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하지 마, 누나, 난 이미 일품 종사야, 나도 많이 바빠요, 그냥 가끔 영아와 산 아래를 돌아다녔을 뿐이야!”박해일은 웃으며 다시 물었다.“누나가 나보다 더 타고났고 놀지도 않고 수련만 하던데, 이미 3품 종사가 된 거 아니야?”뜻밖에도 박시율은 박장대소를 하였다.“삼품 종사? 허허, 넌 누나를 너무 얕잡아 보네, 누나는 이미 4품 종사야.”말은 이렇게 하지만, 박시율은 눈살을 찌푸리며 아직 수련의 경지에 만족하지 않는 모습이었다.“빨리 위신경을 돌파했으면 좋겠어, 종사의 수련의 경지가 강하지만 비행할 수가 없어. 잠깐 동안 비행할 수 있는 위신경이 더 좋은 것 같아. 여러 명의 9품 종사가 단 한 명의 위신경을 상대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됐어, 욕심이 참 많네. 지금의 수련의 경지도 이미 엄청 좋은 거야, 사람들은 누나가 돌파한 속도를 부러워하던데, 내가 보기에 누나가 위신경에 도달하면 또 진신경을 돌파하고 싶어 하겠지!”그리고 이때, 영아도 수아와 함께 돌아왔다.“수아야, 먼저 방에 들어가서 놀아, 엄마랑 할 얘기가 있어!”영아는 웃으며 수아에게 방으로 들어가 서정한테 가라고 했다.“제수씨, 무슨 일이야?”영아가 수아에게 자리를 피해라는 것을 보고 박시율은 눈썹을 찌푸렸다. 할 얘기가 심상치 않은 것 같아 표정도 진지해졌다.“그,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돼요!”영아가 잠시 생각을 하더니 입술을 깨물었다.박시율은 깜짝 놀라 순간 박해일의 추측이 떠올랐다. 박해일이 방금 그녀에게 미리 귀띔해 준 것 같았다. 설마, 도범이가 경기 중에 죽었나?“형부가 죽었어? 말해 봐, 감당할 수 있어!”박시율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그제야 무겁게 한마디 했다.“그건 아니에요, 경기가 끝난 지 며칠 안 됐을 텐데 어떻게 소식을 알 수 있겠어요?”영아가 쓴웃음을 짓더니 입을 열었다.“다행이네!”박시율은 순간 안심했다.“그럼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인데 하늘이 무너지는 것처럼 마음의 준비까지 해라고 하는 거
“잠깐만, 그러니까 초씨 가문의 아가씨, 초수영을 말하는 거야? 초수정의 언니?”박시율은 얼굴을 찡그리더니 깜짝 놀라서 다시 물었다. 너무 갑작스러운 소식이었다. ‘초씨 가문의 아가씨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많은 사람들 앞에서 도범이를 키스했다고? 이건 무슨 상황이야!’“네, 소문에는 초수영이라고 했어요!”영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이건 확실해요!”“설마? 초수정이라면 말이 되긴 해, 초수정이가 도범이를 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 사실, 나도 이미 마음의 준비를 했었어, 대부분 가주들은 아내를 여러 명씩 두잖아. 장로도 마찬가지고. 훌륭한 남자이니 그를 좋아하는 여자도 많겠지, 오히려 마음이 놓이네!”박시율은 쓴웃음을 지으더니 말을 이어갔다.“그리고, 도범이가 초수정과 만난다면 도씨 가문에도 아주 좋은 것 같아, 초수정은 마음이 단순하고 착해서 우리 부모님에게 선물해 줄 생각도 했었어, 우리 부모님도 무사가 돼여 수련할 수 있게 해줬어, 두 가문이 혼인을 한다면 도씨 가문의 발전에도 좋아!”“그런데, 왜 초수정이 아니라 초수영이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니야?”“저도 이상한 것 같아요, 그들이 알고 지낸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둘이 곤륭성에서 처음 만난 거죠? 하지만 이게 사실이에요!”영아도 어안이 벙벙했다.그녀는 박시율을 힐끗 보더니 탐복스럽게 말했다.“언니 같은 여자는 참 대단한 것 같아요, 도범이가 언니 같은 아내를 얻은 건 정말 복받은 거예요!”“방금 나보고 마음의 준비를 해라고 해서 진짜 깜짝 놀랐어, 죽었다는 소식과 첩을 얻었다는 소식을 비교해 보면, 내가 볼 때, 후자의 소식은 전혀 나쁜 소식이 아니야!”“하지만 그가 좋아하는 여자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면 난 허락하지 않을 거야, 그러나 초씨 가문의 세 아가씨들은 모두 절세미인이고 게다가 교양도 있다던데, 두 가문이 좋은 관계를 맺으면 도씨 가문의 발전에 너무 유리하겠네!”“그러네요, 어쨌든 여자들은 이기적이니까, 언니가 기분 나쁠까 봐 걱정했는데!”영
“어머니, 걱정 마세요. 도범은 아버지와 함께 가서 절대 사고가 나지 않을 거예요!”박시율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바로 그녀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먼 하늘에서 비행 검 한 자루가 이쪽을 향해 빠르게 날아왔고, 그 검 위에는 수백 명의 사람이 서 있었다.“돌아왔어요. 드디어 돌아왔어요!”영아는 도범 등을 가장 먼저 보고 바로 일어서서 감격해 하며 말했다.“어머니, 보세요. 돌아왔잖아요.”박시울도 마음속으로 기뻐했다. 한 달 넘게 도범을 보지 못해서 솔직히 그가 보고 싶지 않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하지만 박시율은 필사적으로 수련하기만 하면 이 시간이 아주 빨리 지나가고 상대방을 생각할 시간도 없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응, 돌아왔으면 됐어!”