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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장

작가: 젠모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그의 얼굴이 그녀에게는 악마처럼 보였다.

"왜요?"

진아연은 어렵게 말을 꺼냈다."당신이 아이를 가지고 싶지 않더라도 이렇게까지 얘기할 필요는 없잖아요!"

박시준의 깊은 눈빛에서 오싹한 한기가 느껴졌다.

"내가 말을 이렇게 하지 않으면 너가 행여나 말귀를 못알아 들을가봐."

진아연은 심호흡을 하며 그의 얼굴에서 시선을 뗐다.

그녀는 자신이 곧 멸망의 나락으로 발을 들여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녀의 이런 반응은 그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진아연, 설마 너 내 아이를 가지고 싶은 거야?"

진아연은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내 경고를 무시하지 마. 내가 어떤 사람인지 너도 알잖아. 난 말보다 행동이 더 극단적인 사람이야. 죽고 싶지 않다면 날 건드리지 마."

그는 창밖을 바라보며 날카로운 말을 아무렇지 않게 꺼냈다.

진아연은 주먹을 쥐면서 말을 꺼냈다.

"당신 아이는 안 낳을 거니깐 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당신을 얼마나 미워하는지 당신도 잘 알고 있잖아요. 지금 급한 건 이혼 문제죠!"

이 아이는 그 사람만의 아이가 아니다.

만약에 아이를 낳더라도 이 아이는 내 아이일 뿐.

아이들이 자라면 아버지는 죽었다고 말할 것이다!

"아직 때가 아니야. 어머니의 몸 상태가 좋아질 때 말할 거야."

그녀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박시준의 어조는 훨씬 차분해졌다.

그는 자신이 그녀가 원하는 남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도 너무 오래 끌면 안 돼요."

그녀는 약간 불안해하며 인상을 찌푸렸다.

오래 끌면 배가 더 커지게 될 것이니까.

그때는 숨기지도 못할 테니 당연히 강제로 아이를 지우겠지.

"급하게 이혼할 만큼 무슨 급한 일이라도 있는 건가?"

박시준의 시선이 차갑게 그녀의 얼굴에 꽂혔고 마치 뭔가 꿰뚫어보기라도 하듯이 되물었다.

진아연은 바짝 긴장이 되었다.

"아니요! 급한 일은 없고 그냥... 그냥 당신과 같이 있고 싶지 않아요. 당신과 함께 있으면 너무 우울해지거든요, 몰랐어요?"

박시준은 다시 입꼬리를 올리며 말을 했다.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해도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지."

진아연은 입을 비쭉거리며 말했다.

"어쩐지... 당신이 절 마음에 안들어 하는것 같다라구요. 근데 전 할 말 못 하면 답답해서 못참는 성격이라."

박시준은 자신의 마음을 다시 한번 돌이켜보았고 결론은 그녀가 잘못해서 자신이 이렇게 화가 난 거라라고 판단했다.

"자신의 아내가 술집 여자처럼 다른 남자 곁에서 놀아나는걸 용납할수 있는 남자는 이 세상에 없어."

"뷔스티에를 입으면 다 술집 여자예요? 회식 자리에 나가면 다른 남자랑 다 그 짓을 하는 건가요? 그럼 남자들이 회식자리에 나가는건 어떻게 받아들여야 되나요?"

진아연은 그의 말에 반박했다.

"제 목에 칼이 들어와도 저는 어제 잘못한 게 없어요."

그들은 완전히 다른 두 별에서 온 사람 같았다.

같은 인간이라는 것 외에는 너무나도 다른 두 사람.

"그 말은 다음에도 이렇게 하겠다는 건가?"

박시준은 등골을 서늘하게 만드는 소름돋는 미소를 지었다.

진아연은 본능적으로 그와 최대한 멀어지게 몸을 움츠리며 말했다.

"술도 못 마시는데 제가 뭐하러 술자리에 가겠어요. 하늘이 무너져도 술 안 마실 거예요."

뱃속의 두 아이를 두고 그런 모험을 할 리가 없다.

아버지의 회사가 파산할 지언정 돈을 위해 그녀는 다른 남자들과 술이나 마시면서 몸을 팔 생각은 없었다.

그녀의 대답은 그의 타오르는 분노를 가라앉혔다.

차는 별장에 도착했다.

차가 멈추자 진아연은 도망치듯 곧바로 차에서 내렸다.

박시준은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힐끗 쳐다보더니 운전사에게 지시를 내렸다. "회사로 가자."

