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우리 술이나 마시자!”용신애는 와인병을 들고 웃으며 말했다.“어자피 오늘 이 식사는 저 늑대 조직 사람들이 쏘는거니까. 이 술들 안 마시면 아깝잖아? 여러병 주문했는걸?”“그래 마시자.”용일비도 웃으며 술잔을 들었다.다섯 사람은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제갈소진은 실망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말을 이어갔다.“도범, 네가 날 좋아하지 않는다니 뭐. 그럼 됐어. 하지만 네가 알아야 할게 있어. 만약 언제 후회가 된다면 나한테 찾아와. 난 너의 작은 마누라도 되여줄수 있어. 매일 너의 곁에 지키면서 널 귀찮게 하지 않을거야. 그리고 시율이 언니와도 잘 지낼수 있어.”“큭큭 소진아. 넌 아직 어려. 아직 갈 길이 머니까 넌 앞으로 네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게 될거야.”도범은 어색한듯 기침을 짓더니 술을 한모금 들이켰다.“어리다고? 나 안 어려. 몇달만 지나면 나도 합법적으로 결혼을 할수 있는 나이야.”제갈소진은 입을 삐쭉거리며 말했다.“너도 나랑 6살 차이밖에 나지 않으면서 뭐.”“비룡아. 너희들 여기서 무릎 꿇고 뭐하고 있는거야?”식사를 절반도 하지 않았는데 7, 8명의 남자들이 들어왔다.그중 하얀 염색을 한 녀석이 비룡이를 마주보고는 의아해했다.비룡은 그들을 보고는 어이가 없고 창피했다.“너희들이 상관할 일이 아니야.”다른 녀석이 흰 머리 녀석을 보며 눈을 깜빡였다. 빨리 자리를 떠라는 신호였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건드리지 않는게 좋다고.“설마 싸워서 진거야?”하지만 흰 머리 녀석은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앉아있는 네명의 예쁜 아가씨들을 보더니 음침한 미소를 지었다.“비룡아, 너 혹시 여기 여자들을 넘본거니? 너 이 변태를 내가 몰라? 미녀들만 보면 자제가 안 되어서는. 이런 고급 ‘상품’들을 만났으니 네가 가만히 있을수가?”그는 말을 이어갔다.“겁내지마. 내가 왔어. 너의 이 백용 형님이 납셨다. 우린 쪽수가 많으니까 우리가 복수해 줄게.”“그래 비룡이 너희들 너무 볼품없어. 남자 하나도 싸워서 이기지 못하고 여기 이
“악!”흰 머리 녀석은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 이마에 있는 힘줄들이 불거졌으며 얼굴은 보기 흉했다.“쳐라!”그는 이를 악물고 부하들에게 지시했다.“백용이 형 그게…….”부하들은 도범이의 눈빛에 하나둘씩 놀라서 뒤걸음 쳤다. 아까 도범이가 손을 쓰는 속도로 보아 이 녀석 결코 쉬운 놈이 아니다. 비록 사람인수가 많은 편이지만 결코 그의 상대가 될 만한 사람이 없었다.“꺼져. 밥 먹는데 기분 더럽게 하지 말고.”도범은 들어오는 손님들이 이쪽을 들여다보고 있는걸 눈치채고 말했다.“형, 형님 저희들은요? 저희들도 가봐도 될가요?”비룡이는 한껏 기대하는 표정으로 도범을 바라보았다.“꺼져 다 꺼져 기분 더러우니까.”도범은 귀찮다는듯 상대방을 보고 손을 휘휘 내저었다.“알겠어요. 지금 당장 꺼질게요.”이 말을 들은 비룡은 마음속으로 미친듯이 기뻤다. 그는 머리를 끄덕이더니 부하들과 함께 일어났다.“너희들 바보 아니니? 아직도 거기에 서서 뭐해? 빨리 꺼지지 않고. 여기 이분은 용 씨네 둘째 아가씨야. 저분은 제갈 집안 아가씨이고.”비룡이는 제자리에 멍해 서있는 녀석들을 보고는 또 아파 어쩔줄 몰라하는 흰 머리 녀석을 쳐다보았다.“백용 넌 너무 멍청해. 내가 꿇어있는걸 보면서도 용 씨 둘째 아가씨를 귀찮게 하다니, 너 죽고싶지?”“설마”백용은 화가 나서 기절할뻔 했다.“너 진작 말하지 그랬어.”말을 마친 비룡은 성큼성큼 걸어나갔다.백용과 함께 들어온 사람들은 안도의 숨을 내쉬였다. 아까 망설였기에 망정이지 아니면 그들과 똑같은 경지에 이르렀을것이다.흰 머리 녀석도 토끼보다 더 빠른 속도로 도꼈다. 스무명 되는 사람들이 순식간에 도범의 시야에서 사라졌다.“계속 먹어.”도범은 담담하게 시율이를 보며 웃었다.“응!”
