 홀로 키워내셨지.” “후에 지환이의 어머니를 만나서 결혼하셨고, 이듬해에 지환이가 태어난 거야.”“하지만 자신의 아이가 생기면서 하지호의 대한 관심이 자연스레 줄어들었지.”“물론 지환이의 아버지는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하셨지만, 그게 쉽진 않았어.”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하지호는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간 지환이를 미워하게 된 거야.” “그런 마음가짐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가 10살이 되던 해였던가?”“그날, 지환이의 아버지는 지환이와 하지호를 데리고 놀이공원에 가려 하셨어.” “하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225화

    “그 자식은 자기 얼굴이 망가졌다는 걸 알게 된 후, 미친 듯이 행동했어!” “심지어 그 화재를 지환이가 저지른 거라고 생각했지, 자신을 죽이기 위해서 그랬다나 뭐라나?!”여기까지 말한 상언은 주먹을 꽉 쥔 채 의자를 세게 내리쳤다.“나는 살면서 그렇게 독한 짐승을 본 적이 없어!” 제삼자인 상언이 이렇게 분노하자, 이서의 시선은 지환에게 떨어졌다. ‘지환 씨는 정말 무기력하고 분노했을 거야. 참을 수 없었겠지...’ 지환의 마음을 헤아리던 이서는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렸다. “그런 다음에는요?”그녀는 주의를 돌리기 위해 소리를 높였다. “그런 다음에는...”상언이 한숨을 내쉬며 계속 말했다.“그 화재 사건이 벌어진 후, 하지호는 지환이 집안과 완전히 관계를 끊었어.” “그리고 사업에 대한 머리가 비상했던 그 자식은 곧 지환이 집안의 모든 걸 빼앗아 갔지.”“그때의 나이가 겨우 12살이었어.”“하지만 그렇게 대담한 행동은 오래가지 못했어. 얼마 지나지 않아, 장성한 지환이를 만났거든.”“두 사람은 사업에 있어서 정말 막상막하였지.”“하지만 하지호는 본래 성격이 어두운 데다가, 행동거지도 음침했어.” “그래서 돈은 벌 수 있었지만, 그 자식과 협력하는 사람들은 오래가지 못했지.” “그리고 점점 빈틈을 파고든 지환이가 시장을 넓혀 가기 시작한 거야.” “YS그룹도 그렇게 생긴 거지.” “하지호는 지환이의 YS그룹이 강력해지는 걸 보고만 있지 않았고, 수시로 걸림돌을 던져왔어.” “그렇게 세월이 흘러... 두 사람은 원수가 된 거야.”“하지만 하지호는 여태껏 지환이를 이긴 적이 없어.”“지금까지는...”상언은 이서를 한 번 쳐다본 후, 사람들이 ‘지금까지는’이라는 말의 의미를 파악하기도 전에 이야기를 전환했다. “하은철이 지환이를 상대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하지호는 그렇게 좋은 기회를 놓치려 하지 않았을 거야.” “내 추측이긴 하지만... 그 자식이 주동적으로 하도훈에게 연락해서 자신의 사람을 넘겨줬을 가능성이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226화

