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박기태는 진명이 천계급의 공법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알지 못하였다. 아니, 생각지도 못할 것이다.만약 이 사실을 박기태와 박 씨 어르신이 알았다면, 아마 놀라서 경악을 금치 못할 것이다!“할아버지,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박기영은 박 씨 어르신의 바램을 조금은 이해가 갔다.“기영아, 나는 이번 계기를 통해 네가 진명과 더욱 친해지길 바란다. 진명의 곁에서 지내게 된다면, 그의 내막과 비밀을 확실히 파악할 수 있을게다.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니?”“아무튼, 만약 그 자가 정말 지계 급의 공법이 있다면, 기영이 너는 반드시 네 손에 넣어야 된다는 걸 명심하렴!”박 씨 어르신이 말했다. 그의 눈빛에는 욕망이 가득하였다.사실, 그는 진명에게 다른 대단한 공법이 있는지 없는지는 별로 개의치 않는다.그가 지금 가장 중시하는 것은 지계 급의 공법일 뿐이다!만약 박 씨 가문이 이 지계 공법을 얻게 된다면, 박 씨 가문의 손에 강성 시가 들어오는 것은 시간 문제이다!지금 박 씨 가문의 미래와 운명이 진명의 손에 있는 것이다!“네, 할아버지!”“할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반드시 할아버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습니다!”박기영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녀의 얼굴 표정에는 흥분과 기대가 가득하였다.그녀는 자신에게 무학의 천부적인 재능이 있어서인지, 어릴 때부터 줄곧 무학에 집착해 왔다!특히 그녀가 수련한 박 씨 가문의 공법은 사실 여자에게는 그다지 적합하지 않다. 그렇기에 그녀는 누구보다도 높은 레벨의 공법을 갈망할 수밖에 없었다.지금 진명이 지계 급의 높은 공법을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소문은 그녀의 짙은 흥미를 불러일으키는데 성공하였다.박 씨 가문을 위해서든, 그녀 자신을 위해서든, 그녀는 진명의 공법을 반드시 얻으리라고 다짐하였다!“기영아, 우선 너는 짐 정리부터 하거라. 모래 내가 진명의 집으로 바래다주마!”박 씨 어르신은 흐뭇하게 웃으면서 박기영을 바라보았다. “네, 할아버지.”박기영은 박기태와 함께 물러났다.박기영은
”진명, 그 자식 옆에 아린 씨를 둘 순 없어. 이미 그 놈은 아린 씨에게 깊은 상처도 줬단 말이야!”“그 자식은 아린 씨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없어!”박기태는 억지를 부렸다.“오빠, 정신차려. 마치 오빠만이 임아린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것처럼 말하지 마!”“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박기영은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박기태를 바라보았다.박기영은 채준과 자신의 오빠가 강성에게 가장 유명한 바람둥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그렇기에 지금 자신의 오빠가 도대체 무슨 용기로 이렇게 당당한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여동생의 일침에 박기태는 다소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네가 믿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아린 씨한테만큼은 줄곧 진심이었어.““됐고, 오빠 알아서 해!이런 일에 날 끌어드리려고 하지 마.”“난 지금 이런 시덥지 않은 말을 주고받을 시간이 없어!”박기영은 몸을 돌려 바로 방으로 들어갔다. 박기태를 상대하는 것 자체가 너무 귀찮았다.박기영의 생각지도 못한 반응에 박기태는 매우 실망하였다.이때, 박기영이 다시 방에서 나오더니 입을 열었다!“오빠, 다시 생각해보니 오빠의 생각이 좀 재밌는 것 같기도 해!”“그래, 내가 도와줄게!”박기영은 아까 전 진명의 가증스러운 얼굴이 자꾸만 떠올랐다. 박기태의 부탁이 조금은 유치하기도 했지만, 이번만큼은 그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다짐한 것이다!자신에게 모욕감을 준 남자의 행복한 모습을 그냥 지켜보고 있을 순 없기 때문이다!“날 도와주기로 다짐한 거야?”“기영아, 진짜야?”박기태는 자신의 귀를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기영아 갑자기 마음을 바꾼 이유가 뭐야?아까는 내가 비겁한 사람이라며 날 나무랐잖아…”“다시 생각해보니, 오빠의 말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았어.”“일단 그렇게만 알고 있어!”박기영은 말을 마친 후, 도도하게 다시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박기태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사라져가는 박기영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정말인지, 여자의 마음은 갈피를 잡을 수 없다.어쨌든, 박기영이 자신을
