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흔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김온은 강서흔을 잘 알고 있었다. 놀기 좋아하는 것 같아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그는 여가현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매번 여가현과 헤어지면 김온에게 달려와 울곤 했다.한 남자가 한 여자를 위해 눈물을 흘린다고 말하면 모두 믿지 않을 수 있겠지만 사실이다.강서흔은 여가현을 떠나지 못했다.이런 강서흔의 모습을 보고 있는 김온의 마음도 무거웠다.친구에게 문제가 생기니 김온의 마음도 좋지만은 않았다.김온은 강서흔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고개를 숙인 채 생각에 잠겼다.“여가현이 뭐라고 했는지 나에게 자세히 말해봐. 내가 도울 수 있으면 도울게.”김온의 도움이 절실했던 강서흔은 여가현이 했던 말을 그에게 빠짐없이 말했다.“여가현은 날 좋아한대. 몇 년 동안 날 잊은 적도 없대. 나와 다시 시작할 수는 있지만 가족들에게 말하지 말래. 우리가 뭐 빛을 보지 못하는 그런 관계도 아닌데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지 말래. 우리 부모님이 반대해도 나와 함께 하겠대. 그런데 결혼하지는 않겠대. 결혼하지 않고, 등기하지 않고, 결혼식도 올리지 않고 그냥 나와 함께 하겠대. 예전처럼. 만약 애가 생기면 애도 낳고 부부 사이에 해야 할 모든 일을 나와 함께하겠대. 그런데 결혼만은 안된대. 나 어떻게 해야 하냐?”“난 여가현이랑 결혼하고 싶어. 여가현이 나에게 시집왔으면 좋겠어. 난 여가현이 드레스 입은 모습도 보고 싶고 그녀 손에 내가 직접 반지도 끼워주고 싶어.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을 할 수 없어. 나 너무 괴롭다...”이 말을 내뱉는 강서흔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하지만 김온은 멍해졌다.김온이 보기에 이 일은 나쁜 일이 아닌 좋은 일이었다.자신과 비하면 이미 아주 좋은 일이었다.여가현과 강서흔은 종이 한 장이 없을 뿐 예전처럼 연인 사이로 지낼 수 있었다.이것도 아주 좋은 일이었다.하지만 김온은 차우미와 언제쯤이면 함께 할 수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김온은 그런 강서흔을 보며 부러웠다.하지만 강서흔은 눈물을 흘리며 고통스러운
강서흔은 여태껏 여가현과 결혼하지 않을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는 일찍이 여가현과 결혼하고 싶었다. 꿈에서라도 그녀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보고 싶었다.하지만 오늘 여가현의 말은 그를 무기력하게 만들었고 진정으로 그녀와 함께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여가현에게 마땅히 줘야 할 것들을 못 주게 된 그는 너무 괴로웠다.여가현은 자신의 말대로 하든지 아니면 완전히 연락을 끊던지 그에게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다.그녀가 자신에게 주는 마지막 기회라고 느껴졌다.만약 놓친다면 다음은 없을 것 같았다.그녀는 그에게 잘 생각해본 뒤 답을 달라고 했다.그래서 여가현은 퇴원을 했지만 그는 아직 여기에 남아있었던 거였다.여가현이 제시한 두 가지 조건을 그는 모두 선택하고 싶지 않았다.그는 여가현과 정정당당하게 함께하고 싶었다. 남몰래 만나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김온의 말을 듣고 난 강서흔의 마음에 답이 생겼다.그는 그녀와 함께하고 싶었다. 남몰래 만난다고 해도 함께하고 싶었다.강서흔은 여가현을 사랑했다.여가현은 강서흔의 부모님께서 허락하지 않을 걸 알고 있었지만 그와 함께하고 싶었다. 사람들에게 말할 수도 없었지만 상관이 없었다.그와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좋았다.그녀라고 왜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싶지 않겠는가? 그녀도 허락받고 싶었다. 하지만 부모님의 생각을 바꿀 순 없었다. 그날 차우미가 말했던 것처럼 그녀는 자기 자신을 억울하게 만들고 있었다.그런 그녀와 강서흔도 함께하고 싶었다.무조건 그녀와 함께해야만 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는 그녀와 헤어지고 싶지 않았다.그는 그녀와 함께 늙어가고 싶었다.연로하신 부모님은 언젠가 그를 떠날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아니었다.이 시각, 강서흔은 자신의 마음을 깨달았다.그의 눈가가 촉촉이 젖어 들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아파왔다.강서흔은 견고한 눈빛으로 고개를 들고 김온을 바라봤다.“나 알갓같아. 온이야, 고마워.”그는 손으로 김온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나 먼
