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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Author: 강맹아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0-29 19:42:56
S국 황실이 반지훈을 귀빈으로 접대했었고 그가 S국 황실 공주와 친구라는 건 모든 사람이 아는 사실이었다. 그는 당연히 S국 황실의 귀빈 기념 휘장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녀가 꺼낸다 하여도 진위를 가릴 수 있었다!

강성연은 콧방귀를 뀌었다.

"내가 어떻게 그 귀한 물건을 함부로 너에게 보여줄 수 있겠어?"

강미현은 분노에 몸이 부들부들 떨렸지만 여전히 웃는 표정을 유지했다.

"그럴 용기가 없는 거 아니야?"

"지훈씨, 이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예요. 분명 당신이 황실의 접대를 받아본 적이 있어 기념 휘장의 모양을 알고 있다는 걸 눈치채고 꺼내지 못하는 거지요."

그녀가 반지훈을 대하는 태도는 완전히 달랐다.

반지훈은 입 꼬리를 살짝 올렸다.

"1942억을 내는 사람, 디자이너 Zora를 요청하려고 했던 사람도 나다. 만약 당신이 Zora라는 걸 증명할 수 있다면 오늘 일은 따지지 않을게."

"하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

반지훈은 그녀에게 다가가 한 글자씩 또박또박 말했다.

"넌 서울에서 지내지 못할 거다."

그가 다가왔을 때 풍겨온 옅은 향기에 강성연은 몸이 굳어졌다.

구찌 남자 향수!

왜 그에게서 6년 전 그 남자와 똑같은 향수 냄새가 날까?

반지훈은 강성연의 조금 창백해진 얼굴을 보고 허리를 폈다. 그는 그녀에게 더 이상 기회를 주지 않았다.

"증명할 수 없다면 그만 떠나. 내가 사람을 불러 당신을 쫓아내기 전에."

강미현은 흡족해 하면서 웃었다.

강성연, 성연아, 6년이 지났는데 왜 스스로 죽을 자리를 찾아온 거지?

강성연은 별안간 고개를 들더니 환하게 웃었다.

"사장님, 정말 그렇게 할 건가요?"

반지훈은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를 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장님, 만약에 제가 저의 신분을 증명할 수 있다면 아까 제가 맞은 뺨은 어떻게 할 건가요?"

강미현은 다시 표정이 바뀌었고 조심스럽게 반지훈을 쳐다 보았다.

비록 그녀는 반지훈의 여자가 되었지만 반지훈은 여태까지 그녀를 건드린 적이 없었다.

만약 6년 전 그녀가 깨끗하게 뒷정리를 하고 스스로의 주민등록증으로 방을 예약한 것이 아니라면 반지훈은 일찍부터 자신을 의심했을 것이다.

"지훈씨......"

"미현더러 사과하라고 할게."

반지훈이 덤덤하게 말했다.

강성연은 가방을 뒤지던 손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전 뺨을 맞았는데 고작 사과를 하게 하겠다고요?"

반지훈의 눈빛이 조금 어두워졌다.

"당신은 어떻게 하고 싶어?"

강성연은 그와 눈을 맞췄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속담이 있어요. 저도 강미현의 뺨을 때려야 공평하지 않겠나요?"

주위 사람들은 모두 찍소리도 못했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 감히 반지훈 앞에서 당당하게 이런 말을 하다니, 설마 정말......

반지훈은 그녀의 오만한 태도를 보고 얇은 입술을 꾹 닫았다.

서울에서 그와 이런 태도로 말하는 사람은 강성연이 처음이었다.

잠시 후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당신, 욕심이 너무 많군."

"그렇다면 다른 디자이너를 찾으세요. 전 손해를 보는 건 싫거든요."

강성연은 기념 휘장을 그의 눈앞에 흔들었다.

"사장님이 황실 기념 휘장을 본 적이 있다고 하니 잘 보세요."

그녀는 기념 휘장을 가방 안에 넣은 후 쿨하게 돌아섰다.

강미현 고개를 숙이고 몰래 이를 악물었다. 이럴 수가, 저 년이 어떻게......

반지훈은 그녀를 도와 자신의 명의로 "세설"에서 디자이너 Zora를 요청했었다. 만일 그가 1942억을 내주지 않았다면 그녀는 그런 가격을 지불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 사람이 강성연이라는 걸 전혀 모르고 있었다!