서정도 고개를 끄덕였다.“와, 아버지 참으로 대단해요. 이런 비행 검이 있다니, 수아가 커서도 꼭 이렇게 멋지고 싶어요!”수아는 도범을 본 후, 아름답고 큰 두 눈동자를 참지 못하고 반짝이며 일종의 숭배의 빛을 발했다.“좋아. 수아야, 그럼 앞으로 열심히 수련해야 돼. 알았지?”박시율은 고개를 돌려 수아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들이 말을 마치자 모두들 이미 비행 검에서 뛰어내렸고 적지 않은 도씨네 젊은이들과 호법들도 모두 이쪽으로 달려왔다.“아이고, 사돈, 다녀오셨어요?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어떠세요? 이번 시합은 결과가 어떻습니까?”나봉희와 박영호도 달려와 싱글벙글 웃으며 도남천을 향해 물었다.도남천은 웃으며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걱정 마세요. 이번 시합에서 우리는 두 종목에서 1등을 했습니다. 상으로 받은 약초도 적지 않고 모두가 매우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시합의 숲에서도 많은 약초를 찾았고 단지 몇십 명만 죽었을 뿐입니다!”“몇십 명이요?”일곱 번째 장로는 즉시 눈살을 찌푸렸다.“회장님, 이건 좀 많지 않나요? 예전에 이런 시합에서는 사람이 별로 죽지 않았는데요?”“아이고, 이 일을 말하자면 길어요. 이렇게 합시다. 구체적인 일은 도범이가 모두에게 알리도록 하죠. 아무래도 어떤 시합
“여보, 참으로 위험했네. 그 비행 검이 있어서 다행이야.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아마 돌아올 수 없을 것이야!”박시율은 마음속으로 한동안 두려워했다. 그는 도범이 그 숲속에서 분명 사방에 위기가 있었을 것이고 조금의 방심도 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하하, 이제 두려워할 필요 없어. 이것도 전화위복이라고 할 수 있지!”이때 도남천은 하하 웃기 시작했다.“도범 이 녀석이 홍영천을 죽인 후, 상대편의 연단을 하는 비법을 모두 가져가서 지금 그는 연단을 할 줄 알고 2품 저급 연단사가 되었어. 게다가 이 녀석은 2품 저급 단약의 도움으로 진선경의 후기 수련을 성공적으로 돌파했어. 지금 그의 전투력은 아마 나와 비슷할 것이야!”“설마요. 도범이 이렇게 대단해졌다고요?”나봉희는 듣자마자 찬 바람 한 모금을 들이마셨다. 그녀는 사위가 이렇게 훌륭하고 수련 방면의 천부적인 재능도 아무도 따라올 수 없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다.“맙소사, 2품 저급 연단사? 형부, 너무 대단한데요? 그렇다면 앞으로 형부가 기분이 좋으면 저에게 2품 단약을 하나 줄 수도 있다는 말 아닌가요?”박해일도 마찬가지로 비할 데 없이 흥분했다. 이렇게 좋은 형부가 있다면, 앞으로 단약은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고 형부와 관계를 잘 맺기만 하면 가끔 단약 두 개를 만드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나봉희도 그 말을 듣자마자 역시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그건 당연한 거지. 너는 그의 처남인데 당연히 기뻐하겠지. 아무래도 너의 예쁜 언니를 아내로 맞이했는데 기뻐하지 않으면 되겠어? 그렇지, 도범아?”도범은 자신도 모르게 웃었다.“그건 당연하죠. 단약이 필요할 때는 당연히 주겠지만 이 단약도 때를 봐서 사용해야 합니다. 너무 자주 사용하면 경계가 안정되지 않을 수도 있거든요.”“하하, 좋은 사위, 너의 이 말만 있으면 됐어!”박영호도 하하 웃었다. 생각할 필요도 없이 도범은 도씨 집안의 차기 회장일 것이니 자신은 상관없다. 아무래도 나이도 많으니 여기서 여유롭게 살 수 있고 몇
“8, 9품 종사급 수련인 사람은 위신경, 위신경의 정점을 돌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위신경의 정점의 수련인 사람은 진신경의 초급 단계를 돌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특히 위신경의 정점의 수련인 사람은 제일 중요합니다. 당신들이 돌파하기만 하면 우리의 전체적인 실력은 바로 크게 향상될 것입니다. 이 진신경의 정점의 수련인 사람 수는 한 가족 안에 있어서 정말 매우 중요합니다!”도남천은 많은 사람들을 보고 다시 한번 큰 소리로 모두에게 선포했다.이 결정을 듣고, 도량천과 도창영 등은 매우 기뻐했다. 이런 소식을 그들이 돌아가서 이전의 분가 쪽 사람한테 알려주면 아마 그들도 매우 기뻐할 것이다.이런 모습을 보니, 도씨 가문이 궐기할 일은 정말 머지않은 것 같다!모든 사람들은 단번에 희망이 보이는 것을 느꼈다.“참, 소정 아가씨, 언니랑 왜 왔어요? 설마, 그 무슨 정화 영수를 특별히 보내온 것인가요?”나봉희는 재빨리 초수정에게 주의를 돌렸다. 그 보물이 자신의 몸을 씻어주고 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졌다.그녀가 보기에 시합은 이미 끝났으니 도리상 초수정은 돌아가야 하는데, 지금 도범 그들을 따라오다니, 아마 그들이 필요로 하는 보물을 가지고 온 것이 분명했다.“어머님, 저, 저 아직 안 돌아갔어요. 다음에, 다음에 제가 돌아가서 다시 가져다드릴게요!”초수정은 어이없어 했다. 이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말한 적이 없었고 애초에 몰래 가서 가진다고 했는데 나봉희라는 여자가 이렇게 급하게 사람들 앞에서 말할 줄은 정말 몰랐다.이건 비록 말해도 별거 아니지만 자기의 언니도 여기 있는데 말이다!“그래. 안 급해. 안 급해!”나봉희도 어색하게 웃었다. 하지만 누가 봐도 그녀의 마음은 매우 조급해 보였다.옆에 있는 초수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살을 찌푸렸을 뿐이었다.“자, 모두 내려가서 쉬세요. 오늘 저녁에 산 중턱 광장에서 연회를 열어 모두 함께 축하하는 게 어때요? 오랜만에 이렇게 즐거운데 말입니다!”도남천은 곧 다시 말했다.
