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 "그정도에요?"진아연: "네 아들 체중이 쑥쑥 불고, 네 아빠는 애를 안고 다니는 것을 좋아하니, 어떻게 아프지 않을 수 있겠어?"진지한: "일단 아기를 안지 말고 잠깐 쉬게 해요.""네 아빠는 못 참을거야. 그러니 다 본인이 자초한거지, 뭐. 네 아들이 다른 사람에게 안기는 걸 좋아할 뿐만 아니라, 안긴 채로 걸어다니는 걸 좋아해. 내려놓으면 울고, 어떨 때는 안기만 하고 걸어다니지 않으면 울어. 나도 아이를 많이 낳아봤지만, 네 아들 같은 아이는 한 명도 없었어. 다 네 아빠 탓이야." 진아연이 원망스럽게 입을 열었다.박시준은 옆에서 차를 마시며 감히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그는 상민이가 이런 아기일 줄은 정말 몰랐다.예전에 그도 지성이를 키웠었는데, 지성이는 그렇지 않았다."응애..." 상민이가 울었다.진지한이 그를 안고 소파에 앉았기 때문이었다.진지한은 황급히 휴대폰을 내려놓고 아이를 안고 일어섰다.그러자 상민이의 울음소리가 멎었다.진지한: "어린 나이에 사람을 괴롭히는 것을 좋아하다니!""헤헤..." 상민이가 환하게 웃었다."엄마 안 보고 싶어? 네 엄마는 지금 다른 남자와 데이트 중이란다!" 진지한이 자기도 모르게 말했다.진아연: "유정이가 누구랑 데이트한대?"그녀는 분명히 아들의 말투에서 질투심을 들었다."우리 회사 직원 중 한 명이예요." 진지한은 방금 뱉은 말에 조금 후회했다.그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자기 가족 앞에서라도 말이다."네 회사 직원이 어떻게 유정이와 사이가 좋아졌어?" 진아연은 이해하지 못했다. "두 사람 주말에도 재미있게 놀지 않았어?""우리 회사가 그녀의 디저트 가게와 가까워요. 그 두 사람은 고향 친구래요." 진지한이 간단히 설명했다. "그녀는 자신의 배우자를 선택할 권리가 있어요. 엄마, 간섭하지 마세요.""내가 그애 엄마도 아닌데 왜 간섭하겠어?" 진아연이 아들을 위로했다. "고향 사람끼리 함께 노는 게 당연한거야.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지 않을 거야
생활환경과 가정교육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그녀는 자신이 걸어온 모든 것이 순조롭다고 느꼈습니다. 그녀는 하늘이 그녀에게 충분히 잘해줬다고 생각했고, 진지한과 결혼하는 것과 같은 엄청난 일을 감히 상상하지 못했다.욕심이 너무 크면 오히려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법이었다.그녀는 잡을 수 있다고 자신하는 것만 잡으면 된다고 생각했다."엄마한테 솔직히 말해봐, 어떻게 생각해?" 배유정의 어머니는 딸이 믿음직한 남자를 만나 함께 상미를 키우기를 바랐다.나이를 먹어가고 있으니 언제까지나 딸 곁에 있을 수 없으니 말이다.그녀는 나중에 딸을 돌봐줄 남자가 옆에 있기를 희망했다."엄마, 별로 생각 안 했어요. 저는 원동 씨와 겨우 두 번째 만난 거예요!" 배유정은 딸이 자고 있는 것을 보고 다시 거실로 돌아왔다."하지만 원동 씨는 매우 급한 가봐요. 집에서 재촉한대요.""서른이 다 되어가는데, 그 집안에서 조급하지 않을 수 있겠어? 네가 이 나이가 되면 나도 조급해질거야." 배유정의 어머니가 말했다. "원동 씨는 사람이 믿을 만해보이니까, 진지하게 생각해 봐."작은 도시였기 때문에 이웃은 아니더라도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상대방의 인품을 알 수 있었다.유원동의 집은 이 작은 도시에서 꽤 잘나가는 집안이었다.그리고 유동원은 공부도 잘하고 사람도 자상해서, 그를 만나보지 못했지만 배유정의 어머니는 그가 매우 마음에 들었다."어머니, 방금 진지한도 저를 좋아할 거라고 했는데, 왜 내가 진지한과 함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거예요?" 여기는 집이고, 엄마 앞이니 배유정은 밖에서 감히 할 수 없는 말을 했다.배유정의 어머니는 딸이 이렇게 물어볼 줄 몰랐던터라 조금 놀랐다."진지한이 너한테 마음이 조금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랑 결혼하지 않을 것 같아."배유정의 어머니가 진지하게 대답했다. "그 사람의 조건으로 훌륭한 여자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을 거야! 여태 아내를 찾지 않고 있는 걸 봐, 분명 눈이 매우 높을 거야. 엄마는 네가 이런 남자에게 끌려다니며
