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범은 용신애 아가씨한테서 월급을 가불 받지 않았다. 하지만 무려 190억 원을 들여서 단독 별장을 낙찰받았다.이건 결국 그 돈은 부잣집 사모님한테서 받은 것이라는 걸 설명한다.아마 그 별장도 부잣집 사모님의 소유일 것이다. 그들은 단지 시간이 날 때마다 둘만의 밀회를 즐기려고 그 별장을 샀을 것이 분명했다.박시율은 바로 어젯밤 도범을 침대 위 자신의 곁에서 자게 한 일을 떠올리고 화가 치밀었다.하지만 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감정을 추슬렀다. 회사로 돌아간 그녀는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행동했다. 퇴근 시간이 되자 평소처럼 운전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도범과 장진은 밖에서 점심을 먹고 바로 별장과 어울리는 소파와 식탁을 고르러 갔다.다 고른 후 장진은 바로 자리를 떠났고 도범은 배달 기사들과 함께 가구를 별장에 실어 오고 이전의 것과 교체했다.가구를 교체하고 보니 전체적인 느낌이 이전보다 확실히 보기 좋았다.그는 박시율이 무조건 이 공간, 이 별장을 마음에 들어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날 오후 박이성은 쩍하면 맞은켠에 있는 별장에 주의를 기울였다.하지만 아쉽게도 도범이 소파 배달 기사들과 함께 돌아오는 모습만 확인했을 뿐 그 부잣집 사모님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이에 그는 몹시 실망하고 있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부잣집 사모님은 별장 비용만 부담하면 되지 궂은일에까지 굳이 신경을 쓸 필요가 없었다.그는 자신이 오늘 밤, 그리고 내일까지 계속 지켜보다 보면 무조건 좋은 수확이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금방 산 새집인데 그 사모님도 분명 도범과 새 집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을게 분명했다.원래 별장에 있었던 소파와 식탁 역시 꽤나 값나가는 물건들이었다. 심지어 사용한 지 오래되지도 않았는데 그저 도범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교체할 뿐이었다.도범은 함께 온 두 배달 기사한테 소파와 식탁을 선물했다. 상대방은 무척 기뻐하며 물건을 갖고 돌아갔다.도범은 할 일도 없고 해서 아예 별장에서 한잠 자고 오후 6시가 되어서야 차를
도범은 박시율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보아냈다. 자신에게 뭔가 숨기는 일이 있는 것 같았다.박시율이 웃으며 말했다.“없어. 무슨 허튼 생각을 하는 거야.”“도범이 왔구나!”바로 그때, 마침 나봉희가 밖으로 나왔다.그녀는 도범이 돌아온 것을 확인하고 활짝 웃으며 다가왔다.“아유 우리 듬직한 사위가 드디어 돌아왔구나!”박시율과 도범이 시선을 마주쳤다. 그들은 순식간에 이상을 감지했다.나봉희가 자발적으로 도범을 사위라고 부르다니. 그것도 듬직한 사위? 아무리 생각해도 그녀의 말에 숨은 뜻이 있는 게 분명해 보였다.“그렇게 부르실 필요까지는 없습니다!”도범이 곧바로 난감한 미소를 지었다.“장모님 무슨 일 있으셨습니까?”“후후 너도 참 눈치가 빠르구나!”나봉희가 헤실헤실 웃으며 도범에게 말했다.“네가 없을 때 제갈소진 아가씨가 너를 찾으러 왔었단다.”거기까지 들은 도범은 순간 숨을 들이켰다. 그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 여자가 설마 집까지 찾아오다니.