......

차가 떠나자 진아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낮잠을 자고 일어나보니, 오후 2시 반.

그녀는 진명그룹에 도착했다.

그녀는 빚을 갚기 위해 아버지의 집과 자동차, 상가를 모두 팔기로 결정했다.

먼저 현금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들을 팔아 갚을 수 있을 만큼 빚을 먼저 갚은 뒤, 투자처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은행은 이미 가능성이 없다.

어젯밤 두 은행장의 기분을 상하게 하였으니 절대로 돈을 빌려주지 않을게 뻔했다.

"아연아, 자책할 필요 없다. 어젯밤에 술을 마셨더라면 그들은 더한 무리한 요구를 했었을 거야."

부회장은 인상을 찌푸리며 말을 했다.

"네가 그런 여자가 아니니까 나도 너에게 그렇게 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지."

진아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라고 시키셔도 저는 그렇게 하지 않았을 거예요."

부회장은 얼굴을 살짝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 리스트를 하나 작성해봤는데 리스트 안에 있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모두 자산이 있는 사람들이야. 우리 회사에 투자를 할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지. 한 사람만 설득해도 투자를 받아 회사를 되살릴 수 있을 거야."

진아연은 리스트를 받아 빠르게 훑어보았다.

리스트의 첫 번째 줄은 이름, 두 번째 줄은 성별, 세 번째 줄은 상대방이 설립한 회사, 네 번째 줄은 상대방의 현재 자산, 다섯 번째 줄은 연락처였다.

연락처가 있는 사람도 있고 없는 사람도 있었다.

"연락처가 없는 분들은 어떻게 연락을 하나요?" 진아연은 물었다.

부회장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 사람은 회사에 직접 찾아가 약속을 잡을 수밖에."

진아연은 리스트 내의 이름들을 다시 살펴보았다.

눈에 띄는 이름이 있었다.

리스트의 두 번째, 바로 "박시준".

박시준, 남, ST그룹, 1000억 이상의 자산.

연락처: 없음.

진아연은 일부러 담담한 척하며 물었다. "박시준이 그렇게 부자인가요?"

그녀는 당황한 마음을 숨기려고 물을 천천히 마시며 아무렇지 않은척 했다.

"그냥 추측일 뿐이야. 그가 보유한 자산은 그 이상이겠지. 부회장은 단언하였다. "인터넷이 막 개발되던 시절에 ST그룹을 창업했으니 지금의 인터넷이 부흥한 만큼 그의 자산도 늘었겠지."

"네..."

"안타깝게도 그의 연락처는 구하지 못했다. 직접 ST그룹에 가야만 만날 수 있겠지. 그를 찾기로 결정한다면 나와 같이 가자꾸나."

진아연은 고개를 힘껏 저었다.

"아니요. 그를 찾아가지 않을 거예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녀는 펜으로 그의 이름을 목록에서 지웠다.

그는 결코 돈을 빌려주지 않을 것이고 그에게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모욕일 뿐...

저녁에 집에 가는 길에 그녀는 약국에 들렀다.

약국에서 멍을 가시게 하는 혈액순환 약이나 사려고.

약사가 추천해 준 약을 보던 중 문뜩 생각했다.

"혹시 임산부도 이 약을 바를 수 있나요?"

약사가 말했다.

"사용을 안하는 게 좋습니다. 혹시 임신하셨나요?"

진아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약사는 곧바로 약을 치워두고 다른 약 몇 병을 가져왔다.

"임신 몇 개월이세요? 배가 아직 안 부른 걸 보니 지금 필요한 건 칼슘 보충제인 것 같네요. 이 칼슘 보충제는 영양 흡수 효과가 특히 좋아서 산부인과 교수들이 많이 처방하는 약이에요!"

결국 그녀는 칼슘 보충제를 구매하여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 식사 시간이 지났지만 이모님은 여전히 그녀를 위해 음식을 준비해 두었다.

"사모님, 어디 불편하세요?"

약국의 로고를 보고 이모님은 물었다.

진아연은 봉지를 뒤로 숨기면서 말을 했다.

"...그냥 멍에 좋은 약이에요."

"집에 멍을 없애고 혈액순환에 도움 되는 약이 있어요. 웬만한 약들은 집에 다 있어요. 다음에 약이 필요하시면 제가 가져다드릴게요."

이모님은 웃으며 말했다.

"네, 그럼 저는 먼저 방에 가서 쉴게요."

