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도범 그 녀석이 예약한 건 아니겠지? 우리랑 같은 날이잖아!”김제성이 곧 뭔가 생각난 듯 숨을 들이마시며 말했다.“뭐라고? 말도 안 돼!”하지만 박시연이 즉시 반박했다.“전에 그의 손에 아직 2천억이 남아있었겠지만, 그 후에 용씨 도련님을 때린 일로 박씨 가문의 손실이 컸고, 남산토지 쪽 일도 취소돼서 도범이 체면 차린다고 그 2천억을 박씨 가문에 넘겨줬어. 그래서 지금 가지고 있는 돈에 전에 너에게서 이긴 180억을 더하면 기껏해야 200억 정도밖에 안 될 텐데!”“맞다, 그 180억은 그 녀석이 아니라 장모님 카드로 넘어갔잖아? 장모님이 안 줬을 수도 있어!”김제성이 이렇게 말하자, 박시연도 맞장구쳤다.“그래! 하마터면 잊을 뻔했네. 그 녀석은 돈을 나봉희에게 줬어. 내가 그 여자를 잘 알지. 그녀는 차라리 도범을 창피하게 만들지언정 생일상을 제대로 차리지 못하게 돈을 내놓지 않을 게 분명해!”“그럼 도범이 예약한 건 아닐텐데, 그럼 누구야? 다른 소식 들은 거 없어? 어떤 가문에 무슨 큰 경사라도 있나?”그러다가 김제성이 마지막으로 그 호텔 관계자를 바라보며 물었다.“혹시 좀 정보를 알려주실 수 있나요?”김제성과 박시연은 당연히 그 관계자가 알려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알려준다면 김씨 가문과의 친분도 쌓고, 그의 체면도 세워줄 수 있을 테니까.그러나 그 관계자가 고개를 저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두 분,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가 꼭 비밀을 지켜야 해서요. 아직 말할 수는 없지만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대단한 사람이 예약했다는 것 뿐입니다!”김제성이 웃으며 현금 몇십만원을 꺼내 건네주었다.“작은 성의입니다. 조금만 알려주시죠? 우리가 행사를 망치겠다는 것도 아니고 알려주실 수 있잖아요?”“돈은 도로 가져가세요. 이건 돈 문제가 아닙니다. 저희 호텔 사장님 뜻이 확고하시기 때문에, 제가 함부로 말하면 잘릴 수도 있어요. 예약하신 분의 신분이 정말 특별하시거든요!”그 관계자가 웃었다.“그럼 일단 받고, 예약한
김제성과 박시연은 무의식적으로 도범 부부를 이겨야 한다는 목적을 분명히 가지고 있었고, 방금 그 관계자의 대답으로 목적을 달성했다.“그럼 이렇게 하자, 우리는 다른 층을 예약하는 거야! 꼭대기 층 아래층으로! 그 층도 괜찮다고 들었어. 사방이 모두 통유리고, 나쁘지 않아!”김제성이 생각한 뒤에 말하자, 호텔 관계자가 얼굴에 이상한 기색을 띠고 쓴웃음을 지었다.“정말 죄송하지만, 그 아래층도 같이 묶여서 예약되었어요. 뿐만 아니라 그 날은 호텔 전체가 다 묶여서 예약되어 있습니다! 딱 그날만!”“뭐라고요? 호텔 전체가?”김제성과 박시연이 긴장된 숨을 들이마시며 놀라 소리쳤다.“얼마에 예약한 거죠? 4천억 정도가 아니면 사장님도 승낙하지 않았을 텐데요? 여기 7성급이잖아요?!”“맞아요, 그 부자가 도대체 누구예요?”