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숨결이 가까이에서 느껴졌다. 따라서 은은한 알콜향이 코를 찔렀다.그녀는 그가 정말 술에 취한것이라고 생각했다.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많은 직원들 앞에서 그녀의 팔을 잡아당겨 이런 민망한 상황을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술도 못 마시면서 쎈척은..." 진아연은 그의 무릎에서 일어나려고 했다.하지만 그가 그녀의 허리를 꼭 끌어안고 있어 움직일 수 없었다."진아연... 우리 술 한 잔만 더 할까..." 그는 술병을 들고 잔에 와인을 천천히 따랐다. "너도... 어젯밤에 왕기춘 잡았다고 술에 취했잖아?"그 순간 허리를 잡고있던 그의 손이 느슨해졌다.그리고 그녀는 바로 그의 무릎에서 일어났다.그녀는 위정이 엎드려 있는 곳을 보았... 지만... 사라졌다?"박시준 씨! 위정 오빠는요?!" 잘생긴 얼굴로 그녀의 정신을 쏙 빼놓다니. 그녀는 박시준이 왜인지 모르게 점점 교활해지는 것 같았다.분명 그가 그녀를 끌어당겼을 때, 그의 부하들이 위정 오빠를 데려갔다고 생각했다."너무 취한 거 같아서 쉬라고 우리 부하들이 편하게 모신 거니 걱정 마." 그리고 박시준은 그녀의 앞으로 와인이 담긴 잔을 건네며 말했다. "그렇게 걱정하는 표정 짓지 마. 아무 짓도 안 해."그때 갑자기 진아연의 핸드폰이 지이익 움직였다.그녀는 문자 메세지를 보았다.위정이 보낸 것이었다.- 아연아, 나 괜찮아. 박시준이 오늘 계속 노 교수님 제자에 대해서 물어보길래. 혹시나 들킬까 봐 어쩔 수 없이 취한 척할 수밖에 없었어. 그러니 너도 조심해.그의 문자를 본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왜인지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렸다.그리고 그녀는 복잡한 표정으로 박시준을 바라보았고 그의 손에 들린 잔을 빼앗아 와인을 한 모금을 마셨다."아까... 나가서 뭐 했어?" 박시준은 더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그와 같이 있을 때마다 그녀는 매번 혼란스러웠고 흔들렸다.그는 위정과 술을 마시면서도 모든 신경은 그녀에게 쏠려있었다."박시준 씨, 아까 전에 한 말 잊으셨어요?" 그녀는 옆에 있는
왕은지가 고민하겠다는 말을 한순간, 그녀는 자신의 제안을 수락했다는 의미였다.다음날.ST그룹.회장실.그의 뒤로 쏟아져 내리는 햇빛은 대표실 전체를 밝혔다.박시준은 예전에 수집했던 노경민 교수의 대학원생 목록을 다시 훑어보고 있었다.어젯밤, 위정의 말에 따르면 노 교수님의 제자는 중년 남성도 남자도 아니다.그것만으로도 범위가 많이 좁혀졌다.그리고 그의 눈에 갑자기 들어온 진아연이라는 이름 세 글자.진아연 역시 노경민 교수의 수업을 들었던 대학원생이었다.진아연은 대학원을 졸업한 후, 별도의 의료 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처음부터 그녀를 배제했다.그녀의 경력은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연구 와 논문 발표.그는 논문 사이트를 통해 그녀가 올린 논문을 천천히 살펴보았다.그녀가 쓴 논문을 한번 살펴봤지만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어 바로 껐다.혹시 진아연이 그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면?그녀가 실력이 없었다면 노경민 교수는 그녀를 자신의 학생으로 들이지 않았을 것이다.위정이 말했다. 자신이 노 교수님의 제자가 되기엔 능력이 부족해 조수가 되었다고 말이다.하지만 진아연은 분명 재능이 있는데도 졸업 후, 왜 의료계에서 일하지 않았을까?정말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 였을까?돈을 벌려고 했다면 왜 그녀는 굳이 대학원에 들어가 노경민 교수의 수업을 들으며 2년이라는 시간을 낭비했을까?박시준은 인상을 찌푸리며 펜을 들고 종이에 그녀의 이름을 적었다.노경민 교수님이 합류한 뒤, 앤 테크놀로지는 확장되었다.그리고 다음 행보로 앤 테크놀로지는 마이크를 합류시켰다.그녀의 회사 수익의 대부분은 마이크의 합류로 시작되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였다!그리고 마이크는 조지운에게 자신이 아주 대단한 해커라고 말했다.하지만 역시나 인터넷에서는 그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그렇게 대단한 해커라면 굳이 진아연 밑에서 일하지 않아도 될 텐데. 대체 왜?박시준은 마이크 이름 뒤에 물음표를 썼다.묘지.진아연은 어머니와 아이들을 데리고 아버지를 보기 위해
