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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7화

예전에 이곳은 아주 조용했었다. 모든 것이 조용했던 이곳에 한 사람이 많아진 이후로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침실에서 들려오는 옷장이 열리는 소리와 그녀의 조심스러운 발걸음 소리 그리고 물건을 뒤지는 소리에 이곳은 더는 조용하지도 썰렁하지도 않았다.

모든 것에 온도가 느껴졌고 따뜻했다.

자신도 모르게 나상준은 가슴이 떨려왔다. 마음속에서 뜨거운 불길이 치솟으며 그의 마음을 태웠다. 차우미는 나상준이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담요를 찾기 바빴다. 이글거리는 나상준의 눈빛이 마치 차우미를 태울 것만 같았다.

침실도 컸지만 침대는 더 컸다. 침대 위에는 베개와 깔맞춤인 이불이 가지런히 깔려있었다. 옷장 안에 있는 옷들도 흐트러짐 없이 가지런했다. 차우미는 찾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얇은 담요 하나를 발견했다.

담요를 꺼낸 그녀는 뭔가 생각이 난 듯 수건과 드라이어를 찾으러 갔다.

나상준의 머리카락이 완전히 젖어있었기에 말려줘야 했다. 특히 그가 한참 동안 움직이지 않았기에 한기가 머릿속으로 들어가 머리가 아플 수 있었다.

차우미는 서랍을 하나하나 열어보며 찾았다. 얼마 안 되어 발견한 그녀는 담요와 수건, 드라이어를 들고 침실에서 나왔다.

그녀는 나상준을 보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발밑의 길을 보며 그의 곁으로 다가갔고 나상준은 침실에서 나오는 그녀를 빤히 바라봤다. 그녀가 고개를 숙이고 있어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엄청 진지해 보였다. 마치 지극히 원칙적인 선생님처럼 매우 엄밀한 모습이었다.

나상준은 더는 눈을 감지 않고 그런 그녀의 모습을 빤히 쳐다봤다.

소파 뒤로 간 차우미는 한쪽에 수건과 드라이어를 놓은 뒤 그에게 담요를 덮어줬다. 될수록 그를 보지 않은 채 말이다.

그러나 나상준을 보지 않고 그에게 담요를 덮어주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차우미는 어쩔 수 없이 나상준을 힐끗 쳐다보며 그에게 담요를 덮어줬다.

이렇게 덮어주면 담요가 밑으로 흘러내릴 수 있었기에 차우미는 담요 양쪽을 잡고 그의 허리 뒤로 끌어당겨 꼼꼼히 덮어준 뒤 목 뒤에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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