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후 그는 눈을 뜨고 촛불을 불었다.커튼이 걷히고 창문으로 빛이 들어왔다."무슨 소원 빌었어?" 성빈이 웃으며 그에게 물었다.박시준은 되물었다. "넌 생일 소원을 바로 사람들 앞에서 말하냐?" 모두가 웃었다.시준은 칼을 들고 케이크 한 조각을 잘라 진아연 앞에 놓았다."첫 번째 조각은 당신이 먹어야죠." 아연은 케이크를 그의 앞으로 밀었다."이렇게 많이는 못 먹어요." 그는 케이크 칼을 내려놓고 포크로 일부분을 잘라먹고는 다시 그녀에게 케이크를 건넸다.두 사람 머리 위로 커다란 핑크빛 하트가 새겨지는 것 같았다.모두들 웃으면서 떠들어 댔다."이젠 아연 씨를 사모님이라고 불러야 되는 거 아니야?" "지금 바로 부르지 그래? 회장님도 의의 없으실 거야!" "하하하! 아연 씨도 의의 없죠? ...진아연은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졌고, 안절부절못했다. 목의 피부도 붉어졌다."그만들 해.’ 박시준이 입을 열었다."그래그래… 케이크 먹어! 빨리 먹어! 사람들은 남은 케이크를 한쪽으로 가져가 각자 나눠먹었다.케이크를 먹고 난 후 본격적인 점심 식사가 시작됐다."아연 씨, 술 마실래요?" "성빈이 술병을 들고 아연에게 물었다.진아연은 고개를 저었다. "전 물 마시면 돼요." "어떻게 물만 마시나요? 우유나 주스는 어때요?" ‘괜찮아요. 물 마실게요." 그녀는 약간 어지러웠다.아마 아침에 너무 일찍 일어났기 때문인 것 같았다. 게다가 다른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 있어 룸에는 은은한 알코올 냄새가 감돌았다.성빈은 그녀에게 물을 따라준 후, 그녀가 젓가락을 별로 움직이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아연 씨, 이런 자리가 불편하나요? 불편해 할 필요 없어요… 우리는 시준이와 오랫동안 함께해서 친형제와도 같아요…" 성빈은 그녀가 편해지도록 계속 말을 했다.아연은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리며 사실대로 말했다. "불편한 건 아니에요. 그냥 케이크 먹고 배불러서 지금 너무 졸리네요." 성빈은 즉시 일어나며 열정적으로 말했다. "제가
진아연은 박시준을 향해 입을 열었다. "아니면 제가 방으로 모셔다 드릴게요! 제가 모셔다 드리고 이쪽으로 와서 잘게요. 자고 일어나면 제가 찾아갈게요."박시준은 바로 객실로 들어갔다. "나도 졸려."진아연은 멍해져서 말했다. "근데 아무것도 안 드셨잖아요! 일단 밥부터 드시고...""넌 먼저 자 나 상관 말고."진아연이 어떻게 그를 그냥 내버려 둘 수 있을까?오늘은 그의 생일이다. 그가 배고플걸 생각하니 그녀는 불안했다.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룸에 가서 그를 위해 음식을 포장했다.모두들 매우 열정적으로 그녀가 포장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아연씨 고기 좀 많이 집어가요! 우리 사장님께서 다 드시는 거 꼭 지켜보셔야 해요! 사장님이 다치신 이후로 많이 야위셨어.""아연씨, 우리 사장님 잘 좀 부탁드릴께요! 꼭 잘 보살펴주세요!""아연씨, 식사 다 하시고 푹 쉬세요. 우린 두분 절대 방해하지 않을 거예요!"...진아연은 붉어진 얼굴로 포장된 음식을 들고 객실로 돌아왔다.박시준은 핸드폰을 들고 누군가에게 메세지를 보내고 있었다.그녀는 음식을 꺼내 그의 앞에 놓았다."스웨터 좀 벗지 않을래요? 땀 흘리시는게 보여서요." 진아연은 혼잣말로 "이럴줄 알았으면 이렇게 두꺼운 걸 사는게 아닌데."그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순순히 스웨터를 벗었다. "이거 외투로 입어도 돼."그녀는 그에게서 스웨터를 넘겨받아 옆에 있는 옷걸이에 걸었다."제가 음식을 좀 많이 담아 왔어요. 드실 수 있을 만큼 드세요." 진아연은 침대 옆으로 가서 앉아 그의 야윈 뒷모습을 바라보았다.그는 확실히 살이 많이 빠져 있었다.하지만 그녀의 체중은 천천히 늘어가고 있는 중이다.뱃속의 아이가 벌써 5개월이 되었다.그녀의 식욕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 식단을 조절하고는 있지만 아이가 자라면서 체중이 느는건 어쩔 수 없다.그녀는 침대 옆에 기대어 원래는 그가 다 먹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를 침대 위로 부축하려고 했다.그러나 그가 다 먹기도 전에 그녀는 그만 잠이 들어버렸다.
