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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5화

Author: 꽃길
나는 예전에 강유형과 함께 계약을 논의하러 이곳에 온 적이 있었다.

그때 내 인상 속의 이곳은 꽤 정식적인 곳이었다.

하지만 이소희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내가 너무 순진했다는 걸 깨달았다.

이곳에서 정보를 얻으려면 단순한 손님으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 나는 전에 술집에서 했던 방식대로 접근하기로 했다.

회색 산업에 여성 서비스가 존재한다면 자연히 남성 서비스도 있을 것이다. 어차피 전에 술집에서도 남성 직원을 불러봤으니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 보는 게 자연스러웠다.

혹여 용씨 가문에서 나를 의심한다 해도 내가 그런 스타일의 손님이라고만 생각할 것이다. 때로는 우연처럼 보이는 일들이 가장 좋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나는 VIP 룸을 하나 빌리고 직원에게 서비스를 요청했지만 직원은 단호했다.

“죄송합니다, 고객님. 저희는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단순히 술을 따르는 직원은 가능합니다.”

이곳이 불법적인 사업을 운영하면서도 완벽하게 감추고 있다는 증거였다.

“그럼 술을 따라줄 사람을 불러줘요. 가장 잘생긴 사람으로.”

나는 마치 돈 많은 사치스러운 손님처럼 능청스럽게 말했다.

잠시 후, 룸에 한 사람이 들어왔는데 뜻밖에도 익숙한 얼굴이었다.

“준호 씨가 왜 여기 있어요?“

나는 용준호를 보고 얼굴을 찌푸렸다.

보아하니 이곳의 보안은 예상보다 더 철저했다. 내가 특별한 요청을 하자마자 그들은 바로 용준호에게 보고했다. 아무래도 이런 방식으로 사업을 유지하는 곳이라면 보안이 철저할 수밖에 없다.

어쨌든, 이소희가 말한 대로 이곳에서 뭔가 수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확실했다. 그리고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단골 손님일 가능성이 높았다.

용준호는 나를 바라보며 자리에 앉더니 스스로 술을 따라 한 잔 건넸다.

“미녀 고객님이 특별한 서비스를 찾고 있다길래 궁금했지. 그런데 네가 있을 줄이야.”

나는 가볍게 웃으며 대꾸했다.

“이상해요? 준호 씨, 요즘 인터넷을 안 보나 보네요?“

용준호는 내게 술잔을 건네며 웃었다.

“정말 알다가도 모를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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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기껏해야 그녀의 새언니일 뿐인데 지금은 그녀를 보면서 엄마가 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아마 내 안에 숨어 있던 모성애가 폭발한 걸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도 아이를 가져볼 때가 된 걸지도 모른다.생각해 보면 참 이상했다. 요즘 들어 자꾸만 아이를 낳고 싶다는 생각이 스치곤 했다.“아니야, 그냥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어.”진소영이 말하는 고맙다가 무슨 뜻인지 나는 알고 있었다.그녀가 내게 화를 내는 일은 드문데 그런 그녀가 나에게 고맙다는 말을 했다.이 작은 아이는 참으로 감정이 뚜렷한 편이었다. 나는 그녀의 감사를 받아들이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오빠는 또 어디 갔어? 무슨 일이라도 저지른 건 아니지?”진소영이 갑자기 진정우에 관해 물었다.나는 솔직히 그녀가 이런 질문을 할까 봐 조금 걱정했었다. 그녀는 한 번 의문을 품으면 끝까지 답을 찾고야 마는 집요한 성격이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진정우에 관한 건 내가 함부로 떠들 수 없는 일이 많았다.“별일 없어.”나는 진정우가 그녀에게 알리지 않길 원했던 원칙을 지키기로 했다.“둘이서 나를 속이려고 하지 마. 요즘 동네에 낯선 사람들이 몇 번이나 다녀갔어. 내가 살던 곳에서 뭔가를 찾는 것처럼 말이야.”진소영의 말에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그 사람들이 그곳까지 찾아갔다고? 그렇다면 혹시 무덤을 파헤치거나 유골을 가져가려는 걸까?’“이제 솔직하게 말해 줄 거야?”진소영은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지금의 그녀는 예전과 달랐다. 예전보다 날카로워졌고 성숙해졌다.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진정우의 고향으로 돌아가 봐야 할지 고민했다. 하지만 그러다 오히려 더 큰 의심을 살지도 모른다.침묵 속에서 진소영이 말했다.“언니, 오빠가 말하지 않는 건 내가 겁먹을까 봐, 혹은 나까지 말려들까 봐 그러는 거겠지. 하지만 난 그렇게 약하지 않아. 나도 알아야 할 권리가 있어. 그래야 만약 누군가가 나를 찾아오더라도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 테니까.”역시나 그녀는 냉철하고 이성적