장모님의 입이 귀에까지 걸린 모습을 보니 그 여자한테서 꽤나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았다. 지금 이렇게 자신에게 상냥하게 대하는 걸로 미루어 볼 때 자신과 제갈소진을 이어주려는 심산인 것 같았다. 지난번만 해도 나봉희는 돈 때문에 자신과 그 여자를 붙여놓으려고 하지 않았던가!그리고 그의 예상대로 나봉희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제갈 가문의 외동딸인 제갈소진 아가씨가 글쎄 다이어트에 성공했더라고. 이제 내 딸과 겨뤄도 뒤지지 않을 만큼 예뻐졌지 뭐야. 요즘 말로 완성형 비주얼이라고 한다지. 그 아이가 너를 찾으러 오면서 우리한테 한 사람 하나씩 옥패를 선물했단다. 엄청 비싼 걸로 말이다. 무려 2억이나 한다더구나! 그러고는 여전히 너를 좋아하니까 우리더러 너를 좀 설득해달라고 했어!”그렇게 말한 그녀가 작은 박스 하나를 꺼내어 박시율한테 건넸다.“자 시율아, 이건 제갈소진이 너를 위해 준비한 거야. 봐봐 얼마나 정성이 갸륵하니. 곁에 있는 내가 봐도 그 아이가 얼마나 진심으로 도범이를 좋아하
도범의 말에 곁에 있던 박시율은 너무나 혼란스러웠다.그녀는 방금 도범이 한 말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단호한 그의 말투는 전혀 거짓말 같지가 않았다.그렇다면 자신이 그를 오해한 것일까?오해가 아니고, 도범이 진짜 돈을 그렇게 밝혔으면 제갈소진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지금의 제갈소진은 예쁠 뿐만 아니라 젊었고 심지어 한 번도 연애를 해본 적도 없었다. 이토록 순진한 아가씨보다 부잣집 사모님이 더 나을 리가 없지 않은가?결국 박시율은 또다시 자신이 도범을 오해한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박이성과 한지운 일행이 두 사람 사이를 이간질하려고 꾸민 함정일 가능성도 있었다.어쩌면 도범은 오늘 경매장에 간 적도 없고 정상적으로 출근을 했을 수도 있었다. 경매장에 있던 직원은 박이성 일행이 돈으로 매수한 사람이고 그녀가 오면 그렇게 말하라고 시켰을 수도 있지 않을까?성경일과 그들도 바보는 아니니까 그녀가 몰래 경매장에 가서 확인을 할 거라고 생각했을 게 분명하다. 때문에 이렇게 커다란 함정을 파놓은 것은 아닐까?“됐어. 그때 가서 보지 뭐. 그가 스스로 나한테 해명할 그날을 기다리는 거야!”한참을 고민하던 박시율은 결국 당분간은 이대로 가만히 있기로 결정을 내렸다. 어차피 지금 도범은 그녀한테 손가락 하나 대지 못한다. 일단 이대로 지켜보는 것이다. 박이성 그자들이 꾸민 계락인지는 두고 보면 밝혀질 것이다.나봉희는 도범의 말에 펄쩍펄쩍 날뛰었다.“너, 너 이 사내구실도 못하는 자식!”“장모님 이게 사내구실 못하는 것과 무슨 상관입니까? 어쨌든 저는 제갈소진과 만날 생각이 없습니다!”도범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일단 무작정 거절만 하지 말고 내 생각 좀 들어보거라. 제갈소진은 무려 제갈 가문의 외동딸이지 않느냐. 나중에 제갈 가문 가주가 죽으면 그 큰 제갈 가문의 재산이 모두 제갈소진의 것이 된단 말이다!”“제갈소진은 너한테 시집오고 싶어 해. 그것도 스스로 첩을 자처하면서까지 말이야. 네 말이라면 무조건 고분고분하게 순종할 거야. 그러면