하지만, 최근 진명의 대단한 의술로 인해 많이 회복된 상태였다.그렇다 하여도, 아직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한다.“왜 안 된다는 거죠?”“아티스트리 그룹은 진명이가 1조 2천 억원이나 들여서 인수한 회사예요. 지금 그이가 다시 돌아왔으니, 당연히 제가 회사 대표직에서 내려오는 게 맞아요! 이 회사는 원래 진명이 거였어요!”임아린은 미간을 찌푸렸다.“난 분명히 말했다. 내가 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거야!”“내 말 들어!”임정휘는 잔뜩 미간을 찌푸렸다.현재 그와 임아린 두 사람은 이미 임 씨 가문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아티스트리 그룹은 그들 부녀에게 있어서 유일한 희망이다. 그렇기에, 그는 아티스트리 경영권을 함부로 진명에게 건네 줄 수는 없었다!만약 임아린이 아티스트리 그룹을 진명에게 돌려준다면, 자신은 이제 임 씨 가문에 돌아갈 명분이 사라지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렇게 된다면 가주자리를 다시 탈환할 기회는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다!“아빠, 이건 사람이 할 도리가 아니예요!”“그이는 저를 위해 이미 모든 것을 바쳤어요. 게다가 그 과정에서 명정그룹까지 잃었죠. 그렇기에, 저는 더더욱 이 아티스트리 그룹을 그이에게 돌려줄 수밖에 없어요.”“아무튼, 이 일은 이렇게 하기로 다짐했으니, 더 이상 아빠가 반대해도 소용없어요.”임아린은 굳은 표정을 지었다.“너…”임정휘는 화가 나서 얼굴이 새 빨갛게 달아올랐지만 어쩔 수 없었다. 본래 아티스트리 그룹의 지분은 진명의 것이 맞으니, 현재 임아린이 진명에게 돌려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도리이다. 그는 계속 반대하고 싶었지만, 타당한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아린아, 됐어. 이 회사는 네가 몇 년 간 힘들게 일궈 온 회사잖아. 나한테 굳이 돌려주지 않아도 돼.”“앞으로 네가 계속 대표직을 맡아주고, 나는 이전처럼 너의 행정비서가 되면 돼.”진명은 단호하게 거절하였다.어쨌든 두 사람은 한 집안 사람이기 때문에, 누가 회사 대표가 되든 상관없다. 진명은 이런 사소한 일로 가족 간에 얼굴을 붉히
”전 이제 단련은 하지 않기로 다짐했어요!”진명은 고개를 저으며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임정휘의 제의를 거절하였다.“뭐?”“단련을 하지 않는다니…?”“그게…그게 무슨 소리야?”임정휘는 자신의 귀를 믿을 수 없었다.“아저씨, 저는 이미 명정그룹을 서 씨 가문에게 돌려주었어요. 저는 서 씨 가문을 도와 단련을 할 뿐, 이 업종에는 발을 들이지 않겠다고 다짐했어요!”진명은 자신의 굳은 의지를 보였다.또한, 진명은 이번에 서윤정과의 약혼식을 취소하면서 서윤정에게 깊은 상처를 주었다. 이 점에 있어서 진명은 여전히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었다.만약 진명이 의약업계에 발을 들여, 서 씨 가문과 경쟁까지 하게 된다면, 그건 너무 양심이 없는 일이 아닌가!그런 일은 애초에 만들지도 않으리라 다짐한 진명이었다!물론 약혼식에서 서 씨 어르신은 이미 진명과 연을 끊겠다고 밝혔다. 그렇기에 서 씨 가문은 진명에게 도움을 구하지도 않을 게 분명하다.서 씨 가문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든, 그것은 서 씨 가문의 일이니, 진명은 자신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다짐하였다.“진명아, 너무 어리석구나!”“연단과 의술 방면은 너의 가장 큰 능력이자 재능이야. 만약 네가 앞으로 연단을 하지 않는다면, 이건 네 스스로 자신을 망치는 거나 다름없어!”임정휘가 노발대발하며 말했다.“아빠, 그만하세요. 더 이상 말할 필요 없어요. 전 진명이의 의견을 지지해요!”임아린이 말했다.그는 진명이 단련을 포기한 이유를 알고 있었다. 사실 그녀도 진명과 마찬가지로 서윤정에 대한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었다.진명이 이미 앞으로 단련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상 그녀는 진명의 뜻을 지지하기로 다짐하였다.“너희 정말…”임정휘는 하마타면 분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질 뻔했다.진명이 며칠 전에 임아린을 구한 이후, 그는 진명과 임아린의 사이를 골똘히 생각한 적이 있다.자신의 딸 임아린이 좋아하는 사람이 진명이고, 진명의 능력도 매우 훌륭하니, 그는 딸의 행복을 위해서 그 둘 사이를 찬성
