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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9화

작가: 마나이
땅에 널브러진 시체를 바라보며 도범은 손바닥을 뒤집어 보검을 다시 거두어들였다. 성경일과 한지운은 줄곧 도범을 해치려 했었지만 도범은 그래도 그들에게 여러 차례의 기회를 줬었다. 하지만 끝까지 미련을 버리지 않았으니 그를 탓할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다르게 생각하면 이들을 죽인 건 정확한 선택이었다. 적어도 앞으로 편안한 나날을 보낼 수 있으니.

다만, 도범이 의심스러웠던 점은 오늘 박이성과 장소연이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만약 그들도 왔으면 그들까지 해결했을 건데, 더욱 뒤탈이 없도록.

특히 전에 그에게 독을 탄 장소연, 그 여인이 오늘 이 자리에 나타났다면 도범은 틀림없이 인정을 베풀지 않았을 것이다.

같은 시각의 어느 한 마당에서, 한 노인이 담담하게 웃으며 서정을 향해 공수했다. "안녕하세요, 사모님. 저는 도씨 가문의 집사입니다. 오늘 사모님을 뵙자고 한 건 다름이 아니라, 도련님과 사모님을 도씨 가문으로 모셔가고 싶어서입니다. 지금 도씨 가문이 어려움에 처했거든요. 가주님께서 중병에 걸리셨습니다..."

노인 옆의 소녀도 입을 열었다. "그래요, 아주머님. 도범씨는 결국 가주님의 아들입니다. 그러니 저희도 도범씨께서 조상을 뵙고 가문으로 돌아왔으면 하는 바입니다."

서정이 두 사람의 말을 듣더니 냉소를 지었다. "애초에 당신들이 우리를 어떻게 대했는데? 그런데 이제와서 내 아들이 출세했다고 그가 다시 가문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건가?"

서정이 말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당신들은 내가 여러해 동안 도범을 데리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기나 해? 우리가 얼마나 어려웠는지 알기나 하냐고!"

"아주머님, 이토록 흥분할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요. 가주님께서 매년 아주머님에게 천만원씩은 보냈었잖아요. 많진 않지만 그래도 두 분께서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나요?"

노인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도 알고 있었다. 천만원이 도씨 가문에게 있어서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일반인에게 있어서는 충분히 호의호식할 수 있는 정도라는 걸.

"뭐? 천만원?"

서정이 놀라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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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모님, 저희 가주님을 탓하지 말아주세요. 가주님에게도 고충이 있습니다. 도씨 가문의 가주로서 가문 전체를 위해 고려해야 했으니까요.""더군다나 가주님은 매년 사람을 시켜 천만 원씩 보내게 했었고, 도련님이 밖에서 꼬박 하룻밤 동안 무릎을 꿇었다는 건 전혀 몰랐었습니다!"노인이 다소 조급해하며 말했다. "틀림없이 루희라는 여인이 하인을 시켜 두분을 속였을 겁니다. 그래서 이렇게 많은 오해가 생기게 된 거고."소녀가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열었다. "아주머님, 두분께서 가주님을 용서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지만 가주님께서 시일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마지막이라 생각하시고 도련님과 함께 가주님을 보러 갔으면 합니다. 가주님께서 지금 매일 아주머님의 이름을 부르시고 있거든요. 가주님께서 지금 중병에 걸리셔서 침대조차 내려올 수 없는 상황에 처하지만 않으셨다면 무조건 직접 도범씨를 만나러 오셨을 겁니다.""그렇게 심각하다고?"서정이 소녀의 말을 듣고 저도 모르게 걱정하기 시작했다. 필경 예전에 두사람이 서로 사랑했었고, 게다가 도남천이 도범의 아버지라는 사실은 개변할수 없는 거니까.사실 방금 노인이 도남천이 위중하다고 했을 때 그녀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도씨 가문이 지금 크게 성장했고, 기이한 일이나 강자들이 많아 설사 병이 났다 하더라도 틀림없이 빠른 시일 내에 치료할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하지만 지금 보아하니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닌 것 같았다."아주 심각합니다. 저희도 많은 명의를 찾았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소녀가 쓴웃음을 지으며 다시 말했다. "지금 가주님의 소원은 단지 도범 도련님이 돌아가 도씨 가문의 산업을 계승하고 그분이 예전에 능력이 없어 두분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던 일에 대해 용서를 받는 겁니다.""산업을 계승하라고? 하지만 루희와 그 사람이 아들을 낳지 않았나? 왜 도범더러 산업을 계승하라는 거지?"서정이 놀라움에 빠졌다. 왠지 일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것 같았다.게다가 루희의 성격대로라면 도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881화