  • 세컨드는 이제 그만! 새 사랑 시작   제776화

    나와 그녀의 교집합은 강유형이었다. 하지만 이제 이 남자는 나와 조나연, 그 누구와도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세상일이란 참 알 수 없는 법이다.“어떻게, 요즘 그 사람 못 봤어?”나는 옅은 미소를 띠고 반문했다.조나연은 솔직했다.“못 봤어.”“왜, 보고 싶어졌어?”나는 장난스럽게 물었다.“조금.”조나연도 담백하게 인정했다.“보고 싶으면 찾아가.”나는 그녀를 부추겼다.그러자 조나연의 입가에 비웃음이 피어올랐다.“찾아갈 수 있었다면 왜 굳이 그쪽한테 묻겠어?”이 여자는 나와 대화할 때마다 꼭 불꽃이 튀는 듯했다. 언제나 날카롭고 거칠게 반응했다.하지만 그녀가 그럴수록 나는 더 차분해졌다.“예전엔 나연 씨를 위해 온갖 수고를 마다하지 않던 사람이 지금 이렇게 변했다니... 참, 남자의 마음은 알 수가 없어.”“지원 씨, 그렇게 비꼬지 마.”조나연이 불만스럽게 말했다.나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예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강유형이 이런 그녀를 보면 무슨 생각을 할지 궁금해졌다.“나연 씨, 후회한 적 있어?”나는 문가에 기대어 물었다.“없어.”그녀는 단호했다. 망설임도 없었다.그러나 그럴수록 그녀가 후회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렇게까지 단호하게 부정하는 건 누군가 자신의 속마음을 알아차릴까 봐 두려운 사람이 보이는 반응이니 말이다.나는 입술을 삐죽이며 말했다.“만약 나연 씨가 그렇게 부와 명예만 좇지 않았다면 지금쯤 그이와 함께 행복한 삶을 보내고 있을 텐데.”조나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이렇게 많은 일을 겪고 나서야 깨달았어. 돈이 많든 적든, 부유하든 평범하든, 결국 가장 소중한 건 담백하고 평온한 삶이란 걸.”나는 일부러 그녀를 자극하려 이런 말을 뱉은 게 아니었다. 그저 솔직한 생각을 말했을 뿐이다.“요즘 나는 걷는 게 가장 좋아. 길을 걷다가 평범한 부부가 자전거 한 대를 함께 타거나 장을 본 비닐봉지를 들고 집으로 나란히 가는 모습을 보면 그들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 세컨드는 이제 그만! 새 사랑 시작   제775화

    조나연은 봉투 하나를 꺼냈다. 안에는 진소영의 월급이 들어 있었다. 그녀는 그것까지 함께 내밀며 말했다.“이것도 안 받을 거면 아예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이건 거의 협박에 가까웠다.그때 나는 문을 밀고 들어가 일부러 놀란 척을 했다.“어, 나연 씨 방에 사람이 있었네?”진소영은 나를 봐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물론 나에게 말을 걸지도 않았다. 마치 모르는 사람인 양 철저히 선을 그었다.조나연은 나를 보곤 순간 살짝 긴장한 기색을 보였지만 곧바로 감정을 감췄다. 그러곤 진소영에게 말했다.“이건 다 네가 받아야 할 몫이니 가져가.”진소영은 손을 내밀어 봉투만 들고 갔다. 조나연이 준비한 상자는 끝내 손에 들지 않았다.역시 진정우의 손에 자란 아이다웠다. 기개가 남달랐다.“고맙습니다.”진소영은 그 한마디를 남기고 조용히 돌아섰다.끝까지 나에게는 단 한마디도 건네지 않았다. 아직도 화가 난 건지, 아니면 조나연에게 우리 관계를 들키기 싫었던 건지는 알 수 없었다.“나중에 또 아르바이트하고 싶으면 언제든 와도 돼.”조나연은 내 앞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말했다.“나연 씨가 여자라서 다행이지. 남자였으면 진짜 관심 있는 줄 알았겠어.”진소영이 문을 나서자 나는 곧바로 조나연을 놀리듯 말했다. 그 말과 동시에 나는 그녀가 진소영에게 주려던 상자를 집어 들었다.“이거, 실례라고 생각 안 해?”나를 사장으로 대하는 태도 따위는 없었다.상자를 열어보니 안에는 큼지막한 다이아몬드가 박힌 팔찌가 들어 있었다. 가격이 꽤 나가 보였다.“직원 잡으려고 돈을 이렇게 쓰는 거 보니, 나연 씨도 진짜 통이 크네.”“하긴 순진한 양 없이 어찌 늑대를 잡겠어.”조나연은 숨김도 없었다.나는 상자를 딱 소리 나게 닫았다.“그 애한테 부리는 수작은 이쯤에서 접어.”조나연은 말없이 내 눈을 바라봤다. 뭔가 설명을 바라듯 말이다.나는 그녀가 진소영의 정체를 알고 있는지 따지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그 애, 진정우의 동생이야.”조나연은 놀란 듯 살

