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도범의 말을 들은 나봉희가 놀라서 물었다. 그리곤 화가 난 얼굴로 도범을 바라봤다.“도범, 너 미쳤어? 경호원을 찾아달라고는 했지만 누가 이렇게 막 찾아달라고 했어? 이분이 누군지 알기나 해? 중장이라고, 그런데 경호원을 하라고?”말을 하던 나봉희가 도범을 끌고 홍희범의 앞으로 갔다. “얼른 홍 중장님께 사과해, 네가 아무리 운이 좋아서 약으로 홍 중장님을 살려줬다고 하지만 이렇게 직접 찾아와서 감사함을 전하러 온 분한테 무슨 자격으로 경호원을 하라고 하는 거야?”나봉희는 도범의 말을 듣곤 놀라 자빠질 뻔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중장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애쓴다는 걸 그는 모르고 있는 걸까?하지만 나봉희의 생각과는 달리 홍희범이 웃으며 대답했다.“그렇게 하겠습니다, 제가 형수님 안전을 책임지고 보호하겠습니다. 물론 형님이 있는 상황에서는 제가 필요 없겠죠, 형수님 출퇴근길이랑 혼자 밖을 나설 때 제가 최선을 다해 보호하겠습니다.”“허, 허락하겠다고요?”나봉희는 입을 크게 벌린 채 자신이 잘못 들은 건 아닌지 의심했다. 도범이 중장에게 박시율의 경호원이 되어달라고 했고 상대방이 망설임 없이 허락한 건 거의 기적과도 같았다.“어머님, 막 찾다뇨, 시율이 경호원을 찾을 거면 실력이 있는 분을 찾아야 된다고 하셨잖아요. 아니면 상대방이 또 실력이 좋은 킬러를 찾으면 어떻게 할 거예요? 그래서 홍 중장님이 적합하겠다고 생각한 겁니다.”도범은 나봉희를 보며 별거 없다는 듯 얘기했다.“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앞으로 도범을 형님으로 모시기로 했으니 하라는 대로 할 겁니다.”홍희범이 나봉희를 보며 진지하게 말했다.나봉희는 기쁘기도 했지만 다시 두려운 얼굴로 말했다.“그런데 중장님이시니 도범이 월급을 줄 능력이 있을까요? 한 달에 월급은 얼마나 받으실 거예요?”“그게 무슨 말이에요, 우리 사이에 월급이라뇨, 제가 형님에게 빚을 진 건데.”홍희범이 웃으며 말했다. 그는 도범을 위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더구나 도범은
나봉희가 웃으며 다시 말했다.“홍 중장님, 들어가서 차라도 한잔하세요.”“아니요, 시간도 늦었으니 먼저 가보겠습니다.”홍희범이 웃으며 아우디와 함께 떠났다.“시율아, 그거 뭔지 좀 보자.”나봉희가 박시율의 손에 쥐여진 상자를 보며 말했다. “옥팔찌네요, 엄청 좋은 물건인 것 같아요. 몇 억을 주지 않고는 사지도 못할 것 같은데.”박시율이 상자를 열어보더니 말했다.“그렇게 비싸다고? 홍 중장님께서는 통도 크시네.”팔찌를 살펴보던 나봉희가 다시 도범을 보며 말했다.“도범, 너 정말 운 좋은 줄 알아. 홍 중장님 목숨을 살려준 걸 보면 확실히 의술이 대단한 것 같네, 그리고 중장님이 너를 형님으로 모시기로 했으니 정말 이것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어.”“네, 제가 운이 좋았어요.” 도범이 웃으며 대답하더니 방으로 들어갔다.방으로 들어가는 도범의 뒷모습을 보던 나봉희가 옥팔찌를 박시율에게 해줬다.“정말 예쁘다, 그런데 중장님이 우리 집 경호원을 해주기로 한 걸 누구한테 말할 수 없으니 그게 조금 아쉽네, 정말 답답해. 나는 친구들한테 자랑하고 싶은데.”“어머니, 그거 뭐 자랑할 게 있다고 그러세요.”박시율이 나봉희를 보며 못 말린다는 듯 말했다.한편, 박이성은 성경일과 한지운을 불러냈다.“이성아, 왜 우리한테 술 사 줄 생각을 한 거야?”한지운이 웃으며 말했다.“그 킬러가 5일 안에 도범을 죽이겠다고 했잖아, 이제 2일 남았네. 