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낙요가 물었다. “그해, 한 부자가 귀신을 쫓아낸다고 한 여인을 봉인했는데 그 여인이 말하길 자기가 대제사장이라고 하더군.”“정말 대제사장이요?”봉제는 전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이었다. “대제사장이 맞습니다. 동초 대제사장입니다.”“왜 봉인된 거요?” 낙요가 다급히 물었다.봉제가 대답했다. “왜냐면… 그녀는 사랑해서는 안 되는 사람을 사랑했기 때문입니다.”“그녀는 역사상 유일하게 황제의 여인이 된 대제사장입니다.”“여국의 수백 년 역사상 이런 선례는 없었습니다.”낙요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렇소. 제사일족의 교훈 중 한 사항이 바로 대제사장은 후궁이 되면 안 된다는 것이오.”봉제는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었다. “대제사장이 후궁이 되었을 때는 강산이 무너질 때쯤이었습니다.”사실 이런 표현은 과장된 것이다.낙요가 알기론 제사일족의 규칙상 대제사장이 후궁이 되면 안 되는 이유는 바로 황족과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대제사장은 원래 남보다 출중한 능력을 갖추고 있고, 이 능력 또한 평화와 안녕을 유지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허나 대제사장이 만약 황제의 여인이 된다면 감정 때문에 판단이 흐려지는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된다.그래서 만약 사람을 헤친다면 그럼, 후궁은 대혼란을 겪게 될 것이다.그리고 대제사장은 황족을 도와주지만, 황족의 명령에 따르지 않을 뿐만 아니라 황족에게 종속되지도 않는다.황제의 여인이 된다면 대제사장의 신분을 낮추는 것과 같다.그래서 제사일족은 금지 되어있다.하지만 제사일족은 대제사장을 위주로 하므로 그 누구도 대제사장의 뜻을 어기지 않는다.그래서 대제사장이 조훈을 어기고 황제의 비가 되어도 아무도 막을 수 없다.어쩌면 세간 사람들의 비난과 반대 의견만이 대제사장을 약간 제약할 수는 있지만 대제사장이 독단적으로 행동한다면 그것도 아무 소용이 없다.“그럼, 동초 대제사장이 후궁에 들어가는 것을 반대한 사람은 없었습니까?”
잔인무도했다.낙요는 알 수 없었다.그때의 동초는 자기 결말을 알고 있었을까?어쩌면 천종제와 함께하면 좋은 결말이 없다는 걸 알고도 그녀는 과감히 그와 함께했을지도 모른다.다만 그녀 자신도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 손에 죽을 거라는 건 추산해 내지 못했을 것이다.“그녀가 죽은 후, 후궁에 이상한 일이 자주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천종제는 한 부자를 궁으로 불러 그것을 수복하고 그들에게 부귀영화를 약속했습니다.”“하지만 일이 마무리된 후, 천종제는 약속을 어기고 그들을 멸구 하려고 했습니다.”“그 부자는 도망쳤습니다. 천종제는 도리어 그들을 사도라면서 후궁을 혼란시겼다는 이유로 그들에게 추살 명령을 내렸습니다.”여기까지 듣던 낙요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바로 그거였다.모든 게 다 사실이었다.다만 낙요는 매우 유감스러웠다. “자네는 여비 궁의 한 궁녀일 뿐인데 어떻게 이렇게 많은 것을 알고 있소?”봉제가 대답했다. “제 이야기를 좀 들어보십시오.”“천종제가 동초 대제사장을 봉인한 후, 매일 악몽에 시달려 잠을 못 자는 바람에 몸은 금방 망가졌습니다. 그는 자기가 한 짓이 천벌을 받았다는 걸 알고 이 일을 아는 모든 사람을 멸구 하려고 했습니다.”“비록 그는 말하지 않았지만, 여비는 천종제의 의도를 알아차렸습니다.”“동초 대제사장이 죽은 후, 천종제는 직접 계설을 새로운 대제사장으로 봉했습니다.”“계설 대제사장이 추산한 결과 여국의 황족은 백년 안에 멸망하고 왕조가 바뀔 것이라고 했습니다.”“그녀는 단시간 내에 천종제의 멸구 행동을 제지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면 그가 동초 대제사장을 봉인하는 그 시각부터 황족의 재난이 곧 들이닥친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입니다.”“천종제의 멸구를 막을 수 없다면, 그녀들은 자신들도 다 죽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해 천종제가 한 짓을 모두 대중에게 공개하려고 했습니다.”“그리고 살아 있는 증인이 필요했습니다.”“여비는 그때 천종제가 가장 총애하는 비였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다행히 재난을