    “맞아, 다크웹에 있는 고수들, 특히 상위에 랭크된 사람들은 순전히 호기심 때문에 움직여. 돈을 얼마나 벌 수 있느냐는 그 사람들의 관심사가 아니지. 그 사람들이 우리를 돕게 하려면 크나큰 어려움이 있을 거야.”상언이 동의하며 말했다.“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 나랑 지환이에게는 이런 부분에 도움을 줄 친구들이 있으니까.”“그럼 다행이네요.”하나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만약 고수들의 도움이 없다면, 우리는 하도훈한테 맞아 죽을 수밖에 없을 거예요.”상언이 말했다.“하나 씨, 걱정하지 마세요. 나 자신과 하나 씨는 내가 보호할 테니까요.”하나의 얼굴이 붉어졌다.“누... 누가 이 선생님을 걱정했다고 그러세요? 저... 저는 이서를 걱정한 거라고요.” 그녀가 이서의 손을 잡았다.“하도훈은 지금 이서를 아주 미워하고 있을 거예요. 이서가 여기에 있다는 걸 안다면...” 하나는 말할수록 걱정이 되었다.“안심하세요. 우리는 조금이라도 숨을 돌릴 시간이 필요해요. 그건 하도훈도 마찬가지고요. 우리는 하도훈이 회복될 즈음에 고수들을 찾기만 하면 돼요.” “하도훈은 국내에서 대놓고 행동할 수 없을 거예요.”“기껏해야 작은 범위에서 움직이겠죠.”“우리는 고수를 몇 명 찾기만 하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요.”“그럼 두 분이 집중할 부분은 다크웹의 고수들을 어떻게 모집할지에 대한 거겠네요?” “네.”상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하나는 지환을 바라보았는데, 그의 시선은 이서를 향하고 있었다.“대화는 나가서 나눠주시겠어요? 저희 세 사람만 조용히 이야기하고 싶어서요.” 상언의 시선이 지환에게 떨어졌다.하지만 그는 지금 떠나고 싶지 않은 듯했다.“지환아, 우리는 이만 나가서 다크웹 고수들에 대해 상의해 보자. 이서는 이제 막 깨어났잖아. 소희 씨도 겨우 기회를 얻었고. 세 사람은 분명히 할 말이 많을 거야. 방해하지 말고 나가주자.” 지환은 이서를 한 번 더 보고 나서야 병실을 나서기로 했다.그가 자리를 떠나자, 하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227화

    “소희 씨를 심씨 가문에서 쫓아내려는 이유는 아주 간단해. 소희 씨가 하은철의 미움을 샀기 때문이지.” “하지만 지난번에는 일이 성사되지 않았더라고.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어.”“나는 그 사람들이 쉽게 물러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후에 심태윤이 나를 찾아온 건... 내 불안감을 더 고조시켰지.”“그래서 부하 직원한테 심씨 가문과 심태윤이 접촉했는지에 대해 살펴보라는 지시를 내렸어.” “그런데 정말 누군가가 심태윤과 접촉했더라고.” 이서가 말했다.“그게 누군데?” 하나가 궁금해하며 물었다.“강경숙.” 이 이름을 들은 그녀는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 애초에 강경숙은 환영 파티에서도 눈에 띄게 날뛰며 소희를 괴롭히지 않았는가. “뱀과 쥐가 한 배를 탄 셈이네.”하나가 이서의 옆에 앉으며 말했다.“이서야, 네가 직접 그 문제를 해결할 생각이야?”“나한테 그런 능력이 어디 있겠어. 심태윤 혼자라면 내가 해결할 수 있겠지만, 심태윤과 강경숙이 손을 잡은 이상, 일을 쉽게 해결하기는 어려울 거야. 내가 심태윤을 상대한다면, 강경숙과 적이 되는 건 피할 수 없을 테니까.”“강경숙이 그렇게 날뛰었던 건 내가 싫어서가 아니야. 소희 씨가 돌아간 후에 본인이 가졌던 자원이 줄어드는 게 싫어서였겠지.”“즉, 그 여자가 싫어하는 건 소희 씨라는 뜻이야.”“내가 심태윤을 처리하면, 강경숙은 그걸 빌미로 내가 심씨 가문에 대항하려 한다고 말할 거야.” “하지만 심씨 가문과 윤씨 그룹은 지금 워낙 예민한 관계잖아.” 하나가 미소를 지어 보였다.“나한테 소희를 도울 방법이 하나 있긴 해. 네가 원하는 방법은 아니겠지만 말이야.” “무슨 방법인데? 정말 그 방법이 소희 씨를 도울 수 있다면, 나는 그 방법을 사용하고 싶어.”이서가 말했다.“정말? 그럼 말해줄게.”“사실 방법은 아주 간단해. 형부와 심씨 가문에 가서, 형부가 네 남편이고 예전에는 YS그룹의 대표였다는 것만 말하면 돼.”“지금은 하씨 그룹의 주주라는 것까지 말하면 금상첨화겠지.