그녀는 원래부터 새엄마인 왕은지와 합의할 생각이 없었다.그녀는 일부러 왕은지에게 한 줄기의 희망적인 말을 건넸고 오늘 그 희망을 무참히 짓밟아버렸다.그녀는 왕은지에게 배신의 쓴 맛을 보여주고 싶었다!"하, 그래...! 좋아! 진아연, 알겠어!" 왕은지는 입술이 새파래졌고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나도 돈줄 생각 없었어! 내 돈은 무슨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줄 알아?!""그럼. 당신의 동생이 나중에 죽어서 구천을 떠돌 때 당신을 원망하지 않기를 바랄게요." 진아연은 비웃으며 말했다. "횡령한 그 돈을 두 분이서 어떻게 나눴는지 알 수도 없으니."왕은지는 혈압 때문에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었다!"지, 진아연... 너... 정말...! 내가 너 절대 용서 못 해!... 동생의 복수! 내 딸의 복수... 내가 너 끝장내 줄 거야!""하, 왜요? 청부 살인이라도 하시려고요?" 진아연은 말했다. "A국이 예전과 같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에요. 5년 전의 낡아빠진 치안 시스템이 아니라고요. 알겠어요? 해볼 테면 해보세요. 뜻대로 되지 않을 테니깐! 청부 살인에 가담한 모든 사람들은 다 사형일 테니!"왕은지는 그 말을 듣고는 얼굴이 창백해져서 전화를 바로 끊었다.장희원은 걱정스럽게 아연이를 쳐다보았다. "왕은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거야?"진아연: "해외에서 미용 사업으로 적잖은 돈을 벌었다고 들었어요."장희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엄마, 그 여자가 창업한 돈... 모두 횡령한 돈으로 한 거야." 진아연은 엄마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 "저들이 무슨 짓을 해서 자신들 회사를 키운건지 난 상관 안 해. 그저 아빠를 몰아세우고...! 진명그룹을 파산 직전까지 만들어 버린 거! 나 그거 다 갚게 만들 거야!"장희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 하지만 그녀의 딸이 너무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떴어. 그것만으로 그녀는 이미 지옥 속에서 살고 있을 거야. 아연아... 돈이 많고 없고는 중요하지 않아. 난... 우리 딸이 그저 평범한
다음날.조지운은 숙취의 고통을 견디며 회사에 왔다.박시준은 그를 힐끗 쳐다보고 나서 물었다. "왜 이 정도로 술을 마신 거야?""마이크가 어젯밤 일부러 저에게 술을 마시게 한 것 같아요. 묻기도 전에 취해 버렸어요." 조지운은 머리가 깨질 것 같았다. "비록 아무것도 묻지 못했지만 머리에 흉터가 있는 것을 발견했어요.""흉터가 선명해?""네. 뇌외과 수술을 받은 것 같아요. " 조지운은 어젯밤 마이크에게 업혀 호텔까지 갔다.가는 길에 금발 머리에 숨겨져 있던 마이크의 비밀을 우연히 알게 된 것이다.오늘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예상대로 그는 마이크와 같은 침대에 누워 있었다.하지만 이번에는 화를 내지도 마이크를 발로 차지도 않았다.대신 마이크가 잠든 틈을 타 그는 금발 머리를 뒤로 넘기고 휴대폰을 들고 봉합된 수술 자국을 찍었다."이거 보세요." 조지운은 자신이 몰래 찍은 사진을 박시준에게 보여줬다. "이렇게 큰 흉터는 뇌외과 수술을 받고 생긴 게 확실해요.""뇌외과 수술이 작은 수술은 아닌데..." 사진을 본 박시준이 중얼거렸다. "다음에 만나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봐봐. 다음에는 술 마시지 말고 직접 물어봐. 돌아가서 쉬어! ""알겠습니다." 조지운은 머리가 어지러웠지만 의식은 또렷했다. "대표님, 마이크를 조사하시는 이유가 진아연 씨 때문인가요?".박시준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그녀가 이상한 것 같지 않아?""네! 저도 진아연 씨가 아주 이상한 것 같아요! 분명 대표님을 사랑하는데 왜 이혼한 거예요?" 조지운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시은이를 질투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시은이는 특별한 사람이니 좀 더 관대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이 부분은 약간 실망스러워요."박시준: "..."동문서답이었다."일단 돌아가서 쉬고 술이 다 깰 때까지 회사에 나오지 마." 박시준은 의자를 돌리고 나서 말했다.진아연이 그와 이혼할 때, 그녀는 시은이 지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그래서 그는 진아연을 원망한 적이