오늘 그녀가 강성연에게 한 행동은 반지훈의 체면을 깎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지훈씨, 저......"

강미현은 손을 뻗어 그의 팔짱을 끼려고 했지만 반지훈은 팔을 뿌리쳤다. 그는 몸을 돌리면서 싸늘한 표정으로 강미현을 보았다.

"스스로 해결해."

말을 마친 후 반지훈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떠났다.

그가 홀에서 나오자 롤스로이스 곁에서 기다리고 있던 보디가드가 차문을 열었다.

그는 차에 탄 후 조수석에 앉은 남자에게 말했다.

"이틀 안에 디자이너 Zora의 모든 자료를 찾아와."

오션뷰 별장.

"흥, 강미현은 정말 얄미워!"

강유이는 인형을 안고 강시언, 강해신과 함께 컴퓨터 모니터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찡그린 표정으로 모니터 속의 여자를 보고 있었다.

"정말 못생겼네."

강시언은 고개를 돌려 남동생과 여동생을 보았다.

"이 여자가 우리 엄마를 괴롭혔으니 우린 가만히 놔둘 수 없어."

강유이는 턱을 괴었다.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복수하지?"

그들은 방법 하나를 강구해 엄마를 속여야 했다.

강시언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손가락을 튕겼다.

"양엄마가 말했었잖아, 강미현이 부자와 교제한다고. 그러면 강미현과 교제하는 부자부터 접근하면 되지!"

"그 남자의 이름이 뭐라고 했지?"

강유이가 고개를 들고 생각했다.

"반지훈!"

강해신이 키보드로 그 이름을 타자하자 곧바로 자료 페이지가 나타났다.

강해신이 반지훈의 자료를 클릭해 남자의 사진이 나타나자 세 쌍둥이는 한참 동안 멍해졌다.

"이 남자...... 왜 우리랑 이렇게 비슷하게 생겼지?"

강시언은 아주 의아하여 사진을 한참 동안 뚫어지게 쳐다 보았다.

엄마는 한번도 그들에게 아빠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다. 설마 이 남자가......

그들의 아빠인 건 아니겠지?

강해신은 콧방귀를 뀌더니 교활한 눈빛으로 말했다.

"저 사람이 정말 우리의 아빠라면 일이 쉬워지지."

강시언은 의아해했다.

"하지만 어떻게 저 남자에게 접근하지?"

"걱정하지마, 오빠들. 나에게 맡겨. TG그룹 아래 아동복 브랜드에서 모델을 찾고 있잖아. 내가 나서면 꼭 성공할 거야!"

강유이가 가슴을 내밀면서 말했다. 그녀는 세 쌍둥이 중에서 성격이 가장 통통 튀는 아이라 그녀가 나서면 꼭 문제없을 것이다.

"귀염둥이들, 내가 돌아왔어!"

엄마의 목소리를 들은 세 쌍둥이는 얼른 컴퓨터 페이지를 껐다.

"엄마! 여왕 전하!"

세 쌍둥이는 줄줄이 방에서 나와 그녀에게 안겼다.

아이들이 얌전하게 집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자 강성연은 웃으면서 쪼그려 앉았다.

"양엄마를 귀찮게 한 건 아니지?"

"엄마는 저희가 양엄마를 괴롭힌다고 생각해요?"

강해신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자 강유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맞아요. 저희가 왜 양엄마를 괴롭히겠어요? 양엄마는 돌아와서 저희에게 케익도 사줬어요!"

강성연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그녀가 자신이 낳은 세 쌍둥이를 모를까?

세 쌍둥이 중 가장 장난기가 많은 건 둘째 해신이고 독설을 잘하고 생각이 깊은 성격은 그녀와 닮지 않았다. 첫째 시언은 비교적 듬직하고 마음이 따뜻했으며 남동생과 여동생을 끔찍하게 아꼈다.

그리고 셋째 강유이는 통통 튀는 성격으로 엉터리 아이디어를 자주 내어 오빠들을 나쁜 길로 이끌고 있었다.

"엄마, 왜 표정이 이렇게 어두워요? 누가 괴롭힌 거 아니에요?"

눈썰미가 빠른 강시언은 곧 강성연이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다.

강성연은 멈칫했다. 왜서인지 오늘 만나 그 남자는 그녀에게 아주 익숙한 느낌을 주었다. 특별히 그의 얼굴과 6년 전 그 남자 특유의 남자 향수 냄새가.