    노인이 잠시 생각에 잠긴 후 다시 서정에게 말했다. "어떤 의사가 말하기를 가주님께서 3개월을 넘기기 힘들 것 같답니다. 그러니 3개월 안으로 두분께서 반드시 찾아오셨으면 합니다."말이 끝나고, 노인이 명함 하나를 서정에게 건네주었다."알았어!"서정이 명함을 받아 위의 주소를 한 번 보고는 그곳을 떠났다.서정이 떠난 후, 소녀가 물었다. "집사님, 도범씨가 진짜 가문으로 돌아갈까요?"노인이 쓴웃음을 지었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서정이 명함을 받은 이상, 틀림없이 도범을 설득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휴, 어쩔 수 없죠. 도씨 가문이 그들에게 너무 많은 빚을 졌으니, 그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모두 이해해 줘야겠죠."노인의 말에 소녀가 한참 생각에 잠기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다만 루희 사모님께서 저희가 도범씨를 되찾으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틀림없이 언짢아하실 겁니다. 루희 사모님이 겉으로는 히죽히죽 잘 웃으시지만, 나중에 도범씨가 가문으로 돌아갔을 때 오히려 위험해질까봐 걱정이네요."노인도 눈살을 찌푸렸다. "확실히 골치 아프겠네요. 하지만 대장로들은 무조건 도범 쪽에 설 겁니다. 가주님의 말을 잘 따르는 분들이니까요. 오히려 도씨 가문에 머물면서 줄곧 도씨 가문을 위해 일해온 루씨 가문의 장로들이 반대하시겠죠. 그래도 다행인 건 대장로들이 하나같이 실력이 강횡하여 아무런 문제 없이 그분들을 진압할 수 있다는 겁니다."소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오히려 도범씨가 가문으로 돌아왔으면 해요. 그와 같이 속세에서 한 걸음 한 걸음씩 성장해 온 자에겐 분명 범상치 않은 점이 있을 거니까. 게다가, 9대 전신들을 자신의 결혼식에 참석시켰다는 건 더욱 작은 일이 아니고요.""그러니까요. 더군다나 도련님의 의술이 뛰어나니 가문으로 돌아가게 되면 가주님의 병을 고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하지만 노인이 말을 마친 후 도리어 쓴웃음을 지었다. "비록 매우 어렵겠지만요. 그리고 설령 도련님에게 그런 실력이 있다 하더라도 돕겠다고 할지도 모르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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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도범이 쓸모없는 인간이 아니라 키울 가치가 있는 인재라는 것을 설명하니까요. 그러면 대장로들은 반드시 도범의 편에 서서 도범을 부추기려는 결심을 더욱 확고하게 다질 거고, 반대로 루희는 소심한 마음으로 더욱 도범을 겨냥하려 하겠죠.""맞아요. 그러니 서정이 반드시 도범을 설득했으면 좋겠네요. 저희가 도범을 설득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서정은 그의 어머니이니 가능성이 크겠죠."노인이 마지막으로 말했다.오후, 박이성이 업무를 다 마치고 장소연이 그의 퇴근 시간에 맞춰 그를 데리러 회사까지 왔다.두 사람이 회사를 나온 뒤 박이성은 드디어 참지 못하고 중얼거렸다. "이상하네. 오후 6시도 지났는데, 성경일이 왜 아직도 나에게 전화를 하지 않는 거지? 도범을 죽인 후 나에게 즉시 사진을 찍어달라고까지 했는데.""설마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겠지?"장소연이 미간을 찌푸리며 추측했다."아닐거야, 도범은 중독됐어. 왜 아직 죽지 않고 살아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몸이 예전만 못한 게 틀림없어!""그리고 우리가 찾은 자들 전부 킬러 랭킹 20위 안에 드는 실력자들이야. 비록 서남 구역의 랭킹이지만, 도범을 죽이는 데는 충분해. 자기는 그 킬러들이 하는 말을 듣지 못해서 모를 수도 있겠지만, 한 킬러가 그랬어, 혼자서도 도범을 해결할 수 있다고. 우리가 그렇게 많은 킬러들을 찾은 건 쓸데없는 짓이라고.""그렇다면 성경일이 자기에게 사진을 보내는 걸 잊어버렸겠네. 도범이 죽은 걸 보고 바로 축하하러 술 마시러 간거 아니야?"장소연이 생각한 후 다시 추측했다.“축하하러 갔다고?”박이성이 잠깐 멍해지더니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재빨리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그러나 성경일에게 전화하든 한지운에게 전화하든 아무도 받지 않았다.“설마 너무 기뻐서 다 취한 건 아닐까?”박이성이 듣더니 쓴웃음을 지었다. "우리 그 작은 섬에 한번 가볼까?""장난치지 마, 이렇게 늦었는데 그런데까지 왜 가? 나 무서워. 조금만 더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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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녀석, 정말 단지 의사일 뿐인 거 맞아?"박이성이 장소연을 데리고 밖으로 향했다. 그리고 잠깐 고민을 한 후 불을 피워 작은 섬 전체를 태워버렸다."흔적을 남겨서는 안 돼. 성씨 가문의 가주나 한씨 가문의 가주께서 그들이 핸드폰으로 보낸 메시지를 보고나면 반드시 나를 찾아올 거야!"박이성이 생각에 잠시 잠기더니 다시 말을 이어갔다. "만약 그들이 우리가 함께 돈을 모아 킬러를 청해 도범을 죽이려다 되려 살해당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나를 탓할 수도 있어.”"하긴. 특히 한씨 가문의 가주는 항상 한지운이 자기와 노는 걸 반대했잖아. 그러니 그의 아들이 죽었다는 걸 알게 되면 무조건 자기와 책임을 물을 거야."장소연도 고개를 끄덕였다."참, 오늘 이 일, 절대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알았지?"차 앞까지 도착한 박이성이 잠시 생각한 후에야 장소연에게 신신당부하였다."걱정 마, 내가 바보도 아니고. 당연히 안 말하지!"장소연이 웃으며 박이성과 함께 재빨리 차에 올라타 그 곳을 떠났다."또 40억을 그냥 버렸어. 결국 도범은 죽지도 않았고. 일이 점점 귀찮아졌어, 녀석이 너무 강해!"한 호텔에 도착한 후 박이성과 장소연은 배달을 시키고 와인 한 병까지 땄다. 박이성이 와인을 크게 몇 모금을 들이마시고는 말했다.조금 전 바닥에 널려있던 시체를 생각하면 그는 여전히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맞아, 도범의 전투력이 너무 강해. 여직껏 너무 깊이 숨겼어!"장소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식은땀을 훔쳤다. "오늘 우리 둘이 가지 않았으니 망정이지, 만약 도범이 킬러들을 청한 일에 우리의 몫까지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틀림없이 우리도 같이 죽였을 거야.""맞아. 오늘 회사에 갑자기 내가 직접 처리해야 하는 일이 생겨서 다행이야.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죽었겠지."박이성이 다시 술을 한 모금 마시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성경일과 한지운이 죽기 전에 우리 둘까지 불지는 않았겠지? 실수로 우리 둘의 이름까지 말했다거나? 그러면 도범이 이미 알고 있을 수도 있는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884화