박시연의 마음은 부러움으로 가득찼다. 가장 높은 층이 가장 비싸고 다른 층은 아래로 갈수록 가격이 계속 싸지는데, 호텔을 통째로 빌리다니.“하하, 그렇게 많은 가격은 아니예요. 우리 사장님이 예약하신 분한테 2천억만 받았거든요! 50%할인해 준 셈이죠!”호텔 관계자가 웃으며 계속 말했다.“이런 할인은 제가 여기서 일한 지 몇 년 만에 처음 보는 숫자예요. 전에는 이런 할인을 본 적이 없어요!”“50% 할인?”김제성과 박시연이 다시 한 번 충격받았고, 박시연은 조금 생각한 후 물었다.“이렇게 할인을 많이 해주면 그 사람이 이용권을 쓰지 않고 있다가 그때 가서 원래 가격에 다른 사람에게 팔 거라는 위험은 생각 안한겁니까?”“하하하, 안심하세요! 그 분이 호텔 전체를 예약한 건 2층의 수영장, 헬스장 같은 시설이 있기 때문이예요. 손님들이 호텔 전체 시설을 마음껏 사용하게 하시려구요!”“50% 할인이라니, 보아하니 상대방 신분이 범상치 않은 것 같아. 설령 이류세가라 하더라도 절대 50%까지는 할인을 받을 수 없어!”눈살을 찌푸린 김제성은 호텔 전체를 빌린 이 신비한 인물이 도대체 누구인지 점점 더 궁금해졌다.“제가 이미 많이
그러자 김제성이 즉시 박시연의 허리를 껴안고 말했다.“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내가 꼭대기층을 예약하기 싫었으면 처음부터 말도 안 꺼냈겠지! 왜 굳이 들어가서 예약하려고 했겠어? 내 생각에, 누군가 이렇게 크게 겉치레로 호텔을 통째로 빌렸다는 건 그날 아마 많은 부자들이 모두 참가할 거라는 소리야.”여기까지 말한 김제성이 차갑게 웃었다.“그날이 되면 우리도 결혼하고 많은 사람들이 올 테고, 여기에서는 호텔 전체를 빌리기까지 하는데, 도범은 죽고 싶을 정도로 창피하지 않을까? 아마 도범이 예약한 호텔에는 몇 사람 가지도 않을 걸?”박시연은 그제야 자신이 김제성을 오해했다는 걸 알고 눈이 번쩍 뜨였다.“그래, 내가 왜 생각도 못했을까! 이미 7성급 호텔을 통째로 빌린 사람도 있는데, 도범이 어떻게 도시 전체를 뒤흔들 수 있겠어? 어이가 없어!”“그래, 도범이 광고를 그렇게 해대더니, 그날 망신 당할 일만 남은거지!”김제성이 마음속으로 미친 듯이 기뻐했다. 누군가가 도범을 창피하게 만드는 걸 도와주고 있으니, 자신이 크게 애쓰지 않아도 될 것 아닌가? 그저 도범보다 나은 수준으로만 진행하면 될 일이다.“그런데, 도범의 그 광고 말이야. 최근 며칠 동안 별로 안 하고 있는 것 같던데, 어떤 곳은 홍보를 하나도 안 했더라고! 그 녀석이 돈이 얼마 없어서 대량으로 홍보를 지속할 수 없는 거겠지!”박시연이 잠시 침묵한 후에 천천히 말하자, 김제성이 이마를 두드렸다.“아, 나한테 좋은 방법이 있어! 어차피 며칠 안 남았는데, 내가 20~40억 정도 내서 그를 도와 광고해 주는 건 어때? 광고가 요란할수록 도범이 그 날 당할 창피함도 더 커지겠지!”“좋아, 여보, 정말 좋은 방법이야!”박시연이 흥분되어 말했다.“아니면 우리 옆에 있는 호텔은 어때? 여기도 나쁘지 않아, 6성급이야! 게다가 높이는 맞은편 호텔과 별 차이가 없어. 꼭대기 층도 아주 괜찮고. 빌리는 데 360억 정도 필요할 것 같아. 이 정도면 너와 박씨 가문에 걸맞은 좋은 곳이지!”