"꽃집을 지나다가 할인하는 걸 보고 샀어." 유동원이 변명했다. "장미꽃도 아니니 그냥 받아요!"배유정은 꽃을 한쪽 캐비닛 위에 놓았다."원동 씨, 식사하셨어요? 아직 식사전이라면 제가 살게요!" 어젯밤은 유원동이 샀으니 배유정은 갚아야 한다고 생각했다.유원동이 흔쾌히 대답했다. "일에 지장을 주지 않겠어?""아니에요. 마침 저도 밥을 먹을 참이었어요." 배유정은 말하고나서 유원동과 함께 디저트 가게 앞으로 갔다.두 사람이 걸어 나왔을 때, 공교롭게도 진지한을 만났다.진지한은 두 사람이 또 같이 있을 줄은 몰랐다.설마 두 사람은 이미 관계를 확정지은 건가?유원동은 진지한을 보고 어리둥절해졌다.여기서 이렇게 사장님을 볼 수 있을 줄은 몰랐다.그리고 배유정도 어리둥절해졌다. 그녀는 진지한이 갑자기 올 줄은 몰랐다."지한 씨, 디저트 사러 왔어요?" 배유정은 감히 자신을 찾아왔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이렇게 물었다.진지한은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덤덤한 말투로 대답했다. "유정 씨 찾으러 왔어요."배유정이 왜 자신을 찾아왔는지 물어볼 겨를도 없이 유원동이 먼저 입을 열었다. "유정 씨, 우리 대표님을 알아?"진지한이 거만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당신은 누구세요?"유원동은 공손히 고개를 숙이고 진지한에게 자신을 소개했다: "진 사장님 안녕하세요, 저는 회사의 기획 부서의 직원 유원동입니다. 여기서 뵙게 될 줄은 몰랐네요, 정말 영광입니다."이런 상황에 처할 줄은 몰랐던 배유정은난처해서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전... 원동 씨와 점심을 먹으러 갈 예정인데 지한 씨도 괜찮으시다면..." 배유정는 진지한을 초대하여 함께 식사를 하고 싶다며 진지한에게 괜찮냐고 물었다.유동원과의 약속이 먼저인데 유동원을 내버려 둘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어디 가서 먹어요?" 진지한이 배유정의 말을 가로챘다.배유정: "아직 몰르겠어요! 좋은 생각이라도 있으세요? 너무 비싸지 않은면 좋겠지만 너무 나쁘지도 않은 게 좋을 것 같아요."진지한: "
유원동의 말이 끝나자 배유정은 난처한 표정으로 책상 밑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진지한을 슬쩍 쳐다보았는데, 진지한의 얼굴빛도 썩 좋지 않았다.이런 걸 아수라장이라고 하는 건가?!"둘이 혼담이 오가는 사이인가요?" 진지한은 두 사람이 이렇게 빨리 발전할 줄은 몰랐다.배유정이 이렇게 결혼을 원하는 지 몰랐다.배유정이 황급히 대답했다. "아니에요. 원동 씨가 농담한 거예요!""하하, 그래요! 저는 유정 씨랑 사귀고 싶은데 유정 씨가 아직 대답하지 않았어요." 유동원은 진지한이 이 주제에 관심이 있는 것 같아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저는 유정 씨와 고향 친구예요. 우리가 살던 그 작은 곳은 매우 외지고 가난해요. 저는 A시에 온 후 처음으로 고향 친구를 만났어요! 유정 씨랑 굉장히 인연이 있는 것 같고 또 우리 나이도 비슷하고, 더 인연이라고 생각하는 건 서로 엄마끼리 아는 사이예요."진지한의 얼굴 표정은 종잡을 수 없었다.보기에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은 것 같지만, 그는 평소에도 그런 것 같았다."유정 씨는 어떻게 생각해요?" 진지한이 물었다.배유정은 뺨이 뜨거워지며 마음속의 생각을 말했다. "저와 원동 씨는 고향 친구예요. 집안끼리도 다 알고 있고요. 하지만 저는 원동 씨와 이제 막 알게 되어 아직 잘 몰라요. 결혼에 대해 말하기에는 너무 이른 것 같아요.""그래서 결혼하고 싶다면, 그 사람을 먼저 고려하겠죠?" 진지한이 계속 물었다."아직 결혼하고 싶지 않아요. 제가 전에 말씀드렸듯이, 저는 지금 사업이 우선이에요. 저는 A시에 집을 사서 나중에 가족을 데려오고 싶어요."진지한: "집 한 채일 뿐이잖아요. 디저트 가게의 현재 수익성으로 볼 때 연말까지는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거예요."배유정:"이렇게 잘 됐으면 좋겠어요.""그래서 연말에 집을 사면 결혼할 생각이에요?" 진지한이 무심한 듯 물을 한 잔 따랐다."모르겠어요... 집을 사고 나서야 그때의 기분을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배유정은 내심 고민했다.미래의 일을, 그녀는
"그래! 난 너를 존중해요. 그럼 이제 친구로 지내자. 네가 언젠가 괜찮다고 여기면서 나와 가정을 꾸릴 수 있다고 생각 할때 먼저 나한테 말해줘.""좋아요. 하지만 다른 여자들을 더 많이 만나보세요. 원동 씨는 분명 더 좋은 사람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배유정은 이유를 말했다. "저는 아이가 있으니 저는 분명 제 아이에게 더 많이 신경을 쓰게 될 거예요. 원동 씨는 아이를 낳지 않은 여자를 찾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네 말대로라면 네가 앞으로 남편을 찾을 때 이혼하고 아이를 가진 남자만 찾아야 한단 거야?" 유동원이 말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결혼도 안 하고 동거하는 사람도 많아. 사실 부부와 뭐가 다르지? 전혀 차이가 없어. 많은 사람들이 동거하고 낙태를 해. 솔직히 말해서, 나한테는 낙태하는 것보다 아이를 낳은 것을 더 받아들이기가 쉬워."