  • 세컨드는 이제 그만! 새 사랑 시작   제774화

    이런 깊은 밤, 바에서 진소영을 마주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요즘 나도 일이 너무 많아 그녀를 신경 쓸 여력이 없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손을 놓은 건 아니었다.진소영은 먹색이 감도는 짙은 녹색 롱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몸매를 드러내는 디자인도 아니었고 그저 단아하고 우아한 분위기가 풍겼다. 혼란스럽고 소란스러운 바의 분위기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나는 바로 그녀에게 다가가지 않고 조용히 뒤를 따랐다. 대체 무슨 일로 이곳에 온 건지 지켜보고 싶었다.그녀는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지나가더니 무대 뒤편으로 향했다. 그러고는 방향을 꺾어 방으로 들어갔다.그곳은 조나연의 사무실이었다.‘조나연이 그녀를 찾은 건가?’순간 가슴속에서 경고음이 울렸다. 나는 재빨리 걸음을 옮겨 방문 앞에 섰다. 마침 문이 완전히 닫히지 않아 안을 들여다볼 수 있었고 대화 내용도 들을 수 있었다.“조 매니저님, 저 다음 주부터 개강이라 여기 더 이상 못 나와요. 이번 공연비 정산 좀 부탁드려요.”진소영의 말에 나는 또 한 번 놀랐다.그녀가 여기서 돈을 벌고 있었다니, 게다가 말투를 보니 꽤 오래 이 일을 해온 것 같았다.“서울대로 가는 거야?”조나연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진소영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서울대요.”“좋은 학교지. 우리 남편도 그 학교 나왔어.”그녀는 태연하게 임석진의 이름을 입에 올렸다.어찌 그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지 알 수가 없었다. 밤중에 그의 영혼이 그녀를 찾아와 복수를 해도 모자랄 텐데 말이다.“아, 그렇군요.”진소영은 짧게 대꾸했을 뿐 더는 말하지 않았다. 덕분에 조나연도 대화를 이어가기 어려웠는지 화제를 돌렸다.“어떤 전공을 선택했어?”“의학이요.”진소영은 묻는 말에 곧바로 짧은 대답을 내놓았다.조나연은 가느다란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이렇게 예쁜 애가 왜 하필 의대를 가려는 거야?”“그냥 좋아서요.”진소영은 의대를 선택한 진짜 이유를 굳이 밝히지 않았다.“그렇지만 너무...”

