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이: "다 사실이에요. 근데 은준 씨가 저랑 A국에 갈 의향이 없는 것 같아요. 여기가 고향이기도 하고 저 위해서 타국으로 멀리 떠나는 것도 은준 씨한테 쉽지 않을 선택일 거예요."서은준의 어머니는 연신 고개를 저었다: "현아, 은준이가 너의 제안에 거절한 건 자신의 조국을 얼마나 사랑해서가 아닌 열등감 때문이야. 이곳에 그렇게 미련이 많으면 애초에 E국으로 유학을 떠나지도 않았을 거고 그곳에서 사업하지도 않았을 거야. 현아, 절대 우리 은준이 포기하지 말아줘. 네가 넓은 마음으로 저 아이의 손을 잡아줘! 그럼 은준이도 평생 너한테 최선을 다해 잘해줄 거야."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저도 노력할게요."병원에는 나온 현이는 안색이 어두운 서은준을 바라보며 분위기를 풀어주려 놀리듯 얘기했다: "무슨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 사실 저 은준 씨 어머니랑 얘기하는 거 너무 좋아요. 어머님이 무슨 말을 하시든 다 좋아요."서은준: "별 생각 안했어."자신을 키워준 어머니의 은혜도 있고 어머니의 불치병 앞에 그는 무기력함을 느꼈다.그는 어머니의 생명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지만 의사가 명확하게 치료할 수 없다고 단정 지었으니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억지로 항암치료를 받는다고 해도 어머니를 더욱 고통스럽게 할 뿐이였다.게다가 어머니 역시 더 이상 치료받기를 원하지 않으니 하루하루 어머니가 말라가는 걸 지켜보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하루하루 죽음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현이: "서은준 씨, 이제부터 어머님과 함께 시간을 최대한 많이 보내세요."서은준은 울먹이는 듯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래."사실 그는 어머니와 딱히 나눌 얘기가 없었다, 그래서 매번 병원에 찾아올 때마다 어머니는 늘 그를 돌려보내곤 했었다. 아들 일에 지장줄까 봐 걱정되었기 때문이다."배 안고파요? 우리 밥 먹으러 가요! 제가 맛있는 거 사드릴게요!" 현이는 서은준에게 힘을 내라고 응원해 주었다. "어쨌든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죠!"서은준은 현이를 바라
현이는 집요하게 얘기하는 그를 바라보며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저는 당신 믿어도."서은준: "뭘 믿는다는 거야?""당신이 나중에 꼭 성공하리라 믿어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 될 거라고 믿어요." 현이가 격려하듯 말했다. "다른 사람이랑 비교할 필요 없어요. 그건 아무 의미 없거든요. 우리는 다른 사람의 기대가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 사는 게 옳아요."서은준: "나는 그렇게 큰 야망을 가지고있진 않아."현이: "큰 야망 가질 필요 없어요! 전 당신이 무슨 생각하고 있는지 알아요, 제가 당신한테 과분하다는 소리 들을까 봐, 저희 가족들이 당신 반대할까 봐 걱정되서 그러는 거 아니에요?"서은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현이: "저희 부모님 그런 사람 아니에요. 제 말 당신이 안 믿을 수도 있겠지만 다 사실이에요. 언젠가 시간이 적절해지면 당신 데리고 저희 부모님 만나러 갈게요. 굳이 연인이 아닌 친구사이라도 서로 부모님 찾아뵐 수 있는 거잖아요!""나중에 다시 얘기해!" 서은준은 물컵을 들고 물을 한 모금 마셨다.현이: "그래요. 어차피 우리 두 사람 다 아직 어리니까 급할 거 없어요."저녁을 먹고나니 어느덧 9시 반이 되었다.도로에 벅적이던 차들은 현저히 줄어들었다."호텔에 데려다줄게." 서은준이 입을 열었다.현이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 너무 배불러요. 좀 걷고싶은데 저랑 같이 산책해요."서은준: "그래.""은준 씨 피곤해요? 힘들면 먼저 돌아가서 쉬세요." 현이는 오후에 잠을 자며 휴식을 취했지만 서은준은 힘들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서은준: "괜찮아, 안 피곤해."현이: "당신은 피곤해도 피곤하다고 말할 성격은 아니죠."서은준: "알면서 왜 묻는 거야."현이: "그냥 묻고싶어서요! 은준 씨는 매번 저한테 뭘 물어본 적이 없는 것 같네요."서은준은 현이를 바라보며 물었다: "무슨 질문을 듣고싶은데? A국에서 어떻게 지냈냐고? 안 물어도 화려하게 잘 지냈을 게 뻔하잖아."현이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
