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 네놈이 우리 도련님이 누군지 알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그들 중 한 남자가 앞으로 한걸음 나서며 말했다.“눈치 있으면 당장 꺼져. 내가 좀 다혈질이라 말이야. 내키지 않으면 멋대로 주먹이 나 가거든!”“그 주먹 참 상대도 안 가리고 제멋대로 나대네. 방금 내가 중장이라고 말하기까지 했는데 아직까지도 내 앞에서 이렇게 허세를 부리다니. 누가 너한테 그딴 용기를 심어줬지?”홍희범이 냉소를 지었다.“만약 너희 주인이 누군지 말하면 목숨만큼은 살려줄 수 있어. 나중에 원망해도 소용없다고!”“참나 허풍떨기는! 네놈이 어느 정도 실력이 되는지 내가 한번 봐주지!”그렇게 말한 남자가 주먹을 꽉 쥐고 싸울 태세를 갖췄다.“다 같이 덤벼. 일단 이놈을 먼저 손봐주자고. 이게 바로 쓸데없는 오지랖을 부린 결과야!”곁에 있던 남자도 동의하며 말했다.“그래 다 같이 덤비는 게 좋겠어. 시간도 덜 들고. 우리 도련님이 기다리고 있다고!”여덟 명이 순식간에 홍희범을 향해 달려들었다.“퍽퍽퍽!”그들은 전혀 홍희범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순식간에 여덟 명의 남자가 바닥에 널브러졌다.그중 다섯은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다른 두 명은 그대로 기절한듯했다.홍희범은 일부러 한 명만 힘을 덜 실어서 때렸다. 비록 중상을 입긴 했지만 바닥에서 일어날 힘은 남아있었다.유일하게 남은 보디가드가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동료들을 보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다, 당신 정말 중장이야?”“한 가지만 묻겠어. 너희 주인이 누구지? 누가 너희한테 이 일을 지시했어? 말하면 목숨만은 살려줄게!”홍희범은 싸늘하게 굳은 표정으로 말하며 바닥에 기절해 있던 남은 두 명의 목숨까지 끊어버렸다.“하 절대 너한테 알려 줄 일은 없을 거야. 우리는 우리 도련님한테 충성을 맹세했어!”보디가드가 잠깐 망설이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칼을 꺼내들고 자신의 목을 그었다.“털썩!”남자가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더니 몇 번인가 경련을 일으키고 곧바로 숨을 멈추었다. 확실히 죽어버린 것 같았다.“
“하하 좋아요. 상관없다니 다행이에요!”하재열이 높은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도범이 그놈이 우리 큰아버지를 죽였어요. 난 절대 이번 일을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그놈을 죽여서 스승님의 원수를 갚고, 저는 그놈의 여자를 품을 거예요. 우린 서로 다른 방법으로 큰아버지의 복수를 하는 거죠!”“하 씨 가문의 도련님한테 그런 더러운 일을 고상하게 말하는 능력이 있는 줄 몰랐네!”정진이 피식 비웃었다. 그는 속으로 하재열을 경멸하고 있었다.“역시 대학까지 나온 사람이라 그런가? 말하는 게 남달라!”하재열이 계속하여 피식피식 웃었다.“대학은 무슨. 그거 다 그만큼 돈을 써서 들어간 겁니다. 저는 전문대를 나온 거라서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요.”그렇게 말하던 하재열이 갑자기 아련한 표정을 지으며 추억에 잠겼다.“그때 다니던 전문대에 소문난 미녀가 한 명 있었는데 생긴 게 참 반반했었어요. 그러고 보니 공부했던 시절이 좋았던 것 같네요. 