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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작가: 마나이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신난다, 나가서 밥 먹는다!”

수아가 예쁜 공주 원피스를 입은 채 마당에서 뛰어다녔다.

“아가씨, 저는 일이 있어서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지유가 박시율을 보며 말했다.

“너 또 남자친구 만나러 가는 거지? 그래, 얼른 가 봐.”

박시율이 지유를 놀리며 말했다.

마침 샤워를 마친 서정이 오늘 도범이 사준 새 옷을 입고 나왔다. 마흔이 넘은 나이였지만 옷을 바꾸고 나니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귀한 티까지 났다.

서정은 원래 예쁘게 생긴 데다가 타고난 귀티 덕에 평소 청소부 옷을 입고 출근해도 다른 이의 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분위기를 내뿜었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도범의 아버지가 그녀를 따라다녔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어머니, 이 옷 입으니까 너무 예쁘세요!”

박시율이 서정을 보며 말했다.

“얘는, 내가 나이가 얼마인데 예쁘기는.”

그러자 문 앞에서 그 모습을 보던 나봉희가 비아냥거렸다.

“누가 자기 친엄마인지도 모르겠네…”

옆에서 담배를 피우는 박영호는 미간을 찌푸린 채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나봉희를 툭 치더니 말했다.

“도범이 내 다리를 고쳐준다는 거 정말일까?”

“저놈 말도 믿는 거야? 도범이 어떤 놈인지 당신 몰라서 그래? 그냥 전쟁터에서 싸우다가 돌아온 전사일 뿐이야. 그런데 당신 다리를 고쳐준다고? 안 부러뜨리면 다행인 거지.”

“......”

박영호는 말문이 막혔다.

“이 자식은 샤워 하나 하는데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 거야, 배고파 죽겠구만.”

나봉희가 화장실을 보며 구시렁거렸다.

“이제 5분 지나갔어, 당신은 방금 반 시간 동안 씻었잖아.”

박영호가 시계를 보더니 말했다.

집은 보기에는 낡았지만 그나마 시내와 가까이 있었기에 도범이 다 씻은 뒤, 그들은 산책도 할 겸 밥 먹을 곳을 고르기 시작했다.

“이 집은 안 돼, 너무 후져.”

“이 집은 더 안 돼, 만 원짜리 뷔페라니, 먹을 것도 없을 거야.”

나봉희가 걸으며 도범을 비꼬았다.

“도범, 네가 밥을 사 준다고 했으니 나는 좋은 데서 먹어야겠어. 돈은 넉넉히 준비한 거겠지? 이따 밥 다 먹고 돈 없다고 하지 마.”

“걱정하지 마세요, 오늘 처음으로 다 같이 밥을 먹으러 나왔으니 좋은 거 먹어야죠, 장모님 마음에 드는 집에 가서 드시고 싶은 만큼 드세요.”

그러다가 박시율 품에 안긴 수아를 본 도범이 손을 내밀고 말했다.

“수아, 아빠한테 안겨.”

하지만 수아는 도범이 익숙하지 않은 듯 큰 눈을 뜬 채 박시율을 바라보며 그녀의 동의를 구하는 듯했다.

“수아야, 이분은 수아 아빠야, 얼른 아빠라고 부르고 안겨야지.”

박시율이 복잡한 마음으로 아이를 바라봤다. 그녀는 역시나 아이에게는 아버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아이는 태어나던 그날부터 기나긴 기다림을 시작했다.

박시율은 혹시나 도범이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을까 봐 걱정을 했었다.

“아, 아빠!”

수아가 손을 내밀더니 앳된 목소리로 도범에게 아빠라고 불렀다.

그 목소리를 들으니 도범은 감개무량했다.

자신의 딸이 처음으로 자신에게 아빠라고 불렀다.

5년 동안 전쟁터에서만 살다 보니 자신이 냉혈한이 된 것만 같다고 생각했던 도범은 아빠라는 소리를 듣자마자 속수무책으로 녹아내렸다.

“이 집이 좋겠어, 꽤 괜찮아 보이네.”

도범이 수아를 품에 안으려는 찰나, 나봉희는 드디어 마음에 드는 식당을 골라냈다. 큰 레스토랑은 아니었지만 인테리어를 보아하니 나름 괜찮아 보였다.

관건적인 것은 레스토랑이 자리 잡은 곳의 임대료가 만만치 않았기에 음식의 가격도 싸지는 않았다는 것이었다.

“네, 역시 장모님 눈빛이 좋네요, 보기만 해도 분위기 있어 보여요. 인테리어도 괜찮고 클래식까지 틀어놓았네요, 역시 누릴 줄 아는 사람만이 선택할 곳이네요.”

도범이 레스토랑을 보며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누가 골랐는데.”

나봉희가 오만한 얼굴로 대답하더니 다시 도범을 흘겨봤다.

“나 칭찬 좀 해줬다고 너를 용서해 줄 거라고 생각하지 마, 20억을 무조건 내놓아야 해…”

......

“어서 오세요, 자리 안내해 드릴게요.”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서자 웨이터가 인사를 건넸다.

“창가 자리로 안내해 주세요.”

도범이 말하자 웨이터가 그들을 자리로 안내하더니 메뉴판을 들고 다가왔다.

“내가 주문할게.”

메뉴판을 가지고 간 나봉희가 한 번 훑어보더니 랍스터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거 괜찮아 보이네요, 이거 한 마리에 20만 원 정도 하죠? 우리 한 사람에 한 마리씩 주세요.”

“어머니, 그렇게 많이 시킬 필요 없어요, 결국 낭비할 거라고요.”

박시율이 말했다. 자신의 어머니께서 도범을 난감하게 하기로 작정한 것 같아 그녀는 어이가 없어졌다.

“딸, 그게 무슨 말이야? 한 달에 60억을 벌어야 하니 하루에 적어도 2억은 벌어야 하는 거잖아, 그런 사람이 이 밥 한 끼 못 사주겠어?”

나봉희가 일부러 큰 소리로 말했다.

나봉희의 말을 들은 주위 사람들이 그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뭐? 저 남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하루에 2억이라니, 허풍 아니야? 한 달에 60억이면 일 년에 720억 인 거잖아.”

