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97화

작가: 조십일
집에 있던 서해금은 밖에서 들려오는 인기척에 얼른 겉옷을 챙겨 밖으로 나갔다.

차에서 내린 송병천은 여전히 차 문을 연 채 안에 있는 누군가와 대화하는 듯했다.

그녀는 낮게 그를 불렀다.

“여보.”

들려오는 소리에 송병천이 고개를 돌렸다.

“아직 안 자고 있었어?”

서해금은 그에게 다가가 방금 챙긴 겉옷을 그에게 걸쳐주며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이 안 왔는데 제가 어떻게 먼저 자고 있어요. 어때요? 그분들과는 어떻게 얘기 잘 나누셨어요?'

송병천이 대충 얼버무리며 대답하곤 다시 고개를 돌려 송민준을 향해 말했다.

“운전하는 속도 좀 줄여. 가는 길 안전 주의하고.”

송민준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서해금이 끼어들었다.

“이렇게 늦었는데, 어디를 가? 내가 지금 당장 손님방 정리하라고 할 테니까 오늘 밤은 자고 가.”

송민준이 미소를 지었다.

“아, 괜찮아요. 회사에 남은 업무가 있어서 제가 얼른 가서 처리해야 하거든요. 전 신경 쓰지 마시고 일찍 주무세요.”

“이렇게 늦었는데 회사 일이 있어?”

서해금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그럼 조심히 운전해. 안전 주의하고 혼자 밥 먹기 싫을 땐 얼마든지 와도 돼. 식탁에 수저 하나 더 올리면 되는 일이니까.”

송민준은 미소로 그녀의 말에 대답하곤 바로 차창을 올렸다. 차창이 완벽히 올라간 순간 그의 얼굴에 있던 미소도 사라졌다.

그는 속으로 “손님방 정리하라고 할 테니까”라는 말을 계속 곱씹고 있었고 눈빛도 점차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

송민준이 떠나자 서해금은 팔짱을 낀 채 팔을 감싸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송병천이 얼른 겉옷을 벗어 그녀의 어깨에 둘러주었고 나직하게 말했다.

“들어가자, 밖이 추워.”

집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거실 소파에 앉아 휴대폰을 보고 있는 송가람이 눈에 들어왔고 서해금은 그녀를 불렀다. 정신이 든 그녀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맞이했다.

“아빠, 왔어?”

송병천은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너도 왜 아직 안 자고 있었어. 시간이 몇 시인데.”

송가람이 웃으면서 말했다.

“엄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098화

    송병천은 순간 자신이 말실수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어차피 이 일은 서해금도 곧 알게 될 일이었기에 그는 유현진에 대해 모든 것을 말해주기로 했다.“그러니까, 아람 언니가 그때 낳은 딸아이가 살아있단 말이에요? 그것도 그 아이가 유현진이고요?”“그래.”송병천은 감개무량한 듯했다.“세상에 이런 우연도 없지. 가람이가 천식으로 호흡곤란을 일으키자 현진이가 구해준 거잖아. 민준이도 그 일로 현진이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알게 된 거고. 민준이가 유전자 검사를 했는데 현진이가 확실히 내 딸이 맞대. 난 정말 이 모든 게 하늘이 정해준 운명이라고 생각해. 25년 만에 드디어 내 딸이 내 곁으로 돌아오는 거잖아.”서해금도 놀랍다는 듯 말했다.“어쩐지 현진 씨를 처음 만났을 때 이상하게 아람 언니랑 닮아 보인다고 했어요. 전 그때 심지어 아람 언니랑 그렇게 닮은 사람이 또 있었나 감탄하기도 했죠. 그런데 정말로...”그녀는 뜸을 들이며 말했다.“아참, 근데 그때 병원에서는 아기가 탯줄에 목이 감겨 질식으로 사망했다고 하지 않았어요? 현진 씨가 살아있다면 그때 장례를 치른 아기는 누구의 아기일까요? 어떻게 두 아이를 착각할 수 있는 거죠?”그녀의 말에 송병천의 안색이 차갑게 굳어졌다.“장례를 치른 건 하현주의 딸일 거야. 다만 시간이 너무 오래되었고 하현주 씨는 이미 돌아가셨지. 다시 유전자 검사할 필요도 없어. 아이가 왜 뒤바뀌게 되었는지는 민준이가 지금 알아보고 있어. 그때 산부인과의 의사랑 간호사들 위주로 말이야.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민 가지 않으면 행방불명이더라고. 분명 누군가가 뭘 숨기고 있는 거야. 그 사람들을 찾아내면 모든 진실이 밝혀지게 되겠지.”서해금은 입술을 틀어 물고 한참 침묵하더니 그제야 입을 열었다.“뭐가 어찌 되었든 아이가 건강하게 살아있다면 다행이죠. 아람 언니에게도 이런 좋은 소식 전해졌으면 좋겠네요. 그분들도 드디어 딸 잃은 슬픔에서 나올 수 있겠네요.”송병천은 무엇을 떠올렸는지 미소를 지었다. 그의 표정은 한없이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099화