“하하, 그래요. 그래요!”도남천은 하하 웃기 시작했다.“나중에 우리 도씨 가문과 초씨 가문은 모두 같은 편입니다. 지금 우리 두 집안의 관계는 이미 화해했고 앞으로 서로 돕고 지냅시다. 마치 영씨 가문과 같이!”“그럼요!”초수정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그리고 곧 모두들 흩어졌다.“수영 아가씨, 수정아, 먼저 쉬세요. 이따가 저녁에 함께 축하하러 갑시다. 당신들이 온 것도 환영합니다!”도범은 두 사람을 보고 말했다.“언니, 이쪽 경치가 정말 좋아. 내가 데리고 먼저 여기저기 구경시켜줄게!”초수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초수영을 끌고 함께 떠났다.초수정은 눈치가 빨랐다. 도범과 박시율은 이미 한 달 넘게 만나지 못하여서 두 사람은 분명 다 할 수 없는 말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러니 여기에서 스스로 재미없는 것을 사서 할 생각은 없었다.“수아야. 자, 아빠가 한번 안아보자!”도범은 수아를 안은 후 그녀의 통통한 볼에 뽀뽀를 하고 웃으며 말했다.“아이고, 이 계집애, 살이 쪘을 뿐만 아니라 키도 컸구나. 이게 얼마 만이야. 많이 컸구나!”“아빠, 너무 대단해요. 앞으로 저도 아빠처럼 비행 검을 밟고 하늘을 날아다닐 거예요. 달만큼 높이 날아갈 거예요!”수아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유치함이 담겨있었고 밝고 큰 눈동자에는 보기 드문 영성이 드러났다.“하하, 좋아, 우리 수아가 크면 분명 달만큼 높이 날 수 있을 거야!”도범은 하하 웃기 시작했다. 수아라는 계집애를 안고 있으니 마음도 녹아들었다. 자신의 가족과 이렇게 화기애애하게 함께 있을 수 있다면 도범은 자신이 아무리 고생해도 이번 생애는 가치가 있다고 느꼈다.“네. 수아는 열심히 공부할 거예요. 선생님이 수아는 공부를 제일 잘 하고 기억력이 제일 좋다고 말했어요!”수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주 영리하게 말했다.“정말? 참 잘 됐네, 선생님 말씀 꼭 들어야 돼, 알았지?”도범은 작은 머리통을 만지고 웃으며 말했다.“가자, 방에 들어가서 푹 쉬어. 당신도 오느라 많이
솔직히 박시율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혹적인 느낌은 아무나 비교할 수 있는게 아니다.박시율이 듣더니 얼굴이 순간 붉어졌다.“당연히 생각했지. 그러다 가끔 당신이 너무 보고 싶으면 수련하러 가곤 했어. 수련에 전념하다 보면 시간이 정말 빨리 흘러가더라고. 헤헤, 그러면 또 당신이 집을 나간 지 얼마 안 되는 것 같아서 그나마 덜 힘들었어.”“좋은 방법인데?”도범이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는 다시 물었다.“그럼 어디 한번 맞춰볼까, 우리 마누라 지금 어느 수련 경지까지 돌파했는지? 적어도 종사까지는 틀림없이 돌파했을 거고. 2품인지 3품인지는 짐작이 잘 안 가네?”도범의 품에 안긴 박시율이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바보, 잘못 맞혔어. 나 지금 4품이야.”“뭐? 당신 너무 대단한 거 아니야? 난 2품이나 3품도 높게 잡은 거라고 생각했는데, 보아하니 내가 당신의 재능을 너무 과소평가했네?”도범이 눈빛이 밝아져서는 진심으로 박시율을 위해 기뻐해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당신 요 며칠 먼저 푹 쉬면서 지금의 수련 경지에 적응해 봐. 나도 지금 돌파한 지 며칠 되지 않아 현재의 수위에 적응해야 하거든. 그러고 나서 이제 시간이 되면 우리 같이 수련해. 내가 1품 단약을 몇 알 정제해 줄게, 그걸 복용하고 나면 당신이 다음 수련 경지로 돌파하는데 분명히 도움이 될 거야.”박시율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다 갑자기 무엇이 생각났는지 도범을 향해 물었다.“참, 여보. 나 이미 들었어. 당신과 초씨 가문의 큰아가씨가 커플이라며? 그분이 당신에게 강제로 키스도 했고?”도범이 듣더니 순간 미간을 찌푸리며 쓴웃음을 지었다.“강제로 키스를 당한 건 사실이야, 나도 그때 초수영 씨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하지만 우리는 커플이 아니야.”“아니라고?”이번에는 박시율이 미간을 찌푸렸다.“나도 아까 초씨네 큰아가씨를 봤거든? 확실히 예쁘게 생기긴 했어, 게다가 대범하기도 했고. 당신 내가 화낼까 봐 걱정하고 있는 거라면 그러지 않아도 돼. 우리 부모님
