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94화

작가: 조십일
유현진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그녀는 돌아가서 반드시 iPad의 비번을 고쳐버리라 다짐했다.

유현진은 다시 본론을 꺼냈다.

“근데 네가 찾아온 백현석은 진짜 백현석이야?”

강한서가 되려 물었다.

“네가 보기엔?”

유현진이 답했다.

“가짜.”

유괴된 지 30여 년이 지난 사람을 그렇게 쉽게 찾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유괴된 아이의 부모들도 20, 30년이 지나면 대부분 포기하기 마련이었다.

경찰 측도 찾을 방법이 없었다. 더군다나 강한서는 신이 아니었기에 쉽게 찾을 리가 없었다.

“그래서, 저 사람은 믿을 만한 사람이야?”

강한서는 여유롭게 말했다.

“돈만 있으면 믿을 만한 사람이 되는 거지.”

유현진은 바로 엄지를 척 내세웠다.

“역시 강 대표님.”

유현진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다시 물었다.

“입단속은 잘 시켰지? 말실수하지는 않겠지?”

강한서가 말했다.

“민 실장이 백혜주 본가로 가서 자세하게 조사를 하고 왔어. 백현석에게 몸에 있는 모반이나, 왜 실종되었는지, 그리고 어릴 때 무슨 일을 겪었는지 아주 하나도 빠짐없이 조사했어.”

사실 백현석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해도 딱히 상관없었다. 백혜주는 이미 ‘진짜' 백현석의 등장에 불안한 모습을 보이었기에 진짜인지, 가짜인지 더는 중요하지 않았다.

“만약 백혜주가 정말로 유전자 검사를 하면 어떻게 해?”

강한서가 되물었다.

“백혜주가 정말 그럴 거로 생각해?”

유현진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확실히 백혜주는 그러지 못할 것 같았다.

가짜인 것이 두려운 게 아니라 진짜일 까봐 두려운 것이었다.

강한서의 한 방은 너무나도 묵직했다. 그녀는 왜 이 방법을 생각하지 못했던 걸까?

그녀가 말을 하려던 순간, 옆에서 누군가가 망고 주스를 건넸다.

유현진은 보지도 않고 그냥 받아버렸다.

“고맙습니다.”

말을 마친 그녀는 바로 입에 갖다 댔다.

정명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괜찮아요.”

“...”

유현진은 익숙한 목소리에 차마 마실 수도, 뱉을 수도 없었다.

정명석은 강한서에게도 한잔 건넸다.

“강 대표님, 드릴까요?”

강한서의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195화

    유현진은 입술을 틀어 물었다. 그러고는 망고 주스를 테이블 위로 내려놓았다.정명석은 와인잔을 흔들며 말했다.“고등학교 동창회 날, 내가 늘 만나던 곳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왜 안 왔어?”늘 만나던 곳...와인잔을 들고 있던 강한서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는 차가워진 눈길로 유현진을 보았다.“...”이것은 유현진에게 목숨이 달린 문제였다.“별거 아니야. 그냥 가기 싫었어. 난 이미 전에 명확하게 말했고 널 다시 만나러 갈 생각은 없었어.”정명석은 시선을 떨구었다.“그날 밤, 난 내내 너만 기다렸어.”유현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강한서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그건 그쪽이 현진이가 안 올 걸 먼저 예상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왜 지금 와서 말을 꺼내는 거죠?”‘하! 어디서 불쌍한 척이야!'강한서는 정명석이 애초에 좋은 놈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강 대표님, 이건 저와 현진이 사이 일입니다.”그의 뜻은 제삼자인 강한서에게 끼어들지 말라는 것이었다.그러나 강한서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현진이가 말 안 했나 본데, 현진이는 우리 회사랑 계약한 연예인이죠. 알고는 있으려나? 난 현진이 일에 끼어들 권리가 있고, 쓰잘머리 없는 스캔들이 일어나지 않게 미리 처단할 권리도 있다는 소리죠.”정명석은 미간을 찌푸렸다.“현진이가 브랜드 뉴 엔터랑 계약한 거 아니었어요? 언제부터 브랜드 뉴 엔터가 강 대표님 회사가 된 거죠?”강한서는 태연하게 그를 흘겨보았다.“회사가 크면 좋은 게 바로 각 분야로 발을 넓힐 수 있다는 거예요. 정명석 씨는 본인 회사의 영화관도 제 한몫이 있다는 거 모르나 봐요?”강한서의 뜻은 그를 제외하곤 재산이 많은 사람은 없다는 것이었다.유현진은 웃음을 꾹 참고 있었다.강한서는 자신의 재산을 자랑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보통 이런 자랑질은 그녀가 계속하던 것이었다.그는 출생부터 유서가 깊은 가문에서 다이아몬드 수저를 들고 태어나 식견도 넓었다.강한서는 그녀가 돈을 쓰던, 아니면 신미정이나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196화