비슷한 나이 또래인 주혜민 쪽 변호사와 이영진 변호사는 세련되어 보이는 양복 차림을 하고 있었다. 주혜민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주혜민이 나오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지만 크게 놀랍지는 않았다. 어느 정도 예상이 갔다.만약 주혜민이 왔다고 해도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주혜민의 성격에 이곳에 온다면 차우미를 조롱하면서 그녀를 난감하게 할 게 뻔했다.주혜민이 오지 않는 것도 지극히 정상이었다. 일이 이 지경까지 되었으니 주혜민에게도 좋은 점이 없었다. 변호사에게 모두 맡기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었다.부민준 변호사가 걸어오자 이영진 변호사가 그에게 차우미를 소개했다.“부 변호사님 이쪽은 제 의뢰인이고요, 차우미라고 해요.”부민준 변호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차우미를 바라봤다.“차우미 씨, 반가워요. 저는 주혜민 씨 변호사인 부민준이라고 합니다. 부 변이라고 부르시면 됩니다.”차우미는 주혜민의 변호사가 자신에게 깍듯하게 대할 줄 몰랐다. 부 변호사는 자신을 난처하게 만들 것 같지 않았다.차우미도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부 변호사님 반갑습니다.”차우미와 부 변호사가 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보며 이영진 변호사가 팔목에 차고 있던 시계를 바라봤다.“안에 들어가서 얘기 나눌까요?”차우미가 고개를 끄덕였다.“네.”부민준 변호사도 동의했다.그렇게 그들은 사건을 맡은 담당 형사한테로 갔고 자리에 앉기 바쁘게 부민준 변호사가 입을 열었다.“어떻게 된 내용인지는 알고 있습니다. 차우미 씨께서는 제 인뢰인의 사과를 받고 싶으신 게 맞나요?”차우미는 처음부터 주혜민의 사과를 제외하고는 원하는 게 없었다.그러나 주혜민은 사과하지 않고 배상만 하겠다고 했기에 문제가 생겼다. 서로의 의견이 다르다 보니 해결이 되지 않았다.주혜민은 지금 이 자리에 오지 않았지만 주혜민의 변호사가 주혜민을 대표했다.차우미는 고개를 끄덕였다.“네.”한참을 생각하던 부민준 변호사가 입을 열었다.“제 의뢰인께서 바쁜 일로 하여 이 자리에 오지 못하게 되었습니
“두 날 전에 해결했어야 했는데 제게 일이 있었어요. 제가 갑자기 회성을 떠나야 하는 바람에 어제로 미뤘었는데 어제 제가 경찰서로 왔을 땐 아무도 없더라고요. 기다리라고 해서 기다렸는데 오늘 아침까지 연락 한 통 없으셨잖아요.”“진심으로 이 일을 처리하고 싶다면 제게 전화라도 한 통 해서 상황을 설명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으셨잖아요. 주혜민 씨는 이 일을 처리할 맘이 없는 거죠?”차우미는 돌려 말하지 않고 바로 직설적으로 내뱉었다.그녀의 목소리는 담담하고 평온했으며 분노나 불쾌감은 담겨있지 않았다.“주혜민의 태도는 제가 제일 잘 알아요. 그리고 그녀의 뜻도 잘 알고 있고요. 주혜민의 성격으로 봤을 때 절대로 사과할 일이 없어요. 사과문도 작성했을 리 없고요. 그래서 말인데요. 부 변호사님 이거 주혜민의 뜻 아니죠?”차우미는 확고한 눈빛으로 확신하며 말했다.부민준도 그런 그녀의 눈빛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제 의뢰인은 사과하고 싶어 하지 않으십니다. 어제 차우미 씨가 돌아온 뒤 제가 의뢰인에게 연락을 해봤지만 제 의뢰인은 이 일을 이렇게 빨리 처리하고 싶어 하지 않으십니다. 왜냐하면 차우미 씨께서 일부러 일 처리를 미룬 거라 생각하시거든요. 이 부분은 제 의뢰인이 확실히 오해를 한 것 같습니다. 차우미 씨에게 사실대로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아서 말씀드립니다. 차우미 씨께서 너무 기분 나빠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차우미가 고개를 끄덕였다.“주혜민 씨가 저를 오해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고 이해도 합니다. 그러면 오늘 사과문은?”부민준이 대답했다.“제 의뢰인이 아닌 주영 그룹에서 보낸 사과문입니다. 저는 주영 그룹에서 여러 가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는 변호사 중 한 명입니다. 제 의뢰인이 차우미 씨 사건에 대해 말했을 때 저는 바로 달려와서 처리하고 싶었지만 제 의뢰인과 차우미 씨가 오해가 있어서 처리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 상사한테 어제 상세하게 보고를 했더니 상사가 주영 그룹 임원에게 보고했
