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연은 의기양양하게 걸어들어가 마음 편히 지냈다.병원저녁까지도 어머니의 깨어나는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고 최성운도 그림자 하나 안 보였다.낯선 사람에게서 온 문자 메시지 한 통뿐이었다.호텔 소비 기록이었다. 위에 나온 주소를 보았는데 자기는 간 적이 없는 곳이고 심지어 호텔도 엄청 멀리에 있는 것 같았다.서정원은 그저 스팸 문자라고 생각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최성운이 병원에 도착했다. 손에는 국물이 들려있었다. 직접 사람 시켜 서정원을 위해 만든 것이었다.“정원 씨 저녁에는 들어가서 쉬어요. 여기는 내가 지키고 있을게요
판매원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다시 한번 이름을 불렀다.서정원은 의심스러워 판매원에게 전했다. "지금 가게로 가서 가지러 갈게요."서정원은 차를 몰고 가는 내내 방금 점원이 하는 말 생각 뿐이었다. 최지연이 도대체 뭘 하려는 건지 이해가 안 갔다. 이 모든 게 최성운이랑 또 무슨 상관이 있는지, 두 사람이 도대체 무슨 꿍꿍이를 담고 있는지…자기가 감쪽같이 속고 있는 것 같았다.매장에 들어서 점원이 전화 할 때 안내해 준 것과 서정원의 인상으로 금방 그 브랜드를 찾았다. 들어가 보니 전체적인 스타일이 확실히 최지연의 평소 옷차
전화를 받은 사람은 최승철이었다. 서정원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 행동 하나만으로도 서정원은 최지연이 집에 돌아온 일을 분명 본가의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최지연이 최성운에게 숨겨져 있는 것이다. 다만 최성운이 가지고 있는 집이 얼마나 많은데,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 서정원은 알 수 없었다.그래서 서정원의 부하인 탐정에게 전화를 걸어 조사하라고 했다. 이어 다시 병원으로 돌아와 의자에 앉아 병실 안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최성운을 멀리서부터 보고 있었다. 최성운의 모습은 애틋하고 걱정
최성운은 마지못해 떠났다.옆에 서 있는 친척들은 어리둥절해하며 서정원에게 비난까지 쏟아냈다."최성운이 아니었다면 너 혼자 감당할 수 있겠어? 최성운이 아니면 누가 여기서 네 곁에서 지켜주겠어?"최성운의 친구들도 있었다.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다만 한예설은 최성운을 대신해서 말했다. "언니도 너무 제멋대로 굴지 마요!"서정원은 헛웃음을 지었다. 자기의 오랜 노력이 남들이 보기에 모두 그가 너무 제멋대로인가…"다들 나가세요. 여긴 저 혼자로도 충분하니 당신들 필요 없어요!"서정원은 사
"1년 전, 내가 너랑… 네가 술에 취해서 나를 서정원으로 착각해서 이 두 아이를 갖게 된 거야… 그리고 다음 날 네가 깨어났을 때 난 이미 떠났어. 비록 네가 직접 나를 떠나보냈지만, 너는 내가 아이를 가진 걸 몰랐지.""지금 아이들을 네 앞에 데려왔는데 계속 모른 척 할 거야?"최지연은 억울한 듯 울음을 터뜨렸다. 어찌나 서러운지…안타깝게도 이 말들에 최성운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이런 속임수를 어디서 배웠어. 나랑 네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도 없어!"최성운은 일어나 현관으로 갔다. "네 말이 사실인지 직접 조사해 봐야
서정원이 펑펑 우는 모습을 보면서 왕씨 아주머니는 옆에서 묵묵히 서정원의 어깨를 톡톡 쳤다. "울지 마, 다 지나갈 거야."서정원은 어머니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마치 영화 필름을 보는 것 같았다. 심지어 방금 일어난 모든 일들이 마치 꿈처럼 내일 깨어나면 다시 돌아갈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안타깝게도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오지 않는다.한참 지나서야 서정원의 마음이 풀렸다. 한예설도 오현이를 안고 들어와 서정원의 품에 안겼다."애들을 좀 보세요."왕씨 아주머니도 오현이를 보며 귀여워했다. "귀여운 게 아빠랑 많이 닮았겠네
서정원은 이 두 남녀가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생각했다. 탕정은 얼굴에 웃음을 내내 유지했다. "저랑 같이 올라가실래요?"두 사람은 같이 올라갔다. 최지연이 사는 곳은 맨 위층이다. 위아래가 뚫린 복층이고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서정원은 문 앞에 서서 긴 한숨을 내쉬고 나서야 초인종을 눌렀다.안에서는 한 여자의 기뻐서 뛰어와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열자 두 사람 모두 깜짝 놀랐다.최지연과 서정원은 서로 말없이 마주 보았다.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여긴 왜 왔어?"최지연은 문 앞에 기대어 마치
그렇게 최성운의 뒤를 따른 두 사람은 한 의사의 사무실로 향했다."회장님 오셨군요. 결과가 나왔는데, 사장님은 두 아이와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이건 즉 그 두 아이가 당신의 친자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죠.”서정원은 두 사람의 대화에 어리둥절했다."무슨 애요?""최지연이 우리가 보육원에서 데려온 두 아이가 자기 아이라고 하는데, 그리고 아이들이 저랑 최지연이 낳은 아이라고 해서요."최성운이 드디어 진실을 말했다.서정원은 듣고 그저 우스웠다. RH-혈액형을 가진 아이가 어떻게 최성운의 자식 이겠을까.하지만 아이가 최지연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