시율이는 흡족한듯 고개를 끄덕였다. 시율이는 제갈소진이 한말이 생각났다. 도범이 곁에 있으면 너무 안정감이 있다는 말에 동의를 하지 않을수가 없었다.식사를 마친 시율이는 회사로 다시 출근했다. 도범이는 용신애 그들과 함께 둘러보다가 용가네로 돌아왔다.용가네로 돌아온후 도범은 그에게 안배해준 방에 잠시 누워있다가 오후 5~6시가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이시각 성 씨 집안 방에사 백준이 자신의 사촌형 성경일이 와있는걸 보고 기쁨을 감출수가 없었다.“어떻게 됐어요? 도범 그 자식 죽었어요? 그 녀석 몸은 어때요? 그 놈 이미 그 독약을 마셨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천용시 하 씨 집안의 고수를 찾아간다고 하지 않았어요?”백준은 도범이가 그 약물을 이미 복욕한지 이삼일이 지났으니 그의 몸은 틀림없이 하루가 멀다하게 허약해질것이라고 믿었다.이런 상황에서 만약 자신의 사촌형과 한 도련님이 하 씨 집안 고수를 불러와 하재열의 복수를 한다면 도범은 틀림없이 죽게 될것이다.어제 사촌형과 한 도련님이 함께 나갔다가 지금 돌아오긴 했는데 도범이 죽었는지를 짐작할수가 없었다.성경일은 앞에 서있는 백준을 바라보며 감개무량했다. 백준은 자신의 사촌동생이다. 백준이 자신을 찾으러 왔다가 용신애의 미움을 사면서 절단까지 했으니 어떻게 아버지와 어머니께 말씀을 드릴가?그리고 낙성의 백 씨 집안은 성 씨 집안 이류세가보다 좀 더 강한편이였다.성경일의 안색이 어두운것을 본 백준은 순간 무엇을 떠올리더니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졌다.“설마 아직 안 죽은건 아니죠? 보아하니 손도 대지 못한것 같은데. 전 지금 하루하루가 너무 고통스러워요. 하루빨리 그 도범이라는 자식을 죽이고 싶어요.”그는 이를 악물고 성경일을 바라보았다.“사촌형님도 참 믿을바가 되지 못하네요. 가드 한명도 상대할수가 없다니.”성경일은 어이가 없어하며 그의 옆에 다가가 앉았다.“동생, 너무 조급해하지 마. 그 녀석 곧 죽게 될거야. 서두를 필요가 없어. 나랑 한 도련님 낙성에 갔었어. 하지만 하 씨 집안
성경일은 흡족한듯 머리를 끄덕였다.“하하 그래 그 방법이 좋겠어. 그때 가서 죽이지는 말고 잘 괴롭힌 후에 박시율의 생일날 그의 체면을 구긴후 고통스럽게 죽어가게 해야겠어.”“당연하지”백준의 눈빛은 살기로 가득찼다. 그는 이를 악물며 대답했다.“소문으로 그의 와이프 엄청 예쁘대요. 도범이가 죽게 되면 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녀를 내앞에 꿇게 하고 빌게 만들거에요. 잘 좀 괴롭혀 봐야겠어요.”이 말을 들은 백준이 말했다.“그건 안 될것 같아 사촌동생. 박시율은 내가 봐둔 여자니까 너가 건드리면 안되.”백준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사촌형, 전 그저 복수를 하고 싶을 뿐이에요. 이 작은 요구마저도 들어주시지 않을건가요? 제 다리 제 다리는 이제 없어요. 제가 이렇게 하지 않으면 분풀이를 할수가 없어요.”백준은 안색이 어두워졌다.“사촌동생, 너의 그 다리는 도범이 부러뜨린거잖아. 복수를 할려면 내가 도와줄게. 도범이 죽게되면 너도 복수를 한거잖아. 박시율하고는 관계가 없지 않아? 복수를 하려면 도범을 찾아가. 박시율을 찾지말고. 박시율은 너의 형수가 될 분이야.”백준은 피씩 웃었다.“형수요? 헛꿈 꾸고 계시는거 아니에요? 이렇게 오랜 시간 박시율을 봐왔으면서 도범이 입대했을때도 박시율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잖아요. 이건 무얼 설명할가요? 그 여자 마음속엔 사촌형이 없다는 뜻이에요. 그녀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었으면 아마 이미 형의 여자가 되여있었겠지요.”백준은 멈칫하더니 계속 말을 이어갔다.“그러니까 내 생각엔 도범이 죽었다고 해도 박시율은 형과 접점이 없을거에요. 시율이는 형을 좋아하지 않아요. 형이 아무리 마음을 쏟아부어도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백준이 화가 나 있었다.“나도 알고있어. 그땐 시율이도 나한테 호감이 없었다는걸. 하지만 내가 밥 먹으러 함께 나가자고 하면 그래도 한번쯤은 같이 나가주었었어. 내 생각엔 우리 둘 사이는 단지 친구사이가 아니야. 알아?”백준은 말했다.“그럼 말해봐요. 왜 전에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
백준은 고개를 끄덕였다.그 시각 도범은 이미 자신의 별장으로 돌아와 샤워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었다. 마침 박시율도 돌아왔다.“여보, 오늘 하루 어땠어? 회사일은 잘 되고있지?”와이프가 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본 도범은 친절하게 물었다.“응. 괜찮았어. 박이성 이놈 비록 좋은 놈은 아니지만 자신을 어필하려고 노력하는것 같아. 공사관련 재료들도 모두 괜찮았고 질량도 꽤 좋았다. 이 점만은 매우 만족스러워.”박시율은 가방을 내려놓으며 바꿔입을 옷을 찾고 있었다. 샤워할 준비를 하고 있는듯 했다.“그래? 아까 어머니가 말씀하셨어. 오늘 저녁 할아버지가 저녁 먹으러 오라고 하셨다. 여보 얼른 씻고 와. 우리 이따 밥 먹으러 갔다가 산책 하자.”도범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래? 할아버지가 웬일로 우리더러 밥 먹으러 오라고 하신대? 설마 무슨 일 생긴건 아니지?”“그건 나도 모르겠어. 어머니가 전한 말씀이니 아마 할아버지 성격으로 일 없으시면 우릴 부르지 않으셨겠지.”