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네가 어른을 대하는 태도야?!”최승철이 낮은 소리로 화를 냈다. 항상 사람들의 존경을 받던 최승철을 이런 태도로 대한 사람은 없었다. “그럼 이건 할아버지가 저를 대하는 태도예요?”서정원이 지지 않고 물었다. 힘없이 어둡던 눈에 분노가 이글거렸다. “할아버지만 아니었다면 저는 이렇게 되지 않았을 거예요!”최승철의 목울대가 움찔거렸다. 화가 난 서정원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었다.“아무리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네 웃어른이야. 너는 날 이런 태도로 대하면 안 된다!”차가운 표정으로 낯색이 파리한 서정원을 보는 최승
서정원은 문밖에 서서 차갑게 코웃음 치더니 최성운에게 열쇠를 건넸다.그녀는 사실 이렇게 단호히 굴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최승철이 그런 짓을 하고도 지극히 당연하다는 듯이 구는 걸 보면 무척 화가 났다.처음에 최승철이 그녀에게 잘해준 건 맞았다. 그녀를 위해 이진숙을 해외로 보내기도 했었고 두 사람은 사이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그러나 지금 아이 한 명 때문에 이런 일을 했다는 것을, 서정원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최성운 또한 그 점을 이해했기에 서정원을 질책하지 않았다.이내 문이 열리고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최승철이 보였
다른 한편, 스타진 엔터.서정원은 최근 몸이 좋지 않아 회사의 크고 작은 일들을 결정해 줄 사람이 없었다. 이때 남우현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서정원 대신 회사 업무를 주관하게 되었다.그는 회사에서 꽤 평판이 좋았기에 많은 직원이 기꺼이 그의 말에 따랐다.남우현은 비록 연채린에게 마음이 있었으나 공과 사는 구분해야 했기에 좋은 일거리가 있어도 전부 연채린에게 주지는 않았다.이내 회사에 신인이 들어왔다.서정원이 없었기에 회사에서는 오랫동안 신인을 들이지 않았다. 오늘 남우현은 회사가 너무 썰렁해 보여서 어쩔 수 없이 밖에서
남우현은 이를 악물었다. 그는 곧바로 회의를 진행했고 사람을 시켜 이 일을 처리하라고 했다.비록 한예영이 억울하다는 완전한 증거는 찾지 못했지만 회사가 나섰기에 잠시나마 부정적인 여론을 억제할 수 있었다.한예영은 사무실 동료들의 눈길을 받는 게 불편해 혼자 구석에 앉아 넋을 놓고 있었다.흑역사를 발굴 당한 탓에 회사에서는 당분간 그녀에게 광고나 행사 같은 걸 맡기지 않을 예정이었다. 그랬다가는 오히려 설상가상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그렇게 한예영은 쉬게 되었다.다행히 전에 발매했던 신곡이 회사에 수익을 가져다주었기에 부
유서혜는 가장 앞에 서서 서정원의 손목을 잡고 한 바퀴 돌았다.“그동안 어디 갔었어요? 너무 보고 싶었어요.”“몸이 안 좋아서 쉬었어요. 내가 걱정을 끼쳤네요.”서정원의 해명에 다들 서정원의 몸을 걱정했다.연채린은 여전히 쑥스러움이 많은 건지 뒤에 서서 웃으며 말했다.“수척해지셨어요.”서정원은 자기 뺨을 만지작거렸다. 확실히 예전보다 살이 빠졌다.남우현도 사무실에서 나왔다. 그동안 그는 서정원 대신 회사 일을 처리하느라 골치가 여간 아프지 않았다.“드디어 돌아왔네요.”서정원은 웃었고 연예인들은 그녀를 둘러싸고 재잘댔
서정원이 떠난 뒤 한예설 홀로 골목길에 남았다.한예영과의 관계 때문에 그녀는 아무 곳에나 갈 수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쪽 사람들에게 노려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그렇게 강아지들과 고양이들이 그녀의 가족이 되었다.한예설은 책상다리를 하고 바닥에 앉았다. 그녀의 다리에는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있었고, 팔에는 강아지 한 마리가 자고 있었다. 아주 행복한 시간이었다.“감자야.”한예설이 싱긋 웃으며 눈을 접어 웃었다.“한예설.”그 순간 익숙한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를 파고들었다.짜증이 가득 느껴지는 목소리와 함께 가까워지는 발
스타진 엔터는 서정원이 돌아온 뒤 원래처럼 굴러갔고 서정원은 마음이 한결 놓였다.그러나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었다.서정원의 시선이 책상 위 한예영의 자료로 향했다. 며칠간 인터넷에서 뒤져보았으나 한예영의 가족에 관한 것은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다.회사에 와서 면접을 보려면 우선 자료와 배경을 똑똑히 적어야 하는데 남우현은 왜 이런 그녀를 회사에 들인 걸까?서정원은 미간을 좁혔다. 그녀는 사람을 시켜 한예영을 불러들였다.이내 누군가 서정원의 사무실 문을 두드렸고 서정원은 들어오라고 했다.“대표님, 절 찾으셨다고
며칠 뒤, SNS에서 또 하나의 엄청난 기사가 나왔다.몇몇 대학이 일부러 이름을 똑같게 해서 지방에서 올라온 대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대학인 줄로 알고 짐을 들고 상경하여 입학하게 했다는 내용이었다.그러나 그것은 대학 사칭의 시작일 뿐이었다. 여대생들은 학교에 발을 들인 뒤 더욱더 소름 돋는 일들을 경험했다.마지막에 그들은 자기가 대학에 잘못 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만 입학신청서를 낸 상태라 퇴학한다고 해도 원래 그들이 입학해야 했던 대학에서는 그들이 먼저 약속을 어겼다는 이유로 그들을 거부했다.십여 년 동안 열심히 공부해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