방으로 갈려고 몸을 돌리다가 뒤에 서있는 박시준의 품에 부딪혔다.

그가 뒤에서 이모님과 그녀가 하는 대화를 듣고 있었다.

그녀가 약을 뒤에 숨길 때 우연히 봉지 안의 약을 보게 되었다.

"왜 거짓말을 하는 거지?"

의심 가득한 눈으로 그는 봉지 안의 칼슘 보충제를 보고 있었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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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은
휠체어에 타 있는데 품에 부딪힌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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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날 밤은 아주 고통스럽고 길었다.모든 것이 멈췄을 때 그녀는 지쳐서 잠이 들었다.다음날.ST그룹.박시준은 여느 때와 같이 아침 10시쯤 회사에 도착했다.사무실에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성빈이 들어왔다."어젯밤에 룸에 찾으러 갔는데 못 만났네. 진아연과 일찍 집에 돌아간 거야?"박시준은 인상을 찌푸렸다. "그 얘기 하려고 온 거야?"성빈은 머쓱한 웃음을 지으며 서류를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이건 지난 몇 년 동안 진명그룹이 공개한 재무 보고서야. 대충 봤는데 문제가 상당히 크더라고." 그는 하던 말을 멈추고 박시준의 눈치를 살폈다. "진명그룹의 재무 총책임자가 최소 4000억을 빼돌렸어. 그 재무 총책임자가 진준 회장님 아내 분의 남동생이라 하더라고."박시준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성빈의 말이 사실이라면 진명그룹의 파산의 원인은 신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다른 이유도 있는 것이다."이 일의 교훈은 아내를 찾을 때 잘 보고 찾아야 된다는 걸 알려주는 거지." 성빈은 감탄했다. "진준 회장님께서 왕은지와 바람을 피우지 않았더라면 진 씨 집안이 이렇게까지 되지 않았을 텐데 말이야."박시준은 차갑게 말을 했다. "이 일을 통해서 여자가 바로 성공으로 가는 길의 걸림돌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거지."성빈은 웃으며 물었다. "너... 정말 진아연과 이혼하기로 마음을 먹은 거구나! 그래서 이혼은 언제 할 거야? 돌싱이 된 기념으로 파티 열어야지?"박시준의 눈빛은 차가웠다. "할 일도 없나 보지? 한가해?"성빈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헛기침을 하며 무안해 했다. "아니. 바쁘지... 근데 말이야. 목에 있는 상처에 약은 안 발라도 되겠어? 고양이에게 긁힌 줄 알았네. 어젯밤 아주 뜨겁게 보냈나 봐!"박시준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꺼져!" 성빈은 부리나케 도망쳐 나갔다.성빈이 떠난 후 얼마 되지 않아 강진이 박시준의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시준아, 바빠? 업무 외로 말할 게 있는데." 강진은 조심스럽게 문을 닫았다.박시준은 이메일을 확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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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진은 박시준의 화를 더욱 불태웠다."시준아, 진아연은 결혼 전에 박우진과 연인 사이였어. 과거는 과거일 뿐이니까 문제 될 건 없지만. 결혼을 하고 나서도 너의 조카와 계속 바람을 핀 거야! 네가 깨어나지 않을 것 같으니까 자기들 마음대로!"박시준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차가운 눈빛이 산모 건강 파일을 꿰뚫을 것 같았다."두 사람이 이런 짓을 한건 너의 재산을 노린 것 같아. 모든 사람들이 당신이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할 때 진아연이 너와 결혼해서 아이를 임신하게 되면 재산은 자연스럽게 진아연의 손에 넘어가게 될 테니까.두 사람의 계획이 아주 치밀했어! 하지만 당신이 깨어나면서 그들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지.""나가! 박시준은 강진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강진이 한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이 더러운 사실이 세상에 밝혀지자 그는 혐오감을 느꼈다.강진은 억울했지만 그의 기분을 충분히 이해해줬다.그녀는 나가면서 조심스럽게 문을 닫았다.박시준은 숨을 내쉬는데도 화가 나 속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넥타이를 거칠게 풀고 다시 파일을 집어 들어 다시 빠르게 내용을 스캔했다.‘박우진’이라는 이름이 다시 눈에 들어오자 그의 눈에는 이제 살기가 느껴졌다.맏형의 가족이 자신의 재산을 탐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진아연이 그들 편이였다니!하마터면 그들의 함정에 빠질 뻔했다.어제 진아연과 같이 있었던 밤을 생각하면 그는 분노를 더 이상 억누를 수 없었다.......별장.침실.진아연은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문이 큰 충격에 의해 열리면서 커다란 소리를 냈다.그녀가 눈을 뜨기도 전에 누군가가 그녀를 거칠게 끌어당겼다."진 아가씨, 실례하겠습니다!" 박씨네 집 경호원이 그녀를 침대에서 들어 올렸다.그녀가 놀라서 물었다. "뭐 하는 짓이에요! 날 어디로 데려가는 거예요?!""병원, 아이를 지우러요." 경호원의 대답에 그녀를 순식간에 온 몸이 얼어붙었다.박시준이 임신한 걸 안거야?어떻게 알았지?누가 알려줬지?"박시준 씨는요?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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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혼 첫날밤, 식물인간 남편이 갑자기 눈을 뜨다   제3177장