최신 챕터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42화

    전화 건 사람은 우기광이었다. 이서는 우기광의 목소리를 듣고는 꽤 의외라는 듯 말했다.“웬일로 저한테 직접 전화하신 거죠?” 사실 우기광도 전화를 걸고 싶지 않았으나 어쩔 수 없었다. 몇몇 임원들이 회사에 우기광을 붙잡아 두는 바람에, 이서에게 전화를 걸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윤 대표님, 혹시 지금 윤씨 그룹의 대표 업무를 수행하는 고이서 팀장이 공금을 횡령한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아, 그게 언제 있었던 일이죠?]이서의 어조에서는 전혀 불쾌감이 느껴지지 않았고, 되려 흥미로움이 묻어나는 듯했다. 우기광은 그런 이서의 반응에 잠시 의아해하며 미간을 찌푸렸다. “어제 일입니다. 대표님께서 고이서 팀장에게 회사를 맡기자마자 그런 황당한 일을 저지른 거죠. 대표님, 저는 대표님께서 윤씨 그룹을 맡기 전부터 대표님과 함께 일해왔으니, 대표님이 어떤 분인지 잘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표님의 능력은 누구나 인정할 정도니까요. 하지만 회사 운영을 재무팀 팀장에게 맡기신 건 도무지 이해가 안 됩니다.” 이서가 웃으며 말했다.“제 결정을 무조건 지지해 줄 수 있으신가요?” 우기광은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조심스러운 어조로 답했다. [그건 대표님의 결정이 회사에 이익이 되는 경우에 한합니다. 만약 회사에 손해가 되는 일이라면 저는 막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서의 미소가 더욱 밝아졌다. “그 말씀이면 충분합니다. 이제야 안심이 되네요. 하지만 고 팀장님의 일에 대해서는 개입하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다른 임원들이 아무리 압박을 가하더라도 반드시 버텨 주셔야 하고요.” [대표님, 혹시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지금은 말씀드릴 수 없지만, 며칠만 기다리시면 알게 될 겁니다.”이서는 이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고, 곧장 김하늘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서의 전화가 걸려 오자, 김하늘은 겁에 질린 채 전화를 받을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몇 초 동안 망설이다가 결국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받았다.김하늘은 전화를 받자마자 울먹이는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41화

    잠시 후, 소희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서 언니, 솔직히 말해도 절대 화내면 안 돼요.]“그래, 어차피 내가 먼저 말하라고 했잖아. 소희 씨도 내가 무슨 성격인지 잘 알잖아? 말하라고 해놓고 화내는 일은 없을 거야.” 이서의 말에 하나와 소희, 나나는 용기를 내서 각자의 생각을 말하기 시작했다. 하나가 먼저 운을 띄웠다. [이서야, 형부가 신분 문제로 널 속인 건 맞지만, 그 외의 다른 일에선 너를 진심으로 대했어.]“그러니까 네 말은 하지환 씨가 날 속인 걸 더 이상 문제 삼지 말라는 거야?”[응... 그런 셈이지.]“소희 씨 생각은 어때?”소희가 머뭇거리며 천천히 답했다.[그럼 저도 솔직히 말할게요. 형부는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세상 어디를 둘러봐도 형부만큼 언니한테 잘해줄 사람은 찾기 어려울 거라고요.][만약 저라면 그 정도 잘못은 그냥 넘어갔을 것 같아요.]소희는 최대한 조심스레 말했고, 혹여나 이서가 기분 나빠할까 봐 머뭇거렸다.다행히 이서는 여전히 차분한 태도로 대답했다. “내가 괜히 별거 아닌 일로 예민하게 군다는 거네?”[언니, 그런 뜻은 아니었어요!]소희가 급히 해명했지만, 이서는 한사코 소희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소희 씨, 굳이 변명하지 않아도 되고, 미안해할 필요도 없어. 소희 씨가 그렇게 느꼈다면 그게 소희 씨의 솔직한 생각인 거니까. 사람마다 문제를 보는 시각은 다르니, 결론도 다를 수 있어. 난 소희 씨의 의견을 존중하고, 그 말도 나름대로 일리가 있는 것 같아. 잘 생각해 볼게.”소희는 이 말을 듣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마지막으로 나나가 나섰다. [언니, 아시다시피 저는 연애 경험이 없어서 딱히 할 말도 없어요. 그냥 시간이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을까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답이 나올 것 같아요.]이서는 작게 중얼거렸다. “시간에 맡기라고...?”‘그래,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자. 어차피 하도훈 문제도 당장 해결될 게 아니고, 그때까진 고민할 시간이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40화