    차미주는 속으로 생각했다.‘어차피 이 아파트 전체에 와이파이가 잔뜩 설치되어 있는데, 혼자만 꺼둔다고 해도 그게 다 무슨 소용이야.'전원이 켜진 뒤, 한참 후에야 인터넷에 연결이 되었다.차미주는 얼른 영상을 클릭했다.그 영상은 어느 언론사에서 단독으로 송민영과 인터뷰한 것이었다.영상 속에서 송민영은 병원 침대에 누워있었고 머리엔 붕대를 감고 있었으며 안색이 아주 창백했다.기자가 그녀의 몸 상태에 관해 물었다.송민영은 하나도 숨김없이 카메라를 응시하며 말했고 팬들에게 자신을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인사치레가 끝난 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기자가 직설적으로 물었다.“민영 씨, 인터넷에서 지금 떠도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같이 드라마 찍고 있던 여배우가 일부러 송민영을 계단 아래로 밀어버린 거라는 얘기가 있어요. 그게 정말이에요?”송민영은 잠깐 침묵하다 말했다.“사실 저도 그때 상황이 잘 기억 안 나요. 전 감독님의 촬영 요구대로 그 동작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가 제 어깨를 민 듯한 강한 힘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리고 전 중심을 잃고 그만 떨어지게 되었죠. 현진 씨가 아마 일부러 절 민 것은 아닐 거예요. 기자님도 아시다시피 연기할 때는 모든 동작이 카메라에 하나하나 담기거든요. 힘을 조절하는 것과 방향을 조절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것이죠. 힘의 크기에 따라 동작과 효과도 아주 많이 달라지거든요. 전 현진 씨가 그저 힘을 조절하지 못해 실수로 그런 것일 거라 생각해요. 절대 고의는 아닐 거예요. 그럴 이유가 없거든요.”기자가 말했다.“전에 유현진 씨가 민영 씨 팬들을 상대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지 않았어요? 혹시 그 일로 마음속에 앙심을 품고 복수를 하고, 일부러 민영 씨 팬들을 자극하는 거 아닐까요?”송민영이 사색에 잠긴 듯 말했다.“그건... 아마 아니겠죠. 제 팬들은 대부분 연령대가 낮거든요. 그저 어린 마음에 뭣도 모르고 한 말이잖아요. 심지어 사과도 하고 그에 필요한 처벌도 받았는걸요. 나중에 제 매니저가 고소당한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100화

    차미주는 놀라 비명을 질렀고 이내 닥치는 대로 물건을 집어 들어 던졌다.“변태 새끼야!”한성우는 급히 몸을 피했지만, 장식용 벼루가 자신의 중요 부위를 스치게 되었고 그대로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나게 되었다.그는 기겁하며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만약 그 벼루를 정통으로 맞았다면 그는 정말로 고자가 되었을 것이다.차미주는 그가 멍하니 우뚝 서 있는 모습에 이를 갈며 욕설을 날렸다.“개자식! 얼른 가서 옷 안 입어?!”“...”한성우는 조용히 서재를 나갔다.그가 다시 나타났을 땐 이미 바지를 챙겨 입은 상태였다.그랬다. 한성우는 바지만 입고 나타난 것이다. 상반신은 여전히 아무것도 걸치지 않았다.차미주는 책상 앞에 앉아 휴대폰을 보며 인상을 구긴 채 한숨만 푹푹 내쉬고 있었다.한성우는 커피를 책상에 놓으면서 책상에 기대앉았다.“집에 왔으면 왔다고 말이라도 해야 할 거 아니야. 난 또 집에 도둑이라도 든 줄 알았잖아.”차미주는 어처구니가 없었다.“아무리 도둑이 들었다고 해도 알몸으로 나오냐?”한성우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그게 만약 여자 도둑이라면 색기로 유혹이라도 해보려고 했지.”차미주는 경멸하는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넌 정말 가리지도 않는구나?”한성우는 웃어버렸다. 이번에 그는 정말로 고의가 아니었다. 알몸으로 일어나 샤워를 하러 가던 도중에 서재에서 인기척을 듣게 되었고 이상함을 느낀 그가 서재 문을 활짝 열게 된 것이었다.다만 옷을 입지 않고 확인한 건 확실히 고의였다.여하간에 사람은 남녀불문하고 알몸에 반응을 보이기도 했으니까 말이다.차미주도 처음엔 조준의 복근을 보고 반하게 된 것이었다. 그의 비율도 조준과 별반 다르지 않았지만 말이다. 그는 괜한 오기가 생겼다. 그리고 반드시 모태 솔로에 살짝 허당기가 있는 그녀를 꼬시리라 마음먹었다.그러나 차미주의 시선은 그가 일부러 노출한 상반신에 머물지 않았고 오히려 다시 휴대폰으로 시선을 돌렸다.한성우는 어이가 없었다.‘내가 휴대폰 보다 매력이 없다는 거야?'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101화