한 여자가 놀라서 말했다.

“대단한데, 그런데 옷차림은 평범하네.”

“정말이야? 한 달에 60억을 벌고 이런 곳에 와서 밥을 먹는다고? 5성급 호텔로 가야지.”

“여기는 뭐 싼 줄 알아? 몇 천만 원은 쉽게 나오는 곳이잖아.”

더욱 많은 사람들이 도범을 보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부러워했고 어떤 이는 의심했다. 어떤 이는 도범이 도대체 어떤 사람이어서 그렇게 대단한 능력을 지녔는지 궁금해했다.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자 나봉희가 입꼬리를 끌어올려 웃었다. 이따 도범이 돈이 없어 계산을 하지 못한다면 체면을 깎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때가 되어서도 자신의 딸과 이혼을 하지 않겠다고 할 낯짝이 있는지 그녀는 지켜볼 생각이었다.

“어머니, 음식 주문하는데 그렇게 큰 목소리로 할 필요 있으세요?”

박시율이 물었다.

“미안, 내가 원래 목청이 좀 커.”

나봉희가 웃으며 팔짱을 꼈다.

“도범, 설마 싫어하는 거 아니지? 우리 시율이가 중주의 도련님들 사이에서 최고의 미녀로 꼽히고 있다는 거 너도 알고 있지. 귀중한 몸이니 이런 대접받는 것도 당연하잖아, 네가 이런 밥도 우리 시율이한테 사 먹일 수 없다면 그 옆에 남아있을 자격도 없다는 거야. 그러니까 얼른 떠나, 왕 도련님이나 성 도련님 같은 부잣집 자제들만이 내 딸한테 행복을 줄 수 있어.”

말을 멈췄던 나봉희가 도범의 눈을 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그리고 너는 내 딸과 우리 가족을 불행하게 만들 수밖에 없어, 그러니까 스스로 쪽팔리게 하는 짓 하지 마.”

하지만 도범은 개의치 않는다는 듯 차갑게 웃었다.

“장모님, 밥 먹는데 말이 많으시네요. 걱정하지 마세요, 시율이 행복은 제가 지켜줄 겁니다. 오늘 저녁에 이 레스토랑의 모든 메뉴들을 한 번 맛보죠, 제가 사 드리겠습니다!”

“그래, 그럼 어디 한 번 맛 좀 보자.”

말을 하는 나봉희가 입꼬리가 살짝 떨렸다. 그녀는 오늘 도범에게 잔인함이 무엇인지를 보여줄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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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1화

    레스토랑 내부, 얼굴이 새파래질 정도로 화가 난 나봉희가 씩씩거리고 있었다.도범만 아니었다면 그녀가 지난 5년간 다른 사람들의 무시와 비웃음을 당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그 모든 것이 다 도범 때문이었다. 다 이 쓸모없는 사위 놈 때문이다.순간 그곳에서는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성 씨 집안 도련님과 왕 씨 집안 도련님 모두 이류 가문(二流世家)의 도련님들로 박 씨 가문보다 더 큰 재벌가였다. 나봉희는 왕 씨 집안 도련님이 100억도 내놓을 수 있다고 했던 것을 떠올렸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눈앞에 있는 이 퇴역한 망할 군인을 내쫓고 싶은 심정이었다.그녀는 도범이 몹시 증오스러웠다. 결혼식을 올린 그날 밤, 이 망할 자식이 자신의 딸아이가 술에 취한 틈을 타서 그녀의 순결을 빼앗아 갔을 것이다. 나봉희는 절대로 그런 그를 용서할 수가 없었다.그녀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도범이 어떻게 이 상황을 마무리 지을 것인지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듣기로는 전장에서 돌아온 퇴역 군인들은 확실히 적지 않은 상금을 받는다고 했다. 하지만 보통은 5천~6천만 정도였고, 공을 세웠거나 말단 직책이라도 맡은 사람만이 더 많은 상금을 가질 수 있었다.확실한 것은 도범이 절대 그런 사람에 속할 리가 없다는 것이다.오늘 도범은 자신의 딸아이의 관심을 받으려고 이미 꽤 많은 돈을 썼었기에 이제 수중에 돈이 얼마 남지 않았을 것이다.여기서 만약 자신이 더 많은 음식을 시키면 도범은 아마 자신을 이 레스토랑에 팔아넘겨야 할 신세가 될 것이다.“이거, 이거 각각 두 개씩 주시고, 이것도 괜찮아 보이네요 주세요.”순간 메뉴판 아래쪽에 적힌 술 가격이 나봉희의 눈에 띄었다. 메뉴판에는 일반 사람들이 쉽게 소비할 수 있는 몇 천 원에 한 병인 와인도 있었지만 돈 많은 사람들을 위해 준비된 와인도 있었다. 심지어 가장 비싼 와인은 한 병에 4백만 원씩 했다.“이 와인, 한 병에 4백만 원씩 하는 이거 스무 병 주세요. 시율이 아버지가 지난 몇 년간 심적으로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2화