전화는 조지운에게서 걸려온 것이었다."마이크 뇌에 악성 종양이 있었다고 해요. 심할 땐 혼수상태에 이르러 의식까지 잃곤 했다는데, 결국 노 교수가 종양 제거 수술을 해줬다고 하네요." 조지운이 말했다.박시준: "아직도 그가 왜 아연이와 협력하는지 얘기 안 해?""얘기했어요. 드론을 좋아하는데 마침 진아연 씨의 손에 진준이 연구·개발한 시스템이 있었대요. 그가 진준이 연구·개발한 시스템을 보완하고 나니 너무 만족스러워 진아연과 협력하여 회사를 설립했대요."이 대답은 흠잡을 데 없었다.전화통화를 마친 박시준은 레스토랑에 들어섰다.그는 왕은지가 싫었지만 지금은 심윤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기에 티를 낼 수 없었다.그가 식당에 들어서자 심윤이 그에게 다가가 말했다. "시준 씨, 미안해요. 저도 왕 아줌마와 처음 만나는 거라 진아연의 계모인줄 몰랐어요. 평소에 아빠와 연락을 잘 하지 않다 보니 아빠도 저한테 미리 말해주지 않았네요."박시준은 그녀의 설명을 들은 후 테이블로 성큼성큼 걸어가 자리에 앉았다."안녕하세요, 아저씨." 그는 심윤의 아버지에게 인사를 건넸지만왕은지에 대해서는 투명인간 취급을 했다."시준 씨, 안녕하세요." 심윤의 아버지는 어색하게 웃으며 인사를 했다. "미안해요. 외국에서 오래 살았고 은지와 과거 이야기를 한 적이 없어서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몰랐네요.""괜찮습니다, 아연이와는 이미 이혼했어요." 박시준이 홀가분하게 말했다.왕은지는 박시준이 자신에게 편견이 있는걸 보고 잠시 뜸을 들이다가 입을 열었다. "시준 씨, 지난 일은 미안했어요. 아연이에게도 미안하다고 전화했어요. 사과의 뜻으로 1조를 배상하겠다고 제안했는데 거절하더라고요."박시준은 왕은지를 힐끗 보았다.심윤이 놀라며 물었다. "1조가 있어요?"금액이 너무 컸다!그녀는 왕은지가 이토록 부자일 줄 몰랐다."지금 수중에 그렇게 많은 돈은 없어요. 하지만 회사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일종의 성의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왕은지는 안타까운 듯 말했다.
시은은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오빠의 엄숙한 모습에 고개를 숙이고 침묵을 지켰다.스타팰리스 별장.마이크는 거실에서 자신의 주량이 얼마나 쎈지어떻게 거짓말로 조지운을 속여 넘겼는지 자랑하고 있었다."아연아 나 참 대단하지 않아?" 마이크는 그녀의 칭찬을 기다렸다. "조지운이 대표에게 달려가 보고했을 거야. 그러니 걱정하지 마. 박시준이 이젠 널 의심하지 않을 거야."진아연은 사과 하나를 깎아 그에게 건넸다. "드디어 머리가 돌아가는구나.""야!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내 머리 원래도 잘 돌아가거든!" 마이크는 씩씩거리며 사과를 한 입 베어 물고 말했다. "난 그냥 생각하기 귀찮아서 그런 거지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셜록 홈즈도 내 상대가 안 돼."이때 라엘이 화보집을 들고 나왔다."엄마, 이 아저씨는 누구야? 너무 잘생겼어! 내 마음에 들어!"라엘은 진아연의 방에서 나오며 말했다.진아연은 딸의 손에 들린 화보집을 보고 곧바로 과일칼을 내려놓았다."라엘아 왜 또 엄마 물건을 뒤적인 거야?" 진아연은 화보집을 가져왔다.이것은 김세연 화보집이었는데진아연은 그의 열성 팬이었다."엄마, 안 보여주려면 잠갔어야지!" 라엘이 억울한 얼굴로 말했다. "왜 나한테 보여주면 안 돼? 나도 이렇게 잘생긴 아저씨가 좋아!"한이는 앨범을 힐끗 보고 한마디 했다. "얼빠.""엄마가 좋아하는 거야. 나를 얼빠라고 한다는 건 엄마가 얼빠라는 말이랑 똑같아." 라엘이 말했다.한이는 말로 그녀를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해 돌아서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라엘은 진아연의 품에 안겨 애교를 부렸다. "엄마, 나중에 남자 친구를 찾을 때 이 잘생긴 아저씨를 기준으로 찾아봐. 이렇게 멋진 아저씨랑 결혼한다면 외할머니도 반대하지 않을 거야."이 말을 들은 장희원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진아연은 관자놀이가 지끈거렸고 딸을 교육하려고 할 때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밤 9시였다.평소 여소정을 제외하고는 찾아오는 사람이 없었고여소정은 밤에 찾아온 적이 없었다.마이크