“그랬구나. 사실 나도 어딘가 수상하다고 생각하긴 했어. 당신은 성격이 느긋하고 평소에 농담도 함부로 안 하는 사람이고, 또 이때까지 항상 여자들이 당신을 먼저 쫓아다녔지, 당신이 누굴 먼저 좋아해본 적은 없었잖아, 게다가 수정 씨와 당신이 알고 지낸 시간이 너무 긴 것도 아닌데 어쩐지 진도가 그렇게 빠르다 했네.”박시율의 말에 도범은 여전히 죄책감이 들어 아무 말을 못하고 있었고, 그러는 도범의 모습에 박시율이 오히려 진지하게 말했다.“이미 벌어진 일이야. 수정 씨가 남자친구 한번 못 만나보고 제일 중요한 걸 당신에게 줬는데, 그것도 당신이 술에 취하는 바람에. 그러니까 당신은 더욱 수정 씨한테 책임을 져야 해. 안 그러면 나 마저도 당신을 얕잡아 볼 거야.”“걱정 마, 여보. 사실 나도 수정이한테 호감이 있긴 해, 수정이도 괜찮은 여자이고. 게다가 그런 일까지 벌어졌는데, 내가 당연히 책임을 져야지.”도범이 말하면서 박시율을 껴안고 고개를 숙여 그녀의 붉은 입술에 키스했다.그러다 키스는 점점 더 뜨거워졌고, 도범의 손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박시율의 몸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하지만 박시율이 바로 도범의 손을 잡았다.“아직은 안 돼, 대낮이라 드나드는 사람도 많고. 그러니 일단 쉬어.”“그럼 저녁까지 기다릴게, 그때 가서 또 나를 밀어내면 안 돼.”도범이 많이 아쉬웠는지 말하면서 또 참지 못하고 박시율의 얼굴에 뽀뽀를 했다.오후가 되니, 한우현과 남무성 그들이 찾아왔다.그들은 전부 도씨 가문에서 수련하면서 엄청 큰 성과를 획득하였다.특히 남무성, 소양, 왕용, 정풍 그리고 강욱 몇몇은 위신경 정점에 돌파하여 곧 진신경 초기에 돌파할 준비를 하고 있었고, 한우현과 장진, 그리고 양진은 위신경 후기에 돌파하여 마찬가지로 괜찮은 성과를 획득하였다.그들은 도범이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서는 저녁에 한 곳에 모여 앉아 술을 마시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그러다 파티가 끝난 후, 도범과 박시율은 쉬러 방으로 들어갔고, 초수영과 초수정도 그들에
“풍린수의 가장 큰 약점은 지능이 낮다는 거야. 이들은 그렇게 많은 꾀를 부리지 않기 때문에 무사들이 조금만 머리를 쓰면, 버티기만 해도 풍린수를 처치할 수 있지.”삼각눈의 남자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혹시 구록종이 무슨 종문인지조차 모르는 건 아니겠지? 방금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표정이 어찌나 비웃음이 깃든지 말이야. 중주에 어떤 강력한 종문들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거 아니야? 넌 정말 중주 출신이 맞긴 한 거냐?”이 일련의 의심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점점 오수경을 변두리에서 나온 우물 안 개구리라 여겼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말을 할 리 없었다. 오수경은 무심코 입꼬리가 바들바들 떨렸다. 이제야 도범이 왜 침묵을 즐기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이들과 다투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애초에 오수경은 이들과 말다툼을 할 생각조차 없었지만, 이제는 이들이 오수경을 끝없이 몰아붙이고 있었다.오수경은 인상을 찌푸린채 말했다.“물론 구록종은 중주 7품 종문 중 하나로,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강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그러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오수경의 말을 듣고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그런데 왜 내가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얼굴에는 비웃음이 서린 거냐?”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묻고 싶었다.‘네가 어떻게 내 얼굴 표정을 그렇게 자세히 본 거야? 난 내 얼굴에 어떤 표정이 있는지도 몰라.’이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모든 걸 알고 있는 듯했다.오수경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목소리를 높여 이들과 싸우려는 순간, 도범이 오수경을 막았다. 그러자 도범이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말했다.“이 사람들과 싸워서 뭐하겠어? 저들과 싸우는 건 네 시간만 낭비하는 거야. 이들은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야.”이 말에 주위는 순간 조용해졌다. 도범은 지금까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 사람들이 도범을 허세 부리지 않는 사람으로 생각했으나, 도범의 말은 그들의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오수경도 이미 충분히 오만했지만