"엄마가 저희에게 뭔가를 감추고 있네요!"

강시언이 또 알아맞히자 그녀는 애써 웃으며 몸을 일으켰다.

"너희들은 어른들의 일을 신경 쓸 필요 없어. 엄마가 음식을 준비할게."

그녀가 주방으로 가려고 할 때 휴대폰이 울렸다.

수신전화를 본 강성연은 입 꼬리를 올렸다. 역시 강미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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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강유이와 강시언이 홍보대사가 된 “동안” 브랜드 화보가 순식간에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다. 두 사람은 본인의 타고난 미모로 실시간 검색어 3위를 차지하게 됐다.#무한행복#: 화보 진짜 미쳤다!#팥 없는 찐빵#: 세상에, 예수는 실존한다. 진짜 너무 부러워ㅠㅠㅠㅠ#u여름u#: 애들 엄마랑 아빠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네.#와이어에 매달린 천사#: 아동 의류인데 애들이 입으니까 완전 고급스러워 보이네요. 얼굴 때문인가…댓글 반응들은 아주 뜨거웠고 아이들의 외모를 칭찬하는 댓글들이 수두룩했다.TG 사무실에 앉아 있던 반지훈 역시 실시간 검색어를 보았다.사진 속 두 아이는 촬영할 때 전혀 움츠러들지 않았고 오히려 무대를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협조를 너무 잘해줬다.그리고 어쩐지 자꾸만 아이들에게 시선이 갔다.바로 그때 희승이 문을 두드리고 사무실로 들어왔다.“대표님, 저희 산하에 있는 동안의 판매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두 아이를 홍보모델로 선정한 것이 옳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반지훈은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희승은 문득 무언가 떠오른 듯 말을 꺼냈다.“그리고 엘리엇 엔터테인먼트에서 오늘 연락이 왔습니다. 두 아이와 계약을 맺고 싶은 모양이더군요.”엘리엇 엔터테인먼트는 서울시에서 규모가 가장 큰 엔터테인먼트인 동시에 TG 산하의 유일한 연예계 산업이었다.엘리엇은 많은 연예계 대스타들을 배출했다. 그들이 눈여겨보는 연예인들은 전부 잠재력이 어마어마하고 앞날이 창창한 이들이었다.반지훈은 시선을 내리뜨리며 말했다.“우선 아이들 부모님 의견부터 물어봐. 아직 나이가 어리다 보니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희승은 잠시 주저하다가 말했다.“하지만 자료에는 아이들의 부모님과 연락할 방법이 적혀있지 않은데요.”반지훈은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연락처를 안 적은 거야?”“연락처를 적긴 했는데 맞는 건진 모르겠어요.”희승은 손안에 든 자료를 뒤적여 두 아이가 적은 익명의 연락처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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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이너?반지훈은 안색이 조금 흐려져서 저도 모르게 강해신에게 물었다.“성함이 어떻게 되시니?”“우리 엄마는 그렇게 유명하지 않아요. 말해도 아저씨는 모를걸요. 아, 참. 아저씨, 여자친구 있어요?”강해신은 얼른 화두를 돌렸고 반지훈은 눈을 가느스름하게 떴다. 여자친구?그의 곁에 여자가 있기는 했지만 그는 그녀를 여자친구라고 인정한 적이 없었다.강해신은 눈을 접어 웃으며 말했다.“우리 엄마 소개해줄까요? 엄마는 유명하지 않지만 엄청 대단해요. 그리고 엄청 예뻐요. 엄마가 우리를 낳은 것만 봐도 알 수 있죠.”반지훈은 입을 꾹 다문 채 대답하지 않았다.확실히 두 아이는 외모가 출중했고 이런 아이들을 낳은 여자라면 외모가 평범하지는 않을 것이다.하지만 반지훈은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그들과 본인 사이에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걸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그러나 강성연은 확실히 임신하거나 아이를 낳은 적이 없었다.반지훈은 여자아이의 얼굴이 무척이나 익숙하게 느껴졌다.때마침 강해신의 스마트 워치가 진동했고 고개 숙여 확인하니 형에게서 온 전화였다.아이는 핑계를 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아저씨, 저 화장실 갔다 올게요.”강해신은 엉덩이를 씰룩거리면서 화장실로 달려갔고 통화 버튼을 누른 뒤 스마트 워치를 귓가에 대고 말했다.“형?”강시언은 현재 병원에 도착해 DNA 검사 결과를 손에 넣었다.“해신아, 결과 나왔어.”“그 사람 우리 아빠 맞아?”“맞아. 그 사람이 우리 아빠야.”강시언의 말에 강해신은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고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어쩐지 우리랑 닮은 것 같더라고. 그런데 우리 아빠면서 왜 그 나쁜 여자랑 같이 있는 거지?”강시언은 검사 결과를 들고 병원을 나섰다.“양엄마가 말했잖아. 엄마는 6년 전 그 나쁜 여자의 함정에 빠져 그 집안에서 내쫓긴 거라고. 아빠는 우리의 존재도, 엄마도 모르고 있어. 이건 분명 그 나쁜 여자 탓일 거야.”강해신은 어두워진 안색으로 말했다.“흥, 그 나쁜 여자는 우리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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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2771화