    “???”“!!!”드디어 무덤덤하던 그녀의 표정에 변화가 생겼다. 그제야 기분이 나아진 정명석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말을 남기곤 홀연히 결혼식장을 빠져나갔다.“기다릴게.”정명석은 애초에 집안을 대표해서 온 것이었다. 얼굴을 보이고 인사를 했으니 그는 당연히 이곳에 더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그리고 그가 남기고 간 말에 강한서는 마치 폭탄에 불이 붙은 듯한 모습이었다.정명석이 가버리자마자 강한서는 이를 갈며 물었다.“대체 저 새끼랑 무슨 약속을 한 건데?”“약속하긴 뭘 해! 저 자식 헛소리를 믿지 마!”유현진은 속으로 정명석을 개자식이라며 욕했다. 분명 예전에 그녀가 정명석을 찼다는 이유로 뒤끝 있게 강한서의 앞에서 이상한 말을 꺼내어 복수하는 것이라고 확신했다.학교 다닐 때도 정명석은 늘 이랬다.그때 학교 여신이 그를 좋아해 그에게 고백했다고 했었다. 하지만 정명석이 대체 무슨 말을 했는지 그 학교 여신을 울면서 도망치듯 나와버렸고 이튿날 학교 여신을 추종하던 남자들이 그를 찾아가 따져 물었다.그녀는 두 눈으로 직접 정명석이 그 양아치 같은 남자를 세뇌하는 모습을 보았었다.“걔가 네 여자친구냐?”“걔가 네 여자친구가 아니라면, 왜 너한테 찾아가 하소연을 한 건데?”“넌 지금 걔 남자친구 자격으로 나를 찾아와 놓곤, 현실은 진짜 남자친구가 아니잖아. 그럼 나랑 싸워서 네가 얻는 게 뭔데? 걔가 너랑 사귀어 주겠다고 하든?”“너랑 사귀어 줄 것도 아니면서 왜 나를 찾아와 싸우려고 한 건데? 나랑 싸워서 네가 이기면 넌 퇴학일 것이고, 지면 걔는 네가 쓸모없다고 생각하겠지.”“이러자. 넌 걔한테 가서 네가 내 다리를 부러뜨렸다고 해. 그리고 걔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살펴봐. 만약 널 걱정한다면 걔 마음속에 네가 있다는 거고, 그때 네가 다시 날 찾아와서 나랑 싸워 퇴학 된다고 해도 손해 볼 것 없잖아.”멍청했던 상대는 바로 그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고 바로 학교 여신을 찾아가 정명석이 시킨 그대로 했다. 학교 여신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197화

    최연서였다.‘언제 온 거지?'유현진은 휴대폰을 꺼내 확인했다.하지만 아무런 문자도 없었다.그녀는 몰래 구석진 곳으로 가 최연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는 바로 통했지만 받은 사람은 최연서가 아니었다.휴대폰 너머로 들려오는 소리가 없었다. 유현진은 바로 무언가 눈치챈 듯 목소리 톤을 바꾸며 물었다.“혹시 최연서, 최 여사님이세요?”휴대폰 너머로 성별을 알 수 없는 중성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네.”“최 여사님, 안녕하세요. 여긴 하늘 은행입니다. 혹시 최근 대출이 필요하지 않으세요?”역시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뭐 좋은 혜택이라도 있나요?”‘염병!'유현진은 속으로 욕지거리를 날렸다. 고개를 들자 강한서는 이미 네이버에 비슷한 내용을 검색해 그녀의 앞에 내밀고 있었다.유현진은 바로 그가 찾은 결과를 토대로 연기를 했다.“아, 당연히 있습니다. 저희 은행에서 주력으로 밀고 있는...”그녀는 강한서가 찾아준 대로 읽고는 상황에 맞게 연기를 이어갔다.“저희 은행은 정규적인 은행입니다. 아무런 수수료와 이자를 받지 않고 대출을 해드립니다. 대출 성공 문자가 가면 바로 원하시는 금액을 통장에 넣어드립니다. 안전성의 문제라면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안심되지 않으신다면 저희 은행에 직접 방문하시고 대출을 결정해도 괜찮답니다. 저희는 언제든 고객님을 환영하오니, 언제든 연락 가능할 수 있게 저희 은행 카톡 계정을 추가해 주시겠습니까? 카톡 계정이 저희 은행 정확한 위치를 보내드릴 겁니다.”휴대폰 너머의 사람은 한참 침묵하더니 그제야 담담하게 말했다.“이따 추가할게요.”유현진이 말을 이어가기도 전에 상대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유현진은 긴 한숨을 내쉬더니 바로 고개를 돌려 강한서에게 물었다.“나인 거 모르겠지?”강한서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언제부터 네 연기에 자신감을 잃은 건데?”“너무 갑작스러웠잖아. 준비 하나도 못 하고 그냥 상황 발휘한 거잖아.”유현진은 말하면서 미간을 찌푸렸다.“난 그 목소리가 뭔가 백혜주를 닮은 것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198화

