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옆으로 빠르게 지나갔다.찬바람과 함께!진아연이 고개를 들어보니 어두운 밤 속에서 롤스로이스의 미등이 어렴풋이 보였다.박시준의 차 같은데?그녀는 얼굴에 맺힌 눈물을 닦고 재빨리 기운을 차려 별장으로 걸어갔다.별장의 앞마당에서 그녀는 주차된 차를 보았다.그녀는 문밖에서 서성이면서 박시준이 방에 들어간 후 별장에 들어가기로 하였다.눈이 아파 고개를 들어보니 밤하늘에는 별들이 눈부시게 반짝이고 있었다.예쁘다.내일은 날이 좋을 것 같네.어느새 그녀는 밖에서 한 시간을 서 있었다.마당에 있던 차도 운전기사가 벌써 차고에 주차를 했다.거실의 불은 여전히 켜져 있었지만 아무도 없는 듯 고요했다.마음이 편해진 그녀는 한 걸음 한 걸음 거실을 향해 걸어갔다.2층 베란다에서 박시준은 회색 잠옷을 입고 휠체어에 앉아있었다. 손에 들고 있는 와인은 이미 마신지 오래였다.그녀가 밖에 서있는 한 시간 동안 그 역시 한 시간 동안 베란다에서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시간 동안 멍청하게 서있다니 너무 오래 서 있어서 나무 그림자처럼 보였다.박시준은 어릴 적부터 주변에 똑똑한 사람만 곁에 남겨두었다.하지만 진아연은 예외였다.그녀는 어리석었다. 자신의 성격이 안 좋은 걸 알면서도 몇 번이고 심기를 건드리다니참으로 어리석은 여자였다.그러나 그녀가 슬퍼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함께 영향받고 있었다.감정을 리드당하는 기분.이런 묘한 기분은 그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느껴보는 것이었다.......방으로 들어온 진아연은 몸이 무거웠다.아마도 찬 바람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 그녀는 옷장에서 두꺼운 이불을 꺼내 몸을 감싸고 잠에 들었다.밤새도록 땀을 흘려 몸 안의 한기를 몰아냈다.이튿날, 몸이 끈적거리는 것을 제외하고는 기분 좋은 아침이었다.샤워를 하고 방문을 나선 그녀는 맛있는 냄새를 따라 식당으로 향했다. 마침 이모님께서 맛있는 음식을 테이블에 올렸다."그 사람은 밥을 먹었나요?" 진아연이 물었다.
"앉아." 그의 눈은 그녀를 가볍게 훑었다."네." 그녀는 맞은편 소파에 앉았다.테이블에는 노트북이 놓여있었다.그녀를 향한 있었던 노트북 화면에는 감시 영상이 보였다.자세히 보니 그의 침실 감시 화면임을 알 수 있다.침대를 향한 카메라 각도.침대 위에는 그와 그녀가 있었다.진아연은 CCTV 영상 화면을 보고 갑자기 몸 안의 피가 거꾸로 솟는 거 같았다!그녀는 벌떡 일어나서 노트북을 가리키며 이를 악물고 꾸짖었다. "박시준 씨! 변태예요? 안방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다니요!" 그녀는 무척이나 화가 났다!석 달 동안 그와 한 침대에 살았다는 사실을 잊고 살았는데.그가 식물인간 상태였기 때문에 그를 전혀 남자로 생각하지 않았다.밖에서 아무리 화려해도 개인 공간 안에서는 보기 흉한 행동들을 할 수도 있는데 자신이 3개월 동안 감시를 받았다는 사실을 그녀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와 같은 방을 쓸 때 아무도 그녀에게 방에 감시 카메라가 있다고 말해주지 않았다.박시준은 분노에 떨고 있는 그녀를 보며 오히려 차분했다."내가 감시 장치를 설치했다고 생각하는 거야?"그도 오늘에서야 그가 아플 동안 방에 감시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감시 카메라는 어머니의 지시에 따라 설치되었다.간병인이 그를 학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해 두었다고 했다.과거에 아무리 강한 사람이였다 할지라도 식물인간이 된 그를 두려워하지는 않을 테니까.어머니의 걱정하는 마음이 이해가 되기 때문에 박시준은 화를 낼 수 없었다.그는 어머니로부터 모든 CCTV 영상을 전달받았다.오늘 CCTV 영상을 전부 보고그는 화가 머리까지 치밀어 올랐다.진아연이 이런 여자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아... 어머니가 설치하셨다고요?" 진아연은 불안해서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왜 이런 일을 하신 거죠? 적어도 제게 귀띔이라도 해주셨어야죠! 전...전...""진아연, 넌 내가 깨어날 거라 아예 생각도 못 했나 보지?" 그의 눈에는 독기가 가득 했다.
