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엄청난 불만을 가지고 있던 고객은 물론 심한 욕까지 하던 고객들까지 누가 이런 유혹을 뿌리칠 수 있겠는가? 거의 공짜로 고급 드론을 자기 걸로 만드는 절호의 기회인데.순식간에 진명그룹 사옥 앞에는 재구매를 하러 온 손님들로 붐볐다.진아연은 저녁 9시가 돼서야 회사에서 나왔다.그는 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나와 집으로 향했다.이 시간이면 두 아이는 이미 잠들어 있을 것이다.이번 일을 잘 마무리하고 진아연은 한동안은 아이들 옆에 있어 주기로 다짐했다.이때 갑자기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그는 곁눈으로 발신 번호를 확인하고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전화를 연결했다."아연아! 너 페이스북 봤어? 나 화가 나 미칠 것 같아!" 전화 반대편은 여소정의 분노가 가득한 목소리였다. "좋은 마음으로 드론을 재구매할 기회를 줬더니 이 인간들이 오히려 널 욕하고 있잖아!"이러한 결과에 대해 진아연은 어느 정도 예상을 했다.조 부회장은 그가 핵심 기술을 자기 손에만 쥐고 있는한 국내에는 그가 설 자리가 영원히 없을 거라고 했었다.진아연도 알고 있다, 그의 상대편에는 국내 80%의 자본이라는 것을.그가 무엇을 하든지 상대는 돈을 써서라도 여론 몰이를 할 것이 분명했다.그녀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반드시 견뎌내는 것이었다!진아연은 자기의 제품에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는 좋은 제품은 반드시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안 봤어, 그리고 너도 그만 봐." 그녀의 목소리는 담담했다."이걸 어떻게 보고도 못 본 척 하니? 나 지금 댓글로 싸우고 있어!" 여소정은 진아연이 안타까웠다. "아연아, 내가 주변 친구들을 다 불러 가지고 너네 회사 제품을 지지하고 있어, 그니까 너도 꼭 견뎌내야 돼!""고마워! 소정아, 근데 앞으로는 그러지 마.""내가 어려운 일이 생기면 너도 도와줄 거잖아!" 여소정은 화제를 바꿔 "나 내일 박시준 약혼식에도 안 갈 거야!" 라고 했다.진아연은 웃음을 참으며 "야, 여소정, 그럴 필요까지는 없어." 라고 말했다
바로 방금, 박시준이 그렇게 애타게 찾고 있던 김세연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김세연은 한 때 엄청 유명한 아이돌 대스타였다. 그러나 3년 전의 무대 사고가 그의 인생의 최대 비극 사건으로 변해 버렸다.사고 직후 그는 대중들의 시선에서 사라졌다.사람들은 그가 죽은 걸로 많이들 알고 있었다.김세연의 팬들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그의 페이스북에 글을 남기면서 기적이 일아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런데 오늘, 정말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그는 오늘 아침 6시 55분에 페이스북에 새로운 글을 올렸다.——사랑하는 여러분, 3년만이죠, 다들 잘 지냈나요? 저 여전히 좀 외롭지만 잘 지내고 있어요. 작년에 윈드 시리즈 드론 한 대를 산 적이 있어요. 이 드론은 매일 저 멀리 날아가 예쁜 풍경들을 저에게 보여주곤 했어요. 저는 그것들을 보면서 마치 직접 이 도시 곳곳을 누비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이 드론은 지금 저한테 없어서는 안 되는 친구 같은 존재로 되였어요. 