배유정은 이 말에 깜짝 놀랐다.그녀는 유원동의 사상이 이렇게 개방적일 줄은 몰랐다.나쁜 의미의 개방이 아니었다."원동 씨, 그 얘기는 그만해요. 우리 그냥 자연스럽게 지내요!" 배유정은 그 얘기가 절로 무겁게 느껴졌다."알았어요."어느덧 4월이 되었다.밤에 갑자기 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배유정은 일어나서 창문이 잘 닫혀 있는지 확인했다.침대 곁으로 돌아왔을 때, 그녀는 딸을 한 번 보았다.수미는 곧 6개월이 된다.수미는 태어난 6개월 동안 아주 착했고, 배유정은 딸에 대한 사랑이 점점 더 깊어졌다.손을 뻗어 딸의 작은 얼굴을 만지던 그녀의 손가락이 갑자기 멈칫했다.딸의 얼굴이 너무 뜨거웠다!헤드라이트를 켠 그녀는 딸의 얼굴이 붉어진 것을 보았다!딸이 열이 난다!지난 6개월 동안 수미는 병에 걸린 적이 없었다. 오늘 저녁 그녀가 퇴근하고 돌아왔을 떄도 딸은 모두 멀쩡한데, 어떻게 갑자기 열이 날 수 있지?딸이 지금까지 병을 앓은 적이 없기 때문에 집에는 아이의 비상약이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그녀는 당황해서 딸을 병원에 데려다 주려 했지만밖에 비가 많이 오고, 지금은 새벽
15분 후, 유원동의 차는 배유정의 오피스텔 아래에 도착했다.배유정은 아이 용품이 든 가방을 메고 아이를 안은 채 방에서 나왔다.배유정의 어머니가 인기척을 듣고 다른 방에서 나왔다. "유정아, 왜 그래?"?""엄마, 수미가 열이 좀 있어요. 저는 지금 수미를 병원에 데리고 가려는 중이니 엄마는 방으로 돌아가 쉬어요! 원동 씨를 불렀는데 지금 바로 아래에 있어요. 밖에 비가 많이 와서 병원에 사람이 많은지 모르겠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원동 씨의 도움이 있으니 괜찮을 거예요.""그럼 아래층으로 모셔다 드릴 게요." 배유정의 어머니는 우산을 들고 따라나섰다.유원동은 우산을 쓰고 아파트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배유정이 아이를 안고 나오자 유원동은 우산을 모녀 쪽으로 기울였다."아줌마, 돌아가서 쉬세요! 감기와 열은 큰 문제가 아닙니다. 열이 내리면 아이들을 돌려 보내겠습니다. "유원동은 말을 마친 후 배소모를 보호하고 뒷좌석에 앉았다.유원동은 차에 탄 후, 곧 병원으로 향했다.지금 비가 많이 와서 도로에는 행인과 차량이 거의 없었다.신호등을 기다리는 동안, 유원동은 뒷좌석을 바라보았다."유정아, 아이가 여자애야, 남자애야?"배유정: "여자애예요.""오... 유정 씨 딸이 정말 예쁘군요! 유정 씨만큼 예쁘네요." 유원동이 말을 할 때 수미가 눈을 크게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수미는 지금 열이 났는데 볼이 붉어지고, 울지도 않고, 떠들지도 않고, 눈을 크게 뜨고, 여기저기 둘러보고 있었다.배유정은 딸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원동 씨, 내 딸에 대해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 줄래요? 당신 사장님도 포함해서요." 배유정은 오늘 밤 부득이한 일이 아니면 유원동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유원동과 진지한이 같은 회사에 다니기에, 그 두 사람이 회사에서 만나서 수미에 대해 털어놓을까 봐 걱정됐다."알겠어. 네가 말하지 말라고 하면, 말하지 않을 게. 우리 집에도 말하지 않을 게." 유원동이 맹세했다. "아기 아빠가
의사는 배유정에게 진단서를 건네주며 말했다. "가서 피검사하고 결과가 나오면 다시 저를 찾아오세요.""알겠습니다. 선생님, 피를 먼저 뽑을까요, 아니면 아이에게 해열제를 먼저 먹일까요?" 배유정은 마음이 놓이지 않아 물었다." "아이에게 해열제를 먼저 먹이고 난 다음 피 뽑으러 가세요." 의사가 말했다."알겠습니다. 선생님, 제 아이는 이전에 매우 건강했어요. 아픈 적도 없는데 왜 갑자기 열이 났는지 모르겠어요." 배유정은 아이를 안고 의자에서 일어섰다."애가 몇 살이에요?""6개월 됐어요.""정상이에요.신생아는 6개월 전에 모체에서 가지고 오는 저항력이 있기 때문에, 6개월 전에는 아이가 잘 아프지 않아요. 6개월 후면 조심해서 관리해야 하죠." 의사가 설명했다.배유정은 고개를 들고 의사에게 감사를 표한 후 진료실에서 걸어 나왔다.유원동은 해열제를 가져와서 복용량을 확인했다."유정아, 아이를 안고 저기 의자에 앉아. 괜찮을 거야, 우리도 어렸을 때 열이 났었는데 지금은 멀쩡하잖아."유원동은 위로하면서 약병을 열고 해당 용량의 약을 쏟아냈다."네. 애가 체질이 좋은 줄 알았어요. 앓아 본 적이 없거든요. 아까 의사 선생님께서 신생아들이 태어나서 6개월까지 모체에서 가지고 나온 항체가 있어서 잘 안 아프다고 하더라고요. 애가 지금 막 6개월인데 항체가 없어져서 병이 났대요. 저는 애가 앞으로 자주 아플까 봐 정말 걱정돼요."유원동은 배유정에게 약을 건네주었다.배유정은 약을 받아 딸에게 먹였다. "아가, 약을 먹으면 열이 내릴 거야. 엄마는 네가 지금 힘들다는 걸 알고 있어. 엄마가 너를 잘 돌보지 못해서 이렇게 됐어. 엄마가 앞으로 더 세심하게 신경 쓸게."상미는 향긋한 약 냄새를 맡고, 순순히 약을 마셨다."아이가 정말 착하네! 이름이 뭐야?" 유원동이 물었다."배예린이라고 해요.""예린?" 예린이란 이름이 좀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예쁜 이름이네.""원동 씨, 고마워요. 오늘 원동 씨가 아니었다면,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
