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을 바꿔야 될 것 같은데." 진지한은 말을 다하자 바로 병원 측에 연락할 준비했다.이때 배유정이 그의 팔을 잡고 입을 열었다. "간호사한테 여쭤봤는데 요즘 환자들이 많아 사람이 적은 병실이 없다고 했어요.”진지한: "일단 어머님과 함께 있어. 내가 가서 얘기해 볼게.”진지한은 말을 마친 뒤 자리를 비웠고배유정은 그의 뒷모습에 그 어느 때보다 든든한 느낌이었다.사실 오늘 밤에 진지한에게 연락할 때 병문안까지 바라지 않았고별장에 가서 딸을 지켜줬으면 했다.왜냐면 집에 어른이 없으면 가정부가 아이를 잘 대해줄지 모르기 때문이다.배유정은 엄마 곁으로 다가가 진지한이 왔다고 말했다."방금 봤어. 그래도 이리 와서 얘기할 줄 알았는데 왜 들어오지 않고 바로 갔어?“ 배유정의 어머니는 너무 아픈지 얼핏 봐도 많이 힘들어 보였다.“병실에 환자가 너무 많아 사람 적은 병실이 있는지 물어보러 갔어요.” 배유정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엄마, 저는 지한 씨가 저희한테 너무 잘해준다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이라면 이리 잘해줄지 모르겠어요.배유정의 어머니는 딸의 말에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요즘 남자들은 아이들도 보살피기 어려운데, 여자 집안사람들까지 챙겨주는 사람이 있을까? 한이의 보살핌에는 엄마도 할 말이 없지.”배유정: "그런데 엄마도 잘 해줬잖아요! 오늘 지한 씨를 위해 밥도 해줬잖아요!”“밥해주는 것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야. 네 아빠한테 밥을 그리 많이 해줘도 별장에서 지내라는 말 한 번 안 했어." 배유정의 어머니는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한이가 병문안 올 거라 생각마저 못 했어. 네가 아니었다면 여기에 왔을까? 유정아, 엄마는 한이가 너를 진짜 좋아하고 있다 생각해. 그렇지 않으면 우리한테 지극정성을 다하지 않았을 거야.”"엄마, 그만해요." 배유정은 문 쪽을 힐끗 바라보면서 중얼거렸고마침 진지한도 병실 앞에 도착했다.그는 병실 앞에서 웬 중년 남성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고누군지 모르겠지만진지한은 그와 잠시 얘기를 나눈 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 맹장염은 어찌 보면 흔한 병이야." 진지한이 말을 마치자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다름이 아닌 진아연의 연락이었고진지한은 어머니의 연락에 무슨 말을 할지 짐작이 갔다.진지한은 전화를 받고 어머니와 잠깐 얘기를 나누고 전화를 끊었다."혹시 다른 일이 있어요? 일 있으면 가셔도 괜찮아요." 배유정은 진지한의 진지한 모습에 다른 일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엄마야. 시간 되면 어머님 만나러 오신다고 했어. 오늘은 시간이 늦어서 어머님께서 수술을 마친 뒤, 오겠다고 했어." 진지한은 간략하게 배유정에게 설명했고배유정은 그의 말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지한 씨뿐만 아니라 가족분들에게 항상 고마워요.“괜찮아.”두 사람은 긴 복도를 지나 특수 간호 병실에 도착했고이런 병실은 돈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의 유명세와 권력이 있는 사람만이 입원 가능했다.배유정의 어머니는 깨끗하고 넓은 병실 침대 누워 있었고 이런 대접에 어안이 벙벙했다.너무 편안한데.병실은 넓고 깨끗하고 냄새도 없을 뿐만 아니라 침대도 시몬스침대였다!배유정의 어머니는 병실 안의 다양한 의료용 기기들을 보면서심각한 병도 아닌데 이런 대접을 받아 안절부절못한 모습을 보였다.이때 진지한과 배유정이 병실로 들어오자 배유정의 어머니는 먼저 이들에게 말했다. "한이야! 이리 좋은 병실로 옮기면 낭비잖아. 맹장을 자르는 수술뿐인데 이리 좋은 병실에 있을 필요 있을까?"진지한: "어머님, 어떤 병이든 휴식이 중요해요. 그리고 문제가 없으니 병실을 옮겨드린 겁니다. 부담 갖지 마시고 오늘은 편히 쉬세요. 편히 쉬시고 수술받으시면 됩니다.”배유정의 어머니: “알았어, 알았어! 너무 고마워! 그리고 늦은 시간에 이리 찾아와서 고맙지만 미안하네. 너도 얼른 돌아가서 쉬어!”진지한: "네."배유정: "엄마, 그럼 저도 지한 씨와 먼저 돌아가서 생필품을 챙기고 다시 올게요."그래. 두 사람 같이 가면 되겠네!"이들은 병원에서 나온 후, 바로 별장으로 향했다.“어머님께서 혹
