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는 뉴스 제목을 얼른 클릭했다. 뉴스 내용을 보고 그녀의 마음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TS백화점은 T그룹 산하의 유명한 백화점 중의 하나였다. 백화점 내에는 400여 개 이상의 점포가 있었다. 지리적 위치가 매우 좋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의 백화점에는 매일 수만명의 사람들이 왕래했으며, 연간 수입은 수백억이 훌쩍 넘었다. 그런데 이런 곳이 어떻게 갑자기 무너질 수가 있을까?사고 소식은 언론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었고, TS백화점에서 일어난 엄청난 사고에 T그룹이 즉시 긴급 대책을 마련하더라도 이 일을 덮을 수는 없을 것이었다.
현장은 많은 사람들로 막혀 있었고, 모두들 슬픈 얼굴이었다.원아는 앞에 있는 사람들을 제치고 무너진 곳을 바라보았다.자갈 아래로 피가 흥건했다. 구조대원들은 소녀를 들것에 싣고 평평한 땅에 내려놓았다. 선혈이 흰 천을 따라 곧장 흘러내렸다…….들것에 누워 있는 소녀는 흰 천으로 덮여 있어서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양 갈래로 머리를 땋고 있는 것 같았다…….아이의 체형과 나이 그리고 머리모양을 보니 원원인 것 같았다. 원아는 입을 틀어막고 고개를 저었다. ‘아니, 우리 원원은 사고가 나지 않았을 거야!’‘우리 딸은 그
원아는 어지러운 머리카락을 아무렇게 묶고는 급히 T그룹으로 가려던 참이었다.그녀의 눈은 빨갛고 부었고, 검은색 옷에는 모래와 자갈 때가 묻어 있었다.결벽증이 있는 그녀였지만, 지금은 신경 쓸 여유가 없어, 차를 불러 T그룹으로 향했다. 9월의 날씨는 마치 어린아이의 얼굴처럼 급변했다. 햇빛이 비치다 가도 순식간에 광풍이 불었고 곧이어 음침한 먹구름이 덮쳤다.그리고는 곧이어 천둥소리가 크게 울리고,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빗물은 실이 끊어진 구슬처럼 매섭게 떨어졌고, 먹처럼 어두운 하늘은 마치 무너질 것만 같았고 땅은 갈라
T그룹 모든 경비원이 총출동하고 또 셀 수 없이 많은 경찰이 질서를 유지하고 있어 경찰과 시민이 대치하면서 갈등과 충돌도 더욱 격렬해졌다.그 중에는 극단적인 시민도 여러 명 있었는데, 그들은 손에 썩은 달걀과 채소를 들고 경찰과 경비원의 몸에 던졌다.그때 선두에 선 남자 하나가 커다란 확성기에 대고 욕설을 퍼부었다.“여러분 빨리 와서 이것 좀 보세요. T그룹은 사람을 풀 베듯 함부로 죽였는데, 경찰들은 오히려T그룹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한통속이 되어 나쁜 짓을 저지르는 게 아니고 뭐겠습니까? 이런 식으로 나오면, 우리
원아의 눈에서 맑고 투명한 진주 같은 눈물이 다시 흘러내렸다. 소남은 몸을 숙여 그녀의 눈가의 가볍게 키스했다.“괜찮아, 이 일은 내가 잘 처리할 거야. 난 수만은 생사의 고비를 넘기고 살아왔어. 고작 이런 일로 무너질 내가 아니야. 그럴 거면, 내가 살아 돌아온 이유가 없잖아? 그런데 나중에 만약 내가 빈털터리가 된다면 당신은 나를 싫어할 거야?”그는 원아의 눈물이 짤 뿐만 아니라, 쓰다고 생각했다. 소남은 그녀가 자신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의 눈물에는 연약함과 무기력함 그리고 걱정과 긴장감이 모두 담겨 있었
원아는 소남의 목을 껴안고 아쉬워했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있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그럼…… 그럼 당신 내려가면 조심해야 해요.”소남은 그녀의 목덜미를 문지르며 대답했다.“알고 있어.”그는 몸을 돌려 떠나려 했지만 원아는 그의 소매를 꽉 쥐었다.“소남 씨, 당신, 반드시 조심해야 해요. 정말로 조심해야 해요. 아래에 있는 사람들은 거의 미친 것 같아요. 회사의 유리문도 부서졌고, 회사 여러 고위층 사람들도 심하게 다쳤어요.…… 나는 너무 두려워요.”소남은 그녀의 코를 손가락으로 잡으며 안심을 시켰다.“응, 정말
무덤 속은 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 크고 용맹해 보이는 남자의 모습이 반 정도만 희미한 빛에 드러나 기이한 모습이었다.그의 목소리는 음산했다.“TS백화점 사고 관련 증거는 모두 깨끗하게 치웠나?”허약해 보이는 몸에 야무진 얼굴을 한 부하가 간사하게 웃었다.“물론이죠. 보스! 보스 밑에서 일한지가 한두 해도 아닌데 아직도 제 일 처리 능력을 믿지 못하시는 겁니까? 이미 작전을 수행하기 전, 미리 T그룹 상가건물 내부 구조도를 연구했고, 그 과정에서 별다른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영은은 온몸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내 방문은 암호로 잠겨 있는데, 이 못된 놈이 어떻게 들어왔지?’영은은 본능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소리를 지르려 했다. 하지만, 곧 설도엽에게 입을 틀어 막히고 말았다. 그녀는 소리 한 번 지르지 못한 채 발버둥을 쳤다.방 안의 무드 등이 은은한 녹색 빛을 발하며 설도엽의 흉악한 얼굴을 비추었다. 영은은 두려움이 몰려왔다. “당신…… 당신 대체 왜 이래요?” 영은은 필사적으로 몸부림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당연히 너랑…… 하려고 그러지! 귀염둥이, 이렇게 오랫동안 못 봤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