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양이 말했듯이, 자원 비경의 가치가 매우 높다면, 천수종이 세력이 약한 두 3품 종문에게 자원 비경을 절대 맡기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분명 자원 비경을 독차지할 테니까.이때, 조백천이 말을 끼어들었다. “그렇다면 자원 비경에서 발견된 중요한 정보가 만시종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그들이 이렇게 큰 소동을 벌이며 빼앗으려 한 것은 아닐까요?”공양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곧 생각을 바꾸고 물었다. “그런데 천수종은 왜 아무런 반응이 없죠? 도범 씨가 말한 대로라면 만수산은 적어도 10일간 봉인되었을 겁니다. 이 10일 동안 도범 씨 외에는 아무도 그곳에서 나올 수 없을 거예요. 조금만 머리를 써도 상층부라면 분명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을 텐데, 이상하다고 여겨지면 조사를 하고, 조사를 하면 뭔가를 발견할 수 있을 텐데요. 그런데도 천수종은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우리 종문도 이 소식을 밖에 알리지 않았어요. 곳곳이 의문투성이인데, 그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 걸까요?”이 질문이 나오자, 도범과 조백천은 다소 멍 해졌다. 지금까지의 정보로는 천수종의 상층부와 양극종의 상층부가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짐작할 수 없었다. 만시종이 이렇게 큰 소란을 피워도 그들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그들이 함정진을 설치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정말로 의아한 일이었다.이때, 도범은 머리가 아프다는 듯 손을 저으며 말했다.“됐어요,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정보로 그 사람들이 무엇을 하려는지 추측하는 건 우리 자신을 괴롭히는 일일 뿐이에요. 나중에 더 많은 정보가 밝혀지면 우리도 자연스레 알게 되겠죠. 어차피 그들의 목적은 결국 모두에게 알려질 것이니까, 조금만 주의 깊게 조사하면 뭐든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그들 셋은 이어서 한동안 이야기를 나누었고, 공양은 근무 중이었기 때문에 작별인사를 했다. 이제 할 말도 다 한 것 같았다.조백천도 작별인사를 하려 했지만, 도범은 조백천에게 칠성대전에 가서 만수산에서
그리고 도범이가 요수들을 사냥한 위치는 선천기 요수들이 활동하는 범위 내가 아니라, 후천 경지의 요수들이 활동하는 범위 내였다. 그러니 그때 사냥을 한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물론 도범은 선천기의 요수들이 왜 외곽의 경계에서 발견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들이 자주 활동하는 장소가 만시종의 사람들에 의해 점령당했기 때문에, 그들은 밤새도록 달아나 다른 곳에서 생활해야만 한 것이다.도범이 건조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죠, 아니면 제가 재간이 있어서 대담해진 것일 수도 있고요.”조백천은 이 말을 듣고 말문이 막혔다. “정말 얄미워 죽겠네요. 만약 제가 만수산에 간다면 가능한 모든 선배들을 데려갈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살아 돌아오기도 힘드니까요. 그런데 도범 씨는 혼자 들어가서 이렇게 많은 요수들을 사냥하다니, 제가 계산해봤을 때 적어도 400점은 얻을 수 있을 거예요!”조백천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요수들의 몸에서 가치 있는 것들을 모두 합치니 총 430점을 교환할 수 있었다. 이는 도범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포인트를 얻은 것이다. 그리고 이 430점을 잘 사용한다면, 꽤 오랫동안 버틸 수 있을 것이다.필경 도범은 무기 법각에 점수를 쓸 필요도 없고, 이 점수를 가지고 장로에게 가르침을 청할 필요도 없으므로, 도범에게는 넉넉한 포인트였다.밤이 되자 도범은 일어나 영혼전으로 향했다. 오늘 밤에는 공양이 당직을 선다. 이윽고 도범이 들어서자 공양은 눈썹을 살짝 들어 올리며 놀랐다는 듯이 차를 따라주며 조금 서글픈 목소리로 말했다.“너무 열심히 하는 거 아니예요? 만수산에서 돌아온 지 하루도 채 쉬지 않고 수련을 계속하다니, 정말 당신처럼 열심히 사는 사람을 보면 제가 너무 게으른 것처럼 느껴져요.”그러자 도범은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열심히 하는 건 아닙니다. 그저 앞으로 나쁜 일이 생길까 두려워서 그러는 겁니다.”이 말에 공양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는 도범의 말이 맞다고 느꼈다. 이렇게 긴박한 상황에서
