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이른 아침.시은이는 진아연의 방에 와서 낮은 목소리로 작별 인사를 했다. "아연아, 나 간다. 여기서 잘 지내고 다 회복이 되면 꼭 A국에 돌아와!"시은이는 조용히 말을 하고는 진아연이 깨지 않게 바로 방에서 나갔다.눈을 뜬 진아연은 텅 빈 방을 보며 마음이 많이 허전했다.아침 8시, 걸프스트림(Gulfstream) G650 전용기가 B 공항에서 이륙했다. 목적지: A 공항.10시간이 넘는 비행 끝에 비행기는 A 공항에 천천히 착륙했다.A국 시간, 아침 6시였다.위정과 위정 부모님도 같이 귀국했다."박 대표님, 저희까지 데리고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위정 어머니가 박시준에게 감사를 표했다.박시준: "괜찮습니다.""그럼 저희 먼저 가 보겠습니다!" 위정 어머니가 말했다.박시준은 목젖을 살짝 움직이며 잠깐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어머님, 위정 씨가 다친 거 진아연 탓하지 마세요. 진아연이 노경민 교수의 마지막 제자라는 건 저도 몰랐어요. 진아연이 저한테도 알려주지 않았어요. 위정 씨가 납치당한 건 위정 씨가 전에 노경민 교수의 조수를 한 적이 있어서 그런 거지 진아연 때문에 이렇게 된 거 아닙니다."위정 어머니는 깜짝 놀랐다.박시준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는 자리를 떠났다."엄마, 아연이한테 도대체 뭐라고 한 거예요?" 위정은 휠체어에 앉은 채 엄숙한 표정으로 어머니에게 물었다. "아연이도 피해자예요, 어떻게 아연이한테 뭐라 하세요?"위정 어머니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미안해 아들, 엄마도 어지간히 슬프면 그랬겠어. 너 앞날이 원래는 창창했는데 이번 일로 다 망쳐버렸으니까... 만약에 진아연이라는 사람을 모르고 살았다면 이런 일 없었을 거잖아."위정은 화를 내며 반박했다. "엄마! 방금 박시준 씨가 말하는 거 못 들었어요? 진아연이랑 상관이 없다잖아요!"위정 어머니: "왜 상관없어? 노경민 교수가 진아연을 마지막 제자로 안 받았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거잖아."위정: "훌륭한 게 언제부터 죄가 됐어요? 정말
박시준은 집에도 워크숍도 가고 싶지 않았다.조지운은 박시준이 난감해하는 걸 보고 제안을 했다. "아니면 대표님, 휴가를 가시는 건 어떻습니까? 어디로 가시고 싶은지 말씀해 주시면 제가 바로 호텔을 예약해 드리겠습니다."박시준은 잠시 고민하고 말했다. "나 술 마시고 싶어."조지운: "..."이것이야말로 박시준이 저녁 식사자리에 나온 진짜 이유인 건가?한 시간 후, 박시준은 그가 원하는 대로 취해 버렸다.조지운은 박시준을 집까지 데려다 주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과음이 몸에 안좋다고는 하지만 오늘 박시준은 취하지 않고서는 잠을 자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박씨네 별장에서 나온 조지운은 마이크이게 전화를 했다. "진아연은 양심도 없어요? 대표님이 진아연을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을 쏟아부었는데, 대표님을 괴롭히는 거 빼고 할 줄 아는게 뭐가 있어요?!"이때 B국은 밤이었다.마이크는 눈을 비비며 하품을 했다. "갑자기 뭔 소리에요? 네?!""진아연이 헤어지자고 했죠? 이 잔인한 여자 같으니라고, 진아연은 감정이 없죠?!" 