의사는 검사 결과를 보고 말했다."세균 감염입니다.제가 약을 처방해 드릴 테니 가져가서 아이에게 먹여주세요.""알았어요. 선생님, 심각한 건 아니죠?" 배유정이 물었다."돌아가서 아이에게 약을 먹이고 상황을 지켜보세요. 기침이 심하면 병원에 와서 다시 검사를 받아야 해요." 의사가 약을 처방하기 시작했다.배유정은 품에서 이미 회복된 딸을 보며 딸이 약을 먹으면 회복되기를 기도했다.10분 후, 배유정은 아이를 안고, 유원동은 우산과 약을 들고 함께 응급실에서 나왔다.비가 많이 잦아들었다.차에 탄 배유정이 입을 열엇다. "원동 씨, 얼마를 썼어요? 제가 돈을 이체해드릴게요."그녀는 딸을 계속 안고 있었기 때문에 비용을 모두 유원동이 냈다."별로 안 썼어...""원동 씨, 원동 씨가 이러시면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도와드릴 수 없어요." 배유정이 말을 끊었다, "얼마예요? 드릴게요.""알겠어. 집에 가서 확인해볼게." 유동원은 빨간 가로등을 기다리다가 참지 못하고 품에 안긴 여자아이를 힐끗 보았다. "애 아빠도 정말 잘 생겼지? 이 아이는 제가 본 아이 중 가장 예쁜 아이야."배유정는 참지 못하고 웃었다.딸이 칭찬을 받으니 엄마인 그녀는 자랑스러웠다."네. 저보다 애 아빠가 더 잘났거든요."유원동은 그녀가 아이 아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얼굴에 웃음을 띠며 약간 이해하지 못했다. "애 아빠와 평화롭게 헤어졌어? 왜 헤어진 거야? 아이가 있는데 왜 함께 키울 수 없는 거야?"배유정: "원동 씨, 이 일은 너무 복잡해서 한두 마디로 말할 수 없으니 그만 해요.""그래! 그래도 네가 아이 아빠를 미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것 같아.""물론이죠. 제가 임신한 것은 사고 일뿐, 애 아빠가 임신을 시켜놓고 책임지지 않는 것은 아니에요." 배유정 설명했다. "혹시 내가 쓰레기같은 남자를 만났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네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다른 사람도 그렇게 생각할 거야." 유원동이 웃으며 말했다. "쓰레기 같은 남자를 만난
3년 후.A국, 공항.현이는 둘째 오빠와 함께 공항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3년이야 3년! 남자친구라는 사람 드디어 너 찾으러 오는 거야!" 박지성은 현이를 놀리며 얘기했다. "설마 너랑 헤어지러 오는 건 아니겠지? 어쨌든 3년 동안 못 만났는데 사람 일은 모르는 거야."현이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둘째 오빠, 저 지금 저주하시는 거예요? 비록 3년 동안 못 만났지만 매일매일 영상통화 하면서 서로 얼굴 봤거든요!"박지성은 툴툴거리며 말했다. "사이버 연애하는 거랑 뭐가 다르냐?"현이: "어쨌든 이번에 A국에 와서 정착하기로 약속했으니까 이제부터 다시는 떨어져 지내는 일 없을 거예요."박지성: "네 남자친구도 자존심이 너무 강해. 이따 아버지 만나고 얘기 얼마 나누지도 않고 다시 티켓 사고 도망치는 거 아니야?"현이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뭐라 반박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아!"현이는 곧바로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향해 바라보았다——서은준이 캐리어를 끌며 출구에서 나오고 있었다.현이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서은준을 향해 달려가 서은준의 품에 안겼다.이때 박지성은 어머니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진아연이 물었다. "아직 못 만났어? 설마 안 오는 건 아니지?"박지성: "엄마, 제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에요. 금방 나왔어요, 지금 현이랑 껴안고 있어요! 우리 이제 곧 집에 갈 거니까 엄마랑 아빠도 마음의 준비 잘 하고 계세요."박 씨 저택.진아연은 통화를 마친 후 박시준에게 전달했다.박시준은 곧바로 화장실로 달려가 자신의 용모를 검사했다.진아연은 화장실 문 앞에서 지켜보며 소리내어 웃었다. "거울 그만 비춰요, 충분히 멋있어요!"박시준: "여보, 좀이따 은준이한테 좀 엄격해야 할까?"진아연: "현이가 그렇게 좋다는데, 은준이도 현이 위해서 A국에 있겠다고 한데다 엄격하게 해서 뭐하려구요? 굳이 두 아이의 기분을 망쳐야겠어요? 은준이도 지금 어엿한