요즘 말이 많더군요, 제 친구가 단지 완벽하지 못하다는 이유 하나로 암울한 시기를 겪고 있는 것 같네요. 그래서 저 또한 가만히 관망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 제 친구에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한 번 주세요, 그리고 이 친구의 성장을 지켜봐 주세요. 여러분이 저한테 해 주셨던 것처럼요.그리고 글과 함께 동영상 하나가 같이 올라왔다.이 영상에는 윈드 시리즈 드론으로 촬영한 멋진 장면들이 담겨 있었다.영상 말미에는 그가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드론의 먼지를 부드럽게 쓸어내는 모습이었다.한때 슈퍼 스타였던 아이돌이 사라진 지 3년 만에 이렇게 대중 앞에 나타날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그의 팬들은 흥분되어 미칠 지경이었다.이 글은 페이스북 서버를 다운시켜 버렸다.30분이나 지난 후에야 서버가 정상으로 돌아왔다.김세연이 올린 글에는 놀라울 정도로 많은 댓글이 끊임없이 달리고 있었다.- 아아아아! 나 어떡해, 눈물이 멈추지 않아! 내가 그랬지, 김세연 살아 있다고! 우리한
"마이크님, 왜 아무도 전화를 안 받으십니까?" 부 회장님은 마이크를 보고 다급하게 말했다. "큰일 났습니다! 빨리 대표님 깨우세요!" 마이크는 아직 잠에서 덜 깬 듯했다. 그는 머리를 긁적이며 방으로 돌아갔다. "회사가 망한 것도 아닌데, 뭔 큰일이 있겠어요?"부 회장님은 얼른 신발을 벗고 따라 들어갔다. "어제 대표님께서 급하게 유명 스타분을 섭외해 광고를 했나요? 지금 페이스북에 김세연이라는 연예인이 저희 편에서 제품 관련 글을 올렸어요. 듣기로는 아주 유명했었다고 그러던데요!"마이크는 순간 정신이 들었다. 그는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페이스북에 김세연이라는 옛날에 유명했던 연예인이 있는데, 방금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서 저희 윈드 시리즈를 지지한다고 했어요. 이 글이 올라오자마자 저희 고객 상담 전화가 끊기지 않고 있어요. 그리고 더 무서운 건 주문량이 엄청 빠르게 계속 오르고 있다는 거예요, 저도 이런 상황은 처음 봅니다." 부 회장님은 얼굴까지 붉히며 말했다.그는 진아연과 마이크가 전화를 받지 않아 여기까지 찾아온 것이었다.그 말을 들은 마이크는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곧바로 안방으로 걸어갔다.문을 두드리고 열어보니 방안은 텅 비어 있었다."응? 진아연이 집에 없었네." 마이크는 궁금했다. "전화도 안 받고?"부 회장님도 고개를 저었다. "방금 초인종 누르기 전에도 전화했었는데, 전화가 꺼져 있었습니다."마이크는 바로 방에 들어가 옷을 입었다."제가 이 김세연에 대해 좀 조사를 했는데요, 이 사람이 오늘 글을 올리기 전까지 3년 동안 사라져 있었답니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나타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고 그가 글을 올리니 저희를 공격하던 여론들이 싹 사라졌어요! 김세연 씨 팬들의 힘이 엄청 큰거 같습니다!""저 김세연 이 사람 압니다. 아연이가 이 사람 팬이에요." 마이크는 이제야 정신이 좀 들었다. "그런데 김세연이 왜 우리를 돕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이건 아연이한테 물
