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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26장

진지한은 말을 마치자 바로 입을 닫았다.

그는 배유정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자기한테도 기회를 주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다.

배유정과 만나기 전에 앞으로 어떤 여자와 결혼해야 할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고

지금까지 살면서 그 어떤 여자한테도 설렌 적이 없었다.

다만 미래의 아내가 자기와 비슷한 실력과 능력이 있어야 일상적인 대화에 문제없을 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배유정은 그의 모든 생각을 뒤집었다.

배유정은 그의 말에 심정이 더욱 복잡해졌다.

"왜 아무말도 하지 않는 거야?" 진지한은 신호등을 기다리는 동안 배유정을 힐끗 보면서 물었고

배유정은 그를 보면서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지한 씨, 저는 당신과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아무리 좋아해도 감히 그런 말을 할 수 없었고 제 자신과 지한 씨에게 이런저런 고민을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한 씨의 말대로 만약 기회를 줄 수 있다면 노력해 보고 싶어요. 이에 어떤 결과든 후회하지 않아요."

진지한은 그녀의 말에 잠시 고민하다가 계속해 말을 이었다. "나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어?"

드라마를 볼 때 가장 많이 나타나는 대사로 진지한은 항상 수치스럽고 혐오했던 말이지만, 지금 그의 입에서 같은 말이 나왔다.

"잘생겼고 듬직하고 항상 진실한 모습을 사람을 대하는 게 너무 좋아요. 그리고 다른 사람을 존중해 주고 말이에요. 이런 말 하면 될지 모르겠지만, 진짜 돈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어요. 혹시 평범한 남자라면 제가 지한 씨에게 반해 바로 사귀자고 했을지도 모르죠." 배유정은 말할수록 얼굴이 뜨거워지는 듯했다. "진짜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죠?"

"만약 돈이 없었다면 네가 알고 있는 진지한은 지금 같은 모습이 아닐 거야." 진지한은 살면서 돈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네. 그래서 저도 그냥 생각만 하는 거예요. 그리고 진정하고 다시 생각하면 지금의 당신이야말로 제일 멋진 사람이라 생각하게 돼요. 혹시라도 나중에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이 지한 씨의 아내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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