박시율은 자신의 어머니를 노려보고 방으로 들어갔다.“그렇게 큰돈을. 무려 제갈 가문이라고! 우리 박 씨 가문보다도 훨씬 부자란 말이야. 어떻게 그걸……”나봉희는 미간을 찌푸렸다. 두 사람의 태도로 보아하니 이 일을 성사시키기 쉽지 않아 보였다.그러나 제갈 가문의 재산만 생각하면 너무나 아쉬웠다. 정말이지 도범 저놈은 왜 저렇게 멍청한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예쁘장한 와이프 한 명이 더 생기는 데다가 어마어마한 재산까지 그냥 굴러 들어온다는데. 이렇게 좋은 일을 마다하다니!서정은 나봉희의 말에 그러겠다고 답을 하긴 했지만 자기 아들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도범에게 따로 말을 꺼내지 않았다.오히려 박해일과 장소연이 이튿날 아침부터 뻔뻔한 얼굴을 들이밀며 설득하러 왔었다. 하지만 도범은 그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그 후 며칠간 박시율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평범하게 출퇴근을 하며 지냈다.도범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로 인하여 틈만 나면 정원에서 도범과 부잣집 사모님의 밀회 장면을 도촬할 때만 기다리고 있던 박이성은 몹시 실망하게 되었다.박 씨 가문 어르신의 생신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한지운의 부하 역시 도범이 따로 값비싼 선물을 사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어르신의 생신 전날 밤, 박이성은 또다시 한지운과 성경일을 불러 술을 마셨다.“이상해. 별장을 사고도 며칠이나 지났는데 왜 도범이 그 새끼와 여자가 별장에 들어가질 않는 거지? 낮에도 최대한으로 지켜봤고 밤에도 항상 주시하고 있었어. 그것 때문에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데. 그런데 그 뒤로 도범이 그 자식이 드나드는 모습을 보질 못했다니까!”박이성이 미간을 찌푸렸다.“설마 그 집 말이야. 자기들이 살려고 산 집이 아닌 건가? 밀회를 즐기려고 산 집이 아니라면?”“그 부잣집 사모님이라는 여자 돈 꽤나 많아 보였잖아. 그 여자한테 190억 정도는 큰돈도 아닐 거잖아. 아니면 도범이가 그 여자한테 별장을 자기한테 선물해 달라고 했을 수도 있어. 그리고 도범은 그 별장을 받아서 박 씨 가문 어
그 말을 들은 박시율은 저도 모르게 눈썹을 찌푸렸다. 혹시 도범이 말하는 선물이라는 게 그 별장은 아닐까?설마 도범이 정말로 그 별장을 낙찰받았단 말인가?하지만 용 씨 가문에서는 도범이한테 월급을 가불해 준 적이 없다고 했다. 혹시 그 부잣집 사모님이라는 여자가 도범이한테 별장을 선물해 줬고, 도범은 그걸 할아버지 생신 선물로 드리려고 하는 걸까?사실 그녀는 이미 이전에 도범이 할아버지 생신날에 약속된 돈을 마련하지 못하여 박 씨 가문의 인정을 받지 못하더라도 그와 함께 하기로 마음을 먹었었다. 그랬기 때문에 박시율은 아무리 도범이 박 씨 가문에서 쫓겨나지 않기 위해서 부잣집 사모님의 비위를 맞추는 거였다고 해도 그를 용서할 수 없었다.그녀는 돈은 없으면 두 사람이 함께 벌면 되는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이렇게 부정당한 방법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박 씨 가문의 인정을 받고 싶지 않았다.도범이 부잣집 사모님의 비위나 맞추면서 돈을 번다는 소문이 퍼지기라도 하면 아마 할아버지는 엄청 화를 낼 것이다. 그런 돈으로 산 별장이라면 절대 받을 리가 없었다. 받는 것만으로도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할 것이 분명했다.“참 여보 나 내일 저녁 당신한테 줄 서프라이즈 선물이 있어!”도범이 한참 뭔가를 고민하더니 불현듯 박시율에게 말했다.“그래? 당신이 내일 할아버지한테 드릴 번듯한 선물과, 박이성한테 주기로 약속했던 20억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충분히 놀라울 일인 걸!”박시율이 쓴웃음을 지었다. 