    윤재하와 성지영, 고이서 세 사람은 여전히 이서가 치매에 걸려 윤씨 그룹을 손에 넣을 꿈에 들떠 있었지만, 정작 이서는 지환과 한 지붕 아래에서 지내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고민에 빠져 있었다. 분명 병원에서 함께 지내던 때도 있어서 이번에도 별문제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집에서 같이 지내게 되니 묘하게 어색하고 불편했다. 이서는 귀를 바짝 세우고 문밖에서 나는 작은 소리 하나까지 신경 쓰면서도, 문밖에서 조금이라도 소리가 나면 그 소리가 금세 사라지길 바라는 모순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런 어이없는 감정에 시달리던 첫날 밤, 놀랍게도 이서는 오랜만에 불면증 없이 잠들었다.다음 날 아침, 이서는 눈을 뜨자마자 하나의 문자 폭탄을 받았다. [너, 형부랑 다시 합친 거야?] [같이 살기 시작했다던데, 화해하고 다시 시작하려는 거냐고!] [왜 그렇게 중요한 일을 나한테 말하지 않은 거야? 이 선생님이 말 안 해줬으면 전혀 몰랐을 뻔했잖아!][나, 너한테 가장 친한 친구 아니었어?]이서는 할 말을 잃었다. 곧바로 소희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어제 두 사람이 손잡고 있는 거 보고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화해한 거였어요? 이렇게 큰일을 저한테도 숨긴 거예요?] 결국 이서는 단톡방에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환 씨랑 다시 화해한 거 아니야. 괜히 오해하지 마.] 그 순간, 나나도 단톡방에 뛰어들었다. [뭐라고요? 이서 언니가 형부랑 다시 화해했다고요? 대박! 들러리 자리 하나 예약할게요!]이서는 어이가 없어졌다. ‘대체 왜 내가 한 말은 안 보고 다들 자기 멋대로 상상하는 거야?’ 이서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단체 영상 통화를 시도했다. “말했잖아, 화해한 거 아니라고.” 이서는‘화해한 적 없다’는 말을 특히 강조했다.그제야 세 사람은 조용해졌는데, 잠시 후에야 하나가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근데 이 선생님 말로는 두 사람이 같이 산다고 하던데? 다시 화해한 게 아니면 왜 같이 사는 거야?]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39화

    2층에서 소란을 듣고 있던 윤재하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1층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와는 다르게 고이서 혼자만이 만족스럽고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고이서는 바로 뒤에 있던 짐가방을 든 직원들에게 자리를 내주며 말했다. “들어오세요.” 직원들이 들고 있는 쇼핑백들이 모두 명품 브랜드임을 본 성지영과 윤재하는 당황한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이서야, 그 많은 걸 대체 무슨 돈으로 산 거야?” 성지영은 당혹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직원들이 짐을 다 내려놓고 나가자, 고이서는 여유롭게 말했다. “엄마, 아빠, 두 분을 위해 산 선물인데, 한번 보세요. 마음에 드실진 모르겠네요.” 성지영은 가까이 있던 쇼핑백 하나를 열어보았다. 안에는 LV 로고가 새겨진 명품 의류가 들어 있었다. 성지영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이서야, 어디서 이렇게 큰돈을 구한 거야?” 고이서는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윤씨 그룹의 돈으로 샀어요.” “뭐? 회사 공금을 횡령했다고?” 윤재하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이렇게 많은 걸 샀으니 금방 들키고 말 거야. 윤이서가 내일 회사에 출근하면, 바로 알아챌 거라고! 당장 환불하렴. 윤이서한테 들키면 정말 큰 일이니까!” 고이서는 소파에 편하게 앉으며 미소 지었다. “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윤이서는 절대 모를 거예요. 이 돈, 다 합법적인 절차로 나온 거거든요.” 윤재하와 성지영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게 무슨 말이야?” 고이서는 다리를 꼬고 앉아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윤이서가 저한테 회사를 맡겼어요.” “뭐? 그게 정말이야?” 윤재하와 성지영은 깜짝 놀라며 고이서를 바라보았다. “물론 임시로 맡긴 거긴 하지만... 윤이서가 왜 저한테 회사를 맡겼는지 아세요?” 두 사람이 고개를 젓자, 고이서는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오늘 윤이서가...”고이서는 오늘 있었던 일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성지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38화