검정색 롤스로이스 안.차문은 잠겨 있다.진아연은 후회가 됐다.아마도 그가 아침에 잠이 덜 깨서 제 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이 차에 탄 것이 틀림없다.그가 차에 타자마자 박시준은 바로 차문을 잠궈 버렸다.뭘까?납치?"박시준 씨,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진아연은 인상을 찌푸리며 그를 마주했다.오늘 약혼식날이 아닌가?뭔 생각으로 지금 여기서 자기를 만나고 있지?"진아연, 너 김세연이랑 아는 사이지?" 박시준은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솔직하게 말해 봐!"진아연은 아침에 박시준의 전화를 받고는 휴대폰을 껐다.그렇기 때문에 진아연은 현재 인터넷에서 무슨 일들이 벌어지는지 몰랐다.갑자기 그녀에게 김세연을 물어보니 그녀는 순간 당황스러웠다."모르는 사람이에요. 왜요?" 진아연은 바로 옆에 이 남자의 익숙하면서도 오늘따라 어딘가 낯선 모습을 바라보며 최대한 감정을 억눌렀다."모르는 사람인데 너를 왜 도와줘?" 박시준의 어조는 더 빨라졌다. "지난번에 너가 휴대폰으로 그 사람 사진 보는 걸 봤어. 다른건 몰라도, 유일하게 그 사람을 좋아하잖아, 그러면서도 모르는 사이다? 너한텐 내가 바보로 보여?!"진아연은 그의 말투에 조금 화가 났다. "제가 그 사람을 알든 모르든 무슨 상관인데요?!"이 한 마디에 박시준은 할 말을 잃었다.진아연이 지금 인정하는건가? 의심스러웠다.그래도 김세연을 알면 됐어."김세연한테 연락 좀 해줘." 박시준은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한번만 부탁하자."진아연은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김세연인지 뭔지 저 모르는 사람이에요! 찾고 싶으면 직접 찾으세요!""진아연!""소리 질러도 전 그 김세연이란 사람 몰라요! 그리고 오늘 심윤 씨랑 약혼식 아니에요? 김세연을 찾고 싶다 해도 굳이 오늘 찾아야 돼요? 오늘 같은 날 지각이라도 하면 예비 신부가 얼마나 마음 아파할지 몰라요?"그의 말에 박시준은 씩 웃었다.그는 진아연이랑 거래를 하기로 했다. "지금 김세연을 찾아주면 내가 바로 가서 심윤이랑 약혼할게!""심윤 씨랑
"어머니. 시준이 이 약혼 취소한답니다. 오늘 여기에 안 올겁니다." 박한은 어머니를 부추기며서 말했다.박 부인은 박한의 말에 엄청 놀랐다. "왜, 우리 시준이 무슨 일이 있는 거야?"박한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도 모르겠어요. 방금 저한테 그냥 이 말만 하고 끊었어요. 아마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아요! 일단 기사님께 어머니를 집에 모셔다 드리라고 했어요. 저는 가서 하객들한테 설명할게요. 걱정마세요, 식사는 다 대접하고 보낼게요."이게 무슨 가문의 망신인가!다들 이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어느 누구도 감히 뭐라 하지는 못했다.주변 하객들의 시선은 모두 울고 있는 심윤에게로 쏠렸다.심윤도 이토록 굴욕적인 처지에 처한 적은 없었다. 그녀는 더이상 이 자리에 머물고 싶지 않았다. 드레스를 입은 채 울면서 연회장을 뛰쳐나가 버렸다.——진아연! 내가 오늘 겪은 굴욕은 분명히 기억할거야!나중에 톡톡히 그 댓가를 치르게 될거야!스타팰리스 유치원.한이는 이제 노트북을 켜고 불 구경을 시작하려던 참이었는데 심윤이 뛰쳐나갔다.한이는 눈살을 찌푸렸다.박시준은 왜 아직도 연회장에 도착을 안하지? 안 오는 건가?그렇지 않으면 심윤은 왜 또 뛰쳐나가고 하는 걸까?오늘 이 약혼식은 안 하는 건가?한이의 긴장은 다소 풀렸다.그는 박시준을 무지 싫어하지만 그가 자기의 친아버지라는 사실은 바꿀 수 없었다.맨날 쓰레기 아빠, 쓰레기 아빠 이 말을 입에 달고 있지만 박시준이 먼저 쓰레기 짓을 하지 않았더라면 한이 또한 친아버지를 굳이 거부할 이유가 있었을까.점심, 연회장에서는 식사가 예정된 시간에 시작되었다.하객들은 급하게 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떴다.한이도 준비해 온 영상을 계획대로 틀지 못했다."라엘아." 한이가 갑자기 말했다."왜, 오빠?""쓰레기 아빠가 오늘 약혼식에 나오지 않았어.""그래? 왜?" 라엘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오빠에게 가까이 다가왔다."쓰레기가 안 나타났어." 한이는 간결하게 말했다."쓰레기 아빠가 모든 여자들을 다