도범이 할아버지한테 드릴 선물이 어떤 건지에 대해서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으니 그녀도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어차피 내일이 되면 모든 것을 알게 될 것이다.이튿날 아침 나봉희와 식구들은 일찍부터 깨어나있었다.“옷들 신경 써서 입어. 어르신 칠순 생신날인데 체면 구겨서는 안 되지. 어젯밤에 어르신께서 전화 오셨었는데 우리더러 일찍 오라고 하시더구나!”나봉희는 아침 일찍부터 식구들을 재촉했다.도범 역시 어제 새로 산 옷으로 갈아입었다. 전보다 한층 더 잘
도범은 순간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최근 장소연이 너무나 조용하게 지내고 있는 것 같았다. 매일같이 박해일한테 딱 달라붙어만 있는 것이 혹시 신용당의 도련님이 죽어버려서 다른 물주를 찾지 못하고 아예 박해일을 새로운 타깃으로 삼은 건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들었다.곰곰이 생각해 보니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었다. 어쩌면 장소연은 자신이 나봉희한테 40억을 준 모습을 보고 희망을 품었을 수도 있었다. 제갈 가문과의 접촉으로 집안에는 롤스로이스가 두 대 생겼고, 거기다 자신과 박시율도 한 사람 한 대씩 포르쉐 911을 몰고 다나고 있었다. 이 정도 재산이라면 장소연이 마음을 고쳐먹기 충분했다. 계획을 바꿔서 박해일과 함께 살아가기로 마음먹었을 수도 있었다.그들은 직접 차를 몰고 박 씨 가문 저택에 도착했다.“저 사람들 아직까지 그 낡아빠진 집에서 살고 있으면서 저렇게 좋은 차를 몰고 올 줄은 몰랐네!”도범 일행을 확인한 박시연은 순간 질투에 섞인 말을 내뱉었다.“그러게. 듣기로 도범 저놈이 의술을 할 줄 안다고 하더라고. 제갈소진의 비만을 고치고 저기 있는 롤스로이스 두 대를 선물 받았다잖아. 하하 자기 돈으로 산 것도 아니니까 대단한 것도 아니지!”곁에 있던 박 씨 가문의 남자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내가 이따가 똑똑히 지켜볼 거야. 도범이 할아버지 생신 선물로 뭘 준비했는지!”박시연이 싸늘하게 웃었다.“넌 뭘 준비했는데?”곁에 있던 남자가 박시연에게 물었다.박시연이 여유로운 표정으로 웃으며 답했다.“할아버지께서 차를 즐겨 마시잖아? 2백 년 된 보이병차를 준비했지. 무려 1억 2천만이나 하는 차라고! 친구한테 부탁해서 진짜 어렵게 구했어!”“제법인데? 이제 받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선물을 고를 줄도 알고 말이야! 돈도 꽤나 들었겠는걸!”그녀의 말을 들은 남자가 놀라워하며 말했다.박시연이 씩 웃었다.“보통날도 아니고 할아버지의 칠순 생신날이잖아. 당연히 좋은 선물을 준비해서 할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려야지.”“하하 것보다 난 도범이 그
“도범이 너, 너 저 말이 사실이냐? 너 여기 한 테이블 당 얼만 줄은 알고 그런 거야? 오늘은 특별히 좋은 요리로만 주문해서 한 테이블에 1200만 씩 들었단 말이다. 20 테이블만 해도 2억 4천인데 왜 220 테이블이나 준비하라고 한 거냐? 늘어난 200 테이블만 해도 얼만 줄 알아? 무려 20억이 넘는 돈이다!”박영호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도범은 정말로 담이 커도 너무 컸다. 아니 이건 너무나 터무니없는 짓이었다.“그럴 리가? 매형 진짜 어제 왔었어요?”박해일도 미간을 찌푸렸다. 도범은 정말 하루가 멀다 하고 사고만 치는 것 같았다. 어쩌다 며칠간 조용히 지낸다고 생각했었는데 할아버지 칠순 생신 연회에 이런 대형 사고를 치다니!