도범은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박시율은 눈살을 찌푸리며 생각을 하려 애썼지만 도저히 무슨 일인지 알수가 없었는지라 아예 샤워하러 들어갔다.샤워를 마친 그들은 맞은편에 있는 박 씨네 집으로 향했다.예전에 박 씨네 집에 들어섰을때 하인과 가드들 모두가 박시율 그들 가족에게 좋은 기색을 보여주지 않았다,하지만 이번에는 하나같이 적극적으로 그들과 인사를 했다. 이는 박시율로 하여금 만감이 교차하게 했다.역시 돈이 없을때 곤난에 부딪쳤을 때만이 사람들의 진정한 속내를 알아볼수가 있었다.“도범아 이따 밥 먹을때 가능한 말을 아끼는게 좋을거야. 노인네도 너가 박 씨네 사위라는걸 인정하셨지만 넌 어디까지나 이 집안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노인네가 아직 널 완전히 받아들이진 못하실거야. 난 너가 자칫 말을 잘못해서 노인네의 미움을 사게 될가봐 두려워서 그래.”나봉희는 도범을 바라보며 신신당부했다.도범은 머리를 끄덕였다.“장모님, 알겠어요. 이따 소리 내지 않고 음식만 먹을게요. 그러면 되
서정도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래 나도 걱정이야. 저번에 사돈댁이 말한 그 하재열이라는 사람 대장을 거느리고 왔었잖아. 상대방 실력이 강한건 아니지만 대장을 불러올 정도면 하재열이라는 사람 대단한 사람인것 같아.”나봉희는 더욱 겁이 나서 도범이를 흘겨보며 말했다.“도범 이 자식 너무 열받아. 하필 그런 놈을 건드려서 원한을 품게 하다니.”어머니가 또 도범이를 쏘아붙이는 모습을 본 박시율은 도범을 대신해 해석을 했다,“어머니, 이번 일은 도범이 잘못이 아니에요. 도범이가 저한테 말했다싶이 전우들 회식자리에서 대장인 장진이 소명용이 여배우를 성추행하는 모습을 보았기에 소명용을 죽였을뿐이에요. 게다가 소명용은 하재열 아버지와 의형제이므로 그도 큰아버지라 불러야 할거에요.”박시율은 멈칫 하더니 말을 이어갔다.“그 하재열이라는 사람이 장진 대장을 건드리지 못하자 도범이에게 화살을 돌릴줄 누가 알았겠어요.”“걱적마세요. 어머니. 하 씨 집안 사람들은 제가 한 일이라는걸 모르고 있어요. 산 사람이 아무도 없는걸요. 어머님이 이 일을 떠벌리고 다니지 않으면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거에요.”도범은 하 씨 집안 사람들이 자신에게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걸 알고 있었지만 모르는척 연기를 했다.“그리고 조사를 한다고 해도 제가 대장을 알고 있고 대장의 목숨도 구한적 있으니 나에게 손을 대지 못할거에요.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너 이 자식 내가 입이 가볍다고? 내가 입이 가벼운 사람이야? 너 장모님 입 아주 무거운 분이셔!”나봉희는 화가 나서 씩씩 거리며 도범을 흘겼다. 그는 앞으로 걸어가면서 말했다.“만일 상대방이 네가 한일이라는걸 알게 되면 널 가만두지 않을지도 몰라. 대장이 우리집 인정을 산 것도 아닌데 너의 인정을 봐서 널 평생 도우리라는 법 있니? 상대는 대장이야. 지난번 노인네 환갑잔치에 와준것만 해도 너무 고마운 일이야.”나봉희는 무언가가 생각났다는듯 다리를 치며 말했다.“아니다. 내가 깜빡 잊고 있었네. 장소연도 그 자리에 있지 않
“어머니가 돈을 아끼는건 이해할수 있어요. 몇년까지만 해도 어머님이 고생많으셨으니까요. 하지만 도범과 우리 집 안전으로 도박을 하시는건 아니지 않아요? 하 씨 집안 고수가 찾아와 우리 집안 사람들을 모두 살해하기라도 하면 어떡해요? 정말 죽는게 두려우시지 않으세요?”박시율은 화가 났다. 어머니가 너무 심하다고 생각했다. 이때가 되였는데도 상황파악이 되지 않으셨다.하지만 뜻밖에도 이때 도범이가 나봉희의 편을 들었다는 것이다.“어머니 말씀이 맞아. 장소연 이 여자한테는 돈을 줄수 없어.”나봉희는 모든 사람들에게 질책을 받자 자신이 말을 잘못한걸 의식하고는 머리를 숙이고 입을 열지 못했다.그녀는 이 상황에 도범이가 나서서 자신의 말을 찬성해줄줄 몰랐다.그녀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어려있었다.“봐봐. 내가 말했잖아. 도범이도 찬성하잖아. 장소연 그 여자한테 돈을 주면 안돼.”“왜? 여보 당신이 보기엔 내가 돈 밝히는 여자 같아? 나도 당신이 장소연을 미워한다는걸 알고 있지만 돈으로 입을 막는게 좋은 방법 같지 않아요?”박시율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도범을 바라보았다. 도범이 왜 이런 말을 했는지 알수가 없었다.도범은 당황하지 않고 말했다.“이건 장소연을 미워하고 미워하고 미워하지 않는 문제가 아니에요. 장소연 이 여자 돈을 너무 밝혀. 우리집 상황 지금 나쁘지만은 않잖아요. 그녀가 박이성을 선택했으니. 이런 여자한테는 얼마를 주어야 될것 같아요? 구천사백만? 구억?여기까지 말한 도범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제가 보기엔 구십억을 주어도 그는 만족하지 못할거에요. 그는 내가 지니고 있는 모든 돈을 빼앗아야 아마 승낙해줄거에요. 심지어 나의 월급에도 눈독을 들일지 몰라요. 앞으로 저의 월급으로 그녀의 입을 막아야 할지도 몰라요.”“맞아맞아맞아. 도범이 말이 맞아. 내 말이 그말이야. 장소연 욕심이 아주 큰 여자야. 쉽게 만좃하는 여자가 아니야. 만약 그녀한테 돈을 쥐여줬는데도 하 씨 집안 사람들한테 불어버릴지도 모르잖아.”나봉희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