카착-진법이 활성화되자, 영혼 충격파가 무작위로 도범을 향해 돌진했다. 도범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그 자리에 앉아 명상을 시작했다. 도범의 손은 끊임없이 돌아가며, 그의 몸속에 봉인된 부서진 영혼 결정체의 남은 힘을 있는 힘껏 끌어올렸다.부서진 영혼 결정체의 힘을 바탕으로, 영혼검을 만드는 것이 이전보다 훨씬 수월 해졌다. 열흘의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며, 마지막 힘까지 소모한 도범은 성공적으로 다섯 개의 영혼 검을 만들 수 있었다.즉, 전투 시에 도범은 열다섯 개의 영혼검으로 공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조민군을 다시 만난다면 그렇게 오랜 시간 고생할 필요도 없었다. 조민군은 도범의 한 방에 쓰러질 테니까.도범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계속해서 이렇게 수련만 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었다. 필경 실전이야말로 전투력을 검증할 수 있는 유일한 표준이었기에, 도범은 밖으로 나가 두 번의 싸움을 계획했다.진법의 문이 열리고, 도범은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나왔다. 현실 세계로 돌아오자마자 공양의 투정이 들려왔다. 공양은 다소 부자연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이게 나하고 무슨 상관이지? 난 안 갈 거야. 심지어 소문혁도 그저 자기 형을 믿고 막무가내로 행동할 뿐이야. 그런데 내게 무슨 수가 있겠어.”공양 옆에 앉아 있던 장현종이 흥분한 듯 말했다. “사실 모든 일은 예측하기 어렵잖아요. 만약 그 분이 공양 선배님을 특별히 마음에 들어 한다면...”그러자 공양은 장현종을 흘겨보며 불쾌한 표정으로 그의 옷을 잡아 자신과 조금 떨어지게 했다.“너 요즘 영약을 너무 많이 먹은 거 아니야? 어쩌다 이런 상식까지 잊어버렸지! 내문 제자가 아닌 장로 제자가 어디 있어?”두 사람의 토론은 점점 더 격렬해져, 진법의 문이 열리며 도범이도 듣고 있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들의 끊임없는 이야기를 듣고 있던 도범은 궁금해하며 그들 옆으로 다가갔다.“특별히 마음에 든다고요? 소문혁에게 형이 있어요?”도범이가 갑작스러운 끼어들자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 장현종
장현종은 도범과 장손 장로 사이에 어떤 인연이 있는지 전혀 몰랐기에 마찬가지로 궁금해하며 말했다. “저는 장손 장로가 마음을 열고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수련에만 몰두했지만, 그렇게만 살면 인생이 너무 재미없잖아요. 차라리 제자를 길러 자신만의 무기를 가르치는 것이 낫죠.”그러자 공양은 장현종을 한번 흘깃 쳐다보며 말했다,“내문 장로를 너무 네 생각으로만 판단하는 건 아닌가? 그 분들도 자신만의 계획이 있을 수도 있어.”장현종은 쿡쿡 웃으며 말했다. “공양 선배님이 말씀도 맞아요. 그리고 이제 장손 장로가 내문 장로가 되셨으니, 원칙적으로 우리는 그분을 열한 번째 장로라고 불러야 해요.”내문 장로를 부를 때는 보통 성을 붙이지 않고 그들의 순위에 따라 1부터 11까지 번호로 부른다. 이제 장손 장로가 열한 번째이므로 열한 번째 장로라고 부를 수 있다.도범은 조금 놀란 듯 말을 꺼냈다.“그럼 소문혁의 뒤를 봐주고 계시는 재용 장로는 몇 번째인가요? 왜 모두 그분을 순위로 부르지 않고 재용 장로라고 부르는 거죠?”장현종은 자신이 알고 있는 걸 뽐내고 싶어했다. 그래서 장현종은 소재용이 여덟 번째라며, 본래라면 여덟 번째 장로라고 불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재용이 어째서인지 여덟 번째 장로라는 호칭을 싫어해서, 미움을 사지 않기 위해 모두 소재용을 재용 장로로 존칭한다고 말했다.이 말을 들은 도범의 눈썹이 꿈틀하며 놀랐다. 소재용이 여덟 번째라니, 대단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틀림없다. 하긴, 이런 배경 덕분에 소문혁이 종문 내에서 그렇게 거만하게 굴 수 있는 것이다.도범은 한숨을 쉬고는 다시 물었다. “소문혁의 형은 누구죠? 제가 왜 그 사람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죠?”장현종이 이어서 말했다. “소씨 가문은 워낙 사람이 많으니, 소문혁만 있는 것이 아니에요. 소문혁의 이복 형인 소문준은 우리 종문의 내문 제자예요. 원래대로라면 재용 장로가 소문준을 장로 제자로 받아 들어야 할 텐데, 어째서인지 소문준이