“그래, 생각도 못했네! 도범이 말한 도시 전체를 뒤흔든다는 게 그런 뜻이었구나! 나는 또 기세등등하길래 뭐라도 준비한 줄 알았는데, 다 농담이었어!”김제성도 팔짱을 낀 채 히죽거리며 말을 거들자, 나봉희는 마음이 난처해졌다. 이 두 사람에게 이렇게 비웃음을 당할 줄 알았다면 방금 다가와서 인사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조금 생각하던 나봉희는 화제를 돌렸다.“그런 건 젊은 애들 일이지. 나는 도범이가 다 계획이 있다고 믿어. 참, 너네는 호텔 이미 예약했니?”그러자 김제성이 웃으며 말했다.“아직요, 오늘 와서 호텔 예약하려고 했죠! 6성급 호텔의 꼭대기층을 예약할 거예요!”“꼭대기층!”이 말을 들은 나봉희는 놀라서 외치고 나서 숨을 들이마시며 계속 말했다.“이 호텔 꼭대기층은 360억 정도라고 들었어. 장소가 매우 크고 관광시설도 잘 되어 있다고! 게다가 꼭대기층은 통유리창이라서 밤하늘의 야경도 볼 수 있다던데… 이렇게 호화로운 호텔은 모두 합쳐서 3개밖에 없어!”“에이, 당연하죠, 저와 시연이의 결혼식인데 당연히 성대하게 해야죠! 저희 집안이 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요.”나봉희의 감탄사에 김제성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도범 그녀석이 시율이한테 가장 좋은 생일상을 차려주겠다고 했는데, ‘가장 좋은’이라는 말은 아무래도 우리랑 잘 어울리는 것 같지? 그렇지, 여보?”박시연이 일부러 묻자, 김제성이 맞받아쳤다.“그래,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온 도시를 뒤흔들 수 있겠어?”“흠흠, 호텔을 예약하려면 빨리 가봐. 나는 일이 있어서 먼저 갈게. 방해하지 않을 테니 어서 가!”나봉희는 이미 얼굴색이 극도로 나쁘게 변해 어색하게 웃으며 손을 흔든 뒤 경호원 몇 명을 데리고 씩씩거리며 떠났다.“화내지 마시고 안심하세요. 주인님이 한 말은 틀림없이 지키실 거예요.”잠시 걸어가다가 뒤에서 따라오던 미녀 경호원 중 한 명이 나봉희에게 말했다.“틀림없이 지켜? 돈이 얼마나 있다고 그래? 어제 그 600억밖에 없겠지! 그걸 가지고 어디 다른 사람이랑 비교를
뒤에 있던 박씨 가문 경호원 중 한 명도 참지 못하고 한 마디 비명을 질렀다.“이런 일확천금을 가진 부자가 있을 줄 누가 알았겠어요!”감탄을 들으며, 나봉희가 뭔가 깨달은 듯 한마디 했다.“정말 부자인가 봐. 화나 ㅈ구겠네. 그 사람은 왜 그렇게 돈이 많대? 내 딸은 뭘 그렇게 잘못해서 부자한테 시집을 못간 거야? 도범이는 돈이 조금만 있으면 말썽을 일으켜서 써버리기나 하고!”그 후로 잠시 더 돌아다니면 나봉희는 도저히 쇼핑할 기분이 나지 않아 아예 집으로 돌아갔다.집에 돌아온 그녀는 도범과 박시율이 별장 로비에 앉아 한가롭게 커피를 마시고 있는 걸 보고 갑자기 더욱 안색이 나빠졌다.“도범아, 내 딸 생일이 얼마 안 남았는데 호텔 예약했어?”나봉희가 냉정한 얼굴로 가져온 쇼핑백을 한쪽에 아무렇게나 놓고 도범 앞에 다가와 화가 난 채 말했다.“내가 말하는데, 돈이 없으면 행동이라도 좀 잘 해. 너는 지금 박씨 가문 데릴사위야. 네가 창피함을 당하면 우리 집안 체면도 깎아먹는 거라고, 알았어?”“엄마, 왜 그래요? 그렇게 많이 쇼핑을 해놓고 뭐가 또 기분이 안 좋아요? 누가 또 건드렸어요? 왜 이렇게 화를 내요?”이 상황을 본 박시율이 눈살을 찌푸리며 작은 소리로 물었지만, 나봉희는 여전히 차가운 얼굴로 도범을 바라보며 말했다.“호텔 예약했어?”그러자 도범이 쓴웃음을 지었다.“예약했어요, 장모님, 안심하세요. 며칠만 더 있으면 상황을 이해하실 거예요. 제가 시율이를 놀라게 해 주겠다고 했잖아요! 틀림없이 놀라서 좋아할 거예요!”하지만 나봉희는 여전히 화가 나서 도범을 바라보았다.“좋아, 호텔을 예약했다고? 그럼 어떤 호텔을 예약했는지 말해봐. 어느 호텔, 몇 성급이야?”도범이 얼굴에 땀을 흘리며 쓴웃음을 지었다.“장모님, 제가 깜짝 선물이라고 했잖아요. 지금 어떻게 말해요?”“허, 아직 못 말하겠다고?”나봉희가 냉소를 지으며 경멸하는 표정을 지었다.“내가 보기에 틀림없이 싸게 예약한 쓰레기 호텔인 게 틀림없어. 그러니까 말도 못