박시연은 박시율이 이런 어조로 자신과 이야기를 나누리라 생각하지 못했다.그는 멍하니 서있다가 팔짱을 껴고 예전처럼 득의양양한 모습으로 말했다.“너희들 돈 좀 있다고 언성도 높아졌다? 그저 몇십억짜리 별장 하나 갖고 난 너희들 안중에도 없지?”박시연은 더욱더 삐뚤어져갔다.“내가 듣기론 팀장은 많아도 보너스를 38억밖에 가지지 못한다고 들었어. 5년이란 청춘을 바치고 수많은 생사를 오가면서 이까짓 돈을 받는게 많은 돈은 아니야. 별장 말고도 차도 사고 경호원도 들였다며? 이렇게 계산하면 도범도 이젠 돈이 얼마 남지 않았잖아? 많아도 몇억밖에 남지 않았을거 같은데.”박시율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그래. 우리 남은 돈 별로 없어. 하지만 우린 집도 있고 차도 있고 몇억도 있어. 그걸로 만족해. 비록 돈 많은 부자들과는 비기지 못하지만 우리도 나쁘지 않아. 난 이걸로 만족해.”박시율운 박시연르 보며 지적했다.“이 나이를 먹고도 시집 가지 못한 여자만 나은거 같은데. 온 하루 직장도 다니지 않으면서 집안의 돈만 갖다 쓰며 빌 붙어 사는것만 낳지 않아?”“너…….”박시연은 화가 단단히 나있었다.“그러게. 우리집 돈이 많은건 아니지만 딸은 한달에 이억씩 벌고 연말이면 보너스도 있어. 내 사위는 가드이기는 하지만 월급이 상당히 높지. 한달에 사억씩이나 벌고 있잖아. 넌? 하루종일 집에만 있으면서 돈을 벌어들이기나 하는거야?”나봉희는 박시연의 득의양양한 모습을 그저 바라볼수가 없어서 한마디 했다. 예전에 박 씨 집에서 쫓겨날때도 박시연한테 돈이 없다는 이유로 많은 기시를 받았었다. 그때는 참는것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집안 사정이 그렇게 부유한것은 아니지만 돈이 부족한것도 아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백배 천배는 부유한 삶을 살고 있으니 용기가 생겼다.“어쨌든 당신 사위 그저 가드일뿐이야. 알바생인 주제에 자랑할만한것이 있기나 해?”박시연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오늘 할아버지가 왜 부른줄 알고있어?”“식사 하러 오라는
“풍린수의 가장 큰 약점은 지능이 낮다는 거야. 이들은 그렇게 많은 꾀를 부리지 않기 때문에 무사들이 조금만 머리를 쓰면, 버티기만 해도 풍린수를 처치할 수 있지.”삼각눈의 남자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혹시 구록종이 무슨 종문인지조차 모르는 건 아니겠지? 방금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표정이 어찌나 비웃음이 깃든지 말이야. 중주에 어떤 강력한 종문들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거 아니야? 넌 정말 중주 출신이 맞긴 한 거냐?”이 일련의 의심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점점 오수경을 변두리에서 나온 우물 안 개구리라 여겼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말을 할 리 없었다. 오수경은 무심코 입꼬리가 바들바들 떨렸다. 이제야 도범이 왜 침묵을 즐기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이들과 다투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애초에 오수경은 이들과 말다툼을 할 생각조차 없었지만, 이제는 이들이 오수경을 끝없이 몰아붙이고 있었다.오수경은 인상을 찌푸린채 말했다.“물론 구록종은 중주 7품 종문 중 하나로,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강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그러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오수경의 말을 듣고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그런데 왜 내가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얼굴에는 비웃음이 서린 거냐?”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묻고 싶었다.‘네가 어떻게 내 얼굴 표정을 그렇게 자세히 본 거야? 난 내 얼굴에 어떤 표정이 있는지도 몰라.’이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모든 걸 알고 있는 듯했다.오수경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목소리를 높여 이들과 싸우려는 순간, 도범이 오수경을 막았다. 그러자 도범이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말했다.“이 사람들과 싸워서 뭐하겠어? 저들과 싸우는 건 네 시간만 낭비하는 거야. 이들은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야.”이 말에 주위는 순간 조용해졌다. 도범은 지금까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 사람들이 도범을 허세 부리지 않는 사람으로 생각했으나, 도범의 말은 그들의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오수경도 이미 충분히 오만했지만