그때는 정말로 아무런 걱정 고민이 없었거든요. 결정적으로 항상 한 무더기의 미녀들이 저를 둘러싸고 있었죠. 하하!”정진은 아예 그를 무시했다. 그가 보는 하재열은 그저 쓸모없는 루저이자, 쓰레기일 뿐이었다.지금 그의 머릿속에는 온통 도범을 죽일 생각밖에 없었다.곧이어 차 두 대가 낡은 건물 밖에 도착했다. 먼저 내린 보디가드들이 장소연과 나봉희를 끌고 건물 안으로 향했다.건물의 3층에 있던 정진도 자연스럽게 그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빨리빨리 걸어. 헛소리하지 말고!”장필은 장소연이 아직도 그들을 설득할 생각을 포기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힘껏 그녀를 밀어버렸다.“형님들, 오빠들, 저는 박 씨 가문 사람이 아니에요. 그러니까 저를 죽일 필요는 없잖아요. 이대로 저를 풀어주면 절대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을게요. 그리고 바로 이 중주시를 떠나 먼 곳으로 이사 갈 거라고 약속드릴게요. 네?”장소연은 더 이상 들어가고 싶지 않아 다시 한번 버텼다.장필의 태도로 보아 그녀들은 수치스러운 일을 당할 뿐만 아
장소연은 보디가드들 앞에 서있는 남자를 보고 당황하고 있었다. 아까 장필이 말하기를 왕 씨 가문의 도련님도 그들 도련님 앞에서는 조무래기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건 상대방의 가문이 왕 씨 가문보다도 훨씬 세력이 높다는 걸 뜻했다. 그렇다면 일류 가문 정도는 되어야 말이 맞았다.하지만 그들은 눈앞의 사람이 누군지 전혀 알지 못했다.“하하 참 잘도 찍어 맞추네. 나는 천용시 사람이야. 천용시에 있는 대가문 소속이라고!”하재열이 낄낄 웃더니 장필에게 물었다.“필아 그 늙은 여자는 왜 같이 잡아온 거냐?”장필이 뭐라 답하기도 전에 나봉희가 앞다투어 나서서 말했다.“도련님 이분들이 사람을 잘못 잡아오셨어요. 저는 당신들이 잡으려고 했던 사람이 아니에요. 그러니까 제발 저 좀 풀어주세요 네?”장필이 그제야 입을 열었다.“도련님 이 여자는 도범의 장모인데 우리가 장소연을 잡으러 갔을 때 마침 두 사람이 함께 길을 걷고 있어서 두 명 다 잡아왔습니다. 그 상황에서 한 명만 잡을 수도 없고 해서요. 놓아주었다가 이 여자가 전신한테 일러바치면 어쩝니까?”하재열이 만족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잘했어. 하하 잡아왔으니 이따가 처리할 때 함께 죽여버리면 그만이야.”“도련님 도련님, 이 여자도 제법 몸매가 좋지 않습니까? 참 관리를 잘 한 것 같습니다.”나봉희한테 흑심을 품었던 보디가드가 헤실헤실 웃으며 다가와 말했다.“하하 이놈 봐라. 네가 이런 여자를 좋아할 줄은 몰랐네!”하재열이 큰소리로 웃더니 잔뜩 겁에 질린 나봉희를 다시 보고 말했다.“하긴 도범이 그놈 와이프가 그렇게 예쁜데 당연히 장모 미모도 뒤처지지 않겠지. 한 10년만 젊었으면 나도 동할 뻔했어!”“도련님 말씀은 허락하시는 겁니까?”보디가드가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보아하니 희망이 있는 것 같았다.“하하 물론이지!”하재열이 실실 웃으며 말했다.“조금만 기다려. 이따가 이 여자 딸까지 잡아오면 그때 시작하자고. 킬킬!”“헤헤 알겠습니다!”남자가 음흉하게 웃더니