“뒤뜰에 저게 다 무슨 일이냐? 주방장한테 왜 테이블이 저렇게 많냐고 물으니까 우리 쪽 사람이 220 테이블을 준비하라고 했다더구나!”바로 그때 박 씨 어르신도 씩씩거리며 걸어 나오고 있었다. 그의 표정 역시 험악하게 이그러져 있었다.“할아버지 이게 다 도범이 저 자식이 벌인 짓입니다. 제가 물어봤었는데 도 씨 성을 가진 남자가 지시했다더군요. 우리 박 씨 가문에 도 씨 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도범이뿐이잖습니까?”박이성이 곧장 다가가 일러바쳤다. 그는 속으로 엄청 즐거워하고 있었다. 도범이 저 바보 같은 놈이 오자마자 할아버지 심기를 건드린 것이다. 오늘 어떻게 해서든 저놈을 쫓아낼 계획이었는데 설마 저놈이 스스로 제 무덤을 팔 줄이야. 이번 일은 자신을 탓할 수도 없을 것이다.“그럴 리가 없어!”그 말을 듣고 있던 박시율이 나서며 말했다.“단지 성이 도 씨라는 정보밖에 없잖아요. 다들 도범 씨를 오해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분명 누군가가 농간을 부린 거예요. 박 씨 가문 사람인 척 자신을 도 씨라고 소개하고 도범 씨에게 덮어씌우려고 그런 게 분명해요!”“그래 맞아. 심지어 우리 가문 사람이 그런 농간을 부렸을 수도 있지!”나봉희는 말하면서 박이성을 힐끗 쳐다보았다. 박이성은
“성경일 아니면 한지운 그것도 아니면 왕호 그자들이 그랬을 수도 있어요. 그들은 줄곧 도범을 눈에 가시처럼 여기면서 시비를 걸었잖아요!”박시율이 한참을 고민하다가 자기 추측을 말했다.곁에 있던 도범의 표정이 참으로 괴이했다. 자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주위 사람들이 나서서 이렇게 열정적으로 변호해 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었다. 그 모습을 보니 가슴 한편이 뭉클해지기도 했다.“하하 도범이 맞는지 아닌지는 호텔 측 사람을 불러서 확인해 보면 되지 않겠어?”박이성이 도범을 빤히 쳐다보며 큰소리로 웃었다. 그는 이 일을 지시한 사람이 무조건 도범이라고 확신했다. 도 씨 성을 가진 사람이 도범이 빼고 또 누가 있단 말인가.도범이 왜 이런 멍청한 짓을 했는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이제 그는 늘어난 테이블과 20억이 넘는 돈을 도범이 어떻게 해결할지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부를 필요 없어. 내가 지시한 게 맞아!”도범이 피식 웃더니 두 손을 들며 말했다.“봐. 다들 똑똑히 보라고. 저놈이 인정했어!”박준식이 곧바로 도범을 가리키며 큰소리로 외쳤다.“저놈 우리가 호텔 측 사람을 불러와서 물어볼까 봐 겁나서 자진 고백한 거야. 자기가 한 짓이 들통나게 되니까 이제야 인정한 거라고!”“도범이 정말 네가 그런 거야? 우리는 너를 철석같이 믿고 있었는데? 설마 정말 네가 그랬을 줄이야!”나봉희는 너무나 기가 막혀 발만 동동 굴렸다. 그들은 최근 며칠간 제법 평화로운 나날을 보냈었다. 때문에 이제야 안정된 생활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못난 사위 놈이 또 사고를 친 것이다. 참으로 민폐 덩어리가 아닐 수 없었다!“당신 정말…… 나 이제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 도대체 왜 200 테이블이나 더 준비하라고 한 거야?”박시율은 너무나 기가 막혀 하마터면 까무러칠 뻔했다.“이럴 수가. 정말 아빠가 부른 거였어요?”박수아는 너무나 부끄러워 고개를 푹 숙였다. 왠지 자신이 커다란 잘못을 한 것처럼 느껴졌다. 아이는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