    그녀는 다만 백혜주가 최연서의 휴대폰을 몰래 빼돌려 이런 함정을 파놓을 줄은 몰랐다.다행히도 최연서는 항상 그녀와 나눴던 문자를 삭제했다. 심지어 두 사람은 각자의 연락처도 저장해 두지 않았기에 백혜주는 아마 눈치를 못 챌 것이 분명했다.‘하지만 결혼식 당일에 남편이 된 유상수의 내연녀를 백혜주는 왜 불러온 것일까?'‘설마 사람들 앞에서 유상수의 내연녀라고 밝힐 생각인가?'‘설마 아니겠지? 겨우 그 자리까지 올라갔는데, 사람들 앞에서 유상수의 불륜을 밝힌다고?'‘그건 자기 얼굴에 먹칠하는 거 아닌가?'‘아니면... 설마... 아이 때문에?'그 시각 최연서는 그제야 자신의 휴대폰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아마도 택시에 두고 내린 것으로 생각했다.유현진과 연락할 수 없게 된 그녀는 다소 불안해졌다.그녀는 두리번거리며 유현진을 찾으려 했다. 그러자 귓가에 유상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연서? 네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유상수는 아주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그리고 급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행히 사람들의 시선은 두 사람에게 향하지 않았다. 그는 미간을 찌푸렸다.“내가 집에서 얌전히 아이만 신경 쓰라고 했잖아. 여긴 왜 온 거지?”최연서는 마침 유현진을 발견하게 되었다. 유현진의 믿음직한 두 눈빛에 그녀는 바로 마음이 놓였다.그녀는 주먹을 꽉 쥐고 벌게진 눈가에, 살짝 잠겨버린 목소리로 말했다.“이혼한다면서요. 지금 여기서 뭐 하고 계시는 거예요? 그동안 저한테 했던 말이 다 거짓이었던 거예요?”유상수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는 줄곧 최연서 몰래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백혜주와 최연서 둘 중 아무도 놓을 수 없었고, 놓을 생각도 없었다. 그랬기에 그는 당연히 이 사실을 최연서에게 숨기고 있었다.그는 다시 자리로 돌아가기 전에 보안 요원에게 당부했다. 최연서를 잘 지켜보라고 하면서 절대 바깥에 나가지 못하게 하라고 했다.‘이 밥충이들은 하라는 건 안 하고 대체 뭐 하고 있었던 거야!'주위엔 사람이 너무나도 많았다. 젊은 여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199화

    유상수가 사라지자 최연서는 바로 우물쭈물하던 모습을 지우도 차갑게 그녀를 보았다.“그래요? 그럼 당신은 왜 날 여기로 부른 거죠? 대체 뭐가 무서워서?”백혜주의 표정이 확 굳어졌다.“나이도 젊은 애가 대체 왜 저런 사람을 꼬신 거지?”최연서는 비릿하게 입꼬리를 올렸다.“사모님,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사모님도 그렇게 대표님을 꼬신 거 아니었나요? 전 평생을 열심히 살아도 유 대표님 같은 사람을 만나지 못할 거였어요. 근데, 마침 제 앞에 그 기회가 떡 하니 차려졌더라고요. 그 기회를 제가 놓칠 수 있을 것 같아요?”백혜주의 안색이 파리해졌다.“너 정말로 유상수가 너랑 결혼해 줄 것 같아? 꿈 깨! 유상수는 네 배 속의 아이만 갖고 싶어 하는 거야. 네가 애 낳기만 한다면, 너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을 거라고!”최연서는 피식 웃어버렸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분노와 불안이 치밀어 올라왔다.그런 최연서의 모습마저 하현주와 너무 닮았기 때문이다. 매 순간 그녀가 전에 하현주에게 했던 죄악을 떠올리게 했다.“아이가 바로 제 제일 큰 무기죠.”최연서는 그녀를 흘겨보았다.“아무리 저랑 결혼 안 해줄 거라고 해도, 이 아이만 있으면 유씨 가문의 재산을 한몫 챙길 수 있거든요. 대표님께서 아무리 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고 해도, 아이에겐 자꾸 눈길이 가겠죠. 심지어 남자아이인데 신경 안 쓰이겠어요? 당신이 앉은 사모님 자리도 남자아이를 낳아서 차지할 수 있었던 거잖아요, 아니에요? 이제 보니 제가 사모님께 고마워해야겠네요. 이런 꿀팁을 알려줘서 말이죠.”그녀는 이내 뜸을 들이며 자신의 배를 만졌다.“당연히 나에게 찾아온 아이한테도 고맙고요.”백혜주는 치밀어 오르는 분노에 손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분노를 꾹꾹 참고 있던 그녀는 싸늘해진 얼굴로 말했다.“돈 필요한 거 아니었어? 얘기해 봐. 얼마를 원해.”최연서는 멈칫했다.“무슨 의미이죠?”백혜주는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이따 정자 근처에서 만나.”말을 마친 그녀는 최연서가 대꾸를 하기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200화

    “...”주위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정자는 별로 높지 않았다. 그러니 다른 곳에 어디 문제가 있겠는가?고여정은 멈칫하더니 의아한 듯 그를 보았다.그러나 유상수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가 걱정하고 있는 건, 최연서 배 속에 있는 그의 아들이었다.백혜주는 치밀어 오르는 화에 안색이 파리해지는 것 같았다. 그녀는 여전히 창백한 얼굴로 유상수의 팔을 꽈악 잡고 붉어진 눈매로 말했다.“여보, 아이는 무사할까요? 배가 너무 아파요.”정신이 든 유상수는 바로 그녀에게 말했다.“어어, 걱정하지 마. 의사가 금방 도착할 거야. 괜찮아.”바로 이때, 사람들 무리에서 유현아가 갑자기 나와 최연서를 끄집어내려고 했다. 그러나 옆에 있던 신우가 그녀를 막아버렸다.“유현아 씨, 지금 이게 무슨 짓이죠?”유현아는 이를 갈았다.“분명 저 뻔뻔한 년이 우리 엄마를 밀어버린 거예요. 저년은 죽어도 마땅한 년이라고요! 저런 여자를 왜 살려줘요?”그녀의 말에 주위는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다.그들은 바로 갑자기 나타난 최연서에 대해 의논하기 시작했다. 대체 누구기에 유씨 가문 사람과 아는 사이인지 말이다.신우가 여유롭게 말했다.“유현아 씨가 어떻게 사모님이 이 아가씨를 밀어버린 것이 아닌, 이 아가씨가 사모님을 밀었다고 확신하는 거죠? 아무리 봐도 이 아가씨가 더 심각하게 다친 것 같은데, 안 그래요?”“저도 알아요! 하지만 이 년은 나이도 어린 게,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우리 아빠를 꼬셨다고요! 우리 엄마를 찾아온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란 말이에요!”저런...알고 보니 유상수의 두 번째 내연녀였다.그럼 이 상황이 이해가 되었다.유상수는 최연서의 정체가 밝혀지자, 순간 표정이 일그러지며 소리를 질렀다.“네가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냐!”“헛소리라니요?”유현아는 원망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빠, 정말 이 상황이 안 보여요? 저 여자가 우리 엄마 유산하게 하려는 거잖아요. 그리고 엄마 자리를 빼앗으려고 하는 거라고요!”“유현아!”백혜주는 창백해진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201화