서 어르신은 진지한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얘기를 꺼낼 줄 예상치 못했기에 차마 어찌할 바를 몰랐다.왜냐하면 진지한에게 돈을 달라고 할 계획이긴 했지만 얼마나 달라고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어쨌든 진지한은 엄청난 부자였고, 적게 달라고 하니 왠지 손해를 보는 기분이였고 많이 달라고 하자니 거절 당할까 봐 걱정되었다.서 어르신은 한동안 망설인 후 진지한에게 말했다. "진 대표님 집이 A국에서 엄청난 부자라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얼마가 적당한지는 대표님께서 정하시죠! 저와 우리 아들에게 푸대접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진지한은 눈살을 찌푸렸다.배유정은 그것을 보고 바로 입을 열었다. "아버님께서 금액을 정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희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얼마가 적당할지 가늠이 안 가네요. 굳이 저희더러 정하라면 돌아가서 저희 시아버님과 상의해 봐야 할 것 같네요."서 어르신: "혹시 박시준 씨 말하는 겁니까?"배유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저희 시아버님 저희 남편보다 더 까다로울 겁니다. 입장 바꿔서 아버님이라도 따님을 평범한 남자한테 시집 보내진 않을 거잖아요?"서 어르신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긴 해요. 그럼 그냥 우리끼리 얘기하죠!"배유정: "지금부터 고민해 보셔도 괜찮아요. 저희 요 이틀 동안은 여기 있을 거거든요."서 어르신: "알겠어요! 그럼 우선 연락처 먼저 교환하죠! 나중에 일이 있을 때도 서로 연락하기 편하잖아요."배유정은 진지한을 흘끗 보았고 그제서야 진지한은 휴대폰을 꺼내들고 서 어르신과 연락처를 교환했다.병원.현이는 서은준의 곁에서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했다.서은준은 장례식장에 전화를 걸어 어머니의 시신을 옮겨달라고 했다.현이가 서은준에게 물었다. "장례식 간단하게 치를 생각이에요?"서은준: "엄마 켠에도 친척들이 별로 없어."현이: "네. 그럼 어머니 계실 묘지부터 골라야죠?"서은준: "엄마가 전에 유골을 엄마 고향 연못에 뿌려달라고 했어."현이: "..."서은준: "엄마는 내
진지한: "그래요 그럼! 근처에 가까운 카페라도 갈까요."서 어르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좋아요! 사실 우리 집이 바로 병원 근처에 있는데 한 번 가보실래요? 현이도 우리 집에서 꽤 오랫동안 지냈었고 우리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랑 사이가 아주 좋았거든요."진지한은 배유정을 보며 말했다. "그럼 한 번 가볼래?"배유정: "좋아요!"서 어르신은 즉시 진지한과 배유정을 자신의 차로 안내하며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서 어르신의 집에 도착한 후 서 어르신은 즉시 하인들을 분부하여 과일과 디저트를 올리라고 했다.서 어르신은 집사를 가리키며 진지한에게 말했다. "이 사람이 바로 우리 집 집사입니다. 예전에 현이 할머니도 집사가 뽑고 집에 들였죠."진지한은 고개를 끄덕였다.서 어르신은 집사에게 말했다. "이 분은 수수 친 오빠야, 유명한 대기업의 대표 진지한 씨."집사: "진 대표님, 안녕하세요! 수수 정말 괜찮은 아이였어요, 그때 우리 모두 수수를 많이 좋아했답니다. 전에 수수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리를 듣고 많이 속상했는데 사실이 아니라니 참 다행이에요! 수수는 정말 철도 들고 씩씩한 아이였어요, 제가 봤던 아이들 중 가장 씩씩한 아이에요. 수수가 잘 지내고 있다니 정말 기쁘네요."진지한: "전에 우리 동생 잘 챙겨줘서 고마웠어요."집사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닙니다, 대표님, 별 말씀을요! 수수는 정말 자존심이 강한 아이였어요. 매번 적극적으로 맡아서 일도 잘하고 정말 괜찮은 아이에요. 우리는 그때부터 수수가 나중에 대학 졸업하고나면 꼭 잘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진지한은 집사의 말을 듣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서 어르신이 집사에게 말했다. "귀한 손님과 할 얘기가 있으니 먼저 내려가."집사는 즉시 물러났다.서 어르신은 진지한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실 현이가 우리 은준이랑 사이가 좋았다는 거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제가 현이를 은준이 곁에 안배했거든요, 그때 두 아이 나이가 비슷했기도 했고 서로 얘기도 잘 통할 거