조지운은 불쾌함을 다 내뱉었다."조지운, 당신 지금 뭐 박시준 아빠라도 된 줄 아나 보네요. 아니면 박시준이 당신을 아들로 여기나?" 마이크는 화를 냈다. "두 사람의 일이 당신이랑 뭔 상관이에요? 신경 좀 끄시지!""저한테 지금 소리를 지른 거예요?!""그래요, 소리 질렀어요!" 마이크는 정신이 조금씩 들었다. 그는 아예 침대에서 일어나 물 한 모금으로 목을 적시고 말을 이어갔다. "아연이 뱃속의 아이에게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좀 커요, 의사가 아이를 낳지 말라고 해서 아연이가 지금 너무 고통스러워 하고 있어요, 뭐 당신 대표님만 괴로운 줄 알아요?!"조지운은 코를 슥 만졌다. "그래요... 그렇구나! 그것 때문에 헤어진 건가요?""그렇다쳐요! 박시준 씨는 의사의 말대로 아이를 지워야 된다고 생각하고 아연이는 그렇게 하지 못하겠다고 하니까. 아연이는 박시준 씨에게 피해를 끼치기 싫어서 혼자 아이를 낳아 키우려고 헤어지자
그러나 이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이 모든 것이 박시준의 돈을 사기치기 위해 진아연이 만든 함정이라고 지적했다!진아연이 사업을 시작한 곳이 B국이어서 B국은 진아연의 제2의 고향이랑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자기 고향에서 본인이 납치됐는데, 진아연은 B국의 본인의 인맥이나 본인의 돈으로 위기를 모면해야 되는 거 아닌가?왜 굳이 박시준이 자기 개인 전용기까지 사용해 가면서 구하러 갔을까?그리고 정작 박시준은 2조라는 돈을 던지고 쓸쓸하게 혼자 귀국을 했다.때문에 기자는 박시준이 진아연에게 속았다고 확신을 하고 있었다. 사랑뿐만 아니라 2조원도 같이 말이다!기사 말미에 기자는 박시준처럼 똑똑한 사람도 여자 때문에 이런 날이 왔다는 둥하면서 비꼬었다. 그러면서 재산을 지키려면 여자를 멀리하라고 덧붙였다. 특히 진아연 같이 예쁘게 생긴 '쌘여자' 를 조심하라고! 그 이유는 진아연의 재산은 대부분 남자를 통해 얻은 것이라고 했다.이 기사는 주요 언론들을 통해 빠르게 널리 퍼졌다.이렇게 자극적인 기사의 내용이 만약 진실이라면 이만큼 흥미로운 일도 없을 것이다!—— 나는 어느 정도는 믿을 만하다고 생각해. 내 친구가 A 공항에서 일을 하는데 며칠 전에 박시준이 개인 전용기로 B국에 갔다고 했어.—— 그러면 박시준이 연애에 올인하는 스타일이라는 말이네?! 2조, 맙소사! 진아연 진짜 장난 아니다!—— 진아연은 이제 다시 A국으로 안 돌아오겠지? 회사를 얼마나 오래 운영해야 2조를 벌어!—— 이 경우 박시준이 경찰에 신고해야 하는 거 아니야? 엄청난 금액인데 회수할 수 있을까?[표정]...이 소식이 널리 알려지자 인터넷 여론은 더욱 뜨거워졌다.많은 사람들이 진명그룹 공식 계정에 접속해 욕설을 퍼부었다.일부 네티즌들은 김세연의 페이스북을 찾아가 그에게 알리기도 했다.——세연 씨, 당신의 여신이 사기꾼이였어요! 박시준에게 2조나 사기쳤대요! 세연 씨도 지갑을 잘 지키세요!——세연 씨는 너무 착해서 진아연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고 있을 거예요! 사기 당한
