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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Penulis: 가온별
last update Terakhir Diperbarui: 2024-12-10 19:53:49
“몰라! 지연 아줌마, 나 젤리 먹고 싶단 말이야. 빨리! 빨리 사줘!”

왕지연은 난처한 표정으로 아이를 내려다보다가, 다시 장례식장의 친척들을 쳐다보고, 고개를 숙여 가영이에게 말했다.

“공주님 착하지! 종현이 장례식 마치면 아줌마랑 같이 가서 젤리 사 먹자. 응?”

가영이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는 듯, 계속 소란을 피웠다.

“싫어! 지금 먹고 싶단 말이야! 종현이 그 나쁜 녀석은 왜 죽어서도 아줌마를 차지하려고 난리야? 나 종현이 장례식 참석하기 싫어!”

왕지연이 난처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가영이 데리고 젤리 사러 갔다 올게요. 금방 올 거예요. 장례식은 당신이 알아서...”

그녀가 말을 다 마치기 전에 장모님이 다가오더니 그녀의 뺨을 철썩 때렸다. 장모님은 눈물로 뒤범벅이 된 얼굴로 왕지연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네가 이러고도 사람이야? 내가 어떻게 너 같은 걸 낳았는지 모르겠다.”

“내가 너 박명우랑 사귈 때부터 그 녀석 아니라고 했었지? 양 서방, 사람이 얼마나 좋으냐! 이렇게 좋은 사람을 두고 너 무슨 짓이야?”

“네 잘못으로 아들이 죽었는데, 무슨 낯짝으로 박명우 딸을 데리고 장례식엘 와!”

왕지연은 맞은 뺨을 손으로 가린 채 몇 걸음 비틀거렸다.

“엄마,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종현이가 가버려서 나도 힘들어요. 하지만, 그게 명우씨하고 무슨 상관이에요? 가영이도 어려서 뭘 몰라 그러는 거지...”

“당장 나가!”

나는 화가 나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조용히 보내주자는 생각이었는데, 마지막조차 이렇게 구역질 나는 장면을 보여주는구나.

“네 그 소중한 딸 데리고 내 아들 장례식에서 썩 꺼져!”

왕지연은 내 말에 조금 화가 난 것 같았지만, 가영이의 손을 잡더니 휙 몸을 돌려 장례식장에서 나갔다. 장모님이 그녀의 뒤에 대고 소리쳤다.

“그래 썩 꺼져라! 나도 너 같은 딸 둔 적 없어.”

왕지연이 나간 다음, 아들의 장례식은 순조롭게 잘 마무리되었다. 장례식을 마치고 사람들이 모두 돌아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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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란다에서 멈춘 아이의 시간   제4화

    “몰라! 지연 아줌마, 나 젤리 먹고 싶단 말이야. 빨리! 빨리 사줘!”왕지연은 난처한 표정으로 아이를 내려다보다가, 다시 장례식장의 친척들을 쳐다보고, 고개를 숙여 가영이에게 말했다. “공주님 착하지! 종현이 장례식 마치면 아줌마랑 같이 가서 젤리 사 먹자. 응?”가영이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는 듯, 계속 소란을 피웠다. “싫어! 지금 먹고 싶단 말이야! 종현이 그 나쁜 녀석은 왜 죽어서도 아줌마를 차지하려고 난리야? 나 종현이 장례식 참석하기 싫어!”왕지연이 난처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가영이 데리고 젤리 사러 갔다 올게요. 금방 올 거예요. 장례식은 당신이 알아서...”그녀가 말을 다 마치기 전에 장모님이 다가오더니 그녀의 뺨을 철썩 때렸다. 장모님은 눈물로 뒤범벅이 된 얼굴로 왕지연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네가 이러고도 사람이야? 내가 어떻게 너 같은 걸 낳았는지 모르겠다.”“내가 너 박명우랑 사귈 때부터 그 녀석 아니라고 했었지? 양 서방, 사람이 얼마나 좋으냐! 이렇게 좋은 사람을 두고 너 무슨 짓이야?”“네 잘못으로 아들이 죽었는데, 무슨 낯짝으로 박명우 딸을 데리고 장례식엘 와!”왕지연은 맞은 뺨을 손으로 가린 채 몇 걸음 비틀거렸다.“엄마,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종현이가 가버려서 나도 힘들어요. 하지만, 그게 명우씨하고 무슨 상관이에요? 가영이도 어려서 뭘 몰라 그러는 거지...” “당장 나가!”나는 화가 나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조용히 보내주자는 생각이었는데, 마지막조차 이렇게 구역질 나는 장면을 보여주는구나. “네 그 소중한 딸 데리고 내 아들 장례식에서 썩 꺼져!”왕지연은 내 말에 조금 화가 난 것 같았지만, 가영이의 손을 잡더니 휙 몸을 돌려 장례식장에서 나갔다. 장모님이 그녀의 뒤에 대고 소리쳤다. “그래 썩 꺼져라! 나도 너 같은 딸 둔 적 없어.”왕지연이 나간 다음, 아들의 장례식은 순조롭게 잘 마무리되었다. 장례식을 마치고 사람들이 모두 돌아갈 때,