    이서는 지환의 대답을 듣고 나서 참지 못하고 말했다. “아까 분명히 얘기했잖아요, 화해한 척 연기하는 거라고요! 지엽이도 없는 데서 굳이 연기할 필요는 없어요.”지환은 살짝 눈을 들어 이서를 바라보며 천천히 입꼬리를 올렸다. “이서야, 아무리 토사구팽이라지만, 이렇게 빨리 쳐내는 건 좀 심하지 않아?” 더 이상 이 주제로 대화하고 싶지 않은 이서는 곧바로 소희에게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자료는 다 읽어봤어? 정말 심태윤이 벌인 짓이야?”“네, 자료에는 심태윤이 어떻게 가짜 증거를 만들었는지도 다 나와 있었어요. 이 증거들만 경찰에 넘기면, 심태윤은 바로 잡혀가고 말 거예요.” 이서는 소희의 말투에서 뭔가 망설임이 느껴져 물었다. “왜 그래? 혹시 심태윤이 잡혀가면 소희 씨의 양부모를 돌볼 사람이 없을까 봐 걱정돼서 그래?” 소희는 가볍게 웃었다. “언니, 저를 너무 착하게 보신 거 아니에요?”“그 사람들이 돈을 이유로 저한테 어떻게 했는지 다 아시잖아요. 그 이후로 저는 그 사람들한테 기대한 것도 없고, 미련도 없었어요. 단지 이 일이 심태윤 혼자 한 짓이 아닌 것 같아서 그래요. 분명히 배후가 있을 거라고요.” “그 배후만 찾아내도 앞으로 골치 아플 일은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 텐데 말이죠.” ‘심씨 가문 사람들이 이서 언니의 남편이 하 대표님이라는 걸 알게 된 후에는 더 이상 직접적으로 날 괴롭히지 않았지만, 언젠가 이서 언니와 하 대표님이 헤어진다면, 나를 몰아내려는 사람들은 다시 들고일어날 거야.’ “혹시 이미 의심 가는 사람이 있는 거야?” 이서는 소희가 말하지 않아도 그녀의 마음을 정확히 읽어냈는데, 역시 자매다운 호흡이었다. 소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이 말을 다른 사람한테 하면 오해받을 수도 있겠지만, 언니한테는 말해도 될 것 같아요.”“제 생각엔... 강경숙이 관련된 것 같아요.” “강경숙?”“제가 심씨 가문에 돌아온 이후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사람이 강경숙과 심유인이잖아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37화