그런 큰 논란이 있으니 많은 내문 제자들이 장로 제자 자리에 도전하고 싶어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공양은 입꼬리를 올리며 무력하면서도 부러운 미소를 지었다.“우리 같은 외문 제자들은 그저 구경만 할 수 있을 뿐입니다. 이런 기회는 결코 우리에게 오지 않겠죠. 그러나 열한 번째 장로가 누가되든 상관없지만 소문준만큼은 안됩니다.”말을 마친 공양은 도범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도범은 공양의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알고 있었다. 도범과 소문혁 사이에 그토록 깊은 원한이 있는데, 소문혁의 친형인 소문준이 분명 그 일로 인해 도범을 원망하고 있을 것이다.언젠가 소문준이 크게 성공하면, 첫 번째로 해결해야 할 대상은 다름 아닌 도범이 될 것이다.그러나 도범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저는 장손 장로님이 현명한 분이라고 믿어요. 괜히 남의 말만 듣고 다른 이의 앞잡이가 되어 자신의 모든 것을 남에게 넘기지는 않으실 거예요.”장현종은 미간을 찌푸렸다. 도범의 말이 무슨 뜻인지 명확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공양은 눈이 반짝이며 무심한 척 차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 “맞는 말이에요.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 언제나 준비해야 해요. 그때가 되면 대응하기 벅찰 수 있으니까요.”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도범은 공양이 자신을 위해 조언해주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도범과 소문혁 사이에 트러블이 켰으니 소문준이 도범을 가만히 두지 않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그러나 도범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도범에게는 그런 압박이 오히려 동력이 되었다.한편, 공양은 자신이 그토록 많이 말했음에도 도범이가 아무런 반응도 없자 다소 무력 해졌다.“마음가짐이 참 좋네요.”그러자 도범은 눈썹을 살짝 추켜세우며 말했다. “이건 마음가짐의 문제가 아니에요. 매일 걱정해봤자, 곧 일어날 일을 막을 수 없잖아요. 차라리 모든 마음을 수련에 집중해서, 앞으로 일어날 변화에 대비하는 게 나을 거예요.”도범은 한 마디 한 마디 똑똑하고 차분하게 말했고, 도범
“어느 장로가 아첨을 좋아하는 제자를 특별히 받아들이겠어? 아첨하는 제자가 넘쳐나는데 굳이 선택할 필요가 있나? 진짜로 남의 아첨을 듣는 걸 좋아한다면, 지금 이 자리를 포기하고 열한 번째 장로가 사는 문 앞에서 하루 종일 좋은 말만 백 번 하면 돼, 중복 없이.”그 말에 장현종은 참지 못하고 푸핫 하고 웃음을 터뜨렸고, 도범도 입꼬리를 씩 올리며 그들의 반응에 별 신경 쓰지 않았다. 공양도 이 둘의 태도를 신경 쓰지 않았다.돌아가는 길에 도범은 머릿속으로 그들이 방금 나눈 대화를 되새기며, 장손 장로가 갑자기 친전 제자를 받겠다고 발표한 건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만수산에서 남에게 속아 죽을 뻔한 일이 있었는데, 장손 장로가 그 일을 기억하지 않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장손 장로 같은 위치의 사람은 악을 증오하며 은혜를 원수로 갚지 않는 사람이기에, 이번 행동에는 분명 다른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도범은 누가 장손 장로를 함정에 빠뜨렸는지 추측하기 시작했다.그러나 지금 알고 있는 정보가 너무 적어서, 머릿속으로 간단하게 추측하기 어려웠다. 이윽고 도범은 고개를 저으며 일단 그 문제를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어느 사람을 친전 제자로 받든 지금 도범과는 상관없다. 지금 도범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수련이다. 이윽고 자신의 작은 숙소로 돌아간 도범은 문을 닫고 도남천을 잠시 나오게 해서 바람을 쐬게 했다.도범은 현연대륙에서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기 때문에 가족들을 모두 이슬 영함에서 나오게 할 수는 없었다. 도범은 그들이 이슬 영함의 밀폐된 공간에서 나와 세상을 경험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를 찾아 반년 안에 이 복잡한 관계들을 정리할 계획이었다.도남천은 의자를 끌어당겨 앉자마자 무슨 일이 또 있었는지 물어보기 시작했다. 도범도 도남천에게 걱정 끼치지 않으려고 자신이 알고 있는 일들을 간단히 말했다.그러자 도남천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역시 먹이사슬의 세계, 어디에서나 경쟁과 투쟁이 있으니 너 조심해야 해.”도범