이제 곧 움직이는 거 아니야?”“그러니까, 너무 기대돼, 도범이 킬러한테 죽임을 당하는 그날이, 하하!”성경일도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박이성의 안색은 그 어느 때보다도 어두웠다.“이미 움직였어.”“그래? 어떻게 되었대? 무조건 성공했겠지? 실력도 대단하고 역용술까지 알고 있으니. 그런데 이렇게 빨리 움직일 줄은 몰랐다.”한지운이 흥분한 얼굴로 박이성을 바라봤다.“그래, 빠르지, 죽는 것도 빠르지.”박이성이 앞에 있던 와인을 벌컥벌컥 들이켰다.“뭐? 도범이 빨리 죽었다고? 그거는 조금 아쉬
“그럴 리가, 서남 구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사람이라며, 중장도 죽일 수 있다고 하지 않았어?”한참이 지나서야 한지운이 물었다.“이성아, 농담하는 거지? 이런 실력을 가진 사람도 도범을 죽일 수 없다면 너무 난감한데.”“그러니까, 이성아, 농담하는 거지. 역용술까지 아는 사람이니 도범을 죽이는 건 쉬운 일 아니야?”성경일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역용이고 뭐고 그딴 짓을 하지 않았다면 진작 도범을 죽였을 지도 몰라. 그 여자가 박시율의 얼굴로 변해서 박시율까지 납치할 줄 누가 알았겠냐고. 아마도 예전의 습관처럼 박시율한테 자기가 어떻게 도범을 죽였는지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아. 그런데 바보같이 도범한테 발각당해서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갔어. 도범 그놈 그거 발견하고도 아무 말도 안 하다가 기회를 봐서 암영을 죽였던 거야.”박이성이 허탈하게 웃으며 와인잔을 채웠다.“정말 재수 없어.”박이성의 말을 들은 한지운은 어이가 없어졌다.“무슨 킬러가 그래, 너무 허술한 거 아니야, 도범한테 발각 당하다니. 도범이 암영 몰래 수를 쓴 게 분명해, 정면으로 붙었으면 도범 절대 암영 상대가 될 수 없어.”“그러니까, 도범 그놈 운이 좋았다고 할 수밖에 없어. 암영 이상한 짓 하다가 자기 목숨까지 바친 거네. 정말 둘이 붙었다면 도범 절대 암영을 상대할 수 없어.”“저번에도 그래, 도범 시합장에서도 운이 좋았어. 중장인 홍희범도 니엘에게 맞아 죽을 뻔했는데 도범이 발길질 한 번에 니엘을 죽였다니까. 그래서 처음에는 도범이 정말 실력이 대단한 걸 줄 알았지.”“그러니까, 니엘 목을 찼는데 가슴 쪽이 터지더라니까. 죄다 홍희범이 전에 때렸던 곳이었어, 니엘은 도범이 죽인 게 아니야.”한지운은 화가 났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들은 도범이 늘 이렇게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이제 어떻게 할 거야?”그 말을 들은 박이성이 한숨을 쉬다가 갑자기 일어났다.“그걸 까먹을 뻔했네, 그 약 나한테 줬잖아. 그걸 도범에게 먹이면 되는 거잖아.”“그게 더
“안녕하세요, 장소연이라고 합니다.”장소연이 웃으며 술잔을 들었다.그녀는 기분이 무척이나 좋았다, 눈앞에 이류 가문의 도련님들이 앉아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박이성을 따라다니니 더욱 높은 계급의 사람을 만날 수 있어서 박해일을 만날 때보다 퍽 좋다고 생각했다.장소연은 드디어 상류사회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장소연, 어디서 들어본 이름 같은데.”성경일이 미간을 찌푸린 채 말했다.그리고 머지않아 눈을 밝히며 말했다.“생각났다, 그 박해일 여자친구 아니에요?”“네, 맞아요. 