서은준: "네가 아직 어려서 충동적이라 그런 거야."현이: "제가 어리다는 건 인정해요, 하지만 절대 충동적으로 이러는 거 아니에요.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 따라다니면서 힘들게 지냈으니 전 제가 보통 사람들보다는 성숙하다고 생각해요."서은준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현이: "서은준 씨, 3년 전에 저희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일들 저 다 기억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 평생동안 못 잊을 거예요. 왜냐하면 전 다시는 전처럼 가난하고 힘들 생활로 돌아가지 않을 테니까요. 제가 가장 어렵고 힘들 때 당신은 절 도와줬죠, 그래서 앞으로도 평생 제게 잘해줄 거라 전 믿어요."서은준: "너한테 그렇게 잘해준 거 없어. 그땐 네가 너무 힘들고 외로워서 내가 잘해줬다고 느끼는 거야."현이: "제가 진 빚 당신이 몰래 저 대신 갚아줬잖아요? 저 말고도 모든 사람에게 다 이렇게 해줄 수 있어요?"당황한 서은준은 입술을 깨물었다.현이: "그리고 당신이 전에 제게 했던 말 너무 감동이었어요. 나중에 돈 많이 벌면 다시 절 가정부로 고용하겠다고 했던 말이요. 저같은 사람은 나중에 취업하기도 어려울 거라 생각하고 제가 돈도 못벌고 힘들게 지낼까 봐 절 곁에 두면서 도와주려던 거였잖아요... 은준 씨 정말 제게 잘해주셨어요.""그만 얘기해." 서은준은 자기도 모르게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서은준 씨, 저 지금 돈 많아요, 그니까 당신에게 돈이 많든 적든 하나도 상관 없어요." 현이는 서은준의 손을 붙잡으며 말했다. "하지만 당신에게도 지켜야 할 존엄이 있다는 거 저도 알아요. 그니까 우리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나아가요."서은준: "난 적어도 서른 전까지 결혼할 생각 없어."현이: "그럼 25살에 사업을 이루고 성공한다면요?"서은준의 볼을 새빨개졌다: "그럼 그때 가서 다시 얘기해."현이는 깔깔거리며 웃었다.두 사람은 손을 잡고 한참을 걸었다.다음날.현이는 서은준의 어머니를 위해 선물을 준비하고 싶었다.그의 어머니에게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고 서은준이
현이와 조난은 시내에서 가장 큰 쇼핑몰로 향했다.조난은 현이의 뒤를 쫓으며 말했다: "아가씨, 제 오늘 주요임무는 당신의 쇼핑백을 들어주면 되는 거죠. 이곳 물건들은 감히 제가 감당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닌 것 같은데 이따 지불할 때 당신과 뺏지 않고 얌전히 물러나 있을게요."현이는 큰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서은준 씨랑 평소에 여기서 안 사요?"조난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희는 보통 마트에서 물건 사고 해요. 좀 대형 마트에서요, 안에 옷도 팔거든요. 그리고 그렇게 비싼 편도 아니구요, 물론 무슨 명품 브랜드는 아니지만요."현이: "저도 평소에 제 옷 살 때는 그런 명품 브랜드에 관심 없어요. 다만 오늘은 은준 씨 어머님 사드리는 거니까 좀 좋은 걸로 사주고 싶어서요.""현이 씨 너무 좋은 사람인데 아쉽게도 어머님이 복이 없으시네요. 현이 씨께 기대지 않아도 은준이 어머님 호강시켜 드릴 수 있을 텐데. 어쩔 수 없죠!" 조난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맞아요. 그러니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이 있잖아요." 현이는 말하며 멀지 않은 곳에서 쇼핑하고 있는 서선희와 서 사모님을 보았다.현이는 바로 조난을 데리고 옆에 있는 명품백 가게로 들어갔다.조난: "아가씨, 어머님께 가방 사드리려구요? 어머님 가방은 필요 없을 것 같은데요."현이: "필요없어도 가방 선물로 받으면 기뻐하시지 않을까요? 가방 싫어하는 여자는 없을 걸요. 저희 엄마랑 언니도 가방 엄청 많거든요. 물론 저도 많구요. 제 가방들은 대부분 다 언니랑 엄마가 사준 거예요."조난: "그래요 그럼! 그럼 하나 사세요!""조난 씨, 저 그냥 현이라고 부르세요! 저희 집 아주머니들도 다 현이라고 불러요." 현이는 말하며 가방을 하나 집어들고 조난에게 보여주었다.그때 서선희와 사모님도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조난은 가방을 건네받으며 상표 먼저 흘끗 보았다: "어머! 그냥 평범해 보이는데 이런 가방 하나에 1600만 원이라니, 이거 정말 너무한데요?"조난의 목소리는 서 사모님과 서선희에게까지