차우미는 대기업에서 출근을 해본 적이 없었기에 대기업 형세를 잘 모르고 있었다. 주영 그룹 상황도 잘 알지 못했다.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한참 생각하다가 머리를 끄덕였다.“네, 사과받을게요. 하지만 2천만 원은 받지 않겠습니다.”주영 그룹이 주혜민을 대표하여 성의껏 사과를 표하고 있다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다만 그녀는 진심 이외의 것은 원하지 않았다.잘못을 깨닫고 사과를 했으니 차우미는 그들을 난처하게 하지 않고 사과를 받아줬다.“이 이천만 원은 그날 밤 주혜민 씨가 차우미 씨에게 입힌 정신적 손해 보상금입니다. 우리 주영 그룹에서 차우미 씨에게 주는 보상금이니까 거절하지 말고 받아주세요.”부민준이 예상했던 것처럼 차우미는 거절했다. 부민준이 알아본 바에 의하면 차우미는 사리에 밝고 도리를 따지는 사람이었다.차우미가 거절을 한다고 해도 2천만 원은 차우미에게 줘야 했다.차우미가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주혜민은 여전히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지만 주혜민을 대신해서 보낸 주영 그룹 사과는 받을게요. 하지만 2천만 원은 받지 않겠습니다. 그럼 이 일은 이렇게 마무리 짓죠.”말을 마친 차우미는 이영진을 바라봤다.사과문을 다 보고 난 이영진도 아무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 상대방이 진심으로 이 일을 처리하려는 것 같았다. 이영진은 차우미를 바라본 뒤 부민준을 보며 입을 열었다.“부 변호사님, 성의는 감사합니다만 2천만 원은 받지 않겠습니다. 제 의뢰인께서 사과를 받아 들인 하고 하니 이 일은 이쯤에서 아름답게 마무리 짓죠.”이영진을 바라보고 있던 부민준의 시선이 차우미에게로 향했다.“차우미 씨, 상사분께서 정신적 피해 보상금을 무조건 드리라고 하셔서 제가 제 상사랑 잠시 통화를 해도 괜찮을까요?”차우미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부민준은 핸드폰을 들고 걸어 나갔다. 부민준이 걸어 나가는 것을 본 이영진이 차우미에게 말했다.“사과문은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위에 주영 그룹 주 회장님의 도장도 찍혀있고요. 주영 그룹
경찰서를 빠져나온 차우미는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갔다.차우미가 떠나자 어쩔 방법이 없어진 부민준은 다시 상사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전달한 뒤 이영진 변호사와 함께 뒤 일을 마무리 지었다.반 시간도 안되는 사이에 둘은 차우미의 말대로 일 처리를 끝마쳤다. 양쪽 모두 만족해했다.이영진 변호사와 부민준 변호사는 악수한 뒤 헤어졌다.부민준이 차에 올라탄 지 얼마 되지 않아 핸드폰이 울렸다.꺼내 보니 주혜민이었다.주혜민이라고 폰에 저장되어 있는 이름을 본 부민준은 몇 초 지나서 전화를 받았다.“네, 주혜민 씨.”“너 지금 어디야?”“저 지금 경찰서에서 나와 금방 차에 올라탔습니다.”“지금 당장 차에서 내려!”명령조로 말하는 주혜민의 말투에 부민준이 일 초 정도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네.”부민준이 차에서 내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승용차 한 대가 부민준 앞에 멈춰 섰고 킬힐을 신은 주혜민이 차에서 내려 그를 향해 걸어갔다.폭풍우가 몰아치기 전 징조였다.부민준은 씩씩거리며 걸어보는 주혜민을 향해 걸어갔다. 주혜민 앞에 다다르자 주혜민이 손을 휘둘렀다.“짝!” 하는 소리와 함께 주혜민의 손이 부민준의 얼굴에 떨어졌고 부민준의 고개가 돌아갔다. 귀에서는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렸다.주혜민은 아주 세게 그의 뺨을 때렸다.“누가 너보고 이렇게 하라고 했어? 내가 미루라고 말했지? 왜 내 말대로 하지 않았냐고! 너 귀먹었어? 네 월급 누가 주는데? 너 이 사건 당장 다시 처리해! 차우미가 신고할 수 있으면 날 신고하라고 해. 누가 이기나 두고 보자고!”말도 안 되는 헛소리가 부민준의 귓가에 들려왔다. 부민준은 고개를 돌려 주혜민을 바라봤다. 예쁘장한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져있었다.부민준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주혜민 씨, 저는 주 회장님 지시를 따랐을 뿐입니다. 제 일 처리가 맘에 들지 않는다면 지금 당장 주 회장님께 전화를 드리시기 바랍니다. 주 회장님께서 다시 처리하라고 하시면 다시 처리하겠습니다.”“너!”주혜민의 눈이 분노로 새빨개졌