    송민영은 아량이 넓은 사람 행세를 하며 인터뷰를 했고 유현진에게 불리한 말은 꺼내지 않았다. 그러나 유현진의 목소리라고 퍼진 음성 파일엔 유현진이 송민영이 다친 것이 아주 쌤통이라고 말하고 있었다.여론은 한쪽으로 몰렸고 전부 유현진을 비난하며 정신이 이상하다는 둥, 인성에 문제가 있다는 둥 얘기들로 가득했다.이런 사람이 정말로 영향력이 큰 배우가 된다면 그 팬들에게도 나쁜 영향을 줄 것이었기에 유현진의 퇴출을 강력하게 요구하면서 그녀가 하는 작품을 전면 중단하라고 했다.“송여우는 정말로 연예계의 암 덩어리야. 걔 팬들부터 봐봐. 무슨 사이비 종교 신도처럼 정신이 아주 홀렸잖아!”화를 참지 못한 차미주는 한성우를 노려보면서 말했다.“다 네 탓이야! 네가 그 여우를 이렇게까지 키우지 않았다면 걔가 지금 이런 짓을 꾸밀 담이나 있겠어? 많고 많은 여배우 중에 연기 잘하는 배우는 안 띄우고 왜 저런 발연기만 해대는 여자를 키운 건데? 눈이 어떻게 된 거 아니야?”한성우는 눈썹을 꿈틀거리더니 이내 모든 잘못을 강한서에게 돌렸다.“내가 하늘에 맹세하는데 송민영은 내가 키운 게 아니야. 강한서가 키운 거라고. 그 여자 모든 섭외 다 강한서가 잡아다 준 거야. 그냥 우리 회사 이름으로 구해줬을 뿐이지 내가 키운 게 아니야. 생각해 봐, 송민영이 전에 논란을 일으켜도 내가 어디 관심이나 줬어? 나야말로 그런 진흙탕에 뛰어들고 싶지 않다고.”차미주는 이를 갈았다.“내가 그럴 줄 알았어. 내가 전부터 강한서와 송민영 사이가 심상치 않다고 했잖아! 안 그러면 걔가 왜 송민영한테 작품 섭외를 해줘? 현진이가 강한서 그 자식이랑 이혼한 건 아주 잘한 일이야. 그런 눈에 곰팡이 핀 애한테 현진이가 훨씬 아까워.”한성우는 옆에서 맞장구를 쳤다.'“맞아, 걔는 너무 집에서 곱게 커서 소중한 걸 아낄 줄을 몰라.”차미주는 고개를 돌려 그를 노려보았다.“너도 문제야. 강한서가 그딴 년을 키워주고 있다는 거 알면서도 말도 안 해주고 일부러 숨겨주고 있었잖아. 너 같은 사람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102화

    차미주는 원래 “네가 무슨 내 남자친구야.”라고 말하려 했지만, 재산이 많다는 소식에 그녀는 바로 호기심이 생겨버렸다.“얼마나 있는데?”한성우는 어깨를 으쓱거리면 거만한 표정으로 말했다.“뭐 2천억 정도는 될 거야.”“아, 그래.”차미주는 흥미진진한 모습이었다.“별로 뭐, 괜찮네.”“??? 괜찮다고?”그녀는 현재 취직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었고 2천억이라는 재산에 괜찮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그가 차미주에게 2천억이란 얼마나 많은 금액인지 설명하려던 순간, 차미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네 재산은 강한서보다 많이 달리네. 강한서는 현진이랑 이혼할 때 위자료로 2천억을 준다고 했어. 그런데, 네 재산이 고작 2천억 정도라고?”“...”그는 급히 해명했다.“난 그냥 건물이랑 주식을 빼고 말한 거야!”“그것들을 포함해도 강한서보다 많아?”한성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이내 이를 갈며 마지막까지 자신을 위해 변명했다.“난 내 힘으로 하나씩 회사를 키워나간 거야. 강한서는 처음부터 강씨 가문의 힘으로 그렇게 많은 돈이 생겨난 거라고.”차미주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집안도 강한서보다 못하지. 강한서가 너랑 함께 지금까지 계속 어울려 줬다는 건, 그래도 걔 성격이 좋아서 그런 거였네. 난 또 재벌들끼리 서로 엄청 견제하고 무시하는 줄 알았지.”“...”‘난 차미주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한 말인데, 왜 얘기가 강한서 자랑으로 흘러갔지?'원래 곁에 대단한 친구가 있다는 건 아주 좋은 일이었지만 모든 상황에서 도움이 되는 건 아니었다. 예시를 들자면, 좋아하는 상대 앞에서 자신을 뽐내고 있을 때 비교를 당하는 상황에서 말이다.차미주는 이내 그 음성 파일을 편집 어플에 집어넣었고 편집된 부분을 빠르게 동그라미로 표기했다. 그리곤 옆에 설명을 덧붙여 알아보기 쉽게 정리한 후 채널을 운영하는 자신의 몇몇 친구들에게 보내면서 널리 퍼뜨릴 것을 부탁했다.그녀의 친구들은 전부 이 시기에 이런 영상을 올리면 악플 받는다며 그녀를 말렸고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103화

    한성우는 그녀를 힐끔 쳐다보았다.“네 이름을 댄다면 분명 연락을 받아주진 않을 거야. 그러니까 내 여자친구라고 말해. 그럼 무조건 받을 테니까.”그는 다시 뜸을 들이다 말을 보탰다.“이 바닥에서 아직 내 이름을 대고 내 체면을 팔아버린 사람은 없거든.”차미주는 바로 연락처를 추가하곤 설명에 한성우 여자친구라는 글을 보탰다.한성우는 미소를 짓고 있었고 만족한 얼굴로 그녀를 보았다.천기영은 예상대로 바로 그녀의 문자에 답장을 하였다.「본인이 한성우 여자친구라고요?」차미주는 눈을 질끈 감고 말했다.「네. 맞아요.」「증명하세요.」“???”차미주는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어떻게 증명해 드릴까요?」「뽀뽀하는 사진을 찍어 보내주세요.」차미주가 답장을 보내기도 전에 그가 이어서 보냈다.「지금 영상통화를 걸어 보여주셔도 됩니다.」“...”차미주는 당황했다.「저희 지금 같이 있는데 설마 천기영 씨를 속이겠어요? 제가 한성우한테 자금 당장 영상 통화하라고 말할게요.」그러자 천기영이 답장했다.「전 걔 말을 듣고 싶지 않아요. 한성우한테 전적이 있거든요. 전에 어떤 남자 연예인을 좀 컨설팅해달라고 남자친구라고 그러던데, 알고 보니 한성우 회사 소속 연예인이더라고요. 거기에 속아 제가 무료로 해줬었어요.」차미주의 안색이 어두워지고 옆에 있는 남자를 보았다.한성우는 헛기침을 내뱉으며 변명했다.“걔 컨설팅 비용이 한 번에 2000만 원부터 시작해. 하지만 내 친구라면 무료로 해주거든.”천기영이 경계하는 것을 보아 아마 한성우가 한두 번 속인 게 아닌 것 같았다.차미주의 입가가 바르르 떨렸다.“쪼잔한 놈.”천기영이 또 문자를 보내왔다.「영상통화 하실래요, 아니면 사진을 보내실 건가요? 5분을 드리죠. 5분이 지나면 차단할 겁니다.」차미주는 엄청 난처하였다. 하나밖에 없는 절친을 지켜줄 것인가, 자신의 체면을 지킬 것인가를 두고 머릿속에서 고민에 고민을 하였다.‘아, 됐어. 어차피 뽀뽀 안 해본 것도 아니잖아. 뭐 몇 번 더 한다고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104화