현이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오빠, 은준 씨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어요. 저 요 며칠 동안 언니 오빠랑 놀러다닐 수 없을 것 같아요."진지한: "괜찮아. 은준이 집에 이런 일이 생겼는데 우리도 놀 기분 아니야. 은준이 어머님 장례식 참석하고 돌아갈게."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여긴 장례식을 어떻게 치르지?" 진지한을 물었다.서은준은 현이의 남자친구자 현이 또래기도 하니 현이의 오빠로서 왠지 모르게 서은준을 도와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현이: "국내랑 비슷해요. 돈 많은 사람들은 거창하게 치르고 보통 사람들은 그냥 간단하게 치르곤 해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장례식은 따로 안 치르고 직접 무덤에 묻기도 하구요."진지한: "좀 거하게 치르려면 어떻게 해야 해?"현이: "오빠, 은준 씨 어머님 장례식 치르는 거 도와줄려고요? 은준 씨 친척들도 별로 없으니까 그렇게 거하게 안 치러도 돼요."진지한: "그래. 그럼 은준이랑 어떻게 할 건지 상의해 봐.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줄게."현이: "고마워요, 오빠. 근데 안 도와줘도 괜찮을 것 같아요. 장례식 치르는데 돈 많이 들진 않을 거예요. 은준 씨도 저희가 자기 어머님 장례식 도와주겠다고 하면 받지 않을 거예요."진지한: "그래 그럼! 가서 은준이 옆에 있어줘!"현이: "오빠, 그럼 오빠랑 새언니는...""우리 걱정은 안해도 되. 나 너희 새언니랑 밖에 나가서 좀 걸을게,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전화하고.""알았어요, 오빠."현이는 다시 병실로 돌아왔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병동을 나섰다.서 어르신은 병원 건물 아래서 기다리고 있었다, 진지한과 배유정이 나오는 것을 보고 바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진 대표님, 저희 아들이 저한테 깊은 오해가 있어 현이까지 절 싫어하나 보네요. 사실 저 예전에 현이한테 정말 잘해줬어요." 서 어르신은 솔직하게 얘기했다. "사실 현이가 아주 오래 전부터 저희 집에서 일했었거든요. 그때는 현이를 키우던 할머니와 같이 우리 집 주방에
전화를 끊은 후 서은준의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현이는 서은준의 곁에 서서 물었다. "은준 씨, 왜 그래요?"서은준: "우리 엄마가 돌아가셨대. 미안하지만 당신 혼자 형님이랑 시간 보내야 될 것 같아! 난 병원으로 가야 될 것 같아."현이: "같이 가요! 어머님 방금까지 멀쩡하셨는데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두 사람은 진지한과 배유정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차를 잡으러 길가로 향했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두 사람이 급하게 차에 올라타는 모습을 바라보며 조금 당황스러웠다.배유정: "여보, 우리도 병원에 가봐요! 은준 씨 어머님이 돌아가셨나봐요."진지한: "그래."두 사람은 택시 한 대를 세우고 서은준이 탄 차를 쫓았다.병원.빠른 속도로 병원에 도착한 서은준은 함께 서있는 의사 선생님과 서 어르신을 보았다.서 어르신은 아첨하는 말투로 말했다. "은준아, 원래는 너희 엄마 보러 병원에 온 건데 내가 왔을 때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어. 너무 안타깝구나!"서은준: "당신이 오기 전에 사망한 거 확실해요? 저도 오늘 왔었어요, 제가 왔을 땐 분명 아주 멀쩡했다고요!"서 어르신: "물론 다 사실이지! 못 믿겠으면 의사한테 물어봐!""의사한테 물어볼 필요 없어요!" 서은준은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간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주머니, 우리 엄마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신 거예요? 저 사람 오기 전에 돌아가신 거예요, 아니면 오고 나서 돌아가신 거예요?"겁에 질려 있는 간호인들 부들부들 떨며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서 어르신은 분노에 가득 찬 어조로 간호인을 노려보며 말했다. "우리 아들이 묻고 있잖아요. 말해 보세요! 제가 여기 왔을 때 당신 어디 있는지 그림자도 못 봤는데 혹시 밖에서 놀고 있던 거 아니에요?"간호인은 곧바로 대답했다. "아버님께서 오셨을 때 물 받으러 잠깐 병실에 없었어요. 아버님께서 언제 오셨는지 어머님께서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정말 미안해요! 이번 달 비용은 받지 않을게요!"간호인은 말