    “적어도 내가 다른 사람을 찾기 전까지는 그렇게 할게.” “지엽아...” “그런 표정 짓지 마.” 지엽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네가 그러면 내가 또 희망을 품을 것 같잖아.” 이서는 입술을 꾹 다물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너보다 내가 먼저 가도 될까?” 이서는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왜?”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해 줘. 내 마지막 소원이야.”지엽의 진지한 눈빛에 이서는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그렇게 해.” 지엽은 잠시 이서를 바라보더니, 이서의 머리카락 한 올까지도 기억에 새기듯 눈에 담은 후, 미소를 짓고 조용히 돌아섰다. ...한편, 고택 입구에서는 소희와 지환이 두 사람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돌아온 사람은 지엽 혼자였다. 지엽이 혼자 돌아오는 모습을 본 순간, 지환의 얼굴이 굳어졌다. 지환은 한걸음에 다가가 지엽의 멱살을 움켜잡으며 거칠게 물었다. “이서는 어디 있어?” 지엽은 차분한 눈빛으로 지환을 바라보며 말했다. “대표님은 참 운이 좋은 사람이에요. 정말 부럽다니까요?” 하지만 지환은 지엽의 말을 전혀 듣지 않았다. “이서는 어디 있냐고 묻잖아!” 마침 그때 이서가 모습을 드러냈다. 지환이 지엽을 몰아붙이고 있는 모습을 본 이서는 깜짝 놀라며 다가왔다. “하지환 씨,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이서가 무사히 나오는 걸 본 지환은 그제야 손을 놓았다. “너... 괜찮아?” 이서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안 괜찮을 건 없지.” 지엽은 헝클어진 옷을 매만지며 말했다. “이서야, 봤지? 저 사람이 바로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야. 널 아주 사랑하면서도 과할 정도로 집착하는 남자가 저 사람이라고.” 이서는 입술을 움직였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지엽은 쓸쓸하게 웃으며 덧붙였다. “저 남자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분명히 보여주는 게, 내가 널 위해 해줄 수 있는 마지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36화

    차가 심씨 가문의 고택에 다다르자, 이서는 가장 먼저 지엽을 발견했다.지엽 역시 차에서 내리는 지환을 보고 얼굴이 굳어 버렸는데, 특히 이서가 자연스레 지환의 팔짱을 낀 순간, 지엽의 눈썹이 몇 번이나 심하게 떨렸다. “두 사람...” 지엽이 무언가 말을 꺼내려던 찰나, 고택의 대문이 열리며 소희가 나왔다. “오셨네요!” 몇 초 후, 두 사람이 팔짱을 낀 모습을 본 소희는 깜짝 놀라 입을 틀어막았다. “두 분... 화해하신 거예요?” 이서는 지엽의 반응을 슬쩍 살피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렇게 됐어.” 더 이상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었다. 지엽이 떠난 뒤에야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소희는 갑자기 핸드폰을 꺼내며 말했다. “하나 언니는 아직 모르죠? 지금 바로 알려줘야겠어요!” 이서는 다급하게 소희의 손에서 핸드폰을 빼앗으며 말했다. “잠깐만! 그 얘기는 나중에 하고 먼저 소희 씨 얘기부터 하자. 지엽아, 얼른 조사한 결과부터 소희 씨한테 보여줘.” 지엽은 여전히 이서와 지환이 함께 있다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했고, 이서가 다시 한번 그의 이름을 부르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고 소희에게 조사 결과를 건넸다. “소희 씨에게 누명을 씌운 건 심태윤이었어요. 소희 씨가 여태 친동생인 줄 알았던 그 사람이요.” 지엽은 여전히 이서와 지환 쪽에 신경이 쏠려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그 안에 다 적혀 있으니까 잘 읽어보면 돼요...” 지엽이 고개를 돌려 이서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이서야, 잠깐 나랑 따로 얘기할 수 있을까?” 그 순간, 잠깐의 침묵이 흘렀다. 이서는 지환을 한 번 바라보고 나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서가 지환의 팔에서 손을 빼내려 하자, 지환은 더욱 강하게 이서의 손을 잡았다. 이서는 당황한 표정으로 지환을 올려다보며 눈빛으로 놓아달라는 신호를 보냈다. “하 대표님, 제가 이서랑 단둘이 이야기를 나누면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35화