    곧이어 그는 품에 안은 차미주를 놓아주었다. 그는 아무 말도 없이 그저 코를 맞대고 지그시 그녀를 보다가 나직하게 말했다.“사진 확인해 봐, 잘 나왔나.”정신이 번쩍 든 차미주는 급히 뒤로 물러나면서 촉촉해진 입술을 벅벅 닦았다. 그리곤 덜덜 떨려오는 손으로 휴대폰을 확인했다.그녀의 귓불은 너무 빨갛게 물든 나머지 건들면 툭 하고 피가 떨어질 것 같았고 평소에 호방한 성격을 보였던 그녀는 어느새 수줍음에 고개조차 들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한성우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빤히 지켜만 볼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곧바로 그녀의 곁으로 바짝 들러붙어 함께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을 확인했다.“살짝 흐릿하게 나오지 않았나?”한성우의 숨결이 귓가에 닿자 차미주는 화들짝 놀라며 휴대폰을 반사적으로 던져버렸다.사실 사진은 흐릿하게 찍히지 않았다. 다만 한성우가 손을 움직이고 있었던 터라 다소 살짝 그림자가 생겼을 뿐이었다.덕분에 사진은 더욱 유난히... 야릇해 보였다.한성우는 상의를 입지 않아 선명하고 단단한 근육이 드러나 있었고 더욱 섹시한 느낌이었다. 차미주는 민소매에 반바지를 입고 있었고 한성우에게 허리를 끌어당긴 채 키스를 하고 있었다.고개를 숙이고 키스하고 있는 한성우의 모습은 평소의 방정맞은 모습이란 찾아볼 수가 없었고 오히려 그윽한 눈길로 눈이 휘둥그레져 어버버한 얼굴로 그를 보고 있는 차미주를 보았다. 차미주는 키가 아주 적당한 162cm이었지만 186cm인 한성우 앞에 한없이 아담해 보였다.그녀는 아담하다는 말에 자신도 포함된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게 되었다.귓가에 울려 퍼지는 낮게 깔린 목소리에 차미주는 당황하며 뒷걸음질을 치다 뜨거워진 귀를 만지작거렸다. 그녀는 헛기침을 내뱉으며 말했다.“큼, 괜찮아. 그래도 얼굴은 선명하게 나왔어.”한성우는 나직하게 달래듯 말했다.“그냥 다시 찍자. 천기영 그 자식은 눈썰미가 안 좋아서 사진을 보고도 못 알아볼 거야.”차미주는 멈칫하더니 이내 미심쩍은 눈길로 그를 보았다.한성우도 자신의 의도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105화

    “...”유현진은 강한서의 입이 참으로 독하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녀는 마음에 들었다.“정말로 유현진의 눈물 연기가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나요? 전 유현진의 눈물 연기가 너무 못생겨 보이네요. 입을 봐요, 어떻게 저렇게 커질 수가 있는 거죠?”강한서는 우아하게 계란 후라이를 나이프로 썰며 말했다.“자기가 울 때 거울 좀 확인해 보라고 해. 어쩌면 자신의 모습이 너무 못생겨서 울고 있는 것조차도 잊어버릴 테니까.”유현진은 그만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어이구, 강 대표님. 정말로 아이디 하나 만들어서 안티팬과 설전을 벌일 생각 없어? 대표님 그 말발로 분명 안티도 입을 다물어 버리게 될 텐데 말이야.”강한서가 답했다.“그런 사람들한테 내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아.”이윽고 그는 고개를 들었다.“그런 사람들한테 굳이 너와 내 시간을 낭비해서 뭐 하게? 너 지금 이미 반 시간째 악플을 읽고 있어.”유현진은 바로 휴대폰을 끄고 빵 한 조각 집어 들어 강한서의 입에 물려주었다.“미안해. 내가 잘못했어.”강한서는 아주 흡족한 얼굴로 그녀를 보다 빵을 한입 베어 물곤 꿀꺽 삼켜버렸다.“그래, 착하네. 용서해줄게.”“...”강한서는 아침을 다 먹고 나서야 본론에 들어갔다.“언제부터 움직이게?”유현진은 우유를 한 모금 마셨다.“급한 건 아니야. 일단 송민영이 자신의 계획이 성공되었다고 생각할 때 즈음 움직일 거야.”강한서는 고개를 끄덕이었다.“그래, 알았어. 민 비서를 네게 붙여줄게.”유현진은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니면 차라리 민 비서님을 내 매니저로 고용해 줘.”강한서가 답했다.“안 돼.” 유현진은 눈을 가늘게 떴다.“설마 민 비서님한테도 질투하는 거 아니지?”강한서는 고개를 들고 답했다.“민 비서의 월급은 네가 감당 못 해.”유현진은 굴하지 않고 말했다.“민 비서님은 비서잖아. 월급이 높으면 얼마나 높다고 그래?”강한서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일단 현재, 네 출연료보다... 많이 높아.”“