하지만 지금은 아니에요.”“이제는 내 여자친구야. 하지만 잠시 동안은 박해일 그 병신 옆에 붙어서 소식을 좀 알아내야 해. 그리고 나봉희가 못하는 일을 소연이는 무조건 할 수 있을 거야!”그 말을 들은 장소연이 밉지 않게 박이성을 흘겨봤다.“또 무슨 일을 시키려고요, 나는 그냥 놀러 나오라고 하는 건 줄 알았더니 또 뭐 시키려고 불러낸 거예요?”“놀려고 불러낸 거지.”박이성이 웃으며 장소연의 뺨에 뽀뽀를 하더니 작은 봉지를 장소연에게 건네줬다.“여기 약이 들어있는데 사람이 먹고 나면 당장 죽는 건 아니야, 색깔도 없고 냄새도 없어서 먹고 난 뒤에 한 달쯤 시름시름 앓다가 죽게 될 거야. 그리고 점점 야위어가면서 몸이 약해져서 힘이 빠지는 증상밖에 보이지 않아서 의사도 무슨 병인지 알아낼 수 없어.”“세상에, 이렇게 좋은 약도 있다고요?”하지만 장소연은 곧 미간을 찌푸렸다.“이 약을 누구한테 먹일 생각인 거예요? 아마도 도범이겠죠? 두 도련님께서 박시율을 좋아하고 있는 것 같은데 박시율을 없애기는 힘드니까 도범을 죽이려는 거죠?”“우리 소연이 똑똑하기도 해라, 내가 말하기도 전에 다 알아버렸네. 오늘 밤에 큰 상 줘야겠다.”박이성이 만족스러운 얼굴로 장소연의 허리를 안고 그의 얼굴에 입을 맞췄다.“이성 씨가 말한 거예요!”장소연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당연하지, 이따 룸 하나 잡자, 그리고 내일 아침에 2억 보내줄 테니까 사고 싶은 거 다 사. 이 약을
“맞다, 이성아, 요즘은 안 움직이는 게 좋지 않을까.”한지운이 생각해 보더니 말했다.“금방 킬러를 만났으니 지금 분명 경계를 하고 있을 거야. 도범도 방비하고 있을 지도 모르니까 지금 움직였다가 발각 당하면 난감해지니까.”그 말을 들은 장소연도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특히 저 지금 도범이랑 사이가 안 좋아서 저를 경계하고 있을 지도 몰라요. 그리고 도범 너무 똑똑해서 상대하기 쉽지 않아요. 그러니까 시간이 조금 지나서 경계를 내려놓았을 때 움직이는 게 좋아요.” “그럼 이렇게 하자, 어르신 칠순 잔치가 지나고 나서 보자. 어르신 생신 때 도범이 약속한 돈이랑 선물을 내놓지 못한다면 박 씨 집안에서 쫓겨나고 시율이랑도 이혼하게 될 거야. 정말 그렇게 된다면 약을 먹이지 않아도 되는 거고. 그놈이 자기가 약속한 대로 모든 것을 내놓는다면 칠순 잔치가 지나고 나서 약을 먹이도록 해. 한 달 뒤에 천천히 죽어갈 거니까.”“그런데 그때 만약 도범이 박 씨 집안에서 쫓겨나고 박시율이랑 이혼을 하게 되면 제가 약을 먹일 필요도 없어지는 거잖아요. 그럼 저한테 별장 안 사주는 거예요?”장소연은 그런 생각을 하니 기분이 언짢아졌다.“당연히 아니지, 사줘야지. 너 내 여자친구고 내 여자잖아! 할아버지 칠순 잔치가 지나고 도범이 쫓겨나도 별장 사줄게, 축하할 겸. 만약 안 쫓겨난다면 그때 약을 먹이고 선물로 별장을 사줄게.”박이성이 웃으며 말했다. 그는 장소연이 멍청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정말 그녀를 이용하고 아무것도 해주지 않았다가는 어디 가서 무슨 말을 하고 다닐지 몰랐기에 어느 정도는 해줘야 했다. 박이성은 장소연이 제법 예쁘게 생겼으니 별장 하나 사주는 것도 나름 괜찮다고 생각했다, 결혼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가지고 노는 건 할 수 있다고 여겼다.그는 장소연이 바람을 피웠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을 때의 박해일이 무슨 반응을 보일지 무척이나 궁금했다.“자, 술 마시자. 이제 할아버지 생신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기대해 보자고.”“나도 요즘 도범