“역시 숲이 크면 별의별 새가 다 있는 법이지. 거울이라도 보고,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아봐야 할 텐데,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그 중 한 명이 손가락으로 앞쪽에 서 있는 흰 옷을 입은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흰옷 입은 사람 보이지? 저 사람은 구록종 출신으로 친전 제자야. 그런데도 30분이 되서야 겨우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꿨다구! 방금 그렇게 큰소리쳤으니, 네 옆에 있는 이 친구가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해서 보라색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한 번 볼까?”다른 사람도 거들며 말했다.“그래, 말 좀해봐. 네가 그렇게 치켜세운 저 친구가 보라색에서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릴 것 같아?”주변 사람들은 이 상황을 재미있어하며 오수경을 계속 몰아세웠다. 그들은 오수경에게 도범이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하라고 강요하며,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했다.이들 대부분은 6품 종문이나 자유 무사 출신으로,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최소 4시간이 걸렸다. 출신이 뛰어난 천재들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처음에는 오수경이 이들과 대화할 생각이 전혀 없어서 입을 꾹 다물고 인상을 쓰며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이들은 끈질기게 질문을 던지며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오수경은 도범에게 도움을 구하는 눈빛을 보냈지만, 도범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만든 일이니 네가 해결해.”도범은 오수경이 이미 여러 번 경솔하게 발언해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기 때문에, 매번 오수경의 뒤처리를 해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오수경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고, 계속되는 질문에 결국 고개를 들어 크게 말했다.“저 사람들이 30분이 걸린다면, 도범 오빠는 15분이면 충분해!”오수경은 어차피 모든 것을 걸고 말하기로 했다. 이 사람들은 정말 짜증나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이다. 오수경의 말이 끝나자마자, 주위 사람들은 오수경의 말에 반
두 마리의 풍린수를 처치하면 수정구는 파란색에서 청색으로 변하게 된다. 그때 무사는 몇 배나 강력해진 풍린수와 마주하게 되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만 4층을 통과하여 5층에 진입할 자격을 얻게 된다.도범의 설명을 들은 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물었다.“그러니까 4층은 사실 세 단계로 나뉜다는 말이지? 수정구의 색이 변할 때마다 단계를 하나씩 통과하는 거야. 총 세 가지 색이 있는 셈이니까, 5층으로 가려면 세 번을 모두 통과해야 하네.”도범은 고개를 끄덕였고, 오수경은 손가락을 꼽아가며 말했다.“즉, 네 마리의 풍린수를 상대해야 한다는 거지. 첫 번째 풍린수는 상대적으로 약하고, 두 번째와 세 번째 풍린수는 좀 더 강해지지만, 가장 강력한 풍린수는 마지막 한 마리라는 거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 비로소 통과가 완료되는 거네.”도범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정리가 꽤나 명확했다. 오수경은 5층으로 순조롭게 진입하려면 이 절차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 네 마리의 풍린수를 모두 처치해야만 5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오수경은 웃으며 말했다.“4층은 도범 오빠에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겠네. 그 무슨 풍린수라는 것도 결국 선천 후기에 불과하니까 말이야.”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도범이 답하기도 전에 주위의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들고 일어섰다. 그들이 일부러 사람이 적은 곳을 선택하긴 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오수경의 말이 크게 들리자 주변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게 된 것이다.이때, 눈이 삼각형 모양인 한 사내가 오수경의 말을 듣고 냉소를 터뜨렸다.“너는 저 녀석의 부속인이겠지? 어디서 그런 배짱을 얻었길래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냐? 마치 4층이 이 어린 녀석에게는 쉬운 일인 것처럼.”그러자 삼각눈 사내 옆에 서 있던 백색 옷을 입은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저 사람은 말이 너무 과장된 것 같아. 풍린수가 얼마나 상대하기 어려운 상대인지 전혀 모르는 것 같은데, 그냥 입만 뻐끔했
