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준의 눈에서는 순간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의사는 재빨리 말을 바꿨다. "죽었다는 뜻이 아닙니다. 출혈이 심해서 일시적 쇼크의 가능성도 있습니다. 맞아요, 쇼크요!"박시준은 눈썹을 가볍게 떨며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품속의 여인을 꼭 껴안았다. 그는 가능하다면 진아연을 자기 몸에 집어넣고 싶었다.잠시 후, 헬기는 한 병원에 착륙했고 진아연은 응급실로 옮겨졌다.응급실 밖에 서 있는 박시준은 마치 일시 정지 버튼이 눌러진 듯했다.그의 몸도, 그의 마음도 이미 텅 비어 있었다!만에 하나에 진아연이 진짜 못 살아나면 박시준은 이제 어떡해야 할까?갑자기 울린 전화 벨 소리가 그의 괴로운 생각을 끊었다.박시준은 휴대폰을 꺼내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받기 버튼을 눌었다."아연이는 어때요?! 이웅식 이 새끼는 제가 처리했어요!" 마이크였다. "시 X 늙은이! 후문으로 도망갈 줄 알았어... 나오자마자 나한테 잡혔지!" 마이크는 자랑스럽게 말했다.박시준은 목젖을 굴리면 쉰소리로 말했다. "아연이, 팔에 총 맞았어, 지금 응급실에서 응급 조치 받고 있어.""어느 병원인데요?! 저 바로 갈게요!" 마이크는 잠깐 멈칫하다 물었다. "아연이를 찾았을 때, 정신이 있었어요?"박시준은 한동안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왜 말을 안해요!" 마이크가 소리쳤다. "박시준, 시X, 말 좀 해봐!""아연이 분명히 살아있을 거야." 박시준은 넋나간 듯이 말했다.마이크는 알아차렸다.진아연이 지금 이미 죽었거나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마이크, 먼저 집에 들어가." 박시준은 손에 힘을 꽉 주고 그나마 남아있는 평정심을 유지하며 말했다. "아이들이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 들어가 애들한테 얘기 좀 해줘.""얘기? 무슨 얘기? 어떻게 해요? 너희들 엄마가 죽었다고 말해줘요?" 마이크는 차갑게 비꼬았다. "이런 말은 본인이 직접 해요!""안 죽었다니까!" 박시준은 마지막 남은 이성까지 잃었다. "내가 안 죽었다고 했잖아! 아연이 절대 안 죽어!"...한참 지난
박시준은 당연히 진아연을 선택했다. 비록 아이를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아이는 이제 4개월이 되어가 이번 사고만 없었어도 다음 검사 때 뚜렷한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네, 대표님, 그럼 여기 수술동의서에 싸인 부탁드립니다." 의사는 서류 한 장을 박시준에게 전했다. "그리고 수술할 때 마취제 쓸까요? 마취제는 태아한테 영향이 좀 큽니다. 만약에 아이를 낳으실 생각이시라면 마취제를 안 놓고 수술을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많이 아프지 않아요?!" 박시준은 아이를 살리고 싶었다, 하지만 마취제 없이 수술을 하면 진아연은 고통 때문에 죽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네, 많이 아플 겁니다. 하지만 좀 견디면 안 될 것도 없습니다." 의사는 말했다."아니에요, 지금도 이렇게 허약한 상태인데, 더이상 고생시키고 싶지 않아요." 박시준의 마음은 누군가 심장을 잡아 뜯는 듯이 아팠다. "마취제 놔 주세요.""알겠습니다." 의사는 서명한 수술동의서를 받아들고 응급실로 돌아갔다.박시준은 빠르게 감정을 추스렸다. 비록 아이를 희생했지만 다행이 진아연은 괜찮을 것이다.진아연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었으면, 아이도 같이 죽었을 것이다.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박시준한테는 이게 가장 좋은 결과일 수도 있었다....A국.왕은지는 신문 한 장을 심윤에게 보여줬다."이웅식이 죽었어."신문을 본 심윤은 표정이 냉담했다. "저도 어제밤에 소식을 들었어요. 아쉽네요... 진아연을 죽여버릴 줄 알았는데!"왕은지도 약간 실망스러워했다. "역시 박시준이 대단해, 이웅식도 상대가 안되다니.""박시준이 혼자 다한 건 아니에요." 심윤은 무심하게 말했다. "이번에 박시준이 진아연을 구하기 위해 큰 돈을 쏟아부었어요.""그래?" 왕은지는 궁금해 했다. "얼마나 썼는데?""적어도 2조는 될 걸요." 심윤도 정확한 액수는 몰랐다, 하지만 대략 짐작해보면 이 정도 될 것 같았다. "박시준이 정말 진아연한테는 진심이에요! 저 원래 채념 했었는데, 이렇게 한