‘펑’하고 큰 소리가 들려왔다.이어서 자동차 타이어가 바닥에 마찰되는 소리가 귀가 찢어질듯 울렸다!고막이 터질 것만 같았다.진아연은 휠체어에 탄 박시준을 꼭 껴안았다.그녀의 얼굴에는 눈물이 가득했다.그녀의 몸은 심하게 떨렸다.타이어에 펑크가 난 그 검은색 승용차는 두 사람 옆을 지나 급회전을 하더니 맞은편에 있는 솜사탕 가게로 돌진했다!박시준은 두 손으로 그녀의 몸을 끌어안고, 차가운 눈빛으로 옆에 있는 그 검은색 승용차를 바라보았다.누군가가 그를 쳐서 죽이려했다.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두번째 총소리가 들려왔다!이번엔 검은색 승용차 운전석에 총알이 박혔다!사방에서 비명소리가 들리더니 사람들이 황급하게 도망쳤다.진아연의 체온이 차가워졌다.박시준은 두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잡고 겁에 질린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 "무서워하지마, 괜찮아."그녀는 가슴이 쿵쿵 거리며 눈앞이 흐려졌지만 그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박시준...박시준..."그녀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입을 열면 그의 이름만 중얼거려졌다."진아연, 나 괜찮아." 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자신의 볼을 만졌다. "뜨겁잖아, 그치?"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난 너무 무서워요...당신이 죽을까 봐...""나 쉽게 안죽어! 내가 죽고 싶지 않으면 아무도 내 목숨을 빼앗을 수 없어." 그는 그녀의 손을 꼭 잡고 그녀에게 말했다. "우리 샤브샤브 먹으러 가자."진아연은 휠체어 손잡이를 잡고 그를 밀며 이곳에서 빠르게 떠났다.그들은 양고기 샤브샤브집을 찾아 자리에 앉았다. 얼마 되지 않아 성빈이가 사람들을 데리고 달려 왔다."시준아 괜찮아?" 성빈이는 박시준 옆에 앉았다. "내가 총소리를 듣고 누가 너한테 나쁜 짓을 하려는구나 하는 걸 바로 알아차렸잖아."박시준은 "나 괜찮아 일단 먼저 밥이나 먹자."라고 말했다."그는 다 익은 양고기를 국자로 진아연의 그릇에 넣어 주었다.그녀는 아까보다 많이 안정되었다."누가 총을
진아연은 핸드폰을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한동안 입이 바짝 말라 성빈이 그녀에게 떠준 양고기국을 홀짝댔다.성빈이는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툭툭 두드리며 불만스러운 듯 말했다. "저기요! 두 사람 문자 주고받는 걸 우리가 모를 것 같아요?"진아연은 박시준이 어떤 이상한 말은 꺼낼지 몰라 바로 말했다. "전 배불러요. 시준씨도 배불렀대요! 그럼 저희 먼저 들어가 볼게요!"성빈은 야유하듯 말했다. "좋아요! 우리도 배가 불렀는데요! 염장을 가득 먹은 거 같아요."...박시준의 저택.박시준이 살해 당할 뻔한 일이 박 사모님 귀에 들어갔다.사모님은 밤새 급히 오셨다.진아연이 있는 걸 보고 사모님의 안색이 좀 차가워졌다."오늘 밤 사장님께서 차에 치일 뻔 하셨을 때 진아연씨가 달려가 사장님을 품에 안았습니다." 경호원은 그 모든 과정을 지켜봤기 때문에 사모님과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제가 총을 쏴서 타이어를 펑크내지 않았다면 그 차는 그대로 가서 부딪혔을 것이고 그랬다면 진아연씨가 먼저 짓눌려 죽었을 것입니 다. 