도범은 한숨을 내쉰 후 다시 입을 열었다.“네가 오양수와 대결할 때, 나는 곽치홍이 너희 두 사람의 싸움을 계속 지켜보는 것을 발견했어. 그래서 곽치홍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곽치홍도 내가 본인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지. 하지만 내가 너무 멀리 있어서 곽치홍의 표정을 자세히 볼 수 없었어. 그런데 곽치홍이 나를 쳐다볼 때, 마치 독사에게 주시당하는 느낌이 들었어. 네가 전에 말했던 게 맞아, 곽치홍은 분명 우리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어.”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곽치홍이 등장한 이후로, 온갖 의문들이 곽치홍의 마음속에 떠올랐다. 이전에 장로들이 했던 말은 전부 믿을 수 없었고, 이 안에 더 큰 비밀이 숨어 있을 게 틀림없었다.도범이 숨을 고르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오수경이 먼저 말했다.“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 나를 위로하려고 하지 마, 이제 다 이해했어. 내가 전에 했던 충동적인 행동들이 너에게 폐를 끼쳤다는 걸 알아. 앞으로는 항상 이 점을 명심하고, 더 이상 너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 거야.”오수경의 이 말을 듣고 나니 도범은 한결 마음이 놓였다. 오수경은 단순한 순진한 바보였고, 팔 다리는 튼튼하지만 머리는 물에 잠긴 것 같아 항상 충동에 휘둘렸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고 나서 오수경도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그렇게 말하고 나서 오수경은 마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편안해졌다. 두 사람은 함께 4층으로 발을 내디뎠다.그곳은 희미한 빛으로 덮인 광활한 초원이었다. 초원 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대부분은 풀밭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손에 든 수정구를 받쳐 들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을 감고 명상하는 것처럼 보였고, 소수의 사람들은 낮은 목소리로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분위기는 침묵과 압박감이 공존했다. 누군가가 이야기를 한다 해도 일부러 목소리를 낮췄다. 여기가 바로 천엽7현탑의 4층이었으며, 겉보기에는 환상 세계와도 같았다.오수경은 눈을 깜빡이며 도범의 손에 들린 보라색 수정구를 한 번
이 말을 들은 오수경은 고개를 저으며 완강히 거부했다.“나는 3층에 남고 싶지 않아. 도범 오빠가 4층을 돌파하면, 분명히 5층도 갈 거잖아. 천엽 7현대는 총 7층인데, 도범 오빠가 7층까지 돌파할 수도 있잖아? 그럼 도범 오빠는 다른 곳으로 바로 전송될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나 혼자 3층에 남게 되잖아. 그땐 난 어떻게 해야 하지?”도범은 오수경의 말을 듣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걱정도 일리가 있었다. 만약 도범이 정말 7층까지 한 번에 돌파한다면, 천엽 7현대는 자신을 완벽한 도전자로 간주할 가능성이 높았고, 보상을 주고 다른 곳으로 전송할 수도 있었다.그렇게 되면 오수경을 홀로 남겨두게 되는데, 도범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여러 가지로 생각한 끝에, 도범은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한편, 오수경은 도범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고 조급해졌다. 오수경은 도범의 팔을 잡으며 간절히 말했다.“난 도범 오빠의 인맥으로 천엽성에 들어온 거야. 인맥으로 들어온 만큼, 나는 어떠한 도전도 직면하지 않을 거고, 그저 도범 오빠만 따라가면 계속 위로 올라갈 수 있어.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나는 절대 혼자서 떠나지 않을 거야. 정말 운 나쁘게 여기서 죽더라도, 제가 감수해야 할 일이니까.”오수경의 이 말은 진심이었다. 도범을 처음 만난 이후, 오수경은 자신의 인생이 위험과 맞물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이 바꿀 수 없는 일이었다.다른 것은 판단할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도범은 매우 신뢰할 만한 사람이었고, 그 뒤를 따라가야만 생존의 가능성을 얻을 수 있었다. 오수경은 이곳에서의 2년을 버텨내어 바라문 세계를 떠나, 자금단방으로 돌아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랐다.도범은 오수경의 결심을 확인하자,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함께 걸음을 옮겨 4층의 입구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모두가 다소 망설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미래의 운명을 예측할 수 없기에 그들