서 어르신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다. "그게 지금 무슨 소리야? 당신 나 지금 무시하는 거야? 우리 서씨 집안이 지금 좀 상황이 안 좋긴 해도 T국에서 여전히 명망있는 가족 기업이라고! 은준이가 철이 없다고 당신까지 이렇게 무식해서 어떡하려고 그래? 은준이 뒤에 내가 없었다면 박씨 집안에서 우리 은준이 거들떠 보기나 할 것 같아?"서은준의 어머니: "그 입 다무세요! 박씨 집안에는 당신처럼 속좁은 사람 없어요! 현이 가족들은 우리 은준이를 무시하지 않는다고요! 그니까 괜히 쓸데없이 그분들 귀찮게 하지 마세요! 당신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괜한 짓 하지 말라고요!"서 어르신: "정말이야? 박씨 집안에서 정말 은준이를 반대 안 해? 어떻게 반대 안 할 수가 있지? 설마 은준이더러 A국에 가서 데릴사위라도 하라는 건가?"서은준의 어머니: "그러든 말든 당신이랑 아무 상관 없어요! 당신 여태껏 은준이 돌본 적 없잖아요. 이젠 은준이도 독립했으니 당신 도움 더 필요 없어요! 만약에 은준이 여자친구가 현이가 아니었다면, 현이가 박씨 집안 딸이 아니었다면 당신 이렇게 부지런히 저 찾아오지 않았을 거잖아요... 당신이 어떤 마음 품고 있는지 제가 모를 것 같아서 그래요?"서 어르신: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릴 지껄이고 있는 거야? 은준이 18살 때 당신이 내 곁으로 보냈잖아? 당신은 못 키우겠다고 나더러 키우라고 했잖아? 내 도움이 없었다면 은준이 저렇게 유학 다녀올 수 있었을 것 같아? 만약에 유학 떠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능력있을 것 같아? 지금 저렇게 사업할 수 있는 것도 다 내 덕분이라고!"서은준의 어머니는 화가 치밀어올라 안색이 붉으락푸르락하게 변했다. "은준이더러 대학 등록금 다 갚아주라고 할게요!"서 어르신: "이건 대학 등록금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은준이 내 아들이야, 엄연한 내 피가 흐르고 있는 내 아들이라고! 이건 변할 수 없는 사실이야! 은준이가 나중에 잘 지내던 못 지내던, 이 애비 떨쳐낼 생각은 꿈도 꾸지
현이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저었다. "저 지금은 안 가요. 저 신경쓰지 말고 당신 할 거 하면 되요."서은준: "여기 있어봤자 너한테 시간낭비일 뿐이야."현이: "저 그동안 진짜 열심히 공부하고 회사생활도 열심히 했다고요, 잠깐 쉬겠다는데 뭐가 어때서요."잠시 후 진지한과 배유정은 호텔로 돌아왔고 네 사람은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서은준의 어머니는 현이의 오빠와 새언니가 오는 것을 몰랐기에 그들이 온 것을 보고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서은준의 어머니는 몸을 일으켜 앉으려 했으나 더 이상 힘을 줄 수 없었다.현이는 전동으로 서은준 어머니의 병실 침대머리를 올려 주었다. "어머님, 저희 오빠랑 새언니 신혼여행 겸 여기 놀러 왔다 어머님이랑 은준 씨 보러 여기 들른 거예요."서은준의 어머니: "아이고, 여기까지 오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현이를 알게 된 건 정말 우리 아들의 행운이에요..."배유정: "어머님,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은준 씨도 얼마나 훌륭한데요. 그렇지 않으면 현이도 은준이를 좋아할 리가 없잖아요."서은준의 어머니: "듣기론 현이 집이 엄청난 부자라던데... 혹시 우리 은준이 반대하는 건 아니죠?"배유정: "어머님, 저희도 사람 됨됨이와 인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은준이랑 현이 일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두 아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거라면 그 누구도 갈라놓을 수 없을 거예요."서은준은 어머니: "네... 정말 고마워요! 유일하게 걱정되고 마음이 놓이지 않는 게 바로 제 아들이에요. 현이네 집에서 우리 아들 너무 얕보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우리 아들이 자존심이 강하거든요..."진지한은 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서은준의 어머니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를 포함한 우리 가족 그 누구도 어머님 아들 무시하는 일 없을 겁니다."현이는 오빠가 이런 말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깊은 감동을 받은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서은준의 손을 꼭 잡았다.진지한은 병실에서 잠시 머물다 나갔다.현