    "휴, 할아버지도 참. 이른 아침부터 우리를 불러내다니. 뭐 그날 김씨 가문의 체면을 구겨서 미안하다나? 그래서 마침 오늘 한가하니 같이 점심을 먹자고. 정말 짜증나, 또 도범과 박시율 을 만나야 하디니!"아침 호텔에서 나온 박이성이 짜증을 내며 말했다.이에 옆에 있던 장소연도 같이 덧붙였다. "특히 그 나봉희! 지금 돈이 좀 생겼다고, 하루 종일 여기저기 자랑하러 다니잖아. 다들 그녀 집에 돈이 있다는 걸 모르기라도할까 봐 매일 명품 가방 사러 다니고, 옷도 한 무더기를 사들이고. 다 한 번씩 입어 볼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겠네."질투로 가득한 장소연의 말을 들으며 박이성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아마 장소연의 손에도 돈이 있었으면 나봉희와 똑같이 매일 쇼핑하러 다녔을테니.같은 시각, 도범 등은 이미 박씨 가문에 도착했고, 바깥 마당에서 산책하고 있었다.비록 그날의 일이 김씨 가주와 김제성 등의 기분을 매우 언짢게 했지만, 도범을 만나자마자 그들은 하나같이 싱글벙글 웃는 얼굴을 드러냈다. 화가 나기는커녕 오히려 일부러 아부하는 느낌도 들었다. 그들도 도범의 범상치 않음을 눈치챈 듯했다. 아무래도 작은 병 하나 봐주는데 20억을 벌어드리는 남자는 그들이라도 함부로 미움을 살 수가 없었다. 게다가 그들은 현재 박시율의 새 회사가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규모가 박씨 가문의 오래된 회사를 능가할 수 있다는 것도. 그렇게 되면 박씨 가문이 일류 세가로 되는 건 시간의 문제일 뿐이다.어쩌면 2, 3년 후 바로 용씨 가문을 초월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니.이런 권세와 이익,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그들은 감히 도범과 박시율의 미움을 살 수가 없었다.심지어 그들 두 사람의 비위를 맞춰야 했다. 필경 이미 한가족이고 친척이 된 사이인데, 이런 친척의 비위를 맞추지 않는 건 자신의 앞길을 막는 것과 같았으니.김씨 가주와 김제성 등이 허허 웃으며 도범과 이야기 나누러 간 모습을 본 박시연의 안색이 별로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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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데 감히 우리 박씨 가문에까지 와서 소란을 피워?"마당에서 산책하고 있던 도범과 박준식 등이 소리를 듣고 하나둘씩 밖으로 나왔다.박준식은 박씨 가문의 가주로서 가장 앞에 섰고, 박 어르신과 도범 등은 그의 뒤를 따랐다."허허, 사람 수가 많네!"남자가 웃으며 말했다. "예전에 박씨 가문 중 만 18세가 된 젊은 남성들은 전부 전쟁에 참전하라 하지 않았나? 그런데 왜 박이성 그 나쁜 자식이 아직도 살아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는 거지?""당신들 누구야? 우리 박씨 가문의 일이 당신들과 무슨 상관인 거지?"박준식이 남자의 말에 눈살을 찌푸렸다. 눈앞에 서 있는 네 사람은 결코 상대하기 쉬운 자들이 아닌 듯했다. 특히 방금 경호원을 죽인 남자, 놀라울 정도로 빨랐던 속도가 그를 걱정하게 만들었다."허, 그러는 당신은 누군데?"맞은편의 남자가 박준식의 물음에 대답하기는 커녕 오히려 냉소하며 말했다. "내가 잘못 본게 아니라면 당신이 바로 박씨 가문의 가주겠네? 겨우 5년이 지났는데 벌써 우리를 잊은 건가? 그때 당신의 아들이 길가에서 내가 없는 틈을 타 내 약혼녀를 만졌잖아. 설마 잊은 건 아니지?""당신들, 경성쪽의 사람들이야?"5년 전의 일을 생각하자마자 박준식은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그 당시 박이성이 이들의 미움을 산 것 때문에 이들이 박이성을 한바탕 때리고 떠났었다, 박이성을 후회하게 만들겠다는 말만 남기고.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쟁때문에 전사를 모집했었는데, 당시 박씨 가문에서도 정원을 지정받았다. 그런데 마침 여러가지 조건에 유일하게 부합되는 사람이 바로 박이성이였다.그때 되어서야 그들이 비로소 경성에서 여행하러 온 자들은 그들이 함부로 미움을 사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큰 실력이 없었을 거니까."허허, 그걸 말이라고? 박씨 가문의 데릴사위가 9대 전신을 결혼식으로 요청한 일 때문에 박씨 가문이 유명해지지만 않았어도 우린 당신들이 박이성을 다른 사람과 바꿔치기했다는 걸 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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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허, 젊은이. 말을 그렇게 하면 안 되지. 도범이 비록 데릴사위이지만, 우리 박씨 가족의 마음속에서는 그냥 한 가족이야. 우리 모두 잘 지내고 있으니 남이 아니라고."박준식이 웃었다. 도범의 전투력이 매우 강해 중장조차도 그의 적수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니 순간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았다. 그래서 비록 상대방이 경성에서 어느 세력에 속하는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입을 열었다. "젊은이, 방금 자네가 우리 경호원을 죽인 일에 대해서, 우리 아무것도 따지지 않을 게. 그러니 그만 돌아가지.""허허, 참 웃기는군. 우리가 그렇게 먼 곳에서 왔는데, 당신이 우리더러 돌아가라고 하면 우리는 돌아가야 하는 건가?"다른 한 남자가 허허 웃으며 앞으로 나와 말했다. "오늘 반드시 박이성을 우리에게 넘겨야 해. 그리고 박이성을 대신해 전장에 싸우러 간 녀석도 우리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잘못을 인정해야 하고. 안 그러면 이 일은 절대 그냥 이렇게 끝나지는 않을 거야.""그... 그 두아이가 무릎 꿇고 잘못을 인정하면 된다고?"박 어르신이 마음속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눈앞에 서 있는 젊은이들은 경성에서 온 자들이고, 그쪽에는 강자가 너무 많다. 그중 어떤 강자들은 쉽게 실력을 드러내지 않는다. 아마 은사 고수일 가능성이 크겠지. 그리고 그런 고수들의 실력이 전신보다 많이 차이나지는 않을 거고.그러니 높은 곳에 있는 경성 세력은 전신 혹은 대장과 같은 존재들을 안중에 두지 않는게 정상이다."뭔 소리야! 우리의 요구는 박이성을 죽이고, 대신 전장에 참가한 녀석이 무릎을 꿇고 잘못을 인정하는 거야."처음 나섰던 흰 옷 입은 남자가 차갑게 웃으며 분노가 찬 말투로 말했다. "애초에 내 약혼녀의 미움을 산 건 박이성이지, 그 녀석이 아니니까. 하지만 그 녀석이 감히 박이성을 대신하여 전쟁터로 갔어, 그러니 그 녀석도 죄가 있는 거지.""그건..."박 어르신이 눈살을 찌푸렸다. "이보게 젊은이들, 이렇게 하지. 우리가 돈으로 배상할게, 어때? 어차피 그 일은 이미 5년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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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하, 사실 나도 당신들에게 박이성을 맡기고 싶거든. 하지만 어떤 분들이 좋아하지 않을 거야. 그러니 그냥 그만두지."도범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손을 벌렸다. "그리고 여기에 있는 사람들, 죽이면 안 돼. 내 마누라도 여기에 있으니, 내가 가만히 구경하고 있을 리가 없잖아.""도범아, 그게 무슨 소리야? 이성이를 맡기고 싶다니? 너 우리 박씨 가문의 데릴사위야, 박씨 가문의 가족이라고! 그런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박준식이 깜짝 놀랐다. 도범이 박이성을 넘겨주려 하다니. 만약 정말 그렇게 되면 그의 아들은 틀림없이 목숨을 잃게될 것이다.그는 마음속으로 비할 데 없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네 사람이 방금 아주 쉽고 간단하게 그들의 실력을 보여줬으니. 그리고 그 실력들이 하나같이 뛰어났고."이보게, 이중에 김씨 가문의 사람들도 적지 않게 있거든. 우리는 박씨 가문의 가족이 아니라 단지 식사를 하러 온 손님들뿐이라네. 당신들과 박씨 가문 사이의 일은 우리 김씨 가문과 무관하니 우리는 가도 되는거지?"김씨 가주가 상황의 심상치 않음을 눈치채고 즉시 한쪽으로 물러섰다. 박씨네 집사람들과 선을 긋고 싶어 안달이 난 사람 마냥."맞아요, 맞아요. 우리는 박씨 가문의 사람이 아닙니다. 무고한 사람을 함부로 죽이면 안 돼요!"김제성도 그의 경호원들과 함께 김씨 가주의 뒤로 숨었다."저, 저도 김씨 가문의 사람입니다!"박시연이 잠시 고민을 한 후 즉시 김씨 가족들 쪽으로 달려갔다. 조금만 더 지체했다간 피해를 볼까 봐."허허, 당신들이 김씨 가문의 사람인지 아닌지 누가 알아? 만약 박씨 가문의 사람이 맞는데 김씨 가문의 사람인 척 하는 거면?"제일 앞에 선 연풍이라는 남자가 차갑게 웃었다. "허허, 오늘 나 연풍은 한명도 놓치지 않을 거야. 아직 5분 남았어. 당신들 알아서 해!""너희들, 너희들은 네 사람뿐이잖아. 그러니 우리를 화나게 하지 마. 외지 사람이 아무리 강해도 현지 토박이를 이길 수 없는 법이라고."박씨 가문의 한 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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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린수의 가장 큰 약점은 지능이 낮다는 거야. 이들은 그렇게 많은 꾀를 부리지 않기 때문에 무사들이 조금만 머리를 쓰면, 버티기만 해도 풍린수를 처치할 수 있지.”삼각눈의 남자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혹시 구록종이 무슨 종문인지조차 모르는 건 아니겠지? 방금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표정이 어찌나 비웃음이 깃든지 말이야. 중주에 어떤 강력한 종문들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거 아니야? 넌 정말 중주 출신이 맞긴 한 거냐?”이 일련의 의심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점점 오수경을 변두리에서 나온 우물 안 개구리라 여겼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말을 할 리 없었다. 오수경은 무심코 입꼬리가 바들바들 떨렸다. 이제야 도범이 왜 침묵을 즐기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이들과 다투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애초에 오수경은 이들과 말다툼을 할 생각조차 없었지만, 이제는 이들이 오수경을 끝없이 몰아붙이고 있었다.오수경은 인상을 찌푸린채 말했다.“물론 구록종은 중주 7품 종문 중 하나로,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강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그러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오수경의 말을 듣고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그런데 왜 내가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얼굴에는 비웃음이 서린 거냐?”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묻고 싶었다.‘네가 어떻게 내 얼굴 표정을 그렇게 자세히 본 거야? 난 내 얼굴에 어떤 표정이 있는지도 몰라.’이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모든 걸 알고 있는 듯했다.오수경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목소리를 높여 이들과 싸우려는 순간, 도범이 오수경을 막았다. 그러자 도범이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말했다.“이 사람들과 싸워서 뭐하겠어? 저들과 싸우는 건 네 시간만 낭비하는 거야. 이들은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야.”이 말에 주위는 순간 조용해졌다. 도범은 지금까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 사람들이 도범을 허세 부리지 않는 사람으로 생각했으나, 도범의 말은 그들의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오수경도 이미 충분히 오만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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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숲이 크면 별의별 새가 다 있는 법이지. 거울이라도 보고,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아봐야 할 텐데,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그 중 한 명이 손가락으로 앞쪽에 서 있는 흰 옷을 입은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흰옷 입은 사람 보이지? 저 사람은 구록종 출신으로 친전 제자야. 그런데도 30분이 되서야 겨우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꿨다구! 방금 그렇게 큰소리쳤으니, 네 옆에 있는 이 친구가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해서 보라색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한 번 볼까?”다른 사람도 거들며 말했다.“그래, 말 좀해봐. 네가 그렇게 치켜세운 저 친구가 보라색에서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릴 것 같아?”주변 사람들은 이 상황을 재미있어하며 오수경을 계속 몰아세웠다. 그들은 오수경에게 도범이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하라고 강요하며,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했다.이들 대부분은 6품 종문이나 자유 무사 출신으로,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최소 4시간이 걸렸다. 출신이 뛰어난 천재들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처음에는 오수경이 이들과 대화할 생각이 전혀 없어서 입을 꾹 다물고 인상을 쓰며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이들은 끈질기게 질문을 던지며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오수경은 도범에게 도움을 구하는 눈빛을 보냈지만, 도범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만든 일이니 네가 해결해.”도범은 오수경이 이미 여러 번 경솔하게 발언해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기 때문에, 매번 오수경의 뒤처리를 해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오수경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고, 계속되는 질문에 결국 고개를 들어 크게 말했다.“저 사람들이 30분이 걸린다면, 도범 오빠는 15분이면 충분해!”오수경은 어차피 모든 것을 걸고 말하기로 했다. 이 사람들은 정말 짜증나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이다. 오수경의 말이 끝나자마자, 주위 사람들은 오수경의 말에 반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71화