“역시 숲이 크면 별의별 새가 다 있는 법이지. 거울이라도 보고,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아봐야 할 텐데,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그 중 한 명이 손가락으로 앞쪽에 서 있는 흰 옷을 입은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흰옷 입은 사람 보이지? 저 사람은 구록종 출신으로 친전 제자야. 그런데도 30분이 되서야 겨우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꿨다구! 방금 그렇게 큰소리쳤으니, 네 옆에 있는 이 친구가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해서 보라색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한 번 볼까?”다른 사람도 거들며 말했다.“그래, 말 좀해봐. 네가 그렇게 치켜세운 저 친구가 보라색에서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릴 것 같아?”주변 사람들은 이 상황을 재미있어하며 오수경을 계속 몰아세웠다. 그들은 오수경에게 도범이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하라고 강요하며,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했다.이들 대부분은 6품 종문이나 자유 무사 출신으로,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최소 4시간이 걸렸다. 출신이 뛰어난 천재들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처음에는 오수경이 이들과 대화할 생각이 전혀 없어서 입을 꾹 다물고 인상을 쓰며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이들은 끈질기게 질문을 던지며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오수경은 도범에게 도움을 구하는 눈빛을 보냈지만, 도범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만든 일이니 네가 해결해.”도범은 오수경이 이미 여러 번 경솔하게 발언해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기 때문에, 매번 오수경의 뒤처리를 해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오수경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고, 계속되는 질문에 결국 고개를 들어 크게 말했다.“저 사람들이 30분이 걸린다면, 도범 오빠는 15분이면 충분해!”오수경은 어차피 모든 것을 걸고 말하기로 했다. 이 사람들은 정말 짜증나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이다. 오수경의 말이 끝나자마자, 주위 사람들은 오수경의 말에 반
두 마리의 풍린수를 처치하면 수정구는 파란색에서 청색으로 변하게 된다. 그때 무사는 몇 배나 강력해진 풍린수와 마주하게 되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만 4층을 통과하여 5층에 진입할 자격을 얻게 된다.도범의 설명을 들은 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물었다.“그러니까 4층은 사실 세 단계로 나뉜다는 말이지? 수정구의 색이 변할 때마다 단계를 하나씩 통과하는 거야. 총 세 가지 색이 있는 셈이니까, 5층으로 가려면 세 번을 모두 통과해야 하네.”도범은 고개를 끄덕였고, 오수경은 손가락을 꼽아가며 말했다.“즉, 네 마리의 풍린수를 상대해야 한다는 거지. 첫 번째 풍린수는 상대적으로 약하고, 두 번째와 세 번째 풍린수는 좀 더 강해지지만, 가장 강력한 풍린수는 마지막 한 마리라는 거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 비로소 통과가 완료되는 거네.”도범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정리가 꽤나 명확했다. 오수경은 5층으로 순조롭게 진입하려면 이 절차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 네 마리의 풍린수를 모두 처치해야만 5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오수경은 웃으며 말했다.“4층은 도범 오빠에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겠네. 그 무슨 풍린수라는 것도 결국 선천 후기에 불과하니까 말이야.”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도범이 답하기도 전에 주위의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들고 일어섰다. 그들이 일부러 사람이 적은 곳을 선택하긴 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오수경의 말이 크게 들리자 주변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게 된 것이다.이때, 눈이 삼각형 모양인 한 사내가 오수경의 말을 듣고 냉소를 터뜨렸다.“너는 저 녀석의 부속인이겠지? 어디서 그런 배짱을 얻었길래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냐? 마치 4층이 이 어린 녀석에게는 쉬운 일인 것처럼.”그러자 삼각눈 사내 옆에 서 있던 백색 옷을 입은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저 사람은 말이 너무 과장된 것 같아. 풍린수가 얼마나 상대하기 어려운 상대인지 전혀 모르는 것 같은데, 그냥 입만 뻐끔했