    이서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하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정말... 같이 먹고, 같이 잔다고요?”지환은 그 말에 이서의 마음이 바뀌었다는 걸 눈치채고 슬며시 입꼬리를 올렸지만, 일부러 천진난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응, 어쩔 수 없잖아. 어둠의 호리병을 반으로 나눌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이서는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어쩔 수 없네요. 당분간은 같이 지내야겠어요.” 지환의 미소는 더 깊어졌는데, 그 미소가 사라지기도 전에 이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근데, 하도훈은 언제 처리할 수 있어요? 설마 아이가 태어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건 아니죠?” 지환은 깊은숨을 내쉬며 대답했다.“어둠의 호리병이 다크 웹의 1위와 2위의 위치만 알아낸다면, 하도훈과 정면 승부를 가릴 수 있을 텐데 말이지...”“어둠의 호리병은 그 둘의 위치를 모르는 거예요?” “그 사람들이 어디 있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어둠의 호리병도 순위에 올라 있는 킬러일 뿐, 그 사람들과 친구는 아니거든.” “단서도 전혀 없어요?” 지환은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실망하게 해서 미안하지만, 지금은 없어.” 이서는 실망이라기보다는 하도훈이라는 골칫거리를 빨리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그럼, 우린 이제 어디로 가요?” “회사로.” 고개를 끄덕인 이서는 더 이상 묻지 않았고, 두 사람이 탄 차는 윤씨 그룹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이서는 지엽의 전화를 받았다. “소희 씨에 대한 일은 어느 정도 해결된 거야?”이서는 기쁜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얼른 가서 소희 씨한테 알려줘. 분명히 엄청나게 기뻐할 거야.” 수화기 너머의 지엽은 잠시 침묵하다가 천천히 말했다.[이서야, 난 소희 씨랑 이제 막 알게 된 사이라 조금 어색한데, 네가 같이 가주면 안 될까?] 이서는 곁눈으로 지환을 한 번 바라보며 생각하다가 말했다. “알았어.” 그 순간, 이서를 태우고 있던 지환은 잠시 핸들을 놓칠 뻔했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34화

    “고이서를 바로 내쫓으면 분명 편하긴 하겠죠. 하지만 내 손에 있는 윤씨 그룹의 자산 중 일부는 원래 윤씨 가문의 것이었어요.”“그 인간들의 만행이 제대로 폭로되지 않으면, 과거 윤씨 그룹에 몸담았던 몇몇 내부 인사들은 고이서와 손을 잡고 말 거예요. 그런 일이 생기지 않으려면 반드시 그 인간들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지 모두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어요.” “그래서 일부러 고이서를 회사의 대표 자리에 앉힌 거야? 그 여자가 빨리 본색을 드러내도록 하려고?” “네.”짧게 대답한 이서는 무심코 거울 속 자신을 보았고, 활짝 웃고 있는 자기 모습에 잠시 멍해졌다. ‘하지환 씨 앞에 서면 점점 자유로워지는 것 같아.’두 사람이 함께 있으면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졌는데, 이서에게 더 난감한 것은 지환이 자신의 정체를 속였던 일조차 잊고 있다는 점이었다. ...“왜 내려오라고 한 거예요?”아래층으로 내려온 이서는 지환의 차에 올랐다. “하도훈이 이렇게 오랫동안 잠적한 이유가 뭔지 알아?”“자식을 만드느라 바쁜 거겠죠.” “맞아.”“그동안 꽤 많은 여자를 만났고, 그중 한 여자가 진짜로 임신했다더라.” 이서의 얼굴에 미묘한 변화가 스쳤다. “그럼 이제 하도훈이 다시 우리한테 신경 쓸 여유가 생겼다는 거네요?” 지환은 묘한 미소를 지으며 아무 말 없이 이서를 바라보았다. 이서는 지환의 표정을 보고 의아하게 물었다. “그 표정은 또 뭐예요? 설마... 예전에 내가 하도훈한테 여자를 붙여보라고 했던 그 작전을...” 지환은 고개를 끄덕였다. “설마 그 임신했다는 여자, 하지환 씨가 보낸 사람이에요?” “아니었으면 한 번에 임신했을 리가 없잖아.” 이서는 입을 살짝 벌리고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 그럼 그 아이는 하도훈의 아이가 아닌 거예요?” 지환은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고, 이서는 한숨을 내쉬었다. “하도훈은 그 사실을 알면 미쳐버릴 거예요.” “미치면 더 좋지 않아?” 지환은 담담하게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