물론 조난은 현이의 신분에 대해 솔직하게 말할 리 없었다.굳이 말한다고 해도 현이가 직접 말하는 게 옳다."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두 사람 만난지 얼마 안됐거든요!""두 사람 언제부터 알고지낸 거야? 왠지 모르게 자꾸 낯이 익단 말이지." 서 사모님은 중얼거리며 말했다."3년 전부터 알고지낸 사이같아요!" 조난이 얘기하고 있을 때 현이는 고개를 돌려보았고 조난은 바로 현이의 곁으로 다가갔다.서 사모님은 더 이상 쇼핑할 기분이 아니였다: "쇼핑할 맛 다 떨어졌네! 그만 돌아가자!"서선희: "엄마, 화낼 게 뭐가 있어요! 저 여자가 우리 집보다 돈이 많을지는 모르는 일이잖아요! 고작 가방 하나 샀잖아요? 고른 가방도 별로 비싼 거 같지도 않던데요!"서 사모님: "저 여자가 대체 얼마나 부자인지 네가 어떻게 알아? 안돼, 지금 당장 너희 아버지한테 가서 물어야겠어."서선희: "아버지도 아무것도 모르시는 것 같은데요! 알고 있다면 분명 저희한테도 말했겠죠!"서 사모님: "너희 아버지한테 물어보라고 하면 되지!"서 사모님은 서둘러 집으로 돌아갔고 쇼핑몰에서 조난과 현이를 만난 사실에 대해 곧바로 남편에게 일렀다.서 어르신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잘됐네! 은준이 에미 몸도 편찮고 시간도 얼마 안 남았는데 은준이 녀석이 지 엄마 마음 놓이게 할려고 여자친구 찾았나 보네."서 사모님: "근데 은준이 여자친구 기가 아주 세보이던데요! 돈도 엄청 많아보이구요! 여보, 은준이한테 대체 어떻게 된 건지 한 번 물어보세요."서 어르신은 휴대폰을 들고 서은준에게 전화를 걸었다.한 참 후에 통화가 연결되었다.서 어르신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은준아! 언제 시간 괜찮으면 집에 와서 같이 밥 한 끼 먹자!"서은준: "저 시간 없어요."서 어르신: "그래 그럼! 돌아오기 싫으면 굳이 강요하지 않으마. 너 여자친구 생겼다던데 여자친구 데리고 한 번 인사하러 와야지? 어디 사람이니? 집안 형편은 어때?"서은준: "누가 그래요. 저 여자친구 생겼다고?"
서 어르신은 표정히 급격히 어두어지더니 진지하게 말했다: "은준이가 이런 여자와 결혼하는 거 절대 두고볼 수 없어!"서 사모님은 비웃듯 얘기했다: "은준이가 어디 당신 얘기 듣겠어요."서 어르신: "내 말 안들으면 회사로 찾아가는 수밖에 없지."오후에 현이는 조난과 함께 선물을 들고 서은준의 어머니를 찾아뵈러 병원으로 왔다.서은준의 어머니는 현이가 사온 새 옷과 신발, 그리고 가방과 화장품을 보며 안색이 환해졌다."현아, 뭘 이렇게 많이 샀어. 아프고 난 후부터 이렇게 많이 산 적은 한 번도 없었어. 필요없기도 하고 돈도 낭비하기 싫고. 돈 많이 썼지?" 서은준의 어머니는 기쁘기도 했지만 기쁨보다 돈을 아까워하는 게 더 많은 것 같았다.현이: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부모님께서 용돈 많이 주시거든요. 저 아직 돈 많아요! 새 옷 입어보실래요? 제가 갈아입혀 드릴게요."서은준의 어머니는 인자한 표정으로 말했다: "괜찮아, 이따 간호인한테 도와달라고 하면 되. 은준이는 바쁘고?""은준 씨는 지금 일하고 있어요! 낮에는 방해하기가 미안해서 안 불렀어요.""그래. 사업 초창기라 바쁘지. 가끔 퇴근하고 늦은 밤에 나 보러 찾아오는데, 저녁도 못 먹고 일하는 거 보면 참 안쓰럽더라. 정말 많이 힘들텐데 엄마가 되서 도와주지는 못할 커녕 이렇게 오히려 짐이 되버렸네." 서은준 어머니의 입가에 번지던 미소는 사라져 버렸다. "내 병 치료해 준다고 은준이도 돈 많이 썼어. 나만 아니었어도 진작에 집 한 채는 샀을 텐데 굳이 비싼 약 사준다고. 먹어도 효과도 없고 돈은 돈대로 다 써버렸고...""어머님, 돈은 걱정하지 마세요. 다시 천천히 벌면 되니까요." 현이는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은준 씨가 어머니께 아낌없이 쓰는 건 어머님을 사랑하고 은준 씨한테 어머님이 매우 중요한 존재니까 그런 거죠. 아들이 이렇게 효자니까 기뻐하시기만 하면 되요."서은준 어머니의 표정은 다시 미소를 되찾았다: "은준이 내가 키웠으니 우리 아들이 효자인 건 나도 잘 알고있