    3년 후.A국, 공항.현이는 둘째 오빠와 함께 공항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3년이야 3년! 남자친구라는 사람 드디어 너 찾으러 오는 거야!" 박지성은 현이를 놀리며 얘기했다. "설마 너랑 헤어지러 오는 건 아니겠지? 어쨌든 3년 동안 못 만났는데 사람 일은 모르는 거야."현이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둘째 오빠, 저 지금 저주하시는 거예요? 비록 3년 동안 못 만났지만 매일매일 영상통화 하면서 서로 얼굴 봤거든요!"박지성은 툴툴거리며 말했다. "사이버 연애하는 거랑 뭐가 다르냐?"현이: "어쨌든 이번에 A국에 와서 정착하기로 약속했으니까 이제부터 다시는 떨어져 지내는 일 없을 거예요."박지성: "네 남자친구도 자존심이 너무 강해. 이따 아버지 만나고 얘기 얼마 나누지도 않고 다시 티켓 사고 도망치는 거 아니야?"현이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뭐라 반박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아!"현이는 곧바로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향해 바라보았다——서은준이 캐리어를 끌며 출구에서 나오고 있었다.현이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서은준을 향해 달려가 서은준의 품에 안겼다.이때 박지성은 어머니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진아연이 물었다. "아직 못 만났어? 설마 안 오는 건 아니지?"박지성: "엄마, 제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에요. 금방 나왔어요, 지금 현이랑 껴안고 있어요! 우리 이제 곧 집에 갈 거니까 엄마랑 아빠도 마음의 준비 잘 하고 계세요."박 씨 저택.진아연은 통화를 마친 후 박시준에게 전달했다.박시준은 곧바로 화장실로 달려가 자신의 용모를 검사했다.진아연은 화장실 문 앞에서 지켜보며 소리내어 웃었다. "거울 그만 비춰요, 충분히 멋있어요!"박시준: "여보, 좀이따 은준이한테 좀 엄격해야 할까?"진아연: "현이가 그렇게 좋다는데, 은준이도 현이 위해서 A국에 있겠다고 한데다 엄격하게 해서 뭐하려구요? 굳이 두 아이의 기분을 망쳐야겠어요? 은준이도 지금 어엿한

  • 신혼 첫날밤, 식물인간 남편이 갑자기 눈을 뜨다   제3176장

    서 어르신은 진지한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얘기를 꺼낼 줄 예상치 못했기에 차마 어찌할 바를 몰랐다.왜냐하면 진지한에게 돈을 달라고 할 계획이긴 했지만 얼마나 달라고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어쨌든 진지한은 엄청난 부자였고, 적게 달라고 하니 왠지 손해를 보는 기분이였고 많이 달라고 하자니 거절 당할까 봐 걱정되었다.서 어르신은 한동안 망설인 후 진지한에게 말했다. "진 대표님 집이 A국에서 엄청난 부자라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얼마가 적당한지는 대표님께서 정하시죠! 저와 우리 아들에게 푸대접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진지한은 눈살을 찌푸렸다.배유정은 그것을 보고 바로 입을 열었다. "아버님께서 금액을 정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희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얼마가 적당할지 가늠이 안 가네요. 굳이 저희더러 정하라면 돌아가서 저희 시아버님과 상의해 봐야 할 것 같네요."서 어르신: "혹시 박시준 씨 말하는 겁니까?"배유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저희 시아버님 저희 남편보다 더 까다로울 겁니다. 입장 바꿔서 아버님이라도 따님을 평범한 남자한테 시집 보내진 않을 거잖아요?"서 어르신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긴 해요. 그럼 그냥 우리끼리 얘기하죠!"배유정: "지금부터 고민해 보셔도 괜찮아요. 저희 요 이틀 동안은 여기 있을 거거든요."서 어르신: "알겠어요! 그럼 우선 연락처 먼저 교환하죠! 나중에 일이 있을 때도 서로 연락하기 편하잖아요."배유정은 진지한을 흘끗 보았고 그제서야 진지한은 휴대폰을 꺼내들고 서 어르신과 연락처를 교환했다.병원.현이는 서은준의 곁에서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했다.서은준은 장례식장에 전화를 걸어 어머니의 시신을 옮겨달라고 했다.현이가 서은준에게 물었다. "장례식 간단하게 치를 생각이에요?"서은준: "엄마 켠에도 친척들이 별로 없어."현이: "네. 그럼 어머니 계실 묘지부터 골라야죠?"서은준: "엄마가 전에 유골을 엄마 고향 연못에 뿌려달라고 했어."현이: "..."서은준: "엄마는 내