    “아유 배불러. 진짜 맛있네. 정말 오랜만에 폭식했어!”나봉희가 음식을 와구와구 먹기 시작했다. 지난 오 년간 정말 많은 고생을 했었는데 이 모든 것이 다 도범 그 자식 때문이었다. 그 자식 때문에 그녀의 딸이 집에서 쫓겨났고 덩달아 그들 노부부도 함게 고생하게 되었다.무려 오 년 이었다. 오 년간 이런 진수성찬은 구경조차 못했었다!오늘 그녀한테는 도범이 이 만찬을 계산할 수 있을지 없을지 같은 건 크게 상관없었다. 아무튼 난처해질 사람은 자신이 아니었기에. 누가 도범더러 돈이 많은 것처럼 큰소리치면서 자신이 계산하겠다고 호언장담하라고 했는가.“대박 정말 부럽다. 저기 저쪽 테이블 한 8천만 원 정도 나왔을걸! 저거 여기서 제일 비싼 와인이잖아!”주변 테이블에 있던 사람들 대부분이 아직 떠나지 않고 남아 있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들 테이블에 놓인 맛있는 요리를 보고 부러워하고 있었다.“확실히 많긴 해. 특히 저 와인 스무 병 중 두 병 밖에 마시지 않았잖아. 참, 저렇게 많이 시키다니. 정말 부잔가 봐!”한 남자가 크게 감탄하며 말했다.“근데 저 남자 아무리 봐도 하루에 2억씩 벌 사람 같지는 않아 보이는데? 입은 것도 저렇게 평범한데 말이야. 정말 저걸 다 계산할 돈이 있는 거 맞아? 설마 무전 취식하려는 거 아니겠지?”다른 한 여자는 도범의 능력과, 과연 그가 정말 계산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심을 품고 있었다.“다들 잘 드셨어요? 다 드셨으면 이제 계산할게요!”도범이 미소 지으며 계산하려고 했다.“그래 그러거라. 우린 다 먹었다. 아가씨, 여기 얼마죠? 여기 남은 술은 가져갈 테니 포장해 주세요!”나봉희가 손을 흔들었다. 그녀는 과연 이 큰돈을 도범이 지불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었다.그때 뜻밖에도 종업원 대신 매니저가 미소 띤 얼굴로 다가와 도범에게 계산서를 내밀었다.“저기 손님, 저쪽으로 가서 계산해 주시겠습니까? 저희 레스토랑에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도범은 그 남자의 미소가 석연찮게 느껴졌다. 남자의 미소가 어딘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3화

    “도범이 네가 방금까지만 해도 그렇게 계산할 수 있다고 큰 소리를 치더니? 네가 나더러 마음껏 시켜도 된다며? 이제서야 자신이 빈털터리라는 것을 인정한 것이냐?”“돈이 없으면 없었지 그렇게까지 허세를 부릴 필요가 있었어? 봐라 시율아, 쟤가 이런 사람이야, 이런 사람한테 시집가서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화가 난 나봉희가 박시율을 끌어당기며 말했다.“가자 시율아, 나랑 가자 응? 쟤 혼자 남아서 뭘 할 수 있나 두고 보자. 저런 사람은 맞아 죽어도 싸. 돈도 없으면서 뭘 그렇게 잘난척한 거야?”“도범아, 정말 너한테 실망이구나!”박영호 역시 몹시 화가 난 상태였다.“돈이 없으면 없다고 하면 되지. 그러면 이렇게 망신스러운 일도 없었을 것 아니냐. 네가 없는 형편에 끝까지 밥을 사겠다고 했잖니. 어떻게 너 같은 사람을 믿고 내 딸을 줄 수 있겠어?”“도범아,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정말로 돈이 없어?”박시율이 깊은 한숨을 내쉬고 도범을 향해 물었다.도범이 씁쓸하게 웃더니 박시율에게 계산서를 건네며 말했다.“돈이 없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이런 명세서를 보고 정말 계산할 수가 없는걸, 계산하고 싶지도 않고!”박시율이 의아한 눈빛으로 계산서를 보더니 순간 얼굴을 굳히고 매니저를 향해 쏘아붙였다.“저기요 매니저님,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저희는 8천만 정도의 소비밖에 하지 않았는데 왜 8억 몇천만 원이라고 찍혀있죠?”“뭐?”그 소리를 들은 나봉희가 다급히 계산서를 빼앗아 가서 자세히 훑어보더니 씩씩거리며 매니저를 바라보았다.“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지금 저희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거예요? 저 술은 한 병에 4백만 원짜리였잖아요? 왜 여기에는 4천만 원이라고 적혀있죠? 혹시 잘못 보고 동그라미 하나 더 입력한 거 아니에요?”“하하 죄송한데 가격표의 가격은 정확합니다. 이 스무 병의 술은 마침 오늘 공수해 온 것이라 특별히 열 배의 가격에 팔고 있답니다! 손님들께서 스무 병을 시키셨으니 8억 원이고 거기에 요리까지 더해서 모두 8억 1600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4화

    “이리 가져와 봐. 어디 보자...”박영호 역시 서둘러 메뉴판을 가져가서 자세히 살펴보고는 안색이 어두워졌다.“아까 봤을 때 분명히 동그라미가 여섯 개였는데 왜 일곱 개가 된 거지?”“하하 노안이라도 오셨나 봅니다? 동그라미는 줄곧 일곱 개였습니다. 손님들께서 잘못 보셨겠죠!”뚱뚱한 매니저가 간사하게 웃으면서 말했다.“어쨌든 주문을 하셨으니 돈을 지불해 주시기 바랍니다!”나봉희가 눈알을 굴리며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이건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이에요. 이 사람이, 도범이 산다고 했으니까 남은 사람들은 돌아가도 되죠? 쟤랑 해결 보면 되잖아요!”말을 마친 그녀는 곧바로 박시율과 남은 사람들을 향해 눈짓하며 자신을 따라 나오라는 사인을 보냈다. 도범 그 자식은 자신이 벌인 일이니 책임을 져야지.무려 8억이 넘는 가격이니 도범이 물 수 없는 것도 당연했다. 8억은커녕 8천 만도 도범은 물 수 없었을 것이다.“죄송합니다. 현재로서는 당신들 전부 여기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매니저가 손짓하자 여러 명의 장정들이 몰려와 그들을 둘러쌌다.“이게 다 도범 너 때문이야. 돈도 없으면서 왜 이렇게 비싼 곳에서 밥을 산다고 한 거야? 있어 보이는 척 큰소리나 치고. 지금 이 상황을 봐. 그렇게 많은 돈을 무슨 수로 갚아? 넌 끝까지 우리에게 해만 끼치는구나!”나갈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한 나봉희는 노발대발하며 눈에 불을 켜고 도범을 탓했다.“그게 무슨 말이에요 어머니? 이게 다 어머니가 끝까지 그렇게 비싼 술을 시키겠다고 우겨서 벌어진 일이잖아요!”박시율 역시 어떻게 이 상황을 헤쳐나갈지 몰라 막막하기만 했다.“난 도범이 마음껏 시키라고 해서 시켰을 뿐이야. 그리고 쟤가 그렇게 가난할 줄 난들 알았겠니?”나봉희가 입을 삐쭉거리며 말을 뱉긴 했지만 속으로 은근히 양심이 찔리긴 했다. 하지만 순식간에 장정들에게 둘러싸였고 이곳에서 벗어날 수도 없다.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자그마치 8억이 넘는 돈이다. 절대 작은 돈일 수 없었다!박시율이 잠깐 생각하더니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5화

