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식구 보기 좋네요. 저는 그럼 이만 가볼게요."서정원은 유서혜의 말은 들리지도 않는지 모든 신경을 다 아이들에게 집중했다."그런데 애들은 어떻게 달래야 하죠? 갑자기 울어버려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서정원은 아이들이 한꺼번에 울어대는 바람에 조금 당황한 듯 보였다.최성운은 도우미에게 손짓하며 말했다."일단 아이들 데려가세요."그러고는 서정원을 향해 다정하게 말했다."아직 아이들이 작고 몸도 금방 회복된 터라 당분간은 도우미에게 맡기는 거로 해요. 이제 정원 씨가 몸을 회복할 차례예요."서정원은 최성운의
"만약 이렇게까지 말을 했는데도 싫으시다면 찬성 씨 지금 당장 보낼게요. 그리고 엄마 아빠 입원할 동안 간병인더러 봐주라고 할게요."유나는 조금 강하게 나가며 황찬성이 사다 준 음식까지 전부 치워버렸다. 그리고 막 병실을 나가려던 찰나 황찬성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그는 병실 밖 복도에서 모든 걸 듣고 있었다."저를 싫어하셨던 이유가 그거였군요..."황찬성은 쓰게 웃더니 곧 진지한 표정으로 얘기했다."중학생 시절 나쁜 길로 빠졌던 거 인정합니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하고부터 그런 일에는 가까이하지 않았고 계속 속죄하는 마음
“아이, 내가 그럴 줄 알았어. 네가 어렸을 때 나쁜 길로 빠진 게 이유가 있다니까.”유나는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유나의 부모도 천성이 착해서 공감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황찬성의 가난하고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알고 그에 관한 생각이 바뀌었다. “우리가 너무 매정했어. 너에게 너무 못되게 굴고 너를 이해하려 하지 않았지.”유나의 어머니는 황찬성에게 사과하고 남편에게도 다시 색안경 쓰고 보지 말라고 설득했다. 유나의 아버지도 자신이 황찬성에게 편견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는 두 사람의 일에 반대하지 않겠다고 선
“어쩌다 유씨 집안이랑 싸우게 됐어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유나에게 뒤집어씌울 기회를 잡은 이송혜는 덧붙여서 날조하기 시작하였다. “전날 내가 손녀 얼굴이라도 볼 겸 그 집에 갔는데 유나 그년이 나를 보자마자 달려들어서 때리잖아. 나는 그냥 얘기하러 간 것뿐인데. 나중에 유 씨 부부도 나와서 거들었지. 내가 혼자서 어떻게 그들을 감당할 수 있겠니!”그녀는 부은 얼굴을 쳐들고 우는 시늉을 했다. 신유정은 옆에 앉아 티슈만 건네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송혜의 말을 들은 임재민은 믿기지 않았다. 그는 유나의
임재민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유나는 핸드폰을 든 채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떠오르지 않았다. “아니야. 그럴 필요 없어. 나도 모아둔 돈이 좀 있어. 그리고 부모님도 도와주고 계셔.”유나는 머뭇거리다 완곡하게 거절했다. “그거랑은 달라. 우리 둘의 미래가 어떻게 되든 내가 진이 아빠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임재민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는 유나의 마음속 응어리가 아직 풀리지 않은 걸 잘 알고 있었다. 이번 통화를 빌어서 그는 유나와 재결합할 수 있기를 바랐다. 그래서 슬쩍 자기 생각을 조
유나는 할말이 없었다. 어떠한 변명도 무색해 보였다. 부모가 처음 병원에 입원했을 때 그녀는 황찬성에게 부담 주지 않으려고 간병인을 썼다. 하지만 황찬성은 강하게 반대하였고 자신을 간병인처럼 쓰면 된다고 고집했다.그는 돈도 받지 않겠다고 버텼지만,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는 입도 벙긋하지 않았었다. 유나가 아무 말 없이 듣고만 있자 하수현은 더 비아냥거렸다.“왜 말이 없어요? 당신도 찬성 씨한테 너무했다 싶은 거죠?”“찬성 씨랑 저는 그냥 친구 사이에요. 하수현 씨가 생각하는 그런 복잡한 관계가 아니에요.”유나는 평정심을 유
유나의 덤덤한 태도에 황찬성은 당황스러웠다.“왜 그래? 기분이 안 좋아?” 한쪽에서 서정원은 유나의 어머니와 얘기하고 있었고 최성운과 유나의 아버지는 지루한 듯 앉아있었다. 유나는 고개를 숙인 채 낮은 소리로 대답했다.“그냥 찬성 씨를 더 이상 귀찮게 하지 않으려고.”황찬성은 영문도 모른 채 유나를 바라보았다. 왠지 그녀가 자기 눈을 피하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야? 왜 나를 보지도 않고 얘기해?”황찬성은 어색하게 웃으면 물었다. 유나의 태도가 너무 이상했다. 예의를 차리는 것도 아니고 화난 것도 아니었다. 그저
갑자기 변한 화제에 황찬성은 뭐라 할말이 떠오르지 않았다.유나의 얼굴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하수현과 연관시켰다.“하수현이 너 보고 내 일자리를 찾아봐달라고 했어?”황찬성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머리를 긁적였다. “아니. 그런 게 아니야.”유냐는 그의 엉뚱한 상상력에 그만 웃음이 났다. “그런데 그 하수현이라는 여자도 너를 많이 걱정하고 있었어. 나도 마찬가지야. 찬성 씨 다시 직장생활을 시작했으면 좋겠어.”유나는 다정하게 황찬성을 격려해 주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서정원의 인맥을 빌려서 그가 더 이상 황폐하게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