    ”유이야.”조민과 소찬이 술잔을 들고 다가왔다.“오늘 너무 예쁘다!”강유이가 웃으며 말했다.“고마워요.”조민이 술잔을 들며 말했다.“이건 나와 소찬 씨가 축하의 의미로 권하는 거야. 너와 한태군이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래.”강유이가 그녀의 잔에 자신의 잔을 부딪혔다.“저도 선배와 소찬 씨의 앞날에 행복할 일만 가득하길 바랄게요.”곧이어 남우와 반재언이 다가왔다. 두 사람의 뒤에는 진예은과 반재신 그리고 강성연과 반지훈까지 있었다.강성연이 유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오늘 우리 유이 너무 잘했어!”그녀가 미소 지었다.“진짜요?”반지훈이 말했다.“우리 딸 정말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어. 넌 우리의 자랑이야.”강유이가 한 떨기 꽃처럼 어여쁘게 미소를 지었다.한태군이 그들 쪽으로 다가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아버님, 어머니, 두 분께서 유이를 제가 주신 것에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이 잔 올리겠습니다.”반지훈이 콧방귀를 뀌었다.“네놈 운 좋은 줄 알아!”그가 술잔을 들고 한태군이 내민 잔에 부딪혔다.“앞으로 내 딸한테 정말 잘해줘야 해.”한태군이 강유이를 바라보았다.“걱정 마세요. 제 생에 여자는 오직 유이 한 사람뿐입니다.”강성연도 미소 지었다.여준우와 진예은의 아버지도 인사를 건네러 다가왔다. 그들과 함께 정연 여왕과 한희운도 다가왔다. 여준우가 말했다.“아직 의식 하나 남았지?”강유이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남은 의식이 또 있어요?”그가 말했다.“베란다에서 하는 세기말 키스가 남았잖니. 너희 아직 그거 못했어.”한희운이 웃으며 말했다.“여준우 경, 어째 가족들보다 경이 더 조급해 하는 것 같습니다.”여준우가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전설 속의 세기말 키스. 우리 모두 한 번도 본 적이 없지 않습니까! 그 장면을 오늘에서야 보게 되었군요.”그의 말에 다른 사람들도 웃음을 터뜨렸다.남우가 의문스러운 듯이 물었다.“세기말 키스가 뭐야?”반재언이 그녀에게 설명해 주었다.“오래전 첫 번째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2770화