“내일 몇 시예요? 저도 가서 전우들이랑 만나는 거 좋다고 생각해요.”도범이 고민해 보더니 말했다.“잠심 12시쯤에 시작하기로 했는데 아마 다들 일찍 올 것 같습니다. 시간 되시면 11시쯤에 오셔도 돼요.”홍희범이 커피를 한 모금 마시더니 말했다.“소명용이라는 사람 기억나요, 예전에 한이준 제자였던 거 같은데.”도범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한참을 얘기를 나누던 두 사람은 헤어졌다.도범이 카페에서 나왔을 때, 용신애가 도범에게 전화를 걸어왔다.“아가씨, 무슨 일이에요?”“이제 오후 1시인데 퇴근한 건 아니겠죠? 시간 있어요? 나 일비 언니랑 쇼핑하러 갈 건데 너무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가기 싫어서요…”용신애가 도범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네, 알겠습니다.”도범은 자신을 경호원으로 채용하고도 자신의 눈치를 보는 용신애가 웃겼다. 아마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한다고 해도 믿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머지않아, 도범은 용 씨 저택 앞에 도착했다.“타요, 제가 운전할 테니까.”운전석에 앉은 용신애가 말했다. 두 사람은 차에서 도범을 기다리고 있었다.도범이 뒷좌석에 자리를 잡자마자 차는 백화점으로 향했다.차에서 내린 세 사람은 순식간에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적지 않은 이들이 부러운 눈길로 도범을 바라봤다.그의 옆에 선 두 미녀는 긴 다리를 가지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외모까지 수려했기 때문이었다.게다가 하나는 귀여운 타입이었고 하나는 도도함 속에 섹시한 분위기까지 가지고 있어 일반인은 쉽게 다가갈 수도 없게 만들었다.“저 남자 누구야? 설마 두 여자 다 저 남자 여자는 아니겠지? 아무튼 정말 팔자 좋다.”“그럴 수도 있지, 저 남자가 중간에서 걷고 여자들은 옆에서 걷고 있잖아. 여자들이 입은 옷도 전부 명품인 걸 보면 돈 있는 사람이 저 여자들을 키우고 있는 걸지도 모르지.”“그런데 남자는 차림새가 영 별로인데.”“모르는 소리, 요즘 돈 있는 사람들은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고. 내가 중장 하나랑 아는 사이거든, 그런데 퇴역하고 돌
옆에 있던 용신애가 도범을 힐끔 바라봤다. 분명 경호원은 도범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늘 용신애와 나란히 걸었다. 게다가 오늘은 두 사람 사이에서 걸어 다른 사람의 오해를 사기도 했다.그녀는 도범이 일부러 이러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까지 했다.남자들을 쏘아보던 용일비가 다시 도범을 흘겨봤다.“당신이 뭔데 중간에서 걷고 있는 거예요? 뒤에서 걸을 줄 몰라요?”도범은 그제야 어색하게 웃었다.“제가 뒤에서 걸으면 두 사람을 몰래 훔쳐본다고 뭐라고 할까 봐 같이 걸은 건데. 그리고 두 사람 치마가 너무 짧아서 뒤에서 걷기가 좀 그래요.”그 말을 들은 용일비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왜 그래? 언니. 언니가 나한테 전화해서 오늘 쇼핑하자고 했잖아, 지금 놀리는 거야?”용신애가 용일비를 보며 웃었다.“잘못한 것도 없는데 뭘 무서워하고 있는 거야?”말을 마친 용신애가 도범에게 다가가더니 그에게 팔짱을 꼈다.