다음날, 일요일인 만큼 그녀는 10시 30분까지 늦잠을 잤다.그녀가 이 집에서 처음으로 늦잠을 잔 것이다.그녀가 방에서 나오자 거실에 있던 남자들이 그녀를 쳐다보았다.큰 잠옷에 헝클어진 머리,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생얼은 흠잡을 때 없이 깨끗했다.친구들이 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엄숙한 표정인 그와 그의 손님들도 그녀가 갑자기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지 못한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진아연은 갑자기 정신이 들었다!당황스러운 상황을 깨닫고 곧바로 몸을 돌려 방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그때 이모님이 와서 그녀를 다이닝 룸으로 모셨다."사모님, 아침도 안 드시고 배고프시죠? 아침에 방에 갔었는데 너무 곤히 주무시고 계셔서 깨우지 않았어요."진아연은 말을 더듬었다. "밖에 있는 사람들... 누구예요?" 이모님은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대표님의 친구들이에요. 대표님을 보러 왔어요. 두려우면 인사를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진아연은 말했다. "네." 박시준을 보고도 인사를 안 하는데 친구들이라고 인사를 할 필요는 없겠지?집에 친구가 오는 줄 알았다면 일찍 일어나서 하루 종일 나가 있었을 텐데.거실.박시준의 친구들은 진아연이 나타난 것에 대하여 큰 관심을 보였다."시준아, 여자가. 왜 네 집에 있는 거야? 가정부인가? 아니면...""시준이도 건강한 남자인데 집에 젊은 여자가 있는 게 당연하지, 하하하!"박시준이 대꾸를 하지 않자 모두가 입을 다물고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았다."혹시 진명그룹의 진아연이라고 알아? 진준의 딸이라고...""알지. 금요일 밤에 나한테 전화 와서는 투자를 해달라고 부탁하는데 말을 채 듣지고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지.""진아연이 좀 유별난 거 같아. 아버지의 빚이 자기과 무슨 상관이라고 지 스스로 혼자서 불구덩이에 뛰어들려고 하는데, 머리가 이상한 거 아니야?""아직 어려서 세상 물정을 모르는 거일 수도! 그 회사 제품 조사해 봤는데 절대 성공 못할 거 같더라고! 자율 주행 시스템. 멋지게 들리지만 복잡한
진아연은 누군가가 목을 조르는 듯이 목이 메어왔다.눈앞이 깜깜해지면서 머리가 어지러워졌다.어떻게 그가 Z 씨인 거지?!Z 씨는 8억을 그녀에게 송금을 하였고 진명그룹에 투자하기로 하였다. 근데 박시준이라면 어떻게 날 도와줄수가 있지?하지만 그는 Z 씨가 아닌데 왜 여기에 있는 것일까?그녀는 혼란스러워졌다. 그의 휠체어, 검은 셔츠, 그리고 남달리 유별나게 하얀 피부. 보이는 모든 사실이 눈앞에 있는 사람이 박시준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그녀는 숨을 들이쉬며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났다.하지만 룸의 문은 닫혀있었다."인사도 없이 가려고?" 박시준은 그녀의 당황한 표정을 보며 물었다. "왜 이런 곳에 온 거지?" 진아연은 귓가의 머리를 뒤로 쓸어 넘기며 진정시키려 했다. "저... 전 친구들이랑 밥 먹으러 왔어요.""여기는 술 마시는 곳인데.""아..." 매우 화려한 인테리어가 되어 있는 룸이었지만 진아연에게는 이곳이 바로 지옥같이 느껴졌다. "잘못... 잘못 들어온 것 같아요. 그럼 전 이만. 친구들이 기다려서요.""진아연." 그의 목소리는 얼음같이 차가웠다. "아침에 내가 한 말, 잊은 건가?"진아연은 애써 담담한 척을 하려 했다. "아니요. 잊지는 않았지만 제가 꼭 당신의 말을 지켜야 할 필요는 없잖아요?"지난번 일이 아직 머릿속에 생생했다.분명히 다른 사람과 술을 마시며 접대하지 않았지만 그는 자신을 술집 여자 취급을 했다.그녀의 대답에 그는 눈살을 찌푸렸다.그녀가 다른 여자들과 다르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자기 의지가 뚜렷하고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아무리 경고를 하여도 그녀는 염두에도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그를 무시하는 것과 같았다.그는 와인 한 모금을 마셨다.진아연은 심호흡을 하고 조심히 물었다. "박시준씨, 그러는 당신이 왜 여기에 있는 거예요? 본가에서 저녁 먹는다고 하지 않았나요?"이 룸은 Z 씨가 예약을 했는데 왜 그가 여기 있는지.아니면 박시준이 Z 씨인지