  • 베란다에서 멈춘 아이의 시간   제3화

    내 떨리는 목소리가 공중에서 부서지면서, 문 앞에 서 있던 세 사람을 그 자리에 얼어붙게 했다. 왕지연이 창백한 얼굴로 안고 있던 가영이를 놓아주고, 정신없이 베란다로 걸어가며 중얼거렸다. “말도 안 돼. 보호 난간이 얼마나 높은데, 아이가 어떻게 떨어져? 종현아... 종현아, 엄마 왔어...”“종현아, 어딨니?”그녀는 베란다 문을 열고 두리번거리더니, 다시 아들의 방으로 뛰어갔다. 그러나, 차가운 영안실에 누워있는 아들이 여기 나타날 리 없다. “당신 지금 종현이랑 짜고 나 놀리는 거지?”왕지연이 내 어깨를 잡고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 그녀가 무엇을 기대하는지 알고 있지만, 나는 그녀를 나만큼 아프게 하고 싶었다. 나는 그녀를 잡아끌고 베란다로 가서 보호 난간 위로 그녀를 세게 밀어붙이며 소리쳤다. “놀리냐고? 종현이 오늘 오후에 여기서 저 아래로 떨어졌어. 18층이야! 온몸이 피투성이였다고!”“방금 종현이를 찾았지? 지금 영안실에서 부검을 기다리고 있어. 거기 가서 찾아봐...”나는 눈앞의 여자를 쳐다보며, 이 여자의 심장에는 차가운 피가 흐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자기 친아들을 그렇게 대할 수가 있단 말인가?“아니야, 그럴 리 없어! 양건일 거짓말이지? 종현이가 죽다니, 말도 안 돼. 그럴 리가 없어...”왕지연은 자기 머리카락을 움켜쥔 채 눈물을 흘리며 같은 말을 여러 번 반복하더니, 결국 바닥에 꿇어앉아 대성통곡을 했다. 그녀의 모습을 보며 나는 문득 모든 것이 너무 웃기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울어? 당신이 종현이를 베란다에 가뒀잖아. 그 애가 죽었으니, 당신 기뻐해야 하는 거 아니야?”“종현이 살아있을 때, 당신 어떻게 했어? 그 애가 베란다에서 울며 도와달라고 할 때 당신 어디 있었어?”“전 남자친구의 딸 때문에 종현이를 냉대할 때, 그 애 마음이 어땠을지 생각해 봤어?”“왕지연 자신이 엄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왕지연이 멍하니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문 앞에 서 있