    백혜주는 흠칫 몸을 떨었다. 그녀는 양시은에게 휙 시선을 돌렸다.‘여기에 왜 CCTV가 있어?’결혼식장을 꾸밀 당시, 그녀는 분명 이곳을 여러 번 확인했었다. 식물이 무성하여 사람들의 눈을 피하기 좋은 장소였다. 물론 CCTV도 없어 손을 쓰기 제일 좋은 곳이었다.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백혜주는 일부러 정원 관리사에게 용호 공원 근처에 있는 모든 CCTV의 위치를 물었다. 이곳에 CCTV가 없다는 것을 백혜주는 확신했다. 하지만, 양시은은 왜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는 걸까?백혜주는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시은 씨, 그게 무슨 말이에요? 제가 거짓말이라도 했다는 건가요?”양시은은 억울할 표정을 지었다.“혜주 씨,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용호는 저희가 제공한 장소예요. 고객님이 만약 이곳의 설비 문제로 사고를 당하면 저희가 책임져야 하잖아요. 그래서 곳곳에 전부 CCTV를 설치했어요. 전 그저 두 분이 서로 다른 입장이니 CCTV를 확인하자고 제안한 것뿐이에요. 그게 어떻게 혜주 씨를 의심하는 거겠어요?”최연서도 얼른 눈치를 채고 울먹거렸다. “대표님, 정말 제가 밀지 않았어요. 사모님이 절 여기로 부르셔서 몇 마디 나누었을 뿐인데, 갑자기 사모님께서 절 끌고 난간 밖으로...”유현아가 급히 최연서의 말을 끊었다. “닥쳐! 네까짓 게, 지금 이 상황에 아직도 다른 사람한테 뒤집어씌우려고 들어?”한성우가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아직 CCTV도 확인하지 않았는데, 현아 씨는 이분이 사모님을 밀었다고 확신하는 거예요?”유현아가 이를 갈며 말했다. “우리 엄마 임신했어요. 계단 올라가기도 버거워하는 임산부가, 어떻게 사람을 밀겠어요?”한성우가 여유롭게 말했다. “그러게요. 계단 올라가는 것도 버거워하는 고령 산모이신 사모님이, 어떻게 이렇게 높은 곳에 왔을까요? 설마 이분이 사모님을 굳이 여기까지 안고 와서 밀어버린 건가요?”멈칫하던 유현아가 갑자기 버럭 화를 냈다. “무슨 뜻이요? 설마 우리 엄마가 저 계집애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202화

    유상수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사이, 다행히 앰뷸런스가 도착해 얼른 백혜주와 최연서를 병원으로 옮겼다. 유현진의 계획은 이제 겨우 절반밖에 성공하지 못했으니 그녀도 핑곗거리를 찾아 자리를 떠야 했다. 그녀는 강한서를 힐끔 쳐다보았다. 강한서가 그녀에게 다가가 말했다. “남산 병원으로 가자. 거기 의료시설이 더 좋아. 내가 준비해 두라고 할게.”그는 유현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현진아, 어머님 유품도 아직 그곳에 있어. 내가 정리해 두라고 할 테니까, 같이 가서 가져올래?”유현진이 차가운 얼굴로 물었다. “정리하라고 시키실 거면, 그냥 택배로 보내시지 그러세요?”강한서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그냥 그 핑계로 너 한 번 더 보려고 그러지.”강한서의 말에 현장에 있던 모두가 할 말을 잃었다. ‘너무 질척거리잖아...’한 무리 사람들이 남산 병원으로 들어섰다. 유현진과 일행은 민경하가 운전한 차로 함께 이동했다. 차에서 차미주가 나지막이 말했다. “아까 백여우가 앰뷸런스에 실려 갈 때, 걔 동생이 잔뜩 긴장한 얼굴로 있는 거 봤어? 배 속의 애가 자기 애라도 되는 듯 말이야.”아무도 차미주의 말을 받아치지 않자 당황한 그녀가 입을 열었다. “왜 그래? 내가 뭐 틀린 말 했어?”한성우가 차미주의 머리카락을 헝클었다. “너 못 알아본 거야? 지난번 백혜주가 병원에 검사하러 갔을 때, 너 내 차에서 백혜주랑 어떤 남자가 다정하게 있는 거 봤었잖아. 그 남자가 바로 그 동생이야.”“아니야. 차에 있던 그 사람은 백혜주 내연남이고, 아까 그 사람은 동생...”멈칫하던 차미주가 갑자기 욕을 지껄였다. “제길!”“백여우 동생이 바로 그 내연남이었어? 바로 눈앞에서, 간도 크네. 어쩐지 아까 또 다른 백현석이 나타났을 때 그렇게 긴장하더라니. 유상수는 정말 제대로 배신당했네.”차미주의 말에 차 안엔 정적이 흘렀다. 강한서가 유현진에게 물었다. “정자 쪽에 정말 CCTV가 있어?”유현진이 나지막이 대답했다. “원래는 없었