도범은 한숨을 내쉰 후 다시 입을 열었다.“네가 오양수와 대결할 때, 나는 곽치홍이 너희 두 사람의 싸움을 계속 지켜보는 것을 발견했어. 그래서 곽치홍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곽치홍도 내가 본인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지. 하지만 내가 너무 멀리 있어서 곽치홍의 표정을 자세히 볼 수 없었어. 그런데 곽치홍이 나를 쳐다볼 때, 마치 독사에게 주시당하는 느낌이 들었어. 네가 전에 말했던 게 맞아, 곽치홍은 분명 우리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어.”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곽치홍이 등장한 이후로, 온갖 의문들이 곽치홍의 마음속에 떠올랐다. 이전에 장로들이 했던 말은 전부 믿을 수 없었고, 이 안에 더 큰 비밀이 숨어 있을 게 틀림없었다.도범이 숨을 고르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오수경이 먼저 말했다.“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 나를 위로하려고 하지 마, 이제 다 이해했어. 내가 전에 했던 충동적인 행동들이 너에게 폐를 끼쳤다는 걸 알아. 앞으로는 항상 이 점을 명심하고, 더 이상 너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 거야.”오수경의 이 말을 듣고 나니 도범은 한결 마음이 놓였다. 오수경은 단순한 순진한 바보였고, 팔 다리는 튼튼하지만 머리는 물에 잠긴 것 같아 항상 충동에 휘둘렸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고 나서 오수경도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그렇게 말하고 나서 오수경은 마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편안해졌다. 두 사람은 함께 4층으로 발을 내디뎠다.그곳은 희미한 빛으로 덮인 광활한 초원이었다. 초원 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대부분은 풀밭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손에 든 수정구를 받쳐 들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을 감고 명상하는 것처럼 보였고, 소수의 사람들은 낮은 목소리로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분위기는 침묵과 압박감이 공존했다. 누군가가 이야기를 한다 해도 일부러 목소리를 낮췄다. 여기가 바로 천엽7현탑의 4층이었으며, 겉보기에는 환상 세계와도 같았다.오수경은 눈을 깜빡이며 도범의 손에 들린 보라색 수정구를 한 번
이 말을 들은 오수경은 고개를 저으며 완강히 거부했다.“나는 3층에 남고 싶지 않아. 도범 오빠가 4층을 돌파하면, 분명히 5층도 갈 거잖아. 천엽 7현대는 총 7층인데, 도범 오빠가 7층까지 돌파할 수도 있잖아? 그럼 도범 오빠는 다른 곳으로 바로 전송될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나 혼자 3층에 남게 되잖아. 그땐 난 어떻게 해야 하지?”도범은 오수경의 말을 듣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걱정도 일리가 있었다. 만약 도범이 정말 7층까지 한 번에 돌파한다면, 천엽 7현대는 자신을 완벽한 도전자로 간주할 가능성이 높았고, 보상을 주고 다른 곳으로 전송할 수도 있었다.그렇게 되면 오수경을 홀로 남겨두게 되는데, 도범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여러 가지로 생각한 끝에, 도범은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한편, 오수경은 도범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고 조급해졌다. 오수경은 도범의 팔을 잡으며 간절히 말했다.“난 도범 오빠의 인맥으로 천엽성에 들어온 거야. 인맥으로 들어온 만큼, 나는 어떠한 도전도 직면하지 않을 거고, 그저 도범 오빠만 따라가면 계속 위로 올라갈 수 있어.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나는 절대 혼자서 떠나지 않을 거야. 정말 운 나쁘게 여기서 죽더라도, 제가 감수해야 할 일이니까.”오수경의 이 말은 진심이었다. 도범을 처음 만난 이후, 오수경은 자신의 인생이 위험과 맞물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이 바꿀 수 없는 일이었다.다른 것은 판단할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도범은 매우 신뢰할 만한 사람이었고, 그 뒤를 따라가야만 생존의 가능성을 얻을 수 있었다. 오수경은 이곳에서의 2년을 버텨내어 바라문 세계를 떠나, 자금단방으로 돌아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랐다.도범은 오수경의 결심을 확인하자,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함께 걸음을 옮겨 4층의 입구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모두가 다소 망설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미래의 운명을 예측할 수 없기에 그들