진지한은 말을 마치자 바로 입을 닫았다.그는 배유정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자기한테도 기회를 주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다.배유정과 만나기 전에 앞으로 어떤 여자와 결혼해야 할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고지금까지 살면서 그 어떤 여자한테도 설렌 적이 없었다.다만 미래의 아내가 자기와 비슷한 실력과 능력이 있어야 일상적인 대화에 문제없을 거라 생각했었다.하지만 배유정은 그의 모든 생각을 뒤집었다.배유정은 그의 말에 심정이 더욱 복잡해졌다."왜 아무말도 하지 않는 거야?" 진지한은 신호등을 기다리는 동안 배유정을 힐끗 보면서 물었고배유정은 그를 보면서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지한 씨, 저는 당신과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아무리 좋아해도 감히 그런 말을 할 수 없었고 제 자신과 지한 씨에게 이런저런 고민을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한 씨의 말대로 만약 기회를 줄 수 있다면 노력해 보고 싶어요. 이에 어떤 결과든 후회하지 않아요."진지한은 그녀의 말에 잠시 고민하다가 계속해 말을 이었다. "나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어?"드라마를 볼 때 가장 많이 나타나는 대사로 진지한은 항상 수치스럽고 혐오했던 말이지만, 지금 그의 입에서 같은 말이 나왔다."잘생겼고 듬직하고 항상 진실한 모습을 사람을 대하는 게 너무 좋아요. 그리고 다른 사람을 존중해 주고 말이에요. 이런 말 하면 될지 모르겠지만, 진짜 돈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어요. 혹시 평범한 남자라면 제가 지한 씨에게 반해 바로 사귀자고 했을지도 모르죠." 배유정은 말할수록 얼굴이 뜨거워지는 듯했다. "진짜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죠?""만약 돈이 없었다면 네가 알고 있는 진지한은 지금 같은 모습이 아닐 거야." 진지한은 살면서 돈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네. 그래서 저도 그냥 생각만 하는 거예요. 그리고 진정하고 다시 생각하면 지금의 당신이야말로 제일 멋진 사람이라 생각하게 돼요. 혹시라도 나중에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이 지한 씨의 아내가 되어
이때 경호원이 그녀에게 다가가 말을 건넸다. "유정 씨, 제가 병원으로 모실게요."경호원은상미를 보호하는 경호원이었고배유정은 보통 그한테 다른 일들을 부탁하지 않아 평소 별장만 지키고 있었다."고마워요." 배유정은 진지한이 경호원에게 지시한 걸 알고 있었다.병원에 도착한 배유정은 어머니가 자고 있는 모습에 방안의 불을 끄고 다른 침대에 누웠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해아무리 애를 써봐도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만약 어머니가 깨어 있었다면 바로 어머니에게 알려드렸을 거였다.배유정은 도저히 참을 수 없는지 휴대폰을 꺼내 한지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배유정: 지윤아, 자고 있어?한지윤: 아니, 아직 안 자! 그런데 이 시간에 연락하다니, 무슨 일 있어?배유정: 엄마가 맹장염으로 입원했어.한지윤: 뭐라고? 오늘 입원했어? 내일 이모 보러 갈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 그리고 맹장염은 간단한 수술만 진행하면 되니 곧 회복할 거야!배유정: 응. 사실 난 하나도 걱정하지 않아. 의사도 수술하면 된다고 했어. 내가 연락한 이유는 다름 아닌 진지한 씨가 기회를 준다고 해서 연락했어. 지금 너무 기뻐서 말이야! 나중에 안 되더라도 만족해!한지윤: 맙소사! 진지한 씨가 너를 좋아할 줄 알았어! 그렇지 않으면 왜 너한테 그리 큰 별장에서 지내게 했을까! 그리고 가정부와 경호원도 붙여줬는데, 사랑하지 않으면 그리 결정하지 않았을 거라고!배유정: 별장과 가정부, 그리고 경호원은 전부 아이를 위해 붙여준 거야. 나와는 아무 상관 없어! 그리고 나한테 기회를 준 것도 아이 때문이야. 그래도 난 너무 좋아. 진지한 씨가 너무 좋아! 내 인생에서 제일 멋진 남자니까!한지윤: 쯧쯧! 부럽네! 유정아, 이 기회를 꼭 잡아야 해! 진지한 씨와 결혼하면 나도 너 따라 성공할 수 있다고! 나중에 네가 잘 되면 꼭 잘생기고 돈 많은 남자를 소개해 줘. 이제부터 내 행복은 너한테 달려 있어!배유정: 사실 나도 그리 확신하진 못해. 하지만 혹시 진지한 씨와 결혼하게 되