드디어 도범이 도착했다. 그는 페 건물 앞에서 담배를 꺼내 여유롭게 불을 붙이고 깊게 한 모금 빨아들였다. 그리고 천천히 건물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왔네!”3층에서 도범이 다가오는 모습을 확인한 정진이 냉소를 지었다.“역시 날 실망시키지 않았어. 도범이 저놈은 꽤나 신용을 지키는 놈이야.”도범이 도착했다는 소리에 두 명의 보디가드한테 잡혀있던 나봉희가 희망을 발견한 것처럼 소리를 질렀다.“도범아 나 좀 살려줘. 너 이 망할 놈, 어떻게 천용시 사람을 다 건드려! 빨리 와서 우리를 구하지 않고 뭐해? 네놈 때문에 우리 다 죽게 생겼어!”“다 도범 당신 때문이에요. 당신만 아니었다면 우리가 이렇게 잡혔을 리가 없어요!”장소연도 눈이 다 빨개져 있었다. 오늘 여기서 죽는 것만큼 억울할 일이 없을 것 같았다.만약 상대가 그저 그녀를 갖고 놀고 죽이지 않는다면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저 운이 나빴다고 생각하고 넘기면 그만이었다.하지만 상대는 그들의 목숨까지 노리고 있었다. 때문에 더욱 겁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목소리를 들은 도범이 미간을 확 찌푸리더니 순식간에 표정이 얼어붙었다.그가 싸늘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고 위에 서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리더니 손에 들린 담배를 던져버리고 빠른 속도로 뛰었다.“탁!”도범의 속도가 어찌나 빨랐던지 순식간에 건물 가까이에 다가와 있었다. 그가 탁하고 발을 구르자 몸이 슝하고 튀어 올랐다. 그리고 3층이나 되는 높이의 건물을 너무나 쉽게 뛰어올라 정진의 앞에 착지했다.“엄청난 파워야!”정진은 도범이 올라온 장면을 보고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단번에 도범이 범상치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도범은 장소연과 나봉희한테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화가 나긴 마찬가지였다. 그가 정진을 쏘아보며 물었다.“내가 오면 우리 가족한테 손을 대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렇게 신용을 지키지 않는 사람인 줄은 몰랐네!”정진이 쓴웃음을
하재열이 웃음을 터뜨렸다."정진 중장은 너를 죽이고 자기 사부님을 대신해서 복수를 하는 거고 나는 네 마누라를 손에 넣어서 우리 큰아버지 대신 복수를 하는 거야. 어때? 내 복수 방법 괜찮지?""자기 좋은 생각만 하네." 그 말을 들은 도범이 차갑게 웃었다. "그런데 실망해야 할 것 같은데, 시율이가 절대 네들 손에 붙잡힐 리가 없거든. 나는 그렇게 믿어.""그래, 자신만만하네. 그런데 내 경호원들이 다들 쓰레기인 줄 알아? 여자 하나도 못 잡을까 봐?"하재열이 웃으며 말했다.그때, 도범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가 휴대폰을 확인해 보니 역시나 박시율이 전화를 걸어온 것이었다."자기야, 괜찮아?"도범이 아예 스피커 모드로 통화를 하기 시작했다."자기야, 나 출근하는데 누가 나를 납치하려고 했어. 당신도 조심해, 어느 집 도련님인지 몰라도 당신을 해치려고 하는 것 같아."박시율이 조금 다급하게 말했다."홍희범이 도와줘서 나는 괜찮아. 그런데 부모님들이 걱정이야, 아무 일도 없겠지?""시율아, 나랑 소연이 다 잡혔어."나봉희는 박시율의 목소리를 듣더니 소리쳤다.도범은 그런 나봉희를 보니 어이가 없어졌다. 지금 소리를 지르는 건 박시율을 걱정하게 만드는 꼴밖에 더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뭐야? 도범, 엄마랑 소연이가 다 잡혔다고? 누가 그런 건데?"역시나 박시율이 걱정된 목소리로 도범을 재촉했다. 그녀는 누가 이렇게 독한 마음을 품고 나봉희와 장소연을 잡은 건지 알 수 없었다.