  • 신혼 첫날밤, 식물인간 남편이 갑자기 눈을 뜨다   제3175장

    진지한: "그래요 그럼! 근처에 가까운 카페라도 갈까요."서 어르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좋아요! 사실 우리 집이 바로 병원 근처에 있는데 한 번 가보실래요? 현이도 우리 집에서 꽤 오랫동안 지냈었고 우리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랑 사이가 아주 좋았거든요."진지한은 배유정을 보며 말했다. "그럼 한 번 가볼래?"배유정: "좋아요!"서 어르신은 즉시 진지한과 배유정을 자신의 차로 안내하며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서 어르신의 집에 도착한 후 서 어르신은 즉시 하인들을 분부하여 과일과 디저트를 올리라고 했다.서 어르신은 집사를 가리키며 진지한에게 말했다. "이 사람이 바로 우리 집 집사입니다. 예전에 현이 할머니도 집사가 뽑고 집에 들였죠."진지한은 고개를 끄덕였다.서 어르신은 집사에게 말했다. "이 분은 수수 친 오빠야, 유명한 대기업의 대표 진지한 씨."집사: "진 대표님, 안녕하세요! 수수 정말 괜찮은 아이였어요, 그때 우리 모두 수수를 많이 좋아했답니다. 전에 수수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리를 듣고 많이 속상했는데 사실이 아니라니 참 다행이에요! 수수는 정말 철도 들고 씩씩한 아이였어요, 제가 봤던 아이들 중 가장 씩씩한 아이에요. 수수가 잘 지내고 있다니 정말 기쁘네요."진지한: "전에 우리 동생 잘 챙겨줘서 고마웠어요."집사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닙니다, 대표님, 별 말씀을요! 수수는 정말 자존심이 강한 아이였어요. 매번 적극적으로 맡아서 일도 잘하고 정말 괜찮은 아이에요. 우리는 그때부터 수수가 나중에 대학 졸업하고나면 꼭 잘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진지한은 집사의 말을 듣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서 어르신이 집사에게 말했다. "귀한 손님과 할 얘기가 있으니 먼저 내려가."집사는 즉시 물러났다.서 어르신은 진지한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실 현이가 우리 은준이랑 사이가 좋았다는 거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제가 현이를 은준이 곁에 안배했거든요, 그때 두 아이 나이가 비슷했기도 했고 서로 얘기도 잘 통할 거