    두 마리의 풍린수를 처치하면 수정구는 파란색에서 청색으로 변하게 된다. 그때 무사는 몇 배나 강력해진 풍린수와 마주하게 되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만 4층을 통과하여 5층에 진입할 자격을 얻게 된다.도범의 설명을 들은 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물었다.“그러니까 4층은 사실 세 단계로 나뉜다는 말이지? 수정구의 색이 변할 때마다 단계를 하나씩 통과하는 거야. 총 세 가지 색이 있는 셈이니까, 5층으로 가려면 세 번을 모두 통과해야 하네.”도범은 고개를 끄덕였고, 오수경은 손가락을 꼽아가며 말했다.“즉, 네 마리의 풍린수를 상대해야 한다는 거지. 첫 번째 풍린수는 상대적으로 약하고, 두 번째와 세 번째 풍린수는 좀 더 강해지지만, 가장 강력한 풍린수는 마지막 한 마리라는 거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 비로소 통과가 완료되는 거네.”도범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정리가 꽤나 명확했다. 오수경은 5층으로 순조롭게 진입하려면 이 절차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 네 마리의 풍린수를 모두 처치해야만 5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오수경은 웃으며 말했다.“4층은 도범 오빠에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겠네. 그 무슨 풍린수라는 것도 결국 선천 후기에 불과하니까 말이야.”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도범이 답하기도 전에 주위의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들고 일어섰다. 그들이 일부러 사람이 적은 곳을 선택하긴 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오수경의 말이 크게 들리자 주변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게 된 것이다.이때, 눈이 삼각형 모양인 한 사내가 오수경의 말을 듣고 냉소를 터뜨렸다.“너는 저 녀석의 부속인이겠지? 어디서 그런 배짱을 얻었길래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냐? 마치 4층이 이 어린 녀석에게는 쉬운 일인 것처럼.”그러자 삼각눈 사내 옆에 서 있던 백색 옷을 입은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저 사람은 말이 너무 과장된 것 같아. 풍린수가 얼마나 상대하기 어려운 상대인지 전혀 모르는 것 같은데, 그냥 입만 뻐끔했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70화