대표님은 보호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치여도 생존하실 가능성도 있었겠죠."경호원의 설명을 들은 후 박 사모님의 머릿속에는 피로 물든 잔혹한 장면이 떠올랐다."엄마, 저희 아직 저녁 안 먹었어요." 박시준이 말했다. "우선 저희 뭐 좀 먹고 올게요.""어...얼른 가서 먹어! 난 잠깐 앉아 있다가 갈거야."진아연에 대한 박 사모님의 원망은 지금 이 시각 묵묵히 풀리고 있었다.위기의 순간에만 한 사람의 마음이 진심인지 아닌지 알 수 있었다.진아연이 그토록 위험한 상황에서 망설임 없이 박시준을 보호했던 그 용기가 사랑 때문이 아니라면 무엇 때문일까?저녁 식사를 마친 후, 박시준과 진아연은 식당에서 나왔다.박시준은 진아연에게 먼저 방으로 돌아가라고 했다.그때 박 사모님이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아연아, 난 막무가내인 사람이 아니야. 오늘 밤엔 고마웠어." 박 사모님은 소파에서 일어나 진아연 앞으로 다가갔다. "과거의 원한은 깨끗이
"내가 직접 씻어." 그의 대답은 영리했다. "걱정되면 옆에서 도와줘도 돼."진아연은 자신이 스스로 구멍을 팠다는 느낌을 받았다.그가 직접 씻는건 그녀가 당연히 안심할수 없다.그런데 그녀가 옆에서 그가 씻는 것을 지켜보는 것과 그를 씻겨주는 것이 무슨 차이가 있는가?침실에 들어간 그녀는 방문을 닫았다."목발 이리 갖다 줘." 그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녀가 마침 목발이 어디에 있냐고 막 물어보려는 순간 바로 목발을 발견했다.그녀는 목발을 그에게 가져다 주었다.그는 목발을 짚고 휠체어에서 일어났다.진아연은 조마조마해서 물었다. "이래도 되는거에요?""응 괜찮아. 요 며칠은 다 내가 직접 씻었는데." 그의 말투엔 웃음기가 담겨 있었다. "많이 놀랐지?"그녀는 당황해 얼굴이 붉어졌다. "지금 저 일부러 놀리는 거죠?""응." 너의 반응 좀 보려고." 그는 목발을 짚고 한 걸음 한 걸음 욕실로 걸어갔다.그녀는 불안해서 그를 따라갔다."나 씻는 거 볼 거야?" 욕실에 도착하자 그는 멈춰 서서 그녀에게 물었다.그녀는 고개를 가로저었지만 또 당황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이 돼서요...바지는 어떻게 벗어요? 상처에 닿지 않아요?""바지 하나만 입었어." 그는 설명했다. "바지가 통이 넓어서 벗기 쉬어."그의 말에 그녀가 응했다.그녀를 안심시키려는 듯 그는 벨트를 풀어 벗는걸 보여주려고 했다.그녀는 얼굴이 달아올라 자기도 모르게 뒤로 물러났다. "저, 저 그냥 밖에 나갈게요! 도움이 필요하시면 저 부르세요."그녀는 재빨리 욕실에서 뛰쳐나와 욕실 문을 닫았다.그녀는 숨을 크게 내쉬며 그만 가보려했지만 또 그가 도움이 필요 할까 봐 걱정되어 그 자리에 서있었다.이때 이모님이 그녀의 옷을 들고 문을 두드리며 들어왔다."아연 씨, 대표님께서 씻으러 가셨나요?"진아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옷을 건네받았다. "시준씨 평소에 도 혼자 씻나요?""그래! 대표님은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원하지 않아요."진아연은 중얼거렸다. "정말 자존심 강해