"하지만 나중에 계설 대제사장도 살해당했습니다.”“그 후 몇 년 동안 궁은 매우 혼란했고 많은 사람이 죽었으나, 기록하지 못하게 했습니다.”"많은 기록들을 무더기로 태워버렸습니다.”"다행히 여철공주는 하늘이 지켜준 듯이 무사히 자랐습니다.”"그러나 혼인할 나이가 돼서 천궐국으로 시집갔습니다.”"여철공주가 천궐국으로 시집보내고 천휘황제도 금방 세상을 떠나버렸습니다. 어떤 사정인지 모르겠지만 그때 제가 더 많은 정보를 알아낼 수 없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천휘황제가 죽은 후, 천휘황제의 둘째 아들이 보위를 이어받았습니다. 바로 지금의 황제님 이십니다."황위의 싸움속에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그때의 이야기는 여기 까지다.낙요의 마음이 무거워졌으며 충격을 받았다.여철공주는 동초 대제사장장의 딸이었고, 동초 대제사장장은 부진환의 외할머니였구나!그러자 낙요는 또 질문했다. "동초 대제사장장님께서 생전에 가깝게 둔 분이 있었습니까?”방금 봉제가 말한 이야기 속에는 동초와 관련된 다른 사람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낙요는 이제 와서 동초를 부활시키려는 그 은밀한 자가 누구인지를 궁금했다.봉제가 고민한 끝에 말했다. "동초 대제사장장에게 제자가 있었습니다.”"하지만 동초 대제사장장이 죽자 그 제자도 이어 처형을 당했습니다.”"그 외에는 동초 대제사장장과 가까운 자를 모릅니다.”봉제의 이야기를 듣고 낙요는 미간을 잔뜩 찌푸리면서 물었다. "동초 대제사장장의 제자 말이요, 그자의 이름을 기억하십니까?”봉제는 기억을 더듬어 생각난 것 같았다. "양행주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동초 대제사장장이 처형당했을 때 그는 몇 살짜리 애였지만 미친것처럼 스승을 구하려고 뱀굴로 뛰어들었습니다.”"가슴이 찢어질 듯 울었습니다.”"천종황제를 암살 시도한 적도 있었습니다.”"그 후에 잡혀서 처형당했습니다.”이 이야기만 들어도 낙요는 그때 양행주(梁行舟)의 복수심과 무력감을 느낄 수 있었다.낙요는 전에 부창이 말한 말을 떠올리며 또 물었다. "그럼
이것을 깨달았을 때 낙요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갑자기 걱정하기 시작했다.생각하던 중 갑자기 봉제가 무거운 말투로 다시 물었다. "더 물어볼 것이 있습니까? 제가 아는 모든 것을 알려드리겠습니다.”낙요는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당분간 더 물어볼 것이 없습니다. 나중에 떠오르면 다시 물어보겠습니다.”봉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저는 여기서 기다리겠습니다. 언제든지 찾아오십시오”"감사합니다.”그 다음에 낙요는 나갔다.마당을 나가서 해귀비가 아직도 이곳에서 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어때, 알고자 하는 일을 알아냈느냐?" 해귀비가 뒤를 돌아보며 물었다.낙요는 고개를 끄덕였다."알아냈는데 왜 아직도 보고 계십니까?”"이 사람은 신분이 특별하여, 너가 그녀를 찾는 거라면 분명히 중요한 일이겠지, 당연히 지켜봐야지.”해귀비는 말하면서 그녀를 데리고 궁으로 돌아갔다.궁으로 돌아와 앉자 해귀비는 차 두 잔을 따라 주며 물었다. " 정신을 딴 데 파는 걸 보니 무슨 걱정걸이라도 있는가?”지금 낙요의 머릿속은 온통 부진환뿐이다. 그 은밀한 자가 부진환을 찾아가서 그에게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부진환과 헤어졌을 때 그의 강한 용의 기운을 보았으니 아무 일도 없을 것이다.그가 지금 겪고 있는 것은 작은 시련일 뿐이고 그의 운명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다.당연히 그의 목숨을 위협하지 않을 것이다.사실 그녀가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는데, 마음속에는 여전히 걱정이 가득이다.정신을 돌아온 후 낙요는 고개를 들어 해귀비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물었다. "만약 황제가 계시지 않다면, 어떻게 할 계획이십니까?”그녀의 말을 듣자 해귀비는 온몸이 경직되었다.몹시 놀라서 그녀를 쳐다보았다.하지만 잠시이었고, 금방 평상시와 똑같이 행동하였다.웃으면서 대답했다. "해씨 집안이 있지 않느냐, 다시 돌아가서 장사를 하면 되지 않는가.”"허나, 무슨 뜻으로 물은 것이냐?”"정말 그런 날이 올 것이냐?”해귀비도 자신의 미래에 관