    도범은 한숨을 내쉰 후 다시 입을 열었다.“네가 오양수와 대결할 때, 나는 곽치홍이 너희 두 사람의 싸움을 계속 지켜보는 것을 발견했어. 그래서 곽치홍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곽치홍도 내가 본인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지. 하지만 내가 너무 멀리 있어서 곽치홍의 표정을 자세히 볼 수 없었어. 그런데 곽치홍이 나를 쳐다볼 때, 마치 독사에게 주시당하는 느낌이 들었어. 네가 전에 말했던 게 맞아, 곽치홍은 분명 우리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어.”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곽치홍이 등장한 이후로, 온갖 의문들이 곽치홍의 마음속에 떠올랐다. 이전에 장로들이 했던 말은 전부 믿을 수 없었고, 이 안에 더 큰 비밀이 숨어 있을 게 틀림없었다.도범이 숨을 고르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오수경이 먼저 말했다.“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 나를 위로하려고 하지 마, 이제 다 이해했어. 내가 전에 했던 충동적인 행동들이 너에게 폐를 끼쳤다는 걸 알아. 앞으로는 항상 이 점을 명심하고, 더 이상 너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 거야.”오수경의 이 말을 듣고 나니 도범은 한결 마음이 놓였다. 오수경은 단순한 순진한 바보였고, 팔 다리는 튼튼하지만 머리는 물에 잠긴 것 같아 항상 충동에 휘둘렸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고 나서 오수경도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그렇게 말하고 나서 오수경은 마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편안해졌다. 두 사람은 함께 4층으로 발을 내디뎠다.그곳은 희미한 빛으로 덮인 광활한 초원이었다. 초원 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대부분은 풀밭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손에 든 수정구를 받쳐 들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을 감고 명상하는 것처럼 보였고, 소수의 사람들은 낮은 목소리로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분위기는 침묵과 압박감이 공존했다. 누군가가 이야기를 한다 해도 일부러 목소리를 낮췄다. 여기가 바로 천엽7현탑의 4층이었으며, 겉보기에는 환상 세계와도 같았다.오수경은 눈을 깜빡이며 도범의 손에 들린 보라색 수정구를 한 번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69화