장소연을 잡아간 건 사실 상관이 없었다. 그녀가 죽는다고 하더라도 박시율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하지만 나봉희가 잡혔다는 소식을 들으니 박시율은 다급해졌다."시율아, 걱정하지 말고 일해. 내가 여기 있으니까 저놈 죽이고 두 사람 구할거야. 끝나고 이따 전화할게."도범이 박시율에게 말했다."응, 당신 전화 기다릴게. 자기도 조심해."박시율이 그제야 전화를 끊었다."들었지? 우리 자기 괜찮은 거." 도범이 전화를 끊더니 하재열을 보며 차갑게 웃었다."그
"뭐 할 거면 올라가서 해, 나는 여기에서 이 자식 해결해야 되니까."정진이 차갑게 한 마디 했다."네, 정 중장님, 이놈은 중장님한테 맡길게요. 저놈 그냥 대대장이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대대장 하나 손보는 건 식은 죽 먹기잖아요."말을 마친 하재열이 장소연과 나봉희를 데리고 4층 계단 쪽으로 다가갔다."이거 놔!"장소연은 연신 몸부림을 치며 소리를 질렀다.하지만 경호원들은 장소연을 무시한 채 계단 쪽으로 가면서도 계속 장소연을 만져댔다."도범, 얼른 나 좀 구해줘. 너만 아니면 우리도 잡히지 않았을 거야, 우리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시율이가 너 가만두지 않을 거야. 비켜, 이 미친놈아!"나봉희도 놀라서 엉망이 된 머리를 한 채 몸부림을 쳤다."걱정하지 마세요, 금방 갈게요."두 사람을 데리고 4층으로 가는 경호원들을 본 도범이 한시름 놓았다. 지금 4층으로 향하는 계단 어구에는 두 명의 경호원만 있었다.정진은 중장이었기에 장소연과 나봉희에게 힘들이지 않고 중장을 죽이는 모습을 보였다가는 적어도 자신이 대장이라고 생각하게 할 수도 있었다. 그렇게 되면 나중에 설명하기가 무척 어려워질 것이 분명했다.하지만 이를 본 이가 없다면 설명하기가 그나마 쉬워질 것이다."저건 내 탓 못해. 나는 너를 죽이고 사부님 대신 복수를 하려는 것뿐이니까."정진이 도범을 보며 말했다."네 사부가 소명용인가 보지? 그런 쓰레기를 위해 복수를 하겠다고?"도범이 웃으며 주먹을 꽉 쥐었다."우리 장모님이 위험한 것 같으니 속전속결하는 수밖에, 그래야 저 두 사람을 구하지.""그래? 내가 중장인 걸 알고도 이런 건방진 소리를 한다고?"정진이 차갑게 웃더니 살기를 내뿜었다."야, 내가 이 중장 자리를 거저 얻은 건 줄 알아? 부대에 들어간지는 얼마 안 되었지만 이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는 건 내 실력이 그만큼 대단하다는 거야. 실력도 없으면서 그냥 운이 좋거나 아는 사람을 이용해서 겨우 중장 자리에 오른 놈이랑은 다르다고."말을 마친 정진이 순식간에 모습을
"컥!"정진은 그나마 실력이 있는 중장에 속하기도 했고 그동안 꾸준히 몸을 단련했기에 그는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하지만 방금 전의 무서운 충격 때문에 그는 이미 심각하게 다쳤다. 그리고 일어서자마자 피를 토하더니 안색도 덩달아 창백해졌다."뭐야, 저거."도범이 정진에게 혼나는 모습을 기다리고 있던 경호원은 그것과는 전혀 다른 상황에 놀라고 말았다. 정진은 도범의 주먹에 나가떨어졌고 도범은 여전히 제자리에 꼿꼿하게 서서 전혀 힘들어 보이지 않았다. "이럴 리가 없어, 당신 그냥 대대장이잖아."정진이 고개를 저으며 충격받은 얼굴로 말했다.도범은 대답 대신 냉소를 짓더니 순식간에 그를 향해 다가갔다."이런!"정진이 손을 올리자마자 도범이 그의 손을 잡더니 다른 한 손으로 그의 목을 잡고 정진을 들어 올렸다.그리곤 소리를 지르며 정진을 바닥으로 내리꽂았다."쿵!"무서운 소리가 울려 퍼졌고 바닥의 먼지가 날아올랐다. 