  • 신혼 첫날밤, 식물인간 남편이 갑자기 눈을 뜨다   제3174장

    현이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오빠, 은준 씨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어요. 저 요 며칠 동안 언니 오빠랑 놀러다닐 수 없을 것 같아요."진지한: "괜찮아. 은준이 집에 이런 일이 생겼는데 우리도 놀 기분 아니야. 은준이 어머님 장례식 참석하고 돌아갈게."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여긴 장례식을 어떻게 치르지?" 진지한을 물었다.서은준은 현이의 남자친구자 현이 또래기도 하니 현이의 오빠로서 왠지 모르게 서은준을 도와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현이: "국내랑 비슷해요. 돈 많은 사람들은 거창하게 치르고 보통 사람들은 그냥 간단하게 치르곤 해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장례식은 따로 안 치르고 직접 무덤에 묻기도 하구요."진지한: "좀 거하게 치르려면 어떻게 해야 해?"현이: "오빠, 은준 씨 어머님 장례식 치르는 거 도와줄려고요? 은준 씨 친척들도 별로 없으니까 그렇게 거하게 안 치러도 돼요."진지한: "그래. 그럼 은준이랑 어떻게 할 건지 상의해 봐.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줄게."현이: "고마워요, 오빠. 근데 안 도와줘도 괜찮을 것 같아요. 장례식 치르는데 돈 많이 들진 않을 거예요. 은준 씨도 저희가 자기 어머님 장례식 도와주겠다고 하면 받지 않을 거예요."진지한: "그래 그럼! 가서 은준이 옆에 있어줘!"현이: "오빠, 그럼 오빠랑 새언니는...""우리 걱정은 안해도 되. 나 너희 새언니랑 밖에 나가서 좀 걸을게,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전화하고.""알았어요, 오빠."현이는 다시 병실로 돌아왔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병동을 나섰다.서 어르신은 병원 건물 아래서 기다리고 있었다, 진지한과 배유정이 나오는 것을 보고 바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진 대표님, 저희 아들이 저한테 깊은 오해가 있어 현이까지 절 싫어하나 보네요. 사실 저 예전에 현이한테 정말 잘해줬어요." 서 어르신은 솔직하게 얘기했다. "사실 현이가 아주 오래 전부터 저희 집에서 일했었거든요. 그때는 현이를 키우던 할머니와 같이 우리 집 주방에

  • 신혼 첫날밤, 식물인간 남편이 갑자기 눈을 뜨다   제3173장

    전화를 끊은 후 서은준의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현이는 서은준의 곁에 서서 물었다. "은준 씨, 왜 그래요?"서은준: "우리 엄마가 돌아가셨대. 미안하지만 당신 혼자 형님이랑 시간 보내야 될 것 같아! 난 병원으로 가야 될 것 같아."현이: "같이 가요! 어머님 방금까지 멀쩡하셨는데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두 사람은 진지한과 배유정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차를 잡으러 길가로 향했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두 사람이 급하게 차에 올라타는 모습을 바라보며 조금 당황스러웠다.배유정: "여보, 우리도 병원에 가봐요! 은준 씨 어머님이 돌아가셨나봐요."진지한: "그래."두 사람은 택시 한 대를 세우고 서은준이 탄 차를 쫓았다.병원.빠른 속도로 병원에 도착한 서은준은 함께 서있는 의사 선생님과 서 어르신을 보았다.서 어르신은 아첨하는 말투로 말했다. "은준아, 원래는 너희 엄마 보러 병원에 온 건데 내가 왔을 때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어. 너무 안타깝구나!"서은준: "당신이 오기 전에 사망한 거 확실해요? 저도 오늘 왔었어요, 제가 왔을 땐 분명 아주 멀쩡했다고요!"서 어르신: "물론 다 사실이지! 못 믿겠으면 의사한테 물어봐!""의사한테 물어볼 필요 없어요!" 서은준은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간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주머니, 우리 엄마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신 거예요? 저 사람 오기 전에 돌아가신 거예요, 아니면 오고 나서 돌아가신 거예요?"겁에 질려 있는 간호인들 부들부들 떨며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서 어르신은 분노에 가득 찬 어조로 간호인을 노려보며 말했다. "우리 아들이 묻고 있잖아요. 말해 보세요! 제가 여기 왔을 때 당신 어디 있는지 그림자도 못 봤는데 혹시 밖에서 놀고 있던 거 아니에요?"간호인은 곧바로 대답했다. "아버님께서 오셨을 때 물 받으러 잠깐 병실에 없었어요. 아버님께서 언제 오셨는지 어머님께서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정말 미안해요! 이번 달 비용은 받지 않을게요!"간호인은 말