    이 말을 들은 오수경은 고개를 저으며 완강히 거부했다.“나는 3층에 남고 싶지 않아. 도범 오빠가 4층을 돌파하면, 분명히 5층도 갈 거잖아. 천엽 7현대는 총 7층인데, 도범 오빠가 7층까지 돌파할 수도 있잖아? 그럼 도범 오빠는 다른 곳으로 바로 전송될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나 혼자 3층에 남게 되잖아. 그땐 난 어떻게 해야 하지?”도범은 오수경의 말을 듣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걱정도 일리가 있었다. 만약 도범이 정말 7층까지 한 번에 돌파한다면, 천엽 7현대는 자신을 완벽한 도전자로 간주할 가능성이 높았고, 보상을 주고 다른 곳으로 전송할 수도 있었다.그렇게 되면 오수경을 홀로 남겨두게 되는데, 도범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여러 가지로 생각한 끝에, 도범은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한편, 오수경은 도범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고 조급해졌다. 오수경은 도범의 팔을 잡으며 간절히 말했다.“난 도범 오빠의 인맥으로 천엽성에 들어온 거야. 인맥으로 들어온 만큼, 나는 어떠한 도전도 직면하지 않을 거고, 그저 도범 오빠만 따라가면 계속 위로 올라갈 수 있어.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나는 절대 혼자서 떠나지 않을 거야. 정말 운 나쁘게 여기서 죽더라도, 제가 감수해야 할 일이니까.”오수경의 이 말은 진심이었다. 도범을 처음 만난 이후, 오수경은 자신의 인생이 위험과 맞물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이 바꿀 수 없는 일이었다.다른 것은 판단할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도범은 매우 신뢰할 만한 사람이었고, 그 뒤를 따라가야만 생존의 가능성을 얻을 수 있었다. 오수경은 이곳에서의 2년을 버텨내어 바라문 세계를 떠나, 자금단방으로 돌아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랐다.도범은 오수경의 결심을 확인하자,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함께 걸음을 옮겨 4층의 입구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모두가 다소 망설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미래의 운명을 예측할 수 없기에 그들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68화