최신 챕터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73화

    이틀 후 깔린느 정기 회의에서 서해금은 직원들의 건강검진을 언급하며 각 부서가 직원들의 시간을 조율하고 차례로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말했다. 말을 마친 후 시간을 확인하며 말을 이었다.“그럼 특별한 사항 없으면 오늘 회의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잠깐만요.” 한현진이 서해금의 말을 가로막았다. 모두가 그녀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서해금도 눈을 들어 한현진을 응시하며 여유 있게 말했다. “현진 씨, 더 지시할 거라도 있어요?” 한현진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지시라뇨. 이 자리에 계신 분들 모두 제 선배님들이세요. 업무적인 부분은 앞으로도 많이 배우고 의지해야 할 분들입니다. 다만 서 대표님께서 직원 건강검진에 대해 언급하신 걸 듣고 마침 오늘 회사 고위층 분들도 다 계셔서 한 가지 제안을 드리고 싶어서요.” “서 대표님, 괜찮으실까요?”모두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한현진이 아마도 회사 관리와 관련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회사에 온 지 몇 달이 되었고 비록 진씨 가문 사모님 홍혜림을 중심으로 몇몇 고객을 끌어들였지만 서해금의 기반은 그렇게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두 사람의 실력 차이가 매우 컸고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도 큰 진전이 없었으니 한현진은 분명히 조급할 것이다.서해금은 두 손을 가볍게 포개어 테이블에 놓고 여유롭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정기 회의는 원래 경영진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어떤 의견이라도 편하게 말씀하세요. 좋은 제안이라면 우리는 반드시 적극적으로 채택할 겁니다.” 그녀는 매우 너그러운 태도로 민주적인 자세를 보여주었고 이것이 바로 서해금이 이렇게 확고한 위치를 유지하는 이유였다. 회의에서 나온 의견과 제안은 결코 당면에서 거절하지 않으며 오히려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뒤에서는 다른 수단을 써서 상대를 밀어내는 법이었다. 사람들의 마음을 다루는 데 그녀는 능숙했다.한현진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서 대표님이 이렇게 말씀하신다면 직설적을 말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72화

    송가람은 급히 말을 이었다. [지금 저도 정확히 알 수가 없어요.] 그녀는 강한서보다 더 초조해했다. 황 닥터는 금지된 물품을 소지하고 있던 이유로 출국 금지 명령을 받았고 당분간 국내로 돌아오지 못한다고 했다. 그가 오지 않으면 강한서를 제어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 그는 분명히 모든 것을 기억해 낼 것이다. 송가람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한서 오빠, 저랑 같이 외국에 가서 교수님한테 진료받으러 갈래요? 그쪽에서 꼭 잘 봐주실 거예요.] 송가람은 더 이상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강한서는 잠시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가람아, 평소 같았으면 바로 갔겠지만 지금은 안 될 것 같아. 너도 알잖아. 요즘 한주시 상황이 얼마나 복잡한지. 난 지금 이곳을 떠날 수 없어. 정말 어쩔 수 없으면 여기서 다른 의사를 찾아서 진료를 받는 방법을 찾아볼게.][그럴 수는 없어요!] 송가람이 목소리를 높였다. 강한서는 잠시 멈칫했다. [왜 안 되지?] 송가람은 자신이 너무 지나치게 행동했다는 걸 깨닫고 잠시 말을 더듬으며 겨우 입을 열었다. [교수님은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뇌과학 전문가 중 한 분이세요. 국내 의사들하고는 비교도 안 되죠.]의사를 바꾸면 강한서가 예전에 사용한 약에 대해 물어볼 것이었고 그렇다면 그녀는 그것을 말해야 하므로 폭로될 위험이 있었다.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날 수 없었다. 강한서는 난처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지금은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네.] 그는 잠시 침묵을 지킨 후 다시 말을 이었다. [사실 그 약은 효과가 좋았어. 매번 먹고 나면 머리가 맑아지고 잡생각들이 사라졌거든.] [그런데 지금은 그 약이 다 떨어져서 최근에 다시 두통이 찾아왔어. 그 약만 있으면 황 닥터가 올 때까지 버틸 수 있을 텐데.]송가람의 눈이 번쩍였다. ‘맞다. 그 약이 있었지.’ 그녀는 속으로 들뜬 마음을 억누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한서 오빠, 너무 서두르지 마세요.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71화