약상자를 들고 올라 온 그녀는 그의 다리 옆에 쪼그리고 앉아 거즈를 풀었다.그의 상처는 그녀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했다.다리 부분의 피부가 벗겨져 있고 빨간 살까지 보였다...얼마나 아플까!그러나 그는 인상 한번 찌푸리지 않았다.그녀는 그에게 약을 발라주고 재빨리 거즈로 그의 상처를 감쌌다.그는 그녀의 무거워진 숨소리를 듣고 입을 열어 침묵을 깼다. "진아연, 상처가 보기엔 흉해도 사실 아프지는 않아."그는 그녀를 위로해주고 싶었다.하지만 그녀는 그의 허위적인 위로가 필요하지 않았다.그녀는 손가락으로 그의 상처를 세게 찔렀다. 방심했던 한 방에 그는 아파서 깊이 숨을 들이 마셨다."다시 말해봐요. 안 아파요?" 그녀는 눈시울이 붉어진채로 그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그는 등 뒤로 양손을 짚으며 눈을 살짝 가늘게 뜨며 단호하게 말했다. "안 아파."그는 그녀가 감히 그의 상처를 다시 못 찌를 것이라고 장담했다.그도 아팠지만 그녀의 마음이 더욱 아픈걸 알기에."누워서 쉬세요! 적어도 일주일은 더 누워서 쉬어야 해요. 다시는 함부로 밖에 나가지 마세요!" 그녀는 화난 말투로 말을 하고는 몸을 돌려 욕실로 갔다.그는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침대 옆 탁자 위의 핸드폰을 들었다.그는 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알아보라고 한건 어떻게 됐어?" 오늘 밤 그를 차로 치려 했던 사람은 총에 한 방 맞았지만 급소를 맞은게 아니어서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지금 이 사람은 심문을 받고 있다."대표님, 이 사람이 죽어도 말하려 하지 않네요. 저희가 좀 특별한 방법을 써 볼 예정입니다. 내일 아침까지 꼭 자백하게 하도록 만들겠습니다." 전화 반대편에서 부하 직원이 장담했다. "그 사람이 자백하기 전에 죽게 하지 마라!" 박시준은 도대체 누가 이렇게 비열한 수단으로 그의 목숨을 앗아가려했지 알고 싶었다.그는 반년 전 교통사고를 당해 중상을 입고 식물인간이 되었다.그는 똑같은 구덩이에 두 번 넘어지지 않을 것이다.전화를 끊고 그는 옆에 있는 수납장
아침 7시, 진희연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그녀는 묵고 있던 호텔 방 창문에서 뛰어내려 즉사했다.경찰은 호텔에 남겨진 진희연의 신원 정보를 통해 진아연과 연락을 취했다.진준은 이미 죽었고 왕은지는 외국에 있으니 진희연의 시신을 수습할 수 있는 사람은 진아연 밖에 없었다.진아연이 전화를 받을 때는 아직 잠이 덜 깬 상태였다.전화를 받고 난 뒤에도 한동안 꿈을 꾼게 아닌가 의심했다.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통화 기록을 확인한 후에야 꿈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녀는 급하게 일어나 아침을 먹을 새도 없이 사건이 일어난 호텔로 서둘러 갔다...."대표님, 그 여자 스스로 뛰어내린겁니다. 저희가 방문을 열고 그 여자한테 손을 대기도 전에 창문으로 도망쳐 뛰어내렸어요.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이 분명해요." 부하 직원이 박시준에게 상황을 보고했다.박시준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 "박우진한테 따라붙어." 