진아연은 뭔가에 세게 맞은 듯 했다!팔 부상만 아니었다면 아마 병상에서 바로 일어났을 것이다."남편? 저 결혼 안했어요! 누구도 감히 제 아이의 생사를 결정하고 그럴 순 없어요!"진아연의 격한 반응을 본 의사는 얼른 사과를 했다. "미안합니다, 진 아가씨, 박 대표님도 남편이라고는 안했습니다. 그냥 아이의 아빠라고 했습니다.""아빠라고 해도 이런 결정을 할 권리는 없어요!" 진아연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어젯밤 밤새 병실을 지킨 박시준은 오늘 아침에야 집에 들어가 쉬고 홍 아줌마가 진아연의 옆을 지키고 있었다.어렵게 쉬는 시간을 마련한 만큼 그를 방해하지 말았어야 했지만 진아연의 지금 상태를 본 홍 아줌마는 어쩔 수 없이 박시준에게 전화를 했다.홍 아줌마가 박시준에게 전화를 하고 난 후, 마이크가 병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드디어 깼구나, 우리 아연이!" 마이크는 침대 옆에 다가와 앉아 티슈를 꺼내 진아연에게 눈물을 닦아주며 말했다. "그만 울어, 나도 박시준 씨랑 같은 생각이야. 너와 아이를 놓고 선택하라면 당연히 너를 선택했을 거야. 아이는 또 가질 수 있어, 하지만 너가 죽으면 정말 다 잃는 거잖아."진아연은 눈물을 닦아주던 마이크의 손을 뿌려쳤다."너가 지금 몸만 불편한 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엄청 힘든 건 나도 알아. 하지만 이번에는 박시준이 틀린 게 없는 것 같아... 널 구하러 오면서부터 눈 한번도 못 붙였어. 너를 구하고 의사가 너가 살아있다고 하니 그제야 한숨 돌리더라고."이번 사건으로 인해 마이크는 박시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때문에 박시준 편에 서서 할 말을 한 것이었다.마이크의 말을 들으며 진아연은 며칠 전에 발생한 일들이 생각이 났다."다 나 때문에..." 진아연는 말을 이어가지 못하고 또 다시 울기 시작했다.진아연는 다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위정도 자기 때문에 이렇게 됐고, 박시준과 마이크가 이토록 고생한 것도 자기 때문이고, 뱃속에 아이한테도 무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진아연은 울먹였다. "저 퇴원할래요."박시준은 감히 그녀를 말리지 못하고 의사에게로 향했다."진 아가씨, 굳이 퇴원을 고집하신다면 해 드릴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전에 검사는 해야 됩니다. 검사 결과에 큰 문제가 없다고 나오면 저희가 바로 퇴원 수속을 해 드릴게요."그리고 얼마 안돼, 모든 검사를 마치고 그녀는 퇴원을 했다.집에 들어온 진아연은 방에 들어가 문을 잠궈 버렸다.퇴원하기 전에 초음파 검사를 했은데, 검사 결과에 따르면 아이가 임신을 한것에 비해 2주 정도 작았다.그 말은 진아연이 B국에 와서부터 아이는 성장을 멈춘 것이었다. 이는 매우 안 좋은 징조였다.의사는 진아연에게 아이를 지우라고 했지만 진아연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아니면 우리 심리 상담사라도 불러 볼까요?" 거실에서 마이크는 박시준과 상의를 하고 있었다. "의사가 그러는데, 아연이가 저렇게 우울해 하는 거 다 아이 때문인 건 아니래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이웅식한테서 당한 것들이 아연이를 무너뜨리기에 충분하잖아요."박시준은 진아연의 방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시간을 좀 줘, 아연이는 이겨낼 수 있을거야.""그래요! 그런데 뱃속에 아이는...""굳이 낳겠다고 하면 낳으라고 해야지."마이크는 인상을 찌푸렸다: "만의 하나에 아기가 건강하지 못하면? 정말 바보로 태어난다면..."박시준은 붉은 눈으로 마이크를 바라보며 말했다. "바보로 태어나면 뭐?"마이크는 입술을 오므리고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이때 방문이 갑자기 열렸다. 진아연이 방에서 나왔다.두 사람의 시선은 똑같이 진아연에게로 향했다."위정 선배 보러 가고 싶어요." 진아연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진아연의 몸은 아직 많이 허약한 상태이다, 비록 조금씩 걸을 수는 있지만 언제든지 쓸어질 수 있을 것 같았다."데려다 줄게." 박시준은 얼른 진아연 앞에 다가가 그녀의 팔을 잡았다.하지만 진아연은 바로 그의 손을 뿌리치고 그를 쳐다봤다. "박시준 씨, 우리 아이가 바보로 태어나도 제가 키울 거예요, 아