“우리는 사람들이 오해하든 말든 상관없는데 도범 씨 와이프가 보면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네.”그 말을 들은 용일비가 눈을 밝히더니 부끄러운 얼굴로 도범의 나머지 팔에 팔짱을 꼈다.“그러니까, 쇼핑하러 가자. 도범 씨, 아는 사람 만나서 와이프 귀에 들어가게 되면 어떡할 거예요?”“이, 이러지 마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이거 놓아주시죠, 제가 뒤에서 걸을 게요, 아니면 옆에서 걸어도 되고요.”도범이 얼른 두 사람에게 사과를 했다. 그는 용신애와 용일비가 이렇게 나올 줄 몰랐다. 게다가 쇼핑을 좋아하는 나봉희와 정말 마주치기라도 한다면 그 누구도 도범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없었다.하지만 용신애와 용일비는 쩔쩔 매는 도범을 보니 오히려 더욱 신이 나서 그의 팔을 풀어주지 않고 꼭 껴안고 앞으로 걸어갔다.“이제 좀 무섭죠? 하지만 늦었어요.”용일비는 조금 부끄러웠지만 도범을 골려주기 위해 마음을 굳게 먹기로 했다.하지만 그때, 세 사람의 등 뒤에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뭐야, 저 여자 정말 저 경호원이랑 뭐 있었던
용일비가 고개를 끄덕였다. 용 씨 집안은 확실히 중주에서 세력이 가장 센 집안이었다. 일류 가문도 용 씨 집안의 상대가 아니었기에 그들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상대방이 낙성에서 가장 센 세력이 아니라면 말이다.낙성은 중주보다 큰 도시였기에 다양한 세력이 존재했다. 낙성의 일류 가문은 이곳의 일류 가문보다 강대했다. 그리고 낙성에도 제일 센 세력이 존재했는데 용 씨 집안을 위협할 수 있는 세력은 그 세력밖에 없었다.“쯧쯧, 허풍 치기는. 경호원 하나 데리고 나온 주제에 나를 놀라게 하겠다고?”백준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우리 백 씨 집안 낙성에서 이류 가문에 드는 집안이야. 어떻게 이 말 들으니까 무섭지?”“이류 가문? 너무 무섭다.”용신애가 백준의 말을 듣더니 일부러 무서운 얼굴로 말했다.“세상에, 이류 가문이래, 정말 대단한데.”용일비도 용신애에게 맞춰주기 시작했다.“무섭다고 하니 다행이네.”백준은 두 사람이 정말 자신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생각하곤 웃음을 터뜨렸다.“무섭다고 했으니 두 사람 모두 내 여자가 되도록 해. 경호원을 따라다니는 게 뭐 재미있다고? 나 따라다니면 저놈이랑 같이 있는 것보다 훨씬 좋아!”“훨씬 좋다고? 이류 가문 주제에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겁도 없이.”도범은 백준의 말이 웃기기만 했다.“너야말로 겁이 없구나, 감히 우리 백 씨 집안을 그렇게 얘기하다니.”백준은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개졌다. 낙성에서 그 누구도 백 씨 집안을 무시할 수 없었다. 게다가 중주는 낙성보다 뒤떨어지는 곳이었기에 일류 가문과 용 씨 집안 말고는 두려워할 것이 없었다.“저 남자는 때려죽이고 여자들은 잡아와. 오늘 내가 저 두 사람 제대로 맛볼 거니까. 우리 백 씨 집안을 무시한 결과가 뭔지 제대로 보여줄 거야.”백준이 경호원들에게 말했다.“이 자식아, 우리 도련님을 무시하는 건 죽음을 자처하는 거나 마찬가지야.”“우리 도련님이 이류 가문의 도련님이라는 걸 알고도 이렇게 나오다니, 정말 겁대가리가 없구나.”경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