그날 밤은 아주 고통스럽고 길었다.모든 것이 멈췄을 때 그녀는 지쳐서 잠이 들었다.다음날.ST그룹.박시준은 여느 때와 같이 아침 10시쯤 회사에 도착했다.사무실에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성빈이 들어왔다."어젯밤에 룸에 찾으러 갔는데 못 만났네. 진아연과 일찍 집에 돌아간 거야?"박시준은 인상을 찌푸렸다. "그 얘기 하려고 온 거야?"성빈은 머쓱한 웃음을 지으며 서류를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이건 지난 몇 년 동안 진명그룹이 공개한 재무 보고서야. 대충 봤는데 문제가 상당히 크더라고." 그는 하던 말을 멈추고 박시준의 눈치를 살폈다. "진명그룹의 재무 총책임자가 최소 4000억을 빼돌렸어. 그 재무 총책임자가 진준 회장님 아내 분의 남동생이라 하더라고."박시준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성빈의 말이 사실이라면 진명그룹의 파산의 원인은 신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다른 이유도 있는 것이다."이 일의 교훈은 아내를 찾을 때 잘 보고 찾아야 된다는 걸 알려주는 거지." 성빈은 감탄했다. "진준 회장님께서 왕은지와 바람을 피우지 않았더라면 진 씨 집안이 이렇게까지 되지 않았을 텐데 말이야."박시준은 차갑게 말을 했다. "이 일을 통해서 여자가 바로 성공으로 가는 길의 걸림돌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거지."성빈은 웃으며 물었다. "너... 정말 진아연과 이혼하기로 마음을 먹은 거구나! 그래서 이혼은 언제 할 거야? 돌싱이 된 기념으로 파티 열어야지?"박시준의 눈빛은 차가웠다. "할 일도 없나 보지? 한가해?"성빈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헛기침을 하며 무안해 했다. "아니. 바쁘지... 근데 말이야. 목에 있는 상처에 약은 안 발라도 되겠어? 고양이에게 긁힌 줄 알았네. 어젯밤 아주 뜨겁게 보냈나 봐!"박시준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꺼져!" 성빈은 부리나케 도망쳐 나갔다.성빈이 떠난 후 얼마 되지 않아 강진이 박시준의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시준아, 바빠? 업무 외로 말할 게 있는데." 강진은 조심스럽게 문을 닫았다.박시준은 이메일을 확인하
강진은 박시준의 화를 더욱 불태웠다."시준아, 진아연은 결혼 전에 박우진과 연인 사이였어. 과거는 과거일 뿐이니까 문제 될 건 없지만. 결혼을 하고 나서도 너의 조카와 계속 바람을 핀 거야! 네가 깨어나지 않을 것 같으니까 자기들 마음대로!"박시준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차가운 눈빛이 산모 건강 파일을 꿰뚫을 것 같았다."두 사람이 이런 짓을 한건 너의 재산을 노린 것 같아. 모든 사람들이 당신이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할 때 진아연이 너와 결혼해서 아이를 임신하게 되면 재산은 자연스럽게 진아연의 손에 넘어가게 될 테니까.두 사람의 계획이 아주 치밀했어! 하지만 당신이 깨어나면서 그들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지.""나가! 박시준은 강진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강진이 한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이 더러운 사실이 세상에 밝혀지자 그는 혐오감을 느꼈다.강진은 억울했지만 그의 기분을 충분히 이해해줬다.그녀는 나가면서 조심스럽게 문을 닫았다.박시준은 숨을 내쉬는데도 화가 나 속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넥타이를 거칠게 풀고 다시 파일을 집어 들어 다시 빠르게 내용을 스캔했다.‘박우진’이라는 이름이 다시 눈에 들어오자 그의 눈에는 이제 살기가 느껴졌다.맏형의 가족이 자신의 재산을 탐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진아연이 그들 편이였다니!하마터면 그들의 함정에 빠질 뻔했다.어제 진아연과 같이 있었던 밤을 생각하면 그는 분노를 더 이상 억누를 수 없었다.......별장.침실.진아연은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문이 큰 충격에 의해 열리면서 커다란 소리를 냈다.그녀가 눈을 뜨기도 전에 누군가가 그녀를 거칠게 끌어당겼다."진 아가씨, 실례하겠습니다!" 박씨네 집 경호원이 그녀를 침대에서 들어 올렸다.그녀가 놀라서 물었다. "뭐 하는 짓이에요! 날 어디로 데려가는 거예요?!""병원, 아이를 지우러요." 경호원의 대답에 그녀를 순식간에 온 몸이 얼어붙었다.박시준이 임신한 걸 안거야?어떻게 알았지?누가 알려줬지?"박시준 씨는요? 박