B국.마이크가 기사를 봤다.일부러 A국 기사를 찾아본 건 아니고 진명그룹 임원이 이 기사를 마이크에게 보내온 것이었다.일부 언론이 진명그룹에 전화를 해 사실인지 물었기 때문이다.경영진이 대표의 개인 사정까지 알 수는 없었다.그들은 진아연이 B국으로 갔다는 것만 알았지 B국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몰랐고, 심지어 진아연이 납치되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기사를 본 마이크는 화가 나 뚜껑이 열려 버렸다.마이크는 커피 한 잔을 마시며 고민을 해 봤지만 이 소식을 진아연에게 얘기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진아연은 며칠 동안 집에서 쉬고 있었다. 매일 밥을 먹을 때를 빼고는 방에서 쉬고 있었다.밥을 먹으러 나올 때 보면 박시준이 귀국하기 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마이크는 겨우 진정을 하고 있는데, 이런 기사로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A국에서 진아연의 명성은 완전히 무너질 것이다.점심 시간에, 마이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연아, 몸은 좀 괜찮아졌어?"진아연은 국물을 마시며 담담하게 답했다. "많이 좋아졌어.""응, 약 없이도 나을 수 있구나, 신기해." 마이크는 감탄을 했다.진아연은 깨어나서부터 약을 먹지 않았다."인체는 원래 자가 치유 능력을 가지고 있어. 약물은 그냥 고통을 완화해 주거나 상처가 빨리 아물도록 돕는 역할을 할 뿐이야." 진아연은 국을 다 마시고 숟가락을 놓았다."아연아, 이거 너 휴대폰이야." 마이크는 진아연이 식사를 마친 것을 보고 휴대폰을 건네줬다.진아연은 전에 B국에 도착해서 검은 옷을 입은 남자에게 끌려가기 전에 개인 물품을 모두 마이크에게 맡겼었다.진아연은 휴대폰 전원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휴대폰을 며칠 동안 그대로 뒀으니 이미 배터리가 다 됐을 것이다."배터리가 다 됐어. 충전기는 가방에 있어." 마이크가 말했다. "한이 선생님이 나한테 문자 왔어, 한이 언제 학교 보내냐고."진아연은 아들을 쳐다보고 계획을 얘기했다. "마이크, 너가 한이랑
A국.눈 깜짝할 사이 주말이 지나갔다.월요일 아침, 박시준은 회사로 출근했고조지운은 그의 뒤를 따라 사무실로 들어갔다."무슨 일이야?" 박시준은 컴퓨터를 켜고 조지운에게 물었다."대표님, 혹시 휴대폰을 꺼 두셨어요?" 조지운은 조심스럽게 물었다.박시준은 조지운의 말에 그제야 휴대폰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는 걸 알아챘다.주말 이틀 내내 집에서 잠만 자서 그런지 머리가 어질어질했다.수면 부족으로 현기증을 유발할 수 있지만 잠을 너무 많이 자도 어지러운 건 마찬가지다."대표님, 일단 보고드릴 게 있습니다." 조지운은 전날 벌어졌던 일의 포인트를 그에게 알려줬고이를 들은 박시준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보였다."경호원에게 내 휴대폰 가져오라고 해." 그는 바로 조지운에게 지시를 내렸고조지운이 나가자 컴퓨터 화면을 뚫어지게 쳐다봤다.화면에는 당일의 헤드라인 뉴스 팝업이 보였다. ST그룹 박시준 대표 2조원 사기 당함!조지운의 보고로 뉴스의 내용을 대충 알게 되었지만 그래도 뉴스의 내용이 궁금해 확인했다.잠시 후 뉴스를 확인한 그는 미간을 누르며 눈을 감았다.연애에 미쳤다고 말하는 것까지는 괜찮지만 왜 진아연을 사기꾼이라고 하는 거지?!진짜 가소롭기 그지없었다!이에 관한 뉴스는 어제부터 오늘까지 온종일 인터넷에 떠돌아다녔고 인제 와서 뉴스를 삭제하기에는 너무 늦어버렸다.지금 사람들은 박시준이 진아연한테 2조를 사기당했다고 알고 있고그가 부인하더라도 대부분 사람들은 믿지 않을 거다.박시준은 바로 탁자 위의 유선 전화로 법무 부서에 전화를 걸어이번 사건을 변호사에게 넘기기로 했다. 곧 경호원이 그의 휴대폰을 가져왔고그는 바로 휴대폰을 켜서 확인했다. 조지운과 성빈외 누구도 그한테 연락하지 않았다.진아연이 뉴스를 확인했는지도 모르고 그녀가 뉴스를 확인한 후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몰랐다.박시준은 그녀에게 연락하려는 마음이 굴뚝같지만 결국 휴대폰을 내려놓았다.이런 뉴스를 올린 사람이 자기도 아닌데 왜 제 발 저린 것처럼 행동하는