도범은 냉소를 띠며 말했다.“전 당신과 싸울 생각 없어요.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일을 잊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나게 해주러 왔을 뿐이죠.”도범의 말에 민경운은 순간 얼어붙었다. 민경운은 잠시 고민하며 무슨 의미인지 되새겼고, 이내 도범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깨달았다. 바로 얼마 전 자신과 도범 사이에 벌어진 내기 때문이었다.그 순간, 민경운의 가슴은 마치 여러 개의 큰 돌이 짓누르는 듯 답답해졌다. 그러나 민경운은 이를 갈며 분노를 삼켰다. 애초에 민경운은 도범이 절대로 이번 대결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라 확신하고 내기를 걸었던 것이다.민경운은 도범이 처참하게 패배할 것이라 생각했고, 자신의 손에 들어올 19만 영정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결과는 정반대였다. 도범이 승리한 것이다.이때, 도범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빨리 돈을 내세요. 저도 할 일이 있거든요. 그러니 제 시간 뺏지 마세요. 원래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시작했는데, 본인이 10만 개를 더 얹어 19만 개의 영정으로 만든 거잖아요. 그러니 빨리 결제해요.”도범의 이 말에 민경운은 가슴이 터질 듯했다. 상황은 정말로 도범이 말한 대로였다. 도범은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제안했고, 민경운은 도범이 분명히 패배할 것이라 생각하여 곧바로 10만 개를 더해 19만 개로 올렸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고 말았다.지금 민경운은 자기 뺨을 세게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9만 개의 영정은 민경운에게 꽤나 큰 금액이지만, 19만 개의 영정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미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민경운이 이를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만약 민경운이 결제하지 않으면 계약이 곧바로 발동하여, 결국에는 영혼의 역반작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이후의 일은 의외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오양수는 원건종의 제자들을 들것에 실어 나갔고, 도범은 마침내 세 번째 영패를 손에 넣었다. 이번 영패는 조금 특이하여 입탑 영패가 아닌 출성 영패로 바뀌어 있었다.이
관중석에는 각양각색의 무사들이 섞여 있었고, 불량배들도 많았다. 평소에 거리에서 욕을 퍼붓기 좋아하는 이들은 이제야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를 찾은 듯, 원건종의 제자들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일부 사람들은 진원을 목에 운용하여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크게 했다.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할까 봐 걱정이라도 되는 듯, 그들은 더욱 큰 소리로 온갖 더러운 말을 쏟아냈다. 이로 인해 도범의 귀는 무척이나 시끄러웠고, 고통스러울 정도였다.도범은 자신과 원건종의 제자들 사이에 오간 몇 마디 대화가 이렇게 사람들을 폭발시키게 될 줄은 몰랐다. 또한, 도범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이런 싸움은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몸싸움을 할 수도 없고, 계속 말다툼만 이어질 뿐이었다.그래서 도범은 더 이상 들으려 하지 않고, 대련 무대의 한쪽 가장자리로 가서 조용히 서 있기로 했다. 도범은 아직 오양수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 오양수가 자신에게 했던 그 약속, 즉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시간은 조금씩 흘러갔고, 싸움 소리는 계속해서 끊이지 않았다. 마침내 오양수의 몸부림이 점점 약해지고, 장벽이 완전히 해제되자 원건종의 제자들이 한꺼번에 몰려가서 오양수를 부축했다.한편, 진태산은 눈살을 찌푸린 채 오양수의 코에 손을 대 그의 호흡을 확인했다. 비록 오양수는 아직 숨을 쉬고 있었지만, 그 호흡은 매우 미약했다.민경운은 급하게 자신의 보관 반지에서 여러 개의 단약을 꺼내 오양수의 입에 넣었다. 그러나 이 단약들은 오양수의 현재 상태를 치료하기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방금 도범이 사용한 참멸현공이 오양수의 영혼을 완전히 찢어놓았기 때문이다.영혼이 찢어진 상태에서 내상을 치료하는 단약이 효과가 있을 리 없었다. 따라서 민경운이 오양수에게 많은 단약을 먹였지만, 오양수의 상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은 것이다. 민경운은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만약 오양수가 정말로 이 사건으로 인해 죽는다면, 그들 모두 책임을