    박 씨 가문은 그래도 어느 정도 위망이 있는 가문이었다. 혹시 가문의 이름을 대면 말이라도 통할지 몰라 던져 본 것이었다.그 말을 들은 매니저가 곧바로 손을 저으며 장정들에게 그만하라는 사인을 보내더니 그녀를 향해 웃으면서 말했다.“당신이 박 씨 가문 아가씨 박시율 맞죠? 그럼 당신 얼굴을 봐서 이렇게 하기로 하죠. 당신이 직접 저희 보스에게 가서 이 일을 해결해 달라고 부탁하는 겁니다.”“당신들 보스가 누군데?”도범은 그 남자의 말에 눈썹을 찡그렸다. 뭔가 석연치 않았다. 보아하니 상대방은 진작에 박시율이 여기 있는 것을 알아채고 일부러 자신들에게 시비를 거는 것 같았다.“하하 우리 보스가 누군지 네가 알 필요는 없지!”뚱보 매니저가 간사한 웃음을 짓더니 이어서 말했다.“박시율 씨, 현재 저희 보스가 안쪽에 계십니다. 당신이 가서 얘기한다면 보스께서 당신 얼굴을 봐서라도 오늘 이 일을 그냥 넘어가 줄 것입니다.”“네, 알겠어요!”박시율은 미간을 찌푸리며 어쩔 수 없이 알겠다고 답했다.상대편에는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이쪽에는 군인이었던 도범 외에는 연약한 노인과 아이뿐이었다. 그녀는 절대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이러다 싸움이라도 나면 수아는 어쩐단 말인가? 자신의 부모님들과 도범의 어머니는 또 어쩌고?“나도 당신과 함께 갈 거야!”도범이 걱정스러워하며 말했다.“미안한데 우리 보스가 너를 만나겠다고 한 적 없거든. 넌 들어갈 수 없어. 우리도 너에 관해서 들은 게 좀 있는데 넌 그냥 데릴 사위로 들어온 거라며? 그러니까 너는 박 씨 가문에 속하지도 못하는 외부인일 뿐이니 우리 보스와 얘기 나눌 자격도 없지.”레스토랑 매니저가 비웃으며 말했다.“그래? 너희들이 나를 막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두고 봐야 알지!”도범의 낯빛이 어두워지더니 무서운 살기를 내뿜었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주변 온도가 몇 도는 내려간 듯한 싸늘한 기운을 느꼈다.그 모습을 본 박시율은 혹시 도범이 사고라도 칠까 두려워져 다급하게 몸을 돌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6화

    박시율은 룸 앞에서 망설이고 있었다.그녀는 누군가가 자신들을 함정에 빠뜨렸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예전에 자신도 이 가게의 메뉴판을 본 적 있었다. 제일 비싼 와인이라고 해봤자 한 병에 4백만 원 정도였었는데 어떻게 갑자기 4천만 원이 될 수 있단 말인가?그리고 이 룸 안에 있는 사람이 자신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이 더욱 의심스러웠다.아는 사람이었다면 왜 굳이 이런 짓을 벌이는 걸까?하지만 여기서 자신이 물러선다면 부모님들은 어쩌고 또 수아는 어쩐단 말인가?도범은 몇 년간 군인 생활을 했었고 뜨거운 열정도 지닌 남자였다. 또한 그는 싸움도 제법 하는 것 같았는데 두세 명 정도는 쉽게 눕힐 수 있어 보였다.하지만 상대가 너무 많았다. 스무 명 정도 되는 장정들이었고 한눈에 봐도 길거리의 양아치와는 차원이 달라 보였다. 도범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혼사서는 그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기에는 무리였다.만약 도범의 성질에 정말 그들과 싸움이라도 붙게 되면 그땐 진짜 큰일이었다.최악의 상황까지 생각한 박시율은 속으로 엄청난 후회를 하고 있었다. 외식을 하는 게 아니었다. 아니면 이런 곳에 와서 밥을 먹지 말았어야 했다. 길가에 널린 아무 가정식 백반집에 가서 몇 만 원짜리 밥을 먹는 것이 훨씬 마음 편했을 것이다.이제 다른 선택권이 없다. 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고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순간 안으로 들어선 그녀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룸 안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사람이 왕 씨 집안의 도련님, 왕호였다.“왕 씨 가문의 도련님이 이 레스토랑의 보스인 줄은 몰랐네!”박시율이 담담하게 웃으며 문을 닫았다.“도련님은 내가 아래층에서 밥을 먹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던 거네. 그래서 나를 만나기 위해 일부러 이런 장난을 친 거야? 난 이런 장난을 즐기지 않아!”“하하!”왕호가 웃으면서 몸을 일으키고 그녀에게 다가갔다.“시율이 너는 지금까지 줄곧 나를 본체만체했었지. 내가 이렇게 나오지 않았다면 네가 순순히 날 만나러 왔겠어?”왕호가 미소 지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7화