일시에 많은 사람들은 진명의 행운을 은근히 부러워했다.특히 일부 남자 직원들에게 임아린은 줄곧 그들 마음 속에서 공인하는 여신이었다. 하지만, 지금 자신들의 여신을 진명에게 뺐겼으니, 그들의 상심한 마음은 감히 짐작할 수가 없다!......대표실 안.임아린은 회사 경비원들에게 사무책상을 추가해달라고 분부하였다. 그 이유는 진명과 옆에서 함 께 일을 해야 효율성이 가장 높아지기 때문이다.“진명아, 넌 방금 회사 대표가 되었으니, 아직 모르는 게 많을 거야.”“당분간 네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난 네 옆에서 업무를 볼 생각이야. 모르는 게 있을 때마다 나한테 편히 물어봐.”“네가 자리를 잡은 것 같으면, 난 다른 사무실로 옮길 계획이야.”임아린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응, 고마워 아린아.”진명이 대답하였다.애당초, 그가 아티스트리 그룹에 막 입사했을 때, 그의 가장 큰 소원은 임아린과 함께 일을 하는 것이었다.많은 우여곡절 끝에, 진명은 그 소원을 이루었다.그는 이 행복이 평생 가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랬다.“이리 가까이 와.”임아린은 순간 얼굴이 붉어졌다.똑똑똑! 이때 노크소리가 들려왔다.노크소리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한희정이었다. 한희정은 손에 서류 뭉치를 들고 걸어 들어왔다.“희정씨, 왔군요! 제가 없는 동안 너무 고생 많았어요. 그간 고생시켜서 너무 미안해요.”임아린은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한희정을 와락 껴안았다.“아린 씨, 우리는 자매나 마찬가지잖아요. 이런 걸로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요.”한희정은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그렇게 둘은 간단한 인사말을 나누었다.“참, 희정 씨. 요 며칠 일들은 잘 진행되고 있나요?”“어려운 점은 없었고요?”임아린이 물었다.“약간의 어려움이 있었어요……”한희정은 살짝 망설이며 말 끝을 흐렸다.“왜,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요?”임아린이 물었다.“서 씨 가문이 우리 아티스트리 그룹과의 계약을 파기했어요…”한희정은 조금 머뭇거리며 말했다.아티스트리 그룹의 고가 제품들은 진명이 연구
오후.두 사람은 함께 약재 협력사를 찾기 위해 회사를 나섰다.......제일당은 강성에서 서 씨 가문에 버금가는 큰 약재 유통 업체 중 하나이다. 또한, 여러 대형 가맹점들을 통해 경영하는 것을 위주로 한다.진명과 임아린은 그 중 가장 큰 제일당 가맹점으로 향했다.이 약국의 책임자는 성이 조 씨이고, 약 5여세의 중년남자이다.진명은 책임자를 만난 후, 자신들이 온 목적을 간단히 설명하였다.“조 매니저님, 저는 아티스트리 그룹의 회장 진명이라고 합니다. 저희 아티스트리 그룹은 매니저님의 약국과 합작하여 장기적으로 일부 중약재를 구매하고자 합니다…”“이것은 저희 회사에 필요한 약재 명칭과 수량입니다. 한번 확인해주세요.”진명은 미리 준비한 서류를 꺼내 조 매니저에게 건넸다.“다 저희 약국에 있는 약재들이네요!”조 매니저는 서류를 자세히 확인한 후, 직원 한 명과 함께 각종 약재의 가격들을 확인한 후, 빠르게 각 약재들의 견적을 내놓았다.“조 매니저님, 가격이 너무 비싼 거 아닌가요?”견적을 본 후, 진명과 임아린 두 사람은 눈살을 찌푸렸다.상대방이 제시한 견적은 서 씨 그룹보다 30%나 높은 가격이었다. 이렇게 된다면, 아티스트리 그룹의 생산 원가는 자동으로 비싸질 수밖에 없다.물론 진명은 서 씨 그룹이 자신에게 최저가로 견적을 내주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또한, 조 매니저는 지금 서 씨 그룹처럼 우대적인 가격을 줄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10%~20%정도 비싸질 것은 예상하고 왔지만, 30%는 너무 터무니없는 일이었다.“진 대표님, 저희 약국의 고정가격은 바로 이 가격입니다. 만약 저희 약국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이 드시면, 다른 약국을 알아보시는 게 어떤가요?”조 매니저는 오만한 표정을 지으며 덤덤하게 말했다.아티스트리 그룹은 화장품 회사이지, 전문 의약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의약계에서 별로 유명하지 않다.조 매니저는 지금껏 아티스트리 그룹이라는 이름을 들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그는 중소기업 정도일 것이