    웨딩카가 지나가야 했기에 궁에서부터 대성당까지 가는 길에 기타 차량은 통행을 금지 시켰다.강유이가 창밖을 바라보았는데 길에는 혼란스러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그들 모두가 이 성대하고 엄청난 장면을 구경하러 몰려든 것이였다.그녀의 곁에 앉아있는 한태군은 네이비 더블 버튼 군복을 입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늠름해 보였다. 어깨에는 성 패트릭 훈장과 로열 빅토리아 훈장 등 여러 훈장이 달려있었다.그가 강유이의 손을 잡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손에서 땀이 나는데?”강유이가 그를 돌아보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나 긴장돼.”그가 그녀의 손을 잡아당기더니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내가 있잖아. 긴장할 것 없어. 마음을 편하게 가져.”강유이의 시선이 그가 입은 제복으로 향했다.“이 옷 오빠한테 너무 잘 어울린다!”한태군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내 신부도 오늘 너무 아름다워.”성당에 도착하자 한태군은 강유이와 떨어지게 되었다. 그는 아버지 한희운과 함께 여준우, 진예은의 아버지 등 황실 성원들 그리고 내각 대신들까지 함께 성당 서쪽 문으로 걸어갔다. 문 앞에 있는 광장에는 이미 수천 명의 초대 관객들이 몰려있었는데 그 장면이 너무나도 웅장했다.여준우가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고, 결혼식도 전부 라이브로 방송되겠는데 유이 그 계집애 아마 지금쯤 우리보다 더 긴장하고 있겠죠?”진예은의 아버지가 그를 바라보았다.“하하. 내 눈에는 네가 더 긴장한 것 같은데?”그가 웃으며 말했다.“황실 결혼식은 처음이라서요.”열한 시 반이 되자 정연 여왕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신랑 한태군 일행이 도착할 때까지 대표로 성당에서 각 귀빈들과 인사를 나눴다.남우가 반재언 곁으로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저분이 바로 여왕 폐하셔? 엄청 예쁘시다. 나 실제로 처음 봐.”반재언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나도 처음 뵙는 거야.”“뭐?”남우가 깜짝 놀랐다.“그전에 한 번도 만난 적 없어?”“재신이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2769화

    ”참 형수님은?”소찬이 묻자 반재언이 대답했다.“지금 아버님 모시고 돌아다니고 있어. 나도 이제 가야겠네. 두 사람 편히 쉬고 있어요.”반재언이 자리에서 일어나 자리를 떠났다.소찬이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와이프가 생기더니 변했어!”“하하. 당신은 뭐 재언 씨와 다른 것처럼 말하네요.”조민도 자리에서 일어났다.소찬도 얼른 잔을 놓고 그녀의 뒤를 따랐다.“잠깐만요. 왜 나 버리고 혼자 가요! 같이 가요.”강성연과 지윤이 룸에서 나와 걸어가다 마침 복도에서 반지훈과 희승과 마주쳤다. 희승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오랜만이에요, 사모님.”강성연이 반지훈 앞에 멈춰 서자 반지훈이 그녀의 손을 잡아끌었다.“오랜만에 만났는데 얘기는 잘 했어?”“그럼요. 근데 당신 오후에 아버님과 여씨 가문에 간다고 하지 않았나요?”반지훈이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당신 기다리고 있었지. 가서 밥 먹자.”희승이 지윤의 곁에 나란히 서며 그들을 바라보았다.“회장님 사모님, 그럼 저희들은 먼저 아버님한테 가볼게요.”반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강성연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그녀와 나란히 복도를 걸어갔다. 포근한 햇살이 통유리로 된 창문으로 들어와 바닥에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두 사람의 그림자가 한데 꼭 붙어 좀처럼 떨어질 줄 모르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이틀 후, 드디어 모든 사람들이 기대했던 세기말 황실 결혼식 날이 다가왔다. 식은 아홉 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아침 일곱 시부터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궁에 도착해 있었다. 강유이는 커다란 메이크업 룸을 혼자 썼다. 네다섯 명의 탑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그녀를 위해 화장을 해주고 머리를 만져주었다.여덟 시가 되어서야 강유이는 드레스를 입을 수 있었다. 순백의 새하얀 드레스는 과한 보석과 레이스가 아닌 천연 실크 소재로 우아함을 극대화했다. 오프숄더 형 넥 라인으로 간단하지만 파격적인 미를 추가했고 소매는 칠부 정도 되었다.면사포 길이만 16피트 정도 되었는데 변두리가 레이스로 수놓아져 있었다.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2768화