    하지만 이 보험은 직원 개인에게만 해당되며 가족은 이 보험을 가입할 수 없다. 지금 강한서의 의도는 이 혜택을 직원의 가족에게까지 확장하려는 것이다. 주혁은 집에 두 명의 환자가 있고 약을 자주 복용해야 한다. 만약 그가 회사의 이 선의를 거절한다면 그의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 예전에 아들을 위해 인공 와우 이식 수술을 받을 돈을 마련하려고 위험을 무릅쓰고 직장을 잃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절대로 거절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강한서의 개인적인 의도도 있었다. 이런 세심한 직원에 대한 배려는 점차 아래 직원들이 한현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바꿀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위층은 작은 이익에 별로 신경 쓰지 않지만 일반 직원들에게는 다르다. 대부분 사람들이 열심히 돈을 버는 이유는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다. 그들 대부분은 삼십대에서 마흔다섯 사이로 이 나이대의 사람들은 부모님을 부양하고 자식들을 키워야 한다. 회사가 약속한 성과급 같은 허황한 말보다는 이런 쉽게 보상받을 수 있는 실비보험이 직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기 때문에 더욱 마음을 얻을 수 있다. 한현진은 마치 뭔가 깨달은 듯 강한서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이렇게 사람 마음을 얻는 거구나.” 강한서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 “사실 처음엔 이런 생각까지는 못 했어. 할머니가 병원에 갈 때는 항상 진씨 아저씨랑 같이 가서 내가 직접 겪을 일이 거의 없었거든. 이런 일도 거의 없었고.” “그런데 한 번은 민 실장이랑 같이 출장 가는 길이였어. 그때 민 실장 어머니께서 비를 맞으면서 우리를 마중 나왔는데 길이 미끄러워서 자전거를 타다 넘어지셨어. 가벼운 사고가 나이었고 수술이 필요한 정도로 심했었지.”“그때 민 실장한테 병원에 남아서 어머니를 돌보라고 하고 혼자 고객을 만나러 갔어. 며칠 만에 일을 마치고 병원에 들렀더니 수술은 다행히 성공적이었어.” “그런데 입원부터 치료까지 전부 합쳐서 거의 천만 원 가까이 들었더라. 민 실장은 보험 청구를 했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70화

    강한서가 가식적인 말투로 말했다. “부탁할게. 나중에 내가 너랑 여정 씨에게 크게 한 턱 쏠게.”강한서에게 등을 돌린 신우가 손을 들어 중지를 내밀었다. 한현진이 강한서에게 나지막이 물었다. “신우 씨가 널 꽤 귀찮아하는 것 같아. 전에 여정 씨에게 신우 씨는 욕을 하지 않는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아닐 걸?”강한서가 헛소리를 지껄였다. “난 우리 사이가 좋다고 생각해. 봐봐, 지금 얼마나 열심히 우릴 도와주고 있어.”한현진이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강한서를 쳐다보았다. ‘그래? 난 왜 신우 씨가 마지못해 하는 것 같지?’생각하던 한현진이 말했다. “이제 이런 일로 신우 씨 번거롭게 하지 말자. 우리 다른 방법 찾아보자. 언제까지 부탁할 순 없잖아.”강한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도 계속 신우에게만 매달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신우처럼 능력 있고 입도 무거운 사람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한현진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언제까지 신우에게 부탁할 수는 없었다. 신우의 할아버지가 위독하시기 때문에 지금은 삼촌들의 후계자 싸움이 가장 치열한 시기였다. 수많은 눈이 서로의 약점을 노리고 있었기에 신우의 처지 역시 살얼음판과 다를 바가 없었다. 이럴 때일수록 그 어떤 실수도 있어서는 안 된다. 신씨 가문에서 요즘 경쟁이 제일 치열한 것이 바로 제일 많은 계약금이 걸린 프로젝트였다. 강한서는 이 기회를 빌려 신우에게 투자금을 보태 그동안 진 신세를 갚을 생각이었다. 그날 오후, 지문 대조 결과가 나왔다. 편지 봉투와 그림에는 한현진과 강한서의 지문을 제외한 세 사람의 지문이 있었다. 그 세 사람 중 한 명은 주혁의 아내였고 또 다른 사람은 주혁의 아들인 주지호였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지문 대조 시스템에 등록되어 있지 않은 또 다른 사람의 지문이었다. 그 결과에 한현진은 조금 실망스러웠다. 이 정보를 따라 뭔가를 캐낼 수 있을 것이라 여겼지만 이렇게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사 결과는 결국 시스템에조차 등록되어 있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69화

    시원하게 욕을 날린 신우는 의리 있게 강한서의 부탁을 들어줬다.10여 년 전 주혁이 경찰서에 남겼던 지문을 받은 강한서는 곧 생체 인식 실험실에 보내 두 지문을 대조하도록 했다. 2시간도 지나지 않아 결과가 나왔다. 한지와 편지봉투에서는 주혁의 지문을 찾을 수 없었다. 그 결과에 한현진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말도 안 돼. 뭔가 착오가 있는 거 아냐? 그때 직접 손으로 나에게 건네줬었어. 심지어 장갑도 하지 않았는데, 지문이 안 나왔다고?”신우가 말했다. “여긴 여정이와 여정이 사수가 함께 만든 실험실이에요. 게다가 형사들과 자주 협력하는 곳이기도 하고요. 지문 대조 시스템은 여길 따라올 곳이 없어요. 한 번도 틀린 적 없었어요.”신우의 말은 지문 대조 결과가 틀렸을 리가 없다는 얘기였다. 신우는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갑을 꺼냈다. 이제 막 담배 한 대를 꺼내려던 그때, 손에 들린 담배가 강한서의 손에 내쳐져 툭, 쓰레기통으로 떨어졌다. 신우: ???머리가 복잡했던 한현진은 두 사람을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럼 왜 없는 거지?”여전히 오리무중에 빠진 한현진과 달리 강한서는 이미 눈치 채고 있은 듯 말했다. “혹시... 지금 그 사람은 애초부터 주혁이 아니었던 거야. 그래서 경찰에게 지문이 남아있을까 봐 그런 방법의 자신의 모든 지문을 지워버린 거야. 자신의 진짜 신분을 들키지 않기 위해.”강한서의 추측에 한현진의 등골이 오싹해졌다. “어떻게 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거야? 그건 너무 많이 앞서간 거 아냐? 기사님은 가족도 있고 아이도 있어. 만약 정말 사람이 바뀐 거라면 가족들은 눈치 채야 하는 거 아냐?”“데가 이 세상에는 그렇게 똑같이 생긴 사람은 없어. 아무리 닮은 쌍둥이라고 해도 가족들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잖아.”강한서가 입술을 짓이겼다. “어쩌면 가족들은 원래 그 사람이 돌아오길 바라지 않을 수도 있지.”한현진은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 그녀는 얼른 강한서에게 물었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68화