도범은 냉소를 띠며 말했다.“전 당신과 싸울 생각 없어요.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일을 잊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나게 해주러 왔을 뿐이죠.”도범의 말에 민경운은 순간 얼어붙었다. 민경운은 잠시 고민하며 무슨 의미인지 되새겼고, 이내 도범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깨달았다. 바로 얼마 전 자신과 도범 사이에 벌어진 내기 때문이었다.그 순간, 민경운의 가슴은 마치 여러 개의 큰 돌이 짓누르는 듯 답답해졌다. 그러나 민경운은 이를 갈며 분노를 삼켰다. 애초에 민경운은 도범이 절대로 이번 대결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라 확신하고 내기를 걸었던 것이다.민경운은 도범이 처참하게 패배할 것이라 생각했고, 자신의 손에 들어올 19만 영정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결과는 정반대였다. 도범이 승리한 것이다.이때, 도범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빨리 돈을 내세요. 저도 할 일이 있거든요. 그러니 제 시간 뺏지 마세요. 원래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시작했는데, 본인이 10만 개를 더 얹어 19만 개의 영정으로 만든 거잖아요. 그러니 빨리 결제해요.”도범의 이 말에 민경운은 가슴이 터질 듯했다. 상황은 정말로 도범이 말한 대로였다. 도범은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제안했고, 민경운은 도범이 분명히 패배할 것이라 생각하여 곧바로 10만 개를 더해 19만 개로 올렸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고 말았다.지금 민경운은 자기 뺨을 세게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9만 개의 영정은 민경운에게 꽤나 큰 금액이지만, 19만 개의 영정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미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민경운이 이를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만약 민경운이 결제하지 않으면 계약이 곧바로 발동하여, 결국에는 영혼의 역반작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이후의 일은 의외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오양수는 원건종의 제자들을 들것에 실어 나갔고, 도범은 마침내 세 번째 영패를 손에 넣었다. 이번 영패는 조금 특이하여 입탑 영패가 아닌 출성 영패로 바뀌어 있었다.이
관중석에는 각양각색의 무사들이 섞여 있었고, 불량배들도 많았다. 평소에 거리에서 욕을 퍼붓기 좋아하는 이들은 이제야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를 찾은 듯, 원건종의 제자들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일부 사람들은 진원을 목에 운용하여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크게 했다.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할까 봐 걱정이라도 되는 듯, 그들은 더욱 큰 소리로 온갖 더러운 말을 쏟아냈다. 이로 인해 도범의 귀는 무척이나 시끄러웠고, 고통스러울 정도였다.도범은 자신과 원건종의 제자들 사이에 오간 몇 마디 대화가 이렇게 사람들을 폭발시키게 될 줄은 몰랐다. 또한, 도범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이런 싸움은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몸싸움을 할 수도 없고, 계속 말다툼만 이어질 뿐이었다.그래서 도범은 더 이상 들으려 하지 않고, 대련 무대의 한쪽 가장자리로 가서 조용히 서 있기로 했다. 도범은 아직 오양수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 오양수가 자신에게 했던 그 약속, 즉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시간은 조금씩 흘러갔고, 싸움 소리는 계속해서 끊이지 않았다. 마침내 오양수의 몸부림이 점점 약해지고, 장벽이 완전히 해제되자 원건종의 제자들이 한꺼번에 몰려가서 오양수를 부축했다.한편, 진태산은 눈살을 찌푸린 채 오양수의 코에 손을 대 그의 호흡을 확인했다. 비록 오양수는 아직 숨을 쉬고 있었지만, 그 호흡은 매우 미약했다.민경운은 급하게 자신의 보관 반지에서 여러 개의 단약을 꺼내 오양수의 입에 넣었다. 그러나 이 단약들은 오양수의 현재 상태를 치료하기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방금 도범이 사용한 참멸현공이 오양수의 영혼을 완전히 찢어놓았기 때문이다.영혼이 찢어진 상태에서 내상을 치료하는 단약이 효과가 있을 리 없었다. 따라서 민경운이 오양수에게 많은 단약을 먹였지만, 오양수의 상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은 것이다. 민경운은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만약 오양수가 정말로 이 사건으로 인해 죽는다면, 그들 모두 책임을