    이 자식이 단지 그녀의 얼굴 한번 보려고 이런 일까지 벌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내가 할 말은 여기까지, 부모님이 아직 밑에서 기다리고 있어서 이만 내려가 봐야 돼. 그 술은 원래 가격대로 한 병에 4백만 원씩 계산해 줘. 정확히 총 9600만이야. 남은 18병은 포장해 갈 테니까 그렇게 알아!”박시율은 말을 마치고 곧장 돌아서서 밖으로 나가려 했다.“잠깐!”그녀가 막 손잡이를 돌리려고 할 때 왕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박시율, 너 그 쓰레기 같은 데릴 사위 녀석이 진짜 9600만 원을 계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난 그를 믿어. 그가 계산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할 수 있어. 그 사람은 비록 당신처럼 부유하지는 못해도 나를 속일 사람은 아니거든!”박시율이 싸늘하게 말했다.“하하 미안한데 박시율, 너 정말 내가 네 얼굴이나 한번 보려고 이런 짓을 벌인 것 같아?”왕호는 이미 약이 바싹 오른 상태였다. 그의 눈에서 광기가 일었다.“오늘 8억 1600만 정확하게 계산하지 않으면 여기서 못 나갈 줄 알아!”“너…”박시율은 연약한 줄로만 알았던 왕호가 이런 말까지 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그녀가 머리를 돌려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았다.“박시율 난 이제 더 이상 얌전하게만 앉아서 널 기다릴 생각이 없어. 내가 널 좋아한 시간이 5년이야. 지난 5년간 넌 단 한 번도 나한테 기회를 주지 않았어! 오늘 밤 이 8억 1600만 원을 내놓지 않으면 네 남편은 여기서 죽는 거야. 아 그리고 네 부모와 딸도 밑에 있었지?”“박 씨 집안의 체면을 생각해서 죽이지는 못해도 손 좀 봐주는 건 괜찮잖아? 어차피 너희 박 씨 집안은 우리 왕 씨 집안을 해코지할 수도 없어. 그저 일개 삼류 가문일 뿐이잖아?”왕호가 싸늘하게 웃으며 박시율 앞으로 천천히 다가갔다.“박시율, 나도 어쩔 수가 없었어. 난 진심을 다해서 너에게 다가가려고 했었는데 네가 날 보는 척도 하지 않았잖아? 결국 너 때문에 내가 이런 방법까지 쓰게 된 거야!”“왕호 당신 정말 미쳤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화

    박시율한테서 나는 향긋한 내음이 왕호의 마음을 거세게 흔들었다.박시율은 왕호한테서 나는 술 냄새에 속이 메슥거려 곧바로 있는 힘껏 그를 밀쳐버렸다.“당신 선 넘지 마!”왕호는 가만히 서서 그녀를 안았던 여운을 되새기고 있었다. 자그마치 5년이었다. 그는 그녀를 너무나 오랫동안 짝사랑하고 있었다.그 오랜 시간 동안 그는 그녀의 손도 한번 잡아 보지 못했다.불과 몇 초전, 그가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꿈이라면 깨고 싶지 않았다.“하하, 내가 선을 넘었다고?”왕호가 씩 웃더니 어깨를 으쓱거렸다.“알았어. 넌 내가 좋아하는 여자니까 나도 그만큼 널 존중해 주지. 그럼 이렇게 해. 네가 지금 8억 1600만 원을 내놓을 수 있으면 이대로 순순히 돌아가도 좋아. 그런데 네가 계산할 돈이 없다면 내가 선 넘는 걸 할 자격이 없어.”“난…”박시율의 얼굴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그녀가 무기력하게 답했다.“우리한테는 그만한 돈이 없어!”“돈이 없어?”왕호가 비열하게 웃었다.“돈이 없으면 네 남편의 목숨을 걸어서라도 갚아야지. 그러면 네 딸은 아빠를 잃을 거고, 네 부모 역시 멀쩡하게는 못 나가겠지. 아, 내 부하들이 좀 거칠어서 말이야!”박시율의 얼굴이 더욱 어두워지는 것을 본 왕호가 이어서 말했다.“시윤아, 난 정말 진심으로 너를 좋아해. 이러는 건 어때? 나도 너를 괴롭히고 싶지 않으니까, 오늘 밤 나랑 커피 마시러 나가서 얘기 좀 하고 영화까지 보면 이번 일은 없던 걸로 해줄게!”“그냥 커피 마시고 영화만 보면 된다고?”박시율은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눈썹을 찌푸렸다. 마음속에는 불안이 가시지 않았다. 비록 예전에 왕호가 그녀를 존중해 주긴 했었지만 오늘 일만 봐도 그가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 수 있었다“하하, 네가 만약 다른 걸 하고 싶다면 그것도 가능하지!”왕호가 씩 웃으며 말했다.“사실 내가 원하는 건 그렇게 큰 게 아니야. 내가 널 오랜 시간 동안 쫓아다녔었는데 네가 한 번도 나랑 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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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67화

    관중석에는 각양각색의 무사들이 섞여 있었고, 불량배들도 많았다. 평소에 거리에서 욕을 퍼붓기 좋아하는 이들은 이제야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를 찾은 듯, 원건종의 제자들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일부 사람들은 진원을 목에 운용하여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크게 했다.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할까 봐 걱정이라도 되는 듯, 그들은 더욱 큰 소리로 온갖 더러운 말을 쏟아냈다. 이로 인해 도범의 귀는 무척이나 시끄러웠고, 고통스러울 정도였다.도범은 자신과 원건종의 제자들 사이에 오간 몇 마디 대화가 이렇게 사람들을 폭발시키게 될 줄은 몰랐다. 또한, 도범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이런 싸움은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몸싸움을 할 수도 없고, 계속 말다툼만 이어질 뿐이었다.그래서 도범은 더 이상 들으려 하지 않고, 대련 무대의 한쪽 가장자리로 가서 조용히 서 있기로 했다. 도범은 아직 오양수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 오양수가 자신에게 했던 그 약속, 즉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시간은 조금씩 흘러갔고, 싸움 소리는 계속해서 끊이지 않았다. 마침내 오양수의 몸부림이 점점 약해지고, 장벽이 완전히 해제되자 원건종의 제자들이 한꺼번에 몰려가서 오양수를 부축했다.한편, 진태산은 눈살을 찌푸린 채 오양수의 코에 손을 대 그의 호흡을 확인했다. 비록 오양수는 아직 숨을 쉬고 있었지만, 그 호흡은 매우 미약했다.민경운은 급하게 자신의 보관 반지에서 여러 개의 단약을 꺼내 오양수의 입에 넣었다. 그러나 이 단약들은 오양수의 현재 상태를 치료하기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방금 도범이 사용한 참멸현공이 오양수의 영혼을 완전히 찢어놓았기 때문이다.영혼이 찢어진 상태에서 내상을 치료하는 단약이 효과가 있을 리 없었다. 따라서 민경운이 오양수에게 많은 단약을 먹였지만, 오양수의 상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은 것이다. 민경운은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만약 오양수가 정말로 이 사건으로 인해 죽는다면, 그들 모두 책임을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66화