    “얼른 다시 가져와. 급히 쓸데가 있어.”강한서: ?“왜 그래?”한현진이 말했다. “전화로 얘기하긴 복잡한 일이야. 아무튼 얼른 전화해서 그림 다시 가져오라고 해. 만약 안 건드렸으면 못 건드리게ㅔ 하고 만약 꺼냈으면 얼른 다시 포장하라고 해. 내가 금방 갈게. 만나서 더 자세하게 얘기해 줄게.”강항서가 대답했다. “알겠어. 지금 당장 다시 가져올게.”한현진은 일찍 퇴근하고 집으로 향했다. 전화에서 한현진이 워낙 급하게 얘기한 탓에 강한서도 그녀가 걱정이라 손에 있던 일을 미리 마친 후 칼퇴근해 집으로 돌아왔다. 만나자마자 강한서를 본 한현진이 물었다. “기사님 아직 그림 안 넣었지?”강한서가 고개를 가로 저었다. “네가 너무 일찍 얘기해서 넣지도 못한 상황이야. 네가 그림을 가진 후로 우리 두 사람을 제외하면 아무도 그림을 본 적이 없어.”한현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서랍에서 일회용 장갑을 꺼내 낀 후 그림과 평지를 함께 꺼내 일회용 봉투에 넣었다. 한현진의 행동을 본 강한서의 눈가가 파를 뛰었다. “증거 수집해?”한현진은 봉토를 밀봉하며 말했다. “정말 증거가 될 수도 있어. 일단 가직해 둬.”“대체 무슨 일이야?”한현진이 장갑을 벗고 나서야 강한서에게 그동안 있었던 일과 본인의 의심과 의혹을 얘기했다. “이번 주에 기사님께서 뭔가 사고를 친게 틀림없어. 그래서 재판장에서 지문 인식하는 걸 거부하는 거겠지. 만약 기사님이 전과범이고 회사에서 그 사람을 그대로 둔다면 기사님이 영향을 끼치는 것 나뿐만이 아니야. 그건 말이 안 되는 것 같아.”“내가 생각해봤는데 일단 지문을 수집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아. 일단 고여정 씨께 이 사람이 대체 무슨 죄를 지었는지 알아봐. 그래야 만일이 사태에 대비를 하지.”한현진의 말을 들은 강한서가 의문을 제기했다. “주혁 씨의 지문은 이미 시스템에 등록되어 있어. 무슨 범죄를 저질렀는지는 신상 조회를 하면 바로 나올 텐데 지문을 지우는 게 무슨 소용 있어?”한현진이 멈칫했다. “없을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67화

    주현의 생각은 성월과 달랐다. 송가람은 사랑에 눈이 멀어 남자의 사랑을 바랐지만 주현은 아니었다. 그녀의 목표를 애초부터 매우 명확했다. 주현은 상대방이 자신에게 줄 수 있는 신분과 지위를 노렸다. 그건 20년, 30년을 노력해도 가질 수 없는 것들이었다. 지금 주현이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 지름길이 눈앞에 놓였는데 그 기회를 잡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주현은 성월의 성격을 잘 알았다. 성월은 반평생을 야심으로 가득 찬 서해금 곁을 지키며 진작 서해금의 충직한 개가 되었다. 성월에게 신분은 뛰어넘을 수 없는 벽 같은 거였고 자신의 미래는 스스로 기회를 잡아 개척해 나가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서해금 역시 자신의 두 손으로 그 자리에 오른 것은 아니었다. 송병천과의 결혼이 아니었다면 서민 출신에 남편을 잃고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이 무슨 수로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웃기지 말라 그래.’하지만 그 말을 주현은 감히 성월 앞에선 할 수 없었다. 주현은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 “이모, 도와줘요. 신씨 가문으로 돌아가든 아니든 저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송가람 씨와 조금이라도 가까이 할 수 있는 일로 부탁해요. 활동이든 파티든 데리고 다닐 수 있는 자리로요. 그래야 신씨 가문에 호감을 살 수 있죠.”성월의 학창 시절, 그녀의 집안은 그야말로 찢어지게 가난했다. 주현의 부모님이 빌려주신 돈으로 급한 불을 끈 덕에 성월은 늘 주현의 집안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주현의 애교에 견디지 못한 성월이 한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송가람 씨 비서로 전근 보내볼게. 너, 네 남자친구한테 기본적인 건 잘 가르쳐. 묻는 말에 아무 것도 대답 못하면 안 돼.”주현이 순간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성월에게 팔짱을 끼고 달콤한 목소리로 말했다. “고마워요, 이모! 역시 이모가 날 제일 예뻐할 줄 알았어. 주말에 집에 와서 식사해요. 안 가신지 꽤 됐잖아요...”한편, 사무실로 돌아온 한현진의 마음은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만약 어제 바로 세정제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66화