“맞아! 당장 우리 오양수 선배를 풀어줘! 양수 선배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너는 천번 만번 죽임을 당할 거야! 오양수 선배는 도민수 선배가 아니야. 네가 도민수 선배를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갔을 때는 우리도 나서서 협상할 여지가 있었어.그러나 네가 오양수 선배를 진짜로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간다면, 염라대왕이라도 너를 보호할 수 없을 거야! 바라문 세계를 벗어나는 순간, 너는 원건종의 끝없는 추격을 받게 될 거야!”바깥에서 들려오는 원건종 제자들의 고함과 욕설은 도범의 귀에 전부 들렸다. 이는 이미 예상된 일이었기에 도범은 일말의 두려움도 느끼지 않았다.원건종은 일반적인 자유 무사들에게 충분한 위압감을 줄 수 있지만, 도범에게는 그렇게 중요한 상대가 아니었다. 원건종이 무엇이건, 자신의 힘이 충분히 강하다면 더 강력한 종문에 가담할 수 있을 테니, 원건종이 손해를 본다고 해도 도범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게다가 이번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원건종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었다. 도범은 결코 선을 넘는 행동을 하지 않았고 원건종 쪽에서 여러 번 도발하지 않았다면, 도범 역시 이들과 싸울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잠시 후, 도범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원건종의 제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원건종 제자들, 잘 들어! 8품 종문 출신이라는 이유로 제멋대로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를 일으킨 건 너희들이었잖아. 그런데 패배하고 나니 이제와서 나를 협박하는 거야?만약 너희들이 먼저 건드리지 않았다면, 나 역시 너희들과 엮일 생각이 전혀 없었을 거야. 즉, 너희들은 본인들의 강력한 종문을 배경을 믿고 제멋대로 행동해도 된다고 착각하는 거야. 하지만 나는 너희들의 그런 행태를 전혀 묵인할 생각 없어!”도범의 이 말은 관중석에서 큰 박수갈채를 일으켰다. 관중들은 도범이 그들 마음속에 담아둔 말을 대신 말해준 것 같아 고무되었다. 이들 고급 종문의 제자들은 항상 약한 무사들 앞에서만 무력을 과시하며, 이
“오양수는 원건종의 친전 제자 아닌가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약할 수 있죠?”“당신 바보 아니에요? 이건 오양수이 약한 게 아니라 도범이 너무 강한 거에요! 아까도 말했잖아요? 빙봉천리는 지급 상급 무기에요.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몇이나 지급 상등 무기를 수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도범이 빙봉천리를 부순다는 건, 도범의 무기가 오양수의 무기보다 강하다는 걸 의미해요!”“설마 도범이 천급 무기를 수련한 건가요?”이 말이 나오자마자, 주변의 거의 모든 이들이 단번에 부정했다.“미쳤어요? 무슨 말이든 막하네요. 천급 무기가 어떤 개념인지 알고나 하는 소리에요? 수련 경지가 고신경에 도달했거나, 혹은 특별한 재능을 지닌 영천 경지 후기에 이르러야만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거에요.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바라문 세계의 규칙을 지켜야만 이곳에 들어올 수 있고요. 나이도 60세를 넘지 않아야 하죠. 그렇다면 60세가 넘지 않은 사람이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그렇네요! 아마도 지급 상급 무기를 수련한 거겠죠. 도범이 오양수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도범이 지급 하급 무기를 대원만 단계까지 수련했기 때문일 거에요.”“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도범의 재능은 정말 두려운 수준이네요. 8품 종문의 친전 제자조차 도범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거잖아요!”“이번에 바라문 세계에 온 보람은 있네요. 이렇게 많은 천재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니.”오양수와 관련 없는 관중들은 이런 논의를 흥미롭게 이어갔다. 이전에 도범을 비하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도범을 칭찬하며, 도범을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라고 말하기 시작했다.8품 종문의 친전 제자들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원건종의 제자들은 차분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관중석에서 편안하게 앉아있던 그들은, 도범이 빙봉천리를 단칼에 베어내는 모습을 보고는 그만 입을 다물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지금 오양수가 이렇게 극심한 고통을 겪는 걸 보니, 분명 도범이