낙요는 어이가 없어 진익을 따라 그곳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진익은 그녀를 밀실로 불러, 주변에 아무도 그들의 대화를 듣는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진익이 이렇게 신중한 것을 보니, 낙요도 대강 무슨 일인지 감이 왔다.목을 베어야 하는 큰일일까 두려웠다.“말씀하세요.”진익은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시간이 없소.”낙요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내 능력이 부족하여 부황께서 나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게 분명하오. 나는 부황께서 만족하실 만큼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없소.”“그리고 그 서진한이란 자가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데, 만약 내가 뭔가를 하지 않는다면 늦을 것이오.”“무슨 말인지 알겠소?”낙요는 다 듣고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 “부친을 시해하고 왕위를 빼앗을 예정이옵니까?”진익은 부인하지 않고 말했다. “부황께서는 뒤에서 벌어진 일 때문에 노하셔서 몸이 편찮아 누우셨소. 이대로 무사히 물러나는 것이 가장 좋소.”“부득이한 상황이 아니라면 나도 마지막 부자간의 정을 해치고 싶지 않소.”낙요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부자간의 정을 해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옵니다.”“이미 이런 계획이 있다면 이 부자 관계는 이미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 아니오?”“제가 무엇을 도와주면 되겠습니까?”진익은 그녀가 거절하지 않는 것을 보고 급히 대답했다.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오. 그저 내가 침서만 밀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되오.”“이 일에 침서가 개입하지 않아야 제가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사옵니다.”낙요는 이상한 듯 물었다. “그럼 서진한은? 그가 당신을 계속 지켜볼 것이오.”“제게 방법이 있습니다.”“그저 제가 침서를 밀어낼 수 있게만 도와주세요.”진익이 속으로 계산을 한 모습을 보니, 이미 다 계획이 있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이 일은 하루 이틀 만에 처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보아하니 당신이 이미 계획을 다 세우고 그대로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데, 제가 승낙하지 않을 것이 두렵지 않습니까?”
진익은 재차 고민하더니 이를 악물고 말했다. “좋소.”낙요의 도움이 없다면 이 계획은 성공하기 어렵다.진익이 승낙하니, 낙요는 마음이 무거웠다. 진익을 도와 그의 일을 먼저 끝내야만 했기 때문이다.모든 혼란이 잠잠해지고 결말을 맺으면, 그녀도 모든 것을 내려두고 천궐국으로 부진환을 찾아갈 수 있다.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낙요가 재촉했다. “그럼 당신 계획은 언제 시작할 생각입니까?”“제가 당신한테 침서를 맡기려면 저한테도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제가 며칠은 벌 수 있을 것입니다”진익이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최소한 7~8일은 벌어야 하오.”“이 일은 나도 준비를 해야 하니, 3일 후에 시작하오.”낙요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낙요는 겸사겸사 우유를 대제사부에 데려다주고, 그녀에게 제사들의 일을 물어보았다.우유는 모두 대답해 주었다.낙요는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가 나 대신 제사들을 봐주지 않았다면, 난 다른 일을 하지 못했을 것이야.”“말하고 보니, 네가 나보다 더 적임자인 것 같구나. 나보다 더 제사들과 많은 일에 익숙하고.”이제 그녀는 제사들 중 누군가의 이름은 모르지만, 우유는 모든 사람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만약 우유가 제사들을 지키고 있지 않았다면, 제사들은 진작 뿔뿔이 흩어졌을 것이다.우유는 이 말을 듣고 살짝 놀라며 말했다.“이건 다 제가 해야 하는 일입니다.”“무슨 뜻이에요?”“또 가시려는 건 아니죠?”그래도 이렇게 오랫동안 어울렸다고 이 정도 케미는 있었다.낙요의 말은 그녀가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기에 충분했다.낙요는 웃으며 숨기지 않고 말했다. “난 어떤 일들이 끝나면 천궐국으로 갈 것이다.”“하지만 가서 돌아오지 않지는 않을 것이야. 돌아올 거야.”“그저 더 이상 대제사의 자리를 차지하고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기 싫어서 그래.”“내 말 이해하느냐?”“네가 나보다 이 대제사 자리에 더 적합해.”“만약 나중에 해결할 수