정진의 눈빛이 당황함으로 물들었고 뒤통수에서 피가 흘러나왔다."너 절대 대대장 아니야, 너 도대체 누구야?"정진이 도범을 보며 힘겹게 말을 하더니 곧이어 숨을 거두었다.그 모습을 본 두 명의 경호원이 놀라서 도망가려던 찰나, 도범이 벽돌 두 개를 집어 들었다.그리곤 벽돌 두 개로 두 경호원의 뒤통수를 명중시켰다.두 명의 경호원은 앞뒤로 넘어지면서 숨을 거두었다."무슨 소리야? 너희들이 내려가 봐."장소연의 옷을 벗기려던 하재열이 요란스러운 소리를 듣곤 경호원에게 말했다."네, 도련님."경호원은 내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상황을 보러 나갈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계단 어귀에 도착했을 때, 벽돌 두 개가 머리 위로 날아들어 피를 흘리며 바닥으로 넘어졌다."도, 도련님, 그놈이 올라왔습니다!"도범을 본 이들이 놀라서 소리쳤다.도범이 정진의 손에 죽을 줄로만 알았는데 이렇게 멀쩡하게 살아서 올라온 모습을 보니 그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뭐?"하재열도 놀라서 얼른 돌아봤다.도범은 빠른 속도로 정진에게 다가가더
도범은 떼 지은 경호원들을 뚫고 하나씩 그들을 쓰러뜨렸다.그 속도는 워낙 빠르고 경호원들은 쓰러지는 즉시 숨을 거두었다. 그 장면은 보고 있기만 해도 두려움이 몰려올 정도였다."정진 실력이 좋다고 하더니 소명용 덕분에 중장 된 거 맞네."도범이 앞으로 걸어가며 웃었다."뭐야, 이게 뭐야…"경호원들이 두려운 목소리로 말했다. 고작 몇 분 사이에 그들은 서른 명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뭐야, 그런 거였어. 정진 그놈 내 앞에서 자랑질을 너무 해대서 얼마나 대단한 줄 알았더니. 도범을 무조건 죽일 수 있다고 고고한 척만 한거였어."하재열이 놀란 얼굴로 중얼거렸다. 살육을 멈추지 않는 도범을 본 하재열이 갑자기 총 한 자루를 꺼내더니 장소연의 머리를 겨누었다."움직이지 마, 다가오면 내가 이년 죽인다."하재열이 이를 물고 말했다.도범이 그 말을 듣자마자 동작을 멈추곤 제자리에 섰다.그의 등 뒤로 수많은 시체들이 누워있었다."다, 다가오지 마!"자신의 머리에 총이 겨누어지자 장소연이 놀라서 얼른 말했다.드디어 살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하재열의 손에 총이 있을 줄이야. 하지만 그녀는 바로 도범이 대단한 실력을 지녔다는 것이 생각났다. 신용당 홍 씨 어르신의 아들도 저번에 총을 가지고 왔었지만 도범 앞에서 아무 소용도 없었다. 그녀는 그때도 도범이 참 무서운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달랐다. 상대방의 총은 도범을 가리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장소연을 향해있었다."미친, 저놈 어떻게 여기 온 거야?"장필도 놀라서 나봉희를 관여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나봉희는 구석으로 가 몸을 웅크린 채 벌벌 떨고 있었다.하지만 그들의 생각과는 달리 도범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야, 거기 서라고. 내가 이 년 죽일까 봐 겁 안 나?"도범이 다시 움직이는 모습을 본 하재열이 당황해서 소리쳤다."아까 쟤가 말했잖아, 자기는 이 집 사람 아니라고. 그 말을 늘 달고 있는 사람이야, 아직 박 씨 집안에 시집오지도 않았고, 박해일 아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