    “맞아! 당장 우리 오양수 선배를 풀어줘! 양수 선배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너는 천번 만번 죽임을 당할 거야! 오양수 선배는 도민수 선배가 아니야. 네가 도민수 선배를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갔을 때는 우리도 나서서 협상할 여지가 있었어.그러나 네가 오양수 선배를 진짜로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간다면, 염라대왕이라도 너를 보호할 수 없을 거야! 바라문 세계를 벗어나는 순간, 너는 원건종의 끝없는 추격을 받게 될 거야!”바깥에서 들려오는 원건종 제자들의 고함과 욕설은 도범의 귀에 전부 들렸다. 이는 이미 예상된 일이었기에 도범은 일말의 두려움도 느끼지 않았다.원건종은 일반적인 자유 무사들에게 충분한 위압감을 줄 수 있지만, 도범에게는 그렇게 중요한 상대가 아니었다. 원건종이 무엇이건, 자신의 힘이 충분히 강하다면 더 강력한 종문에 가담할 수 있을 테니, 원건종이 손해를 본다고 해도 도범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게다가 이번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원건종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었다. 도범은 결코 선을 넘는 행동을 하지 않았고 원건종 쪽에서 여러 번 도발하지 않았다면, 도범 역시 이들과 싸울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잠시 후, 도범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원건종의 제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원건종 제자들, 잘 들어! 8품 종문 출신이라는 이유로 제멋대로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를 일으킨 건 너희들이었잖아. 그런데 패배하고 나니 이제와서 나를 협박하는 거야?만약 너희들이 먼저 건드리지 않았다면, 나 역시 너희들과 엮일 생각이 전혀 없었을 거야. 즉, 너희들은 본인들의 강력한 종문을 배경을 믿고 제멋대로 행동해도 된다고 착각하는 거야. 하지만 나는 너희들의 그런 행태를 전혀 묵인할 생각 없어!”도범의 이 말은 관중석에서 큰 박수갈채를 일으켰다. 관중들은 도범이 그들 마음속에 담아둔 말을 대신 말해준 것 같아 고무되었다. 이들 고급 종문의 제자들은 항상 약한 무사들 앞에서만 무력을 과시하며, 이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65화

    “오양수는 원건종의 친전 제자 아닌가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약할 수 있죠?”“당신 바보 아니에요? 이건 오양수이 약한 게 아니라 도범이 너무 강한 거에요! 아까도 말했잖아요? 빙봉천리는 지급 상급 무기에요.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몇이나 지급 상등 무기를 수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도범이 빙봉천리를 부순다는 건, 도범의 무기가 오양수의 무기보다 강하다는 걸 의미해요!”“설마 도범이 천급 무기를 수련한 건가요?”이 말이 나오자마자, 주변의 거의 모든 이들이 단번에 부정했다.“미쳤어요? 무슨 말이든 막하네요. 천급 무기가 어떤 개념인지 알고나 하는 소리에요? 수련 경지가 고신경에 도달했거나, 혹은 특별한 재능을 지닌 영천 경지 후기에 이르러야만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거에요.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바라문 세계의 규칙을 지켜야만 이곳에 들어올 수 있고요. 나이도 60세를 넘지 않아야 하죠. 그렇다면 60세가 넘지 않은 사람이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그렇네요! 아마도 지급 상급 무기를 수련한 거겠죠. 도범이 오양수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도범이 지급 하급 무기를 대원만 단계까지 수련했기 때문일 거에요.”“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도범의 재능은 정말 두려운 수준이네요. 8품 종문의 친전 제자조차 도범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거잖아요!”“이번에 바라문 세계에 온 보람은 있네요. 이렇게 많은 천재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니.”오양수와 관련 없는 관중들은 이런 논의를 흥미롭게 이어갔다. 이전에 도범을 비하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도범을 칭찬하며, 도범을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라고 말하기 시작했다.8품 종문의 친전 제자들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원건종의 제자들은 차분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관중석에서 편안하게 앉아있던 그들은, 도범이 빙봉천리를 단칼에 베어내는 모습을 보고는 그만 입을 다물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지금 오양수가 이렇게 극심한 고통을 겪는 걸 보니, 분명 도범이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64화

    두 번째 방법은 고도의 신법을 필요로 하며, 일반적인 무사로서는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수준이다. 첫 번째 방법도 강력한 실력이 필요하기에, 주위 사람들이 도범을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빙봉천리의 감금 아래에서 도범은 결코 빠져나갈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따라서 모두가 도범이 반드시 패배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도범의 경맥이 감금되면 오양수가 도범을 결코 쉽게 놓아주지 않을 것이라 여겼다.한편, 도범은 한 손에 장검을 쥐고, 다른 손으로는 연달아 법진을 만들어냈다. 이윽고 백 개의 영혼검이 하나로 융합되어, 거대한 영혼 검이 되어 회흑색 장검 속에 흡수되었다.도범이 전승 상태로 참멸현공을 펼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비록 빙봉천리가 지급 상급 무기일지라도, 도범의 눈에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도범은 현재 참멸현공을 대원만 단계까지 수련한 상태였고, 영혼검과의 융합으로 생성된 힘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힘이다.도범은 분노에 차서 큰 소리로 포효하며 단칼에 검을 휘둘렀다. 이윽고 회흑색 장검에서 거대한 검기가 날아가면서 하늘을 뒤덮은 얼음망이 도범의 앞에 닥쳐왔다.모두는 쾅쾅하는 몇 번의 뚜렷한 소리를 들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단단해 보이던 빙봉천리가 도범의 한 줄기 검기에 의해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게다가 이 검기는 빙봉천리를 부순 뒤에도 힘이 전혀 소모되지 않은 채 여전히 앞으로 돌진했다. 이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고, 뒤따라오던 오양수조차 반응하지 못했다.현재 도범의 참멸현공은 대원만의 경지에 도달했다. 비록 빙봉천리가 지급 상급 무기라 할지라도, 참멸현공 앞에서는 종이장처럼 부서질 뿐이었다.모두가 도범이 빙봉천리에 온몸이 봉쇄되어, 도살당할 어린 양처럼 될 것을 기대했으나, 그들의 모든 환상은 산산이 부서졌다. 검날이 빙봉천리를 부순 후, 곧장 반응하지 못한 오양수를 향해 돌진했다. 검날이 오양수의 면전 3척 앞에 닿기 직전에야 오양수는 자신을 보호하려 했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린 상황이었다. 평상시라면 오양수는 공격과 동시에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63화