    도범은 냉소를 띠며 말했다.“전 당신과 싸울 생각 없어요.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일을 잊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나게 해주러 왔을 뿐이죠.”도범의 말에 민경운은 순간 얼어붙었다. 민경운은 잠시 고민하며 무슨 의미인지 되새겼고, 이내 도범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깨달았다. 바로 얼마 전 자신과 도범 사이에 벌어진 내기 때문이었다.그 순간, 민경운의 가슴은 마치 여러 개의 큰 돌이 짓누르는 듯 답답해졌다. 그러나 민경운은 이를 갈며 분노를 삼켰다. 애초에 민경운은 도범이 절대로 이번 대결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라 확신하고 내기를 걸었던 것이다.민경운은 도범이 처참하게 패배할 것이라 생각했고, 자신의 손에 들어올 19만 영정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결과는 정반대였다. 도범이 승리한 것이다.이때, 도범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빨리 돈을 내세요. 저도 할 일이 있거든요. 그러니 제 시간 뺏지 마세요. 원래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시작했는데, 본인이 10만 개를 더 얹어 19만 개의 영정으로 만든 거잖아요. 그러니 빨리 결제해요.”도범의 이 말에 민경운은 가슴이 터질 듯했다. 상황은 정말로 도범이 말한 대로였다. 도범은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제안했고, 민경운은 도범이 분명히 패배할 것이라 생각하여 곧바로 10만 개를 더해 19만 개로 올렸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고 말았다.지금 민경운은 자기 뺨을 세게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9만 개의 영정은 민경운에게 꽤나 큰 금액이지만, 19만 개의 영정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미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민경운이 이를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만약 민경운이 결제하지 않으면 계약이 곧바로 발동하여, 결국에는 영혼의 역반작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이후의 일은 의외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오양수는 원건종의 제자들을 들것에 실어 나갔고, 도범은 마침내 세 번째 영패를 손에 넣었다. 이번 영패는 조금 특이하여 입탑 영패가 아닌 출성 영패로 바뀌어 있었다.이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67화

    관중석에는 각양각색의 무사들이 섞여 있었고, 불량배들도 많았다. 평소에 거리에서 욕을 퍼붓기 좋아하는 이들은 이제야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를 찾은 듯, 원건종의 제자들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일부 사람들은 진원을 목에 운용하여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크게 했다.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할까 봐 걱정이라도 되는 듯, 그들은 더욱 큰 소리로 온갖 더러운 말을 쏟아냈다. 이로 인해 도범의 귀는 무척이나 시끄러웠고, 고통스러울 정도였다.도범은 자신과 원건종의 제자들 사이에 오간 몇 마디 대화가 이렇게 사람들을 폭발시키게 될 줄은 몰랐다. 또한, 도범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이런 싸움은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몸싸움을 할 수도 없고, 계속 말다툼만 이어질 뿐이었다.그래서 도범은 더 이상 들으려 하지 않고, 대련 무대의 한쪽 가장자리로 가서 조용히 서 있기로 했다. 도범은 아직 오양수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 오양수가 자신에게 했던 그 약속, 즉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시간은 조금씩 흘러갔고, 싸움 소리는 계속해서 끊이지 않았다. 마침내 오양수의 몸부림이 점점 약해지고, 장벽이 완전히 해제되자 원건종의 제자들이 한꺼번에 몰려가서 오양수를 부축했다.한편, 진태산은 눈살을 찌푸린 채 오양수의 코에 손을 대 그의 호흡을 확인했다. 비록 오양수는 아직 숨을 쉬고 있었지만, 그 호흡은 매우 미약했다.민경운은 급하게 자신의 보관 반지에서 여러 개의 단약을 꺼내 오양수의 입에 넣었다. 그러나 이 단약들은 오양수의 현재 상태를 치료하기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방금 도범이 사용한 참멸현공이 오양수의 영혼을 완전히 찢어놓았기 때문이다.영혼이 찢어진 상태에서 내상을 치료하는 단약이 효과가 있을 리 없었다. 따라서 민경운이 오양수에게 많은 단약을 먹였지만, 오양수의 상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은 것이다. 민경운은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만약 오양수가 정말로 이 사건으로 인해 죽는다면, 그들 모두 책임을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66화