최신 챕터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285화

    [두 여배우 모두 연기력이 그렇게 뛰어나면서, 대체 얼마나 보는 눈이 없어야 한열을 좋아할 수 있는 거지?][그건 좀 아니지 않나? 한열도 미남상이긴 하잖아. 이런 사람인 줄은 몰랐지만.][세 사람 같이 촬영했었잖아요. 한현진이 한열과 신하리가 사귀는 걸 몰랐을까요? 이건 뻔히 알면서도 만난 거잖아요.][살려줘! 나 한현진 정말 좋아한단 말이야. 전에 햇살 유치원 사건 때문에 엄청 호감이었는데. 봄의 연인의 중전마마 역도 완전 잘 소화했었다고. 대체 바람은 왜 핀 거야. 연예계에 사고 안 치는 연예인이 있긴 한 거야?] [두 여신을 동시에 만나다니. 한열, 능력도 좋아. 지까짓게 뭔데...] [한열은 신하리에게 빌붙으려는 목적이었던 거예요. 지금 소속사와 계약 해지를 준비 중이예요. 회사에서도 전혀 신경 안 쓰고 있고요. 신하리가 아니었으면 한열 주제에 어떻게 유명 감독에게 캐스팅 될 수 있었겠어요. 정말 어떻게든 여자 덕 좀 보겠다고 애쓰네.]아래의 댓글들은 더 이상 눈을 뜨고 볼 수도 없었다. 대부분은 그들을 욕하는 악플이었다. 한열과 신하리의 공개 연애에 대해 두 사람의 팬들은 자신의 배우가 아깝다며 강력한 불만을 토로했다. 두 사람이 열애를 인정한 후부터 양측의 팬들은 줄곧 다툼을 이어왔다. 두 사람의 커플 팬계정인 [이열치열]은 팬들의 감정 쓰레기통 같은 곳이 되어버려 차마 보고 있을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한열은 열애 인정으로 회사와 갈등을 빚어 계약을 해지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가 지금의 인지도와 이미지를 그대로 유지한 채 나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던 회사 측은 말도 안 되는 루머를 퍼뜨렸다. 하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었던 터라 잠깐의 파장을 일으킨 후 곧 사그라들었다. 공개 연애 후 꽤 빠른 속도로 떨어지던 한열의 인기는 요즘 다시 천천히 오르고 있는 추세였다. 회사 측에서 밀어주던 신인은 그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한열의 뒤를 이어받아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다. 그 때문에 회사 측은 화가 치밀었다. 그러니 한열이 바람 폈다는 기사가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284화

    한현진은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힐 지경이었다. “지금 예능부 기자 채용 문턱이 이 정도로 낮아진 거야? 두 눈이 멀어도 기자로 활동할 수 있나봐?”진윤: ...‘우리 여신님 사석에서는 이렇게 독설을 날리는 사람이었어?’휴대폰 너머에서 한참을 듣고 있던 차미주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그 사진 너와 한열 아니야?”한현진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저건 나랑 오빠야.”“하지만 이 사진들은 정말 한열과 비슷해 보여. 게다가 네 오빠가 운전한 거 한열 차 아니야?”한현진은 그날 송민준이 운전한 차를 눈 여겨 본 적이 없었다. 만약 정말 한열의 차를 운전하고 온 거라면 파파라치가 착각했을 수도 있었다. 다시 페이스북을 다운로드 받고 인기 검색어를 확인한 한현진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연예 부문의 인기 검색어의 TOP 5는 전부 한열의 바람에 관한 이슈가 차지하고 있었다. 예를 들면 [새로운 꽃뱀, 이열 커플 사이에 끼어들다], [이열 커플, 결별 위기 스크린 밖에서도 삼각관계], [한열 살아있네], [찐사랑을 못 숨겨] 등이었다. 이처럼 말도 안 되는 검색어들이 가득 했다. 한현진이 페이스북에 로그인하자 수백 개의 DM과 십만 개가 넘는 댓글이 쏟아졌다. 굳이 읽어보지 않아도 신하리와 한열 두 사람의 팬들의 남긴 수많은 욕이거나 일반 네티즌의 호기심에 가득한 댓글일 것이 분명했다. 인터넷이 얼마나 필터 없이 악랄한 글로 난무한 곳인지 잘 알고 있는 한현진은 아예 댓글을 확인하지도 않고 뉴스피드로 들어갔다. 한열과 한현진의 기사는 두 시간에 터졌다. 그러니 지금쯤이면 각 마케팅 계정에서는 이미 타임 라인까지 정리한 피드를 올리기 시작했다. 한현진은 관련 피드를 대충 훑었다. 마케팅 계정의 분석에 의하면 한열과 신하리는 [살의] 촬영 이전에 이미 사귀기 시작했고 송민영이 하차된 후 한열이 자신의 여자친구인 신하리를 여주인공으로 추천했으며 영화 홍보 현장에서의 친밀한 스킨십 사진이 폭로되어 어쩔 수 없이 공개 연애를 택한 것이었다. 그 계정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283화