마이크는 그녀의 심각한 표정을 보고 넘겨짚었다. "설마 박시준 씨한테 돈을 돌려주려는 거 아니지? 우리한테 그만한 돈이 어딨어!"마이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이에 진아연은 진지한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 "지금 우리한테 얼마 있어?"마이크는 그녀의 질문에 오히려 어리둥절했다. "나야 모르지! 네가 대표인데, 모르고 있었어?"진아연도 돈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일단 아이들과 함께 돌아가! 며칠 뒤에 돌아갈게. 지금 나가야 하는 거 아니야? 아니면 비행기 놓칠 텐데." 그녀는 갑자기 말을 돌렸다.그녀를 너무 잘 알고 있는 마이크이기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아연아, 뉴스는 박시준 씨가 올린 게 아니야. 조지운 씨의 말로는 박시준 씨의 경쟁자가 올렸다는데, 우연히 너희 두 사람 같이 언급 된 것뿐이야. 2조라는 돈이 박시준 씨한테는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우리한테는 어마어마한 금액이야. 이런 일로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 지금은 몸조리가 우선이야. 배 속의 아이를 위해서도 말이야!""나도 알고 있어." 진아연은 그의 말에 기분을 가라앉혔다."아이들도 많이 낳아줬는데 그냥 아이들의 양육비라고 생각해!" 마이크는 그래도 걱정인지 계속 위로해줬다.진아연은 멀지 않은 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말했다. "이런 얘기는 그만하고 조심해서 돌아가. A국에 도착하면 바로 나한테 연락하고.""알겠어. 만약 일주일 안에 돌아오지 않으면 다시 돌아올 거야." 마이크 그녀에게 말했다."상황 보고 얘기하자!" 그녀는 말하면서 이들을 밖으로 보냈다.그리고 아이들과 마이크가 떠난 후, 진아연은 다시 별장으로 돌아갔다.그녀는 방으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고 경호원에게 앤 테크놀로지로 가자고 부탁했다.지금 도대체 어느 정도의 재산을 가졌는지 알아야 했다.2조라는 돈은 감정적으로 갚는다고 갚을 수 있는 돈은 아니기 때문이다....마이크와 아이들이 A국에 도착하자 조지운은 바로 스타팰리스에 도착했다.그는 이들에게 요리해 준다는 명목으로 마이크와 함께 부
그는 자기도 모르게 손에 쥐고 있는 휴대폰을 꽉 잡았다.이제 두 사람은 헤어진 커플에서 채권 채무 관계로 발전하게 되었다.이 아이러니한 관계지만 적어도 끊어진 인연은 아니었다.박시준은 그녀에게 바로 답장해주지 않았다. 그가 동의하지 않아도 진아연은 그의 말을 절대 듣지 않을 거다.약 15분 후, 그의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휴대폰을 열자 은행의 잔고 알림이 확인되었다.방금 그의 개인 계좌으로 2,000억의 거금이 이체되었고 비고란에는 절반이이라 적혀있었다.그는 휴대폰에 비친 영혼 없는 숫자를 보며 눈빛이 점점 어두워졌다.아마 이게 지금 그녀가 줄 수 있는 모든 잔고일 거다....