곁에서 듣고 있던 배유정은 진아연의 말에 순간 얼굴이 빨개졌다."그리 말씀하시니 너무 부끄럽네요." 배유정의 어머니는 딸의 말처럼 털털하고 열정적인 진아연의 모습에 깜짝 놀랐고 그녀의 태도에 감탄했다."뭐가 부끄러워요? 저는 유정이가 정말 괜찮은 여자아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희 가족 모두 유정 씨를 좋아해요." 진아연이 말하는 사이 배유정은 의자를 찾아 그녀에게 건넸고진아연은 의자에 앉으면서 배유정에게 물었다. "유정아, 어제 한이가 돌아오지 않았는데 혹시 병원에서 지냈어?"진아연은 사실 아들과 배유정이 어느 단계까지 발전했는지 궁금했고배유정은 그녀의 말에 바로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병원 근처에 집이 있다고 해서 그곳에서 하루 묵었어요."배유정은 도저히 거짓말을 할 수 없었다.만약 진아연에게 진지한이 어제 어디에서 잤는지 알려주면 다른 생각하기 마련이고 돌아가서 진지한에게 물어볼 수도 있기 때문에차라리 이렇게 말하면 진아연도 안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병원 근처에 집이 있는 것 같은데 말하지 않았으면 나도 깜빡 잊고 있었네!" 진아연은 웃으면서 계속해 말을 이었다. "유정아, 한이가 이런 것까지 알려준 걸 보아하니 이제 너를 가족으로 생각하나 봐."배유정은 진아연의 말에 얼굴이 더 빨개졌다.만약 진아연이 그녀와 어머니가 함께 별장에 지내고 있는 걸 알게 되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걱정이었다."한이가 어릴 때부터 말재주가 없는 편이어서 사람을 대하는데 융통성이 없는 부분이 있어요. 문제 해결에 있어서 영리하지만, 대인 관계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니 유정이 네가 많이 이해해 줘. 한이가 너를 조금 좋아하는 것 같은데, 네가 먼저 다가가면 두 사람 꼭 함께 있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진아연은 배유정의 손을 잡고 모든 희망을 그녀한테 걸었다.병실 밖.진지한은 딸을 품에 안고 배유정 어머니 병문안을 위해 찾아왔다.전날 밤, 어머니와의 통화에서 어머니가 배유정 어머니의 수술 당일에 오겠다는 말에 배유정 어머니의 수술이 내일로 잡혀
배유정은 진아연이 떠나자 바로 진지한에게 전화했고진지한은 상미를 안고 병원 근처의 공원에서 산책하고 있었다.그는 배유정의 연락에 바로 전화를 받았다. "엄마 방금 갔어?"방금 떠났어요. 그런데 어머님께서 오신 걸 어떻게 알았어요?" 배유정은 궁금한지 진지한에게 물었다."한 시간 전에 딸과 함께 갔는데 병실 밖에서 봤어." 진지한은 한숨을 내쉬면서 그녀한테 물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찾아왔어?""엄마 보러 왔어요. 그런데 어머님께서 진짜 너무 친절하세요! 내일 아버님과 함께 오실 거라고 했어요." 배유정은 너무 감동인지 말하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배유정은 어머니가 집안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해서 스스로 어머니를 챙길 생각이었는데진지한과 그의 가족이 선뜻 나서서 이들을 도와줄 거라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지금 딸과 함께 갈게." 진지한은 간략하게 배유정에게 설명했고"아니면 딸은 집에 보내고 오는 게 어때요? 그래도 병원인데, 혹시 딸이 병을 옮으면 안 되잖아요." 배유정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 "저희 고향에는 웬만하면 아이들을 데리고 병문안 혹은 다른 사람의 장례식에 가지 않아요.진지한은 어릴 때부터 자유롭게 자랐고 진자연 또한 이에 뭐라고 하지 않아 그는 이런 관습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하지만 배유정의 말대로 아이들은 면역력이 약해 혹시 병원에 가서 병이라도 옮으면 안 된다는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그럼 일단 딸과 함께 집에 갈게." 진지한은 그녀의 말에 동의하고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네. 혹시 심심하면 아이를 가정부한테 맡기고 일해도 괜찮아요." 배유정은 진지한이 혼자 아이를 돌보면 힘들 거나 심심해할까 봐 걱정이었다.아이를 돌보는 일은 원래 지루하고 힘든 일이고처음에 느끼게 된 신선함은 천천히 사라지게 되기 마련이었다."이번 주말에는 딱히 할 일이 없어. 그리고 밖에 바람이 불어서 딸이 감기 걸릴까 봐 걱정이야." 진지한은 딸을 안고 차에 탄 후, 집으로 운전했다. "점심에 가정부한테 부탁해 음식을 보내