    한현진은 반나절이 걸려서야 일의 자초지종을 파악할 수 있었다. ‘어쩐지 지난번 홍혜림 씨 사건이 있었을 때 왜 진윤 씨가 갑자기 나타나 상황을 반전시키나 했더니,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는 거잖아.’순간 한현진은 뻘쭘함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럴 줄 알았다면 방금 전화를 받고 모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입도 벙긋하지 말았어야 했다. 진윤의 말처럼 이건 정말 비열한 짓이었다. 유치한 강한서가 벌일 만한 일이 맞긴 한 것 같았다. 강한서 본인 역시 이번 일은 너무 얍삽했다고 생각한 것인지 어쩌다 아이를 달래주었다. “내가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탓이라고 해. [정상에서]에서 지금 자체 테스트 중인 스킨 한 세트 줄게. 어때?”진윤이 작게 울먹이며 말했다. “스킨 세 세트?“강한서는 어이없는 웃음을 터뜨렸다. 이 와중에 딜을 하는 걸 보니 그리 큰 상처를 받은 건 아닌 모양이었다. “세 세트 전부 줄게.”진윤이 곧바로 울음을 멈췄다. 절판되어 더는 살 수 없는 게임 스킨과 이미 다른 사람과 결혼한 여신 중 아무리 바보라도 그와 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 “그래요. 제가 오해한 거라고 하죠.”말하며 한현진을 쳐다보던 진윤은 여전히 아쉬워하며 말했다. “현진 누나, 왜 이렇게 빨리 결혼하셨어요. 남자 때문에 손에 넣었던 트로피도 놓칠 수가 있어요.”강한서의 눈가가 파르르 뛰었다. “결혼이 커리어 영향주지 않아. 이간질 하려고 하지 마.”“형님은 남자니까 당연히 영향을 안 받으시겠죠.”강한서에게 농락을 당한데다 하루아침에 구닥다리에게 여신을 뺐긴 진윤은 누구보다 빨리 흑화 했다. “결혼하면 아이도 낳아야 하잖아요. 어떤 유명한 감독이 임산부를 캐스팅하려고 하겠어요. 제일 예쁠 나이를 남편과 아이에게 바치면 나중에 아이가 클 때쯤엔 본인의 레전드 시절은 이미 지났다고요. 제가 다 아쉬워서 그래요. 너무 불공평해요.”비록 진윤은 그저 이간질을 하기 위해 꺼낸 말이었지만 그 말은 현실이기도 했다. 임신과 출산은 여자의 커리어엔 고난과 역경이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282화

    한현진: ?강한서가 들고 있던 휴대폰 너머로 들려온 것은 차미주의 목소리였다. “현진아! 너 내연녀가 되어버렸어. 게다가 그 상대가 네 사촌 동생이래.”강한서: ?강한서는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한현진은 그보다 더 혼란스러웠다. ‘전여친, 현여친이 뭐야?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게다가 이 목소리, 왜 이렇게 귀에 익은 거지?’“저... 저기 혹시 전화 잘못 하신 거 아녜요?”한현진이 나지막이 물었다. 그러자 수화기 너머의 사람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그리고 곳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 현진 누나?”한현진이 멍해졌다. ‘날 알아?’“네. 제가 한현진이예요. 누구세요?”상대방은 말이 없었다. 그에게서는 그저 조금 흥분한 숨소리가 들려왔다. 강한서가 한현진의 손에서 휴대폰을 빼앗아 스피커폰으로 전환했다. “무슨 일이야?”진윤이 이를 악물었다. “방금 전화 받은 사람 누구예요!”강한서가 말했다. “내 와이프.”“그럴 리가 없어!”진윤이 바득 이를 갈았다. “이 사생팬 같은 아저씨가! 혹시 일부러 날 속이려고 옆에 성대모사하는 분이라고 모셔놓은 거 아녜요?”강한서가 태연하게 말했다. “내가 너처럼 유치한 인간인 줄 알아? 그리고 현진이는 아무도 대체할 수 없어.”진윤은 강한서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 “거짓말 좀 그만 해요. 현진 누나는 지금 그 티베탄 마스티프와 데이트하는 중이라고요. 만약 누나가 정말 형님 와이프라면 형님이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누나가 딴 남자와 데이트하는 걸 지켜볼 수 있어요?”더 이상 진윤을 대꾸하기 귀찮았던 강한서가 그에게 영상통화를 보냈다. 몇뿐 후, 휴대폰 화면으로 자신이 그토록 좋아하던 여신과 딱 붙어 앉아있는 전남편 형님을 확인한 진윤은 순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한현진은 휴대폰에 비춰진 진윤을 보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 ‘진윤 씨가 강한서와는 어떻게 아는 사이인 거야?’진윤은 숨이 넘어갈 것처럼 울어댔다. “거짓말쟁이! 뻔뻔한 인간! 전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281화