“흥, 네 허튼 소리를 어떻게 믿어? 내가 말해두는데, 그때 네가 만약 나를 만족시키지 않으면 나는 시연이 결혼식에 가버릴 거야. 어쨌든 걔들이 결혼하는데 우리 쪽에서 한 사람도 가지 않으면 걔들 체면도 없어질 거 아니야?”나봉희가 도범의 말을 무시하며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엄마, 왜 거길 가요? 시연이가 비웃는 게 두렵지도 않아요? 걔 성격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우리 가족을 매일 업신여기는데!”그 말을 들을 박시율의 안색이 가라앉았다.“그리고 저도 그집 사람들이 제 생일잔치에 올 거라고 생각 안해요. 거기서도 안 오는데 우리가 왜 가야해요?”“이…….”나봉희는 그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 그래, 박시연의 성격으로 봐서 거기 갔다가는 오히려 비웃음만 당하고 올 게 뻔하다.그녀는 잠시 말을 멈춘 후, 결국 도범을 매섭게 노려보았다.“다 너 때문이야!”말을 마친 후 나봉희는 바로 쇼핑한 물건들을 들고 성큼성큼 방으로 돌아갔다.“여보, 우리 엄마가 이래. 허영이랑 체면이 그렇게 중요한가봐.”나봉희가 떠난 후에야 박시율이 도범을 향해 미안하게 웃었다.“하하, 괜찮아!”도범은 그저 웃으며 커피를 계속 마셨다.이때, 주회인이 경호원들을 데리고 이화당에 도착했다.“허허, 귀한 손님이 오셨군요. 어떻게 이화당에 올 생각을 하셨습니까?”최용이 앞에 있는 주회인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웃었다.“하하하, 일이 없으면 당주님을 보러 오면 안 된단 말입니까?”주회인이 호랑이처럼 웃는 얼굴을 하자, 최용은 마음 속으로 비웃었다. 그는 어제 저녁 청천당에서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몰랐지만, 마음속으로 그가 자신을 찾아온 게 이화당과 협력하여 도범을 제거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걸 눈치챘다.어쨌든, 그는 이틀 전에 그들이 청천당의 세 사람을 죽이고 도범에게 화를 전가했다는 걸 알고 있다. 지금 주회인은 아마 참을 수가 없을 것이다.“오늘 주 당주가 온 건 틀림없이 볼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최용이 웃으며 찻잔을 들고 조금도 당황한 기색
주회인이 멋쩍게 웃으며 물었다.“맞습니다. 지난번에 당주님께서 도범을 죽여야겠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왕씨 집안 사람들도 그를 죽이고 싶어하는데, 그쪽과 연락이 됐는지 모르겠네요.”이 말을 들은 최용의 마음은 거울처럼 밝아졌다. 그는 주회인이 지금까지도 그들과 협력하고 싶지 않고, 그저 다른 사람의 칼을 빌어 도범을 죽이고 싶어한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들이 큰 대가를 치르지 않아도 이화당과 왕씨 집안이 손잡고 자신을 도와 도범을 제거해 주기를 기대하는 것이다.그는 웃고 나서 최용에게 말했다.“왕씨 가문에게 연락했습니다. 그들도 당연히 도범을 죽이고 싶어하지만, 우리가 계산해 보니 도범의 전투력이 보통이 아니더군요. 적어도 대장급에 달합니다. 