이 키스가 얼마나 오래 지속됐는지 누구도 몰랐다.'똑똑' 소리가 들리고서야 박시준은 진아연을 놔 주었다.차창 밖에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차 안을 바라보고 있는 마이크였다.진아연은 깜짝 놀랐다!그녀는 바로 차에서 내리려고 했다.박시준은 당황한 진아연을 붙잡고 말했다 "선팅 필름 때문에 차 안이 안 보여."그제야 진아연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하지만 방금의 키스 때문에 진아연의 마음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다.그녀의 얼굴은 엄청 빨갰고 머리도 많이 헝클어진 상태였다. 뿐만 아니라 방금 입고 있던 코트도 박시준이 벗겨 바닥에 놓여 있었다.진아연은 코트를 주웠다.박시준은 진아연에게 물 한 병을 건넸다."됐어요!" 진아연은 차갑게 그를 째려 보았다.그가 방금 자기한테 한 행동만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올라왔다.목이 말라 죽는 한이 있더라도 그가 준 물은 절대 마시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박시준은 진아연의 날카로운 눈빛을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그간 쌓였던 그의 분노와 원망은 방금의 키스로 인해 싹 다 사라졌다.오랫동안 자기가 불쾌했던 이유는 진아연이 그리웠었던 것이라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다."진아연, 너도 방금 즐기지 않았어?" 박시준은 물 한 모금 마시고 손으로 입가를 쓱 닦고 말했다. "너도 오랫동안 남자가 없어서 외로웠지? 이제부터 필요하면 나한테 연락해, 언제든지 내가 도와줄게.""박시준, 꺼져!" 진아연은 마치 칼에 찔린 듯 차에서 내렸다.차 문을 쾅 닫은 후 그는 차문을 힘껏 걷어찼다.마이크: "뭐야! 진아연! 너 왜 박시준 차에서 나와?! 니들 안에서 싸웠어? 차를 차면 뭐해, 찰 거면 박시준 저 인간을 차야지!"진아연: "나라고 안 그러고 싶어서 이러는 줄 알아? 차 안이 너무 좁잖아!""그렇지.... 그건 그렇고, 너 오전 내내 연락도 안 되고 그래서 나 경찰에 신고할 뻔했잖아. 근데 너 왜 박시준이랑 같이 있어? 저 인간 오늘 약혼하는 거 아니였어?" 마이크는 진아연의 뒤에서 계속 중얼중얼거렸다.진아연은 그러는 마이
이딴 약혼, 안하면 되지 뭐.심윤은 박시준과 헤어질 마음의 준비가 됐고 박 씨 집안을 떠날 준비 역시 되어 있었다.박시준이 사랑은 주지 않지만 대신 엄청난 금액의 보상을 줄 것이다.그녀는 돈이라도 받으면 자기한테 큰 손해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했다.검정색 롤스로이스가 집 앞에 멈춰 섰다.박 부인은 바로 심윤에게 말했다. "시준이 들어왔어! 내가 반드시 너한테 사과하라고 할게!"심윤은 소파에 앉은 채 일어나지 않았다.그녀의 마음은 이미 상할 대로 상했다.약혼식 날에 어떻게 자기한테 진아연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가?박시준은 그녀를 사랑하지 않은 뿐더러 그녀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조차 없었다.