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소남의 부하라고?’ 지윤은 깜짝 놀라며 당황했다. 그녀는 처음에는 원아가 두 남자를 동시에 만난다고 생각하고 즐거워하며 그녀의 약점을 잡았다고 믿었는데, 상황이 완전히 다른 것 같았다. ‘문소남은 거짓말과 배신을 가장 싫어하는 사람인데...’ 성준은 하지윤이 멍하니 서 있는 걸 보고는 엄하게 말했다. “뭐 하십니까? 가시지 않고. 충분히 설명한 것 같은데. 문 대표님이 직접 여기 와서 하지윤 씨에게 설명해야 직성이 풀리겠어요?” 지윤은 코웃음을 쳤다. 주말이라 마트에 사람들이 많았고, 이미 그녀의 행동은 여러 사
비비안은 엄지를 치켜세우며 그녀에게 찬사를 보냈다.마트는 매우 컸지만, 원아의 발걸음을 따라가니 비비안과 성준은 불필요한 길을 거의 걷지 않았다. 원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 정도쯤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자, 이제 돌아가서 이 물건들을 아파트에 잘 맞게 정리해요.” “좋아요!” ‘염 교수’의 영향으로 비비안은 새로운 생활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커졌다. 두 사람이 차에 타자 성준은 차를 몰고 출발했다. 그때, 멀리서 여전히 하지윤이 차 문을 열고 성준의 차가 멀어지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빛에는 분
“알겠어요. 제가 만약 곤란한 일이 생기면 꼭 염 교수님에게 도움을 청할게요. 그때 돼서 교수님 갑자기 모르는 척하며 귀찮아 해 하면 안돼요. 아시겠죠?” 비비안은 장난스럽게 말했다. “귀찮아 하지 않을 거예요.” 원아는 미소 지으며 우유를 한 모금 마셔 갈증을 풀었다. 비비안은 시간을 확인하고는, 이미 점심시간이 된 걸 알고 일어나며 말했다. “염 교수님, 오늘 정말 큰 도움을 줬으니까 제가 점심을 살게요.” 원아는 시간을 확인한 뒤, 비비안의 호의를 거절하지 않고 일어났다. “좋아요, 그럼 장소는 제가 정 해도
“문 대표님이셨어요?” 비비안이 물었다.“어떻게 알았어요?” 원아는 핸드폰을 내려놓으며 물었다.“교수님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거든요. 그래서 추측했죠.” 비비안은 미소 지었다. 그녀는 이제 ‘염 교수’와 소남의 관계를 의심하지 않았다. 레이는 예전에 이 일이 단순하지 않다고 말했었다. 그는 더 자세히 설명하진 않았지만, 비비안은 더 이상 그 문제로 고민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녀는 ‘염 교수’가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느꼈다.“비비안 씨, 놀리지 말아요.” 원아는 난감한 듯 말했다.“이거요, ‘두유’라고 하는 거죠? 정말
원아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생각했다. 다행히 비비안은 대부분의 Z국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비록 그녀가 타인의 시선에 익숙해졌더라도 여전히 상처받고 슬퍼했을 것이다. “염 교수님, 왜 안 드세요?” 비비안은 원아가 젓가락을 내려놓은 걸 보고 의아해하며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어서 먹어요.” 원아는 다시 젓가락을 들어 고기 꼬치를 먹었다.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남학생은 결국 참지 못하고 핸드폰을 꺼내 QR 코드를 보여주며 다가와 웃으며 말했다. “저기요, 우리 톡 친구 추가할래요?”
“알겠습니다, 교수님. 안전벨트를 착용해 주세요. 지금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성준은 말하며 차를 T그룹 방향으로 몰았다.원아는 안전벨트를 매고 눈을 감았다. “전 잠깐 눈 좀 붙일게요. 도착하면 깨워줘요.” “알겠습니다.” 성준은 뒷좌석을 한 번 보고는 차를 출발시켰다.T그룹에 도착한 후, 원아는 사무실로 향했고, 퇴근 시간이었기에 층 전체에는 그녀 혼자뿐이었다. 조용한 분위기가 오히려 약간 으스스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원아는 사원증을 찍고 사무실로 들어간 후, 금고에서 두꺼운 서류 더미를 꺼내어 의자에 앉아 복잡
소남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었다. “신경 안 쓰면 되잖아요.” 그는 말했다. “게다가 난 서류를 이미 다 처리했어요.”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방해라도 하는 듯 대표실 문을 노크했다. 소남의 미소는 그 즉시 사라졌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는 것은 자신이 곧 처리해야 할 일이 또 생겼다는 뜻이었다. 원아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대표님, 일이 생긴 것 같네요.” “그런 것 같군요.” 소남은 손을 마우스 위에 올려놓고 화면을 다시 켜며 말했다. “들어와요.” 티나가 문을 열고 들
“문 대표님이 그렇게 소심한 분은 아니시잖아요. 게다가 티나 씨는 여자잖아요. 설령 실수로 두 분에 어떤 모습을 목격하더라도 대표님은 크게 문제 삼진 않을 거예요. 하지만 내가 들어가서 뭔가를 봤다면, 대표님이 나한테 어떻게 했을 것 같아요?” 동준은 자신의 목을 그으는 시늉을 했다. 소남이 원아를 얼마나 신경 쓰는지를 보면, 만약 동준이 원아에 관한 어떤 ‘불필요한’ 것을 봤다면 자신은 티나와는 다르게 바로 처리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동 비서님, 다음번에 이런 ‘구경거리’는 저 말고 다른 사람에게 시켜주세요. 제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