진희연과 박우진은 한패다.진희연이 그를 죽이려 했다는 건 박우진에게도 그런 마음이 있었음을 의미한다.그리고 그 배후가 과연 진짜 진희연인지 아닌지는 두고 봐야 안다.진희연을 희생양으로 삼았을 수도 있다.하지만 그렇다 해도 그 여자는 죽어도 마땅했다.사고가 발생한 호텔은 이미 경찰에 의해 폐쇄되었다.진아연은 경찰을 따라 사건 현장으로 들어갔다."진아연씨 저희는 사망자가 당신의 여동생 진희연씨라고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건 진아연씨가 직접 확인해주셔야 할것 같습니다." 경찰은 진아연에게 말했다. "그녀의 사망 시간은 새벽 5시쯤이었고 사망 원인은 고공에서의 추락사입니다." 진아연은 심장이 매우 빠르게 뛰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자신의 목을 조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곧이어 그들은 진희연의 시체 가까이 도착했다.짙은 피 냄새가 바람을 타고 흩어졌다. 진아연은 땅 위의 핏자국을 바라보며 한 손으로 코를 막았다.진희연을 덮고 있던 흰 천이 벗겨지고 피투성이가 된 얼굴이 그녀의 눈에 보였다
이런 생각을 하며 그녀는 박우진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벨이 한참 울리더니 연결되었다. "아연아, 나한테 무슨 볼 일이 있는 거야?""박우진, 진희연이 죽었어. 알고 있었어?""뭐라고?! 희연이가 죽었어? 난 모르지! 나 지금 병원에서 드레싱하고 있는데...어제 걔랑 통화할 때는 별일 없었었는데...""너 희연이랑 싸운거 아니었어?""싸운적 없어!" 박우진의 말투는 유유하고 자연스러웠다. 몇 초 후 그는 마치 뭔가 생각이 난다는 듯 말했다. "기억 났어. 지난번에 우리 삼촌이 식사하러 왔을 때 희연이도 있었거든. 둘이 그때 서로 대화가 잘 안 풀렸어. 그때 삼촌이 희연이가 오래 못살거라고 그런 말을 했었는데 그 일로 희연이가 계속 무서워했거든…."진아연은 얼굴 빛이 확 바뀌더니 말했다. "말도 안 돼! 나 어제랑 오늘 다 박시준씨랑 같이 있었어! 그 사람 아무것도 안 했다고!"박우진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연아, 왜 삼촌 얘기만 나오면 이렇게 발끈하고 그래? 난 그냥 내가 알고 있는 걸 말했을 뿐이고 이 말은 너한테만 하는 거야. 만약에 경찰이 와서 나한테 물어본다고 해도 삼촌이 그런거라고 절대 말 안 할거야...""박우진! 진희연의 죽음이 너와 상관없다는 걸 확신이 들게 해주는게 좋겠어! 경찰에서 꼭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힐거야!"박우진의 목소리는 조금 차가워졌다. "내가 그런 거 아니야. 나한테는 걔를 죽일 만한 동기도 없고 이유도 없어. 그리고 내가 걔랑 싸우더라도 죽이진 않았을 거야. 아연아, 네가 내 삼촌을 사랑하게 된 이후로, 네 마음속엔 나라는 존재가 완전히 없어졌어.""제발 나 토 나오게 하지마! 네가 진희연이랑 뒹굴고 있을때, 니 마음엔 내가 있긴 했니?!" 진아연은 화가 나서 전화를 끊었다.경찰이 물었다. "누구와 통화중이셨어요?""박우진이요. 진희연 남자친구요." 진아연은 경찰에게 번호를 알려주며 말했다. "진희연은 최근 이 사람과 계속 같이 있었어요. 이 사람이 분명히 진희연이 왜 죽었는지 알고 있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