“맞아! 당장 우리 오양수 선배를 풀어줘! 양수 선배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너는 천번 만번 죽임을 당할 거야! 오양수 선배는 도민수 선배가 아니야. 네가 도민수 선배를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갔을 때는 우리도 나서서 협상할 여지가 있었어.그러나 네가 오양수 선배를 진짜로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간다면, 염라대왕이라도 너를 보호할 수 없을 거야! 바라문 세계를 벗어나는 순간, 너는 원건종의 끝없는 추격을 받게 될 거야!”바깥에서 들려오는 원건종 제자들의 고함과 욕설은 도범의 귀에 전부 들렸다. 이는 이미 예상된 일이었기에 도범은 일말의 두려움도 느끼지 않았다.원건종은 일반적인 자유 무사들에게 충분한 위압감을 줄 수 있지만, 도범에게는 그렇게 중요한 상대가 아니었다. 원건종이 무엇이건, 자신의 힘이 충분히 강하다면 더 강력한 종문에 가담할 수 있을 테니, 원건종이 손해를 본다고 해도 도범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게다가 이번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원건종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었다. 도범은 결코 선을 넘는 행동을 하지 않았고 원건종 쪽에서 여러 번 도발하지 않았다면, 도범 역시 이들과 싸울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잠시 후, 도범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원건종의 제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원건종 제자들, 잘 들어! 8품 종문 출신이라는 이유로 제멋대로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를 일으킨 건 너희들이었잖아. 그런데 패배하고 나니 이제와서 나를 협박하는 거야?만약 너희들이 먼저 건드리지 않았다면, 나 역시 너희들과 엮일 생각이 전혀 없었을 거야. 즉, 너희들은 본인들의 강력한 종문을 배경을 믿고 제멋대로 행동해도 된다고 착각하는 거야. 하지만 나는 너희들의 그런 행태를 전혀 묵인할 생각 없어!”도범의 이 말은 관중석에서 큰 박수갈채를 일으켰다. 관중들은 도범이 그들 마음속에 담아둔 말을 대신 말해준 것 같아 고무되었다. 이들 고급 종문의 제자들은 항상 약한 무사들 앞에서만 무력을 과시하며, 이
“오양수는 원건종의 친전 제자 아닌가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약할 수 있죠?”“당신 바보 아니에요? 이건 오양수이 약한 게 아니라 도범이 너무 강한 거에요! 아까도 말했잖아요? 빙봉천리는 지급 상급 무기에요.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몇이나 지급 상등 무기를 수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도범이 빙봉천리를 부순다는 건, 도범의 무기가 오양수의 무기보다 강하다는 걸 의미해요!”“설마 도범이 천급 무기를 수련한 건가요?”이 말이 나오자마자, 주변의 거의 모든 이들이 단번에 부정했다.“미쳤어요? 무슨 말이든 막하네요. 천급 무기가 어떤 개념인지 알고나 하는 소리에요? 수련 경지가 고신경에 도달했거나, 혹은 특별한 재능을 지닌 영천 경지 후기에 이르러야만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거에요.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바라문 세계의 규칙을 지켜야만 이곳에 들어올 수 있고요. 나이도 60세를 넘지 않아야 하죠. 그렇다면 60세가 넘지 않은 사람이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그렇네요! 아마도 지급 상급 무기를 수련한 거겠죠. 도범이 오양수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도범이 지급 하급 무기를 대원만 단계까지 수련했기 때문일 거에요.”“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도범의 재능은 정말 두려운 수준이네요. 8품 종문의 친전 제자조차 도범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거잖아요!”“이번에 바라문 세계에 온 보람은 있네요. 이렇게 많은 천재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니.”오양수와 관련 없는 관중들은 이런 논의를 흥미롭게 이어갔다. 이전에 도범을 비하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도범을 칭찬하며, 도범을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라고 말하기 시작했다.8품 종문의 친전 제자들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원건종의 제자들은 차분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관중석에서 편안하게 앉아있던 그들은, 도범이 빙봉천리를 단칼에 베어내는 모습을 보고는 그만 입을 다물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지금 오양수가 이렇게 극심한 고통을 겪는 걸 보니, 분명 도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