애초에 시은이의 행방을 찾기 위해 2,000억을 내걸었고 이 소식은 전국적으로 이슈가 됐었기 때문에,그는 진아연이 모르고 있었다고 믿지 않았다.진아연은 그가 따져 묻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그의 말투는 마치 그녀가 시은이를 집으로 납치라도 해온 것처럼 들렸다.그때 그녀는 시은이 열이나 다른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열이 난 시은이를 그에게 돌려보냈다면 그녀 때문에 열이 난 거라고 할 기세였다."맞아요!" 그녀의 목소리가 거칠게 들려왔다. "당신이 미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아주 좋았어요."갑자기 눈앞이 까맣게 되었고방안의 불이 꺼졌다!거실 조명만 꺼진 것이 아니라 별장 전체의 전기가 나간 것이었다!"아!" 시은이가 겁에 질려 소리를 지르며 다급히 안아줄 사람을 찾아 헤맸다.그때 마이크가 화를 버럭 냈다. "나를 왜 안는 거예요? 이거 놔요!""무서워! 무서워!" 시은이는 놀라서 계속 외쳤고마이크는 한숨을 쉬며 체념했다.안고 있으라지, 어차피 안는다고 해서 잃을 것도 없는데지능이 모자란 여자와 이런 걸 왜 따지겠냐 싶었다.게다가, 박시준이 곧 와서 그녀를 데려가리라 생각했다.마이크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박시준의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들려왔다. "네 아들이 시은이를 학교 밖으로 데려간 거지? 그렇지? 당신이 그러라고 시켰어?"마이크: "???"박시준이 왜 이러는 거지?그가 아끼는 시은이가 두려움에 비명을 지르고 있는데 신경 쓰지도 않고 진아연과 계속 말다툼을 하고 있다니!"그래요! 내가 내 아들에게 그렇게 하라고 했어요!" 진아연의 목소리는 그의 목소리보다 더 커 압도적인 기세를 보여줬다. "내가 일부러 아들에게 시은이를 집에 데려오라고 했어요. 당신 여자가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지 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바보일 줄은 몰랐네요!"그가 그녀를 모함해도 상관없지만 한이를 끌어들이는 건 참을 수 없었다.그의 연속되는 질문에 그녀는 이성을 잃고 말았다.그가 그녀를 이렇게 악랄한 여자로 생각하고 있으니 그에
그녀는 문을 쾅 닫고 안에서 잠갔다.싸움이 끝난 것을 본 마이크가 시은이를 데리고 나왔다."안녕! 박 씨..." 마이크는 진아연을 위해 몇 마디 하고 싶었지만박시준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를 흘겨보고 말했다. "닥쳐!"마이크는 입을 다물고 그가 시은에게 다가가 데려가는 것을 지켜보았다.별장에서 나오니 밖에는 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있었다.박시준은 재킷을 벗어서 시은의 머리에 씌웠다.차에 들어선 시은이는 재킷을 꼭 껴안고 까만 눈동자로 창밖의 별장을 바라보았다.박시준은 그녀에게 안전벨트를 매주면서 쉰 목소리로 말했다. "시은아, 그만 봐.""오빠, 미안해..." 시은이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시은아, 네 잘못이 아니야. 아무에게도 미안하다고 말할 필요 없어." 박시준은 손을 내밀어 그녀의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었다.시은이는 슬픈 얼굴로 울었다. "오빠, 내 탓이야, 내가 수술이 무서워서... 그래서 혼자 도망쳤어... 내가 한이에게 데려가 달라고 부탁했어..."그녀는 마침내 용기를 내 사실을 바로잡으려 했다.박시준의 머릿속에 진아연의 차가운 눈빛이 떠올랐다.그녀는 왜 사실을 말하지 않은 걸까?그가 화나면 그녀는 쾌감을 느끼는 건가?"오빠, 아연이 언니한테 뭐라 하지 마... 아연이 언니는 나에게 잘해줘... 너무 아파서 힘들어할 때 아연이 언니가 옆에서 돌봐줬어..." 시은이는 울먹이며 그날 밤 일을 떠올렸다. "나한테 주사를 놔줬는데..."박시준은 티슈로 그녀의 얼굴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고 침을 삼키며 물었다. "네가 한이한테 집에 데려가 달라고 했어? 그 뒤로 아팠고 진아연이 널 치료해줬어... 그 후론? 그녀가 널 병원에 데려갔어?"시은이는 눈물을 흘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기억이 안 나... 그냥 아연이 언니가 나에게 친절했던 것만 기억나. 오늘 밤은 아연 언니 같지 않았어... 근데 나쁜 사람이 아니야...""널 바보라고 했는데 화나지 않아?" 박시준은 눈시울이 붉어졌다.지금 생각해도 여전히 가슴이 아팠다.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