"의사가 나한테 낙태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할 때, 아무 말도 안 했어. 박시준이 말을 안한 건 이아를 포기한 다는 거랑 다름이 없어." 진아연은 숨을 들이마시고 말했다. "아이 아빤데 어떻게 자기 자식한테 이렇게 매정할 수 있을까?"마이크는 한참을 생각하고 나서 한마디를 내뱉었다. "아니면 시준 씨가 의사 말은 듣는 데에 익숙해서 그런 거겠지.""박시준이 의사 말을 들어? 젼혀! 전에 자기가 아플 때, 담배 피우고 싶으면 피우고 술을 마시고 싶으면 마시고 누구 말을 들어? 박시준 같은 사람은 자기가 원하지 않는 이상 절대 누구 말을 들을 사람이 아니야." 진아연은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박시준은 아이가 건강하지 않을 걸 확신하고 태어나는 걸 원하지 않는 게 틀림없어!""아연아, 시준 씨를 너무 안 좋게만 보지 마. 다른 건 몰라도 시준 씨는 너를 정말 깊이 너를 생각하고 있어." 마이크는 아이 얘기를 그만하고 싶었다."그건 나도 알아." 진아연은 숨을 들이마시고 심한 콧소리가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날 사랑하지 않았다면 구하러 오지도 않았겠지."마이크도 동의했다."마이크, 나도 박시준을 사랑해." 진아연은 울먹이며 말했다."그래, 네가 시준 씨를 사랑하지 않으면 왜 아이를 낳아주려고 하겠어." 마이크는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연아, 이제 어떡할거야? 헤어질 건 아니지?""헤어지고 싶지 않지만 우리 이 아이때문에 그에게 피해를 주는 건 싫어." 진아연은 울면서 말했다. "근데 아이가 이 정도 큰 만큼 난 얘를 지울 수 없어. 그게 안돼... 정말 안돼...""됐어, 그만 고민해, 아무튼 너가 어떤 결정을 하든 난 영원히 네 편이야." 마이크는 티슈 박스를 진아연에게 건넸다.잠시 후 차는 병원에 들어섰다.마이크와 진아연은 위정의 병실 밖에 도착했다.이때, 위정의 어머니가 병실에서 나와 차가운 표정으로 진아연을 바라보며 말했다. "진아연 씨, 저랑 얘기 좀 해요."진아연은 위정 어머니를 따라 옆의 복도로 이동했다. 두 사람은
마이크는 병원에서 나와 주위를 한참 찾아 보았지만 진아연이 보이지 않았다.절망한 마이크는 박시준에게 전화를 했다. "박시준 씨! 빨리 병원으로 와요! 아연이가 사라졌어요!"이 말을 듣자마자 박시준은 바로 별장을 나섰다. "무슨 일이야?!""위정 어머니랑 잠깐 얘기한다고... 확실한 건 어머님이 아연이한테 뭔가 심한 말을 한 게 틀림없어요!" 마이크는 크나큰 병원 마당에 서서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제가 방심했어요! 위정 씨랑 방에서 얘기하는라, 아연이 사라진 것도 모르고!"박시준은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멀리 가지 않았을 거야! 병원 입구 부터 찾아봐!"...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진아연은 아무 생각없이 걸어 앞에 있는 외래 병동으로 왔다.거기 1층에는 의자가 있었다, 좀 걷느라고 힘들었던 진아연은 빈 자리에 앉았다.주변에는 환자나 가족들이었다. 그 중에 아픈 아이를 안고 병원을 찾아온 한 부부가 있었다."내가 안 낳는다고 했어 안했어, 굳이 낳는다고! 지금 봐봐, 맨날 병원 다녀야하고! 내가 얼마나 바쁜지 알아?! 이번이 마지막이야, 다음부터는 병원에 올 거면 너 혼자 와!" 남자는 의자에 앉아 아이를 안고 있는 아내를 향해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나도 아이가 안 아팠으면 좋겠어, 왜 나한테 소리 지르고 난리야! 내 아이고 너랑은 아무 상관없는 아이야? 다음에 안 온다고 했어? 알았어, 나도 안 와! 그냥 아파서 죽게 놔둬!""그래, 좋아, 죽게 놔둬! 오늘도 치료 받지마!" 남자는 말을 뱉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여자는 아이를 안고 그 자리에서 펑펑 울었다.결국 여자도 화를 못참고 아이를 의자에 놔두고 떠났다.진아연은 버려진 여자아이를 바라보며 코끝이 찡했다.진아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울고 있는 아이를 안고 싶었다."내 아이 건드리지 마요!" 이때, 방금 떠났던 아이 엄마가 뛰어왔다.아이 엄마가 아이를 안고 가는 걸 보며 진아연은 마음한편이 찡해졌다."진아연!"멀리서 누군가 그녀의 이름을 크게 외쳤다.진아연은 소리를 따라