현이는 긴장감에 밥이 입으로 들어갔는지 코로 들어갔는지 모를 정도로 아무 맛도 느끼지 못했다.서은준과 큰 오빠의 대화는 기본적으로 중요한 얘기들을 다 꺼냈고 생각보다 훨씬 순조로웠다.큰 오빠도 화를 내지 않았고 서은준 역시 화나지 않은 것 같아 보였다.사실상 이미 그녀의 걱정과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였다.하지만 현이는 여전히 마음이 무거웠다."은준 씨, 좀이따 저희 남편이랑 병원에 가서 어머님 한 번 찾아뵙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식사를 마친 후 배유정이 서은준에게 물었다.서은준: "좋아요."현이: "어머님께 미리 말씀 드릴까요?"서은준: "괜찮아. 이따 가서 직접 소개해 드리면 돼."서은준 어머니의 상태는 나날이 악화되고 있었고 휴대폰을 안쓴지 이미 오래 되었다.보통 간호인이 매일매일 서은준에게 어머니의 상태에 대해 보고하곤 하였다.배유정: "사업도 하느라 어머님도 챙기느라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보통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무너졌을 텐데."서은준: "현이의 예전 생활은 저보다 더 어렵고 힘들었어요. 현이도 무너지지 않고 씩씩하게 잘 버텼는데 저도 잘 이겨낼 겁니다."배유정: "하하! 둘 다 씩씩한 사람이라 좋네요. 지금이든 나중이든 어떠한 곤난도 두 사람을 무너뜨리지 못할 거예요."현이: "언니 정말 너무 좋아요! 언니는 정말 제가 봤던 사람들 중 저희 엄마 제외한 가장 부드러운 사람이에요."배유정은 현이의 칭찬에 얼굴이 빨개졌다.진지한: "너희 언니가 이 말 들으면 서운했을 거야."현이: "언니는 당연히 다르죠! 제 마음속 언니는 부드러운 성격이 아닌 용감하고 씩씩한 슈퍼 히어로같은 존재니까요."배유정: "라엘이 성격에 슈퍼 히어로가 되는 걸 더 좋아할 거예요."현이: "아무튼 언니는 절대 저와 이런 걸로 다투지 않을 거예요."배유정: "당연하지. 다들 배 부르게 먹었어? 다 먹었으면 오빠한테 계산하라고 할게."이 말을 들은 진지한은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때 서은준도 일어나며 말했다. "제가 계산할게요."현이는 애원하듯
현이가 말을 마친 후 서은준도 입을 열었다. "우선 열심히 일하고 제가 어느 정도 능력이 될 때 다시 책임지고 싶습니다."진지한은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 "사업이 그렇게 쉬울 것 같아? 그럼 사업이 실패하면 어떡하려고? 혹은 계속 미지근하게 아무런 진전도 없으면?"서은준: "형님이 말하신 것처럼 사업에 실패하거나 아무런 성과도 이뤄내지 못한다면 현이 고생시킬 생각은 없습니다."진지한: "자기 분수는 잘 알고있네."현이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큰 오빠, 은준 씨 사업이 실패하거나 아무 성과를 이뤄내지 못한다고 해도 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적어도 돈 때문에 은준 씨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배유정은 다시 한 번 진지한의 손을 잡으며 진지한의 말이 심했다고 일깨워 주었다.다른 사람에게 차갑고 날카롭게 공격적일 순 있어도 현이에게 이렇게 공격적이진 못했다.현이 역시 자신의 말이 다소 부적절하다고 느꼈는지 말투를 누그러뜨리며 말했다. "큰 오빠, 전 그냥 돈이 한 사람을 판단하는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뿐이에요. 그리고 저희 집 이미 충분히 돈 많잖아요. 아무리 돈 많은 상대를 찾는다고 해도 저희 집보다 돈이 많은 사람은 찾기 어려울 거예요. 어차피 우리 집보다 돈이 많은 게 아니라면 돈이 많은 사람을 찾든 좀 적은 사람을 찾든 다 똑같잖아요."배유정: "현이 말이 맞아요. 가장 중요한 건 사람 됨됨이고 두 사람의 감정이에요. 만약에 상대방이 서은준 씨보다 돈이 더 많지만 현이한테 잘하지 않는다면 그런 남자에게 현이를 억지로 시집 보내는 건 아무 의미 없잖아요."진지한: "우리 집 조건만 봐도 현이한테 잘해주지 않을 남자는 없어."배유정은 할 말을 잃었다.진지한이 말한 것 역시 사실이였기 때문이다.현이가 누구에게 시집을 가든 함부로 현이를 건들지 못 할 것이다.이것이 바로 친정이 재력가인 힘이었다.현이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얘기했다. "다른 사람들이 제게 잘해주는 이유가 저희 집안 때문이라면 서은준 씨는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