도범은 말을 잠시 멈췄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게다가 이런 사실들은 숨길 수도 없다고 생각해요. 말해도 별일 아니니까요. 혹시 저에게 어려움이 생긴다면 장손 장로님이 나서서 도와줄 것도 아니잖아요? 설마 제가 장로 제자님 편에 서서 종문의 구도에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하세요? 저 같은 외문 제자가 그런 큰 인물들 눈에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그들과 장손 장로님 사이의 원한 때문에 저에게 불똥이 튈 리도 없습니다.”도남천은 도범이가 한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어느 정도 동의했다. 도범의 말이 일리가 있었다. 물론 여전히 걱정되는 부분이 있었기만 그 문제에 계속 매달리기 보다는 화제를 바꿔 말했다.“네가 전에 십절곤진에서 나온 뒤에 시체를 봤다고 했잖아?”이 말을 들은 도범은 그제야 생각났다. 이제 그들은 종문으로 돌아와 상대적으로 안전해졌으니, 그 시체를 꺼내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이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자 도범은 간단하게 손가락을 튕겨 몇 개의 룬을 날렸고, 이윽고 이슬 영함의 공간이 다시 열렸다. 도범은 이슬 영함에서 시체를 꺼내어 탁자 위에 눕혔다.이 시체는 도범과 거의 비슷한 키였지만, 보통의 시체와는 매우 달랐다. 흰색 뼈에는 무시무시하고 기이한 상징들이 새겨져 있었는데, 이 상징들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 이 사람의 정체는 또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도남천은 가볍게 숨을 들이켰고 시체를 마주보았다. 이윽고 상징이 가득한 시체를 본 도남천은 깜짝 놀랐다. 도남천은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이 시체에는 공간 수납 반지가 없네?”공간 수납 반지는 현연대륙에서 가장 흔한 저장 도구로, 대부분의 대가들은 공간 수납 반지를 소지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진원이 공간을 지지해주지 않으면 내부 구조가 불안정해져 붕괴될 수 있다.하지만 이 시체는 평범한 인물이 아닌 것처럼 보였고, 심지어 현연대륙의 강자가 아닐 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이 시체의 공간 수납 반지는 일반 강자의 저장 반지보다 훨씬 높은 등급일 것이고, 여러 해가 지나도 내
도남천은 미간을 찌푸리고 집중해서 보았다. 이윽고 도남천은 시체의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 오직 옆면에서만 볼 수 있는데, 시체의 오른손은 투명한 크리스탈을 꽉 쥐고 있는 듯했다. 물론 그 투명한 크리스탈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다.도남천과 도범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더니 동시에 오른손의 손가락을 펴려고 힘주었다. 너무 세게 쥐고 있어서 펴는 데 큰 힘이 들 것이라 생각했지만, 약간 힘을 주자마자 탁 소리와 함께 마치 기계가 작동하는 듯한 소리가 났다.두 사람은 동시에 가슴이 조여 들었고, 본능적으로 손뼈에서 손을 뗐다.탁-손뼈는 긴 탁자 위로 떨어졌다. 그리고 오른손가락은 풀어져 탁자 위에 평평하게 펼쳐졌다. 이윽고 시체가 꽉 쥐고 있던 크리스탈도 이들 눈앞에 나타났다.그것은 손바닥만 한 크기의 크리스탈로 투명한 결정체였다. 결정체 안에는 빨간색 액체가 반짝이는 빛을 발하며 퍼져 있었는 바, 그 빨간색 액체는 마치 생명이 있는 것처럼, 결정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부딪치며 한계를 뚫고 나가려는 듯했다. 그리고 결정체 위에는 몇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도남천은 미간을 더욱 찌푸리며 턱을 만지며 말했다. “또 다른 상징적인 주문이구나.”그때, 도범은 갑자기 고개를 들고 말했다. “이건 상징적인 주문이 아닙니다, 이건 문자예요.”도남천은 놀란 눈으로 도범을 바라보며 말했다. “어떻게 그게 문자라는 걸 알아? 혹시 그 문자를 알아보는 거야?”도범은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그의 눈에는 다양한 생각이 스쳐 지나가는 듯했다. 도범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건 신허계의 독특한 문자입니다. 신허계는 1급 세계로, 자신들만의 독립적인 문화가 있습니다.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와 문자도 우리와는 다르죠. 여기 새겨진 건 신허계의 문자로, 안에 들어있는 빨간 액체는 고대 석룡의 피 한 방울이예요!”도남천은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이게 석룡의 피라고?”도범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드래곤의 피죠. 하지만 순수한 드래곤 족의 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