그것도 심윤이 시은의 주치의로서 두 번이나 수술을 해 줬는데도 말이다.시은의 주치의라도 아니었으면 아마 심윤은 박시준의 안중에도 없었을 것이다.박시준은 차에서 내려 거실로 이동했다."어머니." 그가 박 부인에게 말했다."시준아, 너 괜찮은 거니?" 박 부인은 아들의 팔을 잡고 위 아래를 훑어보았다."네, 괜찮아요." 박시준은 어머니를 모시고 방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는 냉담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심윤을 보았다."니들 둘이서 얘기해!" 박 부인은 두 사람에게 말했다. "시준아, 어떻게 됐든 심윤은 우리에게 은인이야, 그니까 지금 이 상황 어떻게 된 건지 네가 설명할 필요가 있어."박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거실에는 그와 심윤만 남았다."심윤 씨, 미안합니다." 박시준은 티테이블 옆에서 자기의 결정을 심윤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제 자신까지 억지로 속여 가며 심윤 씨랑 약혼 할 수는 없었어요.""네." 심윤은 아무 반응이 없었다."심윤 씨가 우리 시은이를 치료해 준 비용은 드릴게요. 그래도 안 된다면..." 박시준의 태도는 강경했다.그 다음 말은 듣지 않아도 무슨 말인지 심윤은 알아차렸다."그래요, 얼마를 주시든 전 다 받아들일 수 있어요." 심윤은 쓴 웃음을 지으며 "제 잘못이죠, 헛된 꿈을 꾼 제 잘못이죠. 분수도 모르고, 시준 씨랑
스타팰리스 별장.진아연은 샤워를 하고 나왔다. 휴대폰이 울리고 있는 걸 본 그녀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위정 오빠.""아연아, 전화가 왜 오전 내내 꺼져 있어?" 위정은 오전에 진아연에게 몇 통의 전화를 했었는데 이제야 통화가 되었다."저 휴대폰 배터리가 다 돼서 꺼졌어요. 지금 막 충전하기 시작했어요." 진아연은 살짝 거짓말을 했다. "혹시 저한테 세연 씨 얘기하려고 그래요?""응, 세연이가 너가 화낼까봐 걱정해.""저 화 안 났어요." 진아연은 말을 이어갔다. "다만 괜히 세연 씨한테 부담이 될까봐 걱정이에요. 암튼 이따가 제가 세연 씨한테 직접 전화할게요.""알았어." 위정은 이제야 한시름 놓았다. "오전 내내 연락이 너무 안 돼서 너네 집까지 찾아 갈 뻔했어. 마이크한테 전화했는데 집에도 없다고 그러더라... 너 어디 갔었어?"진아연은 선배의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 잠깐 망설이다 그녀는 핑계를 댔다. "조깅 다녀왔어요.""그래... 뭐 적당하게 운동하는 것도 필요하지. 그래도 이번 일로 회사 문제 좀 풀린 거지? 무슨 일이 있어도 마음은 단단히 잡고 있어야 돼. 무엇보다 건강이 중요한 거 알지?" 위정은 위로하며 말했다."네! 고마워요, 선배! 나중에 내가 한턱 쏠게요.""그래. 매번 네가 사잖아, 너 시간 나면 연락해, 이번엔 내가 살게!""네, 그래요!"통화를 마치고 진아연은 옷장에서 옷을 꺼내 입었다.옷을 갈아입고 1층으로 내려가자마자 여소정이 그녀를 향해 뛰어왔다."야, 진아연! 오늘 얼마나 대단한 일이 벌어졌는지 너 아직 모르지?" 여소정은 엄청 후회되는 표정으로 말했다. "박시준이 약혼을 파기할 걸 알았으면 나 하준기랑 같이 호텔에 갔을 텐데! 심윤 그 여자 눈물을 막 흘려 마스카라가 다 번져가지고 하이힐 신은 채로 연회장을 뛰쳐나갔대!"진아연의 머리속에는 그 화면이 떠 올랐다. 하지만 그녀는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심윤은 지금 분명히 자기가 미워서 죽을 지경일 것이다."아연아, 점심은 이미 사 놨어, 오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