“주혜민,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네가 고대의 군주야? 아님 왕실 귀족이야? 그렇다고 해도 함부로 사람을 때릴 권리는 없어.”진현의 날카로운 말을 들은 주혜민의 얼굴에 웃음이 사라졌다.그녀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무섭게 변했다.그녀는 분노로 몸을 부들부들 떨며 입술도 파르르 떨었다.주혜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손을 들어 진현의 따귀를 때렸다.“짝!”진현은 움직이지 않았고 주혜민은 다시 손을 들어 그를 때렸다.“짝!”진현은 여전히 가만히 있었다.분노가 풀리지 않은 주혜민은 미친 듯이 진현의 뺨을 때리며 소리쳤다.“진현, 네가 뭔데? 너 따위가 뭔데 감히 나를 가르치려 들어? 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야. 넌 신경 쓰지 마. 네가 신경 쓸 일도 아니잖아! 미워, 너 미워!”“...”주혜민이 자신을 사정없이 때리는 것을 진현은 막지 않았다. 바보...그는 바보였다.바보 같은 그는 오만하기 그지없는 주혜민과 한평생을 함께하고 싶었다....이영진은 차에 오른 뒤 차우미에게 전화를 걸어 잘 처리됐다고 말해줬다. 그는 통화를 끝낸 뒤 자동차에 시동을 걸었다. 그때 그는 백미러를 통해 의외의 장면을 보게 됐다.부민준 변호사가 뺨을 맞고 있었다.이 장면을 본 이영진은 깜짝 놀랐다.부민준을 때린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한 그는 그제야 의아함이 조금씩 사라졌다.부민준을 때린 사람은 다름 아닌 주혜민이었다.만약 이번에 주영 그룹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면 이렇게 쉽게 일 처리를 하지 못했을 거다.백미러로 화를 내고 있는 주혜민을 보며 이영진은 고개를 저으며 시선을 거두고 차를 몰고 떠났다.주혜민이 일 처리를 못마땅하게 생각한다고 해도 바꿀 수는 없었다. 그녀의 아버지도 바꾸는 걸 허락하지 않을 테니까. 이 일은 이렇게 일단락이 되었다.주혜민이 계속 고집을 피운대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이영진의 차는 경찰서를 벗어나 빠르게 시야에서 사라졌다.호텔로 돌아가는 길.차우미가 탄 택시는 도로에서 안전운행 중이었다. 창밖의 풍경들이 빠
차우미는 회성의 특산물을 사서 선배네 가족들에게 보내주려 했지만 오늘은 시간이 안 될 것 같았다. 오늘 오전에 업무를 보지 않아 오후에 업무를 봐야 했다. 그녀는 저녁에 노트에 잘 정리해 놓은 뒤 내일 일이 끝나는 대로 내일 저녁 늦게 사러 가려 했다.저녁에는 시간이 많으니까 말이다.김온과 김온이 했던 말이 떠오른 차우미는 핸드폰을 들어 일이 잘 처리되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문자를 보냈다.문자를 보내고 난 뒤 차우미는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하고 앞에 있는 건물들을 바라봤다. 십여 분 정도 지나서 도착할 것 같았다.영소시.김온은 외할머니댁으로 돌아가서 짐들을 챙겼다. 진문숙은 영소 특산물을 사서 바로 안성으로 보냈다.김온도 자기 엄마의 성격을 알고 있었기에 막지 않고 진문숙과 함께 짐들을 챙겼다.짐 정리를 마친 뒤 진문숙은 김온을 방에 들여보냈다. 밥이 다 되면 부르겠다며 한숨 자두라며 말이다.김온은 졸리지 않았다. 그는 차우미가 생각났다. 그는 차우미에게 전화를 걸어 일은 잘 처리되었는지 물어보려 했다.진문숙은 김온을 방에 들여 보낸 뒤 재빨리 문을 닫았다.김온은 멀어져가는 진문숙의 발소리를 들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핸드폰을 들고 시간을 확인한 뒤 연락처 목록을 열고 차우미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때 “띠링.” 하는 핸드폰 소리와 함께 문자 한 통이 날라왔다.그는 멈칫하며 문자를 보고는 미소를 지었다.차우미가 보내온 문자였다.[선배, 일은 잘 해결됐어. 그러니 걱정하지 마.]짧은 문자에 그녀의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났다.차우미는 김온이 자신을 걱정하고 있음을 잊지 않고 있었다. 김온의 눈에도 미소가 번졌다. 그는 바로 차우미에게 전화를 걸었다.차우미가 업무를 보고 있을 때 갑자기 핸드폰의 진동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주춤하며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김온이였다.차우미의 눈썹이 휘어졌다.“선배.”“일은 잘 처리됐어? 주혜민이 난처하게 굴지는 않았어?”“응. 잘 처리됐어.”차우미가 멈칫하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이 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