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문정은 주희진의 말에 반대했다. 영은도 성인이니 힘든 것을 이길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얼마나 숨길 수 있다고 그래? 하인성이 나타나지 않으면 영은이도 금방 알게 될 거야.”주희진은 침묵했다.“영은이도 이제 어린아이가 아니야. 만약 아무런 사고가 없었다면, 두 달 후면 엄마가 될 사람이었어. 더는 영은이를 온실 속에서만 지내게 해서는 안 돼. 문제가 있는 아이를 낳으려고 한 것과 하인성과 결혼하려고 한 것 모두 영은의 선택이었어. 결과는 영은이 감당해야 해.”임문정은 계속 설득했다.남자와 여자는 아이를 교육할 때
의사는 간호사의 말을 듣고 할말이 없었다. 임영은이 감정이 격해진 원인은 확실히 다른 임산부들과 달랐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녀는 아이를 핑계로 약혼자를 붙잡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였다.“혹시 안에 계신 분이 누군지 알아요?” 수간호사가 다가와 물었다. “모르겠어요. 하지만 좀 낯이 익은 것 같아요.” 의사가 말했다.“선생님은 외국에서 막 돌아왔으니 당연히 모르죠. 전에는 스타였는데 날이 갈수록 인기가 없었어요. 나중에는 일이 생겨서 쉬겠다고 발표했고. 시간이 지나고 하씨 집안 아들과 결혼을 하겠다고 했는데, 이미 임신을
간호사는 재빠르게 임영은에게 주사를 놓았다.“이 주사는 좀 아파요. 눈을 감고 5분 정도 쉬세요.”영은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간호사는 몸을 돌려 임문정에게 말했다.“보호자님, 제가 소독해 드릴게요.”“감사합니다.” 임문정이 다친 팔을 내밀었다.5분 정도 지나자 진정제 효과가 나타나며 영은이 조용해졌다.주희진은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남편의 곁으로 가서 그의 팔을 어루만졌다.“아파요?”“괜찮아.” 임문정은 고개를 저었다. 간호사사 세심하게 치료해 주고 거즈로 감싸준 덕분에 만져도 아프지 않았다. 주희진은 눈이
헨리는 전화기를 빼앗으려고 달려오다가 소파 앞에 서서 소리를 지르며 울었다. 집사는 아이가 넘어질까 봐 얼른 헨리를 안고 어쩔 수 없이 전화를 건네주었다.헨리가 울면서 물었다.“아빠, 엄마는 어디에 있어요? 엄마가 보고 싶어요!”“울지 마, 아빠가 금방 갈게.”만약 원아가 헨리가 이렇게 슬프게 우는 것을 알았다면 매우 괴로웠을 것이다. 그는 아이를 잘 돌봐야 했다.헨리는 숨이 찰 때까지 울었다.“아빠, 꼭 엄마를 찾아서 같이 와야 해요!”“꼭 그럴게. 우리 착한 헨리야, 집사 할아버지 좀 바꿔줘.” 헨리는 눈물을 닦
원아는 눈을 크게 떴다.‘공포의 섬!’이 이름, 소남에게서 들은 적이 있었다. 이 섬에는 매우 무서운 사람이 있었지만, 소남이 탈출하면서 송현욱과 정부의 도움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을 처리했었다. 그런데 눈 앞에 있는 남자는 어떻게 살아남았지?“의부는?” 원아가 힘을 내어 물었다.“나와 문소남의 의부는 같은 사람이야. 다만, 한 가지 다른 게 있다면, 그는 의부를 어떻게 죽일지 계획했고, 나는 의부의 복수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는 것이지.”그는 냉소하며 밖으로 나갔다.그는 문 앞에 있는 용병을 향해 말했다.“너희
“아빠…….” 원원의 눈시울이 붉어졌다.“아빠, 난 아빠를 믿어요.” 훈아는 여동생의 손을 잡았다.“우리는 이제 컸으니 스스로 잘 할 수 있어요. 아빠는 반드시 엄마를 데리고 돌아와야 해요.”소남은 쪼그리고 앉아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원아가 아이들과 약속할 때 했던 동작이었다. “꼭!”원원도 새끼 손가락을 내밀었다.“엄마는 반드시 돌아올 거예요!”“엄마는 반드시 돌아올 거예요!” 훈아도 손가락을 내밀어 약속했다. 소남은 쌍둥이의 머리를 만지며 말했다.“이제 아빠가 좀 바쁠 거야. 너희들은 잠시 고택에서
김유주는 키득거리며 일어나 앉았다.[네 뱃속에 있었던 그 문제 있는 애 말이야? 허허, 너는 그 물을 마신 걸 감사해야 해. 만약 네가 그 아이를 낳았다면 결혼한다고 해도 하씨 집안이 널 며느리로 인정하지 않았을 거야. 내 말이 맞을 걸? 어쩌면 이게 전화위복이 될지도 몰라. 너는 앞으로 결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잖아. 결혼해서 쫓겨나 이혼녀가 되는 것보다는 낫지 않아?]임영은은 옷자락을 꽉 쥐었다. 배가 답답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변기에 앉은 채 나직이 소리쳤다.“김유주, 너는 이 아이가 내가 하씨 집안으로 시집갈 수 있는
“도엽 오빠, 빨리 가요. 간병인이 깨어날 거예요…….”임영은은 설도엽에게 애원하며 소파 쪽으로 시선을 뒀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아무리 크게 말해도 그녀는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내가 간병인에게 약을 놨어.”설도엽이 침대 머리맡의 불을 켰다.그는 영은의 창백한 얼굴을 보면서도 조금도 동정하는 기색이 없었다.영은은 긴장해 침대 시트를 잡아당겼다.설도엽의 음산한 눈빛이 그녀의 얼굴에서 배 쪽으로 향했다.영은은 이불로 배를 가리고 싶었다.설도엽은 눈빛이 흐려졌다.“임영은, 네가 감히 내 아이를 다치게 하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