  • 세컨드는 이제 그만! 새 사랑 시작   제773화

    “응.”긁히면서 상처가 날 때는 아프지 않았는데 약을 바르려니 오히려 더 따끔하고 아팠다.구안석은 손을 멈췄다.“그럼 좀 더 살살 할게.”“아니, 안 발라도 아파. 세기 문제는 아니야.”안리영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낮았다.구안석은 그녀의 뜻을 단번에 알아차렸다.“리영아, 미안해. 널 지켜주지 못했고 제때 찾아내지도 못했어.”사실 누구한테 질책을 들을 필요도 없었다. 구안석 자신이 가장 자책하고 있었다.어떻게 자기 여자조차 지키지 못하는 남자 친구가 있을 수 있단 말인가.“선배 탓하는 거 아니야.”안리영은 진심이었다.그녀는 정말 구안석을 원망하지 않았다. 애초에 그의 잘못이 아니었다. 이건 그녀의 직업이 안고 가야 할 위험이었다.“하지만 난 나 자신이 원망스러워.”구안석은 안리영의 상처를 바라보며 깊이 자책했다.“그럼 그 원망을 보살핌으로 바꿔 봐. 나 다쳤으니까 남자 친구가 잘 챙겨줘야지.”안리영이 귀염스레 애교를 부렸다.이런 순간에 구안석이 거절을 할 수 있을 리 없었다.“그래.”그는 긍정의 대답을 내놓았다.그러자 안리영이 장난스럽게 웃었다.“그럼 일은 안 하려고?”구안석이 고개를 끄덕였다.“일보다 여자 친구가 더 중요하지.”“농담이야. 당연히 일이 더 중요하지. 볼일 봐.”안리영은 구안석이 이번에 돌아온 이유를 알고 있었다.“괜찮아. 상대방이랑 얘기해 볼게. 며칠 동안은 네 곁에 있을 거야.”하지만 구안석은 단호했다.그의 마음이 그런 거라면 굳이 거절할 필요도 없었다.구안석은 약을 다 바르고 말했다.“가자, 집으로.”입원이 필요한 부상은 아니었기에 병원에 남을 이유는 없었다.안리영도 밤새 정신없이 지내느라 한숨도 못 잤다. 슬슬 졸음이 몰려왔다. 자리에서 일어나 구안석과 함께 가려는데 그가 몸을 숙이며 말했다.“안아줄게.”“괜찮아. 혼자서도 걸을 수 있어. 이 정도 상처로는 아무 문제없...”거절하려던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구안석이 끊어버렸다.“올 때도 안겨서 왔잖아.”그 말에 안리영은 순간

  • 세컨드는 이제 그만! 새 사랑 시작   제772화

    병원 로비에서 나는 조시언과 마주쳤다. 그의 손에는 연고가 든 작은 봉투가 들려 있었다.“...리영이는요?”나는 머뭇거리다 물었다.그를 뭐라고 불러야 할지 고민됐다. 조시언 씨라고 하자니 너무 딱딱했고 삼촌이라 부르려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어차피 우리와 나이 차이도 별로 나지 않았으니 말이다.“위에서 검사 중이에요.”조시언은 그렇게 말하고는 손목시계를 흘깃 보았다.“아마 지금쯤이면 곧 끝날 거예요.”“그럼 전 올라가 볼게요.”나는 그렇게 말하며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잠깐만요.”그는 나를 불러 세우고는 손에 든 봉투를 내밀었다.“리영이 손목이랑 발목에 상처랑 멍이 좀 있어요. 연고를 발라줘야 할 것 같아서요.”나는 조용히 봉투를 받아 들었다.“그쪽은 안 올라가세요?”“네. 전 차에 있으려고요. 이따 누나랑 매형이 볼일 끝나시면 데리고 나오실 수 있으세요? 부탁드릴게요.”조시언의 말은 영 이상했다. 하지만 그와 그렇게 가까운 사이도 아니니 굳이 더 캐묻진 않았다. 그래도 하나만은 짚고 넘어가고 싶었다.“리영이를 어떻게 찾으신 거예요?”“찾으려면 언제든지 찾을 수 있죠. 어렵지 않아요.”그의 답변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하지만 어딘가 납득이 가지 않았다. 나랑 구안석도 필사적으로 안리영을 찾아 헤맸지만 결국 실패했으니 말이다.“리영이한테 이토록 심혈을 기울이는 건 역시 시언 씨뿐이네요.”나는 장난스럽게 한마디 던졌다.하지만 그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없이 돌아서서 병원 밖으로 걸어 나갔다.나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커다란 키의 단정한 실루엣은 코트 자락을 휘날리며 걸음을 옮겼다. 정말 훤칠하고 잘생긴 남자인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나는 병실로 올라갔다. 그곳에서 안리영과 구안석을 만났다. 그리고 그 순간 조시언이 굳이 올라오려 하지 않은 이유를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지원아! 나 안아줘!”안리영은 나를 보자마자 애교를 부리며 달려들었다.나는 그녀를 꼭 안아 주며 웃었