    각양각색의 논조, 그리고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끝없는 토론. 그러나 도범은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상관하지 않았다. 도범은 그저 담담한 눈빛으로 오양수를 바라보았다.잠시 후, 오양수가 무기를 꺼내들자, 도범도 천천히 자신의 회흑색 장검을 꺼내 손에 쥐었다. 이 장검은 오랫동안 도범과 함께한 무기로,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었다.오양수는 청란골패를 가볍게 휘두르자, 뚜렷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와 동시에 한기가 청란골패에서 뿜어져 나오며 분위기를 한순간에 바꾸었다.현재 오양수의 머릿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만이 존재했다. 그건 바로 도범을 쓰러뜨린 뒤, 잔인하게 고통을 주어 그 대가가 얼마나 혹독한지 알게 하는 것이었다.오양수는 크게 포효하며 두 손을 뒤집어 법진을 만들어냈다. 그러자 오양수의 손바닥에 육각형 모양의 얼음 화살이 생겨났고, 4초 후, 수백 개의 육각형 얼음 화살이 오양수의 앞을 가득 메웠다.오양수는 다시 한번 포효하며 앞을 향해 힘껏 밀어붙였다. 그러자 수백 개의 육각형 얼음 화살이 도범을 향해 맹렬히 돌진했고, 이 화살들과 함께 엄청난 한기가 도범을 덮쳤다.도범은 눈살을 찌푸린 채, 두 손으로 장검을 단단히 쥐고 한 발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는 조용히 검을 휘둘렀다. 이윽고 수많은 육각형 얼음 화살은 단숨에 두 조각으로 나뉘었다.그때, 관중석에서 다시 한번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도범 저 녀석, 실력이 정말 보통이 아니네요!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면, 오양수가 수련한 무기는 지급 상급 무기, 빙봉천리에요! 그런데 도범이 단칼에 빙봉천리를 가르다니, 실력이 꽤 강한데요!”그 사람이 말을 끝내자마자 주변에서는 곧바로 반박이 나왔다.“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게 무슨 말이에요? 빙봉천리는 지급 상급 무기에요. 바라문 세계를 둘러봐도, 지급 상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 것 같아요? 방금 전의 공격은 단지 약간의 힘만 사용한 거에요. 오양수가 진심으로 도범을 죽이려 했다면, 반항할 틈조차 없었을 거에요!”오양수가 쏘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62화

    검은 옷의 대장부는 눈살을 찌푸린 채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내가 무슨 말을 하든 네가 뭔 상관이야! 이 건방진 놈, 죽고 싶어! 마침 상대가 필요했는데, 너의 입탑영패를 가지고 와. 우리 한 판 붙자!”그러자 오수경은 콧방귀를 뀌며 태연하게 말했다.“내 앞에서 강자 흉내 내지 마. 내 가슴에 6품 연단사 휘장이 붙어 있는 걸 못 봤어? 그런데 네가 연단사인 나와 실력을 겨루겠다고? 차라리 연단술을 겨뤄보는 게 어때?”이 말에 검은 옷의 대장부는 말문이 막혀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규칙이 없었다면 그는 당장이라도 오수경의 목을 조를 기세였다.오수경은 검은 옷의 대장부가 더 이상 말하지 않자, 더욱 신나서 비아냥거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순간 도범이 손을 뻗어 그를 막았다.“너는 왜 이렇게 매사에 신중하지 못해? 지금부터 내 말을 잘 들어. 무슨 일이 있어도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해. 알겠어?”도범의 꾸짖음에 오수경은 목을 움츠리며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전에 도범에게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었기에, 이번에는 더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이때, 검은 옷의 대장부는 냉소를 머금은 채 다시 도범을 바라보았다. 방금 그들의 대화를 일부 들었기에 도범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커진 상태였다.“네가 정말 8품 종문의 친전 제자보다 강하다고 생각해?”도범은 눈살을 찌푸린 채 검은 옷의 대장부를 상대할 가치가 없다고 여겼다. 그러나 검은 옷의 대장부는 도범이 대답하지 않아도 화내지 않았다.이렇게 시간은 점점 흘러갔고, 아마도 내기 때문이거나 도범의 냉담한 태도 때문인지 상황은 이상할 정도로 고요해졌다. 도발적인 말이 다시 들리지 않았다. 제73회 대결이 곧 시작되려 할 때, 도범은 더 이상 쓸데없는 소리를 듣지 않게 되었다.잠시 후, 도범은 자리에서 일어나 숨을 내쉬고는 오수경을 향해 눈짓을 보냈다. 그리고는 나지막이 말했다.“누구를 보든, 어떤 말을 듣든, 이 자리에서 떠나지 마.”그 말을 마치고 도범은 큰 걸음으로 대결 무대를 향해 걸어갔다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61화