서 어르신은 깜짝 놀랐다.서은준의 어머니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고 서 어르신은 현이를 따라 병실에서 나갔다.현이를 바라보는 서 어르신의 눈빛은 훨씬 부드러워졌다."친부모를 찾은 거야?" 서 어르신이 물었다.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서 어르신은 계속해서 물었다: "친부모님이 아주 부자신 거야?"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서 어르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은준이 외에 다른 남자들 만나고 다닌 건 아니지?"샤오허는 계속해서 고개를 끄덕였다.서 어르신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로 가득했다: "그럼 됐다! 수수야, 네가 좋은 아이라는 거 알아. 너도 우리 집에서 지냈었고 너라서 마음이 놓여. 그리고 너도 은준이랑 지내봤으니... 서로 잘 알거라 믿는다. 이렇게 예쁘고 집안 조건까지 좋으니 우리는 너희 두 사람 말릴 이유가 없구나. 언제 시간 괜찮으면 가족들 불러내서 양가 함께 밥이나 먹자구나!"현이: "저희 집이랑 가족들 모두 A국에 있어요."서 어르신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그래? 너 A국 사람이였어? A국이라면 여기랑 아주 멀잖니."현이: "네."서 어르신: "그럼 두 사람 잘 만나거라! 결혼 정해지면 양가 어른들이랑 같이 한 번은 만나야지.""네, 저도 알아요."서 어르신은 볼수록 현이가 마음에 들었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볼수록 예쁘구나! 어쩐지 우리 은준이가 좋아한다고 했어."현이는 공손하게 미소를 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서은준이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을 현이도 잘 알고 있었다.따라서 현이도 서 어르신과 가까이 지내지 않을 것이다.서 어르신이 떠난 후, 현이와 조난도 함께 병원을 떠났다.저녁에 조난과 서은준 현이는 함께 식사를 하였다.조난은 낮에 일었던 일들에 대해 흥미진진하게 서은준에게 얘기했다."너희 새엄마 현이 씨 가방 사는 거 보고 표정이 얼마나 빠르게 변하던지, 넌 상상도 못할 거야. 너무 재밌었다니까!" 조난은 끊임없이 중얼거렸다. "그리고 너희 아버지가 병원에 찾아오셨는데 너희 엄마한테
배유정은 메시지로 현이에게 진지한과 함께 T국에 올 예정이라고 말했다.그 소식을 본 현이는 깜짝 놀라 벌떡 침대에서 일어났다.현이는 혼자 중얼거리며 말했다: "어떡하지? 분명 은준 씨 보러 오는 걸텐데. 안돼, 은준 씨한테 미리 말해야겠어."현이는 말하며 바로 서은준에게 전화를 걸었다.서은준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현이: "서은준 씨! 저희 큰 오빠가 T국에 오겠대요!"현이의 말투는 매우 흥분해 보였고 서은준도 그녀 따라서 긴장하기 시작했다: "T국엔 왜 오는 거지? 너 데리러 오는 거야?"현이: "아니에요! 저 데리러 오는 건 아닐 거예요. 형수님이 그러는데 둘이 신혼여행 겸 온다는데요. 근데 두 사람이 신혼여행만 즐기다 가진 않을 것 같아요. 그렇지 않고서야 왜 신혼여행지를 T국으로 정했겠어요?"서은준은 깨달았다: "그럼 나 보러 오는 거구나."현이는 웃으며 말했다: "그럴 것 같아요. 어떡해요, 저 지금 너무 떨려요."서은준은 차분하게 말했다: "뭐가 떨려?"현이: "당신은 하나도 안 떨려요?"서은준: "떨린다고 해도 해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어."현이: "저희 큰 오빠가 은준 씨 곤란하게 하면 어떡해요? 저 정말 저희 큰 오빠 너무 존경하거든요..."서은준: "일단 마음 가라앉히고. 큰 오빠 오고나서 다시 얘기해."현이: "네... 그럴 수 밖에 없겠네요."서은준: "언제 온대?"현이: "모레 도착한대요. 지금 이미 출발했대요."서은준: "호텔은 예약했대?"현이: "모르겠어요. 예약 안했으면 그때 가서 제가 지내고 있는 호텔에 방 잡으면 되요. 당신은 신경 안써도 되요."서은준은 잠시 생각에 잠겼고 딱히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도 없는 것 같았다.현이: "서은준 씨, 그때 가서 저희 큰 오빠가 듣기 싫은 쓴소리 해도 화 내지 않고 참을 수 있어요? 저희 큰 오빠가 말을 엄청 직설적으로 하거든요."서은준: "그때 가서 얘기해! 지금은 아무것도 미리 장담할 수가 없네."지금 잘 참겠다고 약속하더라도 그때 가서 진지한과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