    유난히 예쁘게 잘 나온 사진을 보며 한 현지는 신난 얼굴로 고개를 돌려 강한서에게 보여 주었다. 하지만 멍청하게 나온 것 같다면 마음에 들어 하지 않던 강한서는 굳이 자신이 찍겠다면 휴대폰을 달라고 했다.한현진이 눈을 실룩거렸다. “네가 사진을 찍겠다고? 168cm인 나를 138cm로 만들어 버리는 네가? 강 대표님 본인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몰라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강한서가 인정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내 실력이 그렇게 별로야?”한현진이 말했다. “쌀을 뿌린 휴대폰을 닭이 부리로 쪼아도 내가 찍은 것 보단 낫다고 할 수 있어.”왠지 수치를 당한 것 같은 기분에 강한서가 이를 악 물면 말했다. “그럼 난 왜 우리가 데이트했을 때 내가 찍어준 사진을 밤새도록 보고 있었던 거야?”강한서가 괜히 그 얘기를 꺼낸 탓에 잊혀 가던 한현진의 기억이 문득 돌아왔다.“사진을 보면서 넌 그저 사진을 찍을 줄 모르는 것뿐이라고 날 설득 하지 않는다면 호텔 앞에서 바로 너와 싸우 버릴 것 같았거든. 내 외모에, 감독님께서도 나에게 각도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씀 하셨는데 넌 대체 어떻게 날 사실 눈으로 찍을 수 있었던 거야?”강한서: ...“사시눈... 처럼 나왔어?”한현진이 일을 악물었다. “내가 뛰어다니는 사진 좀 찍어달라고 하니까 유체 이탈한 것처럼 찍어줬잖아! 내가 피드를 업로드할 때 실수로 그 사진까지 넣었더니 애들이 나한테 대체 어디서 이런 심령사진을 찍었냐고 물었었어.”“...”활활 타오르던 강한서의 분노가 순식간에 사그라졌다. “어쩌다 가끔... 몇 십 장뿐이었잖아.”한현진이 어이없다는 듯 실소를 터뜨렸다. “하.”뭔가를 말하려던 강한서가 고개를 숙이자 무릎 정도까지 오는 어린 아이가 옆에 쭈그려 앉아 불쌍한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것이 보였다. “아저씨, 아직 더 놀 거예요? 저희 잠깐 놀게 해주시면 안 돼요?”강한서가 고개를 돌리자 뒤에는 어린 라이 대여섯 명이 줄을 서 있었다. 한현진: ...창피함에 고개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280화

    “하하하.”한현진이 마른 웃음을 지었다.“오빠. 제가 티슈 없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강한서가 눈을 씰룩였다. 그야말로 완벽한 핑계였다. 그는 입술을 달싹여 아내를 따라 염치 없이 말했다. “형님, 저도 없어요.”송민준이 가방과 티슈를 두 사람에게 던지며 강한서를 노려보았다. 탁, 소리와 함께 문이 닫겼다. 한현진: ...“오빠가 나한테 화 난 건 아니겠지?”강한서가 우울하게 말했다. “너보단 날 먼저 걱정해야 할 것 같아. 네 오빠가 아무리 너에게 화가 나도 결국은 나에게 그 화살이 돌아올 거야.”한현진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다면 마음이 좀 놓이네.”강한서: ?한현진이 그의 손을 잡으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어차피 오빠가 널 탐탁지 않아 한게 하루 이틀도 아니잖아. 오늘 이 일로 크게 달라지진않을 거야.”“...”‘행복은 본인이 누리고 잘못은 내가 뒤집어쓰고. 정말 좋은 아내네.’강한서는 한현진을 데리고 호텔 라운지로 향했다. 입덧이 끝난 이후로 한현진의 식욕은 줄곧 안정적이었다. 매 끼니마다 많이 먹지 않아도 배가 불렀지만 배고픔도 빨리 찾아왔기에 하루에 몇 끼씩 먹어야 했다. 그 덕에 지금의 한현진은 송아지처럼 튼튼하기만 했다. 강한서는 임신한 한현진을 위해 오랫동안 공부했지만 한현진에게는 하나도 쓸모가 없었다. 그의 주변엔 임산부가 많이 없었지만 많은 아내들이 임신 후 남편을 괴롭힌다고 들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한현진에겐 모든 임신의 호르몬 변화가 거짓말처럼 전혀 작용하지 않았다. 의사는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큰 반응 없이 잘 먹고 잘 지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의사는 강한서에게 너무 걱정하지 말라며 시간이 날 때마다 산책을 자주 다니며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으면 된다고 했다. 한현진은 정서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심지어 조금 유치해지기도 했다.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한현진은 강한서의 팔을 끌며 굳이 아이들의 흔들 목마에게 타게 해달라며 떼를 썼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279화

    한현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안녕하세요, 채영 언니.”문채영이 가방에서 포장한 선물 박스를 건넸다. “첫 만남이라 어떤 선물을 준비하면 좋을지 몰라 제가 직접 향낭을 만들었어요. 향 맡아봐요.”한현진이 조금 의외라는 듯 말했다. “언니도 조향하세요?”문채영이 미소 지었다. “제가 조향에 입문하게 된 것도 민준이 덕분이었어요. 전엔 이런 거 만드는 거 좋아했었거든요.”한현진은 다시 한 번 충격에 휩싸였다. 그녀는 조향하는 송민준의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줄곧 송민준은 그쪽으론 취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송민준은 그 얘기를 꺼내는 것이 불쾌한 듯 담담하게 말했다. “주문부터 해. 배고파.”멈칫하던 문채영이 시선을 내려 눈에 맴도는 서운함을 숨겼다. 한현진이 얼른 화제를 돌렸다. “언니, 오랜만에 오셨을 텐데 오늘은 한주 음식으로 드시는 게 어때요?”문채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아요. 현진 씨가 먹고 싶은 거로 주문해요.”주문한 음식 서빙을 마치고 룸을 나서려는 종업원에게 송민준이 갑자기 말했다. “장어 국수도 주문할게요.”문채영이 힐끗 송민준을 쳐다보자 시선을 올린 그가 마치 변명이라도 하듯 말했다. “환영회에 국수가 빠질 수 없지.”‘그래, 환영회에 국수가 빠질 수 없다고 하는 건 그렇다고 쳐. 하지만 하고 많은 국수 중에 왜 하필 장어 국수야?’‘오빠가 장어 국수라고 말할 때 언니 표정을 보면 설마 두 사람 사이에 장어 국수와 관련된 스토리가 있었던 건가?’호기심이 활활 불타오른 한현진이 몰래 테이블 아래로 강한서의 손을 꼬집었다. 그러자 강한서는 그녀에게 새우를 발라 주었다. 한현진: ...강한서과 문채영은 너무 친한 사이였다. 두 사람의 대화에서 한현진은 문채영의 외할머니와 강한서의 할머니가 먼 친척 사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워낙 촌수가 먼 사이라 피가 거의 섞이지 않은 가족이라고 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알고 지낸지 한참 후에야 두 가문이 몇 세대 전에는 친척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278화

