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재에게 바로 차를 준비하라고 해요. 내가 직접 병원에 데려고 갈게요.”소남이 서둘렀다.도우미 아주머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허둥지둥 다급히 민재를 불렀다. 소남은 헨리를 안고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헨리는 천천히 눈을 뜨더니 괴로운 듯 말했다. “아빠, 너무 힘들어요.”소남은 자신의 품에 아들의 머리를 가볍게 안아 주었다.“아빠가 바로 병원으로 갈게.”헨리는 머리를 끄덕이더니 다시 눈을 감았다.소남은 아이를 안고 차에 올라 사윤에게 연락했다.병원에 도착하니 의사와 간호사가 와서 헨리를 데리고 갔다. 아이의 체온이
로라는 눈을 크게 뜨고는 대답했다.“아무것도 모른다고 해도 안 믿을 거잖아요?”소남은 ‘가짜 원아’의 태도가 변한 것을 보며, 3년 동안 이 여자에게 속고 살면서 사랑하는 여자를 찾을 기회를 놓친 것이 생각나 분노의 불길이 가슴에서 솟구쳤다. “소남, 당신은 해야 할 일이 있고 나도 해야 할 일이 있어요! 내가 당신을 얼마나 좋아했는데 나에게 이렇게 대하다니 정말 너무해요!” 그녀는 힘없이 침대 위에 엎드려 문소남을 원망했다. “채찍을 줘.”소남이 말했다.로라는 그 말에 몸을 떨었다. 보통 채찍이라면 견딜 수 있었지만
아이가 열이 나고 있으니 더는 미룰 수 없었다. 소남은 고개를 끄덕이며 속으로 생각했다. ‘만약 가짜 원아가 지난번에 열이 난 것이 공포의 섬의 약을 복용해서 그런 것이라면, 분명 그 열을 내릴 방법이 있을 거야. ‘염초설’은 어떻게 열을 내리게 했지?’‘염초설도 공포의 섬 사람인가?’소남은 그녀가 자신만의 처방전으로 가짜 원아의 증상을 안정시켰고, 사는 곳도 IP 주소 범위 내에 있다는 것이 생각났다.그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 사윤은 노트북에서 ‘염초설’이 전에 가짜 원아에게 처방해주었던 처방을 찾아서 보고 있었다
원아는 헨리를 계속 안고 있었다. 수액을 다 맞고 간호사가 주사를 뽑을 때도 아이의 손을 놓지 않았다.아이는 그녀의 품에 안겨 조용했다. 약 때문인지 잠이 들었다.도우미 아주머니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교수님, 계속 헨리 도련님을 안고 있으면 힘들 거예요. 제가 할까요?”“괜찮아요.” 원아는 손이 좀 저린 듯했지만 여전히 아이를 안고 있었다. 그녀는 손을 내밀어 헨리에게 이불을 덮어주었다.문현만은 헨리가 아프다는 소식에 병원에 왔다가 그 모습을 보고는 멍해졌다.“이분은…….”그는 ‘염초설’의 사진을 본 적이 있었지만
2시간 후에 헨리의 검사 결과가 모두 나왔다.사윤이 종이 여러 장을 들고 들어오자 원아가 먼저 물었다.“검사 결과가 나왔나요?”“네, 염 교수님. 그런데 이상한 게 있어요. 보세요.” 사윤은 결과지를 건네주었다.원아는 그제야 품에서 잠이 든 아들을 조심스럽게 내려 놓았다. 문현만은 그녀가 세심하게 아이를 대하는 모습을 보며 지금 있는 원아보다 더 엄마 같다고 생각했다. 아이 역시 ‘염 교수’를 정말 좋아했고 그녀도 아이를 매우 잘 보살피고 있었다.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녀가 아무리 아이에게 잘해도 세 아이의
알렉세이는 원아의 말을 듣고는 다급히 물었다.“로라가 문소남의 사람들에 의해 강금됐다고 생각하는 거예요?”원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생각이 맞는 것 같았다. 소남은 공포의 섬에서 돌아와 에런과 데릭에게 합법적인 신분을 주었다. 두 사람이 마음대로 외출하지 못할 이유도 없는데 왜 별장에서 나오지 않겠는가?지금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소남이 그들에게 임무를 주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로라를 감시하는 것이었다. 분명히 로라는 자신의 가짜신분을 소남에게 들켰을 것이다. “지금 바로 알아볼게요.”로라의 출국 기록이
원아가 고개를 돌리자 머리카락이 가볍게 흔들리면서 맑은 샴푸 향이 퍼졌다.소남은 그 향을 맡으며 왠지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전에 원아에게서도 이런 향이 났었다. 그녀는 향수를 좋아하지 않는 대신 자연스러운 이런 향을 좋아했다. 그녀에게서 나는 향은 항상 자연스러웠다.원아는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려 여전히 앉아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문 대표님!” 원아가 작은 소리로 불렀다.그제야 소남은 정신을 차리고 뒤따라 내렸다.두 사람은 함께 병실로 들어갔다. ‘초설 누나’가 온다는 소식에 헨리는 더 이상 울지 않았다. 하지만
사윤은 소남의 표정을 보고 상황을 파악했다. 그는 턱을 만지작거리며 내과 최진재 교수를 위해 해명했다.“형님, 그게 무슨 표정이에요? 우리 병원의 교수가 될 수 있다는 건 실력이 훌륭하다는 뜻이에요. 지난번 형수님의 일은 아무도 확실히 알지 못했어요. 저를 포함해서 지금까지도요. 염 교수님 한 사람만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진 마세요. 우리 내과 교수들도 허수아비는 아니에요. 형님이 그렇게 색안경을 끼고 보시면 안돼죠. 어쨌든 지난 번 일로 내과 사람들 모두 놀란 건 사실이지만요. 어쨌든 제 부탁으로 오늘은 최 교수가 남아서 당직하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