진아연은 박시준 눈에서 반짝이는 눈물을 보았다.진아연은 말해 주고 싶었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하지만 박시준은 벌떡 일어나 진아연을 떠났다.그리고 '쾅' 소리와 함께 박시준은 차문을 닫아 버렸다!박시준은 운전석으로 가지 않았다. 그는 차에 안 타고 휴대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했다.진아연은 조용히 박시준의 모습만 바라볼 뿐이었다.두 사람은 차문 하나를 가운데 두고 있었지만 마음의 거리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어 보였다.박시준이 말하기로는 진아연한테는 자기보다 아이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그런데 아이랑 박시준을 어떻게 비교를 할 수 있을까?아이들은 분명히 약자이다, 때문에 진아연이 아이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주는 것도 당연했다.그리고 박시준은 진아연이 자기를 신뢰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나 사실 진아연 본인도 자신이 없다고 하는 것이 더 맞을 듯했다.잠시 후 마이크가 뛰어왔다.진아연은 두 사람이 차 밖에서 무언가를 상의하는 것을 보았다.뭐라고 했는지는 모르지만 마이크는 박시준에게서 차 키를 받아들고 운전석에 탔다.박시준은 한동안 진아연을 등지고 서있었고, 진아연은 그의 팽팽한 등 근육만 보고 있었다.마이크가 차에 탄 후에야 진아연은 급하게 시선을 돌렸다."내일 귀국한대, 너가 돌아가라고 했어?" 마이크는 시동을 걸며 물었다."응." 진아연의 시선은 또 다시 밖으로 향했다."오늘 밤에 호텔에 묵는다고 하던데, 너희 둘 싸웠어?" 마이크는 출발하며 물었다.진아연은 마이크의 질문에 묵묵무답이었다.진아연은 차창으로 점점 멀어지는 박시준의 모습을 바라만 보았다.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쯤에야 박시준이 몸을 돌렸다."니들 왜 그래?" 마이크는 빨간불에 멈춰서서 한숨을 쉬었다. "박시준이랑 헤어지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나 머리 아파." 진아연은 한숨을 쉬며 눈을 감았다.박시준만 떠올리면 머리가 터질 듯했다."들어가서 푹 쉬어. 아직 제대로 회복하지 않은 널 데리고 나오는 게 아니었어." 마이크는 말했다
다음날 이른 아침.시은이는 진아연의 방에 와서 낮은 목소리로 작별 인사를 했다. "아연아, 나 간다. 여기서 잘 지내고 다 회복이 되면 꼭 A국에 돌아와!"시은이는 조용히 말을 하고는 진아연이 깨지 않게 바로 방에서 나갔다.눈을 뜬 진아연은 텅 빈 방을 보며 마음이 많이 허전했다.아침 8시, 걸프스트림(Gulfstream) G650 전용기가 B 공항에서 이륙했다. 목적지: A 공항.10시간이 넘는 비행 끝에 비행기는 A 공항에 천천히 착륙했다.A국 시간, 아침 6시였다.위정과 위정 부모님도 같이 귀국했다."박 대표님, 저희까지 데리고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위정 어머니가 박시준에게 감사를 표했다.박시준: "괜찮습니다.""그럼 저희 먼저 가 보겠습니다!" 위정 어머니가 말했다.박시준은 목젖을 살짝 움직이며 잠깐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어머님, 위정 씨가 다친 거 진아연 탓하지 마세요. 진아연이 노경민 교수의 마지막 제자라는 건 저도 몰랐어요. 진아연이 저한테도 알려주지 않았어요. 위정 씨가 납치당한 건 위정 씨가 전에 노경민 교수의 조수를 한 적이 있어서 그런 거지 진아연 때문에 이렇게 된 거 아닙니다."위정 어머니는 깜짝 놀랐다.박시준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는 자리를 떠났다."엄마, 아연이한테 도대체 뭐라고 한 거예요?" 위정은 휠체어에 앉은 채 엄숙한 표정으로 어머니에게 물었다. "아연이도 피해자예요, 어떻게 아연이한테 뭐라 하세요?"위정 어머니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미안해 아들, 엄마도 어지간히 슬프면 그랬겠어. 너 앞날이 원래는 창창했는데 이번 일로 다 망쳐버렸으니까... 만약에 진아연이라는 사람을 모르고 살았다면 이런 일 없었을 거잖아."위정은 화를 내며 반박했다. "엄마! 방금 박시준 씨가 말하는 거 못 들었어요? 진아연이랑 상관이 없다잖아요!"위정 어머니: "왜 상관없어? 노경민 교수가 진아연을 마지막 제자로 안 받았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거잖아."위정: "훌륭한 게 언제부터 죄가 됐어요?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