진아연은 이체를 한 후 정신을 잃은 듯 휴대폰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아직 대답하지 않는 걸 보니 확인하지 못했나?됐어. 어차피 메시지도 보냈는데 언젠가 보겠지.그녀는 휴대폰을 가방에 넣고 밖으로 나섰다.진아연은 전날 경찰서의 형사에게 연락해 이웅식이 위정을 납치하기 전 누구를 만났는지 조사해달라고 부탁했다.물론 이웅식은 죽었지만, 그의 일부 부하들은 아직 살아있기에경찰 측은 그녀의 요청에 따라 이웅식의 부하 여러 명을 조사해 자세한 진술서를 입수했다.그녀는 지금 경찰서로 가서 서류를 확인할 생각이었다.이럭저럭 시간이 흘러 일주일이 지났지만일주일 후 귀국한다던 진아연은 돌아가지 않았다.그녀와 통화를 한 마이크는 마음이 매우 무거웠다.조지운의 말대로그녀는 박시준에게 2조를 돌려줄 생각이었고갖고 있는 돈이 부족해 할 수 있는 일들을 떠맡고 있었다.그녀가 노경민의 제자라는 사실이 B국에 퍼지면서그녀를 고가로 초대해 치료를 받으려는 부자가 줄을 섰다.물론 진아연도 돈을 벌기 위해 동의했고 이 때문에 귀국할 수 없었다."돈을 더 벌기 위해 팔의 상처와 배 속의 아이도 고려하지 않고 다른 사람 치료하러 다니다니... 이럴 줄 알았어요! 내 말은 진짜 귓등으로 듣는 거야 뭐야!" 마이크는 머리가 아픈지 조지운에게 연락해 불평했다.그의 말을 듣던 조지운은
그가 언제 그녀한테 돈을 갚으라고 강요한 적이 있었나? !이건 모두 그녀의 생각이잖아! 그녀 스스로 자신에게 강요하고 있는 거다!"내가 그녀한테 돈을 돌려달라고 했을 거 같아?" 말하고 있는 박시준의 목소리는 떨고 있었다.조지운은 급히 고개를 저었다. "저는 대표님이 진아연 씨에게 돈을 돌려달라고 강요하지 않을 분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대표님께서 이제는 돈을 갚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줄 수 있잖아요.""그녀가 내 말을 들을 거라 생각해? 왜 내 말을 들을 거라 생각하는 거지?" 박시준은 조롱하는 듯한 말투로 물었다.이에 조지운은 당황했다."설마 마이크가 너한테 나와 말해보라고 부탁했어?" 박시준의 낯빛은 점점 어두워졌고 미간을 바짝 찌푸렸다.조지운은 바로 고개를 저었다. "대표님과 얘기해도 소용없다는 걸 알고 있어요... 저도 대표님께서 말해도 소용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래도 대표님의 입장은 알려야죠. 진아연 씨가 대표님의 말을 듣지 않아도 나중에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대표님을 탓할 이유가 없잖아요.""알겠어. 나가봐."박시준은 누가 자신을 탓하는 게 두려운 것보다 그녀가 너무 힘들어 문제가 생길까 봐 걱정이었다.조지운이 나가자마자 그는 휴대폰을 들고 진아연에게 연락했다.전화는 연결되었지만 상대방이 받지 않아 금세 끊겼고 박시준은 이내 휴대폰을 내려놨다.그는 자기가 진아연에게 꼭두각시처럼 놀아나고 있다는 생각에미쳐버릴 지경이었다!커피잔을 들고 있지만, 안에는 텅텅 비어 있었고그는 바로 비서를 불러들였다.이때 탁자 위의 휴대폰이 울렸고그는 휴대폰에 보인 진아연의 이름을 보자 어둔워 진 눈빛으로 냉큼 받았다. "진아연! 너 뭐 하자는 거야? 도대체 뭐 하자는 거냐고?!"비서는 그의 포효에 놀라 바로 자리에 얼어붙었다!전화 저편의 진아연도 순간 멍해졌다.방금 화장실에서 나와 잠을 자려고 했던 진아연은부재중 전화를 보고 연락했을 뿐인데 박시준이 갑자기 소리 지를 줄 몰랐다."제가 왜요? 박시준 씨, 왜 갑자기 화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