    “내기를 하려면 정식으로 해야 하지 않겠어? 누구도 뒤집을 수 없도록, 우리 계약 하나 체결하자. 네가 이기면 내가 19만 개의 영정을 주고, 내가 이기면 너는 같은 수량의 영정을 줘야 해.”그러자 민경운이 눈살을 찌푸린채 말했다.“너는 사람들과 계약을 맺는 걸 참 좋아하네.”칠현대에서 민경운은 도범이 검은 옷의 대장부와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도범의 거래를 방해했었다. 그런데 도범과 내기를 할 때도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하니 어이없을 따름이었다. 도범은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들고 진지한 표정으로 민경운을 바라보며 말했다.“계약을 맺고 싶지 않다면 솔직히 말해. 다른 핑계를 대지 말고, 계약을 맺는 것이 내기에서 가장 확실한 보증이라고 생각할 뿐이야.”이 말을 듣고 나서 민경운은 더 이상 도범과 쓸데없는 말을 나누고 싶지 않았다. 사실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민경운에게는 유리한 일이다.도범은 자신의 실력만 믿고 8품 종문의 친전 제자에게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도범이 이렇게 자발적으로 19만 개의 영정을 내놓으려 한다면, 민경운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야말로 어리석은 짓일 것이다. 그래서 민경운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렇다면 어서 계약을 체결하자.”도범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평생 가장 빠른 속도로 계약 내용을 작성하고 자신의 정혈을 떨어뜨렸다. 그리고는 계약서 두루마리를 민경운에게 건네주었고, 민경운은 두말할 것도 없이 자신의 손가락을 그어 피를 떨어뜨렸다.계약서에 적힌 모든 문자가 즉시 뒤틀리며 두루마리의 속박을 벗어나 공중에 떠올랐다. 천지의 기운이 쏟아져 내려와 이 문자들과 얽히기 시작했고, 세 번의 호흡 후에 문자는 다시 두루마리에 합쳐졌다. 이것은 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의미했다.모든 절차가 끝난 후, 도범은 미소를 머금은 채 계약 두루마리를 회수했다. 계약이 체결되면 변경할 수 없고, 거짓말할 수도 없다.한편, 민경운은 도범의 흥미진진한 모습을 보고 얼굴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 민경운은 콧방귀를 뀌며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60화

    도범은 고개를 돌려 오양수를 한 번 쳐다보았다. 그 순간 오양수는 진지한 표정으로 도범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진실한 눈빛은 마치 자신이 말한 모든 것이 반드시 이루어질 일이라는 믿음을 주려고 하는 듯했다.도범은 깊은 숨을 들이쉬었다. 도범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오양수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강했다. 그러나 도범이 말하는 강함은 오양수가 다른 사람들보다 실력이 뛰어나다는 뜻이 아니었다. 오히려 오양수는 다른 사람들을 화나게 만드는 재주가 훨씬 더 뛰어났다.평소에는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 도범이지만, 오양수의 몇 마디에 지금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으니 말이다. 도범은 냉소를 터뜨리며 말했다.“네가 한 말 잊지 마.”그러자 오양수는 눈살을 살짝 치켜올린 채 말했다.“당연히 내가 한 모든 말을 기억할 거야!”도범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대결 무대에 있는 실력이 비슷한 두 무사에게 시선을 돌렸다. 주위는 다시 적막에 휩싸였다. 오양수는 도범이 시선을 돌리는 모습을 보고 불쾌해났다.오양수가 방금 한 말은 물론 의도가 있었다. 오양수는 자신의 말이 끝나면 도범의 얼굴에 두려움과 걱정이 스며드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도범이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며 몸서리치는 모습을 기대했었다. 도범이 자신에게 자비를 구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도범은 냉소 외에 어떠한 감정의 동요도 보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오양수는 자신이 방금 했던 말이 충분히 잔인하지 않았던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민경운의 얼굴도 역시 어두워졌다. 민경운은 오양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도범이 일어날 일을 미리 두려워하며 땅에 엎드려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했다. 그러나 도범의 반응은 너무나 작았다. 잠시 후, 민경운은 깊은 숨을 들이쉬고 오양수 옆에 털썩 앉았다. 두 사람 사이에는 오양수 하나만이 자리하고 있었다.한편, 도범은 이들과 더 얽히고 싶지 않아 다시 대결 무대에 집중하며 말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은 이렇게 시간을 허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59화

    도범은 눈썹을 살짝 찌푸렸지만, 이 불청객들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곳은 관중석으로, 이곳에서 싸우는 것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만약 이들이 이곳에서 싸움을 벌인다면, 가장 먼저 처벌받는 쪽은 바로 원건종 쪽이다.어차피 싸움이 일어날 가능성이 없으니, 도범은 신경 쓸 필요는 더더욱 없었다. 이들이 여기 온 목적은 뻔했다.민경운은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정말 대단한데? 모든 걸 알면서도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는군. 너는 8품 종문의 친전 제자가 무엇을 대표하는지 정말 모르는 건가?전에 네가 도민수와 싸워 이겼다고 해서 우리 원건종 제자들 앞에서 거만하게 굴 수 있다고 착각하지 마. 도민수는 약간의 실력은 있지만, 내문 제자들 중에서도 별 볼 일 없는 존재였어. 이제 네가 상대해야 할 사람은 우리 원건종에서 가장 강한 자들 중 하나야!”원건종 제자들은 도범을 둘러싸며 압박을 가했지만, 아직 손을 대지는 않았다. 도범은 눈살을 찌푸렸다. 제73회 대결까지 아직 시간이 좀 남아 있었기에 원래 조용히 대결을 지켜보려 했다.그러나 이처럼 많은 파리들이 들이닥칠 줄은 몰랐다. 도범은 답답한 숨을 내쉬었다. 눈을 감고 있어도 저들의 입은 막을 수 없었다. 원건종 제자들을 완전히 조용하게 만들지 않으면, 결국 귀찮아질 게 뻔했다.그래서 도범은 머리를 들어 7품 연단사인 민경운을 바라보았다. 민경운은 제자들 사이에서 선도자의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이윽고 도범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무사들을 이토록 자신만만하게 평가하는 연단사는 처음 보네.”연단사의 수련 경지가 높지 않다는 것은 현연대륙의 무사들 사이에서 기본적인 상식이다. 그러나 민경운은 마치 자신이 친전 제자보다 더 강한 듯, 다른 무사들을 평가하고 있었다.이 말에 민경운은 얼굴이 검게 변하며, 분노로 가득 찬 눈빛으로 도범을 바라보았다. 오기 전부터 다른 제자들이 말하길, 도범은 단지 실력만 있는 게 아니라 입담도 독하니 쉽게 말싸움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고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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