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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전부 사실이었지만 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쓴웃음만 지었다.

“유신우, 애들한테 네 여자 친구 소개해 줘.”

김현주는 유신우의 품에 기댄 채로 쑥스럽게 웃었다. 사랑을 잔뜩 받은 모습이었다.

“어머, 언제 여자 친구를 또 사귀었대?”

장겨울은 직설적인 성격이라 내 눈짓을 무시하고 큰 목소리로 말했다.

나와 유신우의 사이가 어떤지 다들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내가 사람들 앞에서 유신우에게 큰 수모를 당한 일도 다들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한동안 유신우를 욕했었다.

장겨울은 날 무척이나 아꼈다. 아마도 내 편을 들어줄 생각이었을 것이다.

난 못 말린다는 듯이 이마를 짚었다.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한다니, 장겨울 때문에 나 또한 난처해졌다.

“김현주도 솔로고 나도 솔로인데 사귀는 게 뭐가 문제가 돼?”

유신우는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희 둘... 읍...”

장겨울과 가장 가까이 있던 이세영은 내가 난처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는지 긴 팔로 장겨울의 입을 틀어막고 그녀를 한쪽으로 끌고 갔다.

“무슨 쓸데없는 말을 하는 거야? 소개는 무슨, 얼른 등산하자.”

등산은 강한 체력이 있어야 하는 일이었기에 그들처럼 어릴 때부터 공부만 한 애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았다. 산허리까지 왔는데 다들 힘들어했다. 그들은 나무 그늘에 숨어서 휴식했다.

그들은 할 말 있는 얼굴로 날 에워쌌다. 그러나 혹시라도 내가 상처를 받을까 봐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모습이 웃기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했다.

오늘 그들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유신우 때문에 또 엄청 상처를 받았을 테니 말이다.

“나 딱 한 번만 말할게. 앞으로 아무도 묻지 마. 어렸을 때 부모님들끼리 애들 결혼시키자고 한 건 그냥 장난이었을 뿐이고 유신우는 날 그저 여동생으로 여겼어. 나 혼자 착각한 거야. 유신우와는 아무 상관 없어. 유신우가 좋아하는 여자는 김현주야. 이미 부모님께도 소개했고. 앞으로 둘이 결혼할 거야.”

“그러면 수진이 너는? 네가 유신우를 좋아한 건 가짜가 아니잖아.”

난 쓴웃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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