  • 신혼 첫날밤, 식물인간 남편이 갑자기 눈을 뜨다   제3172장

    서 어르신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다. "그게 지금 무슨 소리야? 당신 나 지금 무시하는 거야? 우리 서씨 집안이 지금 좀 상황이 안 좋긴 해도 T국에서 여전히 명망있는 가족 기업이라고! 은준이가 철이 없다고 당신까지 이렇게 무식해서 어떡하려고 그래? 은준이 뒤에 내가 없었다면 박씨 집안에서 우리 은준이 거들떠 보기나 할 것 같아?"서은준의 어머니: "그 입 다무세요! 박씨 집안에는 당신처럼 속좁은 사람 없어요! 현이 가족들은 우리 은준이를 무시하지 않는다고요! 그니까 괜히 쓸데없이 그분들 귀찮게 하지 마세요! 당신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괜한 짓 하지 말라고요!"서 어르신: "정말이야? 박씨 집안에서 정말 은준이를 반대 안 해? 어떻게 반대 안 할 수가 있지? 설마 은준이더러 A국에 가서 데릴사위라도 하라는 건가?"서은준의 어머니: "그러든 말든 당신이랑 아무 상관 없어요! 당신 여태껏 은준이 돌본 적 없잖아요. 이젠 은준이도 독립했으니 당신 도움 더 필요 없어요! 만약에 은준이 여자친구가 현이가 아니었다면, 현이가 박씨 집안 딸이 아니었다면 당신 이렇게 부지런히 저 찾아오지 않았을 거잖아요... 당신이 어떤 마음 품고 있는지 제가 모를 것 같아서 그래요?"서 어르신: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릴 지껄이고 있는 거야? 은준이 18살 때 당신이 내 곁으로 보냈잖아? 당신은 못 키우겠다고 나더러 키우라고 했잖아? 내 도움이 없었다면 은준이 저렇게 유학 다녀올 수 있었을 것 같아? 만약에 유학 떠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능력있을 것 같아? 지금 저렇게 사업할 수 있는 것도 다 내 덕분이라고!"서은준의 어머니는 화가 치밀어올라 안색이 붉으락푸르락하게 변했다. "은준이더러 대학 등록금 다 갚아주라고 할게요!"서 어르신: "이건 대학 등록금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은준이 내 아들이야, 엄연한 내 피가 흐르고 있는 내 아들이라고! 이건 변할 수 없는 사실이야! 은준이가 나중에 잘 지내던 못 지내던, 이 애비 떨쳐낼 생각은 꿈도 꾸지

  • 신혼 첫날밤, 식물인간 남편이 갑자기 눈을 뜨다   제3171장

    현이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저었다. "저 지금은 안 가요. 저 신경쓰지 말고 당신 할 거 하면 되요."서은준: "여기 있어봤자 너한테 시간낭비일 뿐이야."현이: "저 그동안 진짜 열심히 공부하고 회사생활도 열심히 했다고요, 잠깐 쉬겠다는데 뭐가 어때서요."잠시 후 진지한과 배유정은 호텔로 돌아왔고 네 사람은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서은준의 어머니는 현이의 오빠와 새언니가 오는 것을 몰랐기에 그들이 온 것을 보고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서은준의 어머니는 몸을 일으켜 앉으려 했으나 더 이상 힘을 줄 수 없었다.현이는 전동으로 서은준 어머니의 병실 침대머리를 올려 주었다. "어머님, 저희 오빠랑 새언니 신혼여행 겸 여기 놀러 왔다 어머님이랑 은준 씨 보러 여기 들른 거예요."서은준의 어머니: "아이고, 여기까지 오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현이를 알게 된 건 정말 우리 아들의 행운이에요..."배유정: "어머님,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은준 씨도 얼마나 훌륭한데요. 그렇지 않으면 현이도 은준이를 좋아할 리가 없잖아요."서은준의 어머니: "듣기론 현이 집이 엄청난 부자라던데... 혹시 우리 은준이 반대하는 건 아니죠?"배유정: "어머님, 저희도 사람 됨됨이와 인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은준이랑 현이 일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두 아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거라면 그 누구도 갈라놓을 수 없을 거예요."서은준은 어머니: "네... 정말 고마워요! 유일하게 걱정되고 마음이 놓이지 않는 게 바로 제 아들이에요. 현이네 집에서 우리 아들 너무 얕보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우리 아들이 자존심이 강하거든요..."진지한은 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서은준의 어머니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를 포함한 우리 가족 그 누구도 어머님 아들 무시하는 일 없을 겁니다."현이는 오빠가 이런 말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깊은 감동을 받은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서은준의 손을 꼭 잡았다.진지한은 병실에서 잠시 머물다 나갔다.현