  • 베란다에서 멈춘 아이의 시간   제2화

    젊은 경찰관이 연민의 눈빛으로 다가와 내 어깨를 두어 번 두드려주더니, 부검 보고서가 그렇게 빨리 나오는 게 아니라고 했다. 그는 잠시 나를 위로한 후, 집으로 보내주었다. 밤 12시쯤 중앙광장을 지나는데, 내일부터 연휴가 시작되기 때문인지 사람들이 광장에 북적이고 있었다. 나는 전화기를 내려다보았다.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여전히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갑자기 온 세상이 나를 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파트마다 온통 불빛이 가득한데, 그중 나를 반기는 불빛은 없다.집으로 돌아온 나는 아들의 선물로 미리 준비해 두었던 로봇 장난감을 품에 안고, 멍하니 거실 소파에 앉아 있었다. 텅 빈 집안에서 아들의 숨결은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들 유치원의 선생님이 전화를 걸어왔다. 그녀는 입을 열자마자 흐느꼈다. [종현이 아버님, 종현이 일 들었습니다.]전화기 저쪽의 선생님이 울먹이는 소리에 내 마음도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아팠다. 엄밀히 따지면 남이라고 할 수 있는 선생님도 아내보다 아들에게 더 마음을 쓰고 있었다. 나는 쉰 목소리로 선생님에게 오늘 일어난 일을 말해주었다. 선생님은 아내가 아들을 베란다에 가두었다는 말에 몹시 놀라는 것 같았다. [오늘 종현이가 유치원에서 가영이를 밀어 넘어뜨렸어요. 가영이가 한참을 울었기 때문에, 방과 후에 제가 종현이 어머님께 그 일을 말씀드렸어요. 어머님이 종현이에게 화를 많이 내셨고, 종현이를 많이 나무라셨어요.][사실은 가영이가 먼저 종현이가 쌓아 올린 블록을 밀어 넘어뜨렸고, 종현이를 엄마 없는 아이라고 놀렸거든요. 그걸 제가 다 설명했는데도 종현이를 그렇게 혼내시더라고요.][가영이가 어려서부터 한부모 가정에서 자라 그런지 성격이 좀 강한 편인데다가, 종현이 어머님이 자기에게 각별한 관심을 보인다는 것을 알고는 자주 종현이를 괴롭히곤 해요. 그때마다 종현이 어머님은 괜찮다고 하시고, 종현이에게 가영이한테 양보하라고 하시더라고요.]...전화를 끊은 나는 마음이 싸해졌다. 이번에도

  • 베란다에서 멈춘 아이의 시간   제1화

    청명절 전날, 평소처럼 출근하던 나를 세 살짜리 아들이 안고 놓아주려 하지 않았다. “아빠, 내일부터 휴가야?”“그래, 아빠 내일부터 사흘 연휴거든. 우리 도시락 싸서 야외로 소풍 가자!”“정말? 그럼, 나 로봇 장난감 안 사줘도 돼. 나는 아빠가 맨날 집에서 나랑 놀아줬으면 좋겠어.”나는 아들을 어깨 높이까지 들어 올려주었고, 아이는 즐거워하며 까르르 웃었다. 아이의 웃음소리에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나는 그 행복이 계속될 줄 알았다. 그것이 나와 아들의 마지막이 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전화를 받았을 때, 나는 그대로 멍해졌다. [양 선생님, 댁 베란다에 어린아이가 매달려있습니다. 이미 몸이 반쯤 보호난간 밖으로 나왔다고 합니다.][댁에 아무도 안 계신 것 같아요. 우리가 계속 문을 두드리고 있는데, 안에서 아무도 대답을 안 합니다. 119를 불렀는데, 아직 오는 중입니다. 우리가 집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아이를 구해도 될까요?]머릿속이 하얘졌다.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고 대답했다. 아들을 구하는 일인데, 집을 다 부숴도 상관없었다.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나는 내내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무정한 아내는 번번이 전화를 끊었다.깊은 절망이 마음을 뒤덮었고, 나는 그저 자동차가 좀 더 빨리 달리기만을 바랐다. 아파트 단지 입구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경찰차, 소방차, 구급차가 다 와 있었다. 나는 불길한 예감을 느끼며, 급히 사람들을 비집고 들어갔다. 비통한 표정의 할머니 두 분이 내 어깨를 스치고 지나가며 탄식했다. “아이고, 저렇게 어린데... 저 집 어른들은 다 어딜 간 거야? 서너 살밖에 안 된 아이를 혼자 베란다에 가둬놓다니! 말이 돼?”“이건 어른 잘못이야. 베란다 문을 밖에서 잠갔다고 하잖아. 아이가 밖으로 나가고 싶어서 보호 난간에 매달린 거지. 요즘 젊은 부모들 참...”“그러니까! 난간에 매달려 어찌나 서럽게 울던지 내 마음이 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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