그는 역겨운 표정으로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 그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진아연, 네 목숨을 남겨둔 게 나의 마지막 자비야. 닥치고 더 이상 날 건드리지 마!"진아연은 그의 무자비한 얼굴을 보면서 하고 싶은 말을 할 수가 없었다.지금 무슨 말을 하든 어떤 행동을 하든 그의 결정을 바꿀 수 없을 것 같았다.그녀는 자리에 웅크리고 앉아 차창 밖을 씁쓸하게 바라보았다.병원.차가 멈춘 후 진아연은 경호원에 의해 강제로 차에서 끌려 산부인과로 갔다.박시준은 차에 앉아 담배를 피웠다.진아연은 끌려가면서 울던 모습과 그를 바라보던 눈빛이 계속 머릿속에서 맴돌았다.그는 마음속으로 계속 말했다. "전혀 불쌍하지 않아!"그를 배신한 사람들은 모두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다.진아연은 수술실에 눕혀졌고 수술실 문이 천천히 닫혔다.약 30분 후, 수술실 문이 열렸다.의사가 경호원에게 말했다. "수술은 끝났습니다. 하지만 1시간 정도는 병실에서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합니다."경호원의 임무는 진아연을 데리고 아이를 지우는 것이니 경호원의 임무는 끝났다.경호원은 밖으로 걸어 나갔고 의사는 다시 수술실로 향했다.장희원은 진아연의 전화를 받고 급히 병원으로 갔을 때 그녀는 병원 벤치에 앉아 울고 있었다."엄마, 나 너무 슬퍼..."장희원이 그녀의 등을 쓰다듬어주며 위로했다. "아연아, 울지 말고 집에 돌아가자. 그가 나중에 진실을 알게 된다면 평생 후회하고도 남을 거야!"아니. 엄마, 그는 후회하지 않을 거야." 진아연은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그의 마음은 누구보다도 모질거든."장희원은 진아연을 부축해서 병원을 나갔다.그들은 길가에서 택시를 잡았다.그들이 떠난 후 박시준의 차가 병원에서 나왔다.별장.박우진은 박시준의 연락을 받고 부리나케 별장으로 달려갔다.하지만 박우진은 박시준과 만나지 못했다."삼촌이 무슨 일이지? 집에 오라더니 삼촌은 어디 가셨어요?" 박우진은 차를 마시며 이모님에게 물었다.이모님은 겁에 질린 듯 고개
박시준은 인상을 찌푸렸다.진아연이 작성한 파일을 보지 않았다면 박우진의 말을 믿었을 것이다."진아연은 네 아이라고 했다!" 경호원은 화를 참을 수 없었다. "감히 이런 짓을 하다니! 죽고싶어 환장 했어?"박우진은 울부짖었다. "진아연이 거짓말 하는 거예요! 삼촌! 그녀와 헤어진 이유가 절대 스킨쉽을 못하게 해서 헤어졌다고요!. 제가 헤어지자 해서 지금 복수하는 거예요! 일부러 뱃속의 아이가 제 아이라고 한 거예요! 저한테 복수하려고 하는 거예요! 삼촌! 제발 믿어주세요! 그 아이가 누구 애인지 모르겠지만 절대 제 아이는 아니에요!"박시준은 바닥에 엎드려 있는 남자를 보며 마음 한편이 씁쓸해졌다.진아연이 좋아하는 자식이 이런 남자라니.겁 많고 소심한 자식, 일이 생기면 언제든지 그녀를 배신하는 사람!"끌고 가! 꼴도 보기 싫으니까!" 박시준은 차가운 말투로 얘기했다. "죽이지는 말고." 박우진을 쉽게 죽이면 안 되지.진아연 앞에서 박우진을 조금씩 무너뜨려야 재미있을 테니까.......장희원은 진아연을 자기 집으로 데려갔다.집에 도착한 후 장희원은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아연아, 울지 마. 울면 안 돼…아이를 지우고는 더욱 조심…"진아연은 천장을 멍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엄마... 아이는 아직 살아있어. 아직 여기에 있어."장희원은 어리둥절하였다. "아연아, 그게 무슨 말이야? 박시준이 강제로 아이를 지웠다면서?""의사를 협박했어. 내 몸에 손 대면 오늘 수술실에 시체 하나가 더 늘어날 거라고. 당신도 이 수술실에서 살아 나가지 못할 것이라고."진아연의 목소리는 비정상적으로 차가웠다.아이는 아직 있었지만 마음은 이미 죽어버렸다.이번에는 벗어날 수 있었지만 다음에는?그녀가 박시준 옆에 있는 한 아이의 위기는 결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전화벨이 적막한 분위기를 깼다.부회장님에게 걸려온 전화였다.전화기 너머로 기분이 좋은듯한 부사장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연아, 어제 너무 취해서 지금 일어나 버렸구나! Z 씨가 오늘은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