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욱?’재훈의 눈에는 음흉하게 빛났다. ‘나와 송현욱이 형제지만, 사업과 여자의 일에 있어서 송현욱은 늘 나보다 먼저였어. 무엇 때문에? 송현욱이 나보다 몇 년 일찍 태어났다고 해서?’실은 재훈도 이번에 박씨 가문의 위기가 현욱이 기획하고 진행한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현욱이 그런 행동이 박인서와 약혼관계를 취소하려는 것이라는 것까지도 예상했다.그러나 재훈은 현욱이 박인서와 약혼관계를 취소한다고 발표하자마자 바로 이연을 찾아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현욱은 재훈이 이연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 말
“좋아.” 재훈이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자 이강은 낙담한 모양으로 차에서 내렸다.그의 얼굴은 맞을대로 맞아서 마치 돼지 머리처럼 부었다.“재훈 도련님, 부하들의 손이 너무 맵군요.”이강은 자신의 한쪽 얼굴을 가리고 또 쉬쉬했다.재훈은 이강의 현재 모습을 보고 만족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야 좀 재미있어. 너는 이 얼굴을 이연에게 보여줘라. 이렇게 해야 이연이 너를 불쌍하게 여길 수 있지.”이강은 재훈이 이렇게 한 의중을 알고 맞았다.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비굴하게 말했다.“재훈 도련님
이강은 침대 머리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 말했다.“엄마, 우리 이번에 큰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아요.”“왜? 복권이라도 당첨됐어?” 황신옥은 아들이 이렇게 흥분하는 것을 보고 물었다. 그 외에 이강에게 무슨 돈을 벌 방법이 있는지 생각지도 못했다.“아니에요. 엄마한테니까 말할게요. 내 얼굴에 이 상처는 송재훈에게 맞은 거예요.” 이강은 흥분해서 말했다. 돈에 대해 말하자면, 자기 몸에 있는 상처도 중요하지 않다고 느꼈다.“그 사람은 왜 너를 때렸어? 심지어 너를 이렇게 상처나게 때렸어! 아프지 않아? 의사한테 갈까?”
“좋아, 엄마가 협조할게.” 황신옥은 정신을 가다듬고 바로 승낙을 했다.옆 침대의 여자 환자들은 이 광경을 보고 어이가 없어 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동안 같이 입원해 있었기 때문에 황신옥 집안이 어떤 상황인지 알고 있었다.황신옥의 딸이 불효녀인 줄 알았는데 지금 정황을 들어보니 왜 딸이 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했는데도 면회를 오지 않았는지 드디어 그 이유를 알게 된 셈이었다.이런 어머니와 오빠라면 누구라도 상대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이강은 이미 어머니 황신옥을 이미 설득했고 한 줄기 빛이 번쩍이며 휴대전화를 들고 자신의 괴로움
이강은 자신의 얼굴을 가리키며 모든 탓을 다 이연에게 돌렸다.이연은 침묵하고 있다.송재훈이라면 자신을 만나기 위해 충분히 이런 일을 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오빠 이강한테 이렇게까지 한다는 건 좀 아닌 것 같았고...송씨 가문의 도련님은 A시에서 한 사람을 감쪽같이 사라지게 말들 수도 있지만, 아무것도 아닌 사람한테 이런 일까지 하는 것은 너무 힘을 낭비하는 것 같았다...이강 옆에 있는 황신옥도 아들과 호흡을 맞추며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연아, 네가 정말 마음이 있다면 너의 오빠를 불쌍히 여겨라. 오빠
황신옥은 만약 이연이 송재훈의 말을 따르지 않아 혹시라도 그에게 죽임을 당할까 걱정이 되었고, 만일 이연이 정말 죽기라도 하는 날엔 앞으로 자신과 이강 모자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걱정을 했다.이강이 송재훈이 정말 이연을 다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한 후에야 황신옥은 안심할 수 있었다.이연은 병실을 떠난 후 줄곧 병원을 떠나지 않고 병원의 정원에 앉아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환자 한 명을 퇴원시키고 사윤은 정원을 지나던 중 우연히 그곳에 앉아 있던 이연을 보고 호기심이 생겨 다가가 인사를 했다.“이연 씨, 공교롭게도
[오늘 저녁에 제가 일이 좀 있어서 다음에 해요.]“그래요, 그럼 다음에 꼭 같이 먹어요.”원아가 말하자 이연이 다시 말했다.[자, 더 이상은 초설 씨 일을 방해하면 안될 것 같아요. 어서 일 해요.]말이 끝나자 이연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원아는 전화기 너머의 신호 소리를 들으며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저었다. 이따가 이쪽 일이 끝난 후에 이연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혹시 무슨 일이 있는지 물어보기로 했다.연구원들에게 일을 다 분배한 후, 원아는 한숨도 돌리지 못하고 위층으로 불려 갔다.원아가 황급히 위층으로 오자 동준은
두 시간 후에 회의가 끝났다.모든 고위층은 의기소침하게 회의실을 나섰다. 이 회의를 거쳐 그들은 자신의 그동안 부서 업무에 발견하지 못하는 문제들을 깊이 깨달았다.그리고 밥줄이 끊어질 뻔했는데...소남은 매번 프로젝트를 아주 진지하게 대했다.요 몇 년 동안 소남을 모함하려는 사람이 적지 않았지만, 매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의 그 진지함 때문이었다.“피곤해요?” 회의실 있던 모든 사람이 나가자 소남이 갑자기 물었다.원아는 정신을 차리고 황급히 녹음펜과 회의 자료를 정리하며 대답했다.“피곤하지 않습니다.”“계속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