우리 두 집안이 힘을 합친다고 해서 적수가 될 수준이 아닙니다. 전에도 저희 쪽에서 3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죠.”여기까지 말한 최용은 일부러 한숨을 푹 쉬었다.“아이고, 어쩔 수 없네요. 자신이 없어요. 두 집안이 손을 잡아도 자신이 없기 때문에 그저 일을 미룰 수밖에 없지요.”그러자 주회인의 입가에 몇 번 경련이 일더니 조금 생각한 후에 입을 열었다.“이렇게 합시다, 우리 세 집안이 손을 잡으면 어떨까요?”주회인이 타협하는 것을 보고, 최용은 내심 기뻐하면서도 겉으로는 일부러 평온하게 말했다.“진심이죠? 설마 또 농담하는 건 아니겠지요?”그러자 주회인이 한숨을 쉬었다.“물론 진지하게 말씀드리는 겁니다. 우리 쪽 손실이 너무 커요. 어제 우리가 원씨 집안 사람과 거래했는데 양쪽 사람들이 합쳐서 500~600명 정도 됐죠. 안전을 위해서 큰형에게 고수들도 두세 명 빌렸는데… 지금 일이 이렇게 돼서 형님께 말씀드리기가 곤란합니다!”“무슨 일입니까? 설마 다 죽었어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과 청왕당 고수들이 다?”이 소식을 들은 최용은 정말 놀라서 냉기를 한 모금 들이마셨고, 주회인이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사람들과 원씨 가문 사람들이 한 명도 돌아오지 않았는데, 오늘 사람을 보내 조사한 후에야 거래
얼마 지나지 않아, 주회인과 왕대인 및 최용은 사람을 데리고 청왕당에 도착했다.4대 세력의 큰손들이 모두 모여 앉아 이 박씨 집안 데릴사위를 어떻게 할지 의논하던 그 때, 용천수만 혼자 방 침대에 누워 눈가에 눈물이 가득했다.“도범 이 개자식! 꼭 죽여버릴 테다!”용천수는 주먹을 쥐는 걸로도 모자라 끊임없이 욕을 했다. 자신이 내시처럼 인간 구실을 못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뜻밖에도 대외적으로 그가 그저 약간의 상처만 입었을 뿐 큰 문제가 없다고 발표해 버렸다. 정말 화가 나서 기절할 노릇이다. 그는 왜 아버지가 도범 그 녀석을 이렇게나 두려워하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용씨 가문 전체의 힘을 합치면 도범 하나 처리할 수 없을까? 그는 믿을 수 없었다. 더욱 어이없는 건 지금 상황이다. 용준혁이 남성그룹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회사들도 용신애에게 맡겨서 그는 할 일이 없었다. 용씨 가문의 사업 중에, 그저 작은 카페 몇 개와 PC방 정도만 관리하고 있는 꼴이라니.용천수의 마음 속은 한으로 가득했다. 자신이 그날 술을 마신 후에 충동적으로 행동한 건 후회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아버지가 도범에게 복수하지 않는 걸 미워할 뿐이다.잠시 생각한 후에 그는 곧 태용에게 전화해서 자신을 찾아오라고 했다.“도범 이자식, 기다려라! 우리 아버지가 너에게 손을 대지 않으면, 내가 너를 혼내주지. 나 용천수는 네가 그렇게 만만하게 볼 사람이 아니야!”용천수가 주먹을 쥐고 숨을 크게 내쉬며 소리쳤다.저녁에 밥을 먹으면서, 나봉희는 도범을 볼수록 마음이 더 불쾌해졌다. 게다가 점심때 박시연에게 무시당한 일이 떠올라 화가 나서 어쩔 줄 몰라하며 말했다.“갑자기 생각난 게 있는데, 내가 지난번에 말한 그 루비 목걸이, 가격을 잘못 봤다고 했잖아. 0을 하나 적게 본 거야. 원래 1800억이더라고. 근데 그걸 누가 사갔지 뭐야!”“진짜예요? 1800억짜리를? 정말 돈이 많은 사람인가 봐요!”이 말을 들은 박해일이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