"그렇게나 열심히 진선양을 구해주기 위해서 애를 쓰더니, 여태 진선양이 횡령을 숨길 수 있었던게 다 네 덕분이었네?” 그러자 놈의 안색이 갑자기 하얗게 질렸다."그게 무슨 소리야! 나는 아주 결백해!"당당한 말투와 다르게 이마에는 식은땀이 줄줄 흐르기 시작했다.사람들은 믿기지 않는 말에 반신반의했지만 감히 뭐라 반박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부진환은 조금도 기 죽지 않고 단호하게 말했다."누가 다시 또 섭정왕을 도와주려고 한다면, 공범으로 몰아넣어 엄벌에 처하게 할 것이야!” 그러자 진선양의 편을 들던 사람들은 모두 철저히 입을 다물었다.그 누구도 자신이 결백하다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기 때문에,그들은 괜히 일을 크게 벌이고 싶지가 않았다.얼마 후, 진선양은 부진환의 감시 하에 형장으로 압송됐다.호부상서였던 진선양은 횡령 외에도 또 적지 않은 관직들을 매매하기도 했다.하지만 정작 진선양은 당시 황후가 직접 고른 황후의 측근이었다.뿐만 아니라 지금 호부에 남아있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황후의 사람이었다.그렇게 진선양이 저질러버린 일들의 증거는 하나도 남지가 않았고, 유일하게 얼마 남지 않은 뇌물을 받아온 증거는 애초에 황후에 의해 전부 사라졌다. 더이상의 증거는 남아있지가 않았다.당장은 이 세력의 검은 뿌리를 단번에 뽑아내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하지만 진선양이라는 이 악마는 무조건 처리하고 싶었다.그렇지 않으면 앞으로는 더이상의 기회가 올 것 같지 않았다. 얼마 후, 점심 시각이 되었고,"칼을 내려라!"지시가 떨어지자,망나니가 큰 칼을 들고는 춤을 추기 시작했다."당장 멈춰!"바로 그때, 누군가가 호통을 치며 찾아왔다.곧이어 표창이 날아오더니 바로 망나니의 손에 들려있던 큰 칼을 산산조각냈다.그러자 놀란 망나니는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섰다.곧 마차 한 대가 들어왔고, 그 안에는 바로 황후가 있었다. 그때, 황후 옆을 지키던 한 내시가 성지를 들고는 앞으로 나아갔다."황후께서는 진선양 사건에 아직 밝혀지지
엄내심은 화가 나 미칠 지경이었지만, 부진환은 그저 담담하기만 했다.곧이어 그는 직접 궁으로 들어가 부운주를 만났다.침대에 누워있는 부운주는 얼굴이 창백한게 매우 허약해보였다.부진환은 어두운 표정으로 들어왔다."네가 내린 성지냐?"단번에 그 말을 알아들은 부운주는 솔직하게 말했다. "맞아.""진선양의 사건은 아직 확실한 일이 아니라 대충 사건을 종결해서는 안돼.”그 말을 들은 부진환은 크게 화를 냈다."너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러는거야?""엄내심은 이미 여러 번이나 가짜 성지를 전했고, 넌 그걸 다 알면서도 그대로 놔두고 아무런 처벌고 안 내리고... 혹시 엄내심한테 약점이라도 잡힌거냐?” "네가 지금 저지르고 있는 일들이 어떤 후과를 초래하고 있는지 몰라?”부진환은 왜 부운주가 이번 일에 대해 이렇게 손을 놓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엄내심을 진심으로 좋아한다고 해도 공과 사는 가려야 하는게 기본이지. 부운주는 오히려 차분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나도 당연히 알고 있지."“다만 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걸 더 잘 알고 있어.”그러자 부진환은 미간을 찌푸리고는 불쾌한 태도를 보였다."그럼 네가 원하는게 대체 뭔데? 이 세상을 네 것으로 만드려는 거 아니였어? 그런게 아니라면 애초에 왜 황위를 다투려고 한거야?""사람 마음은 언제나 변하는 법이야.""난 형이 엄내심과 계속해서 싸우려고 하고 있다는걸 잘 알고 있어. 하지만 난 결코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을거야. 난 이미 몸도 마음도 지쳤거든....""하지만 형이 엄내심의 목숨을 건들면, 그땐 나도 가만 있지 않을거야.” 그 말을 들은 부진환은 병을 앓고 있는 부운주가 점점 생존 의지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나는 어떻게든 방법을 알아내서 너를 치료해줄거야. 하지만 네 자신이 먼저 포기한다면 그땐 정말 더이상 치료할 방법이 없어.""솔직히 나는 이 황위에 대해서 관심이 없어. 지금 아바마마의 몸도 예전만큼 건강하진 않으시고... 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