    그녀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럼 나 결혼식 당일에 이 티아라 쓸래. 그러면 엄마의 디자인을 홍보해 줄 수도 있잖아.”한태군이 등 뒤에서 그녀를 껴안았다.“네가 원하는 대로 다 해도 돼.”…반씨 가문 사람들은 결혼식 이틀 전에 영국에 도착했다. 그들은 한태군이 안배한 호텔에 머물게 되었다. 황실에서는 호텔을 통으로 빌려 결혼식 때문에 일부러 해외에서 온 귀빈들을 위한 장소로 마련했다.구씨 집안사람들과 육씨 집안사람들도 왔고, 남강훈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연예계에서 강유이와 친분을 유지했던 윤수아, 우영, 주계진, 임석진도 초대되었다. 조민과 소찬은 당연히 초청자 명단에 속해 있었다.강성연이 레스토랑에 들어서자 웨이터가 그녀를 룸으로 안내했다. 룸 안에 앉아있는 남자를 발견한 그녀가 활짝 웃으며 다가갔다.“삼촌.”헨리가 천천히 몸을 돌렸다. 못 본 지 몇 년이나 되었지만 그는 아직도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다만 예전보다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았다.강성연이 다가가 그와 포옹했다.“오셨어요.”헨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예전에 내가 네 결혼식도 참석 못 하고, 또 네 두 아들의 결혼식도 참석 못 했었잖니.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마침 영국에 출장 올 일이 있어서 이렇게 너를 만나러 왔단다.”그녀가 시선을 내려뜨리며 말했다.“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몸은 좀 어떠세요?”그가 미소 지었다.“많이 괜찮아졌다. 지윤이와 희승이가 돌봐주고 있어서 조금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아.”그때 지윤이 문을 열고 룸으로 들어왔다.강성연이 고개를 돌려 지윤을 확인했다. 처음에는 놀라던 그녀가 다음 순간 눈물을 글썽였다.“두 사람도 와줬네요.”지윤이 그녀한테 다가갔다.“유이가 영국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는 소식을 듣고 저와 희승 씨도 아버지 따라왔어요. 희승 씨는 지금 반 회장님과 같이 있어요.”헨리가 경호원에게 선물을 갖고 오라고 지시한 후 강성연에게 선물을 건넸다.“리비어가 올 수 없어서 참 안타까워했단다. 이건 걔가 너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2767화

    한태군의 말에 나머지 사람들도 함께 웃었다.어느덧 밤이 깊어졌다. 온 도시가 화려한 네온사인에 둘러싸여 빛을 밝히고 있었다. 강유이와 한태군은 저녁을 먹은 후 진원으로 돌아갔다.이제 막 샤워를 마친 탓에 강유이의 머리카락은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그러자 한태군이 그녀의 손에서 타월을 가져가더니 대신 머리를 닦아주었다.그녀는 화장대 거울 앞에 앉아 거울 속 남자를 바라보고 미소를 지었다.“태군 오빠, 나 결혼식이 너무 기대가 돼.”“그래?”한태군이 부드러운 그녀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쓸어내리며 말했다.“나 역시 기대돼!”“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성스러운 결혼식장에 들어서다니!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인 것 같아.”그가 소리 내어 웃더니 허리를 숙이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그거 알아? 난 한평생 내가 꿈꿨던 모든 소원들을 이미 다 이뤘어.”강유이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원인데?”한태군이 여전히 그의 귓가에서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너를 아내로 맞이하고, 너와 결혼식장에 들어가고, 우리 두 사람의 아이까지 만나게 된 거.”그녀가 멈칫거렸다. 따듯한 조명 아래 그녀의 볼이 붉게 피어올랐다.“설마 처음부터 다 꿍꿍이가 있었던 거야?”그가 대답했다.“어쩌면 네가 내 눈앞에 나타난 순간부터 난 너를 아내로 맞이할 줄 알았던 것 같아.”강유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끌어안았다.“나도 이번 생에는 오빠가 아닌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될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한태군이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그의 따듯한 마음이 뼛속까지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정말 영광이야.”…이틀 후, 한태군과 강유이는 영국으로 돌아갔고, 황실은 결혼식 준비로 한창이었다. 화제의 결혼식이다 보니 모든 언론이 그들을 주목하고 있었다.패션 계와 주얼리 계의 최상급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작품들이 줄지어 강유이한테 전해졌다. 명품 맞춤 드레스와 결혼식 때 사용할 각종 보석들이 발 디딜 곳 없게 전시된 채 그녀가 고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2766화