  • 신혼 첫날밤, 식물인간 남편이 갑자기 눈을 뜨다   제3170장

    현이는 긴장감에 밥이 입으로 들어갔는지 코로 들어갔는지 모를 정도로 아무 맛도 느끼지 못했다.서은준과 큰 오빠의 대화는 기본적으로 중요한 얘기들을 다 꺼냈고 생각보다 훨씬 순조로웠다.큰 오빠도 화를 내지 않았고 서은준 역시 화나지 않은 것 같아 보였다.사실상 이미 그녀의 걱정과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였다.하지만 현이는 여전히 마음이 무거웠다."은준 씨, 좀이따 저희 남편이랑 병원에 가서 어머님 한 번 찾아뵙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식사를 마친 후 배유정이 서은준에게 물었다.서은준: "좋아요."현이: "어머님께 미리 말씀 드릴까요?"서은준: "괜찮아. 이따 가서 직접 소개해 드리면 돼."서은준 어머니의 상태는 나날이 악화되고 있었고 휴대폰을 안쓴지 이미 오래 되었다.보통 간호인이 매일매일 서은준에게 어머니의 상태에 대해 보고하곤 하였다.배유정: "사업도 하느라 어머님도 챙기느라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보통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무너졌을 텐데."서은준: "현이의 예전 생활은 저보다 더 어렵고 힘들었어요. 현이도 무너지지 않고 씩씩하게 잘 버텼는데 저도 잘 이겨낼 겁니다."배유정: "하하! 둘 다 씩씩한 사람이라 좋네요. 지금이든 나중이든 어떠한 곤난도 두 사람을 무너뜨리지 못할 거예요."현이: "언니 정말 너무 좋아요! 언니는 정말 제가 봤던 사람들 중 저희 엄마 제외한 가장 부드러운 사람이에요."배유정은 현이의 칭찬에 얼굴이 빨개졌다.진지한: "너희 언니가 이 말 들으면 서운했을 거야."현이: "언니는 당연히 다르죠! 제 마음속 언니는 부드러운 성격이 아닌 용감하고 씩씩한 슈퍼 히어로같은 존재니까요."배유정: "라엘이 성격에 슈퍼 히어로가 되는 걸 더 좋아할 거예요."현이: "아무튼 언니는 절대 저와 이런 걸로 다투지 않을 거예요."배유정: "당연하지. 다들 배 부르게 먹었어? 다 먹었으면 오빠한테 계산하라고 할게."이 말을 들은 진지한은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때 서은준도 일어나며 말했다. "제가 계산할게요."현이는 애원하듯

  • 신혼 첫날밤, 식물인간 남편이 갑자기 눈을 뜨다   제3169장

    현이가 말을 마친 후 서은준도 입을 열었다. "우선 열심히 일하고 제가 어느 정도 능력이 될 때 다시 책임지고 싶습니다."진지한은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 "사업이 그렇게 쉬울 것 같아? 그럼 사업이 실패하면 어떡하려고? 혹은 계속 미지근하게 아무런 진전도 없으면?"서은준: "형님이 말하신 것처럼 사업에 실패하거나 아무런 성과도 이뤄내지 못한다면 현이 고생시킬 생각은 없습니다."진지한: "자기 분수는 잘 알고있네."현이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큰 오빠, 은준 씨 사업이 실패하거나 아무 성과를 이뤄내지 못한다고 해도 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적어도 돈 때문에 은준 씨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배유정은 다시 한 번 진지한의 손을 잡으며 진지한의 말이 심했다고 일깨워 주었다.다른 사람에게 차갑고 날카롭게 공격적일 순 있어도 현이에게 이렇게 공격적이진 못했다.현이 역시 자신의 말이 다소 부적절하다고 느꼈는지 말투를 누그러뜨리며 말했다. "큰 오빠, 전 그냥 돈이 한 사람을 판단하는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뿐이에요. 그리고 저희 집 이미 충분히 돈 많잖아요. 아무리 돈 많은 상대를 찾는다고 해도 저희 집보다 돈이 많은 사람은 찾기 어려울 거예요. 어차피 우리 집보다 돈이 많은 게 아니라면 돈이 많은 사람을 찾든 좀 적은 사람을 찾든 다 똑같잖아요."배유정: "현이 말이 맞아요. 가장 중요한 건 사람 됨됨이고 두 사람의 감정이에요. 만약에 상대방이 서은준 씨보다 돈이 더 많지만 현이한테 잘하지 않는다면 그런 남자에게 현이를 억지로 시집 보내는 건 아무 의미 없잖아요."진지한: "우리 집 조건만 봐도 현이한테 잘해주지 않을 남자는 없어."배유정은 할 말을 잃었다.진지한이 말한 것 역시 사실이였기 때문이다.현이가 누구에게 시집을 가든 함부로 현이를 건들지 못 할 것이다.이것이 바로 친정이 재력가인 힘이었다.현이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얘기했다. "다른 사람들이 제게 잘해주는 이유가 저희 집안 때문이라면 서은준 씨는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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