진지한은 20대임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를 마주할 때마다 어린아이 같은 느낌을 받는다.설마 이게 엄마 본연의 압박감인가?"엄마, 짐은 괜찮아요. 필요한 물건은 없어요." 진지한은 깊게 한숨을 내쉬면서 답했다."아, 그래. 그럼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바로 말해." 진아연은 조금 진정되었는지 부드러운 말투로 말을 이었다. "한이야, 엄마는 지금 진지해. 유정이만 괜찮다면 너희 그냥 동거해! 함께 살아봐야 서로 맞는지 알 수 있어. 그리고 혹시 서로 잘 지내게 되면 상민이를 데려가서 같이 함께 지내면 좋지 않을까?"진지한은 어머니의 말에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엄마, 상민이를 좋아하지 않았어요?""당연히 좋아하지. 그런데 상민이는 결국 너와 유정이의 아이야. 너희가 새로운 가정을 꾸렸으면 당연히 아이를 옆에 둬야 하지 않을까?" 진아연은 계속해 말을 이었다. "혹시 상민이가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가서 보면 되잖아! 아니면 쉬는 날에 상민이와 함께 와도 되잖아! 어차피 가까우니까 괜찮을 거야."진아연도 아이와 떨어 지내고 싶지 않지만, 배유정의 입장을 생각하면 결혼 후, 이들과 함께 지내고 싶을까?매일 시어머님과 같이 지내고 싶은 며느리가 있을까?자유는 물론 이런저런 부분에서 눈치만 보일 텐데 말이야.진지한은 어머니의 말에 마음이 복잡해졌고 어찌 답해야 할지 몰랐다.배유정과 사귀어 보기로 결정했지만, 아이를 옆에 두고 부모님과 떨어져 살면 허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사실 전에 B국에서 혼자 지낼 때 외로움을 느낀 적이 많지 않았고 이로 인해 영향을 받지 않았었다.하지만 귀국하고 가족들과 함께 지내면서 시끌벅적한 생활에 익숙해져 갑자기 떨어져 지내게 되면 갭 차이 때문에 가족을 제대로 꾸릴 수 있는지조차 의심되었다."엄마, 그건 나중에 얘기해요!" 진지한은 배유정과 어울릴 수 있는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 이런 결정을 하는 건 너무 이르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제가 그녀와 함께 지내기로 결정하면 그때 알려드릴게요."그래. 그런데 꼭 미리 말해
"감사합니다." 진지한은 아직 배유정에게 말하지 않았다.그런데 방금 배유정의 어머니한테 말했을 때 배유정이 들었다."워크숍을 어디로 가는데요?" 그녀가 딸을 안고 다가오더니 물었다. "지한 씨 회사 워크숍에 제가 가는 게 좀 그렇지 않을까요?"진지한이 대답하기도 전에 배유정의 어머니가 먼저 입을 열었다. "워크숍은 여행 가는 거 아니야? 지한이가 뭐라 하는 것도 아닌데 그냥 같이 가!"배유정은 어머니의 핀잔에 얼굴을 달아올랐다.엄마의 태도가 확연히 달라졌다.이번 맹장염 수술을 받기 전에 엄마는 자주 그녀에게 진지한은 쳐다볼 수 없는 존재이니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말라고 했었다.그런 엄마의 태도가 지금 180도 바뀌었다."엄마, 회사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까 봐 그래요." 배유정은 자신의 걱정을 털어놓았다. "나는 괜찮은데 회사 사람들 입에서 지한 씨 얘기가 나올까봐 그래요."배유정의 어머니가 말을 이었다. "지한 씨가 먼저 같이 가자고 했으니 충분히 고민하고 한 얘기일 텐데 그냥 승낙하면 그만이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배유정: "..."배유정은 어리둥절해 있다가 고개를 돌려 진지한에게 말했다. "지한 씨가 원하면 함께 갈게요."진지한은 대화가 통하는 이런 관계가 좋았다. "자세한 정보는 이따가 보내드릴게요." 진지한은 딸을 그녀의 품에서 안아왔다. "우리 먼저 밥 먹으러 가요!""네."밥을 다 먹고 배유정의 어머니는 그들에게 쉬라고 했다.배유정의 어머니는 요즘 매일 병원에 누워있다 보니 지금은 상미와 함께 하고 싶었다."지한 씨, 안방에서 잘래요? 제가 거실에서 잘게요." 배유정은 안방을 쓰는 게 미안했다.진지한: "아니요. 나는 오늘 밤 아들 보러 돌아갈 거예요.""그래요. 나도 상민이가 보고 싶어요. 전 내일 보러 갈게요." 배유정도 아들이 보고 싶었다.진지한은 잠시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 이번 워크숍이 끝난 후 우리 사이에 별일이 없다면, 상미에 관해 부모님께 말씀드려요! 계속 이렇게 숨고 싶지 않아요."배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