    “맞아! 당장 우리 오양수 선배를 풀어줘! 양수 선배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너는 천번 만번 죽임을 당할 거야! 오양수 선배는 도민수 선배가 아니야. 네가 도민수 선배를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갔을 때는 우리도 나서서 협상할 여지가 있었어.그러나 네가 오양수 선배를 진짜로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간다면, 염라대왕이라도 너를 보호할 수 없을 거야! 바라문 세계를 벗어나는 순간, 너는 원건종의 끝없는 추격을 받게 될 거야!”바깥에서 들려오는 원건종 제자들의 고함과 욕설은 도범의 귀에 전부 들렸다. 이는 이미 예상된 일이었기에 도범은 일말의 두려움도 느끼지 않았다.원건종은 일반적인 자유 무사들에게 충분한 위압감을 줄 수 있지만, 도범에게는 그렇게 중요한 상대가 아니었다. 원건종이 무엇이건, 자신의 힘이 충분히 강하다면 더 강력한 종문에 가담할 수 있을 테니, 원건종이 손해를 본다고 해도 도범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게다가 이번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원건종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었다. 도범은 결코 선을 넘는 행동을 하지 않았고 원건종 쪽에서 여러 번 도발하지 않았다면, 도범 역시 이들과 싸울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잠시 후, 도범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원건종의 제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원건종 제자들, 잘 들어! 8품 종문 출신이라는 이유로 제멋대로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를 일으킨 건 너희들이었잖아. 그런데 패배하고 나니 이제와서 나를 협박하는 거야?만약 너희들이 먼저 건드리지 않았다면, 나 역시 너희들과 엮일 생각이 전혀 없었을 거야. 즉, 너희들은 본인들의 강력한 종문을 배경을 믿고 제멋대로 행동해도 된다고 착각하는 거야. 하지만 나는 너희들의 그런 행태를 전혀 묵인할 생각 없어!”도범의 이 말은 관중석에서 큰 박수갈채를 일으켰다. 관중들은 도범이 그들 마음속에 담아둔 말을 대신 말해준 것 같아 고무되었다. 이들 고급 종문의 제자들은 항상 약한 무사들 앞에서만 무력을 과시하며, 이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65화

    “오양수는 원건종의 친전 제자 아닌가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약할 수 있죠?”“당신 바보 아니에요? 이건 오양수이 약한 게 아니라 도범이 너무 강한 거에요! 아까도 말했잖아요? 빙봉천리는 지급 상급 무기에요.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몇이나 지급 상등 무기를 수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도범이 빙봉천리를 부순다는 건, 도범의 무기가 오양수의 무기보다 강하다는 걸 의미해요!”“설마 도범이 천급 무기를 수련한 건가요?”이 말이 나오자마자, 주변의 거의 모든 이들이 단번에 부정했다.“미쳤어요? 무슨 말이든 막하네요. 천급 무기가 어떤 개념인지 알고나 하는 소리에요? 수련 경지가 고신경에 도달했거나, 혹은 특별한 재능을 지닌 영천 경지 후기에 이르러야만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거에요.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바라문 세계의 규칙을 지켜야만 이곳에 들어올 수 있고요. 나이도 60세를 넘지 않아야 하죠. 그렇다면 60세가 넘지 않은 사람이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그렇네요! 아마도 지급 상급 무기를 수련한 거겠죠. 도범이 오양수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도범이 지급 하급 무기를 대원만 단계까지 수련했기 때문일 거에요.”“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도범의 재능은 정말 두려운 수준이네요. 8품 종문의 친전 제자조차 도범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거잖아요!”“이번에 바라문 세계에 온 보람은 있네요. 이렇게 많은 천재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니.”오양수와 관련 없는 관중들은 이런 논의를 흥미롭게 이어갔다. 이전에 도범을 비하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도범을 칭찬하며, 도범을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라고 말하기 시작했다.8품 종문의 친전 제자들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원건종의 제자들은 차분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관중석에서 편안하게 앉아있던 그들은, 도범이 빙봉천리를 단칼에 베어내는 모습을 보고는 그만 입을 다물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지금 오양수가 이렇게 극심한 고통을 겪는 걸 보니, 분명 도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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