    그러자 민서율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여행 좀 다녀오니까 마음이 많이 차분해졌어요.”안예지가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네가 원하는 일이 다 잘 되길 바랄게.”그는 그저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월말이 되었다. 강유이 일행들의 여행도 어느새 끝이 나고 서울로 돌아오게 되었다.강성연과 반지훈은 정원 밖에 나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곧이어 도착한 아이들이 차례대로 차에서 내렸다. 강유이가 두 사람을 향해 달려갔다.“아빠, 엄마!”그녀가 두 사람을 동시에 끌어안았다.반지훈이 못 말린다는 듯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이렇게 안겨?”강유이가 눈초리를 휘며 대답했다.“엄마 아빠한테 저는 영원한 어린애죠.”강성연이 미소를 지으며 이쪽으로 다가오는 나머지 아이들을 바라보았다.“재밌게 놀았으면 됐어. 이제 안으로 들어가야지. 오늘 저녁은 다 같이 모여 떠들썩하게 밥을 먹을 수 있겠구나.”진예은과 남우는 집안으로 들어간 후 곧바로 위층으로 올라가 아이들을 살폈다. 희망이는 두 남동생과 함께 있었다. 세 아이는 깊은 잠에 빠져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따뜻하게 느껴졌다.아래층에서는 반재신 반재언 형제가 외출을 하고, 한태군이 거실에서 반지훈가 바둑을 두고 있었다.“아버님 이번 판은 제게 양보해 주십시오!”반지훈이 흰색 바둑알을 들고 판을 들여다보다 결심한 듯이 바둑알을 내려놓았다.“쓸데없는 소리 하지말게.”한태군이 웃으며 말했다.“다음번에는 제가 양보해 드리겠습니다.”반지훈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허튼수작 부리지 말거라. 난 네 양보 따위 필요 없다.”주방에서 과일을 깎고 있던 강성연이 거실에 있는 두 사람을 힐끗 바라본 후 다시 커피를 타고 있는 강유이를 바라보았다.“이제 곧 결혼식을 올리겠구나. 엄마가 너를 위해 서프라이즈 선물을 준비했어.”강유이가 멈칫거리더니 강성연을 돌아보았다.“어떤 서프라이즈 선물이요?”“아직은 안 가르쳐 줄 건데?”강유이가 조금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2765화

    한태군이 두 사람을 보며 말했다.“두 사람을 여기에서 만날 줄은 몰랐네.”조민이 대답했다.“나랑 소찬 씨는 이곳에 온 지 좀 됐어. 유이가 인스타에 사진을 올려서 알았어. 너희들도 여기 왔다는걸.”강유이가 조민의 팔을 잡아당기며 자리에 앉혔다.“그럼 우리랑 며칠 더 같이 놀아요.”소찬까지 자리에 착석한 후 반재언은 그에게 진예은과 강유이를 소개했다.“여기는 우리 제수씨인 진예은씨고, 이쪽은 내 동생 유이야.”“형 결혼식 때 봤었어.”소찬은 당연히 기억하고 있었다.“형 동생이 내 와이프랑 같은 학교 출신이라면서? 와이프한테서 얘기 들었어.”조민이 그를 보며 말했다.“누구보고 와이프래요?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장담 못 하거든요?!”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약혼까지 다 했는데 다른 남자한테 시집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두 사람의 티격태격한 모습에 다른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렸다.유독 강유이만 멍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지금 무슨 소리들 하는 거예요! 약혼이라니. 선배 약혼했어요?”조민이 작게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응, 너한테 말하는 걸 깜빡했어.”“너무해요. 어떻게 그렇게 중요한 일을 나한테 말하지 않을 수 있어요.”강유이가 입을 삐쭉 내밀었다. 그녀는 조민이 약혼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조민이 그녀의 손을 감싸며 말했다.“너한테 서프라이즈를 해주려고 그랬지.”그녀가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돌렸다.“저 이제 선배랑 안 놀거예요.”조민이 울지도 웃지도 못한 채 옆에 앉아있는 한태군을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빨리 네 와이프 좀 달래 봐.”한태군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강유이도 그저 장난으로 그런 말을 했을 뿐이었다. 그녀는 조민의 약혼 소식을 듣고 진심으로 기뻤다.적어도 이제 그녀는 자기만의 행복을 찾았다.…..한편, 서울 병원.민서율은 복도에서 의사와 이야기를 나눈 후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침대 머리에 기대앉아있는 어머니는 많이 초췌해진 상태였다.“어머니, 몸은 좀 어떠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2764화