    서해금이 입술을 짓이기며 중얼거렸다. “이렇게 냉정하다니, 한현진 답지 않아.”성월이 말했다. “사실 전 그렇게 냉담한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오일을 깨뜨린 것도 주혁 씨였고 몰래 부업을 하다 한 대표님 얼굴에 먹칠한 것도 주혁 씨잖아요. 그러니 당연히 원망하는 마음이 있을 거예요.”말이 없던 서해금이 잠시 후 입을 열었다. “인사팀에 잠깐 다녀와요. 일단 주혁을 가람이 운전기사로 전근시켜요.”성월이 놀란 얼굴로 말했다. “대표님, 가람 아가씨에게 운전기사를 붙일 생각이시면 제가 다른 기사님을 찾을게요. 회사에는 지금 마침 새로 입사한 젊은 신입사원들이 많아요. 어리고 건강하고 운전 경력도 전부 5년이 넘었어요. 주혁 씨는 한현진 곁에서 한동안 일을 하신 분인데, 가람 아가씨 운전기사로는 적합하지 않을 것 같아요.”“전근시키라고 하면 시켜요. 제가 이렇게 하는 덴 이유가 있어요. 그러니 성 비서는 나서지 말아요.”성월이 다급히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네.”성월이 사무실을 나서자 주현이 곧바로 그녀에게 다가갔다. “이모, 어떻게 됐어요? 대표님께 말씀 드렸어요?”성월이 고개를 가로 저었다. “대표님께서 이미 송가람 씨에게 다른 운전기사를 붙이셨어. 이미 결정된 일이야.”순간 주현은 조바심이 났다. “왜 갑자기 결정 난 거예요? 회사에서 요즘 새로 신입사원 모집했잖아요. 보안팀은 싫어할 거란 말이에요.”성월이 말했다. “대표님께서 주혁을 송가람 씨 운전기사로 전근시켰어. 지금 인사팀에 가서 그 일부터 처리해야 해.”그 말을 들은 주현이 투덜거렸다. “한현진 밑에 있던 사람이잖아요. 게다가 본인 상사를 배신까지 했고요. 대표님은 무슨 생각으로 그런 사람을 딸 운전기사로 쓰시겠다는 거예요?”순간 얼굴을 일그러뜨린 성월이 주현을 구석진 곳으로 끌고 갔다. 성월은 주변을 확인하고 나서야 주혁의 팔을 내치며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너 미쳤어? 여긴 회사야. 여기서 집인 줄 알고 그렇게 큰 소리로 대표님 뒷담화를 하는 거야?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65화

    직원들은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어떤 직원은 회사의 조치가 꽤 인간적이라며 칭찬했고 또 어떤 직원은 아무리 화장실 청소라도 그렇게 부식성이 강한 세제를 쓰진 말았어야 했다며 안전 문제를 인지하지 못한 회사의 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비난했다. 이번 일은 단순히 청소 직원이 화상을 입은 것으로 그쳤지만 만약 누군가 범행을 저지르려고 한다면 부식성이 강한 세정제는 범죄자에게 칼을 준비해준 것과 다를 것이 없는 꼴이었다. 의문을 제기하던 직원이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한현진과 눈을 마주쳤다. 그제야 실언했다는 것을 인지한 직원이 다급하게 말했다. “대표님, 전 회사에서 조치를 제대로 못했다는 뜻이 아니라요. 단지 위험 요소가 될 수도 있는 거니까, 저도 모르게 제일 최악의 상황을 상상해본 거예요.”한현진이 고개를 들었다. “무슨... 위험 요소요?”그 직원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못... 못 들으셨어요?”“죄송해요.”한현진이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조금 전 친구 문자에 답장하느라 못 들었어요.”직원이 입술을 달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옆에 있던 또 다른 직원이 얼른 말을 이었다. “회사에서 며칠 동안 청소하시는 직원분들이 다치는 사고가 있었잖아요. 그 일 때문에 다들 마음이 뒤숭숭해요.”한현진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한 직원이 말을 이었다. “아, 맞다. 대표님. 다치신 분 중에 대표님이 아는 사람도 있어요. 전에 대표님 운전 기사셨던 주혁 기사님이요. 그 분이 제일 심하게 다치셨어요.”한현진이 미간을 찌푸렸다.“기사님이요? 확실해요? 어제 볼 일 보러 갔다가 기사님 만났을 때까지만 해도 멀쩡하셨는데. 언제 다치신 거예요?”한현진의 말에 직원이 멍해졌다.“그럴 리가요. 며칠 전에 이미 다치셨어요. 대표님과 비슷한 시기에 휴가를 내셨어요.”한현진이 곰곰이 생각했다. “그날 제가 급한 일 때문에 길게 얘기를 나누진 못했어요. 손에 붕대 같은 건 본 기억도 없고 기사님께서도 저한테 그런 얘기는 없으셨는데... 심하게 다치셨어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