    한현진이 고개를 들자 옆에 서 있는 벤틀리가 보였다. 송민준이 운전석에 앉아 두 사람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들의 차창은 닫혀 있었으니 송민준은 당연히 아무것도 볼 수 없었지만 강한서의 차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차를 세운지 한참이 지나도 두 사람이 모습을 보이지 않자 송민준은 강한서가 또 이상한 수작을 부리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송민준의 목소리를 들은 강한서가 한현진의 손을 놓고 그녀의 옷을 정리하며 단정하게 자리에 앉았다. 민경하는 은연 중에 자신의 미래를 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차에서 내린 송민준은 카키색의 캐주얼한 외투에 검정색 바지를 입고 있었다. 머리는 평소 한열이 자주하던 헤어스타일과 비슷했고 선글라스를 콧등에 걸친 채 입술을 앙다물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넓은 어깨에 긴 다리의 그가 우뚝 서 있으니 카리스마와 매력이 흘러넘쳤다. 전엔 그가 한열과 닮았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었는데 이런 차림에 선글라스까지 쓴 모습을 보니 만약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아마 그를 한열로 착각할 것도 같았다. 닮아도 너무 닮았다. 차에서 내린 한현진이 가방을 메고 송민준을 향해 걸어갔다. “오빠, 오늘 왜 이렇게 멋져요?”송민준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 “내가 언제 안 멋진 적이 있었어?”한현진이 눈웃음 지으며 말했다. “어떤 날이든 멋지긴 하죠. 그래서 언제 데뷔할 생각이요?”송민준이 한현진의 가방을 건네받으며 장난스레 말했다. “난 열이와 캐릭터가 너무 비슷해. 내가 데뷔하면 연예계에 걔 자리가 있긴 할 것 같아?”한현진이 웃음을 터뜨렸다. 송민준은 손을 들어 검지로 콧등에 걸린 선글라스를 아래로 내렸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고 강한서가 있는 쪽을 바라봤다. “쟨 차에서 뭐하는 거야?”“업무 통화 중이예요.”송민준이 한현진의 가방을 어깨에 걸치고 한현진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가자. 우린 먼저 올라가는 게 좋겠어. 혼자 미적거리라고 해.”룸에 도착하자 송민준은 그제야 물었다. “너희 두 사람, 대체 무슨 중요한 얘기를 하려고 이렇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277화

    한현진이 장난기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 강한서가 씩 웃으며 대답했다. “마음 약해질 줄 알았는데, 내가 괜한 걱정을 했나 봐.”한현진이 말했다. “처음엔 마음이 약해졌는데 조금 전 불쾌한 일이 있었거든.”한현진은 간단하게 주혁이 무릎 꿇은 일을 서술했다. “난 사실 그렇게까지 화가 난 건 아니었어. 하지만 꿇어앉아 있는 기사님 모습을 본 순간 화가 치밀더라고. 그렇게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그러니까 날 강박하는 것 같았거든. 그래서 그 기회를 빌려 바로 전근시켰어.”한현진이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오는 길에 계속 마음이 불편했어. 내가 너무 극단적으로 처리한 건 아닌가 싶었거든. 기사님은 지금 아들에게 인공 달팽이관을 해줄 돈이 부족한 상황이거든. 전근하면 월급은 당연히 전보다 줄어들 텐데.”강한서가 한현진의 손등을 토닥였다.“인공 달팽이관은 보청기와 비슷한 거야. 생명과 직결된 문제도 아니니 돈이 부족하다고 해도 당장 급할 건 없어. 하지만 굳이 너를 속여 가며 부업을 하려고 했어. 난 그 부분이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아.”멈칫한 한현진이 나지막이 물었다. “기사님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거야?”강한서가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건 모르지. 하지만 시도 때도 없이 무릎을 꿇고 자존심 따위는 쉽게 버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원하는 건 자신의 존엄보다 훨씬 더 소중한 걸 거야. 전근이 제일 좋은 선택이었어. 네가 그 사람을 곁에 두는 건 내가 불안해.”강한서는 한현진의 손을 잡으며 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마음 약해지지 마. 네가 마음 약해질 때마다 난 심장이 떨려.”“휴. 신세를 지기도 했고 기사님 집에는 장애인이 두 명이나 있잖아. 안타까워서 그러지. 내가 언제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약해지는거 봤어? 난 아주 독한 사람이라고.”강한서는 곧바로 태클을 걸었다. “강운이에겐 마음 약하게 굴었잖아.”지나간 이야기를 꺼내려는 강한서의 태도에 한현진이 얼른 입을 열었다. “그건 내가 불쌍해 보이는 주 변호사님 외모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