    투호 판을 벌인 사장이 말했다.“오천 원에 세 번 던질 수 있어요.”“그렇게나 비싸요? 오천 원에 세 번밖에 던지지 못하다니!”진예은은 어쩐지 손해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투호 판 사장이 고개를 들고 말했다.“저희가 여기서 제일 쌉니다. 다른 집에서는 만 원에 세 번 던지게 하는걸요.”강유이가 진예은을 잡아끌며 말했다.“오천 원에 하자. 사장님도 장사하는 게 어려우실 거 아니야. 우리 재미로 한 번 해보자.”결국 그녀는 사장에게 만 원을 건넸다.“기회는 총 여섯 번입니다.”사장이 화살 여섯 개를 그녀에게 건넸다. 가지런히 놓인 여러 개의 항아리 옆에는 명중했을 때 가질 수 있는 선물이 놓여있었다. 강유이는 그중 팔찌가 갖고 싶었다. 비록 가짜겠지만 디자인이 예뻤다.그녀가 고심 끝에 화살을 던졌다. 하지만 화살은 항아리를 빗나가고 말았다.그 뒤로 연속 두 번 더 던졌으나 모두 다 실패했다.이제 화살은 세 개 밖에 남지 않았다.강유이의 자신 없는 모습을 본 남우가 그녀의 손에서 화살을 가져가며 말했다.“내가 할게요.”그녀가 팔찌 옆에 놓인 항아리로 화살을 던졌고, 화살은 단번에 항아리 안으로 들어갔다.성공이다!흥분한 강유이가 폴짝폴짝 뛰며 말했다.“새언니 정말 대단해요!”“훗. 이 정도쯤이야.”남우가 눈을 찡긋해 보이며 물었다.“또 어떤 게 갖고 싶어요?”강유이가 진예은에게 물었다.“예은아, 어떤 게 마음에 들어?”진예은이 선물을 살피다가 하나를 가리키며 말했다.“저 머리핀이요. 저게 제일 예쁜 것 같애요.”남우가 다시 머리핀 옆에 있는 항아리를 향해 화살을 던졌다. 그리고 정말로 그 머리핀을 명중했다.강유이가 그녀의 손을 꼭 붙잡고 잔뜩 흥분하며 말했다.“진짜 백발백중이네요. 새언니, 이제는 새언니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요.”남우가 턱을 쓰담으며 말했다.“그러면 저는…”그녀의 시선에 백옥 청자가 들어왔다.“저걸로 하죠.”그녀가 들고 있던 화살을 슝 던지자 쨍그랑하는 소리와 함께 항아리 안으로 빨려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2763화

    늦은 밤의 산속은 무척이나 고요했다. 평안한 야영장에는 오직 풀벌레 소리만 잔잔하게 들려왔다.텐트 밖 잔디 위에는 랜트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빛을 밝히고 있었다. 평온하고도 아늑한 분위기였다.강유이는 몸을 뒤척거리며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때 한태군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품에 안았다.“잠이 안 와?”“응.”그녀가 그의 품에 가만히 기댔다.“태군 오빠, 나 화장실 가고 싶은데 무서워서 못 가겠어.”한태군이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그럼 내가 같이 가줄게.”두 사람이 텐트 밖으로 나왔다. 한태군이 손전등을 들고 그녀와 함께 한참을 걸었다. 두 사람은 우거진 숲 앞에 도착했다. 강유이가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여기서 기다리고 있어.”한태군이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일 있으면 불러.”그녀는 숲 안으로 들어갔지만 무서워서 멀리 가지는 못했다.볼일을 본 후 강유이가 서둘러 달려와 그의 팔짱을 꼈다.“됐어.”한태군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텐트로 돌아가던 중 그녀가 고개를 들고 밤 하늘을 바라보며 손으로 가리켰다.“저게 북두칠성인가?”한태군도 고개를 들었다.“응, 맞아.”강유이가 배시시 웃었다.“역시 산속이니까 별이 엄청 잘 보이는 것 같아.”“두 사람 밤늦게 자지도 않고 별구경 하는 거예요?”남우가 텐트 안에서 나오며 묻자 강유이가 그녀를 바라보았다.“새언니도 아직 안 잤어요?”“네. 아까 귀신 이야기한 것 때문에 무서워 잠을 못 자겠잖아요…!”남우가 생수 한 병을 따서 마셨다.강유이와 한태군이 서로를 마주 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새언니 설마 그런 이야기에 무서워해요?”남우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말했다.“여기는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산골짜기라고요! 보통 때와는 다르잖아요.”강유이가 포도 한 송이를 들며 말했다.“걱정 마요. 우리 큰오빠가 새언니를 지켜줄 거예요.”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한태군과 함께 텐트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고개를 돌린 남우는 그제야 두 사람이 들어가 버린 것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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