  • 세컨드는 이제 그만! 새 사랑 시작   제771화

    그녀는 그의 허벅지를 움켜잡은 걸로도 모자라 아예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얼굴을 그의 민감한 부위로 들이대게 되었다.순간적으로 엄습한 당혹감에 안리영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예전에 욕실에서 알몸인 상태로 서로를 마주쳤을 때보다도 훨씬 더 난감한 상황이었다.마치 감전된 듯 손을 황급히 떼려는 순간, 그녀의 몸이 단숨에 들어 올려졌다.조시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녀를 품에 안고 성큼성큼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병원에 도착하자 안리영은 부모님과 구안석을 발견할 수 있었다.“리영아, 괜찮니? 어디 다친 데는 없고?”“시언아, 리영이는 안 다쳤지?”부모님의 얼굴엔 걱정이 가득했다.“큰 문제는 없을 것 같지만 혹시 모르니 정밀 검사를 받는 게 좋겠어요.”조시언의 제안에 부모님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때 구안석이 입을 열었다.“리영아, 정말 괜찮아? 안 다쳤어?”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를 바라보는 순간 안리영은 코끝이 시큰해짐을 느꼈다. 그녀는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다리는 괜찮아?”구안석은 모두가 놓친 부분을 예리하게 짚었다.그제야 안리영은 자신이 아직 조시언의 품에 안겨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아니, 괜찮아. 그냥 다리가 조금 저려서 그래.”그녀는 몸을 비틀며 내려오려 했지만 조시언은 더욱 단단하게 그녀를 고쳐 안았다.그는 아무 말 없이 그녀를 안은 채 검사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구안석의 눈빛이 한층 더 깊어졌다. 그는 곧 조시언의 뒤를 따라가며 말했다.“안석 씨, 리영이는 저한테 맡기시죠.”하지만 조시언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안리영을 품에 안은 채 그대로 검사실에 들어갔다.“리영이를 구해줘서 고마워요.”구안석은 다시 한번 조시언에게 말을 건넸다.“고맙다는 말이 지금 무슨 의미가 있죠?”조시언의 목소리는 싸늘했다.그 말의 뜻을 구안석은 알고 있었다. 주시언은 안리영이 도움이 필요할 때 그녀의 곁을 지켜주지 못한 구안석을 원망하고 있었다.그 점은 구안석 자신도 자책하고 있었다.더는 할 말이

  • 세컨드는 이제 그만! 새 사랑 시작   제770화

    경찰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그가 온 것이었다.하지만 누가 됐든 간에 구해줄 사람이 나타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안리영의 공포는 한결 가라앉았다.그녀도 사람이지 신이 아니다. 방금까지 유창하게 떠들며 납치범을 자극하지 않으려 애썼지만 사실 마음속으로는 내내 조마조마했다. 혹여라도 한 마디라도 잘못 내뱉어 납치범이 화를 내기라도 하면 망설임 없이 자신을 아래로 던져버릴 것 같았으니까.“헛소리 집어치워. 당장 꺼져! 안 그러면 이 여자랑 같이 뛰어내린다.”연시훈이 조시언을 향해 위협적으로 소리쳤다.조시언은 목이 졸려 있는 안리영을 힐끗 바라보더니 싸늘한 눈빛으로 납치범을 응시했다.“지금 뛰어내리면 넌 아무것도 얻지 못해. 하지만 리영이를 놓아주면 병원에서 네가 받아야 할 보상금을 내가 직접 챙겨주지. 거기에 더해 내 개인 돈으로 2억을 얹어 줄게.”그는 말뿐이 아니었다. 그가 손에 들고 있던 가방을 그대로 던지자 지퍼도 잠그지 않은 채 가방에서 새 지폐들이 우수수 쏟아져 나와 연시훈의 발치에 떨어졌다.잠시 정신이 멍해진 연시훈은 이내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네 돈 따위 필요 없어! 난 내 와이프랑 아이를 원한다고!”그의 말과 오늘 저지른 일은 마치 절절한 사랑을 증명이라도 하듯 했다.그러나 조시언은 비웃음을 흘렸다.“연시훈, 맞지? 나한테 그런 가식적인 연기 따위는 통하지 않아. 내가 돈을 들고 왔다는 건 이미 네가 어떤 놈인지 다 알고 있다는 뜻이야.”안리영은 연시훈의 몸이 순간 굳어지는 걸 느끼자 조시언이 제대로 짚어낸 걸 알고 속으로 욕설을 내뱉었다.‘죽은 와이프랑 아이에 대한 사랑 운운하더니 결국 다 헛소리였던 거야? 그냥 감성 코스프레였던 거라고?’그런데 지금까지 연시훈은 돈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다.‘만약 조시언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도대체 누구에게 돈을 요구할 생각이었던 걸까?’그때 연시훈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네 말을 믿을 수 없어! 날 속이려고 그러는 거잖아. 그리고 네가 혼자 왔을 리도 없어. 경찰을 데리고 왔을 거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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