“팔면 안 돼요!”그런데 이때, 차가운 목소리와 함께 서윤정이 사현, 사훈 형제를 대동하고 안으로 들어왔다.“서… 윤정 씨?”“어떻게 오셨어요?”그녀를 알아본 조 매니저는 당황한 표정으로 다급히 허리를 숙였다.서씨 가문은 강성과 주변 도시의 최대 규모 약재 공급상이자 업계 최고라 평가 받는 업체를 보유하고 있었다. 서윤정은 서씨 가문의 2세로서 공식적인 자리에 많이 얼굴을 내비치기도 했다.업계에서 신분이나 지위가 높지 않은 일반인인 조 매니저였지만 예전 비즈니스 파티에서 우연히 서윤정과 마주친 적 있었기에 그녀의 얼굴을 알고 있었다.서윤정은 냉랭한 시선으로 조 매니저를 바라보며 물었다.“당신이 이 약국 담당자세요?”“네, 제가 이곳 담당자입니다.”조 매니저가 아부 섞인 미소를 지으며 자기소개를 하려 했지만 서윤정은 매몰차게 그의 말을 잘랐다.“조 매니저님, 저는 이 약국과 아티스트리 그룹의 거래를 반대합니다.”서윤정이 차갑게 말했다.“왜죠?”조 매니저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서윤정을 바라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진명을 보았다. 그제야 뭔가 알 것 같았다. 서윤정은 아티스트리 그룹 때문에 일부러 방문한 것이다.강성 4대 가문 중 하나인 서씨 가문과 그 가문의 외동딸인 서윤정이 왜 대기업에도 속하지 못하는 아티스트리 그룹의 일에 관여하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 둘 사이에 무슨 접점이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너무 이상한데….’조 매니저는 여전히 떨떠름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이유는 묻지 마시고 내가 시키는 대로 하면 됩니다!”서윤정이 단호하게 말했다.“하지만….”조 매니저가 난감한 기색을 띄었다.비록 서윤정의 신분과 지위를 무시할 수 없지만 제일당은 서씨 가문 소속도 아닌데 그녀의 말을 다 들을 필요는 없었다.게다가 아티스트리 그룹은 이번에 꽤 유혹적인 가격을 제시했다. 이번 거래로 조 매니저는 수많은 이득을 볼 수 있었다. 서윤정 때문에 이번 거래를 포기하기엔 별로 내키지 않았다.하지만 서씨 가문 같은 거대 세
서진 그룹에서 실수로 손가락 하나 까딱하면 무너질 수 있는 아티스트리 그룹이었다.서윤정 때문에 제일당과의 거래가 물거품이 되어버리자 진명은 마음이 복잡해졌다. 언젠가 이런 식으로 서윤정과 다시 대면할 거라고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윤정 씨, 지금 뭐 하는 겁니까?”진명이 화를 참으며 그녀에게 물었다.“내가 뭘 했다고 그래? 진명 당신이 했던 일은 기억도 안 나나 보지?”서윤정은 증오에 찬 눈빛으로 진명을 쏘아보며 차갑게 대꾸했다.며칠 전 약혼식에서 진명이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잠시 약혼식을 뒤로 미룬 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때까지 진명을 탓 할 마음도 없었다.하지만 사람을 살려낸 뒤로 진명은 임아린과 재결합하고 그녀는 버려진 신세가 되었다. 서윤정은 진명의 처사를 용서할 수 없었다.사랑과 증오는 결국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했던가. 진명을 향했던 사랑이 증오로 바뀌는 건 한 순간이었다.아티스트리 그룹과의 모든 거래를 중지하고 진명이 새롭게 찾은 거래처까지 찾아와서 훼방을 놓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윤정 씨한테는 내가 많이 미안해요. 사과할게요.”진명은 죄책감 가득한 얼굴로 서윤정을 바라보며 사과했다.“사과는 필요 없어! 하나만 물을게. 임아린을 살렸으니 진명 씨는 이제 내 옆으로 돌아와야 하는 거 아니야? 우리 약혼식은? 진명 씨, 제발… 이건 아니잖아….”서윤정은 입술을 질끈 깨물고 애원하는 눈빛으로 진명을 바라보았다.진명이 새로 찾은 거래처까지 찾아오면서 훼방을 놓은 이유도 사실은 그와 마주 앉아 진솔한 대화를 하고 싶어서였다.진명을 깊이 사랑했기에 그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었다.“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죠?”옆에서 듣고 있던 조 매니저가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뜨며 물었다.중견 기업에 속하는 아티스트리 그룹이 겁도 없이 서윤정을 건드렸다고 생각했는데 그들의 대화를 듣고 보니 상황이 이해가 되었다. 결국 서윤정은 진명을 만류하